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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7 Q.P,R은 명확한 계획없이 상위 클럽을 모방하고 있다



by Gary Neville


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로프터스 로드에서 첫번째 경기를 뛰었을 때, 레스 퍼디난드는 공을 머리에 맞추는 과정에서 나와 충돌했고 먼쪽 포스트에 있는 그물에 내 자신이 들어가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퍼거슨 감독님은 이 날 나를 교체 아웃시켰다. 


내가 유나이티드의 1군으로서 처음 소화하는 시즌이었고 나는 이미 그 전부터 QPR의 트레버 싱클레어에게 혼쭐나고 있었다. 레스 퍼디난드 덕분에 나는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을 맞이했고 그들의 두번째 득점이 인정되었던 그 상황에, 나는 QPR 관중들이 누리고 있는 크나큰 즐거움을 볼 수 있었다.


QPR 경기장에서 공을 잡는 그 순간마다 풀럼처럼 리그에서 가장 작은 피치에서 내가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정팀 선수들은 좁은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만들어내는 그 압박감과 강렬함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이번 2014-2015시즌 QPR은 홈에서는 멋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정 경기에서는 끔찍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강등권 경쟁을 하는) QPR의 현재 위상을 고려했을 때, 홈에서만 충분히 승점을 벌어도 원정에서 깎아먹는 승점을 다 만회할 수 있다는 농담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형편없는 원정 성적은 QPR의 장기적인 하나의 패턴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니까 결코 형편없는 원정 성적이 전적으로 해리 레드냅 감독에게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라는 거다. 4시즌 전에 QPR은 프리미어리그 원정 성적이 20위, 즉 꼴찌였고 2012-2013시즌에는 원정 성적이 리그 19위였다. 심지어 챔피언쉽에 있었을 때도 원정 성적이 챔피언쉽 클럽들 중 10위밖에 되지 않았었다. 이번 2014-2015시즌에도 다시 원정 성적 20위로 밑바닥을 깔아주고 있다.


즉 형편없는 원정 성적이라는 약점이 4년째 QPR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아주 잘못된 현상이다. 프로 축구 선수라면 이 정도 소리는 한번 쯤 들어봤을법하다. -그 선수는 홈경기용 선수야, 그 친구는 홈에서만 잘하더라고- 물론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축구에서 원정 경기를 승리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QPR은 더욱 발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QPR은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턴, 스퍼스, 아스날, 에버턴, 첼시, 웨스트 햄을 상대해야한다. 이들을 전부 상대하면 홈에서 상대할 팀은 뉴캐슬밖에 없다. 즉 QPR의 원정 성적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일정이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로프터스 로드에서는 강인한 정신력과 경기를 이기겠다는 적극성이 확연하게 보인다. 바르가스는 공격적이며 집요하고 르로이 페르, 칼 헨리, 조이 바튼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런데 원정만 떠나면 QPR은 소극적으로 바뀌어 백3, 다이아몬드, 1명의 스트라이커를 두기 시작한다. 번리나 지난 시즌의 크리스탈 팰리스처럼 홈에서 승리하는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거라고 본다. QPR을 원정에서 바보로 만드는 것은 관중들이 자신들을 응원해주지 않는 로프터스 로드보다 더욱 개방된 경기장의 더 넓은 피치 위에서 주눅든다는 점이다.


챔피언쉽에서 올라온 2011-2012시즌, 닐 워녹 감독 아래서 QPR은 굉장히 힘든 프리미어 리그를 헤쳐나가겠다는 응집력을 갖춘 팀이었다. 그러나 이적 시장에서의 활동적인 모습이 클럽을 바꿔버렸다. -이적시장 마지막 날의 성급한 영입, 워녹이 원하는 선수가 아닌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선수들의 영입-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모든 이적들을 후원해주는 상황, 이런 영입을 성사시킴으로써 프리미어 리그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주고자했던 그 순간부터 나는 QPR이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워질거라 생각했다.


QPR은 결코 제대로된 팀을 만드려하질 않았다. 비록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팬들과 트위터로까지 소통하는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일했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경기가 QPR의 패배로 끝난 후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슬퍼하는 장면을 TV 카메라를 통해서 여러번 목격해왔다. 그러나 그냥 단순히 선수를 수집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실수를 초래한 것은 페르난데스 구단주 본인이다. 


QPR의 구단 소유 구조가 복잡하기에 페르난데스 구단주가 선수 영입을 결정할 때마다 다른 의사 결정권자들을 설득했겠지만, 이렇게 선수 영입에 잦은 실패를 기록하는 것은 다른 사업을 통해 성공한 구단주들이 축구 구단을 운영할 때 자주 볼 수 있다. 블랙번을 인수했던 The Venkys 회사도 마찬가지의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축구와 관련된 비지니스는 그들이 자주 해오던 사업과는 다른 것이다. 물론 프리미어 리그에는 사우스햄턴, 스완지, 웨스트 브롬처럼 본인들의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 클럽들이 있다. 그런데 QPR은 위아래를 오가는 요요현상을 보여주는 클럽(yoyo club)이 되고 있다. 그들은 첼시나 시티가 추구했던 방식을 쫓아가고 있지만 이도저도 아닌 결과만 받아들이고 있다.


QPR에는 비전이 분명한 클럽 운영 전략이 없다. 원정 성적이 형편없고 리그에서의 위치도 언제 강등당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태지만, 나는 지난 6개월간 QPR 구단이 영입해온 선수들만큼은 한결 더 좋아졌다고 생각은 한다. 바르가스와 이슬라 영입은 꽤나 인상적인 영입이다. 그러나 축구 본연의 가치로 보면 QPR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성공에 굶주린 선수, 유스 시스템이 배출해낸 선수, 이적 시장을 통해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선수를 원하면서 이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다.


굉장히 극소수의 선수들만이 QPR이 지불한 값어치를 하고 있다. 나는 찰리 오스틴이 그런 유형이라고 보는데 지금 계약 기간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그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또한 QPR은 커리어 황혼기에 있는 이름값 있는 수많은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는데 심지어 지금 벤치에 앉아있는 리오 퍼디난드조차 자신이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건지 의아해할 것이다. 거기에 유스 시스템을 통해 올라오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2년 전, QPR이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을 때 나는 그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있다는 것이 역겨웠다. 나는 당시의 선수들은 클럽과 자신들이 달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 뱃지에 대한 위상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력과 열정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지금의 QPR 선수들이 그때처럼 그럴 것 같지는 않다. 홈 경기에서 4-4-2로 플레이할 때 분명한 목적 의식과 단합력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남아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 중계를 위해 로프터스 로드로 갔을 때, 나는 피치 위에서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 좌석, 벤치 모두 다 들썩이는 관중들의 연기로 흔들리고 경기장이 무너질 것처럼 느껴졌다. 로프터스 로드의 열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즉 QPR 구단이 맞이하는 궁극적인 테스트는 원정에서 성적을 내는 것일 뿐이다.


나는 번리전에서만큼 해리 레드냅 감독이 흥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가 이끄는 선수들은 굉장히 타이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로프터스 로드에서 벗어났을 때 고전하고 있고 프리미어 리그 감독들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감독 중 하나인 레드냅 감독은 자신이 보유한 재능들이 리그 테이블 주변에 위치한 클럽들보다 월등히 좋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거다. 문제는 선수들과 QPR 구단이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하겠다는 충분한 마음가짐과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만약 QPR이 챔피언쉽으로 강등되면, 그들은 FFP 페널티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프리미어 리그에 살아남아야하고 굳은 마음가짐을 먹을 필요가 있다. 홈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잔류하겠다는 농담 따위도 집어 치워야한다. 지금 당장부터 로프터스 로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빅네임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제는 홈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queens-park-rangers/11351492/QPR-are-a-spinning-top-of-a-club-with-no-visible-strateg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