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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athan Wilson


풀백은 한 때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는데 이번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풀백이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만들어가는 포지션이 되었음을 보여줬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리미어 리그 경기였다. 물론 지난시즌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전반전 45분간 보여준 퍼포먼스와 같은 사례들이 있었으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거둔 이번 승리는 특별하다. 첼시전은 잉글랜드에서 과르디올라의 팀이 엘리트 구단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과르디올라 팀의 모든 특성이 다 담겨있는 경기였다 : 점유율 지배, 빠른 전환, 공의 소유를 되찾겠다는 끈기까지. 부족한 것은 오로지 득점이었다. 3-0 또는 4-0도 가능했던 경기지만 스코어는 1-0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아마 콘테는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예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3-4-2-1 포메이션 대신 수요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잡았던 효율적인 3-5-1-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3-5-1-1 시스템은 우선 내려앉고 상대의 압박을 완화시키고 티에무에 바카요코, 은골로 캉테를 세스크 파브레가스 옆에 배치함으로써 역습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이 경기에서 콘테의 기본 컨셉이 역습이었기 때문에 35분만에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미키 바추아이 대신 윌리안을 투입했다. 콘테는 공격 지역에 속도와 규율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첼시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2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역습을 활용해 시티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홍색 군단(맨체스터 시티)이 계속 밀려들어왔다.


콘테가 이끄는 첼시의 장점은 단단한 척추 라인이다. 스크린을 치는 2명의 선수가 백3 라인을 보호하고 이 2명의 활약은 그보다 앞에서 뛰는 2명의 창조자들에게 탄탄한 기반이 된다. 2라운드였던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콘테는 창조자 1명을 빼고 미드필드 지역에 추가 인원으로 다비드 루이즈를 투입했다. 그 때는 다비드 루이즈였고 이번은 파브레가스였다. 스퍼스와 시티의 차이점이라면, 시티가 측면 플레이를 펼치는데 (스퍼스보다) 더 자연스러운 구단이고 측면에서 (2라운드 스퍼스보다) 첼시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르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은 경기 내내 넓게 포진하고 또 상대 진영에 가까운 곳에서 뛰었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단이 끊임없이 윙백의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팀을 만났을 때, 경기를 편하게 펼칠 수가 없다. (물론 측면에 선수 2명을 고정해놓는 것은 중앙에서 밀리는 상황을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기에 첼시를 상대로 그런 전략을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사네와 스털링 때문에 자연스레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물론 빅터 모지스 대신 아스필리쿠에타가 윙백으로 선택된 것은 콘테가 보다 수비적인 영향력을 원해서였을 것이다.


첼시의 윙백이 전진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전략을 선택하자 본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시티의 풀백은 방해를 받지않고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카일 워커와 파비안 델프는 오버래핑보다는 측면 플레이어의 안쪽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지난시즌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다니 알베스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측면 플레이어 안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는 최근 공격하는 풀백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이며 풀백 포지션의 중요성이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4년 월드컵에서 잭 찰튼(Jack Charlton)은 풀백이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 말했는데 최근의 축구는 그의 예언을 실현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풀백이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앞에 발생한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되었다.


특히 전반전에 이러한 언더래핑 움직임은 첼시의 윙백과 3명의 수비수 중 좌우에 배치된 센터백 사이의 균열이 발생하게 만들었다.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만약 알론소가 스털링을 상대하고 바카요코가 케빈 데 브라이너를 막고 있다면, 워커를 방어해야할 선수는 개리 케이힐이 된다. 그런데 이미 워커는 약 10야드를 뛰어온 선수이기 때문에 속도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사네를 막고 아스필리쿠에타가 델프를 막는 것처럼 마킹선수 배치가 바뀌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이는 결코 첼시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시티의 결승골 장면도 같은 지점에서 만들어졌다. 바카요코는 계속 데 브라이너의 움직임을 쫓아다녀야 했고 실점 상황에서 이미 지친 듯 보였다. 데 브라이너는 바카요코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운 곳에서 공을 이어받았고 공을 가지고 질주할 수 있었다. 케이힐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웠던 가브리엘 제수스가 다시 데 브라이너에게 공을 연결해줬고 데 브라이너는 이를 골로 연결지었다. 센터 서클에서 시작된 맨체스터 시티의 빠른 전환은 단 3번의 패스만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 수 있게 했다.


시티의 뛰어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첼시 백3의 약점이 노출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 백3의 좌우 센터백과 윙백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고 결과를 얻어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01/pep-guardiola-importance-full-back-exposes-chelsea-vulnerability-manchester-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