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플레이메이커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언제나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곤한다. 요즘 시대에 맞는 표현으로 바꾸자면 창조적인 선수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주중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들은 플레이메이커라는 포지션에 대한 해석이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바이에른 뮌헨은 완벽한 경기를 바탕으로 유벤투스를 2:0으로 꺾었다. 뮌헨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단 2가지였을 것이다. 첫째는 단지 2골밖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근육을 다친 토니 크로스가 약 6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토니 크로스가 현대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모범이라 말하고 싶다. 토요일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고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 대한 부담이 덜한 뮌헨이지만 토니 크로스 없이 챔피언스 리그 4강전 경기를 치르는 것은 뮌헨에게 크나큰 손해일 것이다.

 

23살 크로스는 베슬리 스네이더보다 고작 5살 어릴 뿐이다. 그렇지만 스네이더와 크로스의 차이는 상당하다. 한때 스네이더도 미래형 플레이메이커처럼 여겨졌지만 전성기에 다다른 시점의 스네이더는 클래식형 플레이메이커였다. 수요일 경기에서도 스네이더는 과거에나 먹힐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 역할만 수행하고 말았다. 사비 알론소는 스네이더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지난 몇주간 갈라타사라이의 테림 감독이 '10번(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위해 포메이션까지 바꿨는데 스네이더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스네이더와 달리 크로스는 동적이고 근면하다. 크로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후방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측면도 소화할 수 있고 심지어 4-4-2 포메이션에서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도 수행할 수 있을 능력을 지닌 선수다. 시킨다면 크로스는 성공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소화할 것이다. 번뜩이는 모습은 덜하지만 창조적이다. 신체적으로 강해보이지도 않으나 웬만해선 쓰러지지 않는다. 과하지 않을 정도로 공을 점유할 줄 안다. 크로스는 극도로 효율적인 선수이고 그 엄청난 효율성 때문에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의 진가를 그다지 잘 알아보지 못한다.

 

크로스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에서 89.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whoscored.com의 기록에 따르면 분데스리가에서 4번째로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로스보다 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단테, 로엘 브라우버르스, 루이스 구스타보뿐이다. 이들은 중앙 수비수 및 수비형 미드필더다. 이들은 포지션 특성상 크로스보다 더 짧은 패스 및 안전한 패스를 시도한다. 따라서 이들의 패스 성공률은 기본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크로스는 경기당 0.5회 비율로 정확한 스루패스를 찔러주는데 이는 볼프스부르크의 디에고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크로스가 플레이메이커의 미래고 스네이더가 과거라면 현재를 대표하는 선수는 아마 24살 메수트 외질이라 말하고 싶다. 외질은 크로스만큼의 수비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스네이더보다는 열심히 수비에 임한다. 외질은 라 리가 경기당 평균 0.5회의 가로채기 및 1회의 태클을 기록한다. 이건 레알 마드리드가 대다수 리그 경기에서 상대를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는걸 감안하고 봐야할 기록이다. 외질의 공격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전반전만큼은 펠리페 멜루가 시원찮게 방어한 것도 있지만 외질은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에서 아주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스페인에서도 외질의 득점기회 창출 능력은 돋보인다. 현재까지 외질은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크로스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패스 성공률이다. 외질은 83.3%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라 리가에서 40번째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토니 크로스보다 공격적인 외질은 경기당 0.6회의 정확한 스루패스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이 뛰고있는 팀의 시스템에 영향을 받게된다. 크로스는 바이에른의 축구에 완벽히 들어맞는 것이고 외질은 자신을 보다 더 자유롭게 풀어주는 레알의 시스템에 완벽히 들어맞고 있다. 레알이 외질에게 준 임무는 항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어디있는지 신경쓰고 있으라는 것이다. 반면 갈라타사라이는 스네이더에게 맞는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인테르가 스네이더에게 알맞는 자리를 만들어주기위해 고생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스네이더와 같은 플레이메이커의 시대는 지나간 듯 하다. 현재는 외질의 시대이고 크로스의 시대가 오기 시작할 것이다. 플레이메이커는 그렇게 변해갈 것이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3/apr/04/playmaker-toni-kroos-mesut-ozil




by Jonathan Wilson



때로는 팀이 보유하고있는 강점이 약점을 만들어낸다. 베슬리 스네이더는 유로 2012에서 네덜란드가 보유한 가장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스네이더 때문에 전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뽐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호날두도 마찬가지 잣대로 바라보면, 호날두 때문에 포르투갈의 전술에 흠집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호날두와 스네이더의 사례는 서로 다르다. 호날두의 경우에는 팀의 밸런스를 깨는 결과를 초래한다.

 

前 잉글랜드 국가대표였던 크리스 워들은 잉글랜드 대표팀이 프랑스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서 수비적인 방어막 형성에는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 방어막 형성에 치우친 결과 공격력을 희생해야했다고 말했다. 워들과 리버풀에서 뛰었던 존 반스는 보비 롭슨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시기에 이와같은 전술적 제약에 얽매였어야했다. 이전에 반스는 리버풀에서는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있었는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상대의 풀백을 방어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상대의 풀백을 방어하는 일은 하지않는다. 대신 모든 힘을 상대의 골문을 노리는데 집중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의 실점이 모두 측면 공격에서 나왔다는 것을 주목해봐야한다.독일의 결승골을 기록한 마리오 고메즈도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니클라스 벤트너도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머리를 이용해 넣었다. 라파엘 반 더 바르트의 득점도 포르투갈의 왼쪽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아직까지 호날두는 공격적인 풀백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체코와의 경기에서는 상황이 다를 것이다. 체코의 오른쪽 측면에는 게브레 셀라시에와 페트르 이라체크가 존재하며, 셀라시에는 이라체크와의 연계 플레이를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다. 호날두는 코엔트랑과 함께 측면을 방어해야한다. 필립 람과 로벤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코엔트랑을 고립시켰던 것처럼 이라체크와 셀라시에도 비슷한 시도를 할 것이다.

 

호날두는 왼쪽에 배치되길 선호하는 선수지만 포르투갈의 최전방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센터 포워드로 나서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코엔트랑의 앞을 보호해줄 다재다능한 선수가 왼쪽 측면에 배치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수비가담을 하지않는 호날두가 센터 포워드로 나선다면 팀의 전체적인 구조도 깨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호날두가 기록한 2골도 호날두가 중앙에서 움직일 때 만들어졌다. 호날두의 공격 치중이 팀의 수비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가? 라는 질문에는 '아니오' 보다는 '예'라는 답이 더 맞다고 느껴진다.

 

반면, 스네이더의 경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스네이더의 문제는 지난 시즌부터 분명해지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 스네이더와같은 공격형 미드필더는 4-2-3-1 에서만 자리가 있다. 과거의 스네이더는 지금과는 다른 선수였다. 아약스의 4-3-3에 맞춰서 성장한 스네이더는 전형적인 네덜란드식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그러나 스네이더가 월드컵에서 5골을 넣은 이후로부터 그는 더 이상 상대를 쫓아다니질 않는다. 스네이더는 인테르에서 측면에 배치되자 불평을 했고, 이제는 뒤에 두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존재해야지 빛나는 선수가 되어버렸다. 측면에 위치한 이브라힘 아펠라이와 아르옌 로벤의 수비가담도 없었고 홀딩 미드필더로 배치된 니겔 데 용과 반 봄멜이 탁월한 기술적 재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공수는 분리될 수밖에 없었다. 단지 분리된 수준이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보면 장애가 있는 모습이었다.

 

18살의 예트로 빌렘스는 호된 메이저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네덜란드의 문제는 선수 개개인의 약점이 뚜렷했다기보다는 하나의 팀으로 뭉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아공에서 수비 가담을 해주고 미드필더와 공격수간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디르크 카윗의 역할이 상당히 과소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아공에서는 당시 35세였던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스트도 왼쪽 측면에서 공격 가담을 통해 네덜란드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보통 데 용과 반 봄멜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겠지만, 네덜란드의 문제점은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의 수비가담 부족과 풀백들의 공격 가담 부족이었고 만약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면 유기적인 움직임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앞으로 반 마르바이크 감독이든 그를 대신할 감독이든, 그들이 직면해야할 문제는 스네이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일 것이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반 봄멜 대신 라파엘 반 더 바르트를 후방에 배치시켜 창조성은 강화시켰지만, 수비적인 약점을 더 노출시켰다. 패스 능력과 운동량을 동시에 갖춘 케빈 스트로트만이 아주 적합한 대체자가 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전방에 위치한 4명의 선수들이 수비가담을 소홀히 한다면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로벤을 공격에 치중하도록 만들어주려면 4-3-3 포메이션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고, 요한 크루이프는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이 유로 2008을 앞둔 시점에 포메이션을 바꾸자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라고 충고하기도했다. 현대 축구에서 스네이더에게 알맞는 포메이션을 찾아주는 것이 쉽지가 않다.

 

스네이더는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가장 창조적인 선수여왔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공격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네이더를 희생시킬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2/jun/19/euro-2012-freedom-star-pl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