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Xan Rice


브렌트포드 FC 훈련장의 작은 사무실에선 풋볼 디렉터(Director of Football) 라스무스 안케르센(Rasmus Ankersen)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적시장 마감까지는 약 11시간이 남았는데 아직까지 처리해야할 거래가 남아있다.


덴마크 출신이며 말끔한 턱수염과 짧은 포니테일 머리를 한 33세 안케르센은 (중요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차분해보였다. 어쩌면 그는 공격수 스콧 호건에 대한 £12m 규모의 아스톤 빌라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혹은 올시즌 브렌트포드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서런던에 위치한 소규모 구단 브렌트포드는 올시즌 경영팀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챔피언십 리그테이블에서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1월 31일, 브렌트포드의 공식적인 순위는 24개 구단 중 15위였다.


"축구계에는 '순위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축구계의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입니다. 리그 순위는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최선의 측정법이 아닙니다." 라고 안케르센이 주장한다.


브렌트포드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아웃라이어다. 2012년 도박사 매튜 벤험(Matthew Benham)이 구단의 대다수 주식을 구입한 이후, 브렌트포드는 통계의 과학적 활용을 바탕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브렌트포드는 야구에서 먼저 사용된 '머니볼(moneyball)' 테크닉을 바탕으로 퍼포먼스를 평가한다.


초기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2014년 브렌트포드는 리그1에서 챔피언십으로 승격했고 그 다음시즌에는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같은 해, 벤험이 소유하고 있는 다른 구단 : FC미트윌란이 브렌트포드와 똑같은 원칙으로 구단을 운영하여 최초로 덴마크 수페르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에 브렌트포드는 9위로 내려앉았고 올시즌은 현재까지 그보다 실망스런 성적을 내고있다. 하지만 안케르센은 브렌트포드의 전략이 '소규모 예산으로 팀을 꾸려야하는 소규모 구단'에 적합한 운영방식이라 주장한다.


축구에서 운이 상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걸 이해하는 것이 브렌트포드의 접근법을 뒷받침한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했다. "득점이 적게 나오는 축구에선 임의적인 사건(random events)이 상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공이 선수를 맞고 굴절될 수 있고 심판이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강팀이 이기는 경우가 적습니다."


행운이란 요소 때문에 1경기 내에, 혹은 1시즌 동안, 퍼포먼스 퀄리티에 비해 득점을 적게 혹은 많이 기록할 수 있다. 안케르센은 2012년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예시로 들었다. 당시 뉴캐슬은 5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구단은 앨런 파듀에게 8년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안케르센 주장에 따르면, 보다 면밀하게 데이터를 살펴볼 경우 뉴캐슬은 5위를 할만큼 잘하지 못했다. 당시 뉴캐슬의 골득실은 고작 +5에 불과했고 4위, 6위팀의 골득실은 +25와 +19였다. 통계적으로 +5수준의 골득실을 기록할 경우, 뉴캐슬이 기록했던 승점보다 보통 10점 정도 낮은 승점을 벌게 된다.


더욱이 슈팅 격차(다른 구단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많은 슈팅을 시도했는가)를 따져보았을 때, 뉴캐슬은 하위 6개 구단에 속했다. 즉 뉴캐슬 선수들이 1시즌간 경이적인 수준의 골 전환률을 기록했고 이는 다음시즌까지 지속 불가능한 수치였다.


그 다음시즌, 뉴캐슬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16위를 기록했다. 뉴캐슬의 퍼포먼스는 그저 평균으로 회귀한 것이었다. "성공은 그저 운이 따랐던 것을 '천재적' 이라 포장해줍니다. 성공하더라도 실패할 때와 같은 수준의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득점 기대값(expected goals, 이후 xG)'을 핵심 퍼포먼스 통계량으로 활용한다. xG는 경기 중에 발생하는 득점 기회의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한 값이다. 물론 xG가 실제 경기 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브렌트포드는 이 통계량을 바탕으로 순위표 대안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경영진은 이것이 결과를 예측하는데 있어 훨씬 신뢰할만한 수단이라 말한다.


데이터 뿐만 아니라 브렌트포드는 구단운영에 대한 일반적인 모델에 대해 재고하고 있다. 대다수 구단이 지역에서 우수한 9~16세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아카데미를 운영하는데 안케르센은 이러한 시스템이 부자 클럽을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즉 소규모 구단이 최고의 선수를 가르쳐 놓으면 부자 구단이 그를 데려간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 브렌트포드는 아카데미를 닫고 17~20세 선수로 운영되는 브렌트포드 B팀을 만들었다. 브렌트포드의 목표는 다른 구단에서 퇴짜를 맞은 선수들, 즉 '선수로 뛸 수 있는 2번째 기회에 굶주린 자'를 모으는 것이다. 혹은 챔피언십을 통해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꿈꾸는 유럽 연합 선수들을 모으길 원했다.


브렌트포드가 프리미어 리그 승격이라는 목표를 가까운 미래에 성취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브렌트포드가 분명히 매력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newstatesman.com/politics/sport/2017/02/so-much-table-never-lies-data-unravels-footballs-biggest-lie-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