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이탈리아에서는 이들을 트레콰르티스타라고 부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들을 엔간체라고 부른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는 이들을 부르는 특별한 명칭이 없다.

 

잉글랜드 축구계에는 상대의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서 뛰는 공격수도 아니고 미드필더도 아닌 선수들에 대한 어휘가 정의되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이들은 팀의 공격에 창조성을 불어넣는 뛰어난 선수들이다. 더불어 잉글랜드는 이런 유형의 선수들을 배출해내는데 재능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최근에 배출한 선수들 중에서 이와같은 선수 유형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웨인 루니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루니가 가장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포지션에 대해서 끊임없는 이야기가 오간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당시 웨인 루니는 측면 공격수로 뛰었고, 2009/2010시즌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조 콜은 윙어가 되었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불리는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잭 윌셔 역시 10번보다는 8번 유형의 선수들이다.

 

전체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잉글랜드기 때문에 잉글랜드에서는 이런 유형의 선수가 등장하기 어렵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한 이후 4-3-3 포메이션이 대세가 되었지만, 4-3-3 역시 '전형적인 10번'을 위한 적합한 포메이션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이탈리아나 남미에서 활용하는 4-3-1-2 포메이션은 지금까지 잉글랜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잉글랜드 축구는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에게 적합한 무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있었던 잉글랜드 클럽들의 영입은 아주 흥미로웠다.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이 새로운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했다. 산티 카솔라, 카가와 신지, 오스카, 길피 시구르드손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클럽이 자신들의 축구 색깔에 변화를 주기 위한 영입이었다. 지난시즌 아스날의 중앙에는 창조력있는 선수가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 팀이었고 안드레 빌라스-보아스가 시도한 첼시의 4-3-3에는 오스카가 적합하지 않았다. 길피 시구르드손은 라파엘 반 더 바르트만큼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에 4-2-3-1 포메이션이 안착되면서 플레이메이커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스페인과 독일만큼 잉글랜드에 4-2-3-1 포메이션이 널리 퍼진 것은 아니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4-2-3-1은 가장 현대 축구에 걸맞는 포메이션이다. 포메이션이 4개의 라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에게 공간을 내줄 위험이 떨어진다. 이것은 4-4-2가 갖추지 못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2명의 후방 미드필더들 중에서 1명이 상대의 선수를 따라다니고 다른 한 선수는 포백 앞에서 공간을 커버한다. 또한 이 포메이션에서는 중앙에서 자유로운 공격형 미드필더가 뛸 수 있다.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 모두 새로운 '넘버 10'을 영입(실제 등번호는 10번이 아니지만)했지만, 이들을 활용하는 방법은 사뭇 다르다. 오스카는 전형적인 브라질의 공격형 미드필더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오스카는 빠르고 아주 효율적인 움직임을 갖춘 선수다. 경기장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선수가 바로 오스카이다.

 

시구르드손은 가장 직선적이고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선수다. 시구르드손은 다른 선수들처럼 창의적인 패스를 제공하기보다 직접 골을 노리는 선수다. (물론 레딩전에서 아런 레넌을 향해 찔러준 스루패스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클린트 뎀프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최근에는 시구르드손이 살짝 밀린 감이 있지만 시구르드손은 창조적인 패스보다는 골을 노리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카솔라와 카가와는 창조력을 불어넣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는 카솔라가 카가와보다 더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두 선수는 본질적으로 다른 선수지만, 지금까지는 카솔라가 카가와보다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고 있다. 포지션적인 측면에서 카솔라는 아스날과는 거리가 먼 선수지만, 숏패스와 간결한 패스를 시도하는 카솔라는 아스날에 맞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카솔라가 현재 아스날에게 미치고있는 영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는 스페인 출신의 플레이메이커가 잉글랜드 축구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다비드 실바와 후안 마타도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경기를 펼치지만) 산티 카솔라는 아스날이라는 팀의 정중앙에 위치해있다.

 

카솔라가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카가와 신지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배치를 시도하면서 일본 출신의 플레이메이커는 다이아몬드의 오른쪽에 위치했다. 유나이티드가 이른시간에 선제골을 넣으면서 비교적 편하게 승리를 거두었지만, 카가와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던 역할은 웨인 루니가 수행했다. 결국 뉴캐슬전에서 카가와 신지는 겉돌았다. 퍼거슨 감독도 수비적인 역할을 시도해줄 선수가 필요해지자 카가와 신지를 빼고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했다.

 

현재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카가와 신지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을 연결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카솔라는 본인이 공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카가와 신지는 자신이 달리는 상황에서 공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 도르트문트는 카가와에게 빠른 속도로 공을 연결시켰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있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을 점유하고 상대를 압박하면서 측면으로 공을 보내고 크로스를 통해 박스로 공을 연결시킨다. 지금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카가와 신지에게 알맞는 전술을 활용하고 있지 않았다. 아직까지 카가와 신지가 제대로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카솔라와 카가와의 경험차 역시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것에 영향을 주고있다고 보여진다. 분명한 것은 두 선수가 팀에 녹아든다면 두 선수 모두 팀에서 핵심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는거다. 두 선수는 경기의 템포를 조절할 것이고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두 선수가 막힐 경우 팀의 공격의 시작부터 꼬여 모든 것이 망가질 수 있다.

 

오랜시간이 지나고 언급한 4명의 선수들이 팀에 완전히 녹아든다면, 4명의 선수 모두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 새로운 플레이메이커의 영입으로 프리미어리그는 더욱 수준높은 리그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soccernet.espn.go.com/blog/_/name/tacticsandanalysis/id/278?cc=4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