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hil Neville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트넘을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여러가지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가장 흐뭇하게 만들었던 것은 마루앙 펠라이니가 경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교체될 때 관중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는 것이다.


펠라이니는 박수 갈채를 받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조금 더 일찍 교체되었던 후안 마타 역시도 펠라이니만큼 멋진 활약을 펼쳤다. 내가 유나이티드 코치로 일하던 때 유나이티드는 펠라이니와 마타를 영입했지만, 두 선수 모두 올드 트래포드에서 생활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


특히 지난 2013-2014시즌 펠라이니는 끊임없이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받았고 특히 유나이티드에서 뛸 실력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펠라이니가 그러한 비판들에 응수하며 멋지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기쁘다. 시즌이 시작될 때 펠라이니는 발목 부상으로 약 2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팀에 필요한 일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물론 펠라이니 뿐만 아니라 에슐리 영도 지난 몇 달간 굉장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영은 팀에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하나이다.


펠라이니에게는 전방으로 침투할 자유도가 필요하다


펠라이니는 사람들의 비난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방식의 축구로 정면돌파하는 것을 선택했다. 펠라이니가 의도하는 것처럼 경기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지금의 펠라이니는 결코 경기에 빠지지 않고 있다. 펠라이니가 이렇게 부활한 것에는 루이 반 할 감독의 기여가 크다. 루이 반 할 감독은 펠라이니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비판을 받았지만 결코 펠라이니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포기하려하지 않는다. 


올 시즌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볼 때마다 펠라이니가 경기장에서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꾸준하다고 볼 수 있다. 웨스트 햄 원정에서 펠라이니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 1점을 건져낼 수 있었다. 난 펠라이니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내는 것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유나이티드는 언제나 직선적인(direct) 축구를 구사해왔고 물론 이것은 '롱볼' 축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전방을 향해 패스하고 전방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말하는 축구를 하려면 많은 크로스를 시도해야하고 따라서 박스에서 그 공을 받아줄 누군가가 필요해진다. 아마 펠라이니는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최적의 선수가 아닐까 싶다. 펠라이니는 웨인 루니와의 파트너십에서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사실상 공격수로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펠라이니에게 있어서 최근 부족했던 것은 단연 득점이었고 나는 펠라이니가 충분한 득점을 기록하고 있지 못한다고 본다.


스퍼스전에서 그 부족했던 득점이 나왔고 유나이티드는 펠라이니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놓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누리기 시작했다. 펠라이니에게는 전방으로 질주하고 먼쪽 포스트로 달려갈 자유도가 필요했다.






펠라이니는 3명의 미드필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 뛸 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벨기에에서 부여받는 임무가 펠라이니에게 있어서 최적의 역할이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펠라이니는 아주 훌륭한 경기를 펼쳤고 주로 왼쪽 측면에서 수비적인 기여가 높았다.


스퍼스가 공을 잡은 상황에서 라이언 메이슨을 방해했고 유나이티드가 공을 뺏어내면 메이슨에게서 떨어져 공간을 만들어냈다.


마타는 자신의 축구 지능을 전부 보여줬다


펠라이니처럼 마타 역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월 중순 이후 첫번째로 리그 선발 출전을 기록한 것이었고 난 마타가 이토록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한 것이 놀라웠다. 마타가 오늘 팀에 불어넣은 능력은 공을 다루는 능력을 활용한 미드필드 지역에서 경기 지배였다. 또한 득점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마타는 공을 가지고 스트라이커를 향해 공을 찔러주는 플레이를 즐기는데 최근 마타의 결장이 잦았고 마이클 캐릭까지 부상으로 뛸 수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나이티드는 상대의 수비를 속일 수 있는 책략을 지닌 선수의 부재로 고생하고 있었다. 난 마타가 루니의 바로 뒤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길 원하지만 스퍼스전에서는 오른쪽 측면에서 자신의 축구 지능을 확실히 보여줬다. 





마타는 공을 지켜내고 영리한 포지셔닝을 통해 안데르 에레라와의 연계 플레이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마타는 계속해서 피치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패스를 할 수 있는 삼각 대형을 꾸준하게 만들어냈다. 따라서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의 압박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토트넘이 좀처럼 공에 다가가질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펠라이니 득점 장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삼각형 유지)





만약 원정 경기였다면 상대의 풀백을 쫓아다녀야하기 때문에 적합한 위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홈경기에서 측면에서 빠져나와 중앙에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적중했다. 마타가 오른쪽 측면에 위치할 때 가장 부각되는 단점이 바로 수비적인 기여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증명해냈다. 공이 없는 상황에서 마타가 보여준 수비적인 태도는 아주 훌륭했다. 


마타가 토트넘전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루이 반 할 감독은 안필드 원정을 앞두고 고민거리가 늘어났다. 앙헬 디 마리아가 징계에서 돌아오는데 똑같은 위치에서 뛰는 마타의 활약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난 마타가 팀(선발 명단)에 남았으면 좋겠다.







오늘의 승리로 얻은 긍정적인 기운을 이어가야한다


이번 경기에서 유나이티드의 정신력은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패스의 템포가 이전보다 빨라진 것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경기를 바라보는 사고 방식과 전방을 향해 달려가는 움직임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유나이티드의 변화는 올드 트래포드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일으켰다. 


크리스 스몰링은 공을 가지고 과감하게 전진했고 마이클 캐릭은 아주 휼륭한 전진 패스를 공급했다. 모든 선수들이 날카로웠다. 45분간 스퍼스는 유나이티드 진영으로 좀처럼 침투하질 못했다. 유나이티드가 공의 소유권을 내주더라도 스퍼스 진영에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더 많이 위치해 있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선수들이 위치해 있었고 빠르게 다시 공을 뺏어낼 수 있었다. 





지금부터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루이 반 할 감독은 긍정적이었던 오늘의 방식을 고수해야할 것이다. 이제 9경기 남았고 시간은 촉박하다. 유나이티드는 4위에 진입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승리해야한다. 그말은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도박을 감행해야하고 위험 높은 축구를 펼쳐야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게 최선의 방식이라고 본다. 안필드 원정을 앞두고 있는데 무승부를 위한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이기는 경기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만약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잡는다면 토트넘을 챔피언스 리그 경쟁권에서 사실상 아웃시킨 것처럼 리버풀도 이 진흙탕 싸움에서 내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안필드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대담한 플레이와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유나이티드는 스퍼스를 상대로 대담하고 공격전인 플레이를 펼쳤고 그로인해 3:0 승리라는 보상을 받은 것이다. 난 유나이티드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출처 : http://www.bbc.com/sport/0/football/31901145



결승골을 기록한 마루앙 펠라이니는 이번 경기 최고의 선수였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익숙한 4-4-1-1 포메이션을 활용하여 펠라이니를 니키차 옐라비치 밑에 배치시켰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수비수 부족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죠니 에반스, 리오 퍼디난드가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이클 캐릭이 수비수로 뛰게 되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올림픽 참가로 휴식이 필요한 하파엘 다 실바 대신 오른쪽 수비수로 경기에 나섰다. 더불어 신입생 카가와 신지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로빈 반 페르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예상되었던 것처럼 진행되었다. 점유율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미드필더에서 공은 신속하게 돌렸지만 피지컬 싸움에서 열세를 보였다. 또한 마이클 캐릭이 수비수를 담당하면서 노출되는 약점도 있었다.

 

두가지 이유에서 모예스 감독에게 완벽한 승리가 되었다. 첫째로, 유나이티드는 전방에 기술적이고 빠른 선수를 4명 배치시켰는데 에버튼이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면서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차단시켰다.

 

둘째, 모예스 감독은 상대에게 맞춤 전술을 꺼내는데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탁월한 감독이다. 상대에 따라서 항상 전술을 수정하는 모예스 감독은 유나이티드의 오른쪽이 약점이라는 것을 간파하여 그 곳을 공략했다. (캐릭이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수비수로서 공중볼 경합에는 강하지 못한 편이다. 또한 발렌시아도 라이트백으로 아직 완숙하지 못한 플레이를 보인다) 모예스 감독은 유나이티드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전술을 택했다.

 

확실한 것은 캐릭의 약점을 노리기 위해 펠라이니를 완벽하게 활용했다는 것이다. 모예스 감독은 펠라이니를 더욱 후방에 배치시켜 중원에서 우위를 가져가면서 캐릭은 옐라비치를 활용하여 제압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감독들과 달리 모예스 감독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펠라이니를 전진시켜 캐릭을 괴롭혔다. 펠라이니는 에버튼이 점유율을 잃게되면 수비에 가담하여 공을 뺐었고, 에버튼이 공을 점유하게 되면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펠라이니가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한 것은 매우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최전방 공격수인 옐라비치는 네마냐 비디치를 상대하게 되었고 이에따라 펠라이니는 반드시 마이클 캐릭이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어버렸다. 전문 수비수가 아닌 캐릭은 펠라이니에게 완전히 압도당했다.

 

또한 에버튼은 의도적으로 직선적인 축구를 시도했다. 에버튼의 주장인 필 네빌은 경기 후에 베인스에서 펠라이니로 넘어가는 패스가 의도적이었음을 밝혔다. 베인스의 패스는 펠라이니에게 계속해서 연결되었다.

 

피에나르의 배치 역시 성공적이었다. 피에나르의 움직임은 발렌시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펠라이니를 방어하는 캐릭에게 더욱 큰 짐을 실어주었다. 베인스와 펠라이니간의 연결과 동시에 피에나르와 펠라이니가 주고받는 패스 역시 많았다. 결국 베인스가 길게 넘겨주면 펠라이니가 머리로 공을 따내서 피에나르에게 연결해주는 방식의 패턴이 성립하게 되었다. (중앙 침투가 잦은 피에나르가 중앙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펠라이니가 발렌시아의 전진을 차단하기 위해 왼쪽 윙으로 뛰는 상황도 발생하곤 했다)





레온 오스만은 반대쪽 측면에서 박스 바깥 부분을 향해 전진했다. 옐라비치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전진 패스를 잡아냈다. 에버튼이 기본적으로 롱볼을 활용한 공격 전개를 시도했지만, 에버튼의 공격은 롱볼 축구의 단순함 이상의 기술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나이티드는 69%의 점유율을 보였고 에버튼은 스콜스와 클레버리의 템포 조절로 많은 시간동안 공을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모예스 감독의 에버튼은 점유율이 밀리더라도 크게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루니의 경기력은 형편없었으며, 에버튼 자체의 수비력도 리그에서 수준급이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막는 것이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캐릭은 오픈 플레이에서도 펠라이니에 고전했지만, 에버튼의 득점은 세트 피스에서 만들어졌다. 펠라이니의 득점은 비디치가 쟈기엘카가 아닌 펠라이니를 방어하고 있었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다. 주중 A매치에서도 코너킥 상황에서 다니엘레 데 로시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졌던 마이클 캐릭은 이번에도 공중볼 경합에서 이기지 못했다. 펠라이니의 헤딩이 대단했다기 보다는 캐릭의 마킹이 형편없었다고 평가하는게 맞다. 캐릭이 아니라 비디치가 펠라이니를 방어했어야했다.

 

그렇지만 오스만이 크로스바를 맞추는 장면에서 펠라이니는 비디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겼다. 비디치가 펠라이니를 막는 것이 맞는 것이라 보이지만 이 경기에서 보여준 펠라이니의 폭주는 막기 어려워 보였다.





결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중볼에서 약점을 보였다. 에버튼은 직선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정면으로 부딫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약점을 활용했다. 옐라비치가 비디치를 잡고있는 가운데 펠라이니의 맹활약이 펼쳐졌다. 피에나르의 영리한 움직임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힘들게 만드는 요소였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8/21/everton-1-0-manchester-united-fellaini/



by Robbie Savage 


(본문은 원래 WBA전을 앞둔 2015년 4월 30일 데일리 미러에 올라온 칼럼이었습니다)


'지루한' 첼시와 지루한 축구에 대한 열띤 논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반드시 논의되어야할 사항 중 하나가 사람들 마음 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루앙 펠라이니 활용법이 무력화되었을 때, 과연 어떤 방향성을 지닌 축구를 보여줘야하는가에 대한 쟁점 말이다. 


물론 펠라이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4위내로 진입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선수였다. 루이 반 할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펠라이니는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냈고 만약 내가 과거에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다면, 펠라이니는 £27m이라는 자신의 이적료값을 해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2번의 연속된 패배,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첼시전 패배와 구디슨 파크에서의 에버턴전 패배를 생각해 본다면 두 팀 모두 유나이티드를 이기는 전략으로 수비 숫자를 늘리고 피치 후방에 그것도 펠라이니 주변에 선수 배치를 늘렸다는 공통점을 파악할 수 있다. 유럽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94cm의 신장을 가진 펠라이니의 공중전 능력을 믿고 팀을 구성한 것 때문일까? 


팬들이 나의 발언에 대해서 짜증을 낼지도 모르니 먼저 한 마디 하고 시작하겠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1군 무대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나 역시 Class of 92의 멤버이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하고 이들의 역사 역시 자랑스러워하는 열렬한 팬이다. 그런데 이거 하나 짚고 넘어가보자.


도대체 유럽 빅클럽 중에서 자신들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축구를 보여주기 위해서 194cm의 보조 공격수를 활용하는 클럽이 있는가? 바이에른 뮌헨은 카르스텐 얀커 이후에 그런 플레이를 펼치지 않는다. 이것도 무려 10년이 넘은 이야기다. 레알 마드리드도 이런 축구를 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최고의 수준을 지닌 국가대표팀에서 타깃맨을 활용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대 수비수들은 어떻게 막아야할지를 다 간파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피터 크라우치가 피치 위에서 가장 커다란 존재일 때까지 이 전술로 어느 정도까지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피터 크라우치의 신장을 노리는 축구로 잉글랜드는 결코 월드컵 우승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에 몇차례 부상을 당한 마이클 캐릭의 부재에 대해서 아쉬워할 것이다. 그러나 첼시와 에버턴전 패배는 단순한 캐릭의 부재뿐만이 아닌 펠라이니를 활용한 전술이 무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반 할 감독 입장에선 자신이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포메이션에서 최대한 짜낸 것일거다. 그런데 반 할 감독에게 플랜B가 있는가? 나는 그걸 물어보고 싶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2~3명의 확실한 영입을 성사시킨다면 난 여전히 다음 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에 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5위 리버풀과는 승점 7점이 차이가 나고 1경기 덜치른 아스날보다 승점 2점이 뒤쳐져 있으니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위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시즌의 성적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성적이 확실한 발전인게 틀림없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클럽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펠라이니를 중심에 둔 퍼즐로 4위를 수성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답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펠라이니를 적극 활용하는 지금의 전술은 팀 최고의 전술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거나 최저 수준의 선택지가 되어아만 한다. 




출처 : http://www.mirror.co.uk/sport/football/news/robbie-savage-manchester-united-whats-5609999



by Jonathan Wilson


루이 반 할 감독은 굉장히 자기 주장이 강한 감독이며 특히 자신의 관점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하다. 이토록 개성이 강한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에 왔다. 다른 누구보다 명석한 두뇌를 갖췄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로 올 수 있었다고 (본인은) 생각할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축구의 늪에 빠져버린 팀을 맡았는데 반 할 감독은 올해 들어서 타깃맨을 활용한 잉글랜드식 축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그런데 왜 반 할 감독은 펠라이니를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AZ 알크마르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지난 10년간 반 할 감독이 보여준 감독으로서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발전하려는 의지를 기꺼이 보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포메이션을 흡수했고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선택했다. 그런데 루이 반 할이 누구인가?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축구를 수정해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적으로 자신의 전술을 펼쳐보였던 감독 아닌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4-2-3-1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실패했지만 그 이후로 반 할 감독은 임기응변이라는 점에서 발전했고 역습 시스템을 통해서 다시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반 할 감독은 다시 자신만만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반 할 감독은 후안 마타를 '가짜 오른쪽 윙어(false right-winger)'라고 표현하지만 중앙에 위치한 창조자를 측면으로 빼는 것은 이미 이전부터 시행되었던 전술적 움직임이다. 특별히 새롭지 않다. 후안 마타의 기용보다 더욱 혁신적인 선수 기용은 바로 마루앙 펠라이니를 딥-라잉 타깃맨(deep-lying target man)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알크마르 시절 이후로 반 할 감독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주전술을 바꾸고 있다. 반 할 감독이 더욱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실용주의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클래식한 네덜란드식 모형에 집착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인지, 우리는 정확히 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클래식한 네덜란드식 스타일이 반 할 감독의 주된 축구 철학이 아니었다면 그가 아약스와 바르셀로나를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부임한 이래로 반 할 감독은 지속적으로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 분석하고 언제든지 새로운 (전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속적인 포메이션 변화는 시즌 초기에 선수들이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지만 토트넘, 리버풀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모습이 다음 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추구할 방향이라면, 팀에 대해서 걱정할 사람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언에서도 반 할 감독은 시즌 초기에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유벤투스 원정 경기에서 4:1 승리를 거두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유나이티드에서는 변화의 기폭제가 된 경기가 바이언보다 늦게 찾아온 것 같다. 토트넘전 승리는 현재까지 바이언의 유벤투스전 승리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림판에 계속해서 점을 찍어왔는데 토트넘전에 찍은 점은 지금까지 무슨 그림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 이제서야 하나의 제대로 된 그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안필드에서 보여준 후반전 경기력은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 할 감독의 철학이 완벽히 주입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전반전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유나이티드의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백4 라인 앞에서의 마이클 캐릭의 경기 조율과 패스 템포에 감탄하고 있으며 안데르 에레라는 모든 선수들을 짜임새있게 만들어주는 플레이로 시선을 끌고 있지만 우리는 폭탄머리를 하고있는 선수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활개를 펼치는 것에서 결코 눈을 뗄 수가 없다. 우리는 펠라이니가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난 모습을 자주 목격하는데 그렇게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는 플레이 덕분에 펠라이니는 더욱 위협적인 선수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유나이티드의 전술은 결코 새롭거나 혁신적인 포메이션이 아니다. 전형적인 4-3-3 시스템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포워드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오른쪽 풀백이 오버래핑할 공간을 만들어주고 중원의 삼각형 형태는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는 어찌보면 다른 팀도 구사할 수 있는 평범한 전술이다 : 캐릭은 후방에 남아서 두 명의 센터백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에레라는 캐릭의 오른쪽에서 전진하며 마타, 발렌시아와 연계 플레이를 펼친다. 왼쪽에 위치한 펠라이니는 에레라보다 더 높이 전진하는데 사실상 팀의 세컨 스트라이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다. 지금 펠라이니의 역할은 데이빗 모예스 감독이 에버턴에서 펠라이니에게 부여했던 그 역할과 굉장히 유사하다.


한 때는 유나이티드가 펠라이니에 의존해 과도하게 롱볼 축구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펠라이니를 향한 롱볼이 펠라이니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안필드에서 펠라이니를 직접적으로 마크했던 엠레 찬은 (올 시즌 중앙 수비수로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경기 시작부터 펠라이니를 상대로 고전했다. 


whoscored.com 의 기록에 따르면, 펠라이니는 90분당 평균적으로 9번의 공중볼 경합을 시도해 5.5회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90분 기준으로 펠라이니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에슐리 반스(번리), 그라차노 펠레(소튼), 피터 크라우치(스토크), 크리스티안 벤테케(빌라) 뿐이다. 


공격수를 제외하고 미드필더들의 기록만 살펴봤을 때, 펠라이니와 가장 차이가 적은 선수는 팰리스의 밀레 예디낙이다. 예디낙은 90분당 4.7회의 공중볼 경합 승리를 기록 중이다. 펠라이니와 달리 예디낙의 공중볼 경합은 주로 수비 상황에서 나오고 있다. 펠라이니는 다른 미드필더들과 비교해서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가 평균적으로 2배 많다.


공중에서 상대 선수와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떨궈주는 것은 패스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 잉글랜드에서 1870년 중반 이후로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현재의 펠라이니를 뛰어난 선수로 만들어주는 것은 단순히 이런 능력 때문만이 아니다. 현재의 펠라이니는 후방에서부터 달려들어와서 공중볼 경합을 따낸다는 것이 다르다. 타깃맨을 측면에 배치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경우는 지금까지 몇차례 있었다. 제라드 울리에 감독과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에밀 헤스키를 그렇게 활용했고 노르웨이의 에질 올센 감독은 요스테인 플로를 그렇게 활용했다. 그러나 중앙 미드필더가 이렇게 활용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의 펠라이니는 공을 등지고 받아 그걸 지켜내고 동료 선수들을 향해 공을 뿌려줄 일이 없다. 후방에서부터 달려와 공중볼 경합에 가세하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확실한 이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자면, 발렌시아가 대각선으로 길게 롱볼을 넘겨주면 펠라이니는 10~20야드를 달려와서 그 공을 머리에 맞춘다. 즉, 상대 수비수는 정지된 상태에서 점프하여 공중볼 경합을 펼치는데 펠라이니는 이미 전부터 속도를 내면서 달려오기 때문에 파워에서 경쟁하기 수월해진다.





드리블러에게 속력이 붙는게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알고 있다. 현재 펠라이니 활용법은 헤더에서도 드리블과 마찬가지로 달려들어오는 속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펠라이니를 방어하기 위해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치될 수 있겠지만, 펠라이니의 체격 조건과 파워를 감당해낼 미드필더가 얼마나 있겠는가?


상대팀은 거대한 펠라이니를 막는걸 버거워하고 있고 펠라이니는 상대의 구멍을 찾아 들어가서 펀치를 날리고 있다.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축구를 구사해온 반 할 감독 특유의 색깔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스타일의 방식이지만 지금은 이것이 확실히 통하고 있다. (자신의 색깔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지금 당장은 효과적인 기존과 다른 새로운 대안을 발견한 것이 아닐까.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apr/09/louis-van-gaal-masterstroke-fellaini-deep-lying-targe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