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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의 바이에른 뮌헨 vs 펩의 바르셀로나

Michael Cox 2016. 5. 25. 00:10 Posted by Seolskjaer



by Michael Cox (본문은 2015년 5월 5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슈퍼 클럽이 현대 축구를 지배하는 시기에 그것도 특히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무대에서 슈퍼 클럽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기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이 바르셀로나를 만나는 것은 사실 시간의 문제였다. 이번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4강 무대에서 만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2013년에 두 팀이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느 팀도 지휘하고 있지 않았지만,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 없이 살아가기 시작했던 시기였고 바이에른 뮌헨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은퇴 이후 팀을 이끌 후계자가 펩 과르디올라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그 때 두 팀의 대결은 '과르디올라가 이끌었던 팀' vs '과르디올라가 앞으로 이끌어갈 팀' 이라는 구도였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고 바이언이 바르샤를 상대로 7:0 승리를 거두었다! 사실 두 팀의 스코어차는 가혹했다. 양 팀의 경기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르셀로나가 시즌 후반기 대다수의 시간을 故티토 빌라노바 감독의 투병으로 인해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지 못했던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빌라노바 감독은 바이언과의 준결승에 앞서 팀에 복귀했지만 이미 몇 달전부터 바르샤의 경기 집중력은 떨어져가고 있었다.


당시의 바이언은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패스 성공률과 점유율을 기록하는 팀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바이언이 바르셀로나의 방식으로 똑같이 응수해 바르셀로나를 이기려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바이언은 결코 사람들이 예상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펼치지 않았다. 바이언은 바르셀로나의 분명한 약점인 피지컬 싸움을 집요하게 노렸고 이러한 바이언의 전략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명확하게 드러났고 바이언은 여기에 역습까지 추가해서 확실히 본인들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쳤다. 바르샤에 심어진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과르디올라게에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에 의해서 철저하게 붕괴되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만의 이데올로기이며 자신의 10대 시절을 보냈던 라 마시아의 컨셉을 빌려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바르셀로나에 심어진 리누스 미헐스와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은 오늘날 상위 레벨의 감독들의 지도 원칙과도 같다. 2014-2015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 무대에 진출한 8개의 클럽 중 4개의 클럽을 바르셀로나 출신인 루이스 엔리케, 로랑 블랑, 펩 과르디올라, 훌렌 로페테기가 이끌고 있던 것만 봐도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만의 방식만 추구하지 않고 거기에 실용주의 색채를 더하고 있어 탁월한 전술가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전히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본적인 컨셉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 공을 빠르게 순환시키는 것,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하는 것, 선수들이 동일한 수직선 상에 놓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네덜란드 대표팀이 4-3-3 시스템이 아닌 두 명의 피보테를 배치하는 것을 요한 크루이프는 극도로 싫어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 개인 기량의 최대치를 뽑아낼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며 이는 펩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이 마냥 바르셀로나의 복제품처럼 결코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전체적인 경기 접근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바이언 전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전술적 포인트는 스위퍼-키퍼인 마누엘 노이어의 역할을 바이언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는 것이다. 스위퍼-키퍼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마누엘 노이어처럼 단호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역할을 이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2008년으로 돌아가서 과르디올라가 바르샤 스쿼드에 전달한 첫번째 메세지는 모든 플레이는 골키퍼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골키퍼는 높은 수비라인 뒤에서 스위퍼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골키퍼이자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빅토르 발데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요구에 걱정 가득한 채 면담을 요구했고 수비수들이 감독의 요구를 잘 수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걱정하지 말라고 발데스를 다독였고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과르디올라의 요구는 정상적으로 잘 이루어졌다.


굉장히 특수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현대적 버전으로 한 단계 발전시킨 리오넬 메시와 마누엘 노이어는 어찌보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정신나간 소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각자의 포지션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선 충분히 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골키퍼와 센터-포워드는 페널티 박스에서 다수의 시간을 보내는 포지션이지만 메시는 False 9이라는 개념으로 노이어는 스위퍼-키퍼의 개념으로 박스를 벗어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과르디올라의 팀이 공을 소유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고 특히 피치 중앙에서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선수 본인의 뛰어난 기량으로 팀을 전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팀으로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마리오 괴체를 메시의 복사본으로 만드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게 성공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와 바이언의 가장 큰 차이점은 9번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활용 방법이다. 레반도프스키가 전방에서 전봇대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하지만 마리오 만주키치를 내치고 레반도프스키를 선택한 것은 레반도프스키가 공을 소유하는 능력과 창조적인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 우위에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전형적인 9번 유형의 공격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전에 과르디올라 감독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의 개인적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점과 메시가 중앙 공격수로 뛰길 원했다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분명한 사실은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을 위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무엘 에토를 내줬고 거기에 어마어마한 금액까지 얹혀주었다. 정통 스트라이커 유형 자체만 놓고 봤을 때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통 스트라이커에 대한 어떠한 나쁜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


센터백은 공통점을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제롬 보아텡은 바이언의 헤라르드 피케이고 두 선수는 젊고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맨체스터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시절을 보낸 후 자국으로 돌아와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바이언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의 카를레스 푸욜같은 유형의 선수가 없다는 것이며 푸욜과 피케 조합에 버금가는 파트너십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언에서 백3 시스템과 백4 시스템을 번갈아 활용해 전술적 유연성을 뽐내고 있는 와중에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까지 더해져 지금의 바이언이 강력한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바르샤에서 미드필드 지역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이언에선 측면으로 볼을 연결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일반적으로 에릭 아비달이 다니 알베스만큼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않아 풀백의 공격 가담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이언에서는 양쪽 풀백 모두를 과감하게 전진시키고 있고 전진하는 풀백들을 향한 장거리 패스 역시 자주 나오고 있다. 글에 앞 부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들이 동일한 수직선 라인을 형성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 말을 조금 더 정확하게 풀어서 쓰자면 윙어와 풀백이 나란히 있는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풀백이 측면으로 폭을 넓히면 윙어는 중앙으로 가야하고 윙어가 폭을 넓히면 풀백은 중앙으로 침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르셀로나에서는 풀백이 측면을 따라 오버래핑을 시도하고 윙어들이 중앙으로 침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바이언에서는 윙어들이 터치라인을 타고 움직이며 바이언이 풀백이 중앙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알베스와 아비달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었지만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는 중앙 미드필더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람과 알라바가 상대 풀백을 홀리는 과정에서 프랭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이 더 깊숙한 위치까지 침투해서 공을 연결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지난 2013-2014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이런 패턴의 플레이가 아주 잘 통했다.


프랭크 리베리야말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을 구분짓게 해주는 집약체와도 같다. 선수의 전술적 역할이라는 부분에서 리베리는 성숙하지 못한 선수이다. 천방지축 어린이처럼 피치 위에서 가능한 많은 선수를 제쳐내려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바로 리베리다. 'Pep Confidential' 저자인 Marti Perarnau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리베리에게 자신의 전술적 컨셉을 가르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판단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단지 리베리가 과르디올라 감독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베리와 달리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완벽하게 바르셀로나스러운 선수였다. 페드로는 리베리처럼 기술적으로 굉장히 특출난 선수는 아니지만 페드로의 교묘한 플레이는 다른 공격수들이 모두 부러워할 수준이었다. 게다가 페드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요구를 아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메시와 알베스를 위한 공간 창출 및 적절한 위치 선정, 적절한 침투를 바탕으로 팀의 공격이 진행되는데 크게 일조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 아래서 페드로는 4-3-3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로서 아주 완벽한 예시였다.


비슷한 차이점은 미드필드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챠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조합이었다. 3명의 선수 모두 완벽한 패서였고 각자만의 장점 또한 갖추고 있었다 : 챠비는 순전히 패서였고 부스케츠는 다소 수비적인 역할을 전담했으며 이니에스타는 상대 선수를 드리블로 제치는 것도 가능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3명의 선수 조합을 웬만해서는 깨지 않으려고 했고 3명의 조합을 깨는 경우는 거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투입할 경우가 전부였다. 사실 파브레가스 투입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바이언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바르셀로나만큼의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부상의 여파가 분명히 있지만 바이언에는 부스케츠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없다. 부스케츠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의 부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DFB 포칼컵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홀딩 미드필더였던 람과 사비 알론소는 도르트문트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공을 제대로 연결받지 못했고 상대의 강력한 압박 속에서 방향을 전환해내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의 강력한 압박에 바이언은 공을 다시 뒤로 보냈을 뿐 공을 앞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을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람을 굉장히 아낄지라도, 알론소의 패스 기록이 훌륭할지라도 현재 바이언에는 부스케츠만한 미드필더가 없다. 티아고 알칸타라가 바이언의 부스케츠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2년간의 부상 문제로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고 미드필드 지역 중 가장 후방인 곳에서 알칸타라가 잘해낼 수 있는지도 아직 더 지켜봐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에서 토니 크로스의 이탈은 굉장히 큰 손실이다. 바이언에 계속 남았더라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크로스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만들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페드로와 부스케츠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B팀을 지도했을 때부터 그의 철학을 공유한 선수들이다. 누구보다 먼저 과르디올라 감독의 철학을 몸소 배운 선수들이고 피치 위에서 감독이 원하는 바를 완벽히 수행해내던 선수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와 부스케츠를 가장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B팀에서 보냈던 2007-2008시즌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있어서 훈련 방식을 확실히 설계하고 1군 무대에 진입시킬 선수를 성장시키는 준비 단계였던 것이다. 반면에 바이언 감독직 부임에 앞서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1년의 시간을 단지 독일어 공부에만 투자했고 바이언은 아직까지 바르셀로나만큼의 조직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바르셀로나 역시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만큼의 조직력이 아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B팀을 지도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이 앞서서 만든 (1군 감독이 되는) 시스템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메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즈 3명의 콤비 플레이가 굉장히 우수한 편이나 전체적으로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예전보다 개인의 기량에 더 포커스를 맞춘 팀인 것은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와의 2번의 경기는 뮌헨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낸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2년 연속 분데스리가 타이틀은 훌륭한 성과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분데스리가 리그 내에서의 경쟁과 지난 2013-2014시즌 4강 무대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철저히 무너졌던 것을 생각했을 때, 분데스리가 타이틀만으로 바이언의 진정한 레벨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espnfc.com/uefa-champions-league/2/blog/post/2433390/pep-guardiola-barcelona-vs-pep-guardiola-bay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