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지난해 11월, 브뤼셀에서 벨기에가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승리한 것은 경기의 스코어가 8-1이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을만 하나 이 경기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이 3-4-2-1 시스템에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처음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활용한 경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가 에스토니아라는 점에서 악셀 비첼의 짝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데 브라이너는 낮게 내려앉고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에스토니아의 수비진을 피하면서 공이 빠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데 브라이너의 영향력은 아주 두드러졌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로 복귀한 이후, 펩 과르디올라 역시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첼시가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판매한 3명의 선수들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각 구단의 레이스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데 브라이너가 다가오는 토요일, 첼시를 상대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는 과거의 인사이드-포워드(old-fashioned inside-forward) 자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 때로는 측면에서 뛰기도 했지만,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가 보여준 최고의 모습은 과르디올라의 약간 독특한 3-2-4-1 포메이션일 때 나왔다. 지금은 전통적인 4-3-3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홀딩 미드필더인 페르난지뉴, 왼쪽에서 창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다비드 실바 사이에서 데 브라이너가 뛰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둘 사이의 공간에서 다소 오른쪽에 치우쳐 경기를 펼치고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해석하며 경기를 펼치는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요한 크루이프의 교리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요즘 맨체스터 시티의 근본적인 미드필더 틀은 1974년 월드컵의 네덜란드 혹은 1978년의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유사하다. (비록 아르헨티나의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 감독이 토탈 풋볼 개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페르난지뉴의 역할이 빔 얀센(Wim Jansen) 혹은 아메리코 가예고(Americo Gallego) 라면, 다비드 실바의 역할은 빌럼 반 하네험(Wim van Hanegem) 혹은 마리오 켐페스(Mario Kempes)라 할 수 있다. 기술력과 스태미너 갖추고 직선적인 데 브라이너는 요한 네스켄스(Johan Neeskens) 혹은 오시 아르딜레스(Ossie Ardiles)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던 시절의 일이다. 과르디올라는 데 브라이너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데 브라이너는 실력 뿐만 아니라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헌신적인 모습과 지능, 세심한 면까지 가진 선수다." 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하는지만 지시해주면 되는 선수다. 상당히 빠른 선수이고 수많은 패스와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공간을 발견하며 발로 공을 다루는 능력까지도 출중하다. 그는 완벽한 선수다." 라고 평가했다.


데 브라이너와 과르디올라는 축구가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견해가 있다. 말끔한 삼각 형태의 패스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데 브라이너가 수행하는 역할은 바로 '변속 장치'다. 정교한 패스 연결 속에서 데 브라이너는 공의 흐름에 완급을 조절한다.


사람들이 과르디올라의 스타일을 '티키-타카(tiki-taka)'라고 표현할 때, 과르디올라는 화를 낸다. 80년대 초기 바르셀로나의 치장은 화려하나 무의미한 패스를 보고선 당시 아슬레틱 클럽의 감독인 하비에르 클레멘테가 처음으로 사용한 모욕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데 브라이너의 역할은 시티의 축구가 실속없는 티키-타카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데 브라이너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는 메수트 외질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뿐이다. 놀라운 점은 올시즌 데 브라이너의 역할이 더 이상 단순한 창조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화요일 샤흐타르와의 경기에서 교착 상태를 깨는 데 브라이너의 선제골에서 볼 수 있었듯이,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골을 넣는 능력도 가진 선수다. 하지만 데 브라이너가 과르디올라에게 귀중한 선수라는 점은 데 브라이너의 기량적인 완전성(completeness)에 의한 것이다. 데 브라이너는 골을 넣을 줄 알고, 골을 넣을 찬스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그가 맨체스터 시티 플레이의 밸브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고 경기의 리듬을 조절하며 공격의 깊이를 조절한다. 창의성 있는 선수들로 가득찬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 브라이너는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장인이다. 데 브라이너는 시티의 경기가 샛길로 빠지지 않고 진행될 수 있게 하며 속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게 만든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sep/28/guardiola-kevin-de-bruyne-tiki-tak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아직 맨체스터 시티를 평가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4-1-4-1 겸 W-M 시스템이 팀의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맨체스터 시티에 대해 평가하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할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변할 것이고 또한 발전할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위대한 능력 중 하나가 바로 '변화무쌍'함 아니었던가. 과르디올라는 경기 접근법을 바꿀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물이고 그 능력은 수많은 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시험받을 것이다. 아직 과르디올라가 지휘한 공식 경기는 2경기 뿐이지만, 과르디올라만의 특정한 패턴이 벌써부터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윌리 카바예로가 조 하트를 제친 것이며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하트는 유로2016에서 손으로 2차례 실수를 저질렀으나 과르디올라가 그것보다 더 주요하게 체크한 것은 하트의 발기술이었다. 지난 2015/2016시즌 하트의 패스 성공률은 52.6%였고 이는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 중에서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도했던 마누엘 노이어의 80.8% 성공률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과르디올라와 코칭 스태프는 하트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하트는 발을 바꿔서 공을 길게 연결시키라는 코치진의 지시를 받았지만, 강한 발 쪽으로 공을 옮기는 테크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패스의 질은 나름 괜찮았다고 하지만 반대 발로 공을 전환시키는 과정이 문제였던 것이다.


허나 해결책으로 제시된 카바예로 역시 또 다른 문제점을 노출했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8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첫번째 클리어링 상황에서 던컨 왓모어에게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슈테아우아와의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도 카바예로는 다시 한 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는데, 새롭게 영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브라보는 지난 2015/2016시즌 84.3%의 성공률로 유럽에서 활약하는 골키퍼 중 최고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유로2016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하트가 카바예로보다 더 좋은 슛-스토퍼(shot-stopper)라 생각한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에게는 그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다. 골키퍼가 공의 움직임에 관여하고 점유율 유지와 빠른 역습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 과르디올라는 골키퍼가 선방을 적게 기록하더라도 기꺼이 그 골키퍼를 기용할 것이다.


비슷한 논리는 다른 포지션에도 적용된다.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알렉산더 콜라로프는 엘리아큄 망갈라를 제치고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콜라로프의 패스 능력이 망갈라의 공중전 능력보다 우위였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시티가 공을 점유하는 순간, 페르난지뉴는 두명의 센터백 사이로 내려오고 좌우 풀백인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시가 딥-라잉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이동한다. 이는 과르디올라가 2014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처음 시행한 전술로 이 때,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는 "자유로운 8번(free No.8)"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1970년대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에서 4-3-3 포메이션이 유행했을 때 이들은 1명의 홀딩 미드필더와 다른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2명의 미드필더 중 1명은 10번으로 피치 높은 지역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다른 선수는 8번 유니폼을 입고 피치 위아래를 오가며 빈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이 선수의 주된 역할은 여전히 공격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이었다. 1978년 월드컵에서 오시 아르딜레스가 바로 이 8번 역할을 수행했다. 


데 브라이너가 10번, 실바가 8번 혹은 그 반대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선수 모두 그 중간 정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벨기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맨체스터 시티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 같다. 경기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변화를 줘야했는데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자신만의 전술적 철학을 지니고 있고 나는 더 이상 10번 역할로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든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운 8번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시티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포지션을 다시 정비하면, 그 모양은 과거 W-M 형태처럼 보여진다. 짐작건대 그렇게 W-M과 유사한 형태로 변하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삼각형 형태를 만들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첫번째 상대였던 선덜랜드는 라인을 깊게 내리고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가도록 내버려뒀고 시티는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슈테아우아 원정 경기에서는 활력 넘치는 경기를 선보였지만, 앞으로 슈테아우아 수준의 팀을 상대할 일은 많지 않다. 슈테아우아는 라인을 올려 싸우는 도박을 걸어봤고 시티는 슈테아우아가 그렇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슈테아우아는 전반전에도 수차례 불안한 장면을 노출했고 시티는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 약점을 더 파고들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현재의 전술적 요건이 사냐와 클리시에게 부합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분명 제기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풀백에게 미드필드 지역으로 전진하라고 요구했지만, 그걸 수행한 선수는 바로 다비드 알라바와 필립 람이었다. 두 선수 모두 사냐&클리시보다 공을 발로 다루는데 있어서 훨씬 좋은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그리고 앞으로 상대팀은 역습 상황에서 시티의 중앙 블록을 우회하여 바로 측면으로 넘어갈 것이다. 


또한 일카이 귄도안이 부상에서 복귀하여 페르난지뉴와 동시에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 역시 또 다른 흥미로운 이슈라 할 수 있다. 만약 두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아마 귄도안이 현재 페르난지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4-1-4-1 혹은 W-M이 기본적인 시스템이라 했을 때, 페르난지뉴가 센터백으로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한다.


선덜랜드와 슈테아우아보다 더 우수한 상대를 만날 때, 그 때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팀의 기본적 전술 설정 뿐만 아니라 상대팀에게 창의적인 카운터링을 먹이는 것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선덜랜드와 슈테아우아가 과르디올라에게 아주 순탄한 시작을 안겨주었고 첫번째 진정한 시험무대인 9월 10일 맨체스터 더비가 다가오고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ug/18/the-question-kevin-de-bruyne-silva-free-roles












분데스리가 전반기 17경기에서 4실점을 기록한 바이언이 1경기에서 4골을 내주었고 경기도 완벽하게 압도당했다.


볼프스부르크의 디터 헤킹 감독은 다니엘 칼리주리를 오른쪽 측면에 기용했고 이 때문에 비에리이냐는 비교적 불편한 풀백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조슈아 길라보기가 아닌 막스 아르놀트가 선택되었다.


펩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은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바이언은 미드필더진에 부상자가 많은데 이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벤치 자원은 마리오 괴체밖에 없었다.


이 날 볼프스부르크의 경기력은 단연 뛰어났고 2014-2015시즌 최고의 역습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알론소를 저지한 볼프스부르크


바이언이 이토록 대량실점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지않기에 볼프스부르크의 수비보다는 공격을 칭찬하는게 맞지만, 이 날 볼프스부르크의 수비 역시 아주 훌륭했다. 빠르게 수비 형태를 갖춰 바이언 선수들이 쉽게 공략할 수가 없었고 탄탄한 수비벽을 갖추자 바이언 선수들은 형편없는 패싱력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공격적 형태를 취하자 자연스럽게 빠른 역습을 위한 뒷공간이 생겼고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전진해버려 생겨버린 뒷공간은 볼프스부르크가 집요하게 노렸던 경기 계획이었다.


볼프스부르크의 가장 주된 목적은 사비 알론소를 방어하는 것이었다. 알론소는 바이언 합류 이래로 계속해서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스 플레이의 기반을 다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고 상대팀이 바이언을 상대할 때 보통 라인을 내려 간격을 좁히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알론소는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로 경기를 펼쳐왔다. 그러나 이 날 헤킹 감독은 2명의 중앙 공격수들 (바스 도스트와 케빈 데 브라이너) 에게 알론소를 타이트하게 방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알론소를 따라다니는 사람이 항상 있었다. 그리고 바이언 선수들이 알론소에게 패스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까지 했다. 헤킹 감독의 전략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 스트라이커들에게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무력화시키라고 주문하는 전략과 아주 흡사했다.


알론소는 아주 훌륭한 패서지만, 강한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는 기동성과 화려한 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종종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알론소의 대표팀 경력 역시도 지난 2014년 월드컵에서 칠레의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강력한 압박에 끝나고 말았다. 또한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도 바르셀로나의 강한 압박에 고전한 경우가 있었고 이 날 경기에서는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위치 선정이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상대의 압박이 거센 위치에서 공을 받았고 고개를 들어올려 전방을 향한 양질의 패스를 넣어줄 수가 없었다. 상대의 2명의 선수에게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공의 소유권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했고 볼프스부르크는 소규모의 역습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롱볼


경기 시작 후 5분 내에 있었던 한 순간이 모든 것을 요약해준다. 단테가 후방 깊숙한 위치에서 공을 잡고 전진을 하는데 도스트는 단테가 쉽게 지나칠 수 있도록 내버려두고 단테가 알론소에게 패스할 수 없도록 패스 각을 좁힌다. 알론소에게 상대 선수들이 상당히 집중하고 있기에 센터백들이 자유로운 상태가 되었다. 알론소가 제롬 보아텡에게 공을 가지고 전진하고 전진 패스를 시도하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있었다. 센터백들이 자유로워지면서 알론소가 아닌 바이언의 센터백들이 공격 전개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의 미드필드 후방에서 볼프스부르크 선수들은 바이언의 척추라인을 담당하는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맨-마킹하고 있었다. 루이스 구스타보는 자신의 동료였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상대했고 집요하게 슈바인슈타이거를 따라다녔다. 마찬가지로 아르놀트는 알라바를 방어했다. 따라서 바이언의 센터백들은 미드필더들에게 간결한 패스를 연결시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미드필더들에겐 전부 상대팀 선수들이 붙어있었고 때문에 바이언의 센터백들은 긴 대각선 패스를 시도하게 되었다. 







지원이 부족했던 바이언의 포워드 라인


오른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선 비에리이냐의 수비 능력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기에 제롬 보아텡은 왼쪽 측면에 위치한 토마스 뮬러를 향해 지속적으로 롱볼을 투입했다. 그러나 재미를 보진 못했다. 마찬가지로 레반도프스키에게도 지속적으로 롱볼이 연결되었는데 레반도프스키는 공을 더 쉬운 상태에서 받기 위해 점점 후방으로 내려가 사실상의 가짜 9번(false-nine)이 되었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의 센터백 2명 중 1명이 레반도프스키를 따라 움직이면서 공을 빠르게 가로채내고자했다. 이 날 뮬러와 로벤 모두 중앙으로 이동하여 라인 사이의 공간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이 굉장히 의아한 부분이었다. 상대팀 센터백 중 1명은 레반도프스키를 쫓아다니고 있고 아르놀트와 구스타보는 상대의 미드필더들을 압박하기 위해 전진하는데 측면에서의 움직임 부족으로 볼프스부르크의 약점이 될 수 있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바이언의 전략은 슈바인슈타이거의 드리블을 통한 전진이었다. 그러나 레반도프스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공은 없었다.



볼프스부르크의 카운터-어택


볼프스부르크가 점유를 통해서 만들어가려는 시도도 했지만, 간결하고 극도로 효율적인 전략은 단연 역습이었다. 공을 탈취해내는 순간 볼프스부르크는 빠르게 패스를 돌릴 수 있는 삼각 대형을 형성해 공을 뺏긴 바이언의 압박 대응을 헤쳐나갔다. 공간이 생기면 측면을 향해 롱볼을 연결시키고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은 바이언 풀백을 제치고 공간을 향해 전진했다. 공교롭게도 바이언의 풀백이었던 후안 베르나트와 세바스티안 로데는 바이언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다 : 두 선수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지만, 여전히 발전하는 단계인 유망한 선수일 뿐 세계적으로 알려진 스타는 아니다. 두 선수는 모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두 선수 중에서도 특히 라이트백인 로데는 서로 위치를 자주 바꾼 데 브라이너와 페리시치에게 크게 고전했다. 두 선수보다 발이 느렸고 태클을 시도해도 돌파를 허용했다. 바이언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뺏긴 상황에서 종종 로데는 피치 위로 심하게 전진한 상태이기도 했다.



반대편 측면으로의 플레이 전환


볼프스부르크는 공을 뺏어내는 순간 많은 선수를 공격에 투입시켰다. 전방에 위치한 4명은 빠르게 달려나갔고 때로는 아르놀트까지 가세했다. 바이언의 풀백들이 전진한 상태였고 알론소는 사실상의 수비수가 되어 단테와 보아텡과 함께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단테와 보아텡은 측면까지 책임져야했는데 1명의 선수가 터치라인까지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수비진은 쏠리게 된다. 이 때 볼프스부르크는 빠르게 반대편 측면으로의 공격 전환을 시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러차례 반복되었고 역습 상황에서 반대편 포스트 방향에는 항상 1명의 선수가 있었다. 바스 도스트의 선제골 장면은 최고의 예시라고 할 수 있고 선제골을 기록 이후에도 계속해서 볼프스부르크는 반대편 측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포메이션을 변환한 바이언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프타임에 전술을 4-1-4-1에서 3-4-2-1로 수정했다. 알라바가 백3의 일원으로 후퇴했고 윙백인 로데와 베르나트가 전진하게 되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전반전보다 후방으로 배치되어 알론소와 나란히 위치했고 더 이상 슈바인슈타이거는 전방으로 질주하지 않았다. 로벤과 뮬러는 전반전과 달리 서로의 간격을 좁혔다.


이제 바이언은 피치 중앙에서 탄탄한 대형을 갖추게 되었고 볼프스부르크의 압박에도 패스 콤비네이션을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바이언은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그래도 바이언이 공을 가지고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구스타보와 아르놀트의 포지셔닝에 문제가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더 많이 드러났다. 전반전에 서로 50야드나 떨어져 중앙으로 이동할 생각조차 없어보였던 로벤과 뮬러도 더 좋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뮬러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비에리이냐 역시 중앙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따라서 베르나트가 자유로워지기 시작해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플레이가 한층 자유로워진 베르나트는 -나우두의 실수 덕분이었지만- 골을 기록하게 되었다.



경기를 끝내버린 데 브라이너


그러나 여전히 바이언은 역습에 취약한 구조였다. 보통 백3 시스템에선 측면에서 수비진의 쏠림현상이 없이 효율적인 공간 커버가 가능해지는데 바이언은 전혀 그러지 못했다. 바이언은 과도하게 중앙에 몰려있었다. 


데 브라이너는 이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인데 아주 완벽한 득점 기회를 통해 2골을 기록했다. 첫번째 득점 장면에서 데 브라이너는 자신의 진영에 위치한 상태였는데 상대의 수비수 3명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공을 연결받았다. 자신의 진영이기에 온사이드인 상황이다.


두번째 득점 장면에선 데 브라이너는 화려한 드리블 기술로 단테를 무력화시켰고 노이어가 떡하니 지키고있는 가까운 포스트로 강하게 때려넣었다. 데 브라이너의 골장면은 이 날의 경기를 잘 요약해준다 - 데 브라이너는 뛰어났고 바이언은 상대의 역습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 






결론


볼프스부르크의 플레이는 단순했다. 볼프스부르크는 바이언에게 리그 첫번째 패배를 안겼는데 괴상한 포메이션을 사용하거나 모두가 감탄할만한 전술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기본적인 사항을 해낸 것일 뿐이다 : 바이언의 패스를 차단하고 롱볼 축구를 유도하다가 공간이 생기면 역습을 통해 득점을 성공시킨다.


이 날 볼프스부르크의 플레이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를 장악하던 그 시절의 플레이였다. 바이언의 감독이 유프 하인케스에서 과르디올라로 바뀌었고 많은 부분에서의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바이언은 비슷한 전술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볼프스부르크가 바이언을 격파할 수 있는 마법과같은 공식을 만들어낸 것은 결코 아니다 : 다수의 클럽이 바이언을 상대할 때 비슷한 전략을 선택하고 있고 볼프스부르크는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강한 팀이다. 또한 볼프스부르크의 홈경기였으며 오랜 휴식기 이후에 있었던 첫번째 경기였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이언은 깜짝 놀랐을텐데 왜냐면 바이언은 이른 시간 실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더욱이 경기를 쫓아가는 입장에 익숙해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른 시간부터 너무나 많은 인원을 공격에 투입시킨 것이 실패의 원인일지 모른다. 20분이 지난 상황에서도 바이언은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고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서서히 볼프스부르크를 압박하는 전술을 택하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풀백 포지션에서 쉽게 공간을 내준 것과 바이언 미드필더들이 볼프스부르크의 압박에 벗어나지 못한 부분을 두고 고심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르디올라는 전술적 실패를 통해 배우는 모습을 보이는 감독이고 이 날의 패배는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무대를 앞두고 반드시 필요한 수업이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5/02/04/wolfsburg-4-1-bayern-wolfsburg-nullify-alonso-and-switch-play-effectively-on-the-bre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