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on Stone


 2014년 이후 주요 이탈자

2014: 선수: 칼럼 체임버스 (아스날) £16m, 애덤 랠라나 (리버풀) £25m, 리키 램버트 (리버풀) £4m, 데얀 로브렌 (리버풀) £20m, 루크 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7m 감독 :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2015: 선수: 나다니엘 클라인 (리버풀), £12.5m, 모르강 슈네들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5m.

2016: 선수: 사디오 마네 (리버풀) £34m, 그라치아노 펠레 (산둥 루넝) £12m, 빅토르 완야마 (토트넘) £11m. 감독 : 로날드 쿠만 (에버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로날드 쿠만, 사디오 마네, 애덤 랠라나, 데얀 로브렌, 나다니엘 클라인, 루크 쇼, 모르강 슈네들랭까지. 모든 선수들이 끊임없이 떠나갔다.


선수를 이적시키면서 £185m의 수익을 냈지만, 이들은 선수 뿐만 아니라 2명의 감독을 떠나보내야 했으며 3년 전에는 무려 CEO까지 잃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스햄턴은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EFL컵 8강에 진출했다. 또한 유로파 리그 토너먼트 단계 진출이 유력한 상태다. 


선수를 계속 뺏기는 상황 속에서 사우스햄턴은 이 성과를 어떻게 낼 수 있었을까? 사우스햄턴의 블랙 박스(Black Box) 조직은 어떻게 사우스햄턴의 상승세를 이끌었는가? 


사우스햄턴은 이번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4명의 사우스햄턴 출신 선수를 만나게 된다. 사우스햄턴의 이사(executive director) 레스 리드(Les Reed)가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사우스햄턴의 비법을 소개한다.



항상 아카데미를 살펴보자


리드는 2010년 4월 사우스햄턴에 합류했다. 당시 사우스햄턴은 잉글랜드에서 상위 3번째 리그 소속이었고 이는 50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었다. 그는 부임 즉시 구단이 굉장히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리드는 사우스햄턴이 유스 발굴에 굉장히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는걸 알고 있었다. 시오 월콧과 가레스 베일은 각각 아스날과 토트넘으로 £9.1m, £7m의 이적료를 남기며 구단을 떠났다. 하지만 제임스 워드-프라우스, 루크 쇼, 칼럼 채임버스처럼 여전히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들이 남아있었다. 리스는 사우스햄턴의 젊은 재능을 보면서 반드시 캐내야할 금맥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아카데미 선수들이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저는 어린 선수들에게 '지금껏 너네들이 상상하지도 못했을 발전이 가능하게 해줄께' 라고 말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인적 자원, 기술 자원에 상당한 투자를 시작했다. 아카데미에 소속된 모든 젊은 선수들에 대한 프로필을 작성했고 기준을 설정하여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할지 선정했다. 또한 스카우팅 네트워크를 재편성했다.


사우스햄턴은 2011년 5월 챔피언십으로 승격에 성공하며 1시즌만에 프리미어 리그 승격에 성공한다. 사우스햄턴이 프리미어 리그에 복귀하여 맨체스터 시티와의 시즌 첫번째 경기를 치를 때, 워드-프라우스와 쇼는 이미 프리미어 리그 1군에서 뛸만큼 성장했다.


워드-프라우스는 여전히 사우스햄턴에 남아있지만, 쇼는 £27m의 수익을 남기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채임버스는 £16m의 수익을 남기며 아스날로 떠났다. 그 이후 레프트백 자리에는 맷 타겟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샘 맥퀸이 또 등장했다. 맥퀸은 레프트백과 윙어를 겸하는 선수다. 올시즌 1군 진입에 성공했으며 또 다른 수비수인 잭 스펜스는 지난 주 잉글랜드 U-21 대표팀에서 골을 기록했다.


리드는 1군 선수단의 50%를 아카데미 출신으로 채우길 원하는데 올시즌 크리스탈 팰리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그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판매한 선수 대체자를 영입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야만 하고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블랙 박스의 능력


블랙 박스(Black Box)는 얼핏 들으면 JK 롤링의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단어같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사우스햄턴 성공의 가장 핵심적인 구조다. 6명의 애널리스트가 끊임없이 연료(데이터)를 주입하는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이며 사우스햄턴 선수들의 모든 성과를 기록한다. 6주마다 입력된 데이터를 결산하여 선수들이 목표치에 도달했는지 체크하기도 한다.


블랙 박스에는 단지 사우스햄턴 선수들의 정보만 들어가있는게 아니다. 주요 리그 선수들의 모든 데이터가 모조리 입력되어 있다. 비디오 클립, 퍼포먼스 및 통계 데이터, 선수의 성격에 대한 정보, 부상 이력 등이 내재되어 있다. 리스가 감독과 함께 이적시장 잠재적 타깃에 대해 논의할 때, 굉장히 다양한 범위의 옵션을 가지게 되며 구단의 스타일에 적합한 선수를 추려낼 수 있다.


"정말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스카우터들은 가레스 베일 같은 선수를 발굴할 수 있지만, 피에르-에밀 호이베르그 같은 선수들을 발견할 때는 더 디테일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리스가 말한다.


사우스햄턴은 올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서 21세 덴마크 출신 미드필더 호이베르그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약 £13m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랙 박스의 데이터는 선수가 사우스햄턴에 적합한지 판별해낸다. 호이베르그는 바이에른 뮌헨의 우수한 아카데미 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이고 굉장히 학구적인 성격의 선수이다. 또한 잠재성과 기술력까지 갖춘 선수다.


"퍼포먼스 데이터는 이 선수가 기술적으로 우리가 찾는 선수인지 분별해줍니다. 피지컬 정보에는 고강도 스프린트 정보 이상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공을 차는지, 첫번째 터치가 어떤지 등에 대한 굉장히 방대한 정보가 블랙 박스에 들어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구단 경영을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행하고 있고 주요 선수의 이탈을 실제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최근 팀을 떠난 빅토르 완야마 대체 과정은 아주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사우스햄턴은 2013년 셀틱에서 완야마를 영입한다. 리드의 주장에 따르면, 사우스햄턴이 완야마와 2년 재계약에 합의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완야마가 재계약하지 말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들은 정황이 분명했습니다. 숨길 수 없는 신호가 감지되자 우리는 블랙 박스에서 대체할 자원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야마를 대체할 선수는 피지컬적인 기준에도 부합해야하고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완야마의 대체자로 오리올 로메우를 낙점했습니다."


사우스햄턴은 로메우가 19세에 바르셀로나를 떠나 첼시에 합류했을 때부터 그를 관찰했다. 발렌시아로 임대를 떠났을 때도 꾸준히 로메우에 대한 정보를 축적했다. 완야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사우스햄턴은 로메우에게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2014년 슈투트가르트 임대 때부터 본격적인 관심을 표현했고 12개월 후에는 첼시에게 £5m을 지불하며 영입했다. 그리고 로메우는 올시즌 완야마의 대체자가 되었다.


랠라나에서 두산 타디치로 바뀌는 과정 역시 똑같다. 사우스햄턴은 2010년부터 랠라나가 언젠가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사우스햄턴은 타디치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다. 2014년 리버풀은 £25m을 지불하며 랠라나를 영입했고 타디치는 사우스햄턴이 대체자로 알아보던 선수들 중 하나였다. 



3차례 인터뷰, 50페이지의 프로필


2010년 조세 무리뉴의 인터나치오날레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인테르는 어떤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으며 챔피언스 리그 진출조차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달 초, 유로파 리그에서 인테르와 사우스햄턴이 만났는데 사우스햄턴이 2:1 스코어로 이겼다. 인테르는 지난 8월 로베르토 만치니와 결별했는데 그 자리를 이어받은 프랑크 데 부어와 또 다시 이별하게 되었다. 


"감독이 80여일만에 바뀐다면, 그 감독을 데려오기로 결정한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해야합니다."


"새로 부임한 감독은 보통 많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스태프를 데려오길 원하고 구단이 돈을 쓰길 원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지원해주면 리스크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는 감독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한 서로가 서로의 기준에 부합하고 있는지 체크하며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과정의 논의를 거쳐 상황을 진행합니다."


리드는 구단의 감독이 될만한 인물에 대해 방대한 서류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끊임없이 업데이트 한다. 현재 감독인 클로드 푸엘이 부임한 이후에도 그 서류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고 있다. 리드는 그 자료를 굉장히 '사적인 것'이라 말했고 오직 자신만이 그 서류에 접근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2014년 포체티노가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했을 때, 사람들은 사우스햄턴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일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은 점차 발전하고 있다. 로날드 쿠만 아래서 사우스햄턴은 8위에서 7위로, 7위에서 6위로 성장했다. 1979~1982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스햄턴은 3시즌 연속 탑10에 들었다. 리드는 올 여름에 쿠만이 떠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발생할 쿠만의 이적에 대해 대비하고 있었다.


"큰 규모의 비즈니스에서 직무 승계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서프라이즈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축구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쿠만이 떠났을 때, 언론들은 사우스햄턴 감독직에 오를만한 11명의 후보군을 앞다투어 발표했다. 그런데 11명 후보군에 푸엘의 이름은 없었다. 사우스햄턴은 푸엘을 선택했고 3년 계약에 합의했다. 


"로날드를 대체할 후보군 모두 1년 전부터 우리의 자체적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후보군에 대해 45~50페이지 가량의 서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구단의 감독 면접 기준은 4페이지 분량이 됩니다. 클로드는 우리 팀 감독이 되기 위해서 3차례 면접을 거쳤습니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football/37954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