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하나 있고 또 다른 길로는 곧장 떨어질 수 있는 절벽이 있다고 하자. 나는 첼시와 존 테리에게 계단을 사용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면 첼시는 앞으로 3시즌 이상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리는 아마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교체된 것에 굉장히 당혹스러워했겠지만 그 일은 제쳐두는게 맞다고 본다.


절벽을 선택하면 고통스럽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특히 낯선 클럽에서의 새로운 출발 혹은 조기 은퇴라는 해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두가지 방법이 첼시에 적용되지는 않을거라고 본다. 나의 관점에서는 테리를 팀에서 서서히 제외시켜가는 조세 무리뉴의 도전은 앞으로 몇시즌에 걸쳐서 시행될 것이고 선수 역시도 본인의 제한된 역할을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테리와 현재 이적시장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는 존 스톤스는 세대 교체의 기간 동안 각각 첼시에서 25경기 혹은 35경기씩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양측 모두에게 이점인 결론이라 볼 수 있는데 만약 첼시가 센터백 4인으로 테리, 개리 케이힐, 스톤스, 커트 주마를 보유한다면 이 얼마나 대단한 수비진 퀄리티인지 상상해보라. 물론 무리뉴는 아주 안정된 백4라인을 원하겠지만 리그 타이틀과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에 도전하기 위한 레벨에서는 그 정도 4명은 필요할 것이다.


우선 맨체스터 시티전 교체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세르히오 아게로가 그 경기에서 보여줬던 장면들 : 경기 시작 15초만에 테리를 따돌리는 장면과 35분에 보여준 공중볼 경합 패배같은 테리가 무력해보였던 장면들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아래서 첼시가 하프라인으로부터 5야드 떨어진 지점에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한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 점들은 무리뉴가 앞으로 다뤄야할 고민거리에 대한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요소들도 한 번 생각해보자. 시즌 초기인만큼 선수의 컨디션을 확실히 단언하기 어렵고 시즌 초에 우리가 흔히 그런 판단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테리의 경기력에 상당한 경의를 표하는 사람인데 그는 여전히 위대한 수비수이다. 잉글랜드 대표로 수년간 그와 같이 해왔는데 선수로서 테리의 모습을 참 좋아한다.


축구계에는 32~34살 선수들을 잘못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첼시는 디디에 드록바를 떠나보냈지만 결국에는 다시 데려왔다. 스티븐 제라드 역시도 계속 리버풀에 있어야만 했다. 지금 그가 LA 갤럭시에서 공을 차고 있어야할 이유가 없다. 지난 월요일 밤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조던 헨더슨이 부상으로 아웃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라드가 투입되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축구에서 진부함은 죄악과도 같지만, 23인의 스쿼드에는 훌륭한 프로의식을 지니면서 클럽의 기준이 될만한 동시에 탈의실을 지배할 수 있는 2~3명의 선수는 꼭 필요하기 마련이다.


테리 정도의 인물이면 내가 해주는 조언이 꼭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 내가 항상 하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긴장 풀고 앞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즐겨" 라고 말하고 싶다. 첼시에서 시즌 25경기를 뛰는게 올란도 올스나 태즈매니언 타이거즈 같이 중소리그에서 45경기 뛰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무리뉴 역시 테리가 앞으로도 계속 팀에 남아주길 바랄 것이고 테리 역시도 팀의 해가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전 이후로 제라드가 리버풀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을 기억한다. 비슷한 상황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테리에게 다가왔다. 


18살 때 선수들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가 다시 빠지고 다시 라인업에 복귀하는 현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커리어 초반과 말년은 선수와 클럽에게 결정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인내심을 요구한다. 지난 주 하프타임에 교체를 당한 테리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프로선수들은 그런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교체당한 적이 있다. 나는 그 때 들었던 생각이 여전히 생생하다 : "그냥 집에 가고 싶어.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것도 원하지 않고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그 다음 월요일에 나는 선수 생활에 있어서 알렉스 퍼거슨 경과 가장 긴 시간의 면담을 했다.


그 분은 내가 어떤 부분에서 잘못된 플레이를 펼쳤는지 이야기했고 나의 퍼포먼스에서 어떤 부분이 불만족스러웠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그러나 질책은 거기까지였고 그 이후 있었던 30분간의 이야기는 내가 현재 팀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클럽에서 내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다. 굉장히 긍정적인 대화였다. 인간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모든 것을 흑백 논리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 : 팀에 잔류하느냐 떠나느냐, 여전히 중요한 선수로 팀에 남아있느냐 여기서 끝내는가. 그럴 필요 없다는 말이다.


라이언 긱스가 40살까지 뛰고 폴 스콜스가 38살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둘은 선수 커리어의 전혀 다른 국면에서 변화된 역할을 수용했다. 제라드는 지난 시즌에 변화된 역할을 수용하는데 팀과 투쟁을 펼친 것이고 첼시에서의 프랭크 램파드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래서 테리를 교체아웃 시킨 것은 앞으로 테리의 시대의 종말을 예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으며 감독과 테리가 출전 시간에 대해 피할 수 없는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까란 우려를 하게 만든다. 앞으로 3시즌간 테리가 첼시에서 최고로 중요한 선수일지라도 첼시는 존 스톤스를 사려고 할 것이다. 만약 스톤스가 테리와 1시즌에 15경기 정도 발을 맞추고 일주일에 3회 정도 같이 훈련한다면 스톤스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을 오래하기 위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현재의 클럽에 남아있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테리는 36~37살까지 첼시에 남아야한다. 테리가 고작 20경기를 소화하더라도 그는 굉장히 중요한 20경기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대략적으로 200번의 트레이닝 세션은 스쿼드에 테리가 가지고 있는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주기에도 아주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테리의 상황은 맨체스터 시티와 야야 투레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첼시와의 경기에서 투레의 경기력은 65분을 기점으로 확실히 식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시티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투레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모두 경기에 나서고 펠레그리니 감독이 반드시 그를 선발 출전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팀에 손해가 되는 결정일 것이다. 이제 펠레그리니 감독은 영리하게 투레를 다룰 수 있어야하고 그가 100%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관리해야한다. 3경기를 75% 수준으로 뛰느니 그보다 적은 경기를 100%로 뛰는게 더 올바른 방법이다. 선수의 나이가 32~33살이 넘으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보냈던 첫 15년보다 마지막 2년 사이에 알렉스 경과 더 많은 독대를 했다. 그 분은 지속적으로 나의 컨디션 관리에 힘을 썼고 나한테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하셨다. "이봐 개리, 이번 주말에 너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꺼야. 그러나 일주일 안에 나는 너를 찾게 되겠지. 우선 지금 너에게 중요한 임무를 줄께. 당장 하파엘한테 튀어가서 얘기 좀 나누고 그 녀석이 경기 준비하는 것 좀 지켜봐줘" (노장 선수와) 감독의 커뮤니케이션 라인은 이렇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존 테리와 무리뉴가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웃으면서 대화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서 테리가 아주 시끄러웠던 몇주를 뒤로한 채 다시 첼시의 드레싱룸을 끌어가길 바란다. "a) 테리가 모든 경기에 나서는 것 b)테리가 클럽을 떠나는 것" 이 아니라 앞으로 주어질 역할에 대해 무리뉴와 테리가 신중하게 협의하고 결과를 받아들였으면 한다. 


조세 무리뉴에게는 존 테리가 필요하고 존 테리에도 조세 무리뉴가 필요하다.




츌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chelsea/11816579/Chelsea-must-do-everything-to-keep-John-Terry-dont-lose-his-experience-like-Liverpool-did-Steven-Gerrar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