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on Kuper


잔루지이 부폰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2006년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승부차기였을 것이다.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부폰은 결코 자신있어 보이지 않았다. 


부폰은 상대팀 키커의 승부차기 패턴을 미리 준비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며 직감에 의존하는 선수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유벤투스 동료인 다비드 트레제게가 있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트레제게와 부폰은 서로의 습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벤 리틀턴(Ben Lyttleton)이 집필한 페널티킥에 관련된 저서 <Twleve Yard>에는 유벤투스 훈련장에서 트레제게와 부폰이 트레이닝 세션 이후 페널티 연습을 종종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트레제게는 자신의 레퍼토리를 알고있는 골키퍼를 만났고 결국 막기 어려운 곳  -왼쪽 코너 상단- 으로 공을 차야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트레제게의 공이 조금만 낮았더라면 축구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쓰였을 것이다. 트레제게의 공은 결국 크로스바를 맞췄고 부폰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부폰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타이틀을 따냈다.


6월 3일, 웨일즈의 카디프에서 39세 부폰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출전한다. 결승전은 종종 승부차기에 의해 결정되는데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승부차기에 돌입한다면, 부폰에게는 직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승부차기는 과학적이라는걸 입증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 과학의 시대를 연 경기는 200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경기였다. 당시 첼시의 감독이었던 아브람 그란트는 스페인의 유명한 경제학자 팔라시오스 푸에르타(Palacios Huerta)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팔라시오스 푸에르타는 수천번의 페널티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페널티 키커, 세계에서 페널티를 최고로 잘 막는 골키퍼를 데려다 놓더라도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푸에르타는 자신의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느 누구보다 좋은 추측을 해낸다. 그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에드윈 반 데 사르에 대해서 내릴 수 있던 아주 중요한 결론이 있었다 : 승부차기에서 반 데 사르는 주로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한다.


첼시는 푸에르타의 조언을 그대로 사용했다. 첼시의 6번 키커까지 모두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아주 간단한 전략이지만 이 전략은 통하고 있었다. 반 데 사르는 거의 반대 방향으로 뛰고 있엇고 (호날두의 슈팅을 막은 체흐와 달리) 반 데 사르는 1번의 선방도 해내지 못했다. 만약 존 테리가 미끄러지지 않았더라면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었을지도 모른다. 테리 역시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찼고 반 데 사르는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넘어졌지만 테리의 킥은 골문을 외면했다. 


7번째 키커는 니클라스 아넬카. 유나이티드 벤치에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은 점차 자신이 내세운 골키퍼의 판단에 실망하고 있었다. "나는 에드윈이 왼쪽으로 다이빙하길 원했는데 에드윈은 계속 오른쪽으로 넘어지더라." 이후 퍼거슨의 모스크바에서의 결승전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아넬카가 킥을 준비하는 순간 키가 큰 반 데 사르는 양손을 뻗었다. 아마 그 순간은 아넬카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 순간이었을 것이다. 반 데 사르가 검지로 왼쪽을 가리킨 것이다. 마치 아넬카에게 "너 여기로 찰꺼지? 내가 다 알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아넬카는 엄청난 딜레마에 빠졌다. 아넬카는 이전 키커들과 마찬가지로 반 데 사르의 왼쪽을 향해 차려 했는데 (키커 기준 오른쪽) 반 데 사르가 그 의중을 읽은 것이다. 이제 아넬카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 그는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차려했던 그 결심을 접었다. 대신 반 데 사르의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거기까지는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날아가는 공의 높이가 문제였다. 푸에르타가 첼시에게 조언할 때 절대로 차지 말아야할 높이, 반 데 사르가 가장 잘 막는 높이로 공이 날아간 것이다. 예상대로 반 데 사르는 아넬카의 킥을 막았다. 이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던 푸에르타는 굉장히 실망했다. 아넬카는 2가지 관점에서 푸에르타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고 결국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제 승부차기 통계를 활용하는 것은 루틴(routine)이 되었다. 2012년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첼시는 푸에르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이미 첼시 스스로가 방대한 양의 페널티킥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트르 체흐는 지난 5년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페널티킥 영상이 담긴 DVD를 2시간 가량 학습했고 첼시 구단의 데이터팀은 체흐에게 바이언 선수들의 킥 정보를 체흐에게 제공했다. 그날 밤, 체흐는 바이언의 6번의 페널티킥 방향을 모두 읽었다. (1번은 경기 중, 5번은 승부차기) 결국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는 첼시의 것이 되었다.


지난해 밀라노에서 개최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도 승부차기 끝에 승부가 갈렸다. 아틀레티코는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했는데 매우 치명적이고, 절대 하지 말아야할 실수를 저질렀다. 아틀레티코가 나중에 차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푸에르타의 연구에 따르면, 먼저차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60%다. 나중에 차는 팀은 골을 넣어야만 스코어를 따라잡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들은 동전 던지기에서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것을 잘 모른다. 중계진은 동전 던지기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겨놓고서 나중에 차는 선택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 캡틴이 또 한명 있다. 그가 바로 잔루이지 부폰이다. 유로 2008에서 부폰은 동전 던지기에서 이겼는데 스페인의 선축을 선택했다. 스페인은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이겼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체 왜 아틀레티코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축을 넘긴 것일까? 아틀레티코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PSV를 이겼을 때, 나중에 찼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푸에르타는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종료 이후 나에게 이메일로 "최고 수준 레벨에서 (동전 던지기를 이기고도 선축을 선택하지 않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놀랍다." 라고 말했다.


푸에르타는 11,000회의 페널티킥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부차기에서 선축이 매우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아틀레티코는 나중에 차고 PSV를 이긴 단 1번의 사건을 너무 과신해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며칠 후, 네덜란드의 분석가인 피테르 츠바르트(Pieter Zwart)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주 흥미로운 비디오를 올렸다. 그 비디오의 제목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얀 오블락의 다이빙 방향을 알았던 것인가?" 이다.


그 비디오는 얀 오블락이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상대 키커가 슈팅을 시도하기 바로 전, 오블락은 자신이 다이빙하기로 마음먹은 방향으로 스텝을 밟는다. 그 스텝으로 오블락은 자신이 마음먹은 방향으로 빠르게 다이빙할 수 있지만, 문제는 상대팀 선수가 그걸 읽는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오블락의 그 습관을 알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5번의 슈팅 중 4번이 모두 빠르지 않은 공이었고 선수들은 오블락이 스텝을 밟는걸 기다린 후 반대 방향으로 공을 부드럽게 밀어넣었다.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데이터 분석이 승리한 것이다. 축구는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유벤투스는 부폰이 상대의 킥을 분석하고 나오길 바라야할 것이다. 유로2012에서 잉글랜드전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이후 부폰은 스스로 잉글랜드 선수들의 페널티킥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도 부폰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토요일 결승전을 위해 부폰은 더 많은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www.espnfc.com/uefa-champions-league/2/blog/post/3136513/penalty-shootouts-in-champions-league-and-other-cups-and-tournaments-decided-by-science





by Murad Ahmed



2016년 10월 2일,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두 빅클럽 발렌시아와 AT 마드리드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0-0 스코어 상황에서 주심은 AT 마드리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관중들의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가운데 앙투안 그리즈만이 페널티킥을 처리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리즈만은 스트라이커가 갖추는 평균적인 신장과 체격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지만, 세계에서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가장 잘 노리는 선수 중 하나다. 지난해 유로 2016에서 그리즈만은 대회 최다득점자로 '골든 부츠'를 수상하기도 했다.


모든 페널티킥은 공격수 입장에서 선물이나 다름없다. 골키퍼와 단 12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하며 엘리트 선수들은 약 75% 확률로 골을 넣는다. 그런데 44분경 페널티킥을 차기위해 등장한 그리즈만의 표정은 초조해 보였다. 그리즈만과 맞서야 했던 31세 골키퍼 디에고 알베스는 "그의 얼굴을 통해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많은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그리즈만과 달리 알베스는 굉장한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 자신감은 유럽 상위리그에서 가장 페널티킥을 잘 막는 골키퍼가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알베스는 최고수준의 선수가 시도한 페널티킥을 수차례 막아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번, 리오넬 메시, 디에고 코스타, 이반 라키티치, 마리오 만주키치 등...


페널티킥이 선언되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는 단 2명이 남게된다. 이 정지된 상황에서 골키퍼를 보호해줄 수 있는 룰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베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리즈만은 그 경기 이전에도 페널티킥을 실축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즈만에게 다가가 "또 실축하면 정말 최악이겠지?"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가 페널티킥 시도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죠."


심판이 휘슬을 불면, 단 몇 초만에 결정적인 상황이 마무리 된다. 그리즈만은 공을 향해 달려가 자신의 왼발 인사이드로 공을 강하게 찼다. 그리즈만의 발을 떠난 공은 알베스의 오른쪽을 향해 높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킥과 같은 방향으로 몸을 던진 알베스는 왼팔을 뻗어 공을 쳐냈다.


경기장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5.5만명의 관중이 일어섰다. 심지어 AT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도 알베스의 선방에 박수를 보냈다. 후반전에 AT 마드리드는 또 다시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미드필더인 가비가 페널티킥을 처리하기 위해 등장했다. 가비는 킥을 세게 차기 않았고 알베스는 쉽게 가비의 공을 막았다. 가비는 마치 실축을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나는 발렌시아의 훈련장에서 디에고 알베스를 만날 수 있었다. 리우 데 자네이로 출신인 알베스는 상 파울루의 히베이렁 쁘레뚜(Ribeirao Preto)에서 성장했다. 다른 브라질 어린이들과 똑같이 알베스 역시도 축구에 미쳐있는 소년이었다. "체중이 불어나면서 저는 골키퍼로 축구 경기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시합이 있기 전에 부모님은 "오늘 누가 골키퍼를 보니?" 라고 물어봤고 제 대답은 "제가 오늘 골키퍼에요." 였습니다. 모두 저같이 뚱뚱한 녀석이 무슨 골키퍼를 보냐면서 비웃었지만, 저는 계속 선방을 해냈습니다. 경기가 끝난 이후 모두가 저의 활약에 기뻐했습니다." 






이후 체중은 감소했지만 알베스의 슈팅 방어능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18살에 알베스는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에 입단했고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알메리아를 거쳐 발렌시아에 합류했다.


발렌시아는 알베스에게 페널티킥에 대한 비디오 분석을 제공하지만 알베스는 그것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알베스 주장에 따르면, 페널티킥은 '심리전'이다. "저는 경기 도중 페널티킥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머리 속에 그리고 들어갑니다. 몇가지 상황을 그리는 것이죠. 하지만 페널티킥이 시도되는 그 순간에 상대 선수가 떨고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넌지시 떠보기도 합니다. 저는 상대 키커와 이야기를 나누어 그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상당히 많은 선수들이 페널티킥 전 키커의 마음을 읽는 알베스의 능력에 불안해하고 있다. "저는 브라질 대표팀 동료인 네이마르, 마르셀루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메시와 호날두가 저를 만날 때 (페널티킥 성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메시와 호날두가 네이마르와 마르셀루에게 어떻게 알베스 상대로 페널티킥을 차야하는지 물어본다는데 정작 네이마르와 마르셀루는 저의 트릭을 모르죠."


축구는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며 단 1골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기가 많다. 따라서 페널티킥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 1990년 월드컵에서도 굉장히 지루한 경기를 펼치고 있던 서독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85분에 나온 안드레아스 브레메(Andreas Brehme)의 페널티킥으로 승부가 갈렸다.


39%의 높은 페널티킥 선방률로 유명한 PSG 소속의 케빈 트랍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언제나 페널티킥 상황에서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들어갑니다. 이 상황에서 골키퍼는 잃을 것이 없습니다."


1963년부터 1974년까지 아스날에서 활약한 밥 윌슨(Bob Wilson)은 페널티킥 상황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골키퍼였다. 그가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페널티킥을 막기까지는 무려 9년의 시간이 걸렸다. 


발렌시아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코치를 담당하고 있는 호세 마누엘 오코토레나(Jose Manuel Ochotorena)는 페널티킥 상황이 키커에게 모든 조건에서 유리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디에고 알베스가 페널티킥 선방에 관해 아웃라이어(outlier)임을 인정했다. "디에고는 페널티킥 상황을 상당히 잘 지배하는 골키퍼입니다. 그는 직감, 반사신경, 페널티 상황을 지배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들은 알베스의 뛰어난 페널티킥 선방에 대해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으나 그가 굉장히 이례적인 선수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알베스는 평균 선방률 25%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트랜스퍼마르크트(Transfermarkt) 웹사이트 기록에 따르면, 알베스는 총 46차례 페널티킥 중 22번을 막아냈다. 알베스는 비슷한 수의 페널티킥 상황을 맞이한 골키퍼들 중에서 단연 최고의 선방률을 기록하고 있다. 


페널티킥 통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마틴 서튼(Martin Sutton)은 상대 키커가 얼마나 킥을 정교하게 시도했는지도 고려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알베스는 유럽 최고의 페널티킥 선방률을 자랑한다. 우리는 알베스의 접근법에 대해 보다 더 심도있게 알아볼 것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과정까지 접근할 것이다. 알베스는 어떻게 페널티킥을 많이 막을 수 있던 것일까?


사람들은 페널티킥이라면 자연스럽게 승부차기를 떠올리며 월드컵 대회처럼 무승부 끝에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무대를 머릿속에 그린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피어스, 사우스게이트, 인스, 베컴, 바셀, 제라드, 램파드, 캐러거, 에슐리 영, 콜까지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이들의 실축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은 대회에서 탈락했다.





승부차기는 치열한 120분 경기 이후에 펼쳐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지쳐있고 이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차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승부차기에서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맷 르 티시에(Matt Le Tissier)처럼 킥의 스페셜리스트와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사우스햄튼에서 활약한 르 티시에는 사우스햄튼 팬들에게 "르 갓(Le God)" 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르 티시에는 굉장히 본능적인 감각에 의존하여 골을 넣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페널티킥에선 상당히 계산적이었다. "저는 언제나 페널티킥을 전담하길 원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에 있길 원했고 페널티킥은 저에게 아주 유리한 출발을 제공해줄 수 있는 찬스였습니다. 저는 구단 유스팀 골키퍼에게 제 페널티킥을 한 번 막을 때마다 돈을 주겠다고 말하고 연습을 했습니다. 약 10번의 기회에서 선방 1회당 약 5~10파운드씩 제안을 했습니다. 비록 연습 상황이었지만, 이러한 금전적 제안은 골키퍼가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유인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돈을 잃고싶지 않았고 그것은 연습 상황에서 저한테 압박감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렇게 르 티시에는 페널티킥 기술을 연마했고 갈고닦은 르 티시에의 페널티킥은 골포스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향해 (막기 어려운 곳을 향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시도되었다. 목표지점이 잘 설정된 페널티킥을 막으려면, 골키퍼는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방향을 설정하는 도박을 걸어야 한다. 르 티시에는 동시에 공과 골키퍼를 바라볼 수 있는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먼저 움직이는 골키퍼들을 상대로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공에서 약 3~4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주변시력(peripheral vision)을 통해 골키퍼와 공을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골키퍼가 어떤 모션을 취하고 있는지, 몸의 밸런스가 어디로 가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 선수들에겐 페널티킥 상황에서 자연스레 선호하는 방향이 있다. 오른발잡이는 보통 키커 기준으로 왼쪽을 향해서 차고 왼발잡이는 오른쪽을 향해서 찬다. 오른발잡이가 왼쪽으로 왼발잡이가 오른쪽으로 차는 것은 발 스윙이 몸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이루어지게 만듦으로써 정확성을 유지한채 쉽게 힘을 실을 수 있다.


르 티시에는 커리어 통틀어서 49차례 페널티킥을 시도했고 48개를 성공시켰다. 르 티시에는 프리미어 리그 페널티킥 최고 성공률을 자랑하는 선수이며 축구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힐만한 성공률을 남겼다.


각 구단의 페널티킥 전담키커는 자신의 성공률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소속 FC 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킥 전담키커인 폴 베르헤흐(Paul Verhaegh)는 "구석을 향해 적절한 속도로 잘 찬다면, 그 킥에 빠르게 반응하여 막을 수 있는 골키퍼는 얼마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한다. "골키퍼들은 일찍 방향을 정하는 도박을 걸 수 있지만, 대다수 골키퍼들은 먼저 방향을 설정하는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안좋은 슈팅이 오길 바랄 뿐입니다. 따라서 저는 정확하게만 찬다면 페널티킥을 넣을 수 있다고 꽤나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베르헤흐는 유럽 상위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베르헤흐는 17번의 페널티킥 중 단 2번만 실축했는데 그가 페널티킥을 처음 실축하게 만든 골키퍼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다. "노이어 수준의 골키퍼를 상대할 때는 반드시 좋은 페널티킥을 차야만 합니다. 노이어의 반응속도와 팔 길이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좋은 킥을 시도해야만 합니다." 노이어는 베르헤흐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지만, 구석을 노리려했던 베르헤흐의 슈팅은 포스트를 때리고 말았다.


페널티킥 분석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문헌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페널티킥이 게임 이론(game theory)를 반영하는 현실 세계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게임 이론은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상호의존적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이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냉전 시대에 미국은 군사적 충돌에 소련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게임 이론을 활용했다. 게임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노벨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는 2011년 영화화된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의 실제 모델이었다.


런던 경제대학의 교수이자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경영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그나시오 팔라시오스-푸에르타(Ignacio Palacios-Huerta)는 9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 대학원 과정을 소화하고 있었고 페널티킥이 내쉬가 주장한 게임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수천개의 페널티킥 결과를 기록했고 2003년 <Professionals Play Minimax>라는 아주 영향력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게임 이론가들은 행위자가 서로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것이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페널티킥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키커에게 최선의 결과 -득점- 은 곧 골키퍼에게는 최악의 결과이며 골키퍼에게 최선의 결과 -실축- 은 키커에게 최악의 결과이다. 키커는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차는 아주 순수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골키퍼는 키커의 패턴을 파악하게 된다. 그 결과 키커와 골키퍼는 복합적인 전략을 사용하게 되고 결국 킥의 방향, 다이빙 방향을 무작위화 한다. 


그렇다고 키커가 정확히 양쪽에 50:50 비율로 킥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키커가 어느 발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더 힘을 실어 킥을 시도할 수 있는 방향이 결정되고 자연스럽게 키커는 그 쪽으로 더 많은 킥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방향을 향해 차는 경우도 있고 그러한 선택은 골키퍼가 방향 설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키커들이 킥을 시도하는 발에 따라 자연스레 선호하는 방향(natural side)로 약 61.5%의 페널티킥을 시도하는걸 밝혔다. 다른 방향으로 차는 경우는 38.5%였다.


골키퍼가 자연스럽게 선호하는 다이빙 방향은 주로 어느 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골키퍼는 약 58%의 비중으로 자연스러운 방향을 향해 다이빙을 한다. 수천번의 현실 세계 페널티킥을 조사한 결과, 축구 선수들은 놀라울 정도로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키커는 더 빠르고 강하게 공을 찰 수 있는 방향으로 약 60% 비중으로 킥을 시도하며, 골키퍼는 더 날렵하게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57.7% 비중으로 몸을 던진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는 골키퍼도 있다. 그 비중은 약 10%이며 이 집계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엘리트 선수들은 일반인과 달리 작은 수 법칙(the law of small numbers : 대수의 법칙처럼 소표본도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믿는 경향)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동전을 10번 던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한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H, 뒷면이 나오면 T를 적어보자고 했다. 10차례의 동전 던지기를 통해 나는 'HTTTHTHHTH' 라는 결과를 기록했다. "만약 제가 10차례 동전 던지기를 시행하라고 요청했다면, 당신은 결과가 50:5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할 것 입니다. 왜나면 여러번 시도할 경우 확률이 50:50에 가까워질 것이란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50:50에서 벗어나는 결과가 나온다면, 당신은 동전을 10번 던지는 시행을 다시 해보려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오해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덧붙여 말했다. "동전을 10번 던지는 것 대신 이번에는 50번 던진다고 합시다. 동전을 10번 던졌을 때, 4번 연속으로 같은 면이 나올 것이라 확신할 수 없지만 50번 던질 경우에는 적어도 1번은 그런 케이스가 나올 것이라고 조금 더 강하게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소표본으로도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다는 작은 수 법칙에 사로잡혀있습니다."


그러나 축구 선수는 결코 일반인이 아니다. 프로 선수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반드시 상대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펼친다. 따라서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행동 전략을 더 혼합해서 사용한다. 바이에른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방향 설정을 가장 잘 랜덤화하는 선수들 중 하나다.





사이먼 쿠퍼와 스테판 지만스키가 2009년 발간한 사커노믹스<Soccernomics>에 따르면,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첼시가 승부차기 상황을 대비해 팔라시오스-푸에르타에게 조언을 구했다.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가장 결정적인 페널티킥 대결은 첼시의 니콜라스 아넬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의 맞대결이었다. 아넬카가 킥을 시도하기 전, 반 데 사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왼쪽 방향을 가리켰다. 반 데 사르가 손으로 가리킨 방향은 팔라시오스-푸에르타가 첼시 선수들에게 노리라고 했던 바로 그 방향이었다. (반 데 사르는 주로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하고 첼시는 그 이전까지 6명의 키커 중 5명이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찼다.) 반 데 사르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아넬카는 반 데 사르의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반 데 사르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막았고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었다.


리버풀은 페널티킥 전략 수립을 위해 심도있는 통계적 분석을 시행하는 여러 구단 중 하나다. 리버풀을 소유한 FSG는 미국 프로야구의 보스턴 레드삭스도 소유하고 있다. 레드삭스는 2002년 28세 테오 엡스타인(Theo Epstein)을 단장으로 임명하면서 구단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엡스타인은 통계적으로 스포츠에 접근하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 신봉자이다. 2년 후, 레드삭스는 86년만에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리버풀을 인수한 FSG는 축구에서도 똑같은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다. 리버풀의 분석과를 이끄는 사람은 데이터 회사에서 근무했던 이안 그래엄(Ian Graham)과 토트넘 핫스퍼, 포츠머스에서 퍼포먼스 분석가로 활약했던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이다. 두 사람은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페널티킥 선방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시몽 미뇰레를 돕고 있다.


"리버풀 골키퍼들은 경기 전에 항상 분석팀을 만나 상대의 모든 세트피스에 대해 검토합니다. 페널티킥은 물론이구요. 우리는 상대팀 전담키커가 어떻게 킥을 시도하는지 파악하고 만약 패턴이 존재한다면 그 패턴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갈 수 있는지 체크합니다." 미뇰레가 말했다.


지난 1월 첼시를 안필드로 초대한 리버풀은 77분에 첼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첼시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디에고 코스타가 페널티킥을 시도하기 위해서 나섰다. 골라인에 서있는 미뇰레는 자신의 팔을 뻗은 상태로 껌을 씹고 있었다. 리버풀 분석팀은 코스타가 골키퍼의 오른쪽 방향으로 킥을 시도하는 성향을 미뇰레에게 이미 알려줬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타에게는 골키퍼 오른쪽 상단, 하단이라는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미뇰레는 높은 슈팅과 낮은 슈팅에 모두 반응할 가능성을 위해 그 중간을 향해 다이빙을 시도했고 결국 코스타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사전에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페널티킥 선방이 골키퍼 인생 최고의 선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경기 도중에 발생하는 세이브가 훨씬 더 반사적이며 또 그것은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페널티킥 선방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운 슈팅이 존재하게 됩니다." 미뇰레가 말했다.


리버풀 분석팀이 예측한 것처럼 코스타는 골키퍼의 오른쪽 방향으로 공을 찼고 공은 잔디를 따라 골키퍼의 몸 아래쪽을 향했다. 하지만 미뇰레는 오른손을 사용해 공을 쳐냈고 터치라인에 있었던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대기심을 향해 "누구도 우리를 이길 수 없어!" 라고 소리쳤다. 경기는 1-1 스코어로 종료되었다.





통계분석을 통해 상대팀 키커에 대해 준비를 한다면, 디에고 알베스조차도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을 수 있다. 알베스가 상대 키커의 방향을 읽는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알베스는 약 63% 비중으로 상대 키커가 자연스럽게 선호할 방향을 향해 다이빙 했고 37%를 자연스럽지 않은 방향을 향해 다이빙을 했다. 이것은 게임 이론가들이 예측하는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치다. 알베스를 상대하는 키커의 약 15%는 중앙을 향해 찼지만, 알베스는 한 방향을 선택해 다이빙하지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알베스의 진짜 뛰어난 능력은 페널티킥 방향 선정 이후다. 골키퍼가 방향을 맞게 선정해도 60~70% 확률로 골이 들어간다. 하지만 알베스의 경우 방향을 맞게 설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알베스가 지금까지 키커의 페널티킥 방향을 읽었던 27차례 사례 중 골을 허용한 것은 단 3번에 불과하다. 알베스가 방향을 읽는다면, 키커의 득점 확률은 1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알베스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심리전이 아니라 반사신경이 좋은 것이다.


발렌시아의 훈련장에서 알베스는 자신이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간단한 방법들에 대해 소개했다. 첫번째 방법은 살짝 대각선 앞쪽 방향으로 다이빙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골라인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서 골포스트와 페널티 스팟 사이의 각을 좁힐 수 있고 키커가 타깃 지점으로 선정할 공간을 좁힐 수 있다. 흥미롭게도 알베스는 자신만의 페널티킥을 막을 다른 숨은 비법이 존재한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알베스는 게임 이론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비범한 능력을 지닌 프로선수라는 것이다.


AT 마드리드의 2차례 페널티킥을 막은지 3주가 지났고 이번에는 메스타야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게 되었다. 2-2 스코어 상황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92분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즈가 페널티 박스에서 반칙을 당했고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발렌시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벤치에서 물병을 던지면서 강렬하게 항의했다. 페널티킥을 차기위해 등장한 선수는 리오넬 메시. 주심은 알베스에게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알베스는 계속 메시 옆에 서있었다. "저는 메시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이전에도 너의 페널티킥을 막았었지." 라고요.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메시는 저에게 어느 방향으로 차야할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메시는 그저 공을 빠르고 강하게 차길 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알베스로 인해 급하게 작전을 변경했는지 메시는 굉장히 이례적인 테크닉을 사용했다. 메시는 오른쪽 코너로 강하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왼발 바깥쪽을 활용하여 페널티킥을 찼다. 알베스는 "메시가 페널티킥을 이렇게 처리한 것을 본 적이 없다." 라고 말했다. 공은 잔디를 스치듯이 지나 가까스로 알베스의 손가락을 피해 골로 연결되었다. 이는 알베스가 방향을 맞게 추측했고 또 그가 오른쪽으로 넘어졌을 때 허용한 2번째 페널티킥 실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메시지만, 알베스를 꺾기 위해서는 완벽한 페널티킥 시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메시의 페널티킥 영상을 보고서는 "메시가 알베스의 왼쪽으로 공을 찼어야 했다." 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ft.com/penalties



by Paul Scholes


다비드 데 헤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 중 하나이며 피치 위 가장 큰 압박감을 받고있는 포지션인 골키퍼 자리에서 프리미어 리그 무대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했다. 그런데 유나이티드가 그를 떠나보내야할지도 모른다.


나는 20살 나이에 올드 트래포드 무대에 발을 내딛는 데 헤아를 보면서 과연 유나이티드 골문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을 하게 되었다. 연약해 보엿고 이적 초창기에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무대에 적응하는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유나이티드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데 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제 데 헤아는 성장을 거듭하여 물건으로 치면 완제품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유나이티드가 데 헤아와 작별할 것처럼 보인다는거다.


사실 이런 부류의 문제는 해외의 축구 강국으로부터 어린 선수를 영입할 때 발생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커리어 어느 순간 선수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게 된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한층 더 높은 위상을 지닌 클럽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수준의 클럽을 찾는다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정도를 언급하고 싶다.


마드리드가 데 헤아에게 매료된 것으로 보이고 데 헤아 역시도 레알 마드리드가 끌리긴 하는 것 같다. 데 헤아는 아직 24살에 불과한 선수고 앞으로 레알 마드리드 골문을 10년은 족히 지켜줄 수 있는 재목이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얼마나 대단한 영입이겠는가! 다만 나는 데 헤아의 이적에 대해서 몇 가지 주의를 주고자 한다.


우선 내 눈에는 이케르 카시야스가 아직까진 레알 마드리드의 넘버 원 골키퍼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카시야스는 클럽과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려온 골키퍼이다. 이보다 더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긴 선수를 상상하긴 어렵다. 데 헤아는 유나이티드에서 부동의 넘버 원 골키퍼이다. 서포터는 그를 사랑하고 동료들은 데 헤아의 존재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마드리드에서는 이만한 대접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2008년,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을 시도했을 때, (물론 그전부터 나는 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알렉스 퍼거슨 경은 크리스티아누가 1시즌 더 팀에 남도록 만들었다. 과연 이번에도 유나이티드가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인가가 최대 의문이다. 호날두 때와 같이 행동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다. 데 헤아가 결국에는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고 (데 헤아가 떠날 경우) 최소 몇년을 책임질 수 있는 골키퍼가 이적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데 헤아가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다면 유나이티드는 반드시 페트르 체흐를 영입해야한다. 난 2005년 에드윈 반 데 사르가 팀에 합류한 이후 그가 팀에 미친 영향력을 기억하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피터 슈마이켈 이후로 확실하게 골문을 지배하는 골키퍼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파비앙 바르테즈가 어느 정도까지 근접했지만, 에드윈은 팀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기량 부분으로 슈마이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험이 있으며 풀럼에서 4년간의 프리미어 리그 생활을 했고 결국 우리는 반 데 사르와 함께 성공적인 6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에드윈이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당시 나이가 35살이었다. 반면 체흐는 33살에 불과하다. 체흐가 유나이티드에 온다면 6년 정도는 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완숙미 있는 선수이기에) 골키퍼 포지션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길게 걸리지 않을 것이고 또한 프리미어 리그 무대 적응이라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다. 물론 유나이티드는 데 헤아를 잃고싶지 않겠으나 해답은 조만간 나올 것이다.


내가 같이한 최고의 골키퍼는 슈마이켈이었다. 훈련장에서 슈마이켈은 대단한 존재였다. 경기 당일과 훈련의 차이가 결코 없는 인물이었다. 실점을 죽도록 싫어했고 득점을 막아내기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인물이었다. 때로는 공격수,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온 나는 항상 상대 골키퍼를 당황하게 만드려고 했다. 그래야 상대 골키퍼와의 싸움을 지배할 수 있고 결국엔 그들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다. 난 사람들이 골키퍼를 되고싶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골키퍼라는 자리는 잘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라는거다.


그만큼 잘하고 있는 골키퍼는 확실하게 붙잡고 계속가야 한다는 것이다. 데 헤아가 유나이티드를 떠난다면 정말이지 유감스러울 것이다. 왜냐면 데 헤아는 충분히 클럽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로 성장할 재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news-and-comment/paul-scholes-column-does-david-de-gea-really-want-to-leave-manchester-united-to-fight-it-out-for-the-no-1-spot-at-real-madrid-1026842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