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백전불태 :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 손자병법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 위건 애슬레틱은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하는 팀이다. 또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위건만큼 역사가 부족하거나 관중 수가 적은 팀도 없다. 2005년 역사상 최초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이뤄낸 이후로 사람들은 매시즌 위건의 강등을 예상했다. 매년 "이제는 위건이 강등될 때가 되었다!" 라고 말했지만 위건은 매번 살아남았다. 위건은 끊임없이 그들을 부정하고 의심하는 세력과 맞서 싸워왔고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했다. 다윗이 골리앗이 득실거리는 땅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서 <왜 잉글랜드는 항상 실패하는가> 를 집필한 축구 저널리스트 사이먼 쿠퍼와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는 축구 구단의 성공에 있어서 '돈'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주장한다. 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잉글랜드 구단의 최종 순위의 92%를 주급 지출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주급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팀이 항상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반대로 가난한 구단은 결국 밑으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위건에게 상당히 유감스러운 이론일 것이다. 딜로이트에서 매년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위건은 매출, 임금 지출액, 관중수 부분에서 빅클럽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건은 계속해서 강등을 면하고 있고 이는 상당히 비정상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위건은 축구 경제학이 주장하는 이론을 부정하고 있으며 또한 하부 리그로 그들을 잡아당기는 중력을 거스르고 있다.


위건의 잔류 스토리를 이야기하는데 있어 구단주 데이브 웰란(Dave Whelan)을 빼놓을 수 없다. 위건의 평균 관중수는 17,000명에 불과하다. DW 스타디움을 채우는 관중 수는 네덜란드의 비테세, 독일 2부리그 수준이다. 표가 매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평균 관중 수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관중 수 부족은 구단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관중 수 부족은)TV 중계나 상업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2010/2011시즌 위건은 총 £50.5m의 상업 수익을 기록했다. 물론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프리미어 리그 구단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오로지 웰란 구단주의 애정과 투자가 위건의 적자를 막아내고 있으며 2011/2012시즌에는 무려 £48m의 대출 부재를 탕감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위건은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과 경쟁할 수준이 못 된다. 하지만 피치 위에서 그들은 골리앗들과 경쟁을 펼친다.


사실 위건이 주급 지출에 비해 극적일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쿠퍼와 지만스키는 지출 대비 성적이 감독의 진정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사항이라 말한다. 지난 5년간 위건의 주급 지출 순위는 18위, 15위, 15위, 16위, 16위였다. 이것은 위건의 실제 리그 순위와 큰 차이가 없다. 


어쨌든 위건은 계속해서 프리미어 리그 잔류에 성공하고 있다. 재정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스위스램블은 위건의 행보를 "현대의 작은 기적" 이라 묘사한다. 우리는 위건이 지난 5시즌간 강등될 확률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매년 20개 구단 중에서 3개의 구단이 강등을 당하므로 각 팀이 강등당할 확률은 15%다. 하지만 돈이 핵심인 이 구조에서 모든 팀이 동등한 확률을 가지지 않는다. 딜로이트가 발표하는 재정 자료를 바탕으로 강등에 대한 확률을 따져보면, 평균 이상의 주급을 지출하는 구단이 강등당할 확률은 7.2%이다. 하지만 평균 이하의 주급을 지출하는 구단의 강등 확률은 15~21%로 상승한다. 위건 수준 혹은 위건 이하 수준으로 주급을 지출하는 팀의 강등 확률은 최대 44%까지 올라간다.


돈을 적게 쓴다는 것이 사형선고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매년 돈을 그렇게 적게 쓰면 강등 가능성은 증가한다. 지난 5년간 누적된 위건의 2012년 강등 확률은 무려 95%다. 수학적인 측면이나 회계적인 측면에서도 이 정도면 위건의 강등은 확실했다고 할 수 있다. 위건보다 4배로 돈을 많이 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등 확률은 0%, 2배로 쓰는 아스톤 빌라의 강등 확률은 31%, 1.5배로 쓰는 풀럼의 강등 확률은 69%였다.


모든 것들을 고려했을 때, 지속되는 위건의 잔류는 단순한 행운을 넘어선 결과이다. 모든 숫자들은 위건의 강등을 주장했는데 위건이 살아남았기에 위건의 스토리를 단순히 '돈'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적은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위건만의 생존 요소가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위건의 스토리를 단순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하는데서 끝내지 않고 배울점을 찾아야할 것이다. 다윗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다윗이 사울의 갑옷과 투구를 쓰고 골리앗과 싸울 수 있었음을 알 것이다. 하지만 다윗은 그러지 않았고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 반란군의 지도자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위건은 뛰어난 팀이 아니다. 위건은 매시즌마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팀이다. 하위권에서 놀고있는 구단 중에서 위건은 점유율이 높은 편이지만 그것은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돌린 결과인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는 단순히 수비진영에서 공을 돌리면서 행운이 따르는 상황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코넬 대학교의 학생 람지 벤 사이드(Ramzi Ben Said)는 Opta 스포츠가 <The Guardian>을 통해 발표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2010/2011시즌 위건이 어떠한 방식으로 득점을 기록했는지 분석했다. 또한 람지는 모든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이 어떻게 골을 기록했는지 수집해 분류했다.


데이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평균적으로 경기당 1.4골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오픈 플레이 득점은 전체의 66%다.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득점 루트는 직접 프리킥(direct free kick)으로 전체 득점 중 약 2.8%가 직접 프리킥이다. 직접 프리킥으로 골을 넣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35차례의 슈팅이 시행된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의 위건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팀이었다. 2010/2011시즌 위건은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골을 기록했다. 위건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만드는 것에 의존하지 않았고 다른 구단들처럼 차분하게 빌드업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위건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득점하지 못한 경기는 무려 19경기였다. 위건 오픈 플레이 득점의 대다수는 속공이었으며 나머지 득점은 프리킥이었다. 위건의 결과물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위건은 속공으로 평균보다 2배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고 프리킥으로는 4배 많은 골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즈는 일반적인 2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고 오히려 2가지 모두를 포기했다. 프리킥이라는 확률 낮은 공격방법을 통해 경기에서 승리하고자 했다. 마르티네즈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잡으려하지 않았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통해 경쟁했다.


ESPN의 통계&정보부 소속 앨버트 라카다(Albert Larcada)는 더 많은 사실을 발견했다. 모든 경기 데이터를 통해 라카다는 위건이 굉장히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우리는 위건이 속공과 프리킥에 의존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게다가 라카다의 주장에 따르면, 위건은 슈팅을 시도하는 평균적인 거리가 가장 먼 구단이었다. 위건은 평균 26야드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위건이 슈팅 수 대비 득점 수가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위건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전술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위건이 기록한 득점의 평균 슈팅거리는 18.6야드이며 이 부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 핫스퍼보다 훨씬 멀다. 또한 2010/2011시즌 중거리슛 득점자 상위 5명에 휴고 로다예가, 샤를 은조그비아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위건이 의도를 가지고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음을 뒷받침한다.


마르티네즈는 박스 바깥에서 슈팅하는 것이 위건에게 가장 적합한 루트라 판단했다. 실제로 위건은 박스 안 득점이 리그에서 가장 적은 구단이었다. 위건이 박스 안에서 기록한 득점은 총 28골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69골과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속공과 프리킥에 의존하고 중거리 슈팅이 많다는 사실은 위건이 매우 수비적인 팀인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위건의 포메이션은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Opta의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미어 리그 팀들은 평균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34% 비중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위건은 그 어떠한 경기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것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시스템으로 여겨지는 4-3-3 포메이션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렇다고 4-3-3이 고정적인 것도 아니었다. 위건은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을 계속 변화했고 특히 2012년에는 독특한 3-4-3 포메이션으로 위건의 잔류를 이끌었다. 그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마르티네즈의 전술은 정확한 장거리 슈팅에 의존한다. 그렇게 해야지 위건의 수비 조직이 깨지지 않으며 또 빠르게 조직을 회복할 수 있었다. 또한 마르티네즈는 코너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2010/2011시즌 위건은 코너킥으로 단 1골만 넣었다. 위건에게 코너킥(공격)은 상대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위험한 상황이다. 마르티네즈는 게릴라 축구를 했던 것이다.


위건은 상대를 기다렸고 카운터 어택으로 펀치를 날렸다. 마르티네즈는 날카로운 슈팅력을 가진 선수를 스나이퍼로 기용했고 그들에게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을 맡겼다. 위건은 유연했고 예측이 불가능한 팀이었다. 깔끔한 정장과 밝은 미소를 머금은 사람이지만 마르티네즈의 내면은 반란군이었던 것이다.






지능적인 축구



여느 혁명과 다를 것 없이, 마르티네즈에게도 '정보'가 핵심이었다. 자신의 장점,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지 않는 반란군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축구 역시도 마찬가지다.


지식(intelligence)은 2가지 형태를 가진다 : 첫째는 정보(information)다. 감독은 항상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정보를 수집한다. 스카우팅, 코치들과의 상의, 훈련 관찰, 끊임없는 뉴스 관찰. 이것은 감독이 수행하는 업무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들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감독에겐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숫자는 이 곳에 개입한다. 날것의 데이터보다 객관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 오늘날 감독들은 스스로 데이터를 가공할 수 능력이 있든 없든 경기 분석가를 고용한다. 훈련장에는 이제 분석가를 위한 공간이 생겼으며 이들은 이전 경기들을 검토하고 다가오는 경기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


몇몇 감독들은 데이터에 상당히 집착하는 증세를 보인다. 마르티네즈는 집 TV에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감독이다. Opta 스포츠, 아미스코/프로존, 스탯DNA, 매치 애널리시스 같은 데이터 회사들 덕분에 마르티네즈를 비롯한 감독들이 코너킥, 슈팅, 패스 자료를 터치 한 번으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과 동치는 아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들은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스탯 DNA의 창립자 제이슨 로젠펠드(Jaeson Rosenfeld)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수많은 혁신이 유의미한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경기장에서 복잡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우리는 분석을 위한 간결한 데이터를 뽑아내야 합니다. 선수들의 기여도를 반영하는 몇가지 모델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이널 서드에서의 패스 성공 횟수 같은 것들 말이죠. 왜 그러한 숫자들이 의미가 있는지 수백가지 이유들을 나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더 중요한 의미를 찾아 심도있는 분석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이미 데이터는 많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는) 통찰력을 가지는데 비싼 수업료를 내야만 합니다."


감독들에게도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마르티네즈처럼 기존의 관습과 다른 방식으로 전략을 구사하려는 감독에게는 데이터가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감독에게는 아군에 대한 정보, 적팀에 대한 정보가 모두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여기서 두번째 지식, 추론(deduction)이 개입한다.


축구는 애널리틱스를 늦게 받아들였지만, 애널리틱스가 활용되는 분야는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 감독과 애널리스트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유의미한 정보, 많은 정보를 확보하길 원한다. 정보는 매우 중요하며 정보를 등한시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제 수많은 구단이 애널리틱스를 조직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산업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장점들까지 전부 활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제 통계와 그에 대한 분석은 훈련, 스카우팅, 경기 전략에 모두 활용되고 있다. Opta 스포츠에서 근무하는 존 콜슨(John Coulson)은 이제 데이터와 전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이 산업이 나아갈 다음 단계라 주장한다.


"현장에서는 통계에 대해 강력한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감독들은 자연스럽게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통계의 역할은 감독의 직관과 경험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보좌해주는 것이죠. 역동적인 스포츠인 축구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감독)이 통계 분석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이제 데이터는 상당히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5~10년 내에 우리는 지금보다 더 깊이있는 분석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야구와 농구에서 그랬듯이, 누군가 축구에서 데이터가 큰 이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다면 그것은 즉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것입니다."


"비디오 분석도 지금처럼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선수들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 자료, 스카우팅 자료로 활용되고 있죠. 메세지는 분명합니다. 초기에 비디오 분석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 수행하는 하나의 사이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한층 발전된 데이터 분석은 전술 결정, 선수 영입에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나아갈 다음 단계입니다. 물론 아직 굉장히 초기 수준에 위치해 있습니다."


숫자를 적극 활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은 언제나 동일하다. 축구는 숫자로 분석하기에 역동적, 유동적, 연속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그렇다. 축구는 유동적이다. 하지만 담는 병의 모양마다 달라지는 물(water)만큼은 아니다. 데이터 분석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 "오픈 플레이 vs 데드 볼, 슈팅 타입별 분류, 페널티킥, 골이 나오는 시간대, 홈 vs 원정, 평균적인 위치, 동점 상황일 때, 경기를 지고 있을 때,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 처럼 우리는 굉장히 다양한 변형을 줄 수 있다. 축구 경기를 분석하려는 레이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경기하는 방식, 선수 가치 평가에 대한 통찰력을 갖습니다. 성간과 성운 그리고 파이프라인, 고속도로교통망 같이 역동적인 변화를 가져가는 사항들도물리학자와 기술자들이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축구도 결코 못할 것은 아니다. 


모든 지식을 적용하기 전에 우리는 한가지 전제 조건을 명심해야만 한다. 축구에 최고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골을 많이 넣는 것이 골을 적게 넣는 것보다 좋고 적게 실점하는 것이 많이 실점하는 것보다 좋다. 그것 뿐이다.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결코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감독들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순간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든다. 그 전략이 롱볼 게임이 될 수도 있고 속공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볼 점유율을 통해 상대를 말라죽이는 방법일 수도 있다. 게릴라군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전술을 선택해야 한다. 지안루카 비알리와 가브리엘레 마르코티는 이렇게 말했다. "전술을 해체하면 기본적으로 2가지 뼈대를 발견하게 된다. 첫째는 우리 팀의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온 전술의 핵심이다."


전술(tactics)과 전략(strategy)은 다르다. 전략은 시즌 전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다. 한편 전술은 개별 경기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와 관련있다.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올바른 전술을 택해야 하고 그 전술은 자신과 상대 팀에 적합해야한다.



펀트(punt)가 아닌 4번째 공격(Fourth down)을 시도하라



애널리틱스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이미 축구계가 관습에 빠져있음을 보여준다. 축구에는 여전히 데이터 분석 없이 의사 결정하는 사항이 많으며 새로운 방법은 적어도 초기에는 배척당한다. 피치 밖에서 축구는 이렇게 빅데이터와 싸우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치열한 무대인 전쟁과 스포츠에서 표준적인 방식을 따라야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다. 말콤 글레드웰(Malcom Galdwell)은 <New Yorker> 사설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펼쳐나간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 쇠사슬 갑옷을 입고 황동 투구를 썼으며 검을 집어들었다. 다윗이 검을 선택했다는 것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골리앗과 싸우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윗은 "제대로 걸을 수도 없고 나는 이러한 무장에 익숙하지 않아" 라고 생각해 무장을 해체한 후 5개의 돌멩이를 집어들었다. 언더독이 자신의 약점을 인지한 상황에서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대결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골리앗의 방식으로 싸운다면, 골리앗이 이길 뿐이다.>


글레드웰은 이것이 단지 성경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약자가 강자를 상대하는 상황에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다윗이 골리앗과의 대결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혁신적이고 예측하지 못할 방법을 쓰는 것이다. 글레드웰이 주장했듯이,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은 '사회가 몸서치리는 것'을 시행하는 것이다. 즉 사회에는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관습이 있고 그 관습에 도전해야만 한다. 물론 승리하기 위해 다윗(약팀)은 골리앗(강팀)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2010/2011시즌의 반란군 위건은 다윗의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마르티네즈를 영웅대접하고 있지만 그가 유일한 존재는 결코 아니다. 마르티네즈는 자신이 보유한 스쿼드의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감독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감독들은 축구계의 만연한 지식에 도전했고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해내 축구를 바꿔왔다. 혁신은 주로 기대만큼 승리하지 못하는 팀, 잘 이기지 못하는 팀에서 시작되었다. 강팀은 (적극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혁신하지 않을 경우 죽는 것은 약팀 뿐이기 때문이다. 약팀을 지도하는 감독들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자신의 고용 안정성이 흔들린다.


허버트 채프먼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W-M 시스템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7:0으로 패배한 이후 만들어졌다. 카테나치오, 지역 방어, 롱볼 게임 모두가 마찬가지다. 모두들 기존의 관습에 맞서 싸우기 위해, 상대를 놀라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심도있게 알며 새로운 것을 알고 있다면, 약팀도 강팀을 잡을 수 있다. 재능, 고된 훈련을 떠나서 혁신이 성공의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성경 속 다윗처럼 리스크를 두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사항이 아니다. 글레드웰은 이렇게 말한다.


"외부인이 기존의 방식에 도전하는 것은 내부자들의 반발을 불러온다. 반란군은 규칙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 규칙을 만든 사람이 바로 골리앗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골리앗이 그러한 사회적 규칙을 만들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골리앗의 규칙으로 싸울 때 골리앗이 이기기 때문이다. 다윗이 골리앗의 방식으로 덤빈다면 다윗은 필히 패배한다. 관습적인 방법으로 싸우다 졌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비판을 받지도 않을 것이며 감동적인 추모사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윗이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싸우다 패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장례식에는 어느 누구도 오지 않을 것이며 그 방식에 대한 맹렬한 비판만 가해질 것이다."


누구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축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축구계 주류로부터 큰 반발을 살 것이다. 우리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다른 형태의 축구(other football)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케빈 캘리(Kevin Kelley)는 플라스키 아카데미의 미식축구팀 감독이다. 캘리의 업적은 아주 뛰어나지만 미식축구계 사람들은 그가 비정상적인 사람이라 말한다. 캘리는 미식축구에서 시행되는 몇가지 관습적인 행동이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반대로 시행했다. 캘리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의 관습대로 행동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관습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상대 진영으로 펀트(punt)하는 것이다. 미식축구에서는 매소유권 상황마다 공을 앞으로 보낼 수 있는 4차례 기회가 주어진다. 만약 10야드 전진을 해낼 경우, 점유권이 유지되어 또 한 번 4차례 기회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3차례 시도 끝에 10야드를 전진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 기회에서 4번째 시도를 할지, 펀트를 통해 상대에게 점유권을 내줄지 결정해야 한다. 상대 진영으로 공을 차서 소유권을 잃게 되지만, 적어도 펀트를 통해 상대팀을 상대진영 깊숙한 지점까지 밀어낼 수 있다.


일반적인 통념은 이렇다 : 4번째 공격을 시도하다가 소유권을 내주는 것보다 가능한 공을 멀리 차서 상대팀을 최대한 밀어내는 것이 낫다. 만약 상대 골라인까지 거리가 멀지 않다면, 포스트 사이로 공을 차넣는 필드골을 시도할 것이다. 터치다운이 6점, 필드골이 3점에 불과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필드골을 시도할 것이다.


2006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로머(David Romer)는 과연 이러한 시도가 올바른 결정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 결과 로머는 펀트 혹은 필드골이 사실 나쁜 결정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팀은 여전히 그 방식을 선택한다.


사실 로머는 NFL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은 전통적인 경제 관념(기업이 언제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내리는가?)이다. 2006년 로머는 <정말로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 하는가?, 미식 축구로부터 얻은 증거들> 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로머는 4번째 공격 기회에서 펀트가 아닌 공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주장을 따르는 팀은 없었다. 명백하게도 미식축구 팀들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았다.


캘리는 전통적인 관습을 거스르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봤다. 그러나 로머와 캘리처럼 데이터에 기반한 방식을 사용할 경우, 팬들과 펀딧들은 그 방식을 강하게 비판할 것이다. 2009년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NFL 경기에서 빌 벨리칙(Bill Belichick)이 4번째 공격을 시도했던 것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영화 <21>과 책 <Bring Down the House>로 유명해진 블랙잭 선수 제프 마(Jeff Ma)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벨리칙이 이끄는 패트리어츠는 6점이 앞선 상황이었다. 경기는 2분이 남아있었고 패트리어츠는 28야드 라인에서 다음 공격권 획득까지 2야드를 남긴 상태로 4번째 시도를 앞두고 있었다. 대다수 구단은 이 상황에서 펀트를 시도하지만 패트리어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28야드 지점에서 4번째 공격을 시도해 2야드 전진에 성공할 확률은 60%이다. 만약 성공할 경우 경기를 아주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28야드 지점에서 펀트를 시도할 경우, 평균적으로 38야드 더 상대를 밀어낼 수 있다. 따라서 펀트로 상대를 38야드 더 밀어내는 것은 공격의 60% 성공 확률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


"통계 수치들은 벨리칙의 결정을 뒷받침했지만, 나는 이것이 직관에 반하는 결정이 사실 매우 간단한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38야드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서 성공 확률 60%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가치있는 결정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패트리어츠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공은 콜츠에게 넘어갔고 콜츠는 경기 13초를 남기고 근거리에서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벨리칙은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지 않았단 이유로 수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는 옳은 결정을 내렸다. 단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옳은 결정을 충분히 많이 시행한다면, 결국 확률은 당신의 것이 된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패배를 앞둔 상황에서 끝까지 비관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일반적인 방식으로 패배했다면 그 실패는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무도 비판하지 않을 것이다. 축구에서 동일하게 코너킥 실점을 허용해도 맨투맨 방어를 지시한 감독은 새로운 형태의 지역방어를 도입한 감독보다 욕을 덜 먹는다. 어떤 면에서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 감독의 안정성을 보장해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감독에게 새로운 방법이자 더 옳은 방법을 제안한다.


데이터는 실생활에 스며들었고 축구도 마찬가지다. 감독, 팬, 선수들을 포함한 모두가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릴 수 있다는걸 데이터가 이야기한다. 진보적 성향의 감독은 각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터는 자신의 팀에 대해 알게 해주고 마찬가지로 상대팀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축구에는 100% 승리 공식이 없다. 매주, 매경기 접근법을 수정해야 한다. 감독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 팀, 상대팀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승리 가능성을 높여야하고 감독은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데이터는 혁신적인 감독들의 새로운 시도를 도와줄 것이며 숫자의 게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싸우기 위해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아는 것'이 축구에서 처음 시작된건 아니다. 이것은 중국의 고대 철학에서 시작되어 이미 많은 감독들이 관심을 가진 사항이다. 


"빅 필"이라 불렸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는 <손자병법>에 깊은 감명을 받은 감독 중 하나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스콜라리는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에게 손자병법 일부분을 선수들에게 복사하여 나누어줬다. 호나우지뉴가 얼마나 열심히 읽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스콜라리가 <손자병법>에서 지혜를 빌리고자 했던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이 챕터를 시작할 때 소개했던 문구 <지피지기백전불태> 처럼 말이다. 


가능한 많은 경기에서 승리하고싶은 감독들은 숫자에서 통찰력을 발견할 것이며 또한 그러한 시도들은 감독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것이다. 


슈팅을 예시로 들어보자. 슈팅을 많이 시도하는 것은 공격 생산성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슈팅 횟수 자체는 슈팅의 퀄리티와 연결되는 상황 조건을 이야기해주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훨씬 더 깊은 수준의 이해력이 필요하다.


애널리틱스는 피치 위에서 시행되는 움직임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려준다. 롱볼이 크로스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가? 자기 진영에서 시도하는 드리블은 어느 팀에게 더 손해일까? 4-4-2는 4-3-3보다 더 효율적인가? 어떤 조건에서 어떤 상대팀을 상대로 (포메이션이) 더 효율적인가? 숫자는 우리가 경기를 어떻게 펼쳤는지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숫자는 감독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그 전략을 위해 개별 경기에서 어떤 전술을 도입해야하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단순한 숫자만 가지고 점유율이 항상 옳은지, 역습이 좋은지, 마르티네즈처럼 중거리슛과 직접 프리킥에 의존하는 것이 좋은지 결론내릴 수 없다. 숫자는 진실을 담고 있지만, 그 숫자를 활용하는 설명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숫자가 감독의 업무를 대체할 순 없다. 애널리틱스는 결코 축구를 기계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숫자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통해 감독이 성공적인 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출처 :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onw About Soccer Is Wrong, Chapter 7>



by Tim Lewis (원문은 2014년 3월 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선수 데이터를 분석하는 11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과연 통계적 접근은 우리의 직감을 대신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데이빗 모예스는 어쩜 그렇게 호러쇼를 선보일 수 있을까? 그저 탁상공론만 펼치는 입장에서 보면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 자진해서 전설적인 인물의 뒤를 잇는건 아주 멍청한 행동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을 대체한다는 것은 이미 킥오프 이전부터 결론이 나있던 것이다. 모예스의 입장에서 볼 경우, 그는 정점에 도달해있는 선수가 극히 소수인 불안정한 스쿼드를 물려받았다. 아니면 애당초 모예스는 자격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 프레스턴 노스 엔드, 에버턴을 지휘하면서 메이저 트로피란건 들어올린 적이 없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이라 할 수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그가 작은 구단의 멘탈리티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끄러운 외부와 달리 모예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기에 관해 전혀 다른 관점의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모예스 감독은 2번의 이적시장을 통해서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각 이적시장에서 단 1명씩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모예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결국 모예스 감독은 백룸(back-room)스태프를 갈아 엎었고 에버턴의 수석 스카우터인 로비 쿡(Robbie Cooke), 에버턴에서 모예스와 같이 일한 경력이 있는 첼시의 유럽 스카우터 믹 도허티(Mick Doherty), 에버턴 아카데미의 자랑거리이자 후에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퍼포먼스의 최고 직책까지 겸임한 존 머토(Jon Murtough)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왔다. 모예스 감독의 마지막 '영입'은 에버턴의 테크니컬 스카우터 제임스 스미스(James Smith)였다.


백룸 스태프 영입은 결코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예스는 이들이 클럽 안팎으로 미래의 스타들을 수급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믿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자신의 미래 역시 책임질 수 있는 투자라 생각했다.


축구에는 계속해서 혁신이 이루어져왔다. 아주 충직한 축구팬의 눈에도 여전히 어렴풋이 인식되고 있지만 말이다. 클럽은 점차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신문이나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에 통계적 시각자료가 사용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 통계자료는 단순히 코너킥 횟수, 슈팅수를 세는 것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더욱 상세한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력 최고 속도를 측정하는 것에서 피치 위에서 선수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히트맵까지. 이것들 역시도 피치 위에서 수집되는 여러 사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포츠 통계 회사인 Opta는 매 경기마다 약 1,500종류의 사건(events)을 기록한다.


프리미어 리그의 20개 클럽, 심지어 하부리그 클럽들까지도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11명의 데이터 분석가를 고용했고 2012년 리버풀은 연구이사(director of research) 자리를 새로 만들어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이안 그래엄(Ian Graham)을 그 자리에 임명하여 다소 논란이 있었다. 분석가들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경기 후 분석에 관여한다. 또한 이적 타깃을 설정하고 어린 선수들을 등급 별로 육성하는데 있어 방향을 제시한다. 사실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클럽 서포터들로 하여금 의구심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뉴스테이츠먼 New Statsman>의 최근 헤드라인에는 이러한 팬들의 경향을 잘 반영한 헤드라인이 실렸다. "어떻게 데이터나 만지작 거리는 괴짜들이 축구계를 휘어잡을 수 있던건가?"


컴퓨터 분석가들이 축구계를 장악하시 시작하는 것에 당황할 수 있다. 우리 한 번 지난 달에 있었던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떠올려보자. 바이언은 2:0 승리를 기록했고 다음날 아침 가디언에서는 2가지 기록을 추려내 기사에 실었다. 하나는 토니 크로스가 아스날 미드필더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메수트 외질이 11.69km를 뛰어 피치에서 전체 3번째로 많이 뛴 선수였다는 것이었다. 통계가 직접적으로 말해준 것이 아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이 받았던 느낌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다. 크로스는 센세이셔널했고 외질은 바이언에게 골칫덩어리였다.


먼저 언급한 크로스와 외질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예시지만, 이것은 최고레벨에 위치한 축구 클럽들의 논쟁거리를 요약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쪽 코너에는 정량 분석가들이 위치해있다 : 이들은 통계, 선거-신탁자 네이트 실버,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 특히 머니볼 스타인 빌리 빈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머니볼은 야구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혁명적인 사건을 다룬 책으로 2003년 마이클 루이스가 발간한 책이다. 이들은 야구처럼 축구 경기 역시 숫자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지펀드나 주식시장처럼 피치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데이터는 패턴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은 축구에서 직감이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통계는 사람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냉철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보다 내 눈(직관)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데 난 그 전에 모자 속에 토끼가 존재하지 않았던걸 봤다."


이제 반대편 코너에는 전통주의자들, 그러니까 기존의 프로 축구 구단에서 절대다수의 자리를 차지했던 감독과 구단주가 있다. 이들 역시 머니볼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적어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작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야구처럼 연속적이지 못한 스포츠에서 적용되는 논리가 축구처럼 유동적이며 역동적인 축구에 마찬가지로 적용되는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 감독들은 웬만한 높은 레벨에서 직접 경기를 뛰어본 경험들이 있고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 선수 영입에 있어서 자신들이 특별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관점에 대한 일화는 잡지 <Wired>에 실려있는 해리 레드냅에 관련된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는 레드냅의 사우스햄턴 감독시절의 일화인데 그는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분석가를 향해 "다음 주에 네놈 컴퓨터랑 상대팀 컴퓨터랑 붙여서 누가 이기나 보는건 어떠냐?"라고 조롱했다고 한다.


레드냅의 사고방식은 현실과 너무 빗나간 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언제쯤에서야 축구 경기가 단순히 22명의 선수와 양팀 감독 사이간의 대결이 아닌 두 벤치에 앉아있는 모든 인물들의 두뇌 싸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에버턴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자 사커노믹스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쿠퍼는 지난 10년간 에버턴보다 더욱 꾸준하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낸 클럽은 없다고 말한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데이빗 모예스 아래서 에버턴은 8위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에버턴은 다른 라이벌 클럽들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주급도 부족했고 빅네임을 영입하기 위해서 돈을 화끈하게 지르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들은 웨인 루니, 잭 로드웰, 로스 바클리같은 뛰어난 재능들을 배출해내며 이를 달성했다. 또 여기에 레인튼 베인스, 레온 오스만같이 평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통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들까지 가세하면서 에버턴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사실 베인스는 데이터 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라 할 수 있다. 더벅머리 베인스는 수년간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듬직한 레프트백으로 인식되었으나 언제나 국가대표팀에서는 그보다 더 화려한 에슐리 콜의 철저한 백업멤버였다. 그러나 통계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 2012년 Opta는 유럽 톱리그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선수가 바로 레프트백 레인튼 베인스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38%의 정확성을 지닌 베인스의 크로스는 매 21.6분마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는 다비드 실바나 산티 카솔라처럼 유명한 플레이메이커들보다 더 우수한 기록이었다. 어찌보면 2명에게는 부끄러운 발표일 수도 있다. 어쨌든 머지않아 베인스는 국가대표팀 첫번째 옵션이 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 타깃이 되었다. (물론 통계와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었을 수도 있다. 단순히 베인스의 경기력이 더 향상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에버턴에서 해를 거치면서 인상적인 결과들을 만들어 왔기에 모예스가 똑같은 구조를 (에버턴보다 큰 규모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어가길 바란 것은 결코 놀랍지 않다. 마찬가지로 에버턴이 위건 애슬레틱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를 선임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마르티네즈 역시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도자다. 2005년 위건이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 이후, 위건은 매시즌마다 유력한 강등 후보로 손꼽혔다. 승격 이후 계속해서 위건은 20개 클럽 중에서 가장 낮은 수익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평균 관중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위건의 트레이닝 그라운드는 노동자 클럽을 살짝 개조한 형태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들은 2013년까지 계속 살아남았다. 비록 2013년에 강등 당했지만 그 아픔은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어느 정도는 완화되었다.


시즌 막바지에 지속적으로 보여준 위건의 탄력성은 젊고 진보적인 감독 마르티네즈의 공이 컸다. 그는 전술 구성에 상당히 열중하는 감독이다. 축구의 데이터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저서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가 집에서 경기 분석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다. 그의 집에는 60인치 터치 스크린 TV가 있는데 여기에 마르티네즈 감독은 프로존(Prozone)의 퍼포먼스 분석을 위한 선수 트래킹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그는 이 기계를 통해 경기를 돌려보는데 특히 패배한 경기는 10번 이상을 돌려보면서 피치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체크를 한다. 분석을 마친 마르티네즈의 해답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동시에 매우 창조적이다. 잉글랜드 대다수 클럽들은 기본적인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지만 마르티네즈 감독 지휘 아래 위건은 4-3-3과 3-4-3, 4-2-3-1을 넘나들었다. 즉, 굉장히 진보적인 생각을 지닌 마르티네즈는 에버턴 감독으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마르티네즈를 에버턴의 훈련장 핀치 팜에서 만날 수 있었다. 리버풀 교외에 위치한 곳이지만 시설은 최신식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티 레이디(tea lady)가 돌아다니며 차와 비스킷을 권하는 아주 친절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즈는 스카우팅팀의 케빈 리브스(Kevin Reeves),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과 같이 있었고 우리 모두는 리브스의 사무실에서 앉아 대화를 진행했다. 책상에 iMac 하나 있는 사무실은 사실 앞에서 먼저 언급했던 제임스 스미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기 이전에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제 막 리브스가 정착한 사무실이라는 것이다. 리브스는 한 때 영국 내에서 가장 비싼 선수이기도 했다. 1980년대 "자신이 바로 최초의 £1.25m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리브스는 마르티네즈를 따라 위건에서 에버턴으로 왔다.


이들은 막 훈련을 마치고 왔다. 과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에서 얼마나 많은 수치의 데이터를 수집했을까? 마르티네즈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발걸음 하나 하나가 측정되고 있다.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우리는 GPS와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계를 통해 선수들을 관찰한다. 피지컬적인 포인트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이기도 한 스프린트 횟수, 스프린트 거리, 선수가 고강도 움직임을 얼마나 보여주는가 등을 측정한다. 우리는 시즌을 소화하면서 이러한 데이터들을 관찰하며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이 제공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활용한다." 라고 말한다.


에버턴은 4가지 분야에 대한 선수들 데이터를 수집한다 : 테크닉(technical), 전술(tactical), 피지컬(physical), 심리적(psychological). 특히 먼저 언급한 3가지 분야에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주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자면, Opta나 프로존같은 회사는 경기에서 일어나는 선수들의 모든 동작을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 영상으로 담아 코치진에 제공하고 그들은 이를 선수 퍼포먼스 분석에 활용한다. 아마도 에버턴 코치진은 선수들이 더 많은 숏패스를 시도하는 것을 선호할지 모른다. 특히 마르티네즈가 지도하는 팀에서 말이다. 더욱 근면성실하게 볼 소유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할거다. 이처럼 세부적인 피드백은 몇몇 클럽들에선 9세 이하 팀에서부터 그 위로 모두 활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갖춰졌고 선수의 플레이에서 특정한 한 단면만 골라서 그 능력에 대해 측정을 할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라고 마르티네즈가 말한다. 두명의 분석관은 다가오는 에버턴 1군의 일정에 맞춰 상대팀 자료를 수집한다. 상대팀이 치른 최근 6경기를 지켜보고 프로존에서 경기 데이터를 확보해 자신들이 지켜본 것과 실제 데이터를 합쳐 분석을 펼친다. 스카우팅에 관련해서는 리브스와 브라운이 유럽 전역에 파견된 10명의 스카우터들과 연락을 취하며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를 주시한다. 이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는 130개국 130,000의 선수에 대한 프로필이 수록되어 있다.


마르티네즈는 볼소유권 퍼센티지,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 패스 성공률같은 기록에는 모순이 존재하며 대다수의 스탯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가장 피해야할 위험은 데이터의 홍수에 침몰되어 데이터가 경기를 펼치는 것에 영향을 주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10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득점이 없다. 반면에 다른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단 1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단 1번의 슈팅이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을 향한다고 하자. 누구의 스탯을 더 선호해야만 하는가?"


마르티네즈가 처음으로 이러한 맹점을 지적한 것은 아니다. 그는 통계(stats)과 계량(metircs)의 구분을 하고 있는 것인데, 보통 무의미한 통계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계량화되고 이렇게 계량화된 통계는 선수와 팀의 퍼포먼스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측도가 될 수 있다. 마르티네즈가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건 놀라운 일이다. 왜나면 위건에서 40세의 나이에도 선수 생활을 유지하던 그가 맨체스터 대학에서 경영햑 & 마케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기에 당연히 이러한 분석법에 대해서 열렬한 신봉자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 감독이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다. 책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과 데이비드 샐리는 위건 감독으로 마르티네즈가 이뤄낸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그의 축구를 '게릴라식 축구'라고 표현했다.


마르티네즈는 특히 이적 타깃을 선별하는데 있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선수의 유용성이 영입순간 확실치 않은 선수를 발굴해내는 머니볼을 믿지 않는다. 마르티네즈는 이런 시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다. 아르센 벵거가 1경기에서 14km를 뛰어다니는 마티유 플라미니의 통계 기록으로 그를 영입한 것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리버풀이 당시 이사직을 담당하고 있던 다미앙 코몰리 아래서 2011년 조던 헨더슨, 스튜어트 다우닝을 영입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리버풀이 두 선수 영입게 큰 돈을 투자한 것은 그들이 전방 1/3지점에서 상대의 소유권을 뺏어내는 기록이 높았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즈와 그의 수석 스카우터 리브스&브라운은 에버턴이 선수를 데려왓을 때, 사람들이 그 선수를 영입한 이유를 통계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우선 선수를 보고 선수와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선수를 지켜보게 되면 어떻게 워밍업을 하는지, 주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필을 하는지, 기회를 놓친 이후에 동료들에게 어떻게 말을 전하는지, 세레머니 방식, 득점을 기록했을 때 동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모두 확인하기 마련이다. 물론 데이터는 에러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결정은 감정, 직감이 내리는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선수의 성패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은 통계와 통계적 접근법이 다가가기 어려우며 신뢰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에버턴은 잠재적인 영입 대상에 대한 모든 뉴스 리포트를 살필 것이고 선수의 성향 파악을 위해 지인들과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 어떤 클럽은 선수의 개인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까지 확인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도박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상황들에서 어떻게 선수들이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을까? : 머지사이드 더비, 시간은 93분. 안필드에서 콥들을 앞에 두고 페널티를 차야하는 상황에 선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만약 해외에서 슈퍼스타를 데려왔지만 영어를 배우는걸 어려워하고 아내가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르티네즈는 이런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축구 선수들은 일주일에 딱 1번 축구 선수일 뿐이다. 그 외의 시간은 선수들도 사람이고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다. 데이터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


축구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무결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나 데이터 활용은 점차 정교해져가고 있고 사람들은 점차 데이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를 최초로 한 아버지는 영국공군(RFA) 중령이자 회계사였던 찰스 리프(Charles Reep)로 1950년 3월 처음으로 첫번째 경기를 기록에 남겼다. 그는 1990년 중반까지 총 2,200경기를 분석했고 1경기 데이터를 남기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80시간이었다. 때로는 벽지 두루마리에 기록을 해야할 때도 있었다. 리스 말고도 다른 선구자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다. 디나모 키예프의 감독이자 1970년대부터 2002년까지 소련의 감독이었던 그는 컴퓨터 프로세서가 팀버스처럼 거대한 크기던 시기부터 컴퓨터가 축구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꼼꼼한 경기 준비와 과학적인 스카우팅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경기에서 실수 빈도가 15~18% 이하인 팀은 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리프와 로바노브스키의 연구는 한 인물에게 큰 영감을 주었는데 아마 이 사람이 거론될 것이라고 여러분들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 그 이름은 바로 샘 앨러다이스다. 선수시절 앨러다이스는 1983시즌을 플로리다의 템파 베이 로우디스에서 보내고 있었다. 비록 11번의 경기 출전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축구팀은 NFL의 템파 베이 뷰캐니어스와 같은 훈련 시설을 사용하고 있었다. 앨러다이스는 템파 베이의 경기 준비 과정과 통계에 심취한 그들의 준비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1990년대 초 감독으로 새출발을 시작한 그는 비슷한 모델을 축구계에 들여놓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더 우선적으로 뒷받침 되어야만 했다.


Opta는 경영 컨설턴트 집단이 세운 회사다 : 1996년 Opta의 축구 통계 첫번째 구매 고객은 스카이스포츠와 더 옵저버(the Observer)였다. 그런데 Opta가 선점하고 있는 시점에 본래 마사지용 팔걸이 의자 배송업을 운영하던 프로존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로존의 회계 팀장 폴 보아나스는 "여러분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을 지불하고 사용하던 검정색 의자가 우리 회사의 제품이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프로존 사업에 초창기 관심을 보인 인물 역시 우리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인물이다. 그 주인공은 당시 더비 카운티의 코치던 스티브 맥클라렌이다. 그는 프로존의 의자를 좋아했지만 선수들은 매 트레이닝 세션 이후 15분 넘게 의자에 앉아있어야 했던걸 싫어했다. 그래서 그는 프로존에 이런 요청을 했다. "선수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동안 경기 영상을 볼 수는 없습니까?"


맥클라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를 거쳐 잉글랜드 감독 자리까지 맡았고 당시 앨러다이스는 볼턴 원더러스의 감독이었다. 둘은 프로존의 초창기부터 고객이자 가장 열렬한 구매자이기도 했다. 특히 빅샘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젊은 스포츠과학 대학원생들을 고용해 볼턴의 경기 스타일을 구성하기 위해 비디오 분석을 요구했다. 이에 분석팀은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더 빨리 뛰어다니는 클럽은 어떤 팀이건 80%의 확률로 이기거나 비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볼턴은 'pomos'(positions of maximum opportunity, 최적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위치)를 발견해 그곳을 타깃으로 선정하여 스로인, 코너킥, 프리킥 역습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볼턴은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세트 피스로 만들어냈고 이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치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상회한다. 앨러다이스는 타팀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 한물 간 과거의 선수들, 외국 용병들을 바탕으로 팀을 만들었고 노장 개리 스피드가 이들을 이끌었다. 2004년 이적료 없이 볼턴에 합류한 스피드는 당시 35살이었으나 경기당 12km를 소화하며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자신이 쓸모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로부터 그는 4시즌간 볼턴의 부적이 되었다.


빅샘의 볼턴은 일상적인 논리에 도전했다 : 볼턴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시즌 8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고 UEFA 본선 무대에는 2차례 진출했다. 그러나 'pomos'는 데이터 혁명의 사전에 등록되지 못했고 현재 데이터 활용은 더욱 진화하여 빅샘의 아이디어는 구식이 되었다.


어쩌면 축구의 데이터 혁명에 관한 앨러다이스의 가장 위대한 공로는 그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일지도 모른다. 볼턴에서 앨러다이스와 함께한 인물들은 현재 세계 축구계의 야심찬 클럽들의 분석팀을 이끌고 있다 : 에드 설리(Ed Sulley)는 맨체스터 시티의 퍼포먼스 수석 분석장이며 가빈 플레이그(Gavin Fleigh)는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수석 기술 스카우터이다. 데이브 팔로우스(Dave Fallows)는 리버풀의 선수 선발에 있어서 가장 높은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마누엘 펠레그리니, 브랜단 로저스만큼이나 클럽의 미래를 만드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몇몇 구단에서는 권력 이동이 발생하고 있고 그러한 움직임 중심에는 데이터 분석이 있다. 프리미어 리그 클럽 감독의 평균 수명이 1년이 조금 넘는걸 생각한다면 (올시즌에 벌써 7명이 경질되었다) 선수 선발을 비롯해 클럽의 장기적인 전략 요소를 모두 감독에게 일임한다는 것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본다. 


"클럽 입장에서 가장 완벽한 모델은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감독을 자리에 앉히는 것 입니다. 감독에게는 같이 일할 스태프 2명을 데리고 오도록 허락하는 것 뿐이죠. 아마 이것이 클럽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일 것 입니다." 프로존의 보아나스(Boanas)가 말한다. "감독의 평균적인 수명은 굉장히 짧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되겠죠. '내가 왜 클럽의 미래를 계획해야하는데? 난 단지 이곳에 6개월만 머무를 수도 있어. 클럽의 미래를 책임지라는건 완전 헛소리야!'라고 말이죠. 따라서 감독들은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는 대신 검증된 기록과 같이 일해본 경력이 있는 31살 선수를 데려오게 됩니다. 아주 단기적인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죠."


<The Numbers Game>의 저자이자 뉴욕의 코넬 대학 정치 과학 교수인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동기부여는 엄청 중요합니다. 올바른 동기부여란 구단을 다음주 토요일 이후에도, 나아가 올 시즌 이후에도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에버턴의 데이빗 모예스나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처럼 감독이 장기집권하는 곳은 감독의 목표와 구단의 목표가 가깝게 일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보통 감독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앨러다이스의 제자들, 영국 축구의 데이터 분석법 사용을 주도하던 사람들이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포츠 과학자이지 수학자가 아니었다. 당시까지는 에버턴에서 일하고 있었던 제임스 스미스는 지난해 11월 아스날의 에미레이츠 구장에서 개최된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이에 대한 실망감과 축구 클럽에서 분석가가 되는 것이 외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전달했다.


"에버턴에서 우리는 GCSE(영국의 중등교육자격시험) 수학 세계에 있을 때가 종종 있었죠. 우리는 한숨을 쉬면서 사무실로 들어가 미친 듯이 노트북을 두드립니다. 우리는 평균을 내고 벤치마크 시험을 하고 막대 차트(bar charts)의 세계에 뛰어듭니다. 현재 우리는 회귀분석 이상의 정교한 작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옳은 방식이며 우리가 조만간 목표지점을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미스는 축구와 야구, NFL같은 미국 스포츠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대조한다. "현재 잉글랜드 클럽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 과학 대학원생들입니다. 저같은 사람들이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하버드 법대 출신, MI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의 문제는 스태프들에게 충분한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투자가 부족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적료, 선수 주급, 에이전트 수수료 같은 곳에 너무나 많은 돈을 투자해서 돈이 남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미쳐버린거죠."


사실 잉글랜드에도 스마트한 수학자들이 축구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클럽들이 아주 전통적인 접근법에 집착하기에 그들은 보통 베팅 회사나, 프로존같은 데이터 생산 회사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2012년 8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플레이그는 혁신적인 계획안을 발표한다. 그 계획은 MCFC 애널리틱스라 불리는 프로젝트로, 맨체스터 시티는 2011/2012시즌부터 Opta에 의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 기록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것은 블로거, 박사 과정의 학생, 축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숫자를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었다.


MCFC 애널리틱스 실험의 근원은 야구였다. 건물 경비원이자 일과 후 통계 분석으로 야구에 스포츠 혁명을 가져온 빌 제임스는 그런 영감을 불어넣은 사람이다. 플레이그는 사이먼 쿠퍼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산업에서 빌 제임스를 발견하길 원한다. 빌 제임스에겐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축구계의 빌 제임스가 되고싶은 사람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데이터를 보유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CFC 애널리틱스는 1년 후에 끝나지만,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분명히 사람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다. 데이터를 공개한지 36시간만에 1,500명 넘는 사람들이 정보를 조회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굉장히 기본적인 데이터들만 공개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워드 해밀턴 박사(Dr Howard Hamilton)는 자신의 블로그에 '심각하게 부적절한 데이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단은 특정 데이터를 철저하게 숨기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그들이 비교 우위를 점하는 정보에서는 더욱 그런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 교수이자 열성적인 아스날 서포터 마르커스 두 사토이(Marcus du Sautoy)에게 더 심도있는 수학적 지식을 갖춘 것이 축구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어봤다. "축구는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체스에 가깝다. 클럽의 행동은 랜덤하게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패턴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수학의 강점은 모든 행동을 숫자로 바꿔서 패턴을 발견하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해지-펀드에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일이다." 라고 두 사토이가 말한다.


두 사토이는 우리가 피치를 하나의 네트워크, 11명의 선수들을 서로 이어주는 채널을 가진 네트워크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은 마치 작은 인터넷과 같다"라고 말하는데 바르셀로나처럼 완벽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성공적인 팀은 항상 이러한 연결들을 열어놓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클럽들이 보다 이론적인 방법을 통해 그런 역학을 분석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말하자면 더 큰 이득을 취하는 것을 택해야 한다. 두 사토이는 프리킥 상황을 예시로 활용한다 : 왜 수비하는 팀은 항상 키커 앞에 일렬 형태의 벽을 형성할까? 아마도 그러는 이유는 그 방식이 공을 막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수비법이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그들은 보다 방법론적인 가정들을 시험해볼 수 있다.


"축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종목이다.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수용한다면, 아스날과 리버풀도 충분히 확실한 우승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벵거 감독이 아스날 벤치에 수학자를 앉혀두길 원한다면, 난 기쁘게 그의 요청을 수락할 것이다." 라고 반쯤 진지하게 말했다.


데이터 분석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이전보다 휩쓸리기가 쉬워졌다.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또 다른 발표자이자 볼턴 원더러스의 분석 개발팀 수석인 브라이언 프레스티지(Brain Prestidge)는 다음 일화를 말한다. 그는 볼턴의 골키퍼가 상대팀 페널티 키커의 데이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더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2시즌간 선방 확률이 고작 9%) "우리는 인간적인 요소를 완전히 제외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실수였고) 선수만의 본능을 무시한 것이죠. 그러나 이것이 분석이 어떠한 이점도 없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데이터가 축구팀 운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감독들보다 구단주들로 하여금 그 분야에 더욱 활발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리버풀의 존 W 헨리처럼 머니볼에 깊은 인상을 받아 보스턴 레드 삭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말이다. 선수들 역시도 데이터 활용을 더욱 원할지 모른다. 첼시의 퍼포먼스 시스템 개발부서 수석인 벤 스미스(Ben Smith)는 에당 아자르같은 젊은 선수들이 데이터, 지속적인 피드백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에 매 경기,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데이터 분석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변화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과거 세대와 확실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감독들은 숫자 놀음하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감독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감독들이 굉장히 정교하거나 분석적인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전 세계에 광고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면 그렇게 이야기하면 감독들 본연의 모습이 더욱 초라해보여지고 감독을 괴짜처럼 보이게 만들겠죠. 축구계처럼 남자들이 주도하는 세계에서 멍청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겁니다. 어찌보면 감독 입장에선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최악의 상황인거죠." 라고 벤 스미스가 말한다.


앤더슨은 최근에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25명 스쿼드를 24명으로 줄이고 그 남은 1자리에 수학자를 고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수학자의 주급은 의심할 여지없이 1명의 선수 주급보다 쌀 것이다. 그 어떤 클럽도 앤더슨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핀치 팜에서 마르티네즈에게 맨체스터 시티가 11명의 분석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배후에서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많은 분석가를 고용하는 것이 부럽지 않은지 물어봤다.


"100명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그들이 내가 경기에서 승리하도록 도울 것인가?'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숫자가 100이든 3,000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숫자는 질적 수준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적은 인원에 우리가 실망해야할 필요나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답은 '아니오'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열정의 게임이다. 만약 축구가 계산의 스포츠가 된다면 일부 팬들은 떠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의 힘을 부정하는 감독 역시도 상당히 불리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축구의 데이터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다 : 역사적으로 축구는 두터운 지갑을 가진 클럽들의 지배 아래 주도되었다. 분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클럽의 혁신적인 생각을 보상받기 시작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클럽들이 데이터화의 발전을 주도하는 동기를 유발한다. 현명함은 돈을 이길 수 있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같은 경우는 두 분야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앞으로 어떤 관점으로 경기를 바라보게 될까? 교체 선수가 나와서 첫번째 터치로 골을 성공시켰다. 당신은 그 공을 천재적인 교체를 단행한 감독에게 돌릴 것인가? 아니면 철저한 계산을 해낸 퍼포먼스 분석가에게 돌릴 것인가?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2014/mar/09/premier-league-football-clubs-computer-analysts-managers-data-w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