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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9 데이터의 활용 : 어떻게 승리의 확률을 높이는가?



사이먼 윌슨(Simon Wilson)이 사우스햄턴에 처음 발을 딛는 순간, 그는 프로존(Prozone)이라 불리는 소규모 컴퓨터 프로그램 업체의 컨설턴트였다. 프로존은 피치 전반에 걸쳐 8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2D 영상으로 전환하여 선수를 트래킹(player-tracking)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선두 주자이다. 프로존의 기술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매 0.1초마다 캐치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기당 평균 3,000회의 볼터치를 측정해낸다. 그걸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통계적으로 궁금해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답을 얻어낸다. 사우스햄턴은 프로존과의 협력으로 이 일을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윌슨을 퍼스트팀 전력 분석관(performance analyst)으로 고용한다.


"프로존의 시스템은 다수의 감독들이 채택하고 있는 전략도 아니었고 하나의 축구 문화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원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윌슨이 말한다. 2005년 루턴 타운과 사우스햄턴의 챔피언십 경기를 앞두고 윌슨은 당시 클럽 감독이었던 해리 레드냅에게 데이터를 토대로 경기 전 브리핑을 하게 되었다. "알다시피 해리는 분석적인 성향의 감독이 아닌 직관력으로 승부를 보는 감독입니다. 그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부담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우스햄턴은 2:3으로 패배햇고 팀버스 안에서 해리 레드냅 감독은 윌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봐, 다음 주에 네 놈 컴퓨터와 상대팀 컴퓨터가 싸워서 누가 이기는지 보자고"


반면에 레드냅 감독과 달리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인 입장도 있는데 2003년 잉글랜드를 럭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클리브 우드워드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2005년 우드워드는 사우스햄턴의 풋볼 디렉터 자리에 1년 계약 제의를 받았다. 사실 우드워드는 럭비계에서 처음으로 프로존의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한 감독이다. 잉글랜드의 데이터와 상대팀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저장했다. "처음으로 데이터를 접목시키는 것을 목격했을 때 이러한 방식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지 않는 지점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데이터화를 통한 점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상대가 어떻게 플레이하고 있는지에 대한 선입견에도 변화를 줄 수 있었다. 우리가 이전까지 이기지 못했던 팀들을 데이터를 통한 기록으로 보았을 때 완전히 달라보였다." 이상 클리브의 발언이었다.


"클리브는 모든 분야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했다. 그는 우리가 골을 넣기 위한 훈련에 시간을 쏟고 있다고 왜 상대의 플레이를 저지하는 것에는 시간을 그만큼 투자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나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이 (직관에 의해 시행) 하는 것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더니 클리브는 왜 그렇게 운영하고 있냐고 계속 되물었다." 윌슨이 클리브와 같이했던 시기를 회상한다. 클럽은 계속해서 직관에 의존해 운영되었고 결국 레드냅은 해를 넘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우드워드는 기존의 1년 계약 기간이 끝나자 팀을 떠났다. 윌슨의 경우는 우드워드보다 조금 더 이른 시점에 사우스햄턴을 떠났지만 분명히 클럽을 이끌어가는 방식에 더 좋은 방법이 있는게 분명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우드워드는 비디오, 통계 자료와 같은 것들이 팀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기초적인 부분을 차지한다고 믿었습니다. 다만 기존의 클럽 운영 방식이 (직관에 의존하는) 특정 방법론에 의거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꼭 나서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오늘날 20개 프리미어 리그 클럽 중에서 19개 클럽이 프로존을 활용하고 각 팀에는 전력 분석관과 데이터 분석가(data scientists)가 선수들의 퍼포먼스 지표를 분석한다.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들과 시즌을 보내는데 있어서 클럽의 전술적 트렌드 등을 분석하게 된다. 한 마디로 이들이 세계 최고 스포츠를 조목조목 해부하는 과학자인 것이다. 프로존과 더불어 다른 시스템까지 활용한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승리를 만든 플레이와 패배를 만든 플레이의 차이점을 발견한다. 


1950년 3월 19일 오후 3:50 영국 공군(RAF)의 회계사 찰스 리프(Charles Reep)는 스윈던 타운과 브리스톨 로버스의 경기를 보러 가서 노트와 연필을 꺼낸다. 그리고 나서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자신만의 기호로 기록한다. 반면에 오늘날 전력 분석관들은 컴퓨터 시스템에 의존한 방식으로 경기를 기록한다. 지난 수십년간 리프는 2,200경기를 기록했으며 1경기마다 80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특히 1958년 월드컵 결승전은 분석하는데 무려 3달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축구가 예측 불가능하고 굉장히 다이내믹한 경기라고 생각하지만, 리프는 그 와중에도 예측 가능한 패턴과 일정한 법칙이 존재함을 증명해냈다. 평균적으로 9번의 슈팅마다 1골이 나오고 전체 득점의 80%가 4번의 패스보다 적게 연결된 상태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또한 전체 득점의 50%는 골라인에서 30m 떨어진 지점에서 공을 뺏어낸 이후에 만들어낸 득점이며 결국 리프는 지속적으로 패스를 시도하는 플레이 시간을 줄이고 상대 진영에서 공을 뺏어내는 움직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리프가 주장하는 방식의 축구는 롱볼(long-ball game)이라 알려진 전술이 되었다.


롱볼 게임에는 2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보는게 괴롭다는 점이다. 둘째는 롱볼 축구를 지지하는 리프의 통계 자료는 굉장히 단편적이라는 것이다. 2005년 University of British Columiba 의 이안 프란츠(Ian Franks) 교수와 수학자 마이크 휴즈는 2차례의 월드컵 기록을 토대로 나름의 분석을 시행했다. 우선 프란츠와 휴즈가 시도한 데이터 분석은 리프의 분석과 상호호환 될 수 있으나 기록을 더 면밀하게 살펴볼 경우 차이점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리프가 '전체 득점의 80%는 4회 이하의 패스로 만들어진다' 라고 주장한 것은 타당치 않은 주장이었다. 일반적으로 골이 그렇게 나왔던 것이지 4회 이하의 패스가 시도된다고 득점의 확률이반드시 높아진 것은 아니었다. 즉 득점의 빈도가 득점 확률과는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휴즈와 프란츠가 발견한 사실은 더 많은 패스를 성공시키는 팀이 골을 기록할 기회가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물론이죠. 오랫동안 패스를 주고받을 기술력을 갖춘 선수들이 필요한게 맞습니다." 휴즈가 말한다. 그 때까지도 사람들은 뻔뻔하게도 롱볼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 브라질같은 국가들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었다.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언제나 최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할 단계입니다. 그 점에서 리프는 아주 대단한 회계사였죠. 그러나 훌륭한 분석가는 아니었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들에 대한 해석 능력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Cornell University에서 경제학을 담당하며 지난 3년간 축구 통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교수가 말한다. 앤더슨는 리프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분석가들 대다수가 활용하는 다른 가설 설정에 소홀했다고 지적한다. 눈에 보이는 최소한의 변수만으로 최대의 아웃풋을 이끌어내려고 했던 것이다. "리프의 결론은 롱볼 게임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서 말이죠." 앤더슨은 자신의 저서인 <The Numbers Game>에 이렇게 리프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전술을 설명하기 위한 리프의 숫자 데이터 활용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왜냐면 리프는 데이터를 자신의 신념이 맞다고 뒷받침 하기 위해서 활용한 절대론자(absolutist)였기 때문이다. 축구에 대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념을 버렸어야만 했다. 승리를 만들어내는 단 1가지 공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버렸어야만 했고 숫자들을 토대로 다양한 진실과 거짓을 발견하는걸 추구했어야 했다.' 다만 통계가 우리가 놓치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리프의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다시 윌슨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윌슨은 2006년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기게 되었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Football Analytics란 새로운 부서의 최고 분석관으로 임명 되었다. 이 때부터 윌슨은 축구 팀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의 차이를 바꾸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이후엔 어떠한 분석도 없었습니다.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이 선을 그려가면서 감성적인 분석을 하고서 넘어가는게 일종의 문화였습니다. 스스로 게임 플랜이 올바르게 설정되었는지 잘 먹혀들었는지 반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끄는 부서는 일종의 그런 습관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 우리는 하나의 루프를 만들어냈습니다. 1. 경기에서 무슨 플레이가 벌어졌는가 2. 무슨 이유에서 플레이가 나왔을까? 3.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이렇게 분석을 이어가는 것이죠."


당시만 하더라도 시티는 리그 중위권에 위치한 팀이었고 원정에서 좀처럼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팀이었다. 2008년 9월에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의 인수를 통해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 지각 변동을 일으켜냈다. 지금 윌슨은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 퍼포먼스 분석팀(strategic performance analysis)의 매니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5개 부서를 총괄하고 있다. 5개 부서 중에는 팀 퍼포먼스 분석팀(team performance analysis)이 있는데 이 부서는 스포츠 과학자 에드 설리(Ed Sulley)가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매 경기마다 철저한 편집을 통해 팀의 퍼포먼스를 분석하는 세심한 레포트를 작성하는데 여기에는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 생각되는 통계 자료들이 포함된다라인 브레이크(line break) 횟수라던가공을 뺏기거나 뺏어낸 후 20초 동안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서 면밀히 분석한다이들은 전방 1/3지점에서 시티의 볼 소유권에 대해서 집중했고 결국에 경기를 승리하는데 있어서 전방 1/3지점에서 볼 소유권이 강한 상관 관계를 지닌다는 것을 알아냈다. “우리는 상위권 팀이 평범한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때그 지점(전방 1/3지점)에서 점유율을 지배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패스 성공률이 상당히 높았고 특히 전진 패스가 두드러졌습니다그래서 이제 우리는 선수를 영입하는데 있어서 개인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윌슨이 말한다.

 

라인 브레이크 횟수나 전방 1/3지점에서의 볼 소유권은 시티처럼 플레이하는 팀에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으나 다른 스타일의 경기를 펼치는 팀에게는 상관없는 기록일 수도 있다우리는 경기 스타일에 맞춰 통계 자료를 해석할 수 있어야한다어려운 점은 다양한 숫자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수치를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50가지 다양한 변수들에 대해서 고려하기 보다는 우리의 경기 스타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5개의 수치를 발견하길 원하고 있습니다정확한 데이터 공급이 있다면알고리즘을 통해 나오는 통계 자료들은 경기의 승패와 강한 상관 관계를 지니게 됩니다.” 시티의 경기 분석가(match analyst) 페드로 마르퀘스(Pedro Marques)가 말한다.

 

윌슨은 맨체스터 시티가 22경기 동안 코너킥에서 득점이 없었던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따라서 분석팀은 코너킥 득점이 발생한 400번의 장면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코너킥 득점 장면의 75%가 인-스윙(in-swinging) 코너킥에서 나왔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음 시즌 12경기에서 우리는 코너킥으로 9골을 넣었습니다만약 코치들의 직관에만 의존한다면 6명의 코치 개개인의 의견이 다를 것이고 결국 각자의 생각은 버려지기 마련입니다반면에 우리는 아주 명백한(objective) 증거를 토대로 이게 옳은 방식이라 주장했고 그게 맞았습니다.” 윌슨이 말한다.

 

윌슨이 사우스햄턴에서 컨설턴트로 일했을 때그는 프로존의 기계에서 정보를 하드 디스크에 옮겨 담아 다른 10명의 프로존 컨설턴트가 있는 리즈로 복귀하여 밤새면서 데이터 처리를 했고 다시 분석 자료를 사우스햄턴에 가져다 줬다하루에 20시간을 일해야하는 날도 있었다프로존의 CEO인 Ram Mylvaganam은 축구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프로존 사무실 벽에는 아티스트 줄리안 비버(Julian Beever)의 작품이 걸려있는데 그 그림은 오른쪽에서 보았을 경우 3D처럼 보이는 착각을 만들어낸다. Mylvaganam에게 데이터는 비버의 작품과도 같았다제대로 보아야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보면 데이터는 실없는 소리에 그치는 것이었다.

 

Mylavaganam은 경영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에 있으면서 1996년에 프로존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고 당시 과거 에이전트 역할을 하고 있었던 닐 람세이(Neil Ramsay)의 소개로 더비 카운티와 계약을 하게 되었다프로존의 첫 시작은 포터캐빈(임시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차량에 달고 이동 가능한 작은 건물)에 22개의 마사지 의자를 설치하여 의자에서 발산해내는 전기충격을 통해서 선수들의 근육을 풀어주고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일이었다매일 아침 10시 30분에 선수들은 15분간 의자에 앉아 팀의 수석 코치인 스티브 맥클라렌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맥클라렌은 경기 플랜에 대한 비디오 자료를 준비하여 선수들에게 설명한다

 

맥클라렌은 선수들이 모두 집으로 떠난 이후에도 남아서 일을 했다. 2개의 비디오 녹화기기와 스크린을 토대로 비디오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고생하던 것이다그래서 나는 맥클라렌에게 우리 회사 사람들에게 영상 편집을 맡겨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다그러더니 맥클라렌은 이렇게 반문했다. ‘당신들이 좋은 움직임과 나쁜 움직임을 선별해낼 수 있냐고난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Mylavaganam이 맥클라렌과의 이야기를 회상한다물론 맥클라렌이 더 많은 의미를 파악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Mylavaganam은 프랑스에 있는 Video Sports라는 소규모 기업이 트래킹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을 알게 되었고 회사 지분의 25%를 구매하여 프라이드 파크 스타디움(Pride Park Stadium, 더비 카운티의 홈구장)에 카메라 8대를 설치했다. “물론 카메라 기술이 좋지는 않았습니다때로는 우리가 분석을 위해서 영상을 되돌리더라도 선수가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우리는 리즈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했지만 여전히 그 방식은 혁명적인 시도였습니다우리는 축구라는 게임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정의하고 있었으니까요.” Mylavaganam이 말한다.

 

1999년 스티브 맥클라렌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이 데려가게 되고 맥클라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측에 프로존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당시에 더비는 무료로 서비스를 누리고 있었는데 Mylavaganam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정식 계약을 요구하게 된다.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로피를 1개당 50,000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레블을 달성했고 프로존은 이렇게 돈을 벌기 시작했다. 2000년 8월에 프로존은 6개의 프리미어 리그 클럽과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여Mylavaganam과 람세이는 각팀에 프로존 컨설턴트를 파견했다.


2000년 당시 볼턴 원더러스의 감독인 샘 앨러다이스가 Mylavaganam에게 연락을 한다. Mylavaganam은 볼턴과 같이 하부리그에 위치한 클럽이 프로존을 사용할 여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품었으나 동시에 볼턴에서 프로존이 성공을 거둔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레블 못지않게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 생각했다. 볼턴은 하부 리그에서 최초로 프로존을 도입한 클럽이 되었고 결국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프레스턴을 3:0으로 이기면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하게 되었다.


볼턴에서 앨러다이스 감독은 엄밀한 경기 플랜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냈다. 앨러다이스의 보좌진으로는 과거 프로존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팔로우(David Fallows)가 있었고 앞서서 언급했던 설리와 휴즈 아래서 공부한 가빈 플레이그(Gavin Fleig)도 있었다. 앨러다이스 감독과 전력 분석관들은 '판타스틱4'라 불리는 경기를 승리하기 위한 4가지 요소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잔류를 위해서는 38경기에서 최소 16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이었다. 볼턴은 자신들이 선제골을 기록할 경우 70% 확률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한 전체 득점의 1/3 가량의 세트 피스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인-스윙 크로스가 아웃-스윙 크로스보다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인-스윙 킥을 자주 연습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스윙 코너킥을 방어하는 것도 연습하게 되었다. 


또한 앨러다이스 감독은 볼턴이 상대팀보다 속도 5.5m/s 이상으로 뛴 거리가 상대보다 길다면 지지않을 확률이 80%에 육박한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는 항상 롱스로인을 지시했고 만약 그 지시사항을 거부할 경우 앨러다이스 감독은 선수를 미친 듯이 갈궜다. 왜냐면 앨러다이스 감독의 판단으로는 짧은 스로인을 하는게 확률을 스스로 줄이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전력 분석관과 앨러다이스 감독의 오랜 연구 끝에 선수들을 공이 떨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 위치에 배치시켰고 그로 인해 득점 가능성을 높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볼턴은 연속해서 8위 이내로 리그를 마쳤고 이보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클럽은 소위 빅4라 불린 팀 뿐이었다. 2005년에는 클럽 최초로 UEFA컵에 진출했고 2006년도 마찬가지였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2007년 팀을 떠났지만 21경기에서 승점 39점을 획득하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고 볼턴을 떠났다.


앞서 언급한 <The Numbers Game>이란 저서에는 축구에서 기술 못지않게 행운이란 요소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득점 빈도는 적고 경기에서 우연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44%를 차지하고 있다. 우세할 것으로 예상하는 팀이 항상 이기는 것도 아니다. 축구는 우연성이 지배하고 있는 스포츠지만 그렇다고 결과에 데이터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축구에 잠재된 예측 불가능성이 우리가 시행하는 분석을 더욱 의미깊게 만들고 있다. 중요한건 단순히 데이터가 아닌 데이터를 활용해 승리 방정식을 만들어내는 머리를 굴리는 것이다." 앤더슨 교수가 말한다. 





2013년 10월 11일, 잉글랜드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몬테네그로와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른다. 위의 그림은 프로존의 히트맵 기록이다. 빨간 부분은 에베턴 출신의 레프트백 레인턴 베인스가 경기 중에 활동한 영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른쪽 하단을 보면 베인스가 저 위치에서 코너킥을 처리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분석가들은 선수들의 뛴거리가 선수의 개인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고 생각했고 또한 팀의 볼 점유율 수치가 승리와 강한 연관성을 지닌다고도 해석했다. 그러나 오늘날 들어서 그것이 점차 무의미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뛴거리가 아닌 전력 질주 횟수가 더 중요해졌고 전방 1/3 지점에서의 볼 점유율이 승리와 더 높은 연관성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확실한 측정 방법이 경기에 대한 한층 높은 이해를 돕고 있다. 과거 프로존의 이사로 일했던 블레이크 우스터(Blake Wooster)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선수 개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깜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지만, 만약 메시를 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게 할 경우는 어떻습니까? 주변 상황이 없는 철저한 공백 속에서 선수의 재능은 평가내릴 수 없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현재 프로존은 단순한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가 아닌 주어진 상황과 결합한 선수의 퍼포먼스를 측정하기 위한 'Goal Expectation'이라고 불리는 모델을 개발해냈다.


이 모델은 슈팅이 시도되는 위치에 따른 가능성도 계산에 포함하여 골스코어러가 얼마나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측정하게 된다. 지난 시즌에 가레스 베일은 전체 161회의 슈팅으로 21골을 기록했는데 'Goal Expectation' 모델로는 11골 득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베일은 우리가 득점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는 지점, 족히 30야드는 떨어진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한 것이고 그걸 득점으로 연결지었던 것이다. (슈팅 대비 골 수라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상황을 곁들인 기록 해석을 통해서 베일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





여전히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들은 측정되기 어려운 분야에 속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 10시즌간 프리미어 리그 데이터를 통해 분석했을 때 1득점은 평균적으로 승점 1점의 가치를 지녔으나 무실점은 평균적으로 2.5점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우리의 직관과는 다르게 무실점이 실제 득점보다 더 가치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오지도 않는 득점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조금 더 면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고 보이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도 손을 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앤더슨 교수가 말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공격은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토대로 측정할 수 있다. 슈팅, 패스, 크로스, 전력 질주 횟수같은 것들 말이다. 태클, 클리어링, 세이브 같은 기록은 공이 있는 상황에서 측정할 수 있지만 집단의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기록들. 가령 맨마킹, 공간으로 들어오는 패스를 차단하는 것, 수비수의 위치 선정같은 것들은 공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측정하기 까다롭다. 시티의 전력 분석관들은 현재 이 어려운 단계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선수들이 동료들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알아내기 위한 방법을 구상 중입니다. 여전히 많은 분석가들이 개별적인 변수와 선수 행동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제 우리의 핵심 목표는 이것이다 하고 선수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마르케스가 말한다.


아래는 앞서 언급한 잉글랜드와 몬테네그로 경기에서 후반전 토트넘 핫스퍼의 안드로스 타운센드의 전력 질주를 기록한 자료이다. 노란색은 4~5.5m/s의 속도, 주황색은 5.5~7m/s, 빨간색은 7m/s 이상의 속도를 낸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2011-2012시즌 매주마다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 뱅상 콤파니는 동료 수비수들과 함께 전력 분석관과 경기 분석에 동참해 자신들의 퍼포먼스에 대해 평가받았다. 윌슨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한다. "선수들은 비디오와 통계 자료를 보면서 질문을 던집니다. 상대의 압박이 효율적인게 맞는지, 그로 인한 실책이 얼마나 나왔는지, 공을 빼앗길 경우 10초 내에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분석을 통해서 수비 전술을 설정하게 됩니다. 굉장히 우수한 분석팀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만약 거기서 생산해내는 유의미한 데이터가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을겁니다."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에서 최소 실점을 기록한 팀이 되었고 윌슨은 "우리는 수많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수많은 찬사가 피치 위에서 고생한 이들에 대해 돌아 가야하겠지만, 30%는 우리가 철저하게 준비하여 선수들의 잠재 능력을 최대화시킨 것 때문 "이라고 자평했다. 


윌슨은 가장 중요한 경기인 QPR전을 시청하지 못했다. 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동률 상황에서 골득실 차이로 우승을 확정지었는데 전반전에 맨체스터 시티가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전에 QPR이 2골을 기록했고 추가 시간이 2분 지난 상황에서 시티의 에딘 제코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 때 유나이티드는 리그 최종전을 승리로 마쳤고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우승으로 시즌이 종료될 것이었다.


아래는 몬테네그로전 웨인 루니의 움직임을 기록한 것이다. 다니엘 스터리지와 대니 웰백이 최전방에서 뛰면서 루니는 조금 더 자유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제코의 득점이 나온지 2분 후에 세르히오 아게로가 충분히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았다. 앞에서 언급한 프로존의 'Goal Expectation' 모델에 따르면 공을 처음 받은 상황에서 아게로는 12%의 득점 확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게로는 바로 슈팅을 시도하지 않고 조금 더 전진한 위치, 본인의 득점 확률이 19%로 상승하는 곳에서 슈팅을 시도해 공은 결국 그물에 꽂히고 말았다. 




출처 : https://elitesportconsulting.wordpress.com/2014/01/04/data-analytics-in-foot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