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을 멈추고 우승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 조세 무리뉴는 자신의 모든 실용주의를 활용해야 한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한다면 두 팀의 승점은 11점까지 벌어진다. 시티가 유나이티드에게 승리할 경우 12월 2번째 주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이 사실상 마무리 될 것이다. 또한 2번째 시즌에 항상 우승을 차지했던 조세 무리뉴의 기록 역시도 이대로 사실상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가장 정교한 예측조차 빈번히 정답을 엇나가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14연승을 기록할 경우 이는 단순히 올시즌을 뛰어넘어 아주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모델을 성립한 가운데 시티의 스쿼드 마저도 기술적 재능, 전술적 이해도가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어 버렸다. 시티의 팀 수준은 이제 갖춰졌다. 


조세 무리뉴 특유의 3번째 시즌 문제, 첼시가 여름에 맞이할 수도 있는 대변동의 가능성, 동료 선수들이 다른 구단에서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에 대한 토트넘 젊은 선수들의 불만 증폭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이번시즌에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할 경우)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 도전에 진지하게 대항할 구단은 중단기적으로 없을지도 모른다.


무리뉴는 어떤 방식으로 시티의 공격을 막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펩의 공격을 제어할 수 있을까? 맨체스터 시티는 웨스트 햄, 사우스햄턴, 허더스필드를 상대로 지난 3경기에서 모두 2-1 스코어로 승리했으며 3경기 모두 비슷한 패턴 (경기종료 직전 결승골) 으로 승리했다. 시티를 상대하는 3팀 모두 라인을 내려 라힘 스털링과 르로이 사네가 속도를 올릴 충분한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훌륭한 패서인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에 대한 공간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버튼 말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점을 가져간 구단은 없으며 어떤 구단들은 열심히 싸웠음에도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시티가 계속 승리하고 있지만) 그들의 연승행진을 막을 수 있다는 신호는 조금 감지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내려앉아 중앙에 밀집해 상대에게 기꺼이 점유율을 내주는 것은 무리뉴가 최상위팀을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즐겨 사용해 이미 익숙한 전략이다. 올시즌 이미 리버풀 원정에서 본인들 공격을 죽이면서 상대의 공격까지 죽여버리는 효율성을 한 차례 실행한 바 있다. 비록 이번 경기가 홈경기이나 무리뉴의 급진적인 반작용(reactive) 축구가 성공하기만 한다면, 올드 트래포드 관중들은 그런 경기 운영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무리뉴의 원정경기 10가지 원칙 중 하나는 "공을 가진 선수는 실패를 두려워 한다." 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티의 올시즌 패스 성공률은 88.8% 다. 시티는 공을 가진 상황에서 두려움을 모르는 팀이다.


올시즌 무리뉴는 상대팀이 백3 시스템일 경우에만 백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CSKA 모스크바, 아스날, 왓포드, 첼시, 토트넘 상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백3 시스템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 일요일 경기에서 무리뉴는 백3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마루앙 펠라이니가 출전 가능할 경우, 네마냐 마티치와 펠라이니가 동시에 후방 미드필더로 활용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안데르 에레라가 4-3-3과 4-2-3-1 포메이션을 혼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가 될 가능성 역시 있다. 무리뉴가 고정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선수를 용기있게 4명이나 기용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는다. 페널티 박스 바깥 지역에서 시티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도록 미드필드 지역 후방에 선수 1명을 더 배치하는 것이 더 가능성 높은 선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시티의 공격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유나이티드가 시티를 상대로 득점할 충분한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과르디올라의 팀은 최초 압박이 실패할 경우 언제나 취약점을 노출한다. 물론 대다수 팀들은 시티의 최초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시티의 적극적인 공격 움직임을 막아내느라 정작 자신들이 공격을 펼쳐야하는 상황에서 허둥지둥 거린다. 이것이 시티가 리그에서 2번째로 우수한 수비력을 기록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런 시티가 최근 3경기에서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앙젤로 오그본나에게 시즌 첫번째 헤더 실점을 허용했다. 14라운드만에 첫번째 헤더 실점을 허용했지만, 시티는 결코 신장이 큰 팀이 아니다. 만약 유나이티드가 로멜루 루카쿠와 펠라이니를 활용해 적극적인 코너킥 공격을 시도한다면, 세트 플레이는 유나이티드에게 매우 명백한 득점 기회가 될 것이다.


왓포드, 아스날 상대로 폴 포그바와 제시 린가드의 연계 플레이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포그바는 징계로 나설 수 없고 그런 점에서 포그바의 결장이 아쉬울 것이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전보다 더 다이렉트한 공격을 실시할 것이다. 루카쿠의 공중전 능력을 이용해 앙토니 마시알과 린가드의 공격 가담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루카쿠의 공중전과 다른 선수의 침투 전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스퍼스 상대로 결승골을 만들어낸 방식이다. 스퍼스전 득점 상황처럼 시티가 너무나 단순한 공격에 무릎을 꿇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후방에서 침투하는 린가드와 마시알은 특히 페르난지뉴의 수비 능력과 시티 수비의 조직력을 시험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의 핵심은 시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어떻게 막는가에 달려있지 않다. 유나이티드가 시티의 끊임없는 공격 움직임을 얼마나 잘 버티는가에 달려있다. 앞으로 잉글랜드 축구의 3~4년이 달려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dec/07/manchester-city-manchester-united-derby-jose-mourinho-pep-guardiola

 


 

by Charlie Eccleshare


풀백이 가장 하찮은 포지션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안루카 비알리는 풀백은 윙어가 될만한 기술력이 없는 선수, 센터백이 될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한 선수가 하는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이미 캐러거 역시 "개리 네빌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없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풀백은 이제 더 이상 겉도는 인물이 아니라 피치 위 핵심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 풀백 영입에만 £210m을 투자한 것을 고려한다면, 풀백은 전세계가 탐내는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활발한 공격수


아르센 벵거는 1996년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선수들이 닭고기와 감자튀김으로 구성된 식단을 섭취하는 것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었다. 


벵거는 구단의 믿음직한 수비수이나 극히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고 있던 나이젤 윈터번(Nigel Winterburn)과 리 딕슨(Lee Dixon)을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벵거는 두 선수에게 90분 내내 측면을 타고 움직이길 요구했다. 벵거의 요구를 수행하기 위해선 짧은 거리를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스피드와 엄청난 스태미나가 필요했다.


"조지 그라함(George Graham) 이 감독일 때, 공격 상황에 충분히 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꾸중을 듣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벵거가 부임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벵거는 우리에게 앞으로 전진할 자유를 줬고 빠른 속도로 앞쪽, 측면 넓은 공간을 향해 전진하라고 요구했다. 예전에는 딕슨이 전진했을 때, 내가 후방에 남아있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 둘은 공격 상황에서 동시에 앞으로 나아갔다." 윈터번이 말했다.


벵거가 변화를 시도하자, 다른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과거 아스날의 스카우터이며 토트넘과 리버풀에서 풋볼 디렉터(director of fooball) 직책을 담당했던 다미앙 코몰리(Damien Comolli)는 과거에는 풀백이 6:4 혹은 7:3 비율로 수비에 더 높은 비중을 두었다면, 이제는 그 반대로 공격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격을 지원하는 풀백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대지만, "요즘 풀백들은 상대를 몇번 막아내는 것보다 크로스를 몇번 올리는지로 평가받는다." 라고 주장하는 캐러거의 발언처럼 여전히 수비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풀백은 물리적 힘과 수많은 거리를 전력 질주로 뛰어다닐 활동량을 요구받는 포지션이다." 라고 코몰리가 평가했고 그는 애슐리 콜(Ashley Cole)이 풀백으로 아주 적절한 예시가 될 것이라 말했다.


"풀백에게 상당한 수준의 공격 가담을 요구하며 풀백에게 측면을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에게 공을 뺏겨 수비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이 다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와 수비를 해주길 바란다. 풀백 1명에게 2가지 포지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1개만 잘하면 되는 시대였다. 다른 포지션보다 풀백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더 많다. 특히 공을 뺏긴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본래 위치로 돌아오기 위해선 30~40야드를 전속력으로 후퇴해야 한다. 고로 풀백이 전력 질주로 누비는 뛴 거리 역시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코몰리가 말했다.


딕슨은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풀백은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측면 플레이어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풀백이라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엄청나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움직임이 당연스럽게 요구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풀백이 커버해야하는 범위가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전력 질주를 하는 횟수도 늘어났기에 자신의 포지션에서 뛰기 위해선 뛰어난 활동력이 필요해졌다. 지난 3시즌 사이 상위 4개 구단 풀백의 스프린트 횟수는 12% 증가했고(49.52회→55.3회) 경기당 뛴 거리는 0.4km 상승했다. (9.53km→9.93km)


기술력 요구


이제는 덩치만 가지고 풀백을 보는 시대가 아니다. 공을 다루는 능력은 아주 값진 능력이 되었다. 소위 "빅-6" 라 불리는 구단이 본래 윙어인 선수를 풀백 혹은 윙백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애슐리 영,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제임스 밀너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라.


"이제는 풀백이 숏패스 게임에 참가하거나, 파이널 서드(the final third) 지역까지 드리블하는 모습, 조화 플레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지 크로스 올리는 것만 기대했다면, 이제는 동료 선수와 원투를 주고 움직이거나 좁은 공간에서도 스루패스를 넣을 줄 아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코몰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토트넘에 있을 때, 우리는 2006년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우리 팀의 풀백은 폴 스톨테리(Paul Stalteri)와 이영표였다. 두 선수는 지금 스퍼스에서 뛰고 있는 풀백들과는 다른 선수고 감독 역시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두 선수에게 주문했다." 


풀백에게 추가적인 것들을 요구하면서 점차 풀백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풀백을 찾고 있다. 이제 풀백은 피치 높은 곳에서 공을 받고 있으며, 과거보다 공을 더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과거 사우스햄턴의 스카우터인 필 스프레드베리(Phil Spreadbury)가 말했다. 필은 루크 쇼가 8살일 때, 쇼를 스카웃한 인물이다.


이제 풀백은 드리블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10년 사이 풀백의 경기당 평균 드리블 횟수는 0.59회에서 0.87회로 상승했다. 또한 상대팀 진영에서 패스를 하는 비율 역시 과거에 비해서 상승했다. 지난시즌 탑4 구단의 풀백(윙백)이 상대진영에서 시도하는 패스 횟수가 2006/2007시즌 대비 약 10% 증가했다. (54.58%→64.87%)

 

전술적 유연성

 

이 시대의 감독들 중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아마 풀백의 가치를 가장 잘 알아본 감독일 것이다.


과르디올라 팀의 풀백은 팀의 예비 윙어나 다름없이 경기를 펼친다. 거기에 과르디올라는 풀백이 경기장 중앙으로 이동하여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해주길 요구한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그렇게 활용했다. 과르디올라의 풀백 활용은 상대 측면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든다. 과르디올라의 팀이 A라 하고 상대팀을 B라 하자. A의 풀백을 따라 B의 윙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면, B의 풀백은 A의 윙어를 1:1로 상대해야 한다. 여기서 B의 윙어는 딜레마에 빠진다. A의 윙어를 막기 위해 측면에 그대로 붙어있으면, 중앙 포지션에서 A의 풀백이 무방비 상태로 플레이를 펼친다.


올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펩은 비슷한 전략을 활용한다. 첼시를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한 파비앙 델프, 카일 워커의 히트맵, 볼터치 기록을 보라. 두 선수는 피치 중앙에서 공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풀백의 위치와 측면 미드필더 위치에서도 공을 잡았다. (워커의 볼터치 맵 / 델프의 히트맵)

 

 

 


결국 풀백은 지금 1경기에서 각기 다른 3가지 포지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스프레드베리는 과르디올라의 아이디어가 잉글랜드 내로 퍼지고 있으며, 결국 풀백의 역할은 점점 더 유동적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아카데미팀 경기에서 풀백들이 전진하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스퍼스에서 선보이는 것처럼 높은 위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백4는 백4가 할 일, 미드필더는 미드필더가 할 일, 스트라이커는 스트라이커가 할 일을 해내면 그걸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는 팀 전체가 하나의 유닛이 되어야 한다."

 

시장가치


각 구단이 풀백 영입을 위해 투자하는 자금을 살펴보면, 지금 풀백이 어느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비싼 풀백 11명 중 5명의 선수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탄생했다. 첼시가 윙백 전략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제 여러 구단이 뒤늦게나마 풀백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벤자민 망디, 다닐루, 워커 영입에만 £130m을 투자했고, 스퍼스는 세르주 오리에 영입에 £23m, 첼시는 다비데 자파코스타 영입에 £23m을 투자했다. 

 

 

 


"풀백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정말 많기 때문에 탑-클래스 풀백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라이트백 자원이 부족하다. 자파코스타 딜은 유럽 전체를 놀라게 만들었다. 오리에는 매우 좋은 선수지만, 피치 밖에서 문제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스퍼스는 (좋은 풀백을 영입하기 위해) 기꺼이 막대한 금전적 도박을 감행했다. 만약 라이트백 자리에 선택지가 많았다면, 스퍼스는 오리에를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첼시 역시 자파코스타 영입에 그 정도로 많은 돈을 투자하진 않았을 것이다." 코몰리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뛰어난 라이트백을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그들은 결국 위험을 감수하는 영입을 해야만 했다."


풀백은 이제 화려한 포지션이 되었다. 따라서 "개리 네빌처럼 되고 싶은 선수는 없다." 란 말이 앞으로는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지금, 어린 아이들이 넥스트 망디 혹은 넥스트 워커가 되길 바랄 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football/2017/10/13/full-backs-became-footballs-important-players/






by Jonathan Wilson


풀백은 한 때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는데 이번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풀백이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만들어가는 포지션이 되었음을 보여줬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리미어 리그 경기였다. 물론 지난시즌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전반전 45분간 보여준 퍼포먼스와 같은 사례들이 있었으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거둔 이번 승리는 특별하다. 첼시전은 잉글랜드에서 과르디올라의 팀이 엘리트 구단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과르디올라 팀의 모든 특성이 다 담겨있는 경기였다 : 점유율 지배, 빠른 전환, 공의 소유를 되찾겠다는 끈기까지. 부족한 것은 오로지 득점이었다. 3-0 또는 4-0도 가능했던 경기지만 스코어는 1-0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아마 콘테는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예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3-4-2-1 포메이션 대신 수요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잡았던 효율적인 3-5-1-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3-5-1-1 시스템은 우선 내려앉고 상대의 압박을 완화시키고 티에무에 바카요코, 은골로 캉테를 세스크 파브레가스 옆에 배치함으로써 역습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이 경기에서 콘테의 기본 컨셉이 역습이었기 때문에 35분만에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미키 바추아이 대신 윌리안을 투입했다. 콘테는 공격 지역에 속도와 규율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첼시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2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역습을 활용해 시티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홍색 군단(맨체스터 시티)이 계속 밀려들어왔다.


콘테가 이끄는 첼시의 장점은 단단한 척추 라인이다. 스크린을 치는 2명의 선수가 백3 라인을 보호하고 이 2명의 활약은 그보다 앞에서 뛰는 2명의 창조자들에게 탄탄한 기반이 된다. 2라운드였던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콘테는 창조자 1명을 빼고 미드필드 지역에 추가 인원으로 다비드 루이즈를 투입했다. 그 때는 다비드 루이즈였고 이번은 파브레가스였다. 스퍼스와 시티의 차이점이라면, 시티가 측면 플레이를 펼치는데 (스퍼스보다) 더 자연스러운 구단이고 측면에서 (2라운드 스퍼스보다) 첼시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르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은 경기 내내 넓게 포진하고 또 상대 진영에 가까운 곳에서 뛰었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단이 끊임없이 윙백의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팀을 만났을 때, 경기를 편하게 펼칠 수가 없다. (물론 측면에 선수 2명을 고정해놓는 것은 중앙에서 밀리는 상황을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기에 첼시를 상대로 그런 전략을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사네와 스털링 때문에 자연스레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물론 빅터 모지스 대신 아스필리쿠에타가 윙백으로 선택된 것은 콘테가 보다 수비적인 영향력을 원해서였을 것이다.


첼시의 윙백이 전진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전략을 선택하자 본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시티의 풀백은 방해를 받지않고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카일 워커와 파비안 델프는 오버래핑보다는 측면 플레이어의 안쪽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지난시즌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다니 알베스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측면 플레이어 안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는 최근 공격하는 풀백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이며 풀백 포지션의 중요성이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4년 월드컵에서 잭 찰튼(Jack Charlton)은 풀백이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 말했는데 최근의 축구는 그의 예언을 실현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풀백이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앞에 발생한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되었다.


특히 전반전에 이러한 언더래핑 움직임은 첼시의 윙백과 3명의 수비수 중 좌우에 배치된 센터백 사이의 균열이 발생하게 만들었다.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만약 알론소가 스털링을 상대하고 바카요코가 케빈 데 브라이너를 막고 있다면, 워커를 방어해야할 선수는 개리 케이힐이 된다. 그런데 이미 워커는 약 10야드를 뛰어온 선수이기 때문에 속도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사네를 막고 아스필리쿠에타가 델프를 막는 것처럼 마킹선수 배치가 바뀌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이는 결코 첼시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시티의 결승골 장면도 같은 지점에서 만들어졌다. 바카요코는 계속 데 브라이너의 움직임을 쫓아다녀야 했고 실점 상황에서 이미 지친 듯 보였다. 데 브라이너는 바카요코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운 곳에서 공을 이어받았고 공을 가지고 질주할 수 있었다. 케이힐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웠던 가브리엘 제수스가 다시 데 브라이너에게 공을 연결해줬고 데 브라이너는 이를 골로 연결지었다. 센터 서클에서 시작된 맨체스터 시티의 빠른 전환은 단 3번의 패스만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 수 있게 했다.


시티의 뛰어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첼시 백3의 약점이 노출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 백3의 좌우 센터백과 윙백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고 결과를 얻어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01/pep-guardiola-importance-full-back-exposes-chelsea-vulnerability-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지난해 11월, 브뤼셀에서 벨기에가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승리한 것은 경기의 스코어가 8-1이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을만 하나 이 경기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이 3-4-2-1 시스템에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처음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활용한 경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가 에스토니아라는 점에서 악셀 비첼의 짝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데 브라이너는 낮게 내려앉고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에스토니아의 수비진을 피하면서 공이 빠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데 브라이너의 영향력은 아주 두드러졌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로 복귀한 이후, 펩 과르디올라 역시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첼시가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판매한 3명의 선수들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각 구단의 레이스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데 브라이너가 다가오는 토요일, 첼시를 상대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는 과거의 인사이드-포워드(old-fashioned inside-forward) 자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 때로는 측면에서 뛰기도 했지만,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가 보여준 최고의 모습은 과르디올라의 약간 독특한 3-2-4-1 포메이션일 때 나왔다. 지금은 전통적인 4-3-3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홀딩 미드필더인 페르난지뉴, 왼쪽에서 창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다비드 실바 사이에서 데 브라이너가 뛰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둘 사이의 공간에서 다소 오른쪽에 치우쳐 경기를 펼치고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해석하며 경기를 펼치는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요한 크루이프의 교리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요즘 맨체스터 시티의 근본적인 미드필더 틀은 1974년 월드컵의 네덜란드 혹은 1978년의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유사하다. (비록 아르헨티나의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 감독이 토탈 풋볼 개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페르난지뉴의 역할이 빔 얀센(Wim Jansen) 혹은 아메리코 가예고(Americo Gallego) 라면, 다비드 실바의 역할은 빌럼 반 하네험(Wim van Hanegem) 혹은 마리오 켐페스(Mario Kempes)라 할 수 있다. 기술력과 스태미너 갖추고 직선적인 데 브라이너는 요한 네스켄스(Johan Neeskens) 혹은 오시 아르딜레스(Ossie Ardiles)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던 시절의 일이다. 과르디올라는 데 브라이너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데 브라이너는 실력 뿐만 아니라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헌신적인 모습과 지능, 세심한 면까지 가진 선수다." 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하는지만 지시해주면 되는 선수다. 상당히 빠른 선수이고 수많은 패스와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공간을 발견하며 발로 공을 다루는 능력까지도 출중하다. 그는 완벽한 선수다." 라고 평가했다.


데 브라이너와 과르디올라는 축구가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견해가 있다. 말끔한 삼각 형태의 패스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데 브라이너가 수행하는 역할은 바로 '변속 장치'다. 정교한 패스 연결 속에서 데 브라이너는 공의 흐름에 완급을 조절한다.


사람들이 과르디올라의 스타일을 '티키-타카(tiki-taka)'라고 표현할 때, 과르디올라는 화를 낸다. 80년대 초기 바르셀로나의 치장은 화려하나 무의미한 패스를 보고선 당시 아슬레틱 클럽의 감독인 하비에르 클레멘테가 처음으로 사용한 모욕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데 브라이너의 역할은 시티의 축구가 실속없는 티키-타카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데 브라이너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는 메수트 외질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뿐이다. 놀라운 점은 올시즌 데 브라이너의 역할이 더 이상 단순한 창조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화요일 샤흐타르와의 경기에서 교착 상태를 깨는 데 브라이너의 선제골에서 볼 수 있었듯이,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골을 넣는 능력도 가진 선수다. 하지만 데 브라이너가 과르디올라에게 귀중한 선수라는 점은 데 브라이너의 기량적인 완전성(completeness)에 의한 것이다. 데 브라이너는 골을 넣을 줄 알고, 골을 넣을 찬스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그가 맨체스터 시티 플레이의 밸브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고 경기의 리듬을 조절하며 공격의 깊이를 조절한다. 창의성 있는 선수들로 가득찬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 브라이너는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장인이다. 데 브라이너는 시티의 경기가 샛길로 빠지지 않고 진행될 수 있게 하며 속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게 만든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sep/28/guardiola-kevin-de-bruyne-tiki-taka-manchester-city

 

 


by David Sumpter


경기를 제대로 분석하기 이전까지 나는 공을 지배하는 것이 축구라 생각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축구 전술은 공간을 지배하고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선수들은 공을 패스하고 받는 능력이 좋아야한다. 다만 이것은 선수 개인 능력의 영역이다. 한 순간에 22명의 선수들 중에서 공을 가질 수 있는 선수는 단 1명 뿐이니 개인 기술은 분명히 중요하다. 하지만 집단적인 수준에서 볼 때, 나머지 21명의 선수들은 공간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공간을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 숨겨진 수학적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공간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완벽했던 팀, 2010/2011시즌의 바르셀로나를 예시로 삼고자 한다. 바르셀로나 팀의 중심은 리오넬 메시지만 바르셀로나는 메시 주변에도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팀이었다. 챠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페드로는 역대 최고의 팀인 바르셀로나가 공간 창출에 있어 귀신같은 팀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메시가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이는 바르셀로나의 경기 스타일을 표현하는 다이어그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회색점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고 흰색점은 파나티나이코스 수비수들을 의미한다.

 

 

 

 


 

각 점을 연결하는 선을 연결하면 델로네 삼각분할(Delaunay triangulation)을 할 수 있다. 델로네 삼각분할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패스 길을 시각화할 수 있다. 바로 위에 있는 그림에서 우리는 메시가 선택할 수 있는 패스옵션이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이 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시는 챠비에게 공을 연결했다.

 

 

 

 


이번에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을 통해 우리는 바르셀로나가 어떻게 공간을 분할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각 점선으로 만들어진 다각형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표현한다. 메시가 챠비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순간, 파나티나이코스 선수 2명이 바르셀로나 선수 2명에게 가깝게 붙어있었고 그 결과 바르셀로나는 이후 더 쉽게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할 수 있었다. 공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기하학적으로 정교하게 포지셔닝을 해야 패스를 시행할 수 있다.


이제는 모든 구단이 트래킹 데이터를 사용하며 적어도 10초 단위로 선수들과 공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한다. 따라서 이제는 거의 모든 순간마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격하는 팀 선수들이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수비하는 팀이 공격팀의 공간을 죽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에서 우리는 킥오프 순간부터 빨간팀이 어떻게 압박을 시행하는지, 어떻게 실수를 유도하는지, 공의 소유권을 어떻게 되찾아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빨간팀은 상대에게서 자유로운 미드필더 1명을 만들어냈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 전까지 패스를 여러번 주고받았다. 파랑팀 입장에서는 왜 상대팀 선수에게 그토록 넓은 공간을 내줬는지 연구해봐야할 것이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화된 방법을 통해 공간을 점유하는 과정을 측정할 수 있으며 이것은 오늘날 감독들이 경기를 분석하는 방법 중 하나다. 펩 과르디올라는 상대가 내주는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이 피치 중앙에서 강한 싸움을 걸어오자 이후 바이언에서는 측면에서부터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분석 기법들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컴퓨터를 사용한 분석은 과르디올라를 비롯해 여러 감독들이 공략할 빈 공간을 찾게 만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 그들이 놓치고 있는 공간들도 알려줄 것이다.




출처 : https://www.nordicbet.com/en/blog/football/the-geometry-of-attacking-football



by Michael Cox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칠 때 수비수 뒷공간을 향한 움직임은 항상 중요하다.


축구관에 많은 공통점을 형성하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시즌 2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두 팀은 압박 및 높은 수비라인에 기초한 빠르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보였다. 10월에 있었던 첫 맞대결에서는 스퍼스가 2:0 승리를 거두었고 이번에는 시티가 똑같은 스코어로 복수에 성공할 뻔 했으나 끝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최근 과르디올라는 종종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으나 토요일 경기에서는 4-3-3 포메이션, 그것도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의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전방에 위치한 르로이 사네, 세르히오 아게로, 라힘 스털링이 토트넘의 센터백들을 강하게 압박했고 홀딩 미드필더 야야 투레 앞쪽에는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이너가 위치했다. 두 선수는 시즌 초 소화했던 포지션으로 돌아간 셈이다. 최근 몇년간 투레의 전술적인 움직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투레를 유일한 홀딩 미드필더로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멋진 기술로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토트넘의 압박을 비교적 쉽게 대처했다. 그 결과 시티가 우세한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팀간의 대결에서는 언제나 뒷공간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했지만 가장 먼저 위협적인 침투를 만들어낸 선수는 라힘 스털링이었다. 거의 1:1 찬스나 다름없었는데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킬러 본능 부재를 극명하게 요약해준 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 골결정력은 시즌 내내 맨체스터 시티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지난 주말 에버턴 원정 4:0 패배와 이번 경기 전반전은 결정력 부재가 최고치까지 오른 수준이었다.


토트넘의 수비는 평소답지 못했다. 3명의 센터백 사이의 공간이 너무나 컸고 시티의 풀백인 파블로 사발레타까지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서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최종 수비수로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는데 이후 스털링을 저지한 대니 로즈의 태클은 더한 인상을 남겼다. (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에) 토트넘이 최종 수비수의 혼신을 다하는 수비에 과하게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포체티노는 급히 포메이션을 변경했다.





최근 스퍼스의 기본 시스템으로 작동하던 3명의 수비수 전략을 버리고 포체티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센터백으로 뛰고 있었던 에릭 다이어는 중앙 미드필더가 되었고 무사 뎀벨레는 미드필더 중 가장 앞쪽에서 경기를 뛰었다. 이 변화로 스퍼스는 즉각 효과를 누렸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인원 수가 부족해지지 않았고 로즈와 카일 워커가 수비진으로 복귀함에 따라 시티의 3명의 공격수와 스퍼스의 4명의 수비수가 부딪히는 상황이 (수적우세가) 만들어졌다. 다이어와 빅터 완야마로 구성된 토트넘의 중원이 공격적인 부분에서 위협을 가하진 못했으나 이 변화를 통해 경기는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시티의 맹렬한 폭격도 종료되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창의성 부재 및 케빈 빔머의 전반전 형편없는 퍼포먼스로 인해 포체티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다이어가 수비 라인으로 복귀하고 뎀벨레가 후방 미드필더 자리에 그리고 측면에 손흥민이 배치되었다. 이 때부터는 포체티노가 백4 라인을 유지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라인업이 가용된 것이다.


스퍼스는 4-2-3-1 시스템에 더 익숙한 듯 보였는데 놀랍게도 후반전이 시작되고나서 시티의 결정력이 발휘되었다. 스퍼스의 뒷공간을 노린 데 브라이너의 패스 때문에 위고 요리스가 뛰쳐나와 걷어내야할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요리스의 헤더가 사네에게 연결되면서 사네는 빈 골문을 향해 쉬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후 요리스의 실수가 또 나오면서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데 브라이너가  2:0을 만드는 골을 넣었다. 이 때 경기는 완전히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


토트넘이 2:0 열세를 따라잡는 탄력성을 보여준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델레 알리의 날카로운 박스 침투 덕분에 토트넘은 만회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수비수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빠진 것은 파멸을 불러올 것 같았으나 이것은 토트넘에게 결과적으로 좋은 교체가 되었다. 해리 윙크스의 투입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미드필더로 경기에 선발 출전한 다이어와 완야마가 센터백을 보는 흥미로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윙크스는 공을 아주 편하게 다루면서 13차례 패스를 모두 동료들에게 연결시켰다. 윙크스 투입 이후부터 스퍼스는 이 경기 처음으로 시티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동점골은 스퍼스의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나올 법했다.


두 팀 모두가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할 때 스루패스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스피드는 항상 중요한 찬스를 만들어낸다. 과르디올라는 페널티 박스에서 시티의 결정력 부재에 더욱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시티는 17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스퍼스는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 슈팅은 각각 7번과 2번이었다. 시티의 실점 상황에서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탓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도 브라보는 단 1차례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스털링의 결정력은 시티의 찬스 낭비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경기에서 승리가 아니라 단지 경기를 지배하는 것에 그친다면, 공을 다루는 선수를 중시하는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jan/22/guardiola-pochettino-high-speed-philosophies-manchester-city-tottenham

펩 과르디올라의 패스 퍼즐

Soccermatics 2016. 12. 19. 21:07 Posted by Seolskjaer




by David Sumpter


펩 과르디올라의 관점은 이렇다. 팀이 공격을 시작하기 위해서 최우선으로 공간을 발견해야 한다. 찬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대 진영에 공을 찔러줄 공간을 발견했다는 말과 동등하다. 또한 과르디올라에게 수비는 공간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며 과르디올라는 그 2가지 접근법 모두에서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할 때, 과르디올라는 공간 활용을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첫번째 혁신은 풀백을 중앙 자원처럼 활용하는 것이었다. 바이언 풀백들은 측면에서 윙어를 따라 움직이지 않고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아래 그림은 바이언의 패스 네트워크로 과르디올라는 이 전술을 통해 큰 성취를 해냈다.  




각 화살표는 각기 다른 두 선수사이 시행된 패스의 평균적인 위치를 의미한다. 즉 조슈아 키미히에서 필립 람을 향하는 빨간색 화살표는 키미히가 람에게 시도하는 패스가 시행되는 평균적인 위치를 보여준다. 반대로 람에서 시작해 키미히로 향하는 검정색 화살표는 람이 키미히에게 넘겨주는 패스의 평균적인 위치를 의마한다고 할 수 있다. 두 선수 사이의 패스가 5회 이상일 경우 이 그림에 모두 포함되어져 있다. 또한 선수 개인의 화살표를 연결해 그 선수가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지 시각화 할 수 있었다.


필립 람은 과르디올라가 지도하는 바이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이었다. 과르디올라 밑에서 중앙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소화한 람은 중앙에서 공격을 할 수 있는 자원이었을 뿐더러 더글라스 코스타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할 때 중앙에서 수비적으로 꽉 잡고 있기까지 했다. 람의 포지션 덕분에 바이언은 중앙에서 점유율을 지배할 수 있었다. 상대팀이 바이언의 공격을 끊어내고 클리어링을 해내면, 람이 다시 그것을 되찾아와 바이언의 공격을 다시 시작하게 만들었다.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된 이후에도 이 '가짜 풀백(false fullbacks)' 방식을 이어가려고 했다. 아래는 시티의 올시즌 첫번째 리그 경기 패스 네트워크이다. 






바카리 사냐와 가엘 클리시 모두 가짜 풀백으로 경기를 소화했고 라힘 스털링과 케빈 데 브라이너는 공격 쪽에서 굉장히 자유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티와 바이언의 공 연결에는 2가지 차이점이 존재했다. 우선 바이언 패스 네트워크에는 노이어가 존재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조 하트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이 경기에서 조 하트는 다른 동료 선수들과 5회 이상 패스를 주고받은 경우가 없었다. 바이언 빌드업 과정에서 노이어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과 큰 대비를 보인다.


둘째, 데 브라이너와 스털링, 세르히오 아게로, 놀리토까지 모두가 바이언과 비교하여 상대 박스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이들과 리베리, 뮬러, 더글라스 코스타, 레반도프스키의 위치를 비교해보자)


아마도 이러한 차이들 때문에 과르디올라가 PL에서 가짜 풀백 전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승리할 때, 과르디올라는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이 날 풀백으로 경기를 뛴 사냐와 콜라로프는 이전과 달리 전통적인 풀백처럼 경기를 뛰었다. 







이 경기에서 시티는 아주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맨체스터 더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이후 과르디올라가 이 시스템에 정착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주말에는 역습을 주전술로 하는 번리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는데, 과르디올라는 그런 번리를 상대로도 (새로운 포진이 아닌) 아주 전통적인 방식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선덜랜드와의 경기와 달라진 점이 하나 바로 보인다.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이적한 이후 시티의 패스 네트워크에는 브라보의 이름이 보인다. 마누엘 노이어처럼 브라보는 박스에서 공을 다루고 있고 시티의 빌드업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조 하트의 임대는 과르디올라식 시스템을 수행할 골키퍼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아마 다음 이적시장에는 필립 람처럼 해줄 수 있는 풀백을 영입할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대체적으로 현재까지의 팀 성적에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굉장히 다양한 포메이션 활용을 위해 스쿼드 보강을 꾸준히 요구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nordicbet.com/en/blog/football/premier-league/the-pieces-in-peps-passing-puzzle



by Jonathan Wilson


현재의 평균 득점이 유지된다면, 2016/2017 프리미어 리그는 20개 구단 형태가 진행된 이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시즌이 된다. 이 현상은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맨체스터 시티의 클린시트 횟수는 현재까지 단 2차례에 불과하다. 리버풀은 3번에 그치고 있다. 두팀 모두 지난 주말 안타까운 패배를 기록하면서 선두 첼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편으로는 두 팀의 수비를 고려했을 때, 이미 두팀이 오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것이라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런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는 오늘날의 방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수비는 이제 유행에서 벗어났다.


무리뉴는 2015년 여름 첼시에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퉁명스럽게 '지루한' 축구에 대한 비판에 대응했다. 아마 무리뉴는 일부 감독들이 수비에 지나칠 정도로 무신경하다는 관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는 새로운 세대의 축구의 가능성을 부정했고 확실히 그는 그 부분에서 틀렸다. 압박, 높은 라인, 공격적이면서 직선적인 축구가 유행이 되었고 이는 도르트문트에서 리버풀까지, 또 세비야에서 호펜하임까지 널리 퍼지고 있다.


각자의 차이는 존재한다. 크루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부류가 있고 비엘사에서 영감을 받는 부류가 있다. 발레리 로바노프스키에게서 영감을 받아 랄프 랑릭을 거쳐 형성된 독일 학파도 있다. 포스트 아리고 사키 부류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한다는 동일한 기초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하여 그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변형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현대 축구의 본질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평균 득점수가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2009년을 전후로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경기당 득점이 2.5~2.6골에서 2.7~2.8골로 상승했다. 지난 몇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수는 감소 추세였지만 올시즌 들어서는 다시 증가했다. 만약 현재의 평균 수치가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프리미어 리그가 20개 구단 형태를 유지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시즌이 될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 수는 2001/2002시즌보다 8%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는 2006/2007시즌보다 현재 16% 상승했다.






챔피언스 리그의 평균 득점수 변화 패턴은 더 복잡하지만 최근에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별 리그에서는 경기당 약 3골씩 나오고 있다.


어떤 현상을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선 챔피언스 리그에서 평균 득점이 상승한 이유로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부유한 구단은 이전보다 더 부유해진 오늘날의 축구 역시 득점수 증가의 영향을 줬겠지만, 챔피언스 루트의 신설이 더 강한 영향을 줬을 것이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제도지만, 챔피언스 루트는 조별 리그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전력 차이가 큰) 미스매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10년 전, 총 96경기가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4골차 이상 승리를 거두는 횟수는 평균 4~5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횟수가 평균 11~12회까지 상승했다. 올시즌은 아직 8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골 차 이상 스코어가 난 경우가 13번이나 된다.


프리미어 리그의 득점 수 상승은 동일한 논리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 득점 수가 상승한 것에는 어떤 이유들이 숨어있을까?


2009년부터 시작된 변화는 크게 2가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따라하고 싶다는 욕망과 혁신적이며 오픈 게임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라 할 수 있다. 후자는 오프사이드 규정의 완화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오프사이드 규정완화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계획적인 전술로 활용하는 팀들에게 타격을 줬다. 이런 열풍 속에서 승격팀 마저도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승격팀이 우선 내려앉아 역습을 통해서만 득점을 노리는 형태는 많이 사라졌다. 특히 블랙풀과 스완지 시티같은 경우는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소유하길 원했고 공격적인 경기를 운영했다.


오프사이드 규정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점차 약해지고 미드필드 지역에서 신체 접촉이 늘어나며 오늘날의 수비라인은 한층 더 전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 테크닉에서 운동량으로 포커스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은골로 캉테는 분명히 깜짝 놀랄만한 스타의 등장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순수주의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구단에게 당했던 것을 주목할 필요는 있다. 2014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과르디올라의 바이언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4:0으로 패배했는데 첼시에게 당했던 지난 토요일 경기는 그 경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패스 연결을 통해 수비진에서부터 공을 움직이고자 하는 시도 역시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본머스와 아스날의 대결에서 스티브 쿡의 실수, 맨체스터 시티와 사우스햄턴의 경기에서 존 스톤스의 실수를 보라. 하지만 그런 실수조차도 최근의 수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수비수와 골키퍼를 선택하지 않는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선별할 때가 있으며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최우선 덕목(수비력)이 부족하더라도 경기에서 뛸 수가 있다. 


기술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수비수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쉽게 노출된다.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 진짜 수비만을 위한 수비수를 기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공을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상대의 강한 압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평균 득점수의 상승의 원인을 전술적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프사이드 규정의 변화가 조금 더 공격적인 스타일의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형태가 파생되어 전술적 헤게모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위 구단이 찾는 유형의 선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르디올라식의 접근은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주도적인 경기, 전방 압박을 펼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더 활동적이고 수직적인 스타일의 변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7/goals-premier-league-pep-guardiola-barcelon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첼시는 밸런스잡힌 포메이션, 7연승 모멘텀을 가지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난다. 하지만 시티는 측면에서의 위력, 속도, 공격적인 성향으로 첼시에 대응할 것이다.


아르센 벵거는 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최근 3-0 승리로 마무리 지었는데, 그 승리는 첼시가 전술 변화를 시도하게 만들었고 만약 첼시가 리그 타이틀을 들어올린다면 벵거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에미레이츠에서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준 첼시는 하프타임부터 백3 시스템을 사용했고 이후 리그 7경기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첼시는 스퍼스에게 1골 먼저 내주고 경기하는 시험 무대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게 되며 이는 한층 더 어려운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펩 과르디올라와 안토니오 콩테의 대결은 전술에 대해 상당히 집착하는 진지한 사색가와 열정적인 활동가의 싸움이다. 콩테는 매일 선수들의 포진에 대해 1시간씩 연구하며 과르디올라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잘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매번 포메이션을 바꾼다. 개막 후 한달이 지난 시점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시티는 정돈이 필요해 보이는데 첼시는 아주 밸런스 잡힌 포메이션으로 자신감, 모멘텀을 등에 업고 싸우고 있다. 그런 첼시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과르디올라가 어떻게 대비를 하는가에 달려있다.


과르디올라는 언제나 용감한 축구를 선호한다. 과르디올라는 그런 공격적인 본능을 억누르려는 사람이 아니고 첼시를 상대로 반드시 경기 우세를 가져가려할 것이다. 단순히 시티의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축구를 주도적으로 펼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올시즌 첼시의 최악의 퍼포먼스 2경기로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한 것, 원정에서 아스날을 상대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리버풀과 아스날 두팀 모두 경기 초반부터 첼시를 강하게 압박했고 빠른 속도를 이용해 첼시를 공략했다. 기본적으로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게 경기를 펼친다. 물론 리버풀과 아스날전은 첼시가 백3 시스템을 채택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지난 주말 토트넘의 전반전 퍼포먼스는 첼시의 백3 시스템도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시티는 스퍼스보다 첼시의 측면을 공략하는 자원이 좋다. 지난 번리전에서 라힘 스털링이 후반전 교체 아웃되었지만 이 경기에 맞춰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털링의 반대편에는 놀리토 혹은 르로이 사네가 출전할텐데 총 가능한 조합은 좌우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시티는 첼시의 윙백이 노출할 공간을 스퍼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노릴 수 있다. 최근 마르코스 알론소와 빅터 모제스가 윙백 위치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시티전에서 맞딱뜨릴 규모의 수비적인 테스트를 아직까진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첼시가 부담을 느낀 상태로 윙백을 수비적으로 활용한다면, 인사이드 포워드 자리에서 뛰는 에당 아자르와 페드로에게는 이전보다 공이 연결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시티 역시 인사이드 포워드를 배치할텐데 첼시를 상대할 전략에 따라 배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르디올라는 올시즌 크게 2가지 방식으로 후방에 5명을 배치하고 있다. 4명의 수비수와 1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혹은 3명의 수비수와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고 있다. 백4를 선택한 날에도 공을 점유한 순간 그 형태는 수비수 3명, 미드필더 2명으로 변화한다. 과르디올라는 필립 람과 다비드 알라바를 사용한 것처럼 시티의 풀백을 활용하려 했으나 그 시도는 잘 진행되지 못했고 이후 미드필드 지역으로 올라가는 선수는 주로 존 스톤스다.


상대 공격수보다 1명 더 많은 수비수를 세우자는 전형적인 크루이프식 이론으로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2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백4의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이 때는 시티의 풀백들이 첼시의 윙백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페르난지뉴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홀로 상대할 상황이 오게 만들 것이다.


딥-라잉 미드필더 자리에 페르난지뉴와 일카이 귄도안을 동시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최근들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 역시도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다. 지난 10월 토트넘전에서 페르난두를 사용한 전례가 있고 야야 투레도 기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포메이션은 시티의 풀백이 첼시의 현 포메이션을 맞이해 이점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따라서 백3와 2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전략이 가장 합리적일 것으로 추측한다.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디에고 코스타를 잡고 상황에 따라 알렉산더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페드로와 아자르를 제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전진하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자르와 페드로를 딥-라잉 미드필더 2명이 상대하고 여기에 콜라로프 혹은 스톤스가 추가되는 형식인 것이다.


또한 시티 라인업에 패서(passer)를 추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딥-라잉 미드필더를 1명 더 투입하면 시티는 점유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난두는 공을 다루는 스킬이 부족하며 야야 투레는 이 정도로 강도높은 경기에 뛸 수 있을 에너지를 가졌는지 의심스럽다. 귄도안과 페르난지뉴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페르난지뉴와 귄도안이 아자르와 페드로를 상대하듯이,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티치는 시티의 2명의 8번롤 케빈 데 브라이너, 다비드 실바를 상대한다. 시티가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자르&페드로와 비교해) 데 브라이너와 실바를 보조해줄 측면 공격 자원이 있다는 것이 두팀의 큰 차이일 것이다.


시티가 조금 더 유리해보이지만, 모제스와 알론소가 수비적인 부분에서 잘 버텨준다면, 시티는 단순히 공을 소유한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질 못할 것이다. 시티는 올시즌 계속해서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만약 첼시가 시티의 볼점유 상황을 잘 견뎌낸다면, 경기는 시티가 첼시의 역습을 견뎌낼 수 있는가의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dec/01/pep-guardiola-antonio-conte-manchester-city-chelsea-tactics

위대한 팀은 왜 종말을 맞이하는가

The Question 2016. 11. 21. 20:45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펩 과르디올라와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시즌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음에도 그 운명을 피하지 못한 그리스 비극과 유사하다.


축구는 우리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걸 끊임없이 상기하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젊고 유망한 유망주는 어느새 노장이 되는데 그 시간은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기까지 정도의 시간에 불과하다. 축구의 삶은 실제 삶보다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이것은 위대한 선수들보다 위대한 팀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 그들은 솟아오르고 빛을 깜빡이며 트로피를 성취해낸다. 그리고 빛을 잃는다. 하강의 속도는 상승의 속도보다 더 빠르며 우리는 이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빛을 내고 있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그라드는 것. 이것이 펩 과르디올라의 뇌리 속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바르셀로나만의 멋진 축구로 전세계 사람들을 감탄하게 했으며 경기를 지배했고 상대를 파괴했다. 그리고 3년의 시간동안 전례없는 수준으로 트로피를 싹쓸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다음에는 무엇이 다가오는가에 대해 걱정하는 듯 보였고 바르셀로나 축구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진 듯해 보였다. 과르디올라의 근심은 점점 줄어들어가는 그의 머리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헝가리 출신의 벨라 구트만의 "3번째 해는 피할 수 없다.(The third year is fatal)" 란 발언은 일반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팀에게 3년은 그 위대한 팀이 지속될 수 있는 수명의 최대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보편적인 진리일 뿐이다. 서로 각기 다른 특별한 이유로 위대한 팀들이 사라져갔다.



이 세상의 영광는 이처럼 사라져간다(Sic transit gloria mundi)


위대한 팀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수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다. 1956년부터 1960년까지 5차례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하며 위대한 반열에 올라선 레알 마드리드가 바로 이 케이스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감독을 교체하면서 구트만이 주장한 3년 법칙을 피해갈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부(wealth)'가 큰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유럽 재패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1961년부터 1965년까지 5연속으로 리그 타이틀을 획득에 성공했다.1964년 레알 마드리드는 엘레니오 에레라가 이끄는 인터나치오날레와 유러피언컵 결승전 경기를 치렀는데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37살 프렌츠 푸스카스와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34살 호세 산타마리아, 31살 파코 헨토가 있었다.


리즈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였다. 1974년 돈 레비가 떠났는데 이후 브라이언 클러프와 지미 암필드 역시 나이를 먹은 선수단으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빌 샹클리는 은퇴 전에 위대한 리버풀을 건설하고 떠날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샹클리 마저도 나이먹은 선수들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팀의 과도기를 매니징할 수 있는 것은 밥 페이즐리, 알렉스 퍼거슨, 발레리 로바노브스키처럼 한 구단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능력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당시 레알의 문제를 오로지 선수단 고령화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들은 분명히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었다. (레알이 유럽을 재패한 이후로도) 전술은 끊임없이 진화했으며 인터나치오날레의 맨마킹 전술은 헨토와 푸스카스를 질식시켰다.



친애하는 소년이여, 사건이다 사건!


때로는 외부 사건이 개입하여 문제를 야기한다. 디나모 키예프는 빅토르 마슬로프와 함께 소비에트 챔피언십에서 3연속 우승했다. 그런데 1966년 월드컵에 1군 선수들이 다수 차출되는 바람에 마슬로프는 유스에서 선수를 끌어올려야만 했다. (소련 당국이 월드컵 기간이라고 리그를 중단하기엔 너무나 고집이 쎈 인물들이었다.) 1970년에도 1966년과 마찬가지였고 이번에는 성적이 더 안좋았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선수들이 1966년 세대만큼 기량적으로 우수하지 않았다. 더 비극적인 사건은 1991년에 있었다. 츠베르나 즈베즈다(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의 세대는 내전이 발생하여 시작조차 하지 못한채 와해되었다.


90년대 초 리버풀도 이야기할 수 있다. 백패스 금지 조항은 리버풀에게 치명타였다. 당시 리버풀에겐 골키퍼에게 공을 보내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것이 경기 지배에 대한 핵심적인 요소였다. 마찬가지로 노팅엄 포레스트 역시 백패스 금지 조항이 생긴 첫시즌에 강등을 당했다. 물론 노팅엄 포레스트 강등의 주된 원인은 늙은 브라이언 클러프가 더 이상 변화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라는 새로운 환경은 구단에게 이전과는 다른 상업성을 요구했고 당시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이토록 빠르게 뒤쳐질 이유는 결코 없어보였다. 힐스보로 참사가 없었더라면 리버풀 구단은 슬픔과 분노에 빠져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며 케니 달글리시가 리버풀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힐스보로 참사가 없었다면,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도전에 조금 더 착실한 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도 위대한 팀의 종말을 불러온다. 토리노의 수페르가 비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뮌헨 참사같은 케이스가 있다. 하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다. 구단의 확고하고 급진적인 철학이 있다면, 그 구단은 자신들의 컬러를 지나칠 정도로 더욱 확고히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고간다. 그들을 망가뜨리는 핵심적인 원인은 노쇠화와 외부 환경이 아니다.



자기희생의 부정적 결과


1967년 4월 엘레니오 에레라의 인테르는 유벤투스보다 승점 4점 앞서고 있었다. 또한 유러피언컵 8강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그들은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유러피언컵 4강에서 CSKA 소피아와 두차례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테르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만 했다. 인테르는 볼로냐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조건으로 입장수입의 3/4를 CSKA 소피아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인테르는 1-0 승리를 거두었으나 문제가 전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인테르의 수비적인 경기 접근법에 대한 모든 의구심들이, 자신들만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기보다 상대의 강점을 최소화시키는 인테르 전술이 급격히 문제화되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테르는 라치오, 칼리아리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유벤투스에게는 1-0으로 패배했다. 이제 유벤투스와의 승점은 2점으로 줄어들었다. 인테르는 또 다시 나폴리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유벤투스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피오렌티나와의 홈경기에서 또 비겼고 유벤투스는 이번에는 승점차를 좁혔다. 인테르의 시즌이 종료되기까지는 2경기가 남았다. 리스본에서의 유러피언컵 결승전과 리그 만토바 원정에서 2승을 거두면 인테르는 더블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팀의 모멘텀은 결코 좋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새로운 감독직에 에레라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인테르의 보드진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산드로 마쫄라는 독감으로 한바탕 고생을 겪었고 루이스 수아레즈는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인테르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것들로부터 떼어내고자 강제로 투숙을 시행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라이트백 타르치시오 부르니치는 "압박감만 커져갔다. 우리게엔 탈출구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 강제로 합숙을 진행한 것은 리그와 유러피언컵 결승전을 앞둔 팀 붕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라고 회상한다. 


리스본에서는 그런 규제들이 훨씬 더 심해졌다. 인테르는 리스본에서 30분 거리 떨어진 해안가에 호텔을 잡았다. "우리는 코치들과 호텔 직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3일동안 단 한 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일반인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미쳐버릴께 분명하다. 수년간 우리는 이런 방식을 경험했고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 때 우리는 버티는 한계치에 도달해 있었다.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있었는데 그 부담감을 해소할 곳은 전혀 없었다. 선수들은 잠도 설쳤고 운이 좋아야 3시간 가량 잘 수 있었다. 우리는 경기 준비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나와 지아친토 파체티는 늦은 밤에도 주장 아르만도 피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경기 당일 아침 4명의 선수가 구토증세를 보였고 또 다른 4명의 선수가 피치로 나가기 전에 드레싱룸에서 구토증세를 호소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 자멸했다." 라고 부르니치가 말했다.


인테르 선수들의 신체만큼 감정, 정신력 모두 지칠 때로 지쳐있었다. 셀틱의 공격 흐름은 끊이질 않았다. 인테르는 초반 페널티킥을 획득했지만 셀틱의 끊임없는 공격에 굴복해 2-1로 패배했다. 이제 리그 최종전이 남았다. 유벤투스는 라치오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인테르의 골키퍼 지울리아노 사르티는 前 인테르 선수인 베니아미노 디 지아코모에게 단 1차례 슈팅을 허용했지만 그 공이 미끄러져 골문으로 들어가버렸다. 만토바가 1-0으로 승리했고 인테르는 스쿠테토마저 놓쳐버렸다. 인테르를 최강의 자리로 올려놓았던 집중, 규율, 조심성이 끝내 인테르를 궤멸시켜버렸다.



썩어가는 열매와 시들어가는 꽃


지금부터 이어갈 이야기도 인테르의 스토리와 똑같다. 구단을 위대한 길로 인도했던 방식을 너무 지나치게 시행한 결과 파멸을 맞이한다. 셀틱은 인테르를 제압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공격함으로써 모든 선수들이 수비하는 것을 이길 수 있다고 증명했다. 이것이 아약스와 토탓 풋볼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토탓 풋볼을 공격적인 시스템으로 간주하지만, 이것은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최선의 방식이다. 아약스는 1972년과 1973년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카테나치오를 시행하는 이탈리아 클럽을 상대로 승리했고 아약스는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것을 중심으로 수비를 시행했다. 이 때의 아약스는 리누스 미헬스의 축구보다 규율이 풀려있는 축구였다. 


1966/1967시즌 아약스는 유러피언컵 8강에서 스파르타 프라하에게 패배하여 탈락했고 미헬스는 수비에 손을 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파르티잔에서 전투적인 리베로 벨리보르 바소비치를 영입한다. 바소비치는 자신이 아약스에 "터프함, 규율, 위닝 멘탈리티"를 심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바소비치는 31세에 천식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했고 1971년 유러피언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이 때 미헬스도 바르셀로나에 합류한다.


바소비치의 자리는 바소비치보다 더 공격적인 호르스트 블랑겐부르그가 대체한다. 미헬스의 자리는 루마니아의 스테판 코바치가 대체하는데 코바치는 아약스가 유지하고 있던 여러 브레이크를 풀어버렸다. 이 때 아약스는 구단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미드필더 게리 뮈렌은 이렇게 말한다. "코바치는 좋은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미헬스는 코바치보다 더 프로다웠고 엄격했으며 모든 선수들을 동등하게 대우했다. 코바치와 함께했던 첫시즌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왜냐면 당시 아약스는 정말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었고 우리에게 충분한 자율성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의 규율이 사라지자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우리에겐 이전만큼의 정신력이 없었고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우리는 계속 유럽 챔피언 자리에 머무를 수 있었을 것이다."


인테르가 지나친 규제로 무너졌다면, 아약스는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감독의 임무는 정원을 가꾸는 것과 유사하다. 열매가 즙이 많아지고 단맛을 낼 때, 꽃이 가장 화려하게 폈을 때, 그 때부터 부패가 시작된다. 감독의 임무는 꽃이 최대한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도록 태양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캄프 누의 오이디푸스


펩 과르디올라의 행보가 흥미로운 것은 그가 구트만이 주장한 '3년 법칙'을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과르디올라의 마지막 시즌은 그리스 비극과 같았다 :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던 영웅도 결코 그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는 공격의 다양성을 위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그를 처분해야만 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강한 개성은 팀을 와해시킬 수도 있었다. 아리고 사키의 밀란이 침체기에 그러했듯이, 과르디올라 마음 속에서 진부하고 반복적인 방법으로 승리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변화를 주기위해 과르디올라는 백3를 선택했다. 12월 베르나베우에서 바르셀로나가 3-1 승리를 거뒀을 때, 바르셀로나의 백3 시스템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때조차도 과르디올라가 일을 너무 복잡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과르디올라는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것은 점점 과르디올라를 옭아맸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뻔해지는 것을 우려했고 상대팀이 바르샤를 상대로 내려앉아 싸우는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과르디올라는 공격 라인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했고 특히 다니 알베스를 높은 위치에서 적극 활용했다. 상대의 두터운 수비를 측면에서의 공격으로 돌파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것은 바르셀로나를 점차 더 예측가능한 팀으로 만들어버렸다. 후방에서 뛰어들어오는 선수보다 애초에 전방에서 머무르는 선수를 더 막기 쉽지 않은가. 


이것만으로 바르셀로나가 첼시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에서 무기력했던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바르셀로나가 예전만큼 상대의 수비진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이미 상대의 박스 가까이에 바르샤 선수들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공을 가진 상황에서 질주하며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마지막을 고려하고 있던 과르디올라가 운명론적 이상주의를 택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이 지도하는 바르샤가 다른 어떤 바르샤보다 가장 바르셀로나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의 바르샤가 끝나가는 시점에서도 말이다. 과르디올라는 수비수를 점차 줄여나갔다. 때로는 피라미드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품은 오이디푸스왕 일 것이다. 오이디푸스도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운명을 벗어나려는 과정 속에서 운명을 따르게 된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붕괴를 끝까지 막으려했으며 그들의 철학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샤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강화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운명적인 몰락을 늦추고자 했다. 극도로 점유율을 높였고 더 많은 선수를 전진시켰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실패했다. 하지만 적어도 과르디올라만의 방식대로 실패했다.


1980년 노팅엄 포레스트가 마드리드에서 함부르크를 꺾고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했을 때, 던컨 해밀턴이 노팅엄 포레스트의 수석코치 피터 테일러를 보면새 깨달았던 위대한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모든 팀들은 그 순간 동시에 몰락의 싹을 틔우고 있다. 영광은 몰락의 시작과 함께 다가온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port/blog/2012/may/02/the-question-great-team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