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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토크는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다.

The Guardian 2016. 8. 3. 22:55 Posted by Seolskjaer




by Chris McCready & Gavin Willacy



20여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발로 리그 300경기 가량 뛰어봤다. 나는 지루하기 짝이없는 팀토크(team talk)를 20년간 들어왔고 솔직히 말해서 현재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인 것도 없었다. 사실 기억에 남는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감독이 하프타임에 선수 한 명을 쥐잡듯이 털었던 것이다.


나한테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뛰고 더 강하게 태클하라고 조언해줄 사람은 필요하지 않았다. 다시 경기장으로 나가기 위한 터널에서 항상 "하프타임 대화에서 무엇을 얘기했는지 기억도 못하겠고 나는 평소 하던대로 할 것이다." 라고 마음먹었다. 팀토크는 나만의 경기 준비법을 방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나는 다른 선수들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감독이 떠들어도) 나는 항상 머릿속에서 스스로 팀토크를 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하프타임에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걸 도대체 누가 듣기나 할까?" 란 생각을 했다. 90분 경기에서 고작 3분의 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선수들은 각자의 에고가 있고 장황한 연설은 그저 쓸데없는 말로 시간만 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14살부터 프로자격증을 가진 감독의 팀토크를 들었다. 학교에서도 유스팀에서도 잉글랜드 풋볼 리그의 다양한 디비전에서도 여러차례 팀토크를 들어봤지만, 수준이 높은 리그에서 더 임팩트 있는 팀토크가 이루어진다고 느끼진 못했다.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 리그 클럽이나 챔피언십 상위권 같은 경우는 감독이 보다 전술적이고 기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 선수들도 잘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외국인 감독이 잉글랜드에서 프랑스어로 팀토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당시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폭소를 참기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한다.


프로무대는 돈이 오가는 곳이고 따라서 팀토크는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는 스스로 자신의 퍼포먼스를 컨트롤 할 줄 알아야하고 따라서 팀토크는 전적으로 승리에 대한 갈망을 자극시키는 것에 그친다. 나는 선수들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경기에 나서길 희망한다. 우리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기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 나를 지도했던 감독들은 모두 고참 선수들이 드레싱룸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내가 감독이었다면, 나는 보다 전술적인 부분에 초첨을 맞췄을 것이다.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최선의 대화는 선수들에게 '어떤 플레이를 시도할 것인지, 우리가 1주일간 무엇을 준비해왔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나를 지도했던 감독 중 가장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둔 사람은 크류에서 만났던 다리오 그라디(Dario Gradi)다. 그는 열정과 피지컬을 강조하는 팀토크에서 탈피해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팀토크는 일주일간 우리가 경기를 위해 준비해온 것 중 마지막 10분에 지나지 않았다.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감독이 선수에게 간결하게 3가지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대다수 감독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하려고 애쓴다. 일주일간 계속해서 논의했던 사항들을 또 이야기하고 선수들이 자신의 주문사항을 거스르지 않길 바란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잘못 시행된다면, "내가 너한테 말했잖아, 그건 너의 잘못이야." 라고 말한다.


전술과 포메이션이 바뀌지 않는다면, 하프타임 상의는 결코 영향을 주지 못한다.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해 평가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스스로 자신이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감독들에겐 일종의 룰이 하나 있는 것 같다 : 상대에게 끌려 다녔다면 고함을 지른다. 정말 형편없는 경기를 보여줬다면 더 쎄게 고함을 지른다. 처음은 2~3명만 질책하지만 결국 모두에게 소리지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감독의 질책도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역효과를 불러온다. 질책당한 선수는 끝내 스스로 방어막을 형성한다. 내 기억에 남는 팀토크는 딱 1개 뿐인데 그건 감독이 동료 선수를 작정하고 질책해 후반전 시작하기 전 그 녀석이 거의 울뻔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그 친구가 다시 경기에 뛸 수 있도록 긴장을 풀어줘야만 했다. 70분 이후에야 교체되었으니 나의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팀토크를 지나치게 고평가한다. 마치 그것이 신비한 힘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when-saturday-comes-blog/2016/aug/02/team-talks-waste-time-footballer-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