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리버풀의 수비 문제

Football Stats 2020. 11. 22. 18:17 Posted by Seolskjaer

 

지난 6월, 즉 코로나 후 시즌 재개 (이하 Project Restart) 시점 이후 챔피언 리버풀의 수비는 그 이전과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 코로나로 시즌이 중단되기 이전까지 리버풀의 경기당 평균 0.7실점을 기록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리그 경기당 평균 실점이 1.3골로 상승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실점 상승이 이미 리버풀이 압도적인 페이스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버풀의 실점 증가는 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2020/21시즌 리버풀은 리그 개막 후 8경기동안 16골을 실점했다. 경기당 평균 2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시즌에는 27라운드에서야 비로소 16번째 실점을 기록했었다. 지난시즌 전체 실점이 33실점이었는데 벌써 지난시즌의 절반에 가까운 실점을 기록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시즌 리버풀은 8경기에서 클린시트를 단 1번 기록했다. 비율로 표현하자면 13%인데, 이는 38경기에서 15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던 것 (39%) 과 대조된다.

 

올시즌 리버풀은 경기당 평균 8.5회의 슈팅을 허용하는데, 이는 지난시즌 경기당 9번의 슈팅을 허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지난시즌 상대에게 내준 유효슈팅은 경기당 평균 2.9회였는데 올시즌은 이 수치가 4.0회까지 상승하였다. 

 

지난시즌보다 경기당 슈팅 허용횟수는 적으나, 유효슈팅을 내주는 비율은 높아져서 페널티킥을 제외한 기대실점 (expected goals against, excluding penalties) 값은 여전이 0.9~1.0 사이를 오가고 있다.

 

아마도 클롭에게 걱정스러운 지표는 <High turnover>에 의한 실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High Turnover> 라고 부르는데 이는 상대의 시퀀스(sequence)가 자신의 골문 40m 내 범위에서 시작하는 경우를 말한다. <High Turnover> 횟수는 지난 2019/20시즌 경기당 3.0회에서 2.6회로 줄었으나 리버풀은 올시즌 벌써 <High Turnover>로 인해서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시즌 <High Turnover>로 인해 기록한 실점이 3골이었는데 이미 지난 1년간 기록했던 것과 동등한 수준의 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리그에서 가장 높은 실점 횟수이기도 하다. 

 

 

부상

 

평소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우리는 위르겐 클롭이 침착하게 수비진을 차차 교정시켜나갈 것이라 기대해볼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리버풀의 수비는 지금 부상으로 큰 상처를 입고 있다.

 

버질 반 다이크는 남은 시즌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조 고메즈 역시 부상인 상황이다. 여기에 티아고와 나비 케이타 역시 부상이며 파비뉴와 마팁이 짝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리버풀을 상대하는 레스터는 피냄새를 맡고 있을 것이다.

 

파비뉴가 매치핏 상태로 판명되어 마팁의 짝으로 선택되든, 되지 않든간에 레스터전에 나올 센터백 조합은 리버풀이 올시즌에 시도하는 7번째 센터백 파트너십이 될 것이다. 지난시즌에는 단 3가지 센터백 조합으로만 시즌을 소화했던 리버풀이다.

 

지난 시즌 이후로 센터백들 중에서 득점으로 마무리 된 시퀀스(sequence)의 출발점이 된 횟수를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해리 매과이어(6회)에 이어서 반 다이크(5회), 조 고메즈(4회) 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클롭의 선택을 받는 선수는 수비 뿐만 아니라 공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리그 우승 확정 이후의 수비

 

6월 말 챔피언 자리를 확정 지은 이후의 수비를 살펴보자. 리버풀의 챔피언 확정 이후 현재까지 리버풀보다 많은 실점을 기록한 팀은 뉴캐슬 유나이티드(15경기 29실점) 뿐이다. 리버풀은 15경기 28실점.

 

게다가 같은 기간 리버풀의 클린 시트 횟수는 단 2회로 이보다 더 나쁜 성적을 기록한 구단은 크리스탈 팰리스(클린시트 1회) 뿐이다. 그리고 수비 실수 횟수도 5회를 기록하여 첼시 다음으로 나쁜 기록을 보유 중이다.

 

 

 

지난시즌보다는 하락 그러나 여전히 경쟁력 있는

 

앞선 우려스러운 지표들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이 올시즌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올시즌 리버풀이 상대에게 리드를 내준 경기에서 가져온 승점이 벌써 9점이다. 상대에게 한 순간이라도 지고 있던 상황이 총 4경기였는데 이 중 3경기에서 승리했다. 단 1차례 예외는 빌라 파크에서의 패배이다. 

 

리버풀은 지금까지 실점한 경기에서 4차례 승리를 거두었고 이는 리그에서 높은 기록이다. 전방의 파괴력이 수비진의 사고를 덮어주고 있는 것이다.

 

구단 경기수 W D L 실점한 경기에서의 승리 실점경기 승리 / 승리횟수
리버풀 8 5 2 1 4 80%
맨유 7 3 1 3 3 100%
팰리스 8 4 1 3 3 75%
에버턴 8 4 1 3 3 75%
스퍼스 8 5 2 1 3 60%
레스터 8 6 0 2 3 50%

 

 

리버풀은 7라운드 종료 후, 최악의 수비 기록(15실점)에도 불구하고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1992년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당시 리그 선두였던 노리치 시티 이후 처음으로 리그 1위팀이 동시에 리그 최다실점팀인 경우였다.

 

지난시즌 PFA팀에 수비수 3명을 배출했던 리버풀인데 지금은 그 3명의 선수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이는 결코 클롭이 선호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출처 : www.statsperform.com/resource/liverpools-defensive-woes-continue/

클롭의 압박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Football Stats 2017. 10. 13. 23:55 Posted by Seolskjaer




by Will Gurpinar-Morgan


2년 전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의 감독으로 임명되었을 때, 클롭은 앞으로 어떠한 축구를 보여줄 것인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언제나 공을 지배할 것이다. 항상 공을 쫓을 것이며,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싸울 것이다."


클롭이 선호하는 -공을 잃은 이후 상대를 압박하고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간결하게 요약하는 문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클롭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이며 리버풀에서도 계속 추구하는 축구관이다. 하지만 올시즌 리버풀은 이전보다 압박의 강도가 약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래 그림은 리버풀이 상대팀 패스를 방해하는 수준을 시각화한 것이다. 빨간색이 진할수록 해당 지역에서 상대의 패스를 더 많이 방해하는 것, 즉 압박의 강도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파란색이 진할수록 상대의 패스를 적게 방해하는 것, 즉 압박의 강도가 약하다고 보면 된다. 2015/2016시즌, 2016/2017시즌 리버풀은 높은 지역에서부터 효과적인 압박을 수행했으나 올시즌 그 정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하게 압박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전보다는 전체적인 압박의 세기가 약해졌다.







올시즌 리버풀 상대팀의 평균적인 점유율은 지난 2시즌의 기록보다 10% 가량 상승했다. 리버풀의 상대팀이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6.5초다. 물론 이는 여전히 리그 전체평균보다 짧은 시간이지만, 원래 상대에게 가장 적은시간동안 공의 소유를 허락했던 팀이 리버풀이라는 사실과는 분명 대조된다. 







7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리버풀이 각 경기마다 어느 정도로 상대팀의 패스를 견제했는지 확인해보고자 했다.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2시즌간 리버풀의 평균적인 방해 지수는 -2.5%였다. 하지만 올시즌 평균은 -0.66%이고 2시즌간의 평균치를 넘은 경우는 딱 1번(vs레스터) 뿐이다.


리버풀이 이전보다 느슨하게 압박하는 이유는 챔피언스 리그 참가로 인한 경기 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염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전술 변화가 리버풀의 수비 통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리버풀의 기대실점은 지난시즌 경기당 0.62골이었으나 올시즌은 0.81골로 상승했다. 또한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내주는 슈팅 1회의 기대실점이 지난시즌 0.11골이었으나 올시즌은 0.13골로 상승했다. 


리버풀의 약화된 수비는 공격력으로 인해 일정부분 상쇄되고 있다. 현재 리버풀의 경기당 기대득점은 지난시즌에 비해 0.4골 상승한 1.78골이다. 하지만 기대골득실은 올시즌 0.79골로 지난시즌의 0.81골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시즌에도 리버풀의 수비는 취약지점이었으나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행하여 상대에게 기회를 노릴 틈을 주지 않았다. 올시즌의 문제는 리버풀이 전방압박의 강도를 낮춤으로써 취약한 수비진이 상대에게 더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시즌 초기 상황이지만, 분명히 여러 통계들은 리버풀의 고민거리를 제시하고 있다. 공격 라인의 생산성 극대화와 수비 라인을 위한 보호막 설정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클롭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다. 본래 익숙했던 프레싱 게임으로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뒤쳐지기 이전에 빠른 해답을 찾아야할 것이다.




출처 : https://statsbomb.com/2017/10/what-has-happened-to-the-klopp-press/



 






by Freddie Wilson


위르겐 클롭은 공격력이 뛰어난 팀을 만들었지만, 피치 반대편 포지션에서는 여전히 발전해야할 부분이 남아있다. 9월 16일에 있었던 번리와의 경기까지 리버풀은 총 9골을 실점했는데 리버풀의 수비가 왜 이토록 골을 쉽게 내주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리버풀은 상대에게 총 39번의 기회를 내줬는데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1회, 첼시의 46회보다도 적은 수치다. 따라서 리버풀이 상대에게 내주는 찬스의 퀄리티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각 득점 기회의 퀄리티를 범주화했을 때, 가장 상위 2단계("great" & "superb")가 차지하는 비중은 리버풀은 23%인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 첼시는 9%에 불과했다. 또한 이러한 절호의 득점 기회가 각 구단의 기대 실점(expected goals conceded)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리버풀의 경우 63%인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2%, 첼시는 45%였다.


번리전까지 리버풀의 기대 실점은 7.38골이고 평균적으로 리버풀은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을 0.19 씩 허용하고 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대 실점 4.94골,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 0.12 & 첼시의 기대 실점 4.72골,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 0.1 보다 훨씬 높은 값이다. 리버풀은 아주 높은 퀄리티의 찬스를 허용하고 있고 이것이 수비가 취약한 이유 중 하나다.


리버풀이 어느 지역에서 찬스를 허용하는지, 그렇게 허용하는 찬스가 어디서 시작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화살표는 득점 기회 빌드업 과정에서의 마지막 패스/크로스/드리블을 의미한다. 따라서 화살표의 시작점은 어시스터가 공을 다루는 지점이고 화살표의 끝점은 득점 기회가 발생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시각화된 자료는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군집 분석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변형할 것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패스로 허용하는 찬스는 4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가장 빈도가 높은 유형이고 나머지 2가지 형태의 공격(낮은 크로스, 프리킥)은 각 2개 그룹으로 분류된다. 같은 형태의 공격 방법으로 적어도 4회 이상의 슈팅을 허용해야 그룹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총 3가지 형태의 공격만 남게 되었다. 





앞서 선보인 화살표가 여러개인 그림보다 지금이 훨씬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 화살표는 리버풀의 주된 찬스 허용에 대해서 의미한다.
  • 또한 군집 분석을 거쳤기 때문에 이 화살표들은 리버풀이 허용하는 찬스의 요약된 형태라 할 수 있다.
  • 화살표의 시작점은 찬스의 시작점, 즉 어시스터의 플레이 위치다. 
  • 화살표의 끝점은 리버풀이 득점 기회를 허용하는 지점이고 즉 이것은 상대팀 슈팅이 발생하는 위치라 할 수 있다.
  • 공격의 형태는 색깔로 구분되어 있다. 빨간색이 오픈 플레이 패스, 초록색은 낮은 크로스, 파란색은 프리킥이다.
  • 화살표의 두께는 각 기회의 평균적인 기대 득점 값에 비례한다. 따라서 화살표가 두꺼울수록 상대팀의 기대 득점(xG)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화살표의 명암은 각 기회의 빈도수에 비례한다. 따라서 진한 화살표일수록 그러한 형태의 공격 허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D그룹은 페널티 스팟 바로 직전에서 상대팀의 짧은 패스가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두께가 굵을 뿐만 아니라 짙은 색을 가진 화살표이다. 즉 리버풀이 이러한 형태의 공격을 많이 허용하고 그 결과 득점 기회당 기대 실점이 높아지게 된다.

군집 분석 이전의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그림에서 페널티 스팟 오른쪽에 파란색 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원의 크기는 기대 득점값에 비례한다. 두번째 그림에서 역시 오픈 플레이 패스(2번째 그림에서는 파란색)이 많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E그룹도 리버풀의 실점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버풀의 오른쪽 수비는 왼쪽에 비해서 더 많은 찬스를 허용하고 있다. 오른쪽 화살표가 색이 훨씬 짙고 이는 리버풀 수비의 오른쪽에서 상대에게 더 많은 공격을 허용한다는걸 의미한다.  

리버풀의 군집 분석 결과를 살펴보았으니 첼시, 아스날의 군집 분석 결과와 비교해보자.





군집 분석 결과 첼시는 주로 상대팀의 오픈 플레이 패스, 높은 크로스 과정에서 슈팅을 허용한다. 리버풀이 오픈 플레이 패스, 낮은 크로스, 프리킥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것만으로 리버풀과 첼시의 수비 전략의 차이를 논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낮은 크로스가 높은 크로스보다 블락(blocked)하거나 클리어링 하기 쉽다는 점에서 리버풀 풀백 포지션이 약하다는걸 알아낼 수 있다.


첼시는 페널티 박스 끄트머리를 향하는 A그룹 형태의 패스에 가장 취약하다. 하지만 첼시가 허용하는 가장 위협적인 상황은 리버풀이 허용하는 가장 위협적인 상황보다 골문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이 그림의 A와 리버풀의 D를 비교) 첼시의 화살표 A와 리버풀의 화살표 D를 비교했을 때도 첼시의 A 화살표가 살짝 더 얇다. 골문에서 멀리 떨어져있으니 상대팀의 기대 득점 (슈팅을 허용하는 팀의 기대 실점)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결과는 글의 초입에서 언급했던 리버풀이 상대에게 허용하는 기회의 퀄리티와 대응되는 부분이다. 상대팀이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시도하게 만드는 것이 유리한데 리버풀은 너무나 많은 기회를 박스 안에서 허용하고 있다.  





위는 아스날의 결과를 시각화한 것이다. 아스날은 H,F,D 형태의 공격에 취약하다. H 그룹 유형은 아스날이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경기를 펼친다거나 혹은 레스터나 리버풀처럼 길게 넘기는 팀을 상대로 경기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시즌 초기이기 때문에 샘플 사이즈가 작아도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박스 안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F 그룹 형태는 역시 아스날에게도 좋지 않다. 화살표의 방향이 리버풀의 D그룹 화살표처럼 중앙을 향하지는 않으나 이 역시 아스날의 골문과의 거리가 가깝다.




출처 : https://chanceanalytics.com/2017/10/03/all-shook-up-understanding-liverpools-defensive-fragility-using-clustering/





by Jonathan Wilson


지난시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한 마르코 마린은 첼시 선수명단에 4년간 이름을 올렸지만 단 2차례 리그 선발에 그쳤다. 지난 1월 미들즈브러와 계약한 패트릭 뱀포드는 첼시에서 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1경기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후안 콰드라도 역시 첼시에서 단 3경기 선발출전에 그친 이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유럽 여러 곳에서 첼시에서 실패한 포워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리버풀이 AS로마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살라는 첼시에서 2년 반동안 단 6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살라가 첼시에서 보낸 시간은 임대의 연속이지만 피오렌티나 임대, 로마 임대가 살라에게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최근 세리에A 에서는 이전보다 득점이 더 많이 나오는 추세를 보이지만, 살라가 측면 플레이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첼시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챔피언스 리그에서 첼시를 상대로 홈&원정 모두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살라는 2014년 1월 £16m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FC바젤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기술력까지 뛰어난 살라는 좀처럼 경기에 나서질 못했다. 물론 이미 윌리안과 에당 아자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할 것이다. 특히 왼쪽에 아자르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에는 수비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두고 싶어하는 무리뉴의 특이한 선호도 역시 작용했다고 본다. 그로 인하여 무리뉴는 때때로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살라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의 문제보다 첼시가 옵션이 풍부한 상태에서 도대체 왜 살라를 영입했는가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영입되어 미드필드 지역에 창조자 역할을 해줄 선수가 늘어났다. 파브레가스 영입으로 인해 오스카 마저도 오른쪽 윙어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는 살라의 출전 가능성을 더욱 축소시켰다. 첼시시절 살라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기보다 그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세리에A 무대에서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받자 살라는 FC바젤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오렌티나와 로마에서 리그 71경기를 소화한 살라는 35득점 뿐만 아니라 2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팀에 에너지와 속도까지 불어넣는 선수였다.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에서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첼시에서 정착하지 못해 떠밀려간 또 다른 선수, 다니엘 스터리지가 클롭의 팀에서 공격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살라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0.5회의 태클을 성공하며 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한다. 공을 뺏는 횟수가 경기당 1.5회라는게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에게 즉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다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시즌 사디오 마네는 90분 평균 0.9회의 태클, 0.3회의 가로채기를 기록했었다. 살라는 리버풀 포워드들의 덕목인 압박을 이끌 준비가 되어있다.


살라는 마네의 빈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네와 동시에 양쪽 윙어로 기용되어 공격을 이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필리페 쿠티뉴는 지금보다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또한 살라가 정통파 공격수인 에딘 제코와의 합이 좋았듯이 디보크 오리기와 합이 좋을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살라는 제코에게 22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중 7번이 골로 연결되었다. 살라와 제코는 도르트문트의 오스만 뎀벨레-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생산성이 좋은 공격 조합이었다. 


살라가 첼시에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과연 그가 스토크에서 비오는 화요일 밤 경기를 버틸 수 있을까?' 란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라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나를 상대로 스토크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이집트의 1-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모래장이나 다름없었던 포르장티(Port-Gentil) 경기장에서 살라가 해냈다면, 살라는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살라 영입으로 클롭의 옵션이 늘어났고 공격 라인에 짐을 덜어줄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면 평가가 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살라가 정기적인 출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보여준 지난 5년간의 활약을 고려한다면, 살라가 머지사이드에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우리의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n/23/mohamed-salah-chelsea-liverpool-signing-roma






by Ryan Giggs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5월에 있었던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 나는 위르겐 클롭이 이끄는 팀이 승리하길 원했다. 물론 리버풀이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퍼레이드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리버풀이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리그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자 그 곳에서 오랫동안 선수로서 뛰었다. 나는 살포드에서 성장했고 당시 리버풀은 잉글랜드 최고의 팀이었을 뿐만 아니라 때때로 유럽 정상의 자리까지 올랐던 구단이었다. 리버풀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가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어떤 느낌으로 살았는지 잘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 유나이티드가 리버풀보다 더 성공적인 구단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안필드에서 승리하는 것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세비야와의 결승전 경기를 보면서 나는 리버풀이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않고, 여름에 보강이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클롭은 단 1년만에 잉글랜드 경기 스타일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적응했고 선수들은 클롭이 추구하는 경기 방식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올시즌 리버풀은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데 방해가 되는 주중 경기가 없다.


루이 반 할은 독일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경력이 있으며 수많은 독일 감독들이 주말 경기를 위해 전술적인 준비를 주중에 심도있게 진행한다고 수석코치인 나에게 말해줬다. 만약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에서 우승했다면, 그들은 지금 챔피언스 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었을 것이다. 8위로 시즌을 마감한 상황에서 유로파 리그 결승전까지 패배한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다행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리버풀은 온전히 주말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리버풀이 마지막 우승을 이뤄낸지 27시즌이 지났다. 1967년부터 1993년까지 우승하지 못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6년 기록을 뛰어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압박감은 더 커질 뿐이다. 알렉스 경이 우리를 우승으로 이끌기 전까지도 나는 유나이티드에서 우승에 대한 비슷한 압박감을 느꼈다. 타이틀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구단 선수들과 심지어 팬들까지도 정말 우승이 가능한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올해 리버풀은 우승 경쟁할 수 있는 모습을 갖췄다. 나는 현역시절에 리버풀이 과거 리그를 지배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할 경우 연달아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했었다. 유나이티드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리그를 지배했지만, 현재는 한 구단이 리그를 지배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리버풀은 1회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우승을 원하겠지만 말이다.


알렉스 경은 리버풀 상대로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리버풀에게 항상 승리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리버풀과의 경기가 최근 경기력과 상관없이 치열하게 싸워야하는 경기라고 인식한 것은 분명했다. 1992년 4월 우리는 안필드에서 패배했다. 경기 종료 후 리버풀 팬 한 명이 나에게 싸인을 요청했다. 그는 나에게 싸인을 받고서 즉시 내 앞에서 사인을 찢으며 유나이티드가 결코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당시 나는 18살이었고 그가 찢어진 싸인을 아직도 가지고 있길 희망한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안필드에서 경기했을 때, 나는 스카이스포츠의 MNF 펀딧으로 안필드를 방문했다. 안필드는 내가 자유롭게 방문하던 곳이 결코 아니었다. 안필드의 메인 스탠드에서 경기를 관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상당히 인상 깊었다. 안필드에서 유나이티드와 똑같이 수십년간 구장의 상업화와 맞서 싸워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결코 안필드의 유명 인사가 될 수 없을텐데 이번 안필드 방문에서 구단 직원들은 나에게 상당히 친절했고 존중심을 보여줬다. 각자의 양측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떠나서 리버풀이 그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 나와 개리 네빌이 안필드 주차장에서 폭언을 들었다는 보도가 있던걸로 아는데 보도된 것보다 훨씬 더 심한 말도 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리버풀 관계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아하니) 어쨌든 나는 그런 폭언이 내가 아닌 네빌을 향한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스티븐 제라드 이적 후 빅스타가 없는 리버풀 경기를 보는 것이 흥미롭다. 필리페 쿠티뉴는 뛰어난 재능이고 조던 헨더슨은 주장직을 이어갈만큼 잘해주고 있다. 헨더슨은 정말 좋은 사람이자 헌신적인 프로선수처럼 보인다. 제라드가 떠났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은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한 개인이 모든 관심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팀에게 좋은 현상일 수도 있다.


다방면에서 2005년 로이 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로이 킨은 피치 위에서 2인분 이상을 해주던 선수였다. 킨이 구단을 떠났을 때, 다른 선수들이 그 빈 자리를 채워야만 했다. 현재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차이는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을 내부에서 찾았는가, 외부에서 찾았는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감독이든 제라드는 리버풀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제라드는 리버풀을 떠났고 리버풀을 상징하는 그 자리에는 클롭이 위치해 있는 것 같다.


구단 내에서 제라드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제라드는 위대한 선수였다. 유나이티드에서는 알렉스 경보다 위대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서로 다른 구단이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리버풀이 다이나믹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리버풀은 20골 이상을 넣어줄 수 있는 스코어러가 없다. 사디오 마네 혹은 다니엘 스터리지는 내가 틀렸다고 기록으로 말해줄 수도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리그 우승을 위해선 20골 넘게 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리그 우승을 차지한 모든 구단에는 20골 이상 넣은 선수가 있었다 : 제이미 바디, 디에고 코스타, 야야 투레(물론 메인 스트라이커는 세르히오 아게로지만) 로빈 반 페르시까지.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리버풀의 골키퍼는 리그 정상급 수준이 아니라 생각한다. 


아마 리버풀과 관계된 사람들은 내가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우승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 전에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8번 우승부터 하고 오라고 말했었다. 20년이 지났고 유나이티드는 총 20번 리그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지금 내 주변 사람들은 그 관계가 다시 역전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6/10/28/ryan-giggs-column-why-i-fear-this-could-be-liverpools-year-in-th/



by Jonathan Wilson



조세 무리뉴는 위르겐 클롭보다 고작 4살 많을 뿐이지만, 축구란 관점으로 봤을 때 무리뉴는 클롭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전술 색깔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클롭이 열정적으로 추종하는 강한 압박, 높은 위치에서부터의 압박이 유행을 타고있기 때문일 수 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핫스퍼와 경기했을 때, 우리는 치열하면서도 숨막히는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이 보여준 축구는 오늘날의 축구로 세팀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서로를 겨냥하고 있었다. 한편 무리뉴의 스타일은 보다 전통적이다. 오늘날 무리뉴의 방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월요일 안필드에서 클롭과 무리뉴가 맞대결을 펼치는데 무리뉴 전술에 대한 보편적인 익숙함은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위대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지도자 카를로스 비안키는 벨레스 사르스필드, 보카 주니어스를 이끌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4회 우승을 이끌어냈는데, 그는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불문율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그가 이야기한 10가지 규칙 중 피치 위 전술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 한가지도 없었다. 비안키가 가장 강조했던 사항은 바로 '리더십'으로 비안키에게는 문자 그대로 의미를 넘어선 것이었다. 비안키가 주장하는 리더십은 '개인을 우상화'하는 것이었다. 이 전략은 무리뉴와 클롭의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클롭은 따뜻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피치에서 자축하는 클롭의 모습을 보면 그가 리버풀 선수들과 리버풀 팬들에게 분명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터치라인에서 보여주는 클롭의 독특한 액션은 클롭도 팬과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임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게 만든다. 클롭의 기자회견과 인터뷰 매너는 유쾌하면서 즉흥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클롭의 퍼포먼스는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기 위해 맞춰져 있으며 실제로 그런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포르투에서 무리뉴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은 마치 그를 종교적 지도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선수들이 무리뉴를 이야기할 때 애정과 경외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포르투의 골키퍼였던 빅토르 바이아는 "무리뉴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도있게 파악하고 있고 매 순간마다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바이아는 포르투 감독 시절의 무리뉴에 대해 "계획이 너무나도 정교한 나머지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라고 했다. 무리뉴는 독일의 정치 이론가인 막스 베버가 주장했던 '카리스마적 권위'를 따르는 사람이다. '스페셜 원(Special One)'은 아주 적절한 사례라 할 수 있다 : 무리뉴는 미디어가 '스페셜 원'이란 용어를 콕 찝어 사용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무리뉴는 자신의 이미지에 지배력과 자신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영도력(liderazgo)에 의존하는 감독은 자신의 아우라에 흠집이 생기는 순간 위기에 빠진다. 과거 벤피카를 지도했던 벨라 구트만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선수들에게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가 확신을 잃게되자 그의 눈에서 그가 패배했다는 첫번째 신호가 보였다."


올시즌 무리뉴는 과감하지 못하거나 옛날의 무자비함을 상실한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무리뉴가 가장 무자비했던 순간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에 대한 태도로 (그 무자비함의 발현이 피치 위가 아니라는 것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리뉴는 이전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그의 인터뷰와 기자회견은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는 미디어를 상대로 똑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더 이상 미디어는 무리뉴의 의도대로 그의 발언에 격노하지 않으며 무리뉴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최상위 레벨에서 10년 넘게 집권하는 감독들은 거의 없으며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성과없는 시기를 겪게 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경우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가 결실이 없는 시기였다. 무리뉴는 아주 비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이고 2012년 바르셀로나를 꺾고 레알 마드리드를 라 리가 챔피언으로 올려놓은 것처럼 정상을 복귀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추진력이 무리뉴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직관에 의존하는 무리뉴의 방법론은 큰 도전을 맞이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차례 모두 승리를 기록했다. 현대적인 느낌의 클롭과 훨씬 더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루이 반 할의 대결이었고 두 팀의 방법론 차이는 리버풀이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홈경기 2-0 승리를 거둘 때 더욱 확실해 보였다. 


아직까지는 지난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무리뉴의 유나이티드는 반 할의 유나이티드보다 덜 보수적이지만, 맨체스터 시티-토트넘-리버풀과 비교했을 때 활발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유나이티드의 부진은 무리뉴가 주장하는 것처럼 반 할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시 가르치는 과정의 연장선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경기 스타일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압박-점유의 기류와 맞서 싸워왔다. 리더십 이미지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중요할 때 경기 스타일, 명성, 실재 모든 것들이 리더십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무리뉴의 토크가 공과 관련되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 공수 전환, 삼각형 모향의 미드필더 배치는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새로운 것이었다. 무리뉴도 과거에는 인습을 타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였다.


하지만 축구는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지금은 클롭이 현대적이며 그런 클롭의 현대적 감각이 클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그리고 익숙함에 빠져버린 무리뉴는 과거의 인물이 될 위기에 놓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oct/13/jurgen-klopp-jose-mourinho-manchester-united-liverpool-premier-league






by Jonathan Wilson


클롭은 여전히 안필드 유명인사다. 하지만 리버풀의 기복을 언제까지나 인내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을 언제까지 믿어주고 어느 순간부터 신뢰를 내려놓아야할 것인가? 또 감독은 얼마나 빠르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할까? 이는 결코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리버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다가오는 토요일, 위르겐 클롭은 다시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리버풀 선수들을 지휘할 것이다. 지난해 10월 클롭이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바로 그 경기장에서 클롭이 다시 한 번 리버풀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에 나선다. 당시 리버풀은 유럽에서 가장 유쾌한 감독을 모셔오는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는 반응이었다. 수많은 서포터들이 팀버스에서 내리는 클롭을 찍기 위해서 주차 공간에 모이기도 했다. 경기장에는 클롭을 환영하는 수많은 배너들이 있었고 특히 클롭의 얼굴 위에 "We Believe"가 새겨진 깃발도 있었다. 킥오프 전에는 무려 23명의 기자들이 클롭을 찍기 위해서 리버풀 벤치에 몰려 있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클롭은 여전히 그 어느때 만큼이나 인기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번 여름에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클롭에게 리버풀이 계약 연장을 제안한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심지어 지난 주 <Stern magazine> 인터뷰에서 클롭도 리버풀의 계약 연장 제의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클롭 부임 이후, 리버풀은 경기당 1.59 승점을 기록하고 있다. 브랜단 로저스의 리버풀은 경기당 1.88 승점을 기록했다. 데이터는 직설적이지만, 이것만으로 클롭의 스토리를 전부 이야기할 순 없다. 클롭이 여전히 전임자가 남겨둔 문제점들을 바로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팀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전진을 위해 후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클롭은 지난 주 인터뷰에서 고액의 선수를 사는 것이 아닌 선수를 코치해서 성장시키는 것이 자신의 방식이라 주장했다. 그는 고액의 선수를 구매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방식이라 말했고 그런 응급책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클롭에게 오랜시간의 참을성이 주어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문제의 징조가 보이면 팬들이 감독의 희생을 요구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TV와 여론이 지루한 경기를 볼 때마다 감독을 내쫓아야 한다는 듯이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역사는 위대한 감독에겐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더비 카운티와 노팅엄 포레스트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클러프는 첫번째 시즌을 2부 리그 하위권으로 마감했다. 허나 클러프는 5년 후 더비 카운티를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노팅엄에서는 고작 3년만에 동일한 성과를 이뤄냈다. 퍼거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첫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까지 7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허버트 채프먼은 아스날을 우승으로 이끄는데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돈 레비는 리즈 유나이티드 첫시즌에 가까스로 3부리그 강등을 피했다. 1부 승격까지는 3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빌 샹클리도 마찬가지로 리버풀을 1부로 끌어올리는데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의 축구는 과거와 다르다.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어 구단은 투자한 돈을 바탕으로 기대치를 설정하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는 것은 구단주와 운영진 입장에서는 상당히 두려운 사건이다. 감독의 성적과 구단의 목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빠르게 발생할 때가 있는데 그럴 경우, 빠르게 헤어지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최선의 결정이다.


최근들어 선덜랜드는 감독을 제물로 바치고서 잔류에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어냈다. 클러프, 샹클리, 레비, 퍼거슨같은 사람들이 현재 조건에서 그 때와 동일한 커리어 시작을 했다고 상상해 보아라. 상당히 많은 위대한 감독 커리어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라졌을 것이란 의구심을 가져볼만 하다.


클롭은 여전히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감독이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클롭이 큰 기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겠지만, 마인츠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성과, 뛰어난 경기력이 클롭에게 기대를 거는 분명한 이유일 것이다. 지난시즌 리버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그들은 정말 좋은 축구를 구사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2차례 꺾었으며 유로파 리그에서는 비야레알과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했다. 무엇보다도 당시 리버풀 축구는 정말 스릴넘치는 축구였다. 만약 리버풀이 경기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다면, 리버풀은 세계에서 가장 재밌는 축구를 구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리버풀의 문제는 일관성이다. 리버풀은 아스날과의 개막전에서 하프타임 이후 20분간 정말 뛰어난 축구를 구사했다. 나머지 70분간의 축구는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리버풀은 그 20분간의 뛰어난 퍼포먼스로 충분히 4-3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번리에게 2-0으로 패배한 경기는 인상적이지 못한 경기력이 더욱 두드러진 날이었다.


리버풀은 상대가 전진하고 뒷공간을 남겨두면 공격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있다. 리버풀은 상대가 내려앉아 선수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했을 경우 그 그물망을 뚫을 수 있을까? 리버풀은 조던 헨더슨을 세르히오 부스케츠처럼 변신시킬 수 있을까? (어쩌면 엠레 찬은 두번째 의문점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클롭은 답을 발견해야만 한다. 번리전은 리버풀을 개선하는 임무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걸 보여준 경고성 신호다. 만약 리버풀이 지난시즌처럼 지극히 평범한 경기력과 뛰어난 경기력을 오간다면, 팬들이 언제까지 감독에게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25/the-question-will-jurgen-klopp-be-given-time-liverpool










by Marcus Christenson


리버풀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4-3 스코어라는 아주 큰 성과물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다. 필리페 쿠티뉴의 멋진 2골과 사디오 마네의 아름다운 슈팅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팀 수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레프트백 알베르토 모레노의 수비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야만 한다.


세비야와의 유로파 리그 결승전 호러쇼를 포함해 모레노는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 왜 여전히 모레노가 리버풀의 레프트백 1번째 옵션인가? 위르겐 클롭은 선수 7명 영입을 위해서 대략 £70m을 투자했지만(바이날둠, 카리우스, 마네, 마닝거, 클라반, 마팁, 그루이치), 풀백은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게다가 (풀백을 소화할 수 있는) 존 플래너건과 브래드 스미스까지 이번 여름에 팀을 떠났다.


분명히 레프트백은 보강해야할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영입을 하지 않았다. (주전 영입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경쟁 구도는 만들어주는게 이치에 맞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클롭이 제임스 밀너를 레프트백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프리시즌에 그렇게 활용했지만 밀너 역시 이따금씩 무분별하게 공을 뺏어내려고 한다.


물론 조 고메스와 클라반이 레프트백을 소화할 수 있다. 끝내 실패로 돌아갔지만 리버풀은 레스터 시티에서 벤 칠웰을 영입하려고 했었고 클롭 역시 이적시장이 마감하기 전에 추가로 수비수를 영입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날전 경기에 나선 것은 바로 모레노였고 그는 선제골 실점 장면에서 시오 월콧을 놓쳤을 뿐더러 그 전에는 무모한 태클로 페널티킥까지 내주고 말았다.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자 개리 네빌은 "모레노를 선발로 쓰는건 1골 내주고 시작하는 것"이라 혹평했다. 네빌은 발렌시아 지도 경험 때문에 한골 내주고 시작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 그레엄 수네스는 "모레노는 레프트백 자리에서 뛰는 윙어다. 그는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다." 라고 말했다. 물론 모레노가 공격을 위해 전진하는 와중에 애덤 랠라나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불필요하게 뺏겼기 때문에 실점 장면에서 전적으로 모레노만 비판할 수는 없다. 분명 모레노의 전진성은 우수하지만, 앞으로도 상대팀은 시즌 내내 모레노 자리를 공략할 것이다.


리버풀만 스쿼드의 뚜렷한 약점을 가진 채 시즌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아스날은 전방에서의 파괴력이 부족해보이며 아르센 벵거의 완고함 속에서 중앙 수비 역시 현재 기용가능한 자원으로 시즌을 꾸려나갈 것처럼 보인다. 펩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시티 데뷔전에서 풀백을 활용한 방법 역시 흥미로웠다. 그렇지만 그 전술은 지난 3년간 필립 람이 스쿼드에 있을 때나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가엘 클리시와 바카리 사냐가 람이 담당했던 임무를 충족시켜주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시티는 여전히 풀백을 영입하지 않고 있다.


적절한 보강을 성공해낸 팀도 있다. 첼시는 미드필드 지역에 은골로 캉테라는 에너지를 추가했고 전방에는 미키 바추아이를 영입해 속도를 높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 포지션에 걸쳐서 에릭 바일리, 헨릭 므키타리안, 폴 포그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데려왔다. 그렇다고 첼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 하나가 우승할 것이란 말은 아니다. 이제 1경기 지났을 뿐이며 누가 잘할 것이고 누가 못할 것인가를 예측하긴 이르다. 지난 시즌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아스톤 빌라는 개막전 경기에서 루디 게스테드의 헤더로 승리했다.


어쩌면 클롭과 코칭 스태프의 지도 아래, 모레노가 앞으로 뛰어난 활약으로 시즌을 소화하며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에미레이츠에서 모레노가 보여준 경기력을 보아하니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이적시장에서 레프트백을 보강하지 않는) 이상한 일들이 발생했고 그것은 아스날전을 통해 더욱 이상한 결정으로 심화되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15/liverpool-alberto-moreno-left-back-jurgen-klopp







by Jonathan Wilson (원문은 2016년 1월 1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주중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조 앨런의 극적인 동점골이 나오자 위르겐 클롭은 허공을 향해 펀치를 날리기 까지하며 기뻐했다. 클롭은 그 순간 단순한 극적인 승점 1점에 기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축구가 실현되었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느꼈을 것이다. 2013년 클롭은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80%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나한테 그것은 충분치 않으며 내가 원하는 경기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는 차분한 축구가 아닌 파이팅 넘치는 축구다. 독일에서 '잉글리쉬'스럽다 이야기하는 것들 : 비가 오는 날 질척거리는 피치 위에서 모두의 유니폼이 진흙탕이 되어가며 싸워 5:5 무승부를 기록하는 것 나는 그런 축구를 좋아한다." 물론 안필드에서 아스날과의 무승부는 5:5 스코어가 아닌 3:3 스코어였지만 그 경기는 충분히 '드라마, 에너지 넘치는 경기, 카오스, 선수들의 의지가 충만한" 이라 표현될 수 있는 경기였다.


한편 리버풀과 똑같은 3:3 스코어를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기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루이 반 할은 그런 부류의 경기를 극도로 싫어한다. 반 할의 축구는 완벽한 컨트롤을 요구하며 그런 반 할의 철학은 터치라인에서 감독 스스로가 보여주는 행동으로 요약될 수 있다. 클롭이 터치라인에서 뛰어다니고 윽박지른다면, 반 할은 자신의 자리를 냉정하게 고수하며 감정 표현을 크게 하지 않는다. 그런 반 할이 뉴캐슬 원정에서 최소 2차례 이상의 강한 리액션을 보였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허나 반 할과 클롭의 대결은 서로 다른 개성의 충돌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각기 다른 축구 철학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그렇게 서로 상반된 철학에 대한 변증법은 현대 축구를 구성하고 있다. 반 할의 선수 육성법은 전형적인 네덜란드 방식이지만 그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인물인 리누스 미헐스과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을 신뢰하지 않는다. 반 할의 철학은 분명히 토탈 풋볼에서 시작되었으나 반 할은 그것에 대해 실용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반 할은 공을 소유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길 원하고 쓸데없이 점유율을 상대에게 내주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즉흥성의 결여,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은 크루이프가 반 할을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아약스의 윙어였던 스야크 스바르트는 반 할의 축구 철학을 부정하고 2015/2016시즌에 반 할은 '지루함'이라는 비평과 맞서 싸우고 있는 중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자신을 지도했던 바르셀로나 감독 중에서 반 할이 자신의 축구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역시도 점유율을 가장 우선순위로 판단하지만 경기 속도와 패스의 흐름은 올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주는 꽉 막힌 답답함과는 한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재임기간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은 전세계를 지배했다. 어느 누구도 바르셀로나처럼 경기하지 못했지만 엘리트 클럽들은 바르셀로나처럼 경기하기를 원했다. 그 결과 90년대 후반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인물들이 현재 엘리트 클럽의 감독 자리를 다수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는 결코 멈추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진화를 한다.


바르셀로나의 (성공에 대한) 갈망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면서 바르셀로나를 대항하는 방법론의 의견 합의 역시 이루어지고 있었다 : 바르셀로나가 공을 소유하면 깊숙히 내려앉아 파이널 서드 공간을 틀어막아 바르셀로나가 공을 측면으로 돌리게 유도한다. 바르셀로나가 70%를 뛰어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도록 내버려두고 빠르게 역습으로 반격을 가한다. 바르셀로나가 패스 리듬을 형성하기 이전에 전방에서부터 압박할 수 있다면 그렇게하는 것이 훨씬 좋다. 


어쨌든 이것은 클롭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마인츠에서 그랬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도 60~80년대 잉글랜드 스타일의 압박을 더욱 에너지넘치고 세련되게 바꿔놓았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클롭의 축구를 자신들 본래 축구의 진화 형태로 받아들여야만 했지만, 잉글랜드는 90년대 초반부터 자신들의 축구 색깔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클롭의 축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프레싱, 피치 높은 구역에서부터 공을 뺏어오려는 시도 역시 바르샤약스(Barcajax) 스타일로 반 할과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전술적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클롭의 축구가 이것과 차이를 가진다면 그것은 공을 뺏어낸 이후의 태도이다.


아르센 벵거는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무익한 점유율'이라 지칭한 바 있으며 심지어 바르셀로나의 기술적 우아함을 동경하는 사람들조차 때로는 그들 축구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한편 2013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각각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탈락시킨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빠른 역습은 반박의 여지없이 굉장히 즐거운 축구였다. 


2012/2013시즌을 끝으로 바이언을 떠나는 유프 하인케스의 축구는 후계자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것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젊었으며 독단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바이언의 스타일을 받아들인 과르디올라는 보다 유연한 감독이 되었고 다양한 경기 접근법을 갖춘 감독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스타일과 탄탄한 게겐프레싱이 합쳐져 뮌헨에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때와는 사뭇 다른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바이언의 축구 근간 역시 반 할의 축구이다.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극단적인 점유율과 클롭이 선두주자 역할을 수행하는 공을 뺏긴 이후의 압박은 모두 반 할이 선호하는 철학에서 시작되었다. 마치 강물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가 다시 만나듯이 그 축구 흐르은 바이언에서 합쳐졌다.


AZ 알크마르에서의 성공은 반 할도 융통성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랬던 것처럼 핵심적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어쩌면 반 할은 엘리트 클럽이라면 축구는 당연히 점유율에 기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에게 역습 전술이란 단지 약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에 불과하다. 


반 할처럼 영리한 감독을 축구의 발전에 뒤쳐진 인물이라 폄하하는 것은 이단적인 발언일 수 있겠지만, 분명 유나이티드의 느릿느릿한 점유율 축구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축구 선수가 유명인이 된 세상, 과거보다 개인주의가 널리 퍼진 세상에서 반 할이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시스템 속 자기 희생과 평등주의"는 결코 편하게만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jan/15/jurgen-klopp-louis-van-gaal-manchester-united-liverpool

선수와 전술은 어떤 관계인가?

The Question 2016. 6. 4. 16:42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이 글은 2013년 4월 10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선수들은 전술로부터 자유로운 것일까? 아니면 선수들이 감독의 전략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일까?


몇 주전에 밀란에서 나는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질문을 하나 받았다. 그의 질문은 '과연 우리가 선수들이 전술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뛸 수 있는걸 다시 볼 수 있는가'였다. 굉장히 머쓱한 순간이었다. 나는 통역기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이었고 맨 앞줄에 있는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 페란 소리아노,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등이 나를 쳐다보고 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그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기회에 한 언어가 다른 언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아주 정확하게 의미가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나를 당황케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고위 관계자가 나에게 던졌던 질문은 참 적절했던 질문이었다. 사실 그러한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렇지만 너무나 막연했던 주제였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굉장히 꺼려지는 주제인건 사실이다. 아마 오늘은 굉장히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던져야할 것 같다. : 과연 전술이란 무엇일까?


지난 화요일 밤 말라가를 상대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아주 멋진 역전을 이뤄내는 것을 보았다. 이 경기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작용한 경기였다. 전술은 혼란으로 이루어진 축구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시도이다. 그래서 전술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언어적인 축구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전술이 적용되는 범위는 어느 정도인 것인가?


사실 이 날 도르트문트는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말라가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아주 훌륭한 팀이었다. 후반전에 도르트문트는 2번의 기회를 잡았지만 말라가의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가 도르트문트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도르트문트의 슈팅은 아주 정교하게 시도된 슈팅이 아니었고 동물적 감각이나 팔을 정확하게 뻗어 막은 방어보다는 윌리가 슈팅을 방어하기위한 최적의 위치에 서있던 것이었다. 마르코 로이스의 슈팅은 윌리를 맞췄고 골문 밖으로 나갔다. 물론 공이 윌리를 맞고 골이 되지않았기 때문에 윌리가 칭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상당한 운이 작용했던 세이브였고 기회를 살리지 못한 로이스의 실수도 조금은 가미된 장면이었다. 


마지막 10분은 정말 정신이 없는 수준이었다. 득점이 절박했던 도르트문트는 역습에 쉽게 노출될 정도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훌리우 밥티스타의 도움을 받은 엘리세우가 득점을 기록하면서 말라가가 2:1로 앞서나갔다. 결국 도르트문트는 패스 플레이를 포기하고 무작정 공을 박스 안으로 집어넣는 시도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경기 내내 성공적이었던 말라가의 오프사이드 트랩은 서서히 무뎌져갔다. 도르트문트의 롱볼 공격은 공격에 가담한 네벤 수보티치에게 연결되었고 수보티치에게 공을 연결받길 기다리고 있던 필리페 산타페를 헤수스 가메스가 아주 대담한 태클로 저지했다. 그렇지만 공은 로이스에게 연결되었고 로이스가 골로 연결시켰다. 도르트문트의 결승골 과정에서 처음 크로스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4명의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와중에 산타나가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산타나의 결승골은 대혼란 그 자체였다. 80분 이후에 터진 3번의 득점은 전부 승리를 향한 열망과 실수에 의해서 만들어진 골이었다. 사실상 전술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굳이 전술적인 표현을 하자면 아주 기본적인 것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도르트문트는 역습에 취약한 구조를 선택했고 말라가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극 활용했으며 수보티치가 더 이상 수비수가 아닌 공격하는 역할로 활용되었다는 것 정도로 말이다. 


(말라가가 앞선채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90분이 되자 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이 안쓰러워졌다. 도르트문트가 자신들만의 기준에 걸맞지 못하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1,2차전 내내 긍정적이지 못한 경기력이었고 사실 말라가보다 도르트문트가 4강에 올라가는 것이 4강전을 더욱 박진감 넘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도르트문트가 경기를 역전한) 93분이 되자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안쓰러워졌다. 2차전에서만큼은 전술적으로 말라가가 더 좋은 팀이었고 말라가의 강한 압박은 도르트문트가 실수를 연발하도록 만들었다. 아니면 도르트문트가 그 날 굉장히 무뎠거나. 경기 후 수보티치는 (말라가에게 지고 있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압박감이 도르트문트를 뭉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날 도르트문트의 패스가 경기 결과만큼 썩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술적 책략인 것인가? 아니면 선수들을 향한 동기부여인 것인가?


정답은 두개 모두라고 말하고 싶다. 나딤 아슬람의 <헛된 기다림>이라는 책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다. '여기서 실타래를 풀게 되면, 전 세계를 돌아 다시 시작하는 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밀란에서 말한 것이고 여기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술이 선수를 만들고 선수가 전술을 만든다. 고로 둘 사이의 관계는 굉장히 소중한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선수의 상태가 완전치 못하고 훈련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압박하는 경기를 펼칠 수 없다. 그러나 이것만이 완전한 사실이 아니다. 이건 극도로 단순화된 하나의 사례일 뿐인 것이다.




윌리를 예시로 들었던 것과 그가 후반전에 보여준 세이브를 예시로 들었던 것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두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골키퍼는 경기를 읽어내는 개인의 능력과 신체적 능력을 종합해 상대의 슈팅을 막아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결정해낸다. 이는 아주 기초적인 사항이다. 윌리는 트레이닝에서 자신이 교육받았던 것을 그대로 이행한 것이고 자신이 슈팅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최적의 위치에 있던 것이다. (기초적 사항을 기반으로하고) 그 다음은 미리 계획하기 불가능한 것들 : 굴절, 행운, 상대의 공격수가 공을 어디로 보낼지 같은 것들에 의해 상황이 결정된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사항은 전반적으로 경기 자체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아주 근원적인 것 : 피치 위에 선수를 어떻게 배치시킬 것인가. 선수 개개인이 맞딱뜨리는 상대와의 관계 등이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이 한 팀이 점유율을 지배한다던지, 왼쪽 풀백 때문에 오른쪽 윙어가 고립된다던지 등의 상황을 야기시킨다. 아주 근원적인 것이 경기의 양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제는 이에 대한 대응이 나온다. 그렇다면 윙어는 기술과 속도를 활용해 풀백을 뚫을 수 있는가? 정확한 크로스를 시도할 수 있는가? 그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 이후엔 다음 단계가 이어진다. 센터포워드가 그 기회를 잡아낼 수 있는가? 그가 자신의 마크맨을 따돌리고 헤더를 따낼 수 있는가? 그가 직접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헤더를 시도하는가? 그렇다면 그 헤더의 파워는 어느 정도인가? 물론 여기에도 센터포워드가 기회를 감지한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있다. 크로스를 받아낼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는가? 자신보다 큰 센터백과 경합할 것인가 작은 센터백과 경합할 것인가? 같은 사항들 말이다.


조금 더 쉽게 생각해보자. 기본적인 사항들은 어느 팀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어떠한 기회인지를 결정짓는다. 그 다음으로 따지게 되는 기본적 사항보다 위에 있는 가치는 그러한 기회를 잡느냐를 결정 짓는다. 물론 언제나 그 전 단계들이 존재한다. 그 기회를 만들어줄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부터 시작해서 똑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다. (어시스트를 하면 어시스트 이전의 패스는 누구이며, 그 이전의 패스는 누구이며를 따지는 것 같은 것들 말이다) 무한히 뒤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복잡하게 따지고보면 모든 것이 다 연관되어져있다. 멋진 플레이는 항상 어떤 주체를 통해 시행되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에서 축구가 항상 단순히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분석을 한사코 거절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선수와 전술간의 관계라는 주제로 돌아오자 : 전술은 기본적 사항들에 영향을 받는 것이고 선수들은 그보다 더 상위에 있는 개념에 영향을 받는다. (물론 두가지 사항이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구분한다는 것은 아주 학문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감독들은 전술을 수정하면서 경기에 영향을 주는 아주 기본적인 요소를 수정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더 상위 요소에 대해 감독들이 할 수 있는건 선수들이 최상의 몸상태와 심리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이는 전술에 영향을 주는 기본적 사항에 해당하지만, 최고의 선수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시키는 것도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정형화된 방식을 만들 수 없지만, 경기를 지배했다는 것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득점 기회를 얼만큼 만들어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완벽한 가이드라인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준으로만 따질 경우 모든 기회가 동등한 득점 확률을 가졌다고 전제를 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서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20번의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 예상되는 A팀과 10번의 기회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되는 B팀이 서로 맞대결을 펼친다고 가정하자. 만약 B팀의 감독이 20:10의 싸움을 14:8로 만들었다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그는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한 것이다. 이 결과가 선수의 영향을 받았던 받지 않았던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A팀의 센터포워드가 아주 멋진 활약을 펼쳐 4:0으로 승리를 거두건, B팀 골키퍼의 멋진 플레이로 1:0으로 승리하건 감독이 시도한 전술적인 업무에 있어서 경기 결과는 대체적으로 무관한 입장을 지닌다. 후안마 릴로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목적(경기 결과)은 하나의 과정이고 여정입니다. 경기 결과라는 것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중요한 것 입니다. 단순히 이겼다고 좋은 경기를 펼친 것이 아니고 이기지 못했다고 나쁜 경기를 펼쳤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경기를 감상하는 당신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은 결과가 아닐 것 입니다. 결과는 일종의 데이터일 뿐입니다. 무엇인가를 해낸다는건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경기 결과는 논쟁의 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당신은 경기 결과를 나열한 것으로 가득찬 신문을 월요일 아침에 1유로를 지불하면서 살 것입니까? 축구장에 경기가 끝날 즈음에 들어가서 스코어보드만 확인하고 다시 경기장을 나올 것 입니까? 경기장에 들어간 당신은 90분 경기를 지켜보며 그것이 바로 과정인 것 입니다. 사람은 본래 잘한 무언가보다 잘 마무리된 무언가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나쁘게 시행된 것을 질타하지 않고 나쁘게 끝났다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질타하죠."


다시 원래 우리가 처음에 던졌던 질문으로 되돌아가자 : 과연 선수들이 전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아니오'다. 노동자들이 마르크스가 주장한 생산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듯이 선수들 역시 전술에서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존재로 있을 수 없다. 심지어 '자유'라는 말까지 오류가 존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에게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거나 '프리 롤'을 부여해도 선수들은 여타 다른 선수들과의 관계 속에서 뛸 수 밖에 없다. (포지션은 동료와의 관계, 상대팀, 공의 소유권, 공간을 고려하지 않는한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아리고 사키의 위대한 통찰력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다) 과연 선수들이 전술적 시스템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절대적으로 아니다. 결코 선수들은 경기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전술)을 피할 수 없다. 말라가와 도르트문트 경기의 마지막 10분처럼 아주 혼돈 그 자체의 순간에도 선수들은 전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3/apr/10/th-question-players-tactics-jonathan-wil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