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하면서 7년만에 2번째 트레블을 달성해냈다. 


바르셀로나의 선발 라인업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선택한 라인업에는 깜짝 카드가 없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출전 여부가 다소 의심스러웠으나 선발 출전할 컨디션은 유지되었고 주장 완장까지 달고서 경기에 나섰다. 나름의 변수는 골키퍼였는데 컵 대회에서는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아닌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을 활용하는 원칙을 고수했다. 


유벤투스의 선발 라인업


반면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에게는 불운한 소식이 있었다. 결승전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죠르지오 키엘리니가 부상으로 결승전 출전이 불가능해졌고 안드레아 바르잘리가 대신 센터백으로 투입되었다. 키엘리니를 대신해 바르잘리가 투입되면서 보누치가 2명의 센터백 위치 중에서도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물론 경기 시작부터 백3 시스템을 활용할 가능성은 낮았으나 키엘리니의 부상으로 경기 도중 백3 시스템으로 전환할 가능성 역시 상당히 줄어들은 채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경기 요약


바르셀로나가 경기 내내 우세했고 특히 전반전 초반부터 경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오히려 추가골은 유벤투스가 바르셀로나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만들어졌다.


유벤투스의 압박


경기를 앞두고 가장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전술적 키포인트는 과연 유벤투스가 공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였다.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엉덩이를 뒤로 뺀 상태로 경기를 펼칠 것인가? 경기가 시작된 그 순간에는 먼저 이야기한 강력한 전방 압박이 유벤투스가 꺼내든 카드였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 유벤투스의 포워드는 바르샤의 센터백을 강하게 압박했고 아르투로 비달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압박했다. 마치 바르셀로나처럼 유벤투스가 상대를 공격적으로 압박하고 있었다.


유벤투스의 거센 압박 때문인지 바르셀로나는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데 어려워하는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 물론 최근 몇년 사이 빅매치에서 바르셀로나가 경기 시작부터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장면이 종종 나왔지만 말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같은 팀이 킥오프 순간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하면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초조한 상태로 공을 돌리게 유도했고 이번 유벤투스의 경우는 백4 구성원 중에서는 가장 패스 능력이 떨어지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압박해 2차례의 실수를 이끌어냈다. 유벤투스가 시작한지 1분도 지나지 않아 만들어낸 기회에서 카를로스 테베즈가 득점을 만들어냈다면 이보다 반길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유벤투스의 압박에 대응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4분만에 멋진 패스 연결을 통해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이탈리아 챔피언 유벤투스의 경기 흐름을 끊어버렸다. 특히 첫번째 득점은 루이스 수아레즈를 제외한 10명의 선수가 모두 합작해낸 골이라는 점에서 팀이 만들어낸 최고 수준의 득점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특히 더욱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르셀로나가 후방에서부터 슬슬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전진했고 리오넬 메시의 횡패스부터 공격 템포를 빠르게 올렸다는 것이다.


사실 이반 라키티치의 첫번째 득점 상황은 올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라키티치가 골을 적게 넣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가 동시에 상대의 페널티 박스 안에 침투한 것이 드물었다는 말이다. 2014-2015시즌의 바르셀로나는 공격적인 부분에선 전방에 위치한 3명의 선수의 기량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관점에서 바르셀로나의 첫번째 득점은 펩 과르디올라 스타일의 플레이가 만들어낸 득점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호르디 알바를 활용한 방향 전환







첫번째 득점 상황에서 메시가 반대편 측면으로 단번에 연결시켜주는 것이 상당히 큰 효과를 보았고 사실 이러한 방식의 공격 전개는 경기 시작 후 30분간 굉장히 두드러진 바르셀로나의 공격 방식이었다. 유벤투스의 미드필더가 폭을 좁히고 컴팩트하게 모여있었기 때문에 알바는 피치 위에서 가장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었던 선수였다. 메시와 알베스는 알바를 향해 단번에 넘어가는 패스를 자주 시도했고 특히 패스의 길이가 평소보다 더 길었다는 점에서도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그러나 완전히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대각선 패스는 경기 시작 후 30분까지만 나왔다.


사실 오른쪽에 위치한 메시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수비수 후방으로 뛰어들어가는 네이마르를 향해 공을 길게 넣어주는 것은 2014-2015시즌 후반기부터 자주 볼 수 있던 장면이다. 수아레즈가 경기 초반 비교적 조용했지만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비슷한 방식으로 유벤투스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슈테판 리히슈타이너의 팔에 공이 맞았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던 장면도 있었고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기회에서 네이마르가 근소한 차이로 공을 터치하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컴팩트한 두 팀


두 팀 모두 전반 내내 간격을 조밀하게 유지했고 전반 5분까지 강한 압박을 펼쳤던 테베즈와 알바로 모라타는 수비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까지 내려와서 마스체라노와 헤라르드 피케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두 선수는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막는 것에 집중했다. 마찬가지로 중원에서 3 v 4명이라는 열세에 놓이는 바르셀로나도 수아레즈를 다소 수비적으로 활용하면서 유벤투스의 플레이메이커인 안드레아 피를로가 쉽게 공을 뿌리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피를로의 부진은 유벤투스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도 특별한 기회를 더 만들어내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비달의 흥분


유벤투스의 전반 퍼포먼스에서 가장 기이했던 점은 비달의 경기력이었다. 비달은 소위 '되는 날'에는 축구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선수다. 공이 있는 상황에서도 없는 상황에서도 탁월한 공수 능력과 기술력을 맘껏 뽐내지만 이 경기에서 비달은 굉장히 흥분한 상태로 경기에 임했고 경기를 컨트롤 하는데 실패했다. 겁없이 달려들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월드컵에서는 비달이 무자비할 정도로 부스케츠를 압박하면서 칠레의 승리를 만들어냈고 아마 이번 경기에서 그 때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결국 돌아오는 것은 반칙과 태클 실패였다. 비달이 압박을 들어가지만 결국 공은 다른 바르셀로나 선수에게 연결 되어버린 것이다. 아무런 소득 없이 비달은 힘만 빼버리고 말았고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경고를 받은 선수였으며 퇴장을 당하지 않은 것도 다소 운이 따랐다고 표현할 수 있다. 유벤투스가 0:1의 스코어로 고전하던 것을 아주 잘 집약해주는 것이 이 날 비달의 퍼포먼스였다.






미드필드 조직이 깨져버린 유벤투스


유벤투스의 미드필드 진영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태껏 유벤투스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배치는 수비 상황에서 一자 라인을 잘 형성했지만 이 경기에서만큼은 누가 누구를 막아야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 2명이 동시에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첫번째 득점 장면도 유벤투스의 미드필드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비달이 수아레즈를 마크하는 상황도 있었는데 비달이 다이아몬드 배치에서도 가장 윗쪽에 있고 유벤투스의 후방에는 분명 추가적인 인원이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아한 장면이었다.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v 유벤투스의 왼쪽


메시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오히려 핵심 매치업은 반대편에서 일어났다. 메시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파트리스 에브라는 메시를 따라가지 않고 레프트백 위치를 고수했고 대신 보누치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려 메시와 수아레즈를 마크하러 피치 높은 곳까지 전진했다. 보통 유벤투스가 백3 시스템을 활용하는 순간에 보누치는 스위퍼 역할을 담당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평소 키엘리니가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다니 알베스 역시 평소와 다르게 터치 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횟수가 적었다. 반대편 측면에 위치한 알바와 비교해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경기 도중에 오히려 피치 중앙에서 피를로를 압박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알베스가 라이트백 자리를 비우고 피치 중앙에 가까이서 플레이한 것은 포그바로부터 시작되는 역습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결과 포그바는 전반전에 영향력이 미비했고 대신 알베스가 중앙에 가까이 뛰면서 에브라가 전진할 공간이 넉넉하게 되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강한 압박을 보여준 유벤투스


유벤투스는 하프-타임에 다시 똘똘 뭉쳤고 다시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녔던 비달 역시도 평온해졌고 유벤투스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도 똑뿌러지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벤투스는 득점과 함께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경기 지배력을 회복하면서 동점골을 넣은게 아니라는 점이 신기하기는 하다. 또한 유벤투스의 득점 장면은 이전까지는 자주 보기 어려운 방식의 공격 전개였다는 점에서도 독특했다. 네이마르는 리히슈타이너의 전진을 막을 생각이 별달리 없어보였고 결국 여기서부터 시작된 수비 소홀은 모라타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네이마르의 수비 소홀 역시 유벤투스가 우세한 경기력을 가져간 시기를 잘 요약해주는 장면이었다. 유벤투스는 동점골 이후 약 10분 정도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는데 이 때 동시에 바르셀로나는 컴팩트한 라인을 유지하지 못했고 공격수들도 수비 가담이 떨어진 상태였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수들은 즉각적으로 유벤투스 수비진을 위협하기 위한 생각에만 몰두했고 그 결과 바르셀로나는 뒷쪽이 헐거워졌다. 바르셀로나의 수비 라인은 아래로 내려갔지만 공격수들은 그만큼 따라 내려와주질 않았고 유벤투스가 피치 중앙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수아레즈 역시 피를로 마크에 손을 놓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약 60분경 나왔던 테베즈의 박스 바깥쪽에서의 슈팅 역시도 수아레즈가 피를로 대신 유벤투스의 센터백 가까이 위치하면서 만들어진 공격이었다. 오히려 부스케츠가 이니에스타와 라키티치 대신 피를로 방어를 위해 더 앞쪽까지 나가있었고 리히슈타이너의 패스가 비달에게 연결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평소 부스케츠가 이 상황을 처리해줬기 때문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테베즈의 슈팅은 사실상 경기에 무의미한 영향이었지만 바르셀로나가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컴팩트한 대형 유지도 안 되었고 미드필드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의 역습


이 경기에서 굉장히 주목해야할 점은 유벤투스가 우세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가 골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특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가 역습 상황에서 특히 위협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동시에 챠비를 중심으로 경기를 차분하게 풀어나가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가 역습 상황에서 상대보다 더 많은 선수를 활용해 공격을 펼치는 것이 여전히 익숙하지는 않지만 후반전에 이런 방식이 확실히 효과적이긴 했다. 







사실 49분에 수아레즈의 니어포스트를 향한 슈팅을 부폰이 막아내는 장면이 유벤투스에게 있어선 일종의 경고였다. 두번째 득점 역시 굉장히 비슷한 흐름이었고 수아레즈의 이전 슈팅 장면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많은 선수가 공격에 나간 상황에서 내준 공격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이전과 다르게 빠르게 공격을 진행할 능력이 있고 빠른 속도로 피를로와 백4 라인 앞에 도달했다. 메시의 슈팅을 부폰이 막아냈지만 바운드된 공은 수아레즈의 사정권 내로 들어갔고 결국 스코어는 2:1이 되었다.


유벤투스는 너무나도 담대한 포지셔닝 때문에 일종의 벌을 받은 것이다. 아마도 예상치 못한 경기력 우세로 인해 들뜬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우세한 상황에서도 라인을 내리고 보수적인 경기를 운영할만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할 것이다. 유벤투스는 자신들이 우세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가 전반전에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았는지 한 번 생각했어야만 했다. 



교체


전술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교체는 거의 없었다. 지친 이니에스타를 대신한 챠비의 투입, 비달을 대신한 로베르토 페레이라, 모라타를 대신한 페르난도 요렌테는 그 자리에 맞는 선수 교체였다. 추가 시간에서야 포지션이 바뀌는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제레미 마티유의 투입은 센터백 수를 늘리는 결과를, 킹슬리 코망의 투입은 에브라의 부상으로 인해 나온 결과였다.


3번째 교체 선수였던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네이마르의 세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역시 역습이었다. 유벤투스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던진채 전방까지 올라갔었고 네이마르의 결승골과 동시에 경기는 끝이 났다.



결론


좋은 결승전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양 팀 모두 찬스가 많았던 오픈 게임이었고 두 팀 모두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시기가 있었다. 물론 골은 자신들이 최고로 잘하던 순간에 나온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골이 터진 시점이 경기를 혼란 속으로 빠뜨렸고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두 팀 모두 우리가 예상하던 방식으로 플레이를 했고 유벤투스가 경기 초반에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으로 우릴 놀라게 했으나 결국에는 내려앉았다. 바르셀로나 역시 공을 중앙에서 많이 소유했지만 실질적인 위협 상황은 역습에서 나왔다. 바르셀로나가 역습을 장착한 것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주된 원인이다.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기록한 득점은 바르셀로나의 움직임을 상징하는 경향이 있다. 2009년 사무엘 에토가 오른쪽에서 짤라 들어와 득점을 기록한 장면, 메시가 중앙에서 헤더 득점을 기록하는 장면 모두 두 선수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한 방 먹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011년 결승은 3명의 공격수가 3골, 3명의 미드필더가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당시의 팀이 얼마나 응집력이 있었는가를 보여줬다. 이번 결승전은 라키티치, 수아레즈, 네이마르가 골을 넣었고 세명의 선수 모두 근래 2년 내에 영입된 선수들이다.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로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기력과 득점이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5/06/09/barcelona-3-1-juventus-barca-pounce-to-end-spells-of-juve-pressure/





by Paul Scholes

 

내가 2012년에 은퇴를 번복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었던 당시를 떠올리면 문득 나의 현역 복귀 결정이 1군 진입을 목표로 하던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1명의 선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지 않았나하고 생각을 해보게 된다.


폴 포그바는 촉망받는 어린 선수였고 2012년 1월 말에 있었던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유나이티드 리그 데뷔전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그바는 클럽의 진지한 잔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여름 유벤투스로 떠났다. 유벤투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지불한 금액은 선수를 그 때까지 훈련시켜준 것에 대한 보상금이 전부였다. 그랬던 포그바가 지금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로 성장하게 되었다.


다음 주에는 포그바의 유벤투스가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포그바는 5월 13일 마드리드에서 펼쳐질 2차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 포그바의 예상 몸값이 무려 £70m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심할 여지없는 확실한 재능이고 유나이티드가 포그바를 잔류시킬 수 있었다면 그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만약 내가 18개월 동안의 현역 복귀를 결정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내 생각에는 나의 현역 복귀와 포그바의 출전 시간의 상관 관계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나이티드 팀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어린 선수가 최고 레벨의 프로 무대에서 완숙미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포그바가 유나이티드를 떠나게 된 것은 단순한 그 한가지 사건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포그바를 팀에 잔류시키고 싶어했다. 우리 모두는 굉장히 재능있는 선수가 육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빅클럽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게 되면 어린 선수의 굉장히 사소한 부분이 나의 시선을 이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 내 눈에 보인 포그바는 신체 조건으로 굉장히 이목을 끄는 선수였고 항상 자신감 넘치는 인상을 풍기는 선수였다. 마침내 포그바가 1군 선수들과 같이 훈련할 기회를 잡았고 그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1군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보여줬다. 겁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은 포그바의 플레이 뿐만 아니라 1군 선수들에게 스스로 다가가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자신이 배울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 축구 선수로 발전하려는 필사적인 의지를 보여줬다. 


물론 포그바는 그 당시에도 굉장히 좋은 기술력을 가진 선수였다. 포그바는 나한테 찾아와서 패스 범위를 늘릴 수 있는 법에 대해서 물어봤고 우리 둘은 훈련이 끝나고나서 50야드 거리를 두고 볼을 주고받는 연습을 따로 하기도 했다. 포그바는 장거리 패스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이미 파워, 기술력, 운동신경만으로도 탁월한 기량을 뽐내던 선수였다. 그런데 포그바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선수였다.


내가 처음 은퇴를 선언했던 2011년 여름, 나는 워런 조이스 U-21감독과 함께 새로운 2011-2012시즌을 시작했다. 당시 폴은 U-21 스쿼드에 포함되어 있었고 포그바는 분명 뛰어난 잠재성을 갖춘 선수였으나 2011년 크리스마스까지 포그바는 1군 무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을만한 모습을 결코 보여주지 못했었다. 당연히 선발 출전은 말할 것도 없다. (1군에서 정기적으로 뛸 수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포그바는 3번의 칼링컵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고 19번째 생일 이전에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을 치를 기회도 부여받았다.

 

2011년 12월 31일 우리가 홈에서 블랙번 로버스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난 그 때가 포그바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우리는 수많은 부상자로 고생하고 있어서 마이클 캐릭은 수비수로 경기를 뛰어야 했으며 결국 미드필더로 하파엘 다 실바와 박지성이 출전하게 되었다. 포그바는 벤치에 있었지만 자신이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스러워했다.


그 이후에 내가 현역 복귀를 선언했고 포그바는 팀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확실히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늙은이(폴 스콜스 본인)의 복귀가 포그바에게 돌아갈 기회를 막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그바는 분명히 정기적으로 1군 무대를 소화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었고 만약 포그바가 팀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다면 퍼거슨 경은 분명히 그를 활용했을 것이다. 퍼거슨 경은 어린 선수가 1군에서 뛸 확실한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하면 어느 누구보다 확신을 가지고 경기장에 투입을 시켰던 분이었다.


감독님께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지만, 드레싱룸에 돌아다녔던 이야기로는 포그바의 에이전트가 프로 계약을 체결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금전을 요구했다고 한다. 1군에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하지도 못하는 선수였음에도 1군 선수에 버금가는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나이티드는 그들의 주장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원칙을 고수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행을 빠르게 결정지었고 어린 포그바를 신뢰하며 기회를 준 유벤투스에게도 큰 찬사를 보내줘야할 것이다.


난 유나이티드가 보상금만 받고 다른 팀에 내주었던 포그바를 다시 영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첼시는 벤피카에서 네마냐 마티치를 데려왔고 현재 우리가 맞이하는 상황과 굉장히 유사하지만, 마티치의 이적료는 포그바의 이적료와는 그 규모가 다르다. 포그바를 그 금액을 주면서 다시 데려온다는 것은 내 생각엔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정말로 내가 포그바의 1군 출전 기회를 막았던 것일까? 아니면 계약 만료를 앞둔 꽃피기 직전의 어린 재능이 팀을 떠난 것과 나의 현역 복귀가 우연히 겹친 경우인 것일까? 어린 선수들에게 있어서 찰나의 순간은 모든 것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유나이티드처럼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는 팀도 마찬가지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모든 상황이 자신이 원하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FA 유스컵 결승전 2차전을 지켜본 나는 3명의 선수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도미닉 솔랑케, 이샤아 브라운, 타미 아브라함 3명이 인상깊었고 특히 17살 솔랑케와 18살 브라운은 특히 더 주목할만한 선수였다.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두 선수의 편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성인 무대가 요구하는 수준은 굉장히 높고 과연 첼시와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렇게 어린 선수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첼시가 지금처럼 한 선수를 떠나보낼 경우 그 자리를 경험있는 선수들로 보강한다면, 디디에 드록바가 시즌 후 떠날 경우 그 자리를 또 다른 선수를 영입하면서 채운다면 좋은 활약을 펼친 첼시 유스팀 선수들에게 자리가 있을까?


만약에 우연히 첼시가 3년간의 영입 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면, 1군 선수 보강은 오로지 유스팀 선수를 끌어다 활용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난 첼시 유스팀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충분히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는 맨체스터 시티에게도 어느 정도 해당되는 이야기인 것도 사실이다. 시티에도 좋은 재능들이 많이 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잃는 것이 많아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스팀 선수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굉장히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만큼 어린 선수들을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최고인 감독은 없을 것이다. 퍼거슨 경은 선수들을 언제 1군에 불러들일지 언제 선수들을 내보내야하는지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악하고 계셨던 분이었다. 그리고 퍼거슨 경은 폴 포그바의 기량을 신뢰하고 있었다. 포그바의 경우는 상황이 잘 돌아가지 못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고 선수측에서 기대하는 수준과 포그바의 기량 향상에 대한 퍼거슨 경의 생각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물론 5개월간 펼쳐진 나와 포그바의 경쟁 역시 어느 정도까지는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아니다.


적어도 유나이티드는 포그바에게 기회를 줬다. 7번의 교체 출전이 있었고 그 정도 기회는 U-21팀에서 포그바가 보여준 기량에 상응하는 수준이었다. 경험있는 선수들의 끊임없는 유입으로 자신의 앞길이 지속적으로 막힌다고 생각했다면, 1군 진입은 생각보다 더 멀리 떨어진 일이었을 것이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news-and-comment/paul-scholes-column-i-wonder-if-my-coming-out-of-retirement-hindered-paul-pogbas-chances-at-manchester-united-10216923.html



by Paul Scholes


201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웸블리에서 다시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 리그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을 때, 우리 스스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번에는 우리 나라(잉글랜드)에서 열리는 결승전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의 축구로 바르셀로나를 제압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만 보여줬다.


당시 경기에서 나는 13분을 남긴 상황, 그러니까 사실상 경기가 끝나버린 상황에 마이클 캐릭과 교체되어 경기에 투입되었다. 우리는 바르셀로나에게 철저하게 제압당했고 우리는 상대의 플레이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리오넬 메시의 2번째 득점이 하프-타임이 얼마 지나지않아 나오면서 우리의 희망의 끈을 제거해버렸다.


마찬가지로 유벤투스에게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경기를 펼친다면 10번 싸워서 10번 모두 패배할 것이다. 대신에 우선 수비를 신경쓰고 역습을 노리면 아마 10번 싸워서 1~2번은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유벤투스를 높게 평가하지만 사실 이러한 가능성이 유벤투스가 마주한 현실이기도 하다. 유벤투스에는 공격적 재능이 우수하고 창의적인 선수들이 있으며 팀은 자국 리그를 지배하고 있지만 우선 수비를 탄탄히 하고 그 이후에 가능성을 계산하는 것이 유벤투스가 맞이한 달갑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결승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원한다면 그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준결승전에서 1,2차전 모두 그렇게 플레이를 펼쳤다. 우리는 피치 전반에 걸쳐서 상대를 마크했고 상당히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었다. 우리는 끝까지 집중력 있는 수비를 선보였고 결국 나의 결승골로 우리는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유벤투스엔 90분 내내 집중력 있는 수비를 펼칠만한 자원들이 있지 않은가.


나의 동료였던 파트리스 에브라는 이번으로 5번째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무대를 소화하게 되었다. 엄청난 업적이며 강인한 성격을 지닌 전사와 같은 파트리스는 어느 팀에서나 보유하고 싶어할만한 그런 선수다. 포기라는걸 모르는 사람이거든.


사실 지금처럼 폭주하고 있는 메시를 수비해야하는 것은 어느 수비수에게나 버거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에브라가 철저하게 압도당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에브라는 항상 상대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매우 잘해왔다. 유벤투스의 백4 라인은 노련미를 갖추고 있다. 키엘리니가 출전이 불가하고 안드레아 바르잘리가 출전 의심 상태지만 만약 두 선수가 모두 출전이 가능하게 된다면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함께 2명을 모두 기용해 백3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본다. 시즌 초반처럼 말이다.


에브라는 유벤투스 이적 초기에 팀 적응에 약간 애를 먹었었다, 에브라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정성적인 백4 형태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수비수인데 유벤투스는 이런 관점에서 수비 형태에 고심이 많을 것이다. 또한 에브라와 루이스 수아레즈가 다시 만난다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고 당시에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은 굉장히 심각했었지만 나는 에브라가 그 때의 사건에 얽매여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에브라에겐 그 때 사건은 이미 지나간 일에 불과하다.


에브라는 지금까지 4번의 결승전에서 3번의 패배를 경험했다. 그만큼 이번에는 승리하고자하는 열망이 강할 것이다. 에브라의 경험과 이탈리아 센터백들의 풍부한 경험은 유벤투스가 집중력 높은 수비를 펼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슈테판 리히슈타이너의 역할도 중요할거다. 지금으로썬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즈를 막는 것보다 더 강력한 테스트는 없을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상대 선수에 대해 대인-방어를 펼치는 전략을 자주 활용하지 않았지만 예외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안드레아 피를로가 바로 그 예외였다. 2007년 준결승전에서 밀란에게 패배한 이후 감독님은 2010년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다시 AC 밀란을 만났을 때, 박지성에게 피를로를 대인-방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피를로가 정말 힘든 경기를 펼칠거라고 알려줄 수도 있었다. 왜냐면 훈련장에서 종종 감독님이 박지성에게 나를 방어하라고 지시하기 때문이다. 난 그게 정말 싫었다. 고무인간 같았다. 어디를 가도 박지성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박지성은 분명 하루종일 뛰어다녔을 것이다. 박지성은 감독님에게 있어서 충성스러운 전사(loyal soldier)같은 존재였다. 감독님은 박지성에게 명확한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박지성은 그것을 그대로 수행해낸다. 피를로가 박지성에게 대인-방어를 당했던 그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한다고 들었다. 


피를로의 존재는 바르셀로나가 전술적으로 어떤 선택을 내려야할지 고민하게 만들 것이다. 상대 선수를 대인-방어하는 것은 바르셀로나스러운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피를로에게 공간을 허용하면 그는 언제든지 상대를 파멸시킬 수 있다. 현재의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 시절처럼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지 않는다. 즉 피를로가 공을 잡을 시간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피를로는 항상 차분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유형인데 주변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항상 평온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낸다. 피를로는 한 손에 레드 와인잔을 가지고도 충분히 경기를 펼칠 것만 같은 선수다. 피를로 주변에는 아르투로 비달과 카를로스 테베즈처럼 언제든지 열심히 뛰어다녀줄 선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뛰어다니는 선수들도 피를로가 자신에게 공을 연결시켜줄 것을 인지하고 있다. 대인-방어가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피를로를 압박하는 것은 결코 소홀히해선 안 된다.


지안루이지 부폰은 아직까지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난 골키퍼가 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탐탁치않게 생각하지만, 위대한 골키퍼들에 한정해서는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본다. 피치 위에서의 부폰의 존재는 분명히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고 있다. 부폰의 존재는 유벤투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때로는 골키퍼의 존재만으로 부담이 갈 때가 있다. 피터 슈마이켈의 덩치는 슈팅을 시도할 공간이 좁아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줬고 부폰 역시도 슈마이켈과 마찬가지다.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은 부폰과는 다른 유형의 골키퍼다. 부폰보다는 덩치가 작지만 발밑이 굉장히 좋은 골키퍼다. 잉글랜드 무대에선 테어 슈테겐이 센터백으로도 뛸 수 있을거라고 본다. 부폰은 부폰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유벤투스에게 믿음직스러운 인물이다. 


나와 동시에 피치를 누볐던 위대한 선수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에릭 칸토나, 지네딘 지단, 피를로, 챠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선수가 있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바로 리오넬 메시이다. 메시는 득점 기록 뿐만 아니라 경기 수 대비 득점 측면에서도 굉장히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메시가 골을 기록하는 경기의 중요도이다. 메시는 빅 클럽을 상대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매 순간마다 골을 기록해왔다. 그것도 매 시즌을 그렇게 유지하고 있다. 메시는 지쳐보이거나 부상을 당한 상태로 뛰고 있을 때도 항상 피치 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기대치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훌륭한 선수들은 많지만 메시처럼 매주, 그것도 다른 어느 선수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선수는 없다.


메시가 국왕컵 결승에서 빌바오를 상대로 기록한 믿을 수 없는 돌파와 기록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우선 선수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확신과 믿음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친다. 나는 선수 생활을 이어오면서 동료들과 상대편 선수들이 가진 확신과 믿음이 굉장히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는걸 자주 목격해왔다. 실력이 부족한 선수도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진정 위대한 선수가 그처럼 자신감과 믿음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치면 막을 수 없게 된다.


난 경기를 보면서 왜 빌바오 선수들이 메시를 쓰러뜨리거나 옐로우 카드를 감수하는 파울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난 그저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자신을 제치고 돌파하는 과정에서 빌바오 선수들이 긴급하게 막으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을 뿐이다.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메시의 득점 장면을 일반인들처럼 굉장히 흥분하면서 지켜보았다.


내가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데 메시를 방어하는 것은 굉장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메시는 언제나 수비수를 골탕먹일 수 있는 선수고 메시를 막으려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벽한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잠시라도 정신줄을 놓으면 메시는 공을 가진 상태로 수비수를 지나쳐간다. 


매번 메시를 완벽하게 막아낼 수비수는 없지만 가끔 공간 싸움에서 승리하는 좋은 수비력을 갖춘 팀은 메시 방어에 성공한다. 유벤투스는 좋은 수비력을 갖춘 팀인만큼 가능성이 있을거다. 그렇지만 문제는 바르셀로나에는 메시말고도 수아레즈와 네이마르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 압도적인 공격력이다.


유벤투스 수비수들의 연령을 고려한다면, 이번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할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결승전에서 패배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난 2009년과 2011년에 그 경험을 했고 이렇게 합리화시켰다 :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팀이고 우리는 바르셀로나가 더 뛰어났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유나이티드처럼 매 순간 승리하리란 기대를 짊어지고 경기에 나서는 클럽도 그렇게 패배를 합리화시켰다. 유벤투스는 바르셀로나를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할 것이다. 그렇지만 만약 준비만큼 상황이 돌아가지 않아 패배하더라도 스스로 최선을 다했고 세계 최고의 팀에게 졌다고 위안을 삼을 수는 있을거다.


모든 선수들은 트로피와 함께 무대를 떠나는 것을 꿈꾼다. 나는 유나이티드에서 2번의 은퇴를 경험했는데 2번 모두 트로피와 함께 은퇴할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챠비의 경우는 은퇴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시점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만약 바르셀로나가 낙승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챠비는 20분 가량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경기가 팽팽한 상황에서도 챠비의 패스 능력은 바르셀로나에게 충분히 도움될 것이라고 본다.


챠비는 무척 영리한 선수였고 내가 챠비를 상대할 때, 챠비를 막으려고 다가가면 항상 그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는 선수였다. 팀동료는 물론이고 상대의 위치, 경기의 흐름을 상대 선수보다 더 빠르게 읽어냈다. 챠비는 바르셀로나가 자신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만 모든 위대한 클럽이 그래왔듯이 대체 불가능한 선수는 없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을 것이다.




The Independent 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칼럼니스트로서 정말 즐거운 한 시즌을 보냈다. 독자들의 피드백도 일을 하는데 있어서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글에 관심을 가져준 모두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매치 출전을 위해서 운동을 조금 해볼 생각이다. 새로운 시즌에 다시 만나길 바라며 모두가 여름을 즐기길 바란다!  




출처 : http://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news-and-comment/paul-scholes-column-you-cant-beat-barcelona-at-their-own-game--juventus-must-defend-and-hit-them-on-counterattack-102982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