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클럽들의 유럽 대항전 성적은 처참했다. 유로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8강 무대에 진출한 클럽이 단 한 곳도 없었고 이는 유럽축구연맹 계수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또한 근래 10년간 잉글랜드 클럽이 기록한 성적 중에서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UEFA의 계수는 유럽 축구를 바라보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아니나 각각 리그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것을 토대로 유럽 대항전 진출 티겟이 결정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프리미어 리그가 맞이한 상황을 보면 결코 유리한 입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2012년에만 하더라도 프리미어 리그는 유럽에서 가장 강한 리그였다.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 티겟이 4장 걸려있는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할 것이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3위 자리도 내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시장을 갖추고 있는 국가의 리그 수준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UEFA의 계수 선정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각 팀은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2점을 획득하고 무승부를 기록하면 1점을 획득한다. 32강 본선 이전에 치르는 경기에서는 앞서 언급한 점수의 절반을 받게 된다.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면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각 팀은 자신들의 성적에 따른 점수를 받게 되고 이를 토대로 시드가 정해지고 매 시즌마다 리그 포인트는 유럽 대항전에 참가한 클럽의 평균 점수를 통해 산출된다. 잉글랜드는 7개 클럽이 유럽 대항전에 진출했고 첼시부터 헐 시티까지의 점수가 합산되어 계수값이 결정되는 것이다.


또한 5시즌간의 점수를 합쳐 계산하게 되는데 다음 시즌 잉글랜드 클럽의 행보가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2014-2015시즌에 삽질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잉글랜드가 근래 5시즌간 기록한 성적 중에 가장 우수한 시즌인 2010-2011시즌 기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2011-2012시즌부터 분데스리가에 밀려 4위로 내려간 세리에A는 부활의 신호를 알리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4장을 향해 잉글랜드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4-2015시즌이 세리에A가 근 10년간 UEFA 주관 대회에서 기록한 최고의 성적이었고 또한 최악의 기록이었던 2010-2011시즌이 빠진다는 것 역시 세리에A 입장에서는 상당한 호재이다.


2010-2011시즌이 빠지면 잉글랜드는 다음 시즌을 62.0점으로 시작하고 이탈리아는 58.9점으로 시작하게 된다. 3.1점 차이는 아주 근소한 차이다. 올 시즌 이탈리아 클럽이 잉글랜드 클럽보다 5.4점 높게 시즌을 마무리지은 것을 고려한다면, 한 시즌 더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잉글랜드는 2017/2018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1장을 잃어버린다. 프리미어 리그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분데스리가 역시 세리에A보다 4.8점 앞서있을 뿐이다. 


2005-2006 시즌 이후로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압도한 시즌이 없기에 2014-2015시즌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잉글랜드 리그가 위협을 받고 있는건 진실된 이야기다. 프리미어 리그는 2014-2015시즌의 세리에A가 어떻게 잘했는지를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탈리아는 19.0점을 벌었고 라 리가보다 1.2점 뒤쳐질 뿐이다. 스페인 클럽 2곳이 유로파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했는데 말이다. 유벤투스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면서 이탈리아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리그 포인트는 각 클럽 포인트의 평균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가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던 것은 전체적으로 부진한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마가 12.0점으로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토트넘, 리버풀, 헐 시티보다는 성적이 좋았다. 특히 헐 시티는 2.5점 획득에 그치고 말았다. 세리에A의 경우는 나폴리가 아슬레틱 빌바오에게 패배한 것, 로마가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에서 단 1승만 기록하면서 탈락한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으나 두 클럽은 유로파 리그에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유로파 리그에서의 선전은 세리에A가 2014-2015시즌 계수가 높을 수 있던 이유다. 유로파 리그를 무시하는 잉글랜드 클럽들이 분명히 배워야할 부분이다.


다음 시즌에 상황이 나아질지도 의문이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유로파 리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고 사우스햄턴은 유로파 리그까지 병행하기 위한 자원이 충분치 않아보인다.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페어 플레이 덕분에 유로파 리그에 나가게 되었다. 만약 또 잉글랜드 클럽이 유로파 리그에서 광탈하게 된다면 잉글랜드의 3위 수성이라는 부담을 온전히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클럽들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클럽이 유로파 리그에 집중해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4장이 확보된다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잉글랜드가 가지고 있는 1장이 카드가 챔피언스 리그가 아닌 유로파 리그로 행선지가 바뀔지도 모르고 잉글랜드는 계속해서 유로파 리그를 무시해왔지만, 그 결과 유로파 리그에서 더 많은 클럽이 뛰어야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유로파 리그를 개무시했던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왜 프리미어 리그는 유로파 리그를 경시하게 되었을까? 일단 서포터들은 목요일, 일요일에 경기가 치러지는 것을 싫어한다. 여전히 팬들은 토요일에 경기가 열리는 것이 신성한 것이라 여기는 풍토에 젖어있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사실 그건 별달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이제 일요일 경기도 많아졌고 선수들 역시 주중 경기를 소화하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다.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은 체력적 문제라는 그럴싸하면서도 아주 뻔한 이야기를 또 꺼낸다. 거칠고 상태가 좋지 않은 피치, 겨울 휴식기 부족을 지적하지만 프리미어 리그는 다른 유럽 리그보다 배수 시설이 우수한 편이다. 리그 경기를 앞두고 휴식 시간이 부족한 것은 분명히 불리한 점이지만 유럽 무대에서 경기를 치른다면 그건 당연히 감수해야할 사항이다. 세리에A보다는 잉글랜드가 중앙 유럽 원정을 떠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들은 전부 극복해야할 사항이며 동시에 무시하고 딛고 일어설 수 있어야할 장애물인 것이다. 2015-2016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는 잉글랜드 클럽들은 모두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프리미어 리그에게 이득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484883/premier-league-could-be-victim-of-europa-league-arrog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