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fa Benitez


탈락의 아픔을 견뎌야하지만, 이탈리아와의 승부는 잉글랜드의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전체적으로 우수한 경기를 펼쳤고, 이탈리아가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FA가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지만, 잉글랜드가 유럽 최고, 세계 최고 수준의 팀들과 싸울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탈리아 선수들은 자신들의 축구도 수준이 높다는 것을 증명해내고자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두 국가간의 기술적인 능력의 차이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잉글랜드가 어린 선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잉글랜드의 클럽팀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축구에 대해서 아카데미부터 퍼스트팀까지 일치시켜야한다. 코치진들이 같은 철학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야하고 그렇게 구성된 코치진들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려야한다.

 

보통 18살의 잉글랜드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시기는 아니다. 그들은 리그1 또는 리그2로 임대를 떠나게 되고, 이는 그들이 기본적인 기술들을 배우는데 장애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팀과 임대간 팀의 가르치는 방식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뛰어난데 아직 프리미어리그에 뛰기에는 부족한 선수들은 주로 벤치에 앉게된다. 그리고 그들은 벤치에서 몇 년간의 시간을 허비한다. 스콧 카슨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굉장히 좋은 선수였지만, 리버풀에 합류한 이후로 3년간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내가 리버풀의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이러한 문제는 상당한 골칫거리였고, 나는 리저브팀이 하부리그에 참가해야한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 리저브팀에서 선수, 코치로서 얻었던 경험을 활용하고 싶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리저브팀은 스페인 2부리그에서 뛰고 있다. 스페인처럼 리저브팀이 직접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잉글랜드의 전통을 깨는 것이라고 나의 주장을 들으려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사람들이 이러한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잉글랜드 리저브팀이 하부리그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 어린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U-21 선수들로 구성된 리그의 창단이 필요하다. 부상에서 회복하여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수 기용의 숫자에는 제한을 걸어두는 방식으로 퍼스트팀 선수 기용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한다. 나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다음시즌부터 이러한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있다.

 

이것은 단지 하나의 클럽이 하나의 철학을 공유하기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추가로 코칭 시스템에대한 확실한 투자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래야 기술적인 능력이 충분히 갖춰진 선수가 육성될 것이다. 내가 리버풀에서 보냈던 마지막 시즌에 리버풀은 아카데미 시스템과 퍼스트팀의 철학이 더욱 비슷해지도록 만들었다.

 

클럽 전체가 하나의 축구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에 부정적인 많은 근거없는 소리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바르셀로나가 굉장히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자 모두가 '바르셀로나 처럼' 플레이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일관성있는 축구 스타일을 이야기했던 클럽이다. 과연 이니에스타, 챠비, 메시가 없는데 바르셀로나처럼 플레이하길 원한다면 어찌해야하는 것일까?

 

메시, 챠비, 이니에스타 없이도 바르셀로나처럼 플레이하기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하나의 철학을 팀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클럽은 어떠한 감독이 오든 그러한 철학을 유지시켜야하며, 혹은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감독을 임명해야할 것이다. (축구와 관련없는 사람이 팀의 방향을 설정한다면 그것은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리버풀 감독 재임기간에 나는 아카데미와 퍼스트팀간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바르셀로나의 아카데미에서 기술고문이던 펩 세구라를 리버풀로 데려왔다. 우리는 어떠한 시스템으로 모두를 훈련시킬 것인지, 어떠한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할 것인지에 대해서 합의를 보았다. 잉글랜드에서는 코치가 선수 개개인에게 어떠한 철학을 지니고 축구를 해야하는지 전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을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로만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리버풀에 있었던 시절에 나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는 먼 지역에 살고있는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 제도를 부활시켜야한다고 주장했었다. 당장에 결과가 나오긴 힘들겠지만 이제 프리미어리그도 어린 선수가 살고있는 지역에 상관없이 선수를 자신의 팀으로 데려올 수 있는 EPPP(Elite Player Performance Plan)을 시행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스페인의 전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어린아이들을 데려오려고 노력한다. 최고의 재능들이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 근처팀에서 축구를 배우고 최고의 팀에서 축구를 배우지 못한다면, 그들은 최고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잉글랜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있는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잉글랜드의 어린 선수들은 실력이 좋은 외국 선수들에게도 축구를 배울 수 있게되며, 외국의 축구 스타일과 축구관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잉글랜드가 4-4-2를 쓰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4-4-2 스타일은 4-2-3-1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어떠한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펼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철학으로 경기를 임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자신들의 플레이에 더욱 확신이 있으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의 성장과 자신들이 갖고있는 축구 철학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좋은 선수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능있는 선수들은 잉글랜드 전 지역에 존재한다. 문제는 그들을 어떻게 발전시키며, 어떤 철학을 지닌 사람이 그를 가르치느냐이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news-and-comment/rafael-benitez-england-have-the-talent--but-not-the-philosophy-788115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