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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17 퓰리스볼(Pulisball)은 WBA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



by Adam Bate


애널리틱스(Analytics)에 관한 회담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전문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생소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 샘 앨러다이스처럼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자리였을 수도 있다. 지난 달 OptaPro 포럼에서 닐 찰스(Neil Charles)의 '슈팅 최적화(shot optimisation)'에 관한 발표는 모두의 이목을 이끈 내용이었다. 찰스는 토니 퓰리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의 발표에 따르면, 퓰리스는 확률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모두들 웨스트 브롬의 경기 스타일에 대해서 비난하지만, 토니 퓰리스는 정말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찰스는 이렇게 말하면서 웨스트 브롬이 박스 안으로 공을 보내는 지점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찰스의 최적화 모형은 웨스트 브롬의 슈팅 지점 선정에 대해 2가지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해냈다. 우선 웨스트 브롬의 슈팅 대다수가 중앙 지역 및 6-야드 박스 바로 앞에서 시도되었다. 그 지점을 제외하면 웨스트 브롬은 많은 슈팅을 시도하지 않았다. 또한 웨스트 브롬이 페널티 박스로 공을 전달하는 지점은 박스 대각선 지점이 주를 이뤘다. 즉 페널티 박스 대각선 지점에서 웨스트 브롬은 박스 중앙, 6-야드 박스 바로 앞지점을 향해 공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전술이나 다름없다. 아름다운 전술은 아니지만, 분명히 효과적인 방법이고 우리는 퓰리스의 그러한 전략을 수량화할 수 있었다.


[노란색 지점에서 페널티 박스를 향해 공을 올리고 확률이 높은 파랑색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한다]



팬들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시도하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퓰리스는 그보다 실용적인 의사결정을 지시한다. 이는 멋진 플레이에 박수를보내는 대중의 찬사보다 승점쌓기를 우선시하는 토니 퓰리스란 인물의 가치관과 딱 들어맞는 행동이다. 퓰리스는 퓰리스볼(Pulisball)이라 불릴 수 있는 방식의 플레이를 확립했고 그걸 바탕으로하여 한정된 자원 속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만들어낸다.


겉보기에도 웨스트 브롬이 현재 내고있는 성과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웨스트 브롬도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많은 구단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스토크 시티나 사우스햄턴에 더 뛰어난 재능이 모여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레스터 시티는 8위 웨스트 브롬보다 한참 뒤쳐져있다. 


퓰리스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9시즌 연속으로 강등을 당하지 않고있다. 또한 지금 기세를 이어간다면 커리어 처음으로 프리미어 리그 10위 이내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퓰리스는 남들과 다르게 경기를 펼치는 감독이다. 그가 다른 감독들과 다른 점이 또 무엇이 있을까?



세트 피스



슈팅 지점에 대한 최적화는 물론 퓰리스는 '싸구려' 득점이라 불릴만한 기회들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스토크 시티에서 로리 델랍을 앞세워 롱스로인 공격을 시도했던 인물 역시 토니 퓰리스다. 롱스로인 공격은 스토크가 프리미어 리그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데 분명히 도움을 줬다.


애널리틱스 전문가들은 퓰리스의 또 다른 접근법에 대해 할말이 많은 듯 하다. StatsBomb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드 넛슨(Ted Knutson)은 최근 세트 피스 공격을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며 효율적인 세트 피스를 강조한다. 넛슨이 주장하길, 스토크의 롱스로인 활용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경기 상황을 완벽한 이점으로 만들어버린 핵심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스로인 상황에서 대다수 구단은 생산성이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토크는 남들이 버리는 스로인 상황에서 슈팅을 만들어 냈습니다. 심지어 경기의 절반이 로리 델랍의 스로인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롱스로인 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난데없는 상황에서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골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넛슨이 말했다. 




퓰리스가 구단을 옮겨도 세트 피스 득점 능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현재 웨스트 브롬은 세트 피스 16득점으로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중 세트 피스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웨스트 브롬에는 세트 피스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가레스 맥컬리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아주 위협적인 공중전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크리스 브런트는 공을 동료의 머리로 배달하는데 있어서 아주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웨스트 브롬의 데드볼 전략에서 감독의 영향력을 결코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퓰리스가 스토크에서 보냈던 마지막 3시즌동안 스토크보다 세트 피스 득점이 많았던 구단은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일했다. 퓰리스는 스토크 뿐만 아니라 웨스트 브롬에서도 데드볼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남들이 가볍게 여기는 부분에서 우위를 가져간다.



풀백



퓰리스의 세트 피스 성공은 일정부분 풀백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트렌드는 풀백 자리에 공격적인 선수를 배치하는 것이지만 퓰리스는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퓰리스는 풀백 자리에 센터백 출신을 배치한다. 현재 퓰리스는 크레익 도슨이나 조니 에반스를 풀백 자리에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결단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큰 이점이 된다. 박스 안에는 충분히 공을 클리어링 할 수 있는 신장을 갖춘 선수들로 가득 차있다. 또한 퓰리스에게 풀백의 오버래핑은 결코 우선 순위가 아니다. 오히려 풀백이 자리를 지켜 상대의 역습에 대비하는 것을 선호하는 감독이다.


풀백의 뒷공간은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려는 팀이 공략하는 핵심 지역이다. 리버풀이 상대적으로 약팀이라 불리는 구단을 상대로 고전하는 것도 이 지역에서 공간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웨스트 브롬은 풀백의 전진을 크게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공간을 잘 내주지 않는다. 따라서 웨스트 브롬을 상대하는 대다수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주요 무기가 무력화된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도 수비적인 풀백 대니 심슨과 크리스티안 푹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퓰리스에겐 이전부터 그러한 결정은 전술적 핵심이었다. 웨스트 브롬이 레스터 시티가 보여준 기적을 재현하진 못하겠지만 불리함을 극복하는 것 자체는 이미 퓰리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었다.


계속해서 불리함을 극복해온 것 그 자체가 퓰리스의 성공을 요약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퓰리스의 프리미어 리그 감독 커리어 내내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팀이 가진 능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어떤 능력을 끌어내야하는지를 간파했다. 


퓰리스볼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먹히고 있다. 축구의 예술성을 따지는 사람들은 퓰리스식 축구를 멀리하겠지만, 애널리틱스의 발전 그리고 숫자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퓰리스가 시도하는 방식에 대해 합리적 이해가 가능해지고 있다.




출처 : http://www.skysports.com/football/news/11698/10803578/is-tony-pulis-so-called-pulisball-the-most-effective-way-for-west-brom?utm_source=t.co&utm_medium=refer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