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tthew Syed

 

지난 9월 미래의 기술에 대한 행사에서 MS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나는 그에게 어떻게 MS의 변신을 지휘했는지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은 아주 간결했다. "MS의 옛 성공이 혁신을 막았다. 우리만의 방식에 갇혀 있었다. MS는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조직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로는 새로운 배움과 성장을 멈춰버렸다."


"성공은 혁신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란 말은 비즈니스에서 잘 알려진 개념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다른 분야, 축구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르센 벵거가 잉글랜드에 도착했을 당시 그는 아주 혁신적인 인물이었다. 어린 선수에 아주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고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목마른 사람이었다. 벵거는 스포츠 과학과 선수들의 체계적 영양 관리를 도입했고 그 외의 부분에서도 남들보다 앞장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벵거에게 성공이 따라왔다. 벵거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는 남들보다 시대에 앞서있다."


MS와 비슷하게 아스날 역시 (아스날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바로 그) 방식에 갇혔다는 것이 문제다. 심리학적으로 살펴볼 가치가 있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위대한 성과를 이뤄냈다면, 틀림없이 당신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일 것이다. 또한 당신은 비위에 맞춘 수많은 찬사와 비평을 받는 입장이 된다. 그런데 당신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경쟁자들이 무엇을 하고있는지, 다른 산업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다른 이들이 당신의 성공을 구경하기 위해 줄지어 서있게 내버려두면 안되는 것이 아닐까?


MS의 천재적 신화에 홀딱 넘어가버린 경영진이 바로 MS의 문제였다. 그들은 MS 밖의 세상을 보지 않았다. MS의 하급 사원들은 생산 라인 개선을 요청했지만, 위에서는 생산 라인 개선을 혁신의 기회로 여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들의 요구가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고위 간부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완제품 상태로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향후 발전에 아주 중요한 내부 토론 문화가 멈춘다. 고객들이 소비를 멈춘다면, 그것은 제품의 결함 때문이 아닌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무지함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은 절대 잘못이 없다는 믿음의 결과 비난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벵거의 완고함, 벵거의 관점에 도전하지 못하는 스태프들의 무능력, 이적시장에서 벵거가 보여준 기대이하의 실적, 변하지 않는 벵거의 트레이닝 지도 방식. 이 모두가 앞서 언급한 이야기와 동일한 프리즘을 관통하여 보여지는 것 같다. 부임 초기 벵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14년간 아스날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고 종종 우승에 도전조차 못하고 있다. 축구는 변화했으나 아스날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제서야 아스날은 벵거와의 작별을 준비하며 새로운 스태프를 고용하고 있으나 벵거가 존재하는 한, 그들의 투입이 유의미할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어쩌면 조세 무리뉴의 커리어도 벵거과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무리뉴 역시 초창기에 끊임없이 혁신하는 인물이었다. 무리뉴는 다운 증후군 아이들을 지도하는 체육 교사로 지도자의 길을 시작했다. 2015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무리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이들을 기술적인 부분에서 도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덕분에 성공했다. 아이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을 형성했고 오로지 그 관계만으로 작은 기적을 이뤄냈다. 아이들을 향한 애정, 손길, 공감 같은 것들 말이다."


무리뉴는 매니지먼트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 출신인 무리뉴의 아버지는 한 구단의 감독이었고 무리뉴는 아버지를 위해 스카우팅 리포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무리뉴는 오바렌스(Ovarense)에서 스카우터로 일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보비 롭슨과 루이 반 할의 지도를 받으며 그들의 지도 철학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세심한 부분에 집중하는 무리뉴의 능력은 아주 유명하다. 무리뉴가 포르투에 도착했을 때, 선수들은 무리뉴의 예지력을 경험했다. 단단한 수비 조직과 세심한 경기 준비로 무리뉴는 포르투를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무리뉴는 뛰어난 감독이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무리뉴의 방식에 두드러진 진전이 없었음을 부정하는건 오직 무리뉴의 열렬한 추종자들 뿐이다. 어떤 이는 과거에 통했던 수비적 전술에 무리뉴가 판에 박힌 듯이 의존하는 성향에 대해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단기적인 성공을 가져오고 몇시즌 이후 자체적으로 파멸했던 과거와 비슷한 선수 영입 패턴과 더 이상 신선하지 않은 동기부여 방식을 볼 수 있다. 항상 새로운 시야를 추구하는 펩 과르디올라처럼 기꺼이 자신을 해체하던 무리뉴가 이제는 변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


무리뉴 추종자들은 패배의 원인을 (심판, 저널리스트, 볼보이, 금전적 지원 부족 등...) 외부에서 찾는 그의 성향을 두고 "선수들이 비난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함" 이라 오랫동안 주장했다. 하지만 상황이 안좋을 때, 무리뉴는 공개적으로 팀을 혹평한다. 따라서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 설득력 있는 주장은 이렇다. 무리뉴는 본인의 천재성에 넘어갔다. (그래서 패배의 요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다.) 만약 무리뉴가 지구 상에 존재했던 모든 감독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스페셜한 감독이라면, 그 때 패배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다.


구단에서 하나의 왕조를 구축하며 성공하기 위해선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대학농구의 위대한 감독인 존 우든(John Wooden)은 빠른 템포의 압박과 풀-코트 압박(full-court press)로 농구 경기를 혁신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에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모든 문제점, 모든 패배를 배움의 기회로 생각하며 (패배를) 반겼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의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기 전까지 당신은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다." NFL의 빈스 롬바르디(Vince Lombardi), 시카고 불스에서 6번의 NBA 챔피언십 우승과 LA 레이커스에서 5번의 우승을 이끈 필 잭슨(Phil Jackson)의 스토리도 똑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조크 스테인(Jock Stein) 역시 언급할 수 있다. 1967년 셀틱의 유러피언 컵 결승골 주인공인 스티비 차머스(Stevie Chalmers)는 조크 스테인이 끊임없이 혁신하는 감독이라 말했다. 스테인은 1966년부터 1974년까지 스코티시 리그 챔피언십에서 9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리스본에서는 셀틱에게 영광스런 승리를 안겼다. 그는 셀틱에서 훈련과 전술을 계속 혁신했고 사람들 다루는 면에서도 귀신이었다. 스테인이 스코틀랜드 감독일 당시 그의 수석코치였던 알렉스 퍼거슨 경은 스테인을 "one-man university" 라고 표현했다.


퍼거슨 역시도 스스로 발전하는 인물이었다. 마이클 모리츠와 공동 집필한 <리딩; Leading>에서 퍼거슨은 자신이 '현실에 안주하는 바이러스'와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모리츠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퍼거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 홀로 투쟁했다. 우승을 차지한 이후, 퍼거슨의 최우선 과제는 본인의 지위 확대가 아니었다. 지금보다 더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것이었다." 퍼거슨은 유나이티드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계속해서 혁신했다.


퍼거슨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자신의 생각을 감독에게 말하도록 권장했다. 이렇게 퍼거슨은 낡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퍼거슨은 (스태프들과) 상대팀 라인업을 예측하는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모리츠는 퍼거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강력한 지도자에게는 감히 도전할 수 없을거라는 사회적 통념이 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지도자야말로 자신에 대한 도전에 가장 개방적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개방적이기 때문에 그들은 일을 올바르게 처리할 수 있다. 퍼거슨은 반란을 용인하지 않았으나 반대 의견은 언제나 환영했다."

 

계속 발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하며 과거 성공적이었던 방법에 의문부호를 던져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 혁신은 경쟁이 펼쳐지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다. 나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일하는지, 스포츠쪽에서 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정체는 예정된다."

 


 

출처 : https://www.thetimes.co.uk/article/matthew-syed-arsene-wenger-and-jose-mourinho-stopped-adapting-and-started-stagnating-fb3w5vmxz?utm_source=Direct





by Jonathan Wilson


지금으로부터 3주 전, 아르센 벵거는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은 특히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했었다. 


벵거의 발언은 발언 시점에도 흥밋거리였으나 오히려 그 이후로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말로 아스날의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사실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역습이 위협적인 팀 중 하나인 리버풀을 상대하는 바로 이번 경기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쉬코드란 무스타피의 몸상태가 충분히 회복된다면,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로 백3 카드를 꺼낼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번째 실점에 관여한 무스타피는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고 아스날은 무스타피를 빼고 백4로 전환하여 이후 상대의 역습으로 추가실점하기 전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 역습에 의한 실점은 예외로 두어야 한다. 백3가 아닌 익숙한 4-2-3-1이었고 아스날은 이 시스템에서 여전히 상대의 역습에 취약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환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소유권을 내준 결과, 아스날은 경기 초반부터 2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이는 벵거가 그 이전에 언급했던 전형적인 역습 상황과는 다른 유형의 상황이었다. 같은 팀 동료들이 앞으로 전진하는 상황에 수비진에서 공을 상대에게 내주어 실점하는 것은 포메이션과 큰 관계가 없다.


아스날이 6-0으로 승리한 바테 보리소프전처럼 라인업 변화가 큰 유로파 리그에서는 아직 백4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아스날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도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이번에도 경기초반 수비진에서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어처구니 없게 내주고 말았다. 벵거는 64분에 백4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고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와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그 이후 아스날은 3경기 연속해서 백4 시스템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3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마감했지만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 3경기에서 아스날의 경기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튼전에서 백4를 사용했던 시간의 리듬만 못했다. 그렇지만 위험지역에서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어리석은 행동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결과가 던지는 메세지는 혼란스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있을 때쯤 벵거는 마치 백3 시스템을 매번 사용할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추격해야하는 상황, 상대팀이 위협적인 역습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 벵거 스스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벵거는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4-2-3-1 시스템으로 시작한 경기에서는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깨진 모습이었다.


물론 이것은 단순 포메이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웨스트 햄과 뉴캐슬을 상대로 잭 윌셔가 멋진 활약을 펼쳤으나 아론 램지의 부재, 그라닛 쟈카와 램지의 파트너십 붕괴는 미드필드 지역의 불균형을 야기했을 것이다. (아스날의 상대팀을 이끈) 데이빗 모예스와 라파 베니테즈가 과거에 비해 즐거운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스날의 답답한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과거 에버튼을 리버풀보다 더 높은 순위로 이끌었던 모예스와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베니테즈의 이름은 벵거의 코멘트에서 또 다른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과거에 벵거는 상대의 역습을 걱정하지 않았다. 아스날이 역습의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스날의 인빈시블 팀(The Invincibles team)은 티에리 앙리, 로베르 피레, 프레딕 융베리가 역습 상황에서 전진할 때 가장 신나고 위협적인 축구를 펼친 팀이었다. 패트릭 비에이라와 질베르투 실바가 허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기에 상대팀은 아스날의 역습을 두려워했다. 과거의 아스날은 우아하면서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팀이었다.


아스날은 2006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 이후로 하락했다. 새로운 경기장 건설과 같은 재정적인 문제로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부임 이후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종전의 방식을 버리고 키작은 창조자들만 수집하기 시작한 벵거의 결정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매를 다룰 줄 아는 새 장인이 갑자기 카나리아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


지금까지 벵거는 상대가 역습으로 아스날에게 골을 넣는 것을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벵거가 너무 늦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논쟁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쟁점은 남아있다. 만약 지금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대비하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것이 다가오는 리버풀전에 벵거가 펼쳐야하는 축구이다. 최근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할 때마다 리버풀의 속도에 황폐화되었다. 만약 무스타피의 출전이 불가할지라도 또 그것이 페어 메르테사커 혹은 롭 홀딩의 출전을 의미할지라도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역습을 막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 리버풀의 역습을 대비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dec/21/arsene-wenger-counter-arsenal-confusion




 


   

    

 


 

by Charlie Eccleshare


풀백이 가장 하찮은 포지션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안루카 비알리는 풀백은 윙어가 될만한 기술력이 없는 선수, 센터백이 될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한 선수가 하는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이미 캐러거 역시 "개리 네빌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없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풀백은 이제 더 이상 겉도는 인물이 아니라 피치 위 핵심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 풀백 영입에만 £210m을 투자한 것을 고려한다면, 풀백은 전세계가 탐내는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활발한 공격수


아르센 벵거는 1996년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선수들이 닭고기와 감자튀김으로 구성된 식단을 섭취하는 것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었다. 


벵거는 구단의 믿음직한 수비수이나 극히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고 있던 나이젤 윈터번(Nigel Winterburn)과 리 딕슨(Lee Dixon)을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벵거는 두 선수에게 90분 내내 측면을 타고 움직이길 요구했다. 벵거의 요구를 수행하기 위해선 짧은 거리를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스피드와 엄청난 스태미나가 필요했다.


"조지 그라함(George Graham) 이 감독일 때, 공격 상황에 충분히 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꾸중을 듣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벵거가 부임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벵거는 우리에게 앞으로 전진할 자유를 줬고 빠른 속도로 앞쪽, 측면 넓은 공간을 향해 전진하라고 요구했다. 예전에는 딕슨이 전진했을 때, 내가 후방에 남아있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 둘은 공격 상황에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갔다." 윈터번이 말했다.


벵거가 변화를 시도하자, 다른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과거 아스날의 스카우터이며 토트넘과 리버풀에서 풋볼 디렉터(director of fooball) 직책을 담당했던 다미앙 코몰리(Damien Comolli)는 과거에는 풀백이 6:4 혹은 7:3 비율로 수비에 더 높은 비중을 두었다면, 이제는 그 반대로 공격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격을 지원하는 풀백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대지만, "요즘 풀백들은 상대를 몇번 막아내는 것보다 크로스를 몇번 올리는지로 평가받는다." 라고 주장하는 캐러거의 발언처럼 여전히 수비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풀백은 물리적 힘과 수많은 거리를 전력 질주로 뛰어다닐 활동량을 요구받는 포지션이다." 라고 코몰리가 평가했고 그는 애슐리 콜(Ashley Cole)이 풀백으로 아주 적절한 예시가 될 것이라 말했다.


"풀백에게 상당한 수준의 공격 가담을 요구하며 풀백에게 측면을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에게 공을 뺏겨 수비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이 다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와 수비를 해주길 바란다. 풀백 1명에게 2가지 포지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1개만 잘하면 되는 시대였다. 다른 포지션보다 풀백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더 많다. 특히 공을 뺏긴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본래 위치로 돌아오기 위해선 30~40야드를 전속력으로 후퇴해야 한다. 고로 풀백이 전력 질주로 누비는 뛴 거리 역시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코몰리가 말했다.


딕슨은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풀백은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측면 플레이어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풀백이라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엄청나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움직임이 당연스럽게 요구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풀백이 커버해야하는 범위가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전력 질주를 하는 횟수도 늘어났기에 자신의 포지션에서 뛰기 위해선 뛰어난 활동력이 필요해졌다. 지난 3시즌 사이 상위 4개 구단 풀백의 스프린트 횟수는 12% 증가했고(49.52회→55.3회) 경기당 뛴 거리는 0.4km 상승했다. (9.53km→9.93km)


기술력 요구


이제는 덩치만 가지고 풀백을 보는 시대가 아니다. 공을 다루는 능력은 아주 값진 능력이 되었다. 소위 "빅-6" 라 불리는 구단이 본래 윙어인 선수를 풀백 혹은 윙백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애슐리 영,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제임스 밀너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라.


"이제는 풀백이 숏패스 게임에 참가하거나, 파이널 서드(the final third) 지역까지 드리블하는 모습, 조화 플레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지 크로스 올리는 것만 기대했다면, 이제는 동료 선수와 원투를 주고 움직이거나 좁은 공간에서도 스루패스를 넣을 줄 아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코몰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토트넘에 있을 때, 우리는 2006년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우리 팀의 풀백은 폴 스톨테리(Paul Stalteri)와 이영표였다. 두 선수는 지금 스퍼스에서 뛰고 있는 풀백들과는 다른 선수고 감독 역시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두 선수에게 주문했다." 


풀백에게 추가적인 것들을 요구하면서 점차 풀백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풀백을 찾고 있다. 이제 풀백은 피치 높은 곳에서 공을 받고 있으며, 과거보다 공을 더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과거 사우스햄턴의 스카우터인 필 스프레드베리(Phil Spreadbury)가 말했다. 필은 루크 쇼가 8살일 때, 쇼를 스카웃한 인물이다.


이제 풀백은 드리블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10년 사이 풀백의 경기당 평균 드리블 횟수는 0.59회에서 0.87회로 상승했다. 또한 상대팀 진영에서 패스를 하는 비율 역시 과거에 비해서 상승했다. 지난시즌 탑4 구단의 풀백(윙백)이 상대진영에서 시도하는 패스 횟수가 2006/2007시즌 대비 약 10% 증가했다. (54.58%→64.87%)

 

전술적 유연성

 

이 시대의 감독들 중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아마 풀백의 가치를 가장 잘 알아본 감독일 것이다.


과르디올라 팀의 풀백은 팀의 예비 윙어나 다름없이 경기를 펼친다. 거기에 과르디올라는 풀백이 경기장 중앙으로 이동하여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해주길 요구한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그렇게 활용했다. 과르디올라의 풀백 활용은 상대 측면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든다. 과르디올라의 팀이 A라 하고 상대팀을 B라 하자. A의 풀백을 따라 B의 윙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면, B의 풀백은 A의 윙어를 1:1로 상대해야 한다. 여기서 B의 윙어는 딜레마에 빠진다. A의 윙어를 막기 위해 측면에 그대로 붙어있으면, 중앙 포지션에서 A의 풀백이 무방비 상태로 플레이를 펼친다.


올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펩은 비슷한 전략을 활용한다. 첼시를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한 파비앙 델프, 카일 워커의 히트맵, 볼터치 기록을 보라. 두 선수는 피치 중앙에서 공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풀백의 위치와 측면 미드필더 위치에서도 공을 잡았다. (워커의 볼터치 맵 / 델프의 히트맵)

 

 

 


결국 풀백은 지금 1경기에서 각기 다른 3가지 포지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스프레드베리는 과르디올라의 아이디어가 잉글랜드 내로 퍼지고 있으며, 결국 풀백의 역할은 점점 더 유동적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아카데미팀 경기에서 풀백들이 전진하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스퍼스에서 선보이는 것처럼 높은 위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백4는 백4가 할 일, 미드필더는 미드필더가 할 일, 스트라이커는 스트라이커가 할 일을 해내면 그걸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는 팀 전체가 하나의 유닛이 되어야 한다."

 

시장가치


각 구단이 풀백 영입을 위해 투자하는 자금을 살펴보면, 지금 풀백이 어느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비싼 풀백 11명 중 5명의 선수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탄생했다. 첼시가 윙백 전략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제 여러 구단이 뒤늦게나마 풀백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벤자민 망디, 다닐루, 워커 영입에만 £130m을 투자했고, 스퍼스는 세르주 오리에 영입에 £23m, 첼시는 다비데 자파코스타 영입에 £23m을 투자했다. 

 

 

 


"풀백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정말 많기 때문에 탑-클래스 풀백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라이트백 자원이 부족하다. 자파코스타 딜은 유럽 전체를 놀라게 만들었다. 오리에는 매우 좋은 선수지만, 피치 밖에서 문제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스퍼스는 (좋은 풀백을 영입하기 위해) 기꺼이 막대한 금전적 도박을 감행했다. 만약 라이트백 자리에 선택지가 많았다면, 스퍼스는 오리에를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첼시 역시 자파코스타 영입에 그 정도로 많은 돈을 투자하진 않았을 것이다." 코몰리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뛰어난 라이트백을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그들은 결국 위험을 감수하는 영입을 해야만 했다."


풀백은 이제 화려한 포지션이 되었다. 따라서 "개리 네빌처럼 되고 싶은 선수는 없다." 란 말이 앞으로는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지금, 어린 아이들이 넥스트 망디 혹은 넥스트 워커가 되길 바랄 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7/10/13/full-backs-became-footballs-important-players/




 

 

by Jonathan Wilson

 

시즌이 막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은 익숙한 약점을 보여주고 있다.

 

백3 전환은 결국 특효약이 아닌 것으로 판결이 났다. 아직 평가하기 이른 감이 있으나 아스날이 오늘날 유행하는 전술로 변화한 것 (백3 사용) 조차도 언제나 4~5월에 성적 호전을 이뤄내는 아스날 흐름의 2017년 버전에 그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구도 '평범함'을 이렇게 잘 화폐화시키진 못할 것이다 : 아스날은 시즌티켓 판매를 극대화시킬 적절한 타이밍에 팬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마구 발산하는데 마스터가 되었다. 

 

지난 토요일 스토크 원정은 아스날에게 불운한 날이기도 했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득점은 한끝 차이로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었는데 정말 미세한 차이였기 때문에 다른 부심이라면 그 장면에서 온사이드라고 판정할 가능성이 있었다. 아스날의 유효 슈팅은 6개인 반면, 스토크의 유효 슈팅은 4번 밖에 없었다. 유효 슈팅으로 비교하는게 다소 구식이라면, xG 비교는 어떨까? 아스날은 xG 분석에서도 1.74 대 0.68로 스토크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어쩌면 가끔씩 찾아오는 안 되는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필 스토크 원정일 때, 아스날에게 그 안 되는 날이 찾아온 것일 수 있다.

 

아스날은 이제 선수 영입에 비교적 큰 돈을 지출하고 있고 마침내 높은 수준의 센터-포워드를 영입했다. (물론 라카제트가 박스 바깥에서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지만) 또한 아스날은 마침내 신체 조건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선수 세아드 콜라시나치를 영입했으며 팀을 나가고 싶어하는 선수를 보내지 않고 붙잡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아스날에게는 중앙 미드필더를 지휘할 선수가 없다. 지금껏 임시방편으로 땜질을 해왔지만, 아스날은 결코 패트릭 비에이라를 완전히 대체한 적이 없었다. 아스날이 비에이라를 대체하지 못했다는건 결코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지루함을 느끼게 할만한 주제이나 10년 넘게 아스날의 문제로 남아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끈 오트마르 히츠펠트는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 지역을 레드 존(red zone) 이라 자주 표현했다. 팀의 최우선 과제는 그 지역을 항시 보호하는 것이었다. 최대한 상대가 그 지역에서 슈팅, 패스, 드리블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압박, 라인 사이의 공간을 죽이는 대열을 완성하기, 1명 이상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그 레드 존을 방어할 수 있다. 그렇게 레드 존에서 상대팀 선수를 아군 중앙 수비수 혼자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든다.

 

3-4-2-1 포메이션에서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3명의 중앙 수비수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팀은 안정적인 토대를 갖춘다. 이는 최근 3-4-2-1 포메이션이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다. 3-4-2-1 포메이션은 W-M 포메이션을 기초로 하여 풀백이 자신의 수비적인 임무에서 벗어나 센터백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는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시즌이 끝날 무렵, 이러한 형태는 아스날에게도 안정성을 부여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개막주부터 레스터 시티가 아스날의 공간을 휩쓸고 다녔고 아스날의 홀딩 미드필더인 모하메드 엘네니, 그라닛 쟈카는 너무나 자주 레스터 진영까지 전진했다. 스토크와의 경기도 마찬가지였고 헤세 로드리게스는 그 공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물론 헤세의 결승골 장면은 아스날의 형태 문제보단 쟈카가 집요하게 헤세의 질주를 추격하지 않았다는 기본적인 임무 실패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쟈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시즌 쟈카는 거의 90%에 육박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경기당 2.4회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지만 점점 쟈카는 집중력을 잃고 본인 뒤에 위치한 수비수를 상대팀 선수에게 노출시키고 있다. 물론 쟈카의 역할이 공을 순환시키고 아스날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고 주장하며 그를 옹호할 수는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그의 임무가 무엇이든간에 중앙 미드필더라면 헤세가 그렇게 나홀로 아스날의 박스 안으로 침투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만약 공을 순환시키고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쟈카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왜 쟈카 옆에 공을 따내기 위해 싸우는 탄탄한 선수, 상대의 공격 과정에서 방파제가 되어줄 선수를 세워두지 않는 것인가. 지금 언급한 문제는 메수트 외질의 수비 커버가 넓지 않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훨씬 중대한 사항이다.

 

세상은 점점 만능형 선수를 원하고 있고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에게는 패스는 물론이거니와 기본적인 수비 임무까지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아스날은 점점 시대에 뒤쳐져가는 듯하다. 아스날의 문제는 아르센 벵거가 문제를 완화시켜줄 홀딩 미드필더 영입을 거부함으로써 악화되었다.

 

일요일 안필드 원정을 떠나는 아스날은 리버풀에게 특히 더 약점을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에도 아스날은 리버풀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7골을 허용했다. 2경기 모두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아스날의 취약 지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며 만약 아스날이 이번 경기에서도 수비수의 앞 공간에서 초래하는 위협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수비 뒷 공간에서 훨씬 더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다. 수비수가 피르미누를 따라 움직이면 리버풀의 측면 공격수가 침투할 공간이 발생한다. 모하메드 살라의 합류로 리버풀은 양쪽 측면에서 모두 빠른 발을 보유하게 되었다. 일요일 경기는 아스날이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한 번 실패하는 엉망진창인 날이 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aug/25/arsenal-midfield-weakness-tactics-vieira-xhaka-wenger

 

 

 




by Jonathan Wilson


벵거가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은 아스날을 백3 시스템을 쓰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현재 백3가 유행을 타고 있으며, 이제 벵거의 팀도 윙백을 사용하고 있다.




1996년 9월 아스날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UEFA컵 2차전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독일 원정을 떠났다. 아스날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아르센 벵거는 경기를 관전할 뿐 주말에 있을 선덜랜드와의 경기부터 정식적으로 지도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프-타임 스코어는 1-1로 아스날은 합계 스코어 3-4로 지고 있었다. 당시 임시감독을 수행하고 있었던 팻 라이스의 말에 따르면, 벵거는 하프타임에 관중석에서 내려와 '1~2가지 조언'을 했다.


아스날은 이 경기를 3명의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며 시작했다. 윙백 포지션에 마틴 키언, 나이젤 윈터번이 있었으니 이것을 백5라 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라이스는 "벵거는 백4로 시스템을 바꾸고 측면 공격을 활발히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물론 그의 조언을 시행에 옮겼습니다." 라고 말했다. 후반전 시작 후 단 4분만에 폴 머슨이 2-1로 앞서나가는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아스날은 상대의 역습에 2골을 내주면서 3-2 스코어로 패배했다.


벵거는 2-0 스코어로 승리한 선덜랜드와의 토요일 경기 프로그램 노트(programme notes)에 백3 시스템은 시대에 뒤떨어진 시스템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그는 다른 유럽 대륙 구단들이 백4를 선택하는 상황에 점점 더 많은 잉글랜드 구단들이 스위퍼와 윙백을 사용하는 유럽 대륙의 '구식'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했다.


이것은 벵거가 아스날 감독으로 처음 던진 주요 논쟁거리였다. 토니 아담스는 백3 시스템을 편하게 느꼈는데 신임 감독이 쓸데없이 시스템에 참견한다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일단 벵거는 한 발 물러나 계속해서 3명의 중앙 수비수를 기용하며 시즌을 소화했다. 하지만 1997/1998시즌 개막부터 그는 자신의 길을 걸어갔고 아스날에 백4를 주입시켰다. 그리고 1997/1998시즌 아스날은 더블을 달성했다. 그 때부터 약 2주 전 아스날이 미들즈브러에게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벵거는 줄곧 백4를 유지해왔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벵거는 20년 후에 급진적인 변화를 감행한 것일까? 백3 시스템을 선택한 것은 벵거의 필사적인 노력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당한 패배는 너무나도 좋지 못했고 아스날은 확실히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했다. 또한 이변화는 벵거가 3-4-2-1 시스템이 유행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며, 상대의 역습을 어렵게 만들고자하는 현대적인 전술적 풍조를 벵거가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브랜단 로저스가 시도했던 이 시스템은 이제 큰 전술적 기반이 되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 사항은 백3 그 자체보다는 2명의 창조자(two creators) 활용에 있으며 2명의 창조자는 인사이드-포워드 포지션에 효율적으로 위치하게 된다. 2명의 선수는 상대 입장에서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은 자리에 배치된다. 이들을 홀딩 미드필더가 막아야할지, 풀백이 막아야할지, 센터백이 막아야할지 혼란스러워진다. 그 결과 전통적인 10번 혼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 크리스마스 트리(4-3-2-1) 전략을 사용했던 이들이 깨달은 사항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시스템의 문제는 측면 활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고 공격적인 풀백이 있을 때나 어느 정도 선에서 만회가 가능했다. 풀백을 위로 올리는 것은 그들을 윙백처럼 사용하는 것이며 미드필더 한명을 수비 라인으로 내려 공간을 커버하게 되었다. 그 미드필더는 결국 3번째 센터백이 되었고 이로써 측면 활용뿐만 아니라 5명이 형성하는 수비적인 블록(2명의 홀딩 미드필더와 3명의 중앙 수비수)까지 잡는 결과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3-4-2-1 포메이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는 올시즌 첼시를 막기위해 8명의 감독이 3-4-2-1 시스템을 사용했다는건 유익한 사실이다. 첼시와 똑같이 3-4-2-1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윙백끼리 서로 상대하고 홀딩 미드필더 2명은 상대의 인사이드-포워드를 막는다. 1명의 센터백이 상대팀 최전방 공격수에 대응하고 남은 2명의 센터백이 미드필드 진영과 수비를 오가며 공수 양면에 걸쳐서 활약한다. 


어떠한 시스템이 자신의 완전한 거울상을 만나게 되면 점차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을 막는 것은 그것을 철저하게 똑같이 시행하는 것 그것보다 보다 더 잘하는 것이다.


벵거가 선덜랜드와의 경기 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당시의 3-4-1-2 시스템은 빠르게 퍼져나간 백4 시스템, 하이프레싱(high press), 형태의 변화보다는 경기 스타일의 변화에 의해 사라졌다. 하지만 오늘날 백3 시스템은 이미 압박 속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포메이션도 결국에는 상대의 인사이드-포워드를 잡기위해 3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한 시스템 혹은 토니 퓰리스와 조세 무리뉴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사용했던 작전 (백4와 윙백간의 간격을 좁힌 형태) 에 패배할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가 윙백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공격법을 고안하여 윙백의 전진한 포지션이 장점보다는 취약점이 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벵거는 3-4-2-1 포메이션이 상대가 다루기 가장 까다로운 포메이션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과 동일한 포메이션으로 싸울 듯한 벵거의 위험은 같은 포메이션의 충돌이 단지 아스날의 부족함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 뿐이다. 각 지점에서 맞대결이 펼쳐질 경우, 토트넘은 현재 아스날보다 훨씬 강하고, 빠르고, 공격적인 팀으로 보인다. 지난 일요일의 맨체스터 시티처럼 토트넘은 너그럽게 경기하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유행 속으로 뛰어든 벵거지만, 그것을 망설였다는 것이 벵거에게는 훨씬 큰 위험이 아닐까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apr/28/arsene-wenger-arsenal-back-three#img-1

2등분 된 축구 감독의 커리어

Financial Times 2016. 9. 4. 10:11 Posted by Seolskjaer




by Simon Kuper (2016년 4월 22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3일마다 매 경기를 승리해야하는 환경에서 2차례나 개척자가 될 수는 없다.



루이 반 할과 아르센 벵거는 한 때 축구계 가장 혁신적인 감독이었다. 60대에 접어들었지만 두 감독은 언제나처럼 열정적이다. 하지만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벵거의 아스날은 지속적인 평범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에 그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개척자가 맞이하는 저주를 만났고 그 저주는 이제 두 사람의 축구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축구계 혁신적인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예측가능한 커리어를 보낸다. 혁신자는 업계의 특징을 수년간 공부하고 과거 세대의 혁신자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훔친다. 1960년대 10대 소년이었던 반 할은 암스테르담 동쪽에 거주하며 아약스 스타디움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위대한 리누스 미헐스가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을 눈에 담았다. 마찬가지 일화가 30년 후에도 이어졌다. 반 할이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직을 수행할 때, 젊은 통역가 조세 무리뉴와 캡틴 호셉 과르디올라는 반 할의 지도방식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젊은 혁신가는 이미 자신의 방법론을 확고히 세우고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다. 1991년 40세의 나이로 아약스의 감독이 된 반 할은 이미 축구계에 20년을 몸담은 사람이었다. 반 할은 부임 초기를 이렇게 회상한다. "나는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펼쳐야할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있고 1군 선수들은 그런 감독의 요구에 대처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아주 큰 변화를 시행한다. 37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감독이 된 과르디올라는 급진적인 방법의 새로운 '프레싱'을 소개했다. 또한 과르디올라는 오른쪽 윙어였던 메시를 처진 센터-포워드로 바꿔놓았다. 과르디올라는 첫 3시즌간 2차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조세 무리뉴와 반 할이 UE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기에 과르디올라의 혁신은 두 사람보다 조금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벵거는 비교적 늦게 빅클럽에 도달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46세에 아스날 감독이 되었지만 벵거 역시도 바로 선구자가 되었다. 그는 프로선수들이 경기 전에 섭취하던 식단과 싸워야 했으며 선수들에게 채소를 권장했다. 통계를 도입했으며 잉글랜드가 아닌 프랑스에서 스카우팅을 해오면서 다른 라이벌 클럽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는 젊은 혁신가들은 때때로 우쭐거린다. 41살 무리뉴는 자신을 '스페셜 원'이라 불렀고 반 할은 기자에게 "내가 너무 똑똑한건가? 아니면 자네가 멍청한건가?"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업적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보통 혁신자들은 40대에 커리어 정점을 찍는다. 축구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패턴이 보인다. 듀크 대학의 비벡 와드하(Vivek Wadhwa) 교수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12개 분야의 549개 기업을 연구했다. 그는 회사가 창립될 때 평균적인 사업가의 나이가 40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른 시점에 큰 성공을 거둔 혁신가들은 빅클럽의 손아귀에 잡혀간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그의 혁신적 사고는 예전만 못하다. 3일마다 경기를 이겨야만 하는 곳에서 2차례나 혁신자가 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최상위권에서의 삶은 어렵다. 충직했던 스태프들은 점차 진부해져가고 만약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그 운은 평균을 향해 회귀할 것이다. 동시에 다른 감독들이 아이디어를 도둑질해갈 것이며 새로운 젊은 혁신가가 또 등장하게 된다.


혁신가들은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모해 버린다. 마르티 페라르나우의 <펩 컨피덴셜>에서는 "지쳤고 새로운 전술적 아이디어가 없어서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라는 과르디올라의 고백을 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혁신가는 최상위 클럽 생활을 오랫동안 보장받는다. 올해 45세가 되는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체스터 시티로 이동한다. 하지만 과거 혁신적인 감독들을 살펴보고 과르디올라도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고 했을 때, 과르디올라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요한 크루이프, 아리고 사키, 반 할 모두 45세에 마지막 유러피언 컵을 들어올렸다. 한편 전술적 혁신가는 아닐지라도 사람 다루는데 귀신같은 능력을 지닌 알렉스 퍼거슨 경, 카를로 안첼로티 같은 인물은 성공을 꽤 오랫동안 유지한다.


현재 반 할은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과거에는 혁신가였지만 지금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노인이 되었다. 25년 전 아약스에 뿌리 내린 인내심 있는 패싱 게임은 더 이상 현대 수비진을 찢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반 할의 혁신 : 공격수가 공을 뺏기 위해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것. 그것은 이제 모든 감독들이 복사해서 쓰고 있다.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점차 비생산적으로 만들고 있고 그 이유는 반 할이 더 이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오로지 연습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고 벵거의 과학적 접근은 혁신 그 자체였다. 하지만 벵거의 혁신도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보편화 되었다.


혁신자가 나이를 먹고 자신감을 잃으면 상대의 비위를 건드리는 행동을 자제하기 시작한다. 선수들, 클럽 회장, 저널리스트와의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 한다. 마법과 같은 6~7년의 첫 커리어가 끝나면 그 감독은 더 이상 스페셜하지 않다. 그 때부터 그는 새로운 감독이 되는데, 선수들이 좋을 때 이기고 선수들이 좋지 못할 때 패배하는 그런 감독이 된다.


반 할과 벵거는 이제 커리어 종점에 다다르고 있고 두 사람은 쫓겨나기 전에 스스로 적절한 은퇴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할 젊은 혁신가들이 기존의 혁신가를 대체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감독이자 42세인 토마스 투헬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빅클럽이 미래에 그를 데려갈 시점이 되면, 그건 이미 너무 늦은 시점일 수도 있다. 




출처 : http://www.ft.com/cms/s/79243fec-067f-11e6-9b51-0fb5e65703ce,Authorised=false.html?ftcamp=published_links%2Frss%2Flife-arts_simon-kuper%2Ffeed%2F%2Fproduct&siteedition=intl&_i_location=http%3A%2F%2Fwww.ft.com%2Fcms%2Fs%2F0%2F79243fec-067f-11e6-9b51-0fb5e65703ce.html%3Fftcamp%3Dpublished_links%252Frss%252Flife-arts_simon-kuper%252Ffeed%252F%252Fproduct%26siteedition%3Dintl&_i_referer=https%3A%2F%2Ft.co%2Fce84ca612d075030c809d460ae051e05&classification=conditional_standard&iab=barrier-app



by Gary Neville


내가 TV 해설자 인생을 시작하던 참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줬다. "미디어에서 일할 경우, 사람들의 일개 논평이나 의견들에 신경을 쓰지 말아라. 그런 이야기를 듣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신문 하나하나 꼼꼼히 읽지 말아라. 그래야지 너만의 참신한 생각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분은 이렇게 말했었다.

 

물론 이전보다는 더 많은 소식들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외부에서 들려오는 평을 듣다보면, 어느새 자기 자신도 그 생각에 동화되어간다. 나는 그 점을 유의하고 있다. 미디어에 종사하게 된 것은 나에게 아주 큰 변화였다. 선수 생활 시절, 외부에서 어떠한 소용돌이가 몰아치든 라커룸은 은신처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요했었다.

 

지난 일요일에는 산티 카솔라가 헐리웃 액션으로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월요일에는 마리오 발로텔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 다음에는 리오 퍼디난드 사건과 관중석에 그물망 설치를 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떠들어댔다. 수요일에는 4부 리그 클럽인 브래드포드에게 패배한 아스날이 온갖 관심을 다 가져갔다. 다시 목요일에는 세르비아와 잉글랜드간의 경기에서 나왔던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판결로 시끄러웠다.

 

금요일,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고있던 와중에 어느 아스날팬이 나에게 "조지 그래엄은 아스날이 다시는 우승하지 못할거라 말했어요. 당신은 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쓰여진 멘션을 보낸걸 발견했다.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고 실제로 인터넷에 접속해 기사를 찾아보았다. 정말 조지 그래엄은 "아스날이 우승할 수 있을거 같나고요? 저는 그러지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오늘날 축구를 다루는 미디어의 속도는 마치 음식을 갈아버리는 믹서기 속도처럼 빠르다. 믹서기가 음식을 수천 조각으로 갈아내지만 최종적으로 음식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언론도 최종적인 답을 내놓지 못한다. 미디어는 진짜 소시지를 만드는 기계가 아닌 다진 고기를 대량 생산하는데 목적을 둔 기계같은 존재다.

 

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코치와 미디어계에 모두 종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두가지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축구계와 미디어가 조금 더 밀착한 관계를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이 보다 언론에 열린 마음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그렇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라커룸 분위기는 일반 팬들이 생각하는 분위기와 많이 다르다. 나는 솔직히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대중들이 평온한 라커룸 분위기를 느끼길 원하는지 아니면 날이 서있는 미디어의 영향을 더 받길 원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우리에게는 2가지 종류의 미디어 매체가 필요하다. 하나는 실제 경기만 다루는 미디어, 다른 하나는 경기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는 미디어의 2종류 미디어가 필요하다.

 

축구는 이제 드라마처럼 변하고 있고 프리미어리그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는 스토리텔링이 있다는걸 우리 모두 몸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사실 드라마처럼 포장되어지는 추세 속에서 실제 축구가 가지는 의미는 줄어들어가고 있다. 부차적인 소식들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들에게 축구 그 자체는 2순위에 해당하기도 한다.

 

이 시점에 아스날이 다시는 우승하지 못할거라는 아주 놀라운 주장이 나왔다. 물론 아스날이 X나게 잘하는 팀이라서 브래드포드를 상대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팀이라 말하는게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다. 분명히 아스날은 지난 3년간 주전 선수들의 이적을 약해졌고 떠난 선수들의 빈 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계약 후 1년만에 실패로 낙인이 찍혀 손해보는 장사도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벵거의 잘못도 있다. 현재 아스날에는 2005년 FA컵 우승 당시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티에리 앙리가 없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고전했지만, 그 당시 아스날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겨보려는 에너지가 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아스날이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가져갔고 이는 현재까지 그들이 들어올린 마지막 트로피로 남아있다.


나는 여지껏 아스날에 대해서 가장 많은 식견을 가진 사람이 조지 그래엄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가 아스날에 대해 이정도의 혹평을 했다는 것에 나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아스날이라는 클럽이 다시는 우승하지 못한다면 나는 정말 놀랄 것이다. 이는 마치 내일이 월요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원문은 일요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리버풀이 다시는 우승하지 못할거라 말하는 것과 똑같다. 리버풀도 언젠가는 우승에 성공할 것이다. 15년 전에 첼시나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할 것이라는 말이 있었나 생각해봐라.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아스날의 역사를 훑어보자. 아스날은 창단 45년만에 첫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30년대와 2차 세계대전 이후를 잠시 지배했다. 이후 아스날은 1953년부터 1971년 사이에 단 한 번의 리그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후 조지 그래엄이 지휘한 아스날이 1989년 우승을 차지하는데도 18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아스날은 결코 레알 마드리드, 벤피카, 셀틱처럼 매시즌 우승을 밥먹듯이 하는 클럽이 아니다. 그리고 그랬던 적도 없었고...

 

불과 3주전 로베르토 디 마테오의 경질을 두고 미친 짓이라 말하며 첼시의 행동을 비난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스날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가? 그들은 단지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원하는 것이다. 믹서기 같이 복잡한 축구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음식(새로운 이야깃거리)을 넣길 희망하는 것이다.

 

벵거를 짜른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리버풀이 £100m을 썼음에도 리그에서 고배를 마시듯이 돈을 쓴다고 우승이 보장되지 않는다. 물론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최근에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약 20억 파운드 (3조 6천억원) 가량 쏟아부었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다. 아스날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아스날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 그것도 아주 현명한 길을 걷고 있다. 내가 아스날 원정을 떠날 때 나는 좋은 선수들, 좋은 축구를 볼 수 있었고 아스날이 풍기는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아스날 축구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공격수쪽에서 말이다. 내가 현역생활을 하던 시기에 아스날은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클럽이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아스날은 파괴력을 잃어버렸다.

 

충성이라는 것의 가치가 떨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즉각적인 성과만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독의 해임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아스날이라는 클럽은 아르센 벵거 감독을 16년 동안 지지해오고 있다. 당신들은 이런 사실에 박수 갈채를 보내야 마땅하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축구 팬이라면, 당신은 아르센 벵거를 옹호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가 새로이 강한 아스날을 만들 수 있도록 격론을 펼쳐줘야한다. 그리고 '아스날은 다시는 우승할 일이 없어' 라는 사고방식은 집어치우길 바란다. 나는 그런 말이 터무니없는 사고라 생각한다.

 

 

 

 

 

 

출처 :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2248779/Arsene-Wenger-stay-Arsenal-Gary-Neville.html

 



by David Sumpter


숫자는 축구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모든 경기마다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 뛴거리, 슈팅 정확도가 계산되고 그런 값은 우리에게 이야깃거리가 된다. 판타지 풋볼 리그는 선수들의 경기 출전, 득점과 어시스트를 바탕으로 점수가 산출되며 베팅 업체에서는 팀의 슈팅 수, 코너킥, 점유율을 참고한다.


그러나 정말로 이런 수치들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어진 수치 자료를 시각화 해야한다. 단순히 숫자의 나열에서 벗어나 우리는 통계값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만 한다. 통계값을 통해 우리는 팀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우리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았던 과정들에 한걸음씩 알아가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전반적인 축구 보는 시선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것을 난 Soccermatics 라 부른다. 





우리는 Opta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포포투 스탯존을 통해 위와 같은 그림들을 많이 봤었다. 때로는 데이터를 통해 팀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확실히 확인해낼 수가 있다. 지난 달에 있었던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후안 마타의 득점 장면에 대한 기록(왼쪽)을 보자. 45번의 패스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었고 공은 좌우 측면을 계속 오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골을 위한 빌드업을 이렇게 한다.


그런데 오른쪽처럼 이해하기 어렵게 생긴 그림들도 자주 마주쳤다. 하나의 스크린에 572개의 화살표가 있으니까 그럴만도 하다. 우리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유나이티드가 엄청나게 패스를 했다는 것 정도다. 572개가 한번에 겹쳐진 화살표를 통해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떠한 전술적 선택을 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팀의 패스 분포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서 분포도를 작성해 보았다. 위의 그림은 Opt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15시즌 1시즌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 패턴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루이 반 할의 팀이 어떤 방식으로 1시즌을 보내왔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피치를 25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중앙에서 선이 나아가는 방향은 실제로 패스가 나아가는 방향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선의 길이는 실제 패스의 길이와 비례한다. 그러니까 유나이티드 진영에서는 공이 평균적으로 길게 연결되는데 상대 피치쪽으로 갈수록 패스의 거리가 짧아지고 있는걸 확인할 수가 있다. 


선의 색깔 역시도 의미를 가진다. 선의 색깔이 진할수록 그 빈도가 많았다는 것이다. 즉 검정색 패스가 그 위치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패스고 하얀색에 가까운 것은 그런 패스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색은 그 중간 지점이 될 것이고. 역시 슈팅이 우선시 되어야할 상대의 페널티 박스는 흰색선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 3곳을 제외하고 난다면, 우리는 이 팀의 전술 패턴을 읽어낼 수 있다.



측면을 활용하기


위에서 알아볼 수 있었듯이, 유나이티드는 우선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다시 윙어가 박스 앞에서 공을 뒤로 보내는 패턴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이렇게 사우스햄턴전에서 나온 마타의 득점 장면은 2014/2015시즌 내내 루이 반 할이 팀에 녹여낸 패턴의 완벽한 실행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전술은 데이터로 표현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간파해낼 수 있는 명확한 분포도를 그려내면 된다.


이렇게 분포도를 활용해 빠르게 팀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사람들이 반 할의 축구를 롱볼 축구라고 조롱했을 때, 반 할은 스탯존과 아주 흡사한 자료를 꺼내들며 패스 지표를 보여줬고 그런 주장들에 대해서 반박하지 않았던가.




루이 반 할의 팀과 아주 명확한 대비를 보이는 팀이 있다. 짧고 날카로우며 기교섞인 패스를 즐긴다는 평을 받는 아스날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상반된 팀이다. 위의 자료는 지난 2014/2015시즌 아스날의 패스 분포 맵이다. 우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두 팀의 큰 차이점 2가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아스날은 평균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패스 거리가 짧다. 또한 아스날은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하며, 특히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에서 유나이티드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한다.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상대의 박스 앞에서 패스를 많이 시도하는 것은 아스날의 특성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패턴의 플레이를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맞대결에서도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아래 그림은 아스날이 에미레이츠에서 3:0 승리를 거둔 날, 전반 15분간 전방 1/3지점에서 시도한 패스를 보여준다.






아스날의 패스는 상대의 페널티 박스 앞쪽과 상대의 박스 안을 오가며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도 비교적 그 거리가 짧았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두 팀의 대결은 아스날이 수년간 다져온 기술적인 플레이가 완벽히 시행된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 할의 축구는 벵거와 다르다. 그러나 반 할만의 스타일을 '롱볼'이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묘사다. 물론 유나이티드는 비교적 긴 패스를 즐기나 패스의 횟수 자체부터가 많은 팀이다. 반 할의 팀은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 빌드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반 할의 게임은 롱볼 게임?


유나이티드는 지난 2014/2015시즌 아스날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를 1990년대 윔블던이 시도했던 1가지 방향성만 가진 롱볼 축구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유나이티드는 롱볼을 활용한 점유율 축구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가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리버풀, 사우스햄턴, 선덜랜드는 유나이티드의 패싱 플레이에 고전했다. 마찬가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방에서 빠르게 공을 연결하는 아스날의 플레이에 고전했다. 시즌이 끝날 때 어떤 방식의 축구가 더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


이번 글을 통해서 알아본 분포도는 주어진 통계 데이터를 보다 명확하게 시각화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선수들 사이의 패스 네트워크, 포지셔닝 네트워크, 슈팅의 분포도 같은 것들은 팀의 가장 기본적인 전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숫자와 통계값은 언제나 흥미로운 '데이터'이다. 그러나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 Soccermatics 이 필요하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soccermatics-how-maths-will-change-your-understanding-football#:vFdy3A6tR_/cHQ



by Jeremy Wilson


데이브 맥케이가 더비 카운티에 합류할 당시, 그의 나이 34세였다. 그러나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은 맥케이 영입을 단언컨대 본인 최고의 영입으로 손꼽는다. 클러프 감독은 피치 위에서의 맥케이의 활약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맥케이가 끼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항상 언급한다.1968년부터 1971년까지 클러프 감독과 같이 더비 카운티를 이끌었던 맥케이는 하츠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였고 토트넘에서도 뛰었던 선수였다.


클러프 감독은 맥케이를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선수(game-changer)'라고 표현했다. 1992년 리즈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한 에릭 칸토나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아스날은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여전히 찾고 있는 중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반 페르시, 사미르 나스리가 아스날을 등지고 떠났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은 꽤나 괜찮은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다. 심지어 올 시즌은 어쩌면 리그 2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분명히 발전해온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스날에게는 물음표가 붙는다. "과연 아스날이 1시즌 내내 잘할 수 있을까?" "정말 중요한 순간에 아스날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라는 물음들 말이다. 아직 아스날은 이러한 의문점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이 지난 시즌 웸블리에서 위건과 헐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만들어내는 모습만으로는 아직까지 벵거 회의론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즌 초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팀과 벵거 감독에 대한 반발 심리가 강했던 것만 보더라도 분명한 사실이다.


아스날이 리그 2위 내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이제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현재 아스날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 시즌 첼시에 이어 아스날이 리그를 2위로 마감하고 FA컵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벵거 감독은 아스날 팬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기 위해서 2시즌 내에 프리미어 리그 혹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목표로해야할 것이다.


현재의 스쿼드로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지금 아스날은 26경기에서 21승을 거두는 행진을 이어오고있지 않은가. 그러나 홈에서 AS모나코에게 패배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 말이다. 아직까지도 아스날에는 강인함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하우가 부족하다.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면 아스날에 필요한 능력을 풍부하게 갖춘 선수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서 아스날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페트르 체흐다. 32살 체흐는 벵거 감독의 일상적인 영입 정책과는 부합하지 않는 선수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체흐를 보유하고 있는 조세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체흐를 세계에서 3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골키퍼로 여기고 있다. 체흐와 첼시 사이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아있기 때문에 이적료가 발생할 것이고 아마 체흐의 이적료는 £10m을 초과할 것이다. 또한 벵거 감독은 30세 이상의 선수에게 1년 계약만 제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체흐는 안정적인 계약 기간을 원할 것이다. 또한 무리뉴 감독이 수준급 선수를 아스날에게 판매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러나 티보 쿠르트와에게 밀려 1시즌을 벤치에서 보내야했던 체흐에게 무리뉴 감독이 가고 싶은 클럽으로 가도 좋다고 허락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상 공은 벵거 감독의 손에 넘어갔다. 계속해서 보이치에흐 슈체즈니와 다비드 오스피나를 향해 신뢰를 보내줄 것인가? 아니면 첼시아 요구하는 금액을 맞춰주고 체흐를 설득시킬 것인가? 아스날 또한 첼시처럼 런던에 위치한 클럽이라는 사실은 아스날을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고 있다. 경험있는 골키퍼의 가세로는 불혐화음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적다. 체흐는 자신의 골키퍼 코치인 크리스토프 롤리숑과 같이하길 희망할 것이다. 벵거 감독은 체흐의 이런 요구사항이 다른 골키퍼들에게 형평성에서 문제가 없는지 고민할 것이다. 오스피나에게는 형평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지금 벵거 감독이 고민해야할 유일한 한 가지는 아스날이 다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체흐는 단순한 골키퍼 이상의 역할을 해줄 선수다. 체흐는 상당한 우승 경험을 갖춘 선수이며 우리는 체흐가 자신의 능력으로 팀을 위기의 순간에서 구해온 것을 수차례 목격해왔다. 체흐의 존재감과 풍부한 경험은 다른 아스날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32살 골키퍼에게 3년 계약을 제시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비 카운티에서의 맥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칸토나처럼 아스날은 이번 여름 페트르 체흐라는 '경기를 뒤바꿀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arsenal/11519000/Petr-Cech-could-be-Arsenals-game-changer-just-like-Eric-Cantona-was-for-Manchester-United.html



by Gary Neville


아르센 벵거와 선수들은 타이틀 획득을 위해서 정신적으로 다른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상대를 어떻게 막아야할지 생각을 해야한다. 


정신적인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인다면, 나는 아스날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 레이스에서 급격한 발전을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 주말에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기점으로 아스날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펼치기 이전에 상대팀의 장점에 대한 준비부터 해야한다.


나는 올 시즌 리그 타이틀은 어느 클럽에게나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아스날은 지난 1월 이후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기도 하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연달아 패배하면서 아스날은 오로지 국내 대회에만 집중할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아스날에게 지금까지의 챔피언스 리그는 다른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과 달리 순항할 수 있는 매치업이었다.


몇 주전에 나는 MNF에서 아스날이 오만하거나 순해 빠졌다고 언급했었다. 내 의도와 다르게 (네빌은 그 때부터 벵거가 접근법을 고쳤길 원했으나) 그 때의 발언들이 다시 벵거를 향해 전달되고 있다. 대적할 상대가 없어보였던 맨체스터 시티의 상승세도 끊겼고 첼시는 저 멀리 떨어져있다. 따라서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두 이번 대결을 통해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11년간 타이틀을 기다려온 벵거에게 역시 이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스날에게는 중요한 변화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다시 나의 '오만함과 순진무구함' 발언으로 돌아가 빅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의 관점에 따르면, 항상 드레싱룸에는 우리가 상대하는 팀에 대한 위험성, 리스크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내 자신이 페어 메르테사커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일요일 경기와 같은 주요 경기를 앞두고 금요일 오전부터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멤피스 데파이가 항상 오른발을 사용하면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던데 헥토르 벨레린과 이야기를 좀 해야겠어.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 내가 그 쪽에 좀 있어야할 것 같은데... 벨레린이 멤피스를 타이트하게 방어하려 한다면 아런 램지에게 후방으로 내려와달라고 부탁할까? 그렇게 수비가 된다면(벨레린이 측면에 위치한 상황이 줄어들어) 나는 앙토니 마샬과 센터백과 풀백 사이 공간에서 속도로 1:1 상황을 맞이하는 경우를 덜 마주할 수 있을까?"


"몬레알은 후안 마타가 자기 자신과 미드필더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 예상하겠지? 그러면 코클랭과 산체스가 몬레알 앞쪽 공간을 타이트하게 만들어서 마타에게 충분한 공간이 제공되지 않게 해야할꺼야. 어떻게 카솔라와 코클랭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외질에게까지 수비 가담을 요구할 수 있을까? 외질까지 내려와야지 중원에서 유나이티드에게 수적 열세에 놓이지 않을거고 코클랭이 루니를 전담할 수 있어"


"어떻게해야 시오 월콧에게 데일리 블린트가 공을 편하게 공급하지 못하도록 딱 달라붙어 있으라고 만들 수 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으로도 종종 골을 넣던데 그것에 대해서 동료 선수들에게 어떻게 주의를 환기시킬까? 동료들에게 우리가 첼시전에서 절제력을 잃으면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내가 현역이던 시절에 나는 항상 경기 48시간 전부터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는 선수들과 함께 했었다. 우리는 항상 전제를 깔아놓고 경기를 준비했다 : 우리가 경기를 이기는데 있어서 리스크가 무엇인가? 우리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게 만들 요인, 그로 인하여 나아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들 불안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경기 이전에 항상 생각했었다. 킨, 브루스, 맥클레어, 어윈 같은 선수들은 항상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었다. 스콜스, 긱스, 퍼디난드, 캐릭같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에서 상대가 우리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사항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선수들이 유나이티드에게는 3~4명씩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것은 승리가 가장 첫번째 본능인 선수들에게 그것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쟤 봐. 꽤나 위협적이겠는걸?' 이라 말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불러온다. 그 의견들은 선수들을 거치면서 동료들에게 퍼지고 이건 승리하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스크에 대해서 준비를 마치고, 상대의 강점에 대해서 준비를 마친 후에 자신들만의 축구를 펼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벗어나 아스날은 자신들이 리그 최고의 축구를 선보일 수 있고 높은 점유율과 램지, 외질, 카솔라, 산체스 월콧 같은 환상적인 선수의 1:1 능력을 통해서 경기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만하거나 순해 빠졌다는 것은 토요일 아침에도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아스날 선수들을 향한 문구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보다 더 조직화 되어있고 더 강한 수비 구조를 형성한 상황이다. 아스날이 단순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좋은 축구, 더 높은 점유율을 통해서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상대보다 더 좋은 축구를 펼쳐서 이기겠다는 접근 방법이 실패한다면, 사람들은 질타를 할 것이며 아스날의 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빅매치를 향한 '정신적 준비'는 킥오프 48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그 정신적 준비는 과연 내가 멤피스 데파이 혹은 앙토니 마샬과의 경합을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처럼 상대 선수와의 대결을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까 보다 자세한 상황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부터 말이다.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고 마련한 안전한 토대로부터 우리의 장점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어쩌면 상대의 능력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스날 선수들이 금요일 오전 훈련에서 공을 어떻게 패스할지, 시저스킥으로 골을 넣을지, 어떻게 플레이하면 재밌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지 생각할거라고 예상한다. 토요일 오전에도 별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일요일 오전에서야 상대팀 강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늦다. 빅매치 이전에는 48시간 전부터 반드시 상대를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경기 전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머릿 속으로 경기에 대해서 그려 보아야 한다. 지난 3~4년간 나는 아스날 선수들이 빅매치를 앞두고 충분히 정신적인 무장을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축구만 펼쳐서 리그 선두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빅게임은 보다 디테일한 부분, 경기에 대한 사고 과정, 그 준비에서부터 승리가 만들어진다. 만약 아스날이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정신적인 무장에서 변화를 보인다면, 그 변화는 아스날이 타이틀 레이스를 펼치는데 있어서 큰 기폭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arsenal/11907814/Arsenal-need-to-make-one-big-change-to-win-the-Premier-Leagu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