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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6 맨체스터 시티 vs 아스날 : 세르히오 아게로 vs 알렉시스 산체스



by Michael Cox


지난 9월 에미레이츠에서 있었던 두 팀의 대결에서 세르히오 아게로와 알렉시스 산체스 모두 득점에 성공하면서 아스날과 시티가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적이 있다. 에티하드에서 맞붙는 두번째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가 저조한 활약을 보일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만큼 두 명의 남아메리카 출신 공격수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재 보는 사람을 흥겹게 만드는 공격수들이다.


특히 두 선수의 맹활약이 흥미를 이끄는 이유는 보통 남아메리카 계열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카를로스 테베즈인데 테베즈는 총 84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기록으로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순위에서 38위 밖에 되지 않는다. 남아메리카 최고의 공격수가 케빈 데이비스나 루이 사하보다 뒤쳐져있다는 것이다. 보통 남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은 짧지만 굵은 활약을 펼치고 따뜻한 나라로 떠난다 : 테베즈, 파우스티노 아스프리야, 로케 산타 크루즈 그리고 루이스 수아레즈까지 그랬고 아니면 디에고 포를란이나 호비뉴처럼 좀처럼 잉글랜드에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부류들도 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남아메리카가 유럽보다 더 좋은 공격수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이번 여름에 그는 산체스를 데려왔었고 2013년에는 수아레즈와 곤잘로 이과인을 노렸었다.


"유럽 축구를 한번 훑어보고 스트라이커들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봐라. 다수가 남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이다. 아마도 유럽에서는 길거리 축구가 사라졌기 때문에 공격수가 남아메리카만 못하다고 난 생각한다. 길거리 축구에서는 10살 때 15살들과 경기를 펼치길 원한다. 그리고 나가서 자신이 충분히 좋은 기량을 갖췄음을 증명해보여야한다. 투쟁을 해야하고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공도 따내야한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면 개인의 기술과 적극적인 호전성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에선 이런 걸 찾아볼 수가 없다." 벵거 감독은 지난해 이러한 인터뷰를 남겼었다.


아게로와 산체스는 벵거 감독이 말하는 기술을 갖추면서도 호전적인 범주에 포함되는 선수들이다. 둘은 타고난 재능을 가진 테크니션이면서 파이터이다. 


사실 두 선수는 굉장히 다른 유형의 포워드다. 아게로는 엄청난 골잡이지만 스타일상 산체스보다 비교적 제약을 많이 받는다. 반대로 산체스는 전방에서 어디든 뛸 수 있는 상당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높은 득점력은 거기에 추가되는 엄청난 옵션이다.


아게로는 아주 독특한 축구선수다. 그를 보면 볼수록 더욱 간결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다. 완전한 골사냥꾼이며 팀의 빌드업 플레이에도 관여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다. 빠르고 움직임이 지능적이며 공을 잡으면 마음이 놓이는 그런 선수다. 또한 키가 큰 공격수 유형인 에딘 제코와 선발로 나서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인데 자신처럼 기동성을 갖춘 공격수보다는 제코처럼 전방에서 버텨주고 자신은 그 뒷공간을 침투할 수 있게 만드는 유형을 선호하는 것 같다.


아게로가 위협적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다른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를 포지션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주거나 다른 동료 선수(주로 다비드 실바)가 지능적인 스루패스를 넣어주는 상황을 선호한다. 따라서 시티는 3명의 선수 제코, 실바, 아게로로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실바와 아게로만으로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게로 이적 이래로 시티의 기본적인 포메이션 형태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아게로의 포지션 제약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물론 감독에 따른 성향의 차이가 있기에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변화는 시도되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이었고 두 명의 측면 플레이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형식이었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이 만치니 감독을 대신하게 되었고 펠레그리니 감독을 선임할 당시 풋볼 디렉터인 치키 베기리스타인이 바르셀로나 스타일의 4-3-3을 추구하길 바란다는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뒷이야기가 있지만, 여전히 시티의 포메이션은 한결같다. 사실 맨체스터 시티가 쉽사리 포메이션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아게로가 다른 포메이션에서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4-3-3에서 홀로 스트라이커를 담당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측면 공격수로 뛰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


4-4-2를 대신할 유일한 대안은 아게로가 최전방에 위치하고 실바 혹은 다른 플레이메이커가 후방에서 아게로를 받쳐주는 4-2-3-1 포메이션이다. 2014-2015시즌에 시티가 토트넘을 상대할 때와 아스날을 상대할 때 4-2-3-1을 선택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게로는 다른 스트라이커와 같이 경기를 뛰는 상황을 선호한다. "저는 커리어의 대다수 시간을 또 다른 스트라이커의 후방에서 뛰어왔습니다. 그러나 서로 파트너쉽을 형성하기 위해서 동료 스트라이커와 완전히 거리를 두지 않고 가까이서 플레이 했었지요. 저는 다른 한 명의 스트라이커보다 뒤에 위치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게로는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반면 산체스는 그에게 최적화된 포지션이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까지 아스날에서 4가지 포지션을 소화했고 - 최전방, 10번 역할, 오른쪽 윙포워드, 왼쪽 윙포워드 - 거기에 빌드업 플레이에도 참여한다. 수비수 뒷공간을 향해 침투하고 아게로보다 더 많은 드리블과 더 위협적인 창조자 역할까지 수행한다. 거기에 산체스의 수비 가담은 상당한 수준이기도 하다.


산체스는 선수 생활을 이어오면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향상시켰다. 역습 위주의 팀이었던 우디네세에서는 전형적인 10번 역할에 특화되었지만 점유율 축구를 바탕으로하는 바르셀로나에서 측면 포워드로 뛰었다. 강한 압박을 시도하는 칠레에서는 가짜 9번 역할을 맡았다. 3가지 다른 유형의 팀에서 3가지 다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산체스는 결코 한가지 유형의 선수로 분류될 수 없는 선수다. 그만큼 산체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올라운더 공격수로서 최강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4-2-3-1 포메이션에서 산체스는 2선부터 최전방까지 다 소화할 수 있다. 그럴 능력을 갖춘 선수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2가지 부분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아게로의 가속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산체스의 가속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게로는 자신의 빠른 가속력을 완벽한 이점으로 삼아 플레이하고 있다. 아게로의 경기 스타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골을 위한 킥을 시도하기 이전에 아게로가 생각보다 많은 볼터치를 기록한다는 점이다. 아게로의 볼컨트롤이 형편없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고 공을 상대 진영으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두길 바라는 것이며 빠른 발로 충분히 상대 수비수를 제껴낼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플레이인 것이다.


그리고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더욱 철저한 피니셔이다. 아게로는 산체스보다 양발을 더욱 잘 활용할 줄 안다. 2014-2015시즌 아게로는 오른발로 50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왼발로 21번, 머리로 5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오른발로 55번의 슈팅, 머리로는 8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비슷한데 왼발로 슈팅한 횟수가 단 1번에 불과하다. 여기서 현격한 차이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아게로가 산체스보다 더욱 다양한 위치와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013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아게로가 기록한 멋진 골을 회상해보자. 사미르 나스리의 패스를 받기위해 침투한 아게로는 첫번째 터치를 굉장히 정적인 움직임으로 코너 상단을 향한 강한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페트르 체흐조차 아게로의 슈팅에 깜짝 놀란 골이었다. 이런 부류의 득점은 산체스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골이다. 아마 비슷한 상황에서의 산체스라면 산체스는 오른발로 슈팅을 할 찬스를 잡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을 끌었을 것이고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는 슈팅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사실 아게로에 견줄만한 공격수는 없다고 봐야한다. 이번 2014-2015시즌에 그가 보여주고 있는 리그 16경기 14골이라는 득점 기록 역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아게로에게는 산체스만큼의 올라운더 성향이나 디에고 코스타의 파워가 없지만 그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잘 넣어줄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다가오는 리그 경기에서 두 선수가 펼칠 두번째 대결 역시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진정한 슈퍼스타들을 계속해서 잃어버렸었다. P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던 가레스 베일과 루이스 수아레즈가 모두 수상과 동시에 라 리가로 떠나버렸고 이제는 그런 슈퍼스타 역할을 아게로와 산체스가 이어받았다. 이번 경기는 두 선수 중 누가 더 최고인가? 에 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결일 것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245025/sergio-aguero-and-alexis-sanchez-are-dominating-the-premier-league-in-very-different-w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