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rrick Yam


Shot Stopping


단순히 클린시트 횟수와 선방률 만으로 골키퍼 순위를 매기는건 옳지 않다. 우리는 보다 고급진 통계량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첫번째 통계량은 보정된 선방률(adjusted Save Percentage, adjSV%) 이다. 이 수치를 통해 우리는 각 골키퍼가 리그 평균수준 골키퍼 대비 어느 정도로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adjSV%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계산된다. 기대실점 수와 실제실점 수의 차이를 구한 후, 전체 유효슈팅 횟수로 나눈다.


2. 두번째 통계량은 평균대비 막아낸 골수(Goals Saved Above Average, GSAA) 다. 이는 리그 평균 수준의 골키퍼와 비교하여 얼마나 많은 골을 막아냈는지, 혹은 못막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GSAA는 기대 실점수와 실제 실점수의 차이로 계산한다.


*주의 : 이 분석에서 모든 페널티킥은 제외하였다. 

 



지난시즌 케파는 126회의 유효슈팅에서 37골을 허용했고 기대실점 수는 31.35골이었다. adjSV% 기준으로 정렬했을 때, 케파는 지난시즌 라 리가에서 16번째로 우수한 골키퍼였다. (GSAA 관점으로 보았을 때) 또한 케파는 지난시즌 아슬레틱 빌바오가 허용한 실점 중 대략 5골에 책임이 있다. 기대실점 수 대비 5골을 더 허용하는 골키퍼에게 £71m은 적당한 가격이 아니다. 물론 첼시는 케파가 23세인 점을 감안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그를 그 값에 구매했을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구할 수만 있다면, 젊은 다비드 데 헤아, 젊은 티보 쿠르투아와 비교해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라 리가 과거 데이터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Positioning


조금 더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보고자 한다. 우리는 케파의 위치선정,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케파가 얼마만큼 자주 최적의 위치를 잡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의 유형 (슈팅을 시도하는 위치, 동료 수비수의 위치, 기타 상대 공격수의 위치 및 다른 요소 등...) 을 반영하여 상대의 득점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키퍼의 위치를 계산해냈다. 




케파의 위치선정 능력은 라 리가 상위 10명 안에 들어가는 수준이었고 어쩌면 첼시는 이 부분에 주목했을 수도 있다.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케파의 위치선정은 얀 오블락과 거의 비슷했다. 오블락과 케파는 대개 슈팅의 성공확률을 최소화시키는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이 그래프는 두 선수가 쿠르투아의 대체자를 노리는 첼시의 레이더망에 왜 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Cross


그러나 크로스 처리에서 케파는 평균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전체 크로스 횟수와 골키퍼가 직접 나서서 크로스를 처리한 횟수를 종합하였고 골키퍼가 직접 나와서 처리할 것으로 기대되는 횟수를 계산해냈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우리는 각 골키퍼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처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실제 크로스 처리 횟수와 기대 크로스 처리 횟수의 차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와 라 리가 골키퍼의 순위를 매긴 자료이다.




라 리가 골키퍼와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를 종합하였을 때, 케파의 순위는 25위였다. 물론 모든 골키퍼가 크로스 처리에 적극적일 필요는 없다. 사실 수많은 수비 시스템은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센터백들이 골키퍼 앞에서 혼돈의 상황을 처리해주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다비드 데 헤아는 가능한 자리를 지키려는 골키퍼이고 우리는 그의 실력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 크로스 처리에 대한 적극성은 골키퍼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팀의 경기 스타일에 따라 상당한 가치를 지니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첼시의 첫번째 타깃이 얀 오블락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케파는 페널티박스 안 컨트롤에 있어서 오블락보다 좋은 선택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케파는 여전히 평균을 밑도는 크로스 처리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쿠르투아가 보여준 적극성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시즌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구단의 소속인 에데르송과 닉 포프와는 한참 떨어져 있다. 우리는 케파의 이적료가 에데르송보다 £36.3m이 많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Distribution


축구가 발전해감에 따라 골키퍼의 볼배급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아직 사리의 시스템이 첼시에 완벽히 녹아들지는 못하였으나 우리는 첼시가 지난시즌의 맨체스터 시티처럼 경기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첼시는 점유율을 기반으로 가능한 모든 기회에서 빠르게 전진하고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말은 즉슨, 첼시의 골키퍼는 공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상대의 압박에도 공을 자신있게 다루는 골키퍼, 공격 기회를 알아보는 골키퍼가 되어야 한다.





사리의 지도 아래서 첼시가 1사분면으로 이동할 것이라 예상한다. 1사분면에 위치한 구단은 전체적으로 상대보다 더 많은 슈팅과 코너킥을 시도하고 더 많은 직접 프리킥을 시도한다. 이들은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상대진영에서 기회를 얻어내 우위를 점하려는 팀이다. 


앞으로 첼시는 빠른 공격을 하는 팀으로 변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골키퍼의 패스가 시작된 이후 15초 이내 +결과가 나온 비율을 조사해보았다. +결과라함은 골키퍼에서 시작된 연결이 슈팅으로 마무리되는 경우, 상대 진영에서 프리킥이나 코너킥으로 이어진 경우를 말한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와 라 리가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을 했다. 골키퍼에서 시작된 패스연결이 15초 이내 +결과로 이어진 비율은 4.2%였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골키퍼는 번리의 닉 포프로 10%의 수치를 기록했다. 쿠르투아는 5%의 값을 기록했다. 지난시즌 케파의 값은 4.8%였다.


사리는 일반적인 플레이 상황에서도 케파가 기여하길 바랄 것이다. 그는 상대가 높은 지역에서 압박을 시작하는 경우, 발끝을 더 날카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상대의 압박이 가해질 경우, 골키퍼의 패스 정확도가 얼만큼 떨어지는지를 조사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에데르송은 아주 우수한 볼배급 능력을 가졌다. 상대가 압박하는 상황에서 에데르송의 패스 성공률은 단 5% 감소했다. 반면 케파는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패스 성공률이 18.7% 가량 감소한다. 평균적으로 상대의 압박이 들어올 때, 골키퍼의 패스 성공률 감소 수치는 10.5% 이다.



쿠르투아의 자리에서 얼마나 해줄 수 있을까?


선방 관점에서 우리는 케파가 쿠르투아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펼칠 것이라 예상한다. 지난시즌 쿠르투아는 adjSV% 순으로 나열했을 때, -0.02값으로 프리미어 리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케파가 쿠르투아의 수치를 절대 뛰어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케파가 쿠르투아가 보여준 기록을 꾸준히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크로스 대처에서도 더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케파가 경합에서 공을 따낸다면, 그는 쿠르투아처럼 빠르게 공을 연결시켜줄 수 있다. 케파는 빠른 역습 기회를 노릴 것이며, 적극적으로 앞으로 공을 전진시킬 것이다. 


케파의 발기술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상대의 압박이 가해질 때 고전했다. 사리는 그에게 많은 사항을 요구할 것이다. 케파가 쿠르투아의 자리에 꽤나 잘 녹아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가 쿠르투아의 업그레이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격표를 생각하면 업그레이드가 되어야겠지만 말이다. 사리도 아직은 케파가 쿠르투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걸 인정했다.



첼시의 의도는?


케파는 아직 23세에 불과하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으며 아슬레틱은 그를 신뢰했다. 첼시는 그를 얻기위해 골키퍼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지만, 여전히 데이터를 살피고 또 살펴보아도 케파는 아직까지는 평균적인 수준의 골키퍼로 보인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케파가 평균적인 수준의 골키퍼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분석에는 적은 표본 수, 시간적 동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 큰 규모의 준거집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의 단점이 있다. 첼시는 우리가 데이터를 통해서만 얻은 지식보다 케파의 성장을 더 잘 지켜보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케파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키퍼가 되었고 우리는 그러한 지출이 납득이 될만한 무언가를 확인하길 기대한다. 케파의 이적료 £71m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번뜩이는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출처 : https://statsbomb.com/2018/08/chelseas-rebound-date-kepa-arrizabalaga/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중에서 코너킥 상황 기대실점(xG)이 가장 높은 구단이다. 반면 첼시는 코너킥 상황 기대실점이 가장 낮은 구단이다.


현실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경기에 한번 꼴로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첼시는 6경기에 한번 꼴로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팀의 코너킥 허용 횟수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코너킥 상황에서 허용한 실점이 모두 6-yard box 지점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첼시는 코너킥 상황 발생 시, 6-yard box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이러한 자료를 보고서 처음 떠오른 생각은 바로, 티보 쿠르투아의 존재였다.


골키퍼가 코너킥 상황에서 뛰쳐나와 직접 공을 처리하는 상황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평균적으로 8% 비율로 발생한다. 하지만 올시즌 쿠르투아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직접 처리하는 확률은 11%이며, 데 헤아의 경우는 5%이다. 하지만 이는 코너킥이 130회 시행된다고 했을 때, 단 7회 차이에 불과하다. 


나는 에버튼을 상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코너킥 방어를 어떻게 취하는지 간단히 살펴보았다. (원문 작성자는 에버튼 서포터) 에버튼은 3~4명의 선수를 페널티 스팟(penalty spot) 옆에 수직으로 배치하는 아주 기본적인 코너킥 공격 패턴을 갖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수비 공통점이 있다. 두팀은 니어포스트 공간에 3명의 선수를 지역 방어 형태로 배치시킨다. 하지만 수비 포지션이 시작되는 위치, 6-yard box와 페널티 스팟 지점에서의 형태 유지에서 차이가 보였다. 


유나이티드는 첼시보다 타이트하게 맨마킹을 시도하여 처음부터 뒤죽박죽으로 서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적어도 절반의 선수는 공보다 선수를 눈에 두고 있다. 따라서 공이 연결되는 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의 수비 자세가 좋지 못할 수 있어 그들의 저지선이 비효율적이 될 수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결국 공을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반면, 첼시는 라인을 잘 세워놓고 공을 처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다. 첼시는 처음부터 대인방어를 하지 않으며 곳곳에서 에버튼 선수들을 쫓아간다. 




 



출처 : https://differentgame.wordpress.com/2018/03/10/cornering-the-xg-market/



by Sean Ingle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하는 시점, 첼시는 크로스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기꺼이 희생할 탄탄한 잉글랜드형 스트라이커를 원했다. 첼시는 상대팀 센터백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케리 딕슨(Kerry Dixon), 믹 하포드(Mick Harford)를 써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구하길 원했다. 그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바로 지난 주 첼시가 앤디 캐롤 영입을 위해 £20m 비드를 준비 중이라는 기사가 나왔으며 피터 크라우치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요즘 첼시 팬들이 (이적 루머를 보고) 만우절이 아닌가 확인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요일 아침에는 첼시가 AS로마의 에딘 제코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있었다. 첼시의 고위 간부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몇시간 후, 떠돌이 스트라이커인 번리의 에슐리 반스(Ashley Barnes) 링크가 시작되었다.


캐롤은 지난시즌에만 8차례 부상을 당했고, 크라우치는 다음 주에 37세가 되며 2016/2017시즌 개막 이후로 리그에서10골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반스는 65경기에서 10골을 기록 중이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말하자면, 이들 모두는 서로의 의견이 엇갈리는 성적표를 가진 선수들이다. 이들에 대한 첼시의 접근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 개인을 넘어서 살펴볼 사항이 몇가지 있다. 도대체 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 중 하나인 첼시가 공의 소유권을 지켜내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크로스를 마무리로 연결짓기 위해 (플레이가) 단순하고 나이 많은 잉글랜드 센터 포워드를 원하는 것일까? 경기는 점차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유기적인 움직임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캐롤, 반스, 크라우치 같은 옵션들이 거론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첼시의 이적 타깃으로) 캐롤, 반스, 크라우치가 거론되는 것에 대한 당혹감은 숫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옵타(Opta)는 2003/2004시즌부터 경기 기록을 수집했고, 당시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51회의 크로스 공격이 시행되었다. 틀림없이 지난 10여년간 기록한 크로스 횟수 중 가장 높은 수치일 것이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크로스 횟수는 38회로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크로스 횟수와 마찬가지로 크로스 성공률 또한 이번시즌 가장 저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일반적인 크로스 성공률은 30% 수준이었지만, 올시즌은 22% 미만으로 떨어졌다.


옵타에서 근무하는 던컨 알렉산더(Duncan Alexander)는 (낮은 성공률의) 원인으로 세트피스 기록이 포함되어 집계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제는 단 1명의 스트라이커만을 배치하거나 아니면 아예 스트라이커를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전체 크로스 횟수 중에서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 시행하는 크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코너킥 혹은 프리킥 상황 시 수비하는 팀은 상대의 공격에 앞서 크로스 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 역시 크로스 공격의 낮은 성공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크로스 공격이 바로 골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92회의 크로스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데이터가 말하는 결과이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 통계 컨설턴트를 해주는 개리 제레이드(Garry Gelade)는 훨씬 더 복잡한 계산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나온 35,000회의 크로스 공격을 훨씬 심도있게 분석했다. 크로스 공격이 직접 골로 연결되는 것 뿐만 아니라 크로스 공격 이후 6초 이내에 발생하는 사건들까지 고려했다. (페널티킥 획득, 세컨볼 상황에서의 득점 등...) 그의 분석 결과, 평균적으로 크로스 47회당 1골이 만들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크로스 지점, 크로스를 올리는 선수의 능력에 따라 성공 확률은 급격하게 변할 수 있지만, 1992/1993시즌의 프리미어 리그 득점 순위와 현재의 득점 순위를 살펴보면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5년 전, 득점 순위 1위는 레스 퍼디난드였다. 앨런 시어러, 폴 윌킨슨(Paul Wilkinson), 브라이언 딘(Brain Deane), 마크 휴즈, 리 채프먼, 이안 올니(Ian Olney), 이언 도위(Iain Dowie) 같은 다른 빅맨(big men)들을 득점랭킹 상위 20위 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 득점 순위에서는 해리 케인, 로멜루 루카쿠, 알바로 모라타, 웨인 루니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발이 빠른 선수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왜 첼시는 캐롤, 크라우치, 반스를 고려하는 것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세련된 축구가 원시적인 축구에게 자리를 내주는 경기 막바지 상황에서의 플랜B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맨체스터 시티처럼 플랜A를 기막히게 활용한다면, 플랜B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제쳐두고 캐롤, 크라우치, 반스가 정말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캐롤은 웨스트 햄에서 64경기를 교체 출전하여 6골을 기록하고 있다. 크라우치는 146경기 교체 출전에서 15골을 넣었으며 캐롤보다 월등히 낫다고 볼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60경기를 교체 출전하여 17골을 기록한 올리비에 지루보다 교체 카드로서 한참 모자라다. 지루는 약 4경기 교체 출전마다 1골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대충 만드는 플랜B는 주의해야만 한다. 제레이드의 연구 데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 크로스로 골을 넣을 확률은 후반전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상승하지만, 85분을 기점으로 성공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팀은 더 깊은 위치에서 수비를 시작하고, 공격하는 팀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공격을 펼치기 때문이다.


비록 캐롤과 크라우치의 경기 스타일이 구식의 방법이 되었으나 웨스트 햄과 스토크는 두 선수가 경기에 뛸 때 더 좋은 공격을 선보인다. 득점과 찬스 메이킹 통계는 이 주장을 뒷받침 한다. 특히 캐롤의 출전 여부에 따른 웨스트 햄의 공격 통계는 놀라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2015/2016시즌 개막 이후, 웨스트 햄은 캐롤이 경기를 뛸 때, 90분당 1.51골을 기록했다. 한편 캐롤이 없을 때 90분당 평균 득점은 1.13골까지 떨어졌다. 이는 캐롤이 경기를 뛸 때, 약 3경기당 1골이 더 추가되는 셈이며, 1시즌 전체로 놓고보면 14골이 더 추가된다는 것이다.


물론 웨스트 햄과 스토크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것과 첼시의 공격력을 상승시키는 것은 꽤나 다른 일이다. 제코 영입은 분명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첼시는 과거 시대의 선수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선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8/jan/21/andy-carroll-peter-crouch-chelsea-west-ham-united-stoke-city



 

  





by Jonathan Wilson


1985/1986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1995/1996시즌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사례가 언제나 (초반 번뜩이는 연승에도 불구하고 우승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성 사례로 활용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올시즌 챔피언 자리에 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이 없으면 이상할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맨체스터 시티의 플레이도 삐걱거릴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현재, 맨체스터 시티를 추격하는 그 어떤 구단도 맨체스터 시티를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벌써 승점 차이는 8점으로 벌어졌다. 조세 무리뉴의 기백없는 방법론이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주도권을 선물해줬다는 생각을 피하기 어려웠던 일요일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 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를 꺾었을 때, 무리뉴는 그 승리가 실용주의의 승리인 듯 말했다. 실용주의는 무리뉴의 축구를 설명할 때 자주 활용되는 단어이며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실용적이라는 말은 수비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용적인 것과 수비적인 것은 동일하지 않다 : 실용주의자는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을 시행한다. 하지만 무리뉴는 계속해서 상대에게 반작용(reactive)하는 축구를 주장한다. 반작용적이라는 것이 형세가 불리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지난 1달동안 탑6 구단을 상대로 3경기를 소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3경기에서 총 6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은 무리뉴의 접근법이 실용적이지 않음을 시사하며 오히려 무리뉴의 접근법이 완고하게 독단적임을 시사한다.


그렇다. 이번 상대는 첼시였고 첼시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하지만 시티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경기를 지배했고 1-0 스코어로 승리했다. 솔직히, 유나이티드는 경기에서 이길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난 FA컵 경기에서 6명의 수비수를 세운 것만큼 수비적이지 않았지만 펩 과르디올라처럼 첼시 상대로 공격적인 전략을 운영하려는 생각 역시 보이지 않았다. 최근 왓포드와 로마(2경기 모두)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첼시의 수비를 시험해볼 생각이 없어보였다. 


물론 은골로 캉테가 있는 첼시는 캉테가 없는 첼시와는 다른 팀이라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부상에서 복귀한 캉테 덕분에 첼시가 향상된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유나이티드가 어떤 계획으로 첼시에게 타격을 입힐지 알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백3 전략을 사용하면서 아자르를 제어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 1명이 더 생겼고 그로 인하여 아자르가 맹활약 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 토트넘 핫스퍼 전에서도 발생했던 문제가 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전방에 위치한 2명의 포워드를 향해 롱볼 위주의 경기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역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 그 포지션에 존재하지 않는게 더 나았을 정도였다. 62분을 소화한 미키타리안은 단 29번의 볼터치만을 기록했다. 물론 이 볼터치 횟수가 경기 내내 고립된 로멜루 루카쿠의 볼터치 횟수 24회보다 5번 많은 기록이긴 하다만...


그리고 미드필드 진영에서의 문제가 있었다. 아자르를 제외하더라도 첼시에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앙 미드필더 2명과 미키타리안이 있어 가끔씩 수적 열세 상황이 발생했다.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는 첼시의 윙백이 유나이티드의 윙백보다 더 공격적이었던 사실로 인해 악화되었다. 바카요코가 맞이한 첫번째 찬스도 다비데 자파코스타가 에슐리 영의 뒷공간을 파고든 상황에서 만들어졌고 실점 상황 역시 유나이티드의 왼쪽 측면에서 발생했다. 에슐리 영은 자신의 뒷공간을 노리는 자파코스타 때문에 이미 깊게 내려앉은 상황이었고 첼시가 공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르게 전환시켰다.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에게 앞으로 전진할 공간이 발생했으며 알바로 모라타를 향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무리뉴는 즉시 4-3-3 포메이션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유나이티드는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상황을 연출했는데 바카요코의 침투에 다시 한 번 급격히 취약해졌다.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마루앙 펠라이니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혼전 상황을 연출해냈고 유나이티드는 동점에 근접했다. 유나이티드의 결장자가 누가 되었든간에 유나이티드가 펠라이니에 상당히 의존해 창의성에 근접한 것을 만들어낸다는건 여전히 당혹스러운 일이다.


물론 첼시를 상대로 지난 리버풀, 토트넘을 상대할 때보다 주도적인(proactive)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리버풀과 허더스필드 상대로 승점을 놓쳤다는 것은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nov/06/manchester-united-tactics-chelsea-manchester-city



    



by Freddie Wilson


위르겐 클롭은 공격력이 뛰어난 팀을 만들었지만, 피치 반대편 포지션에서는 여전히 발전해야할 부분이 남아있다. 9월 16일에 있었던 번리와의 경기까지 리버풀은 총 9골을 실점했는데 리버풀의 수비가 왜 이토록 골을 쉽게 내주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리버풀은 상대에게 총 39번의 기회를 내줬는데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1회, 첼시의 46회보다도 적은 수치다. 따라서 리버풀이 상대에게 내주는 찬스의 퀄리티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각 득점 기회의 퀄리티를 범주화했을 때, 가장 상위 2단계("great" & "superb")가 차지하는 비중은 리버풀은 23%인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 첼시는 9%에 불과했다. 또한 이러한 절호의 득점 기회가 각 구단의 기대 실점(expected goals conceded)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리버풀의 경우 63%인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2%, 첼시는 45%였다.


번리전까지 리버풀의 기대 실점은 7.38골이고 평균적으로 리버풀은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을 0.19 씩 허용하고 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대 실점 4.94골,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 0.12 & 첼시의 기대 실점 4.72골, 슈팅 1회 허용당 기대 실점 0.1 보다 훨씬 높은 값이다. 리버풀은 아주 높은 퀄리티의 찬스를 허용하고 있고 이것이 수비가 취약한 이유 중 하나다.


리버풀이 어느 지역에서 찬스를 허용하는지, 그렇게 허용하는 찬스가 어디서 시작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화살표는 득점 기회 빌드업 과정에서의 마지막 패스/크로스/드리블을 의미한다. 따라서 화살표의 시작점은 어시스터가 공을 다루는 지점이고 화살표의 끝점은 득점 기회가 발생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시각화된 자료는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군집 분석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변형할 것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패스로 허용하는 찬스는 4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가장 빈도가 높은 유형이고 나머지 2가지 형태의 공격(낮은 크로스, 프리킥)은 각 2개 그룹으로 분류된다. 같은 형태의 공격 방법으로 적어도 4회 이상의 슈팅을 허용해야 그룹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총 3가지 형태의 공격만 남게 되었다. 





앞서 선보인 화살표가 여러개인 그림보다 지금이 훨씬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 화살표는 리버풀의 주된 찬스 허용에 대해서 의미한다.
  • 또한 군집 분석을 거쳤기 때문에 이 화살표들은 리버풀이 허용하는 찬스의 요약된 형태라 할 수 있다.
  • 화살표의 시작점은 찬스의 시작점, 즉 어시스터의 플레이 위치다. 
  • 화살표의 끝점은 리버풀이 득점 기회를 허용하는 지점이고 즉 이것은 상대팀 슈팅이 발생하는 위치라 할 수 있다.
  • 공격의 형태는 색깔로 구분되어 있다. 빨간색이 오픈 플레이 패스, 초록색은 낮은 크로스, 파란색은 프리킥이다.
  • 화살표의 두께는 각 기회의 평균적인 기대 득점 값에 비례한다. 따라서 화살표가 두꺼울수록 상대팀의 기대 득점(xG)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화살표의 명암은 각 기회의 빈도수에 비례한다. 따라서 진한 화살표일수록 그러한 형태의 공격 허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D그룹은 페널티 스팟 바로 직전에서 상대팀의 짧은 패스가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두께가 굵을 뿐만 아니라 짙은 색을 가진 화살표이다. 즉 리버풀이 이러한 형태의 공격을 많이 허용하고 그 결과 득점 기회당 기대 실점이 높아지게 된다.

군집 분석 이전의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그림에서 페널티 스팟 오른쪽에 파란색 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원의 크기는 기대 득점값에 비례한다. 두번째 그림에서 역시 오픈 플레이 패스(2번째 그림에서는 파란색)이 많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E그룹도 리버풀의 실점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버풀의 오른쪽 수비는 왼쪽에 비해서 더 많은 찬스를 허용하고 있다. 오른쪽 화살표가 색이 훨씬 짙고 이는 리버풀 수비의 오른쪽에서 상대에게 더 많은 공격을 허용한다는걸 의미한다.  

리버풀의 군집 분석 결과를 살펴보았으니 첼시, 아스날의 군집 분석 결과와 비교해보자.





군집 분석 결과 첼시는 주로 상대팀의 오픈 플레이 패스, 높은 크로스 과정에서 슈팅을 허용한다. 리버풀이 오픈 플레이 패스, 낮은 크로스, 프리킥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것만으로 리버풀과 첼시의 수비 전략의 차이를 논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낮은 크로스가 높은 크로스보다 블락(blocked)하거나 클리어링 하기 쉽다는 점에서 리버풀 풀백 포지션이 약하다는걸 알아낼 수 있다.


첼시는 페널티 박스 끄트머리를 향하는 A그룹 형태의 패스에 가장 취약하다. 하지만 첼시가 허용하는 가장 위협적인 상황은 리버풀이 허용하는 가장 위협적인 상황보다 골문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이 그림의 A와 리버풀의 D를 비교) 첼시의 화살표 A와 리버풀의 화살표 D를 비교했을 때도 첼시의 A 화살표가 살짝 더 얇다. 골문에서 멀리 떨어져있으니 상대팀의 기대 득점 (슈팅을 허용하는 팀의 기대 실점)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결과는 글의 초입에서 언급했던 리버풀이 상대에게 허용하는 기회의 퀄리티와 대응되는 부분이다. 상대팀이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시도하게 만드는 것이 유리한데 리버풀은 너무나 많은 기회를 박스 안에서 허용하고 있다.  





위는 아스날의 결과를 시각화한 것이다. 아스날은 H,F,D 형태의 공격에 취약하다. H 그룹 유형은 아스날이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경기를 펼친다거나 혹은 레스터나 리버풀처럼 길게 넘기는 팀을 상대로 경기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시즌 초기이기 때문에 샘플 사이즈가 작아도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박스 안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F 그룹 형태는 역시 아스날에게도 좋지 않다. 화살표의 방향이 리버풀의 D그룹 화살표처럼 중앙을 향하지는 않으나 이 역시 아스날의 골문과의 거리가 가깝다.




출처 : https://chanceanalytics.com/2017/10/03/all-shook-up-understanding-liverpools-defensive-fragility-using-clustering/



by Jonathan Wilson


풀백은 한 때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는데 이번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풀백이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만들어가는 포지션이 되었음을 보여줬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리미어 리그 경기였다. 물론 지난시즌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전반전 45분간 보여준 퍼포먼스와 같은 사례들이 있었으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거둔 이번 승리는 특별하다. 첼시전은 잉글랜드에서 과르디올라의 팀이 엘리트 구단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과르디올라 팀의 모든 특성이 다 담겨있는 경기였다 : 점유율 지배, 빠른 전환, 공의 소유를 되찾겠다는 끈기까지. 부족한 것은 오로지 득점이었다. 3-0 또는 4-0도 가능했던 경기지만 스코어는 1-0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아마 콘테는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예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3-4-2-1 포메이션 대신 수요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잡았던 효율적인 3-5-1-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3-5-1-1 시스템은 우선 내려앉고 상대의 압박을 완화시키고 티에무에 바카요코, 은골로 캉테를 세스크 파브레가스 옆에 배치함으로써 역습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이 경기에서 콘테의 기본 컨셉이 역습이었기 때문에 35분만에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미키 바추아이 대신 윌리안을 투입했다. 콘테는 공격 지역에 속도와 규율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첼시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2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역습을 활용해 시티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홍색 군단(맨체스터 시티)이 계속 밀려들어왔다.


콘테가 이끄는 첼시의 장점은 단단한 척추 라인이다. 스크린을 치는 2명의 선수가 백3 라인을 보호하고 이 2명의 활약은 그보다 앞에서 뛰는 2명의 창조자들에게 탄탄한 기반이 된다. 2라운드였던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콘테는 창조자 1명을 빼고 미드필드 지역에 추가 인원으로 다비드 루이즈를 투입했다. 그 때는 다비드 루이즈였고 이번은 파브레가스였다. 스퍼스와 시티의 차이점이라면, 시티가 측면 플레이를 펼치는데 (스퍼스보다) 더 자연스러운 구단이고 측면에서 (2라운드 스퍼스보다) 첼시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르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은 경기 내내 넓게 포진하고 또 상대 진영에 가까운 곳에서 뛰었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단이 끊임없이 윙백의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팀을 만났을 때, 경기를 편하게 펼칠 수가 없다. (물론 측면에 선수 2명을 고정해놓는 것은 중앙에서 밀리는 상황을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기에 첼시를 상대로 그런 전략을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사네와 스털링 때문에 자연스레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물론 빅터 모지스 대신 아스필리쿠에타가 윙백으로 선택된 것은 콘테가 보다 수비적인 영향력을 원해서였을 것이다.


첼시의 윙백이 전진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전략을 선택하자 본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시티의 풀백은 방해를 받지않고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카일 워커와 파비안 델프는 오버래핑보다는 측면 플레이어의 안쪽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지난시즌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다니 알베스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측면 플레이어 안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는 최근 공격하는 풀백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이며 풀백 포지션의 중요성이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4년 월드컵에서 잭 찰튼(Jack Charlton)은 풀백이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 말했는데 최근의 축구는 그의 예언을 실현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풀백이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앞에 발생한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되었다.


특히 전반전에 이러한 언더래핑 움직임은 첼시의 윙백과 3명의 수비수 중 좌우에 배치된 센터백 사이의 균열이 발생하게 만들었다.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만약 알론소가 스털링을 상대하고 바카요코가 케빈 데 브라이너를 막고 있다면, 워커를 방어해야할 선수는 개리 케이힐이 된다. 그런데 이미 워커는 약 10야드를 뛰어온 선수이기 때문에 속도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사네를 막고 아스필리쿠에타가 델프를 막는 것처럼 마킹선수 배치가 바뀌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이는 결코 첼시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시티의 결승골 장면도 같은 지점에서 만들어졌다. 바카요코는 계속 데 브라이너의 움직임을 쫓아다녀야 했고 실점 상황에서 이미 지친 듯 보였다. 데 브라이너는 바카요코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운 곳에서 공을 이어받았고 공을 가지고 질주할 수 있었다. 케이힐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웠던 가브리엘 제수스가 다시 데 브라이너에게 공을 연결해줬고 데 브라이너는 이를 골로 연결지었다. 센터 서클에서 시작된 맨체스터 시티의 빠른 전환은 단 3번의 패스만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 수 있게 했다.


시티의 뛰어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첼시 백3의 약점이 노출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 백3의 좌우 센터백과 윙백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고 결과를 얻어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01/pep-guardiola-importance-full-back-exposes-chelsea-vulnerability-manchester-city






by Will Gurpinar-Morgan



수년간 패스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여러 모델이 개발되었다.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모델은 다양한 변수들 (패스의 시발점, 종료지점, 패스 길이, 각도, 머리로 하는 패스, 발로 하는 패스) 등의 여러 요인을 고려해 패스의 성공확률을 계산하는 모델이다.


지금까지 대다수 통계적 모델은 선수 개인의 패스 능력 관점에서 결론을 도출했다. 하지만 팀수준에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통계적 모델을 적용해보고자 한다. 패스는 공격을 풀어가는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수비가 어떻게 패스를 방해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의 차트는 패스 연결 난이도를 고려해 예상(예측)되는 패스 결과와 실제 패스 결과를 팀 전체 수준에서 비교해서 보여준다. 따라서 이 통계는 상대팀의 패스 연결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방해하는가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데이터는 2016/2017시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방해 지수(Disruption)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다. 방해 지수는 실제 패스 성공률에서 통계적 모델로 예측한 패스 성공률을 뺀 값이다. 따라서 음의 값일수록 상대팀이 (통계적으로) 기대되는 수준보다 더 적은 패스를 허용했다는 의미다.


다음 단계는 피치 구역별로 살펴보는 과정이다. 피치를 5구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 마다의 방해 지수를 색깔로 표시했다. 빨간색일수록 상대의 패스를 더 잘 방해했고 파란색일수록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맨체스터 시티와 스퍼스는 피치 전 지역에 걸쳐서 상대의 패스를 방해했다. 두 구단의 차이라면 스퍼스의 패스 방해수준이 피치 높은 지역으로 쏠려있다는 것이다. 리버풀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대의 패스를 잘 제어하지만, 가장 깊은 수비라인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즉, 중원에서 리버풀의 압박을 통과하면, 골을 넣기 위한 공간과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걸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리버풀의 수비 문제를 지적할 때 자주 언급되는 사항이다.


첼시의 결과는 대조적이다. 첼시는 골문과 가까운 지점에서 상대의 패스 연결을 가장 잘 방해한다. 첼시는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구역인 후방에서 상대의 패스 성공률을 통계적 예측값보다 2.8% 떨어뜨린다.


첼시와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는 구단은 본머스다. 본머스는 최후방 지역에서(deepest-defensive zone) 통계적 예측값보다 무려 4.5% 높은 패스 성공률을 허용한다. 선덜랜드의 경우는 최후방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역에서 상대에게 높은 패스 성공률을 허용했다.


이렇게 팀 수준의 수비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고 우리팀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자료이다. 




이번 포스팅을 위해 나는 2가지 패스 측정 모델을 개발했다. 첫번째는 로지스틱 회귀를 활용한 모델이고 2번째는 랜덤 포레스트 방식을 사용했다. 각 모델의 코딩은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 로지스틱 회귀 / 랜덤 포레스트


아래는 2가지 모델에 대한 비교를 시각화한 것이다. (2가지 모델을 표본 외 테스트 데이터에 적용해) 통계적으로 예측한 패스 성공률과 실제 패스 성공률을 비교한 결과다. 




랜덤 포레스트 모델이 로지스틱 회귀 모델보다 퍼포먼스가 더 좋았고 특히 확률이 낮은 패스와 관련해 예측이 더 좋았다. 아래는 ROC 커브를 사용해 2가지 모델을 비교한 결과이고 ROC 커브 밑 영역 AUC 값이 랜덤 포레스트는 0.87 이고 로지스틱 회귀는 0.81이었다. 랜덤 포레스트 방식의 퍼포먼스가 더 좋았기에 위에서는 랜덤 포레스트 방식을 활용한 예측값을 활용했다.






출처 : https://statsbomb.com/2017/09/under-pressure/



by Adam Bate



첼시가 스퍼스에게 거둔 승리는 상대팀의 패스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걸 입증한 경기다. 이제 구단은 패스 흐름을 연구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첼시가 스퍼스에게 승리한 경기에서 다비드 루이즈 활용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 핵심이었다. 루이즈는 본래 수비수이지만 미드필드 지역에 투입되었고 스퍼스의 창조성을 담당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를 향한 스퍼스의 볼배급을 차단했다. "스퍼스는 항상 상대팀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기에 오늘 경기에서 나는 그 공간을 죽이고자 했다. 두 선수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콘테는 경기 후에 이렇게 말했다.


물론 다비드 루이즈가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라간 것은 당시 첼시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굉장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는 굉장히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다른 프리미어 리그 구단 감독들은 콘테가 스퍼스의 공격 보급로(supply line)를 차단한 방식을 참고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스트라이커를 향한 공급을 차단한다는 개념이 이 경기를 통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 축구에서 각 구단은 상대팀이 어떻게 찬스를 만드는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그런 흐름으로 인해 이제는 골과 어시스트를 차단하는 것을 넘어 기회 창출, 패스 패턴, 패스 흐름, 패스 네트워크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어시스트는 판타지 풋볼 매니아들에게나 매혹적인 통계량이었다. 하지만 어시스트가 굉장히 익숙한 통계로 다가오는 오늘날 수많은 구단의 애널리스트들은 어시스트 통계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어시스트의 샘플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더욱 큰 규모의 데이터인 기회 창출(chance created) 이나 단순한 어시스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의미를 지닌 xA(expected assists) 통계를 참고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를 포함한 통계량 조차도 이후 슈팅이 나와야 기록이 될 수 있다. 옵타(Opta)는 2번째 어시스트(second assist)란 개념을 -득점 기회를 만드는데 중요했던 패스 혹은 크로스- 만들었지만 여전히 분석가들은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할 수 있는 통계량을 갈망하고 있다. 그리고 옵타가 최근 모델링한 패싱 시퀀스(Passing Sequences)란 통계량은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시퀀스(sequences)는 한팀이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연속된 플레이 흐름으로 정의된다. 시퀀스 1회는 상대팀 수비행위, 플레이 중단, 슈팅 시도로 마무리 된다. 시퀀스 메트릭(metric)을 사용했을 때, 아스날의 알렉시스 산체스가 지난시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만들어진 득점에 가장 많은 관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지난시즌 시퀀스 관여 횟수에 대한 랭킹이고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90분 기준 가장 많은 패스 시퀀스에 관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파브레가스에 이어 조던 헨더슨, 제임스 밀너, 그라닛 쟈카, 폴 포그바가 뒤를 잇는다. 이 선수들에게 공이 전해지는걸 막는다면, 해당 팀의 패턴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다.


스퍼스의 에릭센 같은 창조자에게 공이 공급되는걸 막아야 한다는건 아주 명백하지만, 지난시즌 첼시가 2-0으로 패배한 경기에서 첼시는 그 부분을 간과했다. 놀라운 점은 상대의 전개 행위를 막는 것이 이제 파이널 서드 지역에 한정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의 공격 전개 방식과 그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펩 과르디올라는 골키퍼를 공격 전개 과정의 시발점으로 간주한다. 코치로서 과르디올라의 역할은 공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파이널 서드에 배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중요하다. 


요한 크루이프는 프랑크 데 부어가 아약스 감독일 때, 공격 전개를 중앙에 위치한 선수가 아닌 오른쪽에 위치한 수비수에 과하게 의존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감독은 피터 보츠로 바뀌었지만) 이러한 아약스 빌드업 플레이의 세부적 사항을 지난 5월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가 활용했다. 오른쪽에 위치한 마타이스 데 리흐트(Matthijs de Ligt)는 다빈손 산체스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무리뉴는 데 리흐트를 향한 길을 차단했고 의도적으로 산체스를 프리하게 만들어 아약스가 데 리흐트 대신 산체스에게 공을 연결하도록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설명해주는건 간단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복잡할 수 있다. 허나 분명한건 상대의 패스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감독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아낸 패턴은 최고의 코치가 선수들에게 무엇을 지시해야하는지 우리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도운다.




출처 : http://www.skysports.com/football/news/11661/11001563/stopping-the-supply-how-understanding-passing-sequences-helps-win-games



by Jonathan Wilson


프리미어 리그의 전통적인 킥-오프 시간 이전에 이미 2경기에서 13골이 나왔다. 개막주에 총 31골이 나왔고 지난시즌 상위 6개 구단 중 먼저 경기를 소화한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이 모두 3골씩 실점했다. 스페인이 호날두의 퇴장으로 논란에 휩싸여도, 이탈리아에서 밀란이 부활을 암시하고 있어도, 독일에서 정교하게 형성된 압박 형태가 시선을 끌어도, 프랑스에 네이마르가 있을지라도 드라마와 유쾌함에 있어서 프리미어 리그는 여전히 왕(king) 이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성공을 원하는데 적합한 왕은 분명히 아니다. 또한 대표팀을 위해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데 있어 적합한 왕 역시 아니다. 적어도 구단이 대표하는 지역을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런 역할로서의 왕 역시 아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바보같은 상황이 발생하여 흥미와 구경거리를 준다는 관점에서는 유효하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 퀄리티 있는 감독과 선수가 많다는 것, 리그 전반적인 경쟁력으로 인한 요인도 (프리미어 리그가 흥미로운 점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위권 구단이 수비를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아스날, 리버풀, 첼시는 각각 스토크, 크리스탈 팰리스,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하기 앞서 1라운드에서 해결해야할 치명적인 결점을 보였다. 3개 구단(아스날, 리버풀, 첼시) 모두 최근 뒤에 언급된 각 팀에게 혼쭐난 적이 있다.


어느 선까지는 수비에서의 카오스가 경기 규칙의 변화로 인한 결과라 말해두고 싶다. 이제는 20~30년 전보다 수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수비 라인은 상대팀 공격수가 자신보다 뒤에 있다고 오프사이드를 예상하고 가볍게 나올 수 없다. 오카자키 신지가 아스날 상대로 기록했던 골은 아주 적절한 예시다.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오카자키 신지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공을 터치한건 해리 맥과이어였고 맥과이어의 헤더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 오카자키 신지의 위치는 오프사이드가 아니게 바뀌었다. 수비수들은 오카자키의 득점 상황 같은 특정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주저 앉게 되는데 그렇게 움직이면, 미드필드 지역에 기술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더 많은 공간을 내주게 된다.


또한 시니컬(cynical)한 파울은 과거보다 훨씬 혹독한 처벌을 받고 있다. 하프 라인 근처에서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경기를 파울로 끊어내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거의 모든 파울 상황에서 경고가 나와야 한다는 기대심리까지 있다.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플레이는 이제 경기에서 거의 사라졌고 수비수가 자신의 실수를 상대를 향한 태클로 만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1번이다. 


물론 두가지 변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고 각 팀이 실질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다양한 전술적 이슈도 존재한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Valeriy Lobanovskyi)가 만능형 선수(universal player)를 원했던 것, 펩 과르디올라의 11명의 미드필더화 코멘트에 관련된 사고관이 경기에 스며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수비수에게 패스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헤더, 마킹, 태클 능력같은 전통적인 수비 스킬이 부족하더라도 패스 능력이 좋으면 그런 결점을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가 보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다는건 크루이프적 사고관의 핵심적인 요소였고 이는 오늘날 축구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로날드 쿠만, 프랑크 레이카르트였고 오늘날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다비드 알라바로 대표되고 있다. 또한 그러한 기조는 존 스톤스와 다비드 루이즈가 저지르는 수비 실수를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고 지난 금요일 아스날이 백3 자리에 2명의 레프트백을 배치한 이유이기도 했다.


오늘날 대다수 풀백은 사실상 윙백이나 다름없다. 지난 주말 프리미어 리그에서 윙백 혹은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은 총 83회의 태클을 시도했고 123번 크로스를 올렸다. 풀백의 임무가 단순 수비에서 측면 공격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밤, 리버풀이 호펜하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장면을 보자. 리버풀의 레프트백인 알베르토 모레노는 상대 골키퍼 앞까지 달려갔고 (본래 담당해야 하는) 왼쪽 지역에 상당히 넓은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근 백3를 선호하는 경향 역시도 현대적 풀백의 공격 본능에 반응한 것일거다. 하지만 선수 1명을 수비에 더 배치하는 것이 수비적 결점을 가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백3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상대를 공략할 줄 아는 팀을 만나면 그 약점은 결국 노출되기 마련이다.


프리미어 리그가 엉망진창인 수비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영입만을 갈망하는 태도를 보여준 모습으로 맞이하는 당연한 결과물이다. 수비는 곧 연습이고 수비수 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도) 동일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 패턴을 학습하여 얻어내는 결과이다. 또한 그렇게 학습된 형태가 유지되면, 그 수비는 정말로 뚫기 어렵다. 하지만 스쿼드에 지속적인 변동이 이루어진다면, 선수들 사이의 일정수준 이상의 익숙함을 형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 해진다.


비르질 반 다이크는 아주 뛰어난 수비수지만 그가 오늘 리버풀에 합류한다고해서 리버풀의 수비가 한순간에 뛰어나지지 않는다. (리버풀에 반 다이크가 영입된다 할지라도) 반 다이크가 클롭이 선호하는 프레싱 게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풀백들의 전진 방식, 동료 센터백의 선호하는 플레이, 리버풀 미드필더들의 상황 대처에 대해서도 익숙해져야 한다. 데얀 로브렌 영입 사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로브렌 역시 (반 다이크와 마찬가지로) 사우스햄턴에서 아주 높은 평판을 받고 리버풀에 합류했다. 하지만 로브렌이 합류해도 리버풀의 수비는 안정과 거리가 멀었다.


이건 리버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잉글랜드 축구계 전체에 걸쳐서 선수 영입으로 소용돌이가 치고있고 트레이닝 피치에서 해결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시즌 한 감독이 훈련장에서의 연구로 팀의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 감독이 바로 안토니오 콩테였다. 하지만 지금 콩테는 걱정이 가득해 보이고 의기소침해진 스쿼드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그 상황은 콩테 스스로가 영입 부족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족스러움을 표시함으로써 악화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정말로 전념해야할 부분, 팀의 구조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부족함이 있었는지 판단해볼 좋은 시기일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2017/aug/17/question-premier-league-teams-bad-in-defence-arsenal-liverpool-chelsea?CMP=share_btn_tw


 




by Simon Kuper


잔루지이 부폰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2006년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승부차기였을 것이다.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부폰은 결코 자신있어 보이지 않았다. 


부폰은 상대팀 키커의 승부차기 패턴을 미리 준비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며 직감에 의존하는 선수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유벤투스 동료인 다비드 트레제게가 있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트레제게와 부폰은 서로의 습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벤 리틀턴(Ben Lyttleton)이 집필한 페널티킥에 관련된 저서 <Twleve Yard>에는 유벤투스 훈련장에서 트레제게와 부폰이 트레이닝 세션 이후 페널티 연습을 종종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트레제게는 자신의 레퍼토리를 알고있는 골키퍼를 만났고 결국 막기 어려운 곳  -왼쪽 코너 상단- 으로 공을 차야겠다고 결심했다. 만약 트레제게의 공이 조금만 낮았더라면 축구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쓰였을 것이다. 트레제게의 공은 결국 크로스바를 맞췄고 부폰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부폰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타이틀을 따냈다.


6월 3일, 웨일즈의 카디프에서 39세 부폰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출전한다. 결승전은 종종 승부차기에 의해 결정되는데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승부차기에 돌입한다면, 부폰에게는 직감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승부차기는 과학적이라는걸 입증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 과학의 시대를 연 경기는 200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경기였다. 당시 첼시의 감독이었던 아브람 그란트는 스페인의 유명한 경제학자 팔라시오스 푸에르타(Palacios Huerta)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팔라시오스 푸에르타는 수천번의 페널티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페널티 키커, 세계에서 페널티를 최고로 잘 막는 골키퍼를 데려다 놓더라도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100%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푸에르타는 자신의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느 누구보다 좋은 추측을 해낸다. 그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에드윈 반 데 사르에 대해서 내릴 수 있던 아주 중요한 결론이 있었다 : 승부차기에서 반 데 사르는 주로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한다.


첼시는 푸에르타의 조언을 그대로 사용했다. 첼시의 6번 키커까지 모두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아주 간단한 전략이지만 이 전략은 통하고 있었다. 반 데 사르는 거의 반대 방향으로 뛰고 있엇고 (호날두의 슈팅을 막은 체흐와 달리) 반 데 사르는 1번의 선방도 해내지 못했다. 만약 존 테리가 미끄러지지 않았더라면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었을지도 모른다. 테리 역시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찼고 반 데 사르는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넘어졌지만 테리의 킥은 골문을 외면했다. 


7번째 키커는 니클라스 아넬카. 유나이티드 벤치에 있는 알렉스 퍼거슨 경은 점차 자신이 내세운 골키퍼의 판단에 실망하고 있었다. "나는 에드윈이 왼쪽으로 다이빙하길 원했는데 에드윈은 계속 오른쪽으로 넘어지더라." 이후 퍼거슨의 모스크바에서의 결승전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아넬카가 킥을 준비하는 순간 키가 큰 반 데 사르는 양손을 뻗었다. 아마 그 순간은 아넬카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 순간이었을 것이다. 반 데 사르가 검지로 왼쪽을 가리킨 것이다. 마치 아넬카에게 "너 여기로 찰꺼지? 내가 다 알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아넬카는 엄청난 딜레마에 빠졌다. 아넬카는 이전 키커들과 마찬가지로 반 데 사르의 왼쪽을 향해 차려 했는데 (키커 기준 오른쪽) 반 데 사르가 그 의중을 읽은 것이다. 이제 아넬카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 그는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차려했던 그 결심을 접었다. 대신 반 데 사르의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거기까지는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날아가는 공의 높이가 문제였다. 푸에르타가 첼시에게 조언할 때 절대로 차지 말아야할 높이, 반 데 사르가 가장 잘 막는 높이로 공이 날아간 것이다. 예상대로 반 데 사르는 아넬카의 킥을 막았다. 이 장면을 TV로 시청하고 있던 푸에르타는 굉장히 실망했다. 아넬카는 2가지 관점에서 푸에르타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고 결국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지 못했다.


이제 승부차기 통계를 활용하는 것은 루틴(routine)이 되었다. 2012년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첼시는 푸에르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이미 첼시 스스로가 방대한 양의 페널티킥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트르 체흐는 지난 5년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페널티킥 영상이 담긴 DVD를 2시간 가량 학습했고 첼시 구단의 데이터팀은 체흐에게 바이언 선수들의 킥 정보를 체흐에게 제공했다. 그날 밤, 체흐는 바이언의 6번의 페널티킥 방향을 모두 읽었다. (1번은 경기 중, 5번은 승부차기) 결국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는 첼시의 것이 되었다.


지난해 밀라노에서 개최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도 승부차기 끝에 승부가 갈렸다. 아틀레티코는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했는데 매우 치명적이고, 절대 하지 말아야할 실수를 저질렀다. 아틀레티코가 나중에 차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푸에르타의 연구에 따르면, 먼저차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60%다. 나중에 차는 팀은 골을 넣어야만 스코어를 따라잡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들은 동전 던지기에서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것을 잘 모른다. 중계진은 동전 던지기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겨놓고서 나중에 차는 선택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 캡틴이 또 한명 있다. 그가 바로 잔루이지 부폰이다. 유로 2008에서 부폰은 동전 던지기에서 이겼는데 스페인의 선축을 선택했다. 스페인은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이겼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체 왜 아틀레티코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축을 넘긴 것일까? 아틀레티코가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PSV를 이겼을 때, 나중에 찼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푸에르타는 2015/2016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종료 이후 나에게 이메일로 "최고 수준 레벨에서 (동전 던지기를 이기고도 선축을 선택하지 않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놀랍다." 라고 말했다.


푸에르타는 11,000회의 페널티킥 데이터를 바탕으로 승부차기에서 선축이 매우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아틀레티코는 나중에 차고 PSV를 이긴 단 1번의 사건을 너무 과신해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며칠 후, 네덜란드의 분석가인 피테르 츠바르트(Pieter Zwart)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주 흥미로운 비디오를 올렸다. 그 비디오의 제목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얀 오블락의 다이빙 방향을 알았던 것인가?" 이다.


그 비디오는 얀 오블락이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상대 키커가 슈팅을 시도하기 바로 전, 오블락은 자신이 다이빙하기로 마음먹은 방향으로 스텝을 밟는다. 그 스텝으로 오블락은 자신이 마음먹은 방향으로 빠르게 다이빙할 수 있지만, 문제는 상대팀 선수가 그걸 읽는다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오블락의 그 습관을 알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5번의 슈팅 중 4번이 모두 빠르지 않은 공이었고 선수들은 오블락이 스텝을 밟는걸 기다린 후 반대 방향으로 공을 부드럽게 밀어넣었다.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데이터 분석이 승리한 것이다. 축구는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유벤투스는 부폰이 상대의 킥을 분석하고 나오길 바라야할 것이다. 유로2012에서 잉글랜드전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이후 부폰은 스스로 잉글랜드 선수들의 페널티킥을 분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도 부폰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토요일 결승전을 위해 부폰은 더 많은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www.espnfc.com/uefa-champions-league/2/blog/post/3136513/penalty-shootouts-in-champions-league-and-other-cups-and-tournaments-decided-by-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