by Martin Laurence


웨스트 햄은 앤디 캐롤이 출전한 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 더 많은 골, 더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디미트리 파예의 이적요청을 슬라벤 빌리치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했을 때,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팬들은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비록 올시즌 파예가 지난시즌에 비해 경기력이 살짝 떨어졌고 경기중 미심쩍은 태도를 몇번 보여줬을지라도 그는 여전히 PL에서 가장 창조적인 선수였다. 유럽 상위리그에서 전반기 파예보다 경기당 키패스 횟수(4.1회)가 많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시즌 런던에서 경이로운 PL 데뷔시즌을 맞이한 파예는 상당한 금액을 받는 재계약에 합의했고 웨스트 햄 서포터들은 파예가 향후 몇년간은 웨스트 햄에서 뛰는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자격이 있었다. 빌리치는 파예의 결정에 대해 "화가 났고 실망스럽다." 라고 표현했고 파예의 반항이 웨스트 햄이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에서 5:0으로 패배한 이후에 나온 소식이란 점을 고려하면, 파예의 반항은 가장 최악의 순간에 발생했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부터 웨스트 햄 선수들은 파예 부재에 대응해 이전보다 결속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은 더 이상 파예가 만들어내는 마법같은 상황에 의존하지 않으며 팀 전체적인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제 웨스트 햄은 지나치게 의존했던 파예가 아닌 새로운 승리의 부적 앤디 캐롤을 발견해냈다.


파예와는 매우 다른 방식이지만 , 캐롤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에세 언제나 임팩트를 남겨왔다. 부상이 없었다면 캐롤은 PL 172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겠지만, 부상으로 단지 6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캐롤이 웨스트 햄으로 이적한 이후, 웨스트 햄은 캐롤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승률 40.9%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캐롤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 승률 29.2%와 비교된다. 더욱이 2016/2017시즌 기록만 따로 떼어내서 보면 캐롤의 임팩트는 더욱 강렬하다.

 

 

 

 

올시즌 웨스트 햄은 캐롤이 선발출전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승리했고 선발출전하지 않은 15경기에서는 단 3승에 그치고 있다. 캐롤이 없는 경기의 평균 득점은 1.07골이지만, 캐롤이 있는 경기에서는 평균 득점이 1.86골로 상승한다. 웨스트 햄은 올시즌 수비에서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캐롤의 존재는 웨스트 햄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캐롤의 수비가담은 두말할 것도 없고 수비수들은 공을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캐롤에게 롱패스를 연결하면서 상대팀 공격수의 압박을 우회할 수 있다. 캐롤은 경기당 공중볼 경합에서 9.9회 승리하며 동료들은 캐롤을 믿고 공을 보낼 수 있다. 캐롤이 출전한 7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단 5실점만 허용했고 캐롤이 뛰지 않은 15경기에서는 무려 31골을 내줬다.


문제는 '캐롤이 매경기 뛸 수 있는가?' 이다. 웨스트 햄 합류 이후 캐롤은 PL에서 12경기 넘게 연속 선발출전한 적이 없다. 만약 캐롤이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지난시즌의 파예만큼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여 2시즌 연속으로 웨스트 햄을 10위권 내에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캐롤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지난달 번리와의 경기 전까지 웨스트 햄은 강등권과 승점차가 단 1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웨스트 햄은 리그 10위까지 올라왔고 강등권과의 승점차는 12점으로 벌어졌다.


캐롤의 복귀는 웨스트 햄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 백3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시즌 빌리치가 리그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횟수는 총 12차례이고 캐롤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경우는 3차례였다. 그리고 캐롤이 출전하면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3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모두 승리했다. 한편 캐롤이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3 시스템을 사용한 나머지 9경기에서는 단 2승에 그쳤다.


백3 시스템에서 미카일 안토니오와 아런 크레스웰이 윙백으로 뛸 수 있고 이 때 웨스트 햄은 공격에서 상대에게 상당한 수준의 위협을 가한다. 안토니오와 크레스웰은 또한 캐롤이 원하는 형태로 공격을 지원해줄 수 있다. 파예의 부재 속에서 마누엘 란지니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란지니는 파예가 출전하지 않은 2경기(vs크리스탈 팰리스, vs미들즈브러)에서 각각 평점 8.58점, 8.46점을 기록했다. 이는 올시즌 란지니가 받은 평점 1,3위에 해당한다. 파예와 란지니가 같이 뛴 14경기에서 란지니의 평균 평점은 6.78점에 불과했다. 빌리치는 23세 란지니가 지금처럼 더 많은 책임감이 주어지는 상황을 즐기길 바랄 것이다.


란지니, 안토니오, 컨디션을 되찾은 소피앙 페굴리까지 캐롤을 향해 지원사격해줄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이제 캐롤은 자신을 믿고 팀을 운영해도 된다는 것을 증명해내면 된다. 캐롤이 부상만 피할 수 있다면 웨스트 햄의 성적은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웨스트 햄 구단은 한 때 대체불가능해보였던 파예의 대체자가 아닌 캐롤의 부재 상황을 해결해줄 적절한 대체자 물색을 원할 수도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o-scored-blog/2017/jan/25/west-ham-united-dimitri-payet-andy-carroll?CMP=share_btn_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