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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 vs 역습을 대비

The Question 2016. 5. 26. 11:28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원문은 2014년 10월 1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로마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장면 중 로마의 득점 장면에서 한 번 정지해보자. AS로마의 라자 나잉골란에게 공이 도달하는 순간, 시티의 문제점은 너무나 분명했다. 백4라인이 마치 전형적인 커피 접시처럼 풀백은 센터백들보다 살짝 앞선에 있었고 한 명의 센터백이 있어야할 곳에는 수비수가 없었으며 그곳을 향해 프란체스코 토티가 달려들어가고 있었다. 빈센트 콤파니는 마르틴 데미첼리스보다 약 10야드 정도 앞서있었는데 나잉골란에게 다가가서 수비하려했던 것 같다. 그러나 공을 원터치로 처리한 나잉골란에게 결코 충분히 다다를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실점 장면에서 콤파니의 필요 이상의 행동을 비판할 수 있다. 종종 콤파니는 공을 따낼 수 없을만한 상황임에도 과도하게 전진해서 방어하려는 습성으로 팀을 위기에 몰아넣곤 한다. 그러나 앞으로 뛰쳐나간 콤파니의 의중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나잉골란이 원터치로 바로 토티에게 패스를 했기에 득점이 나왔던 것 뿐이지, 만약 나잉골란이 최소 1번의 터치를 기록했다면 콤파니가 나잉골란에게 다가가 압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분명 생겼을 것이다. 그러면 압박을 받게 되는 나잉골란은 로마 진영으로 패스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할 의문점은 다른 곳에 있다. 왜 콤파니는 나잉골란을 막기 위해서 전진할 수 밖에 없었고 나잉골란은 오트마르 히츠벨트 감독이 '위험 지역'(페널티 박스 바깥에서부터 10~30야드 떨어진 지점이며 수많은 골의 시발점이 되는 구역)이라 불렀던 곳에서 어찌 이렇게 자유롭게 위치해있던 것일까? 콤파니가 전진할 수 밖에 없던 것은 시티의 2명의 중앙 미드필더였던 페르난지뉴와 야야 투레가 적어도 나잉골란보다 최소 10야드 정도 더 로마 진영에 있었기 때문이다.


역습이 위력적인 공격 전술이라는 것은 이제 전혀 새삼스럽지 않게 여겨진다. UEFA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2014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총 61골이 역습을 통해 나왔고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득점의 23%에 해당한다. 레알 마드리드 득점의 약 1/3에 해당하는 13골 정도가 역습으로 나왔다.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역습 루트는 상대 지역에서 공을 뺏어낸 이후 F1 차량처럼 달려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에게 공을 빠르게 건네주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7골이 이처럼 공을 뺏어내고 단 한 번의 패스 그리고 선수 개인의 질주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마드리드가 준결승에서 바이언을 어떻게 압도했는지를 기억해보자. 그리고 2013-2014시즌 결승전에서 나온 가레스 베일의 득점 장면을 다시 기억해보자.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뤄내는데 역습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제 역습은 더욱 짜임새있고 면밀하게 시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공격수를 향해 롱볼을 건네는 것이 역습이 아닙니다. 역습 전술은 보다 정교하게 구상되어져야만 하고 공을 들인 역습 전술은 보다 더 많은 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카를로 안첼로티가 말한다.


안첼로티의 주장과 달리 UEFA 기술보고서는 2013-2014시즌 역습에 의한 득점 수(61골)이 2012-2013시즌의 79골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2012-2013시즌에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온 득점의 27%가 역습이라고한다. 2013-2014시즌은 23%이니까 득점에서 역습이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진 것이 맞다. 2005-2006시즌 역습에 의한 득점이 차지하는 비중인 40%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 역습은 하나의 공격 형태로서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다.


역습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나의 주장은 Opta가 지난 5시즌의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Opta는 '빠른 역습(fast breaks)'라는 용어를 하나 정의하고 시작했다. 이 용어의 정의는 이러하다. -공격하는 팀이 자신의 진영에서 빠른 속도로 공격을 시작하며 동시에 상대의 수비 구조가 아직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의 상태이어야한다.- Opta에서 정의를 내린 빠른 역습의 비중도 시즌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0-2011시즌 8.5%에서 2011-2012시즌 7.8%로 2012-2013시즌 7.3%, 2013-2014시즌은 6.4%로 떨어졌다.


2004년 조세 무리뉴가 첼시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그는 4가지를 중점 사안으로 두고 훈련에 임한다고 말했다 : 공격 상황, 수비 상황,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상황,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 무리뉴가 이끌던 첼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가장 마지막 사항을 종종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때가 많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가 쉽사리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빠르게 수비 구조가 형성되면 상대는 역습을 시도조차 못하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알아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짜 강팀들은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능력을 점차 향상시키고 있다.


정말로 압박은 정말 역습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인 방법인 것일까? 현재 브뢴비의 수석코치이자 펩 과르디올라 전술 구상의 후미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알버트 세팔라스(Albert Cepallas)는 사이먼 쿠퍼(The Blizzard 기자)와의 인터뷰를통해 바르셀로나가 점유율을 잃은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지 알려준다.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공을 태클이나 가로채기 동작을 통해 공을 뺏어내는 순간이 그 선수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이라 생각하며 그 때 공을 가장 뺏어내기 쉽다고 추론한다. 공을 뺏어낸 선수는 공을 뺏어내는데 집중하게 되고 실제로 공을 뺏기 위해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이제 그 선수는 (공이 없이) 피치 전반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공을 가진 상황으로 전환된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는 그 선수의 머릿속에 분명한 패스길이 드러나지 않는다. 


2~3명의 선수가 불과 몇m 뒤에서 패스길목을 차단해주고 공을 빼앗긴 선수 본인이 바로 다시 공을 뺏어내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다. 혹은 후방에 위치해준 선수들이 공을 가진 선수가 첫번째로 압박을 가하는 선수를 제치는 그 순간 바로 달려들면 된다. "극소수의 팀만 강한 압박 속에서 개인의 기량으로 압박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과르디올라는 그걸 굉장히 잘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르샤의 경기 스타일도 극도로 (타 클럽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공을 점유한 상황에서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기 위해선 전술적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선수들은 지속적으로 감독의 지시사항을 수행할 수 있는 체력적 조건도 갖춰야 합니다." 2011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당시 수석코치였던 르네 뮬레스틴(Rene Meulensteen)이 말한다. 


그렇다면 즉각적으로 공 소유권이 회복되지 못한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5초 후면 바르샤는 이미 후퇴하여 조밀한 대형을 형성해낸다. 아리고 사키가 80년대 후반 밀란에서 새로운 지평을 남겼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전방부터 후방까지 상당히 폭이 좁아지고 상대팀은 그 사이로 공을 보낼 수 없게 된다.


바르셀로나만 유일하게 이러한 플레이를 구사한 것이 아니다. 과거 스코틀랜드의 하이버니안을 이끌었던 존 콜린스 감독처럼 선수들이 혼란스러운 경기장에서 어떻게 5초안에 그런 계산을 하고 있을 수 있냐고 의문을 품었던 지도자들도 실제로 선수들이 그러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선수들은 언제 압박을 시도해야하는지, 언제 후퇴해야하는지,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죽여놓는지를 계산하고 있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에 이르러서 더욱 정교해진 것 뿐이다.


상대의 역습을 막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자신의 진영에 확실히 박아두고 두명의 센터백 앞에서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팀은 자연스럽게 이러한 이점을 보게 된다. 만약 시티가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 -야야 투레, 페르난지뉴, 페르난두- 을 전부 기용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한다면 그들은 나잉골란이 보여준 움직임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 한 명이 후방에 남아있거나 아니면 전반적인 라인 사이의 간격을 좁히거나해야한다. 지난 2013-2014시즌 막바지에 시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Opta의 기록을 통해본 시티의 문제점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전체 득점의 6%, 프리미어 리그 전체 득점의 5%가 앞에서 정의했던 '빠른 역습'에 의해 나온 골이었다. 그러나 모든 대회를 통틀어 빠른 역습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내준 실점은 시즌 전체실점의 14%에 해당한다. 점점 더 많은 클럽들이 공 점유를 통해 경기를 지배하고 있고 그에 따라 실점도 역습으로 인한 실점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시티의 수치는 너무하다. 2014-2015시즌에도 벌써 7골을 내줬는데 2골이 빠른 역습으로 내준 실점이다.


공수 전환은 현대 축구의 경기 진행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유럽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빠른 공수 전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다. 최고의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을 구분하는 것은 역습이 아니라 역습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상대가 역습하려는 것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 시티가 로마전에서 하지 못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sport/blog/2014/oct/01/the-question-counter-counter-important-counteratt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