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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사냥꾼의 시대는 이제 끝났는가?

The Question 2016. 5. 26. 11:26 Posted by Seolskjaer

 

 

by Jonathan Wilson (원문은 2009년 1월 22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마이클 오언은 멸종되어가는 유형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축구가 전술적으로 진화하면서 스트라이커들에게는 단순한 골 이상의 무언가가 요구되고 있다.


마이클 오언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골사냥꾼이다. 그러나 그조차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현대 축구에서 점점 이점을 잃어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듯하다. 오언은 2004년 발간된 자서전에서 케빈 키건이 잉글랜드 감독으로서 팀에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했던 움직임을 비난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서려는 행동을 하려했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07-2008시즌 막바지, 뉴캐슬을 이끌던 케빈 키건 아래에서 마이클 오언은 기꺼이 마크 비두카와 오바페미 마틴스의 후방에서 뛰라는 감독의 요구를 기꺼히 수락했다. 아마 최고 레벨에서 이러한 골잡이 유형의 선수는 오언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오언이 잘하거나 잘했던 것은 두가지가 있다 : 수비수 뒷쪽에 있다가 스루 패스 타이밍에 맞춰 뛰어 들어가기, 자신을 방어하고있는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면서 가까운쪽 포스트로 돌아가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시키기. 부상으로 인해 오언의 속도가 줄은 것은 첫번째 장점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오언은 두번째 장점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나다.



현대 축구에서 더 이상 게르트 뮬러는 없다


지난 40년간, 수많은 선수들이 부족한 기술력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게르트 뮬러, 게리 리네커, 호삼 하산, 필리포 인자기 같은 선수들이 수많은 골을 기록하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게 도왔던 것 이상을 해주었는지는 주장하기 어렵다. 


오늘날의 축구는 이전 세대와 달라졌다. 현대 축구를 구사하는 클럽들 중 상위 클럽들만 모여있는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번 보자. 지난 2007-2008시즌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나섰던 각 팀의 메인 스트라이커는 다음과 같았다 : 미르코 부치니치, 웨인 루니, 케빈 쿠라니, 사무엘 에토, 엠마뉴엘 아데바요르, 페르난도 토레스, 마테야 케즈만, 디디에 드록바. 이들 중 오직 케즈만 정도가 과거 골사냥꾼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케즈만조차도 원톱으로 나와서 득점을 위해 공간 창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여기서 주목해볼 부분은 케즈만이 8강에 진출했던 클럽들 중에서 가장 약체로 손꼽히는 페네르바체의 스트라이커였다는 것이다. 즉 최상위 클럽에는 과거 골사냥꾼 역할에 머물러있는 선수가 없다.)



발전된 수비 전술


왜 전문 골잡이들이 구식의 선수들이 되어버렸는가? 간단히 수비가 과거보다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상대의 수비를 꺾으려면 더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골스코어러들이 기록하는 대부분의 득점은 상대의 실수로부터 나왔습니다." 1970년대 초반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의 센터-포워드이자, 몬테네그로의 감독인 조란 필리포비치가 말한다. "수비수의 명백한 실수가 아니라면, 그것은 수비수들이 잠시 집중력이 흐트러져 상대 포워드에게 공간을 내준 것일 뿐입니다. 오늘날의 수비에서는 그러한 장면이 더 적게 나오죠. 선수들의 체력이 이전보다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은 지쳤을 때 실수를 범하는데 이제는 더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죠."


게다가 오프사이드 전술의 완화로 팀들이 수비 라인을 이전처럼 높게 형성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수비진은 뒷공간을 많이 남겨두지 않으며 이 때문에 스루 패스를 받아 뛰어들어가면서 상대 골키퍼와 1:1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이전처럼 높은 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 시즌(2008-2009시즌) 첼시가 홈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첼시의 주전 공격수인 니콜라스 아넬카는 상대 골키퍼와 마주하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팀이 주도권을 가져가고자 이전처럼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았을 때나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현재 2008-2009시즌 아넬카가 기록하고 있는 14골 중 오직 2골만이 경기 선제골이었다. (한 골조차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운좋게도 아넬카의 무릎을 맞고 공이 굴절되어 들어갔던 것이다.) 첼시가 승리한 12경기 중 1골로 승리한 것은 2경기 뿐이다. 다른 각도로 이 결과를 해석하자면, 첼시가 이른 시간에 득점을 기록하고 상대가 첼시를 추격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갈 때 아넬카가 이점을 얻는다는 것이다.



포지션을 지정해 놓는가? 유동성인가?


그러나 골사냥꾼들이 쇠퇴하는 것에는 보다 많은 이론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팀을 개념화하는데 있어 두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로 타깃맨, 홀딩 미드필더, 라이트백 같이 미리 정해진 자리에 선수를 맞춰 넣는 방법이 있고 또 다른 방법은 팀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 특정 선수에게 분명한 임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부분부분 선수들 간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 다수의 감독들은 양극단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주어진 자원들을 가지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상향에 맞춰 팀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국 축구는 이 세상 어느 나라의 축구보다도 전자의 개념을 선호한다. 당대의 전술이 어찌되건 영국 선수들은 하나의 '포지션'으로 정해지는 것을 선호해왔다 : 30년대까지는 2-3-5였고 60년대까지는 W-M, 그 이후로 4-4-2


전문가들은 여전히 2톱을 기용하지 않는 팀들을 의심하고 당황스럽게 받아들인다. 4-4-2야말로 영국에 적합한 포메이션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다. 비록 클럽 팀들은 다른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간간히 시도하고 있으나, 잉글랜드 국가대표 레벨에서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태어나서부터 익숙해져온 4-4-2 포메이션으로 계속해서 실험해야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유로 1996에서 테리 베너블스가 이끄는 잉글랜드가 기본적으로 4-4-2 시스템을 바탕으로 했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를 미드필더로 전진시키면서 3-5-2로 변화하거나 스티브 맥마나만을 전진시켜 4-3-3으로 변화했던 상당히 유동적인 시스템을 가져갔던 것을 기억해보라. 1990년 바비 롭슨 지휘아래 월드컵에 참가했던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중반에 3-5-2로 시스템을 변형시켰다. (이러한 유동성은 축구의 아주 기본적인 진실을 말해준다 : 이는 파비오 카펠로가 포메이션에 대한 모든 개념들을 부정하면서 넌지시 우리에게 말했던 것과 같다. 4-4-2나 4-2-3-1같은 개념은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일종의 패턴을 가져가기 위한 것일 뿐이지 그 개념 이상은 절대 아니다. 실제로 전체적인 포메이션이라는 우리가 알고있는 큰 틀 안에는 항상 미묘한 부분들이 있으며 감독이 매일 신경쓰는 것은 바로 이 미묘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1966년 알프 램지는 클럽 팀들이 W-M 포메이션이나 4-2-4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음에도 잉글랜드에 4-4-2 포메이션을 접목시켰다. 다시 말해, 잉글랜드가 국제 무대에서 준결승 혹은 그 이상 진출했던 대회에서 본인들이 본래 활용하고 있던 포메이션이 아닌 전술을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어떤 것에 익숙해져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어떠한 것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발레리 로바노브스키의 과학


발레리 로바노브스키가 축구계에서 최초로 전체론적인 사상을 전파한 사람은 아니지만, 로바노브스키는 자신의 개념화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컴퓨터의 도움을 받은 최초의 감독이다. 그리고 그는 최초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한 과학적 용어로 설명한 최초의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축구가 22개의 요소(선수)로 구성된 하나의 시스템이라 생각했으며 그가 주장하는 하나의 시스템은 각각 11개의 성분(선수)을 가진 2가지 하부 시스템이 합쳐진 것이었다. 이 요소들은 피치라는 한정된 지역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고 축구 규칙과 같은 제한 조건을 따르게 된다. 만약 두가지 하부 시스템이 동등하다면 결과는 무승부일 것이다. 한쪽이 더 우세하다면 그쪽의 승리로 결과가 산출될 것이다.


그러나 로바노브스키가 진정 매료된 것은 하나의 팀이 만들어내는 효율성이 선수 개개인의 효율성의 합보다 항상 크다는 것이었다. 그가 결론지은 축구는 개인이 아닌 단체에 대한 것이고 개인의 결합에 대한 것이었다.



다재다능함인가? 골사냥꾼과 파트너의 조합인가?


로바노브스키는 축구에서 '다재다능'함의 중요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 선수가 2~3개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에 적응만 해낸다면 피치 위에서 위치를 이리저리 바꿀 수 있게될 것이고 이 팀은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팀이 되버린다. 따라서 상대팀은 이 팀을 막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러한 철학 아내서 단순히 '스나이퍼' 역할만 할 수 있는 -아리고 사키가 주장하는 '수동적인'- 선수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득점 기회를 받아먹기만 하는 공격수 혹은 상대의 실책을 통해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로바노브스키에게 안드리 셰브첸코는 이상향에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 셰브첸코의 디나모 키예프 커리어 초반에는 동료 공격수인 세르히 레브로프가 셰브첸코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선수였다. 셰브첸코가 득점에 눈을 뜬 것은 더 나중의 일이었다. 밀란에서는 인자기를 위한 창조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었다. 셰브첸코는 현대적 포워드의 표준이었던 것이다.


골사냥꾼들은 파트너가 있을 때 최고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들에게는 공을 떨궈줄 수 있는 타깃맨이 필요하거나 (나이얼 퀸과 케빈 필립스 조합, 마크 헤이틀리와 앨리 맥코이스트 조합) 자신에게 공을 건네줄 수 있는 다소 처진 위치에 있는 창조자가 필요하다. (케니 달글리쉬와 이안 러시 조합, 데니스 베르캄프와 니콜라스 아넬카 조합)  결국 스트라이커 파트너쉽을 형성하기 위해서 한 명의 미드필더를 희생시켜야하고 이 때문에 팀의 유연성이 감소되고 공간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 자체도 떨어지게 된다.



무리뉴가 말하는 현대적 포워드


최고의 현대적 포워드는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디디에 드록바나 엠마뉴엘 아데바요르처럼 타깃맨이면서 뒷공간을 침투할 줄 아는 선수이고 덩치가 크면서 골스코어러의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바로 현대적 포워드이다. 현대적 포워드는 투톱 파트너가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있는 선수이어야한다.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비야는 창조자이면서 골스코어러이고 후방에서도 뛸 수 있으며 측면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 득점 기회를 만들면서 자신들에게 오는 기회를 족족 골로 연결시킨다. 창조자와 골스코어러라는 양 극단 사이에 사무엘 에토도 존재하고 페르난도 토레스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잉글랜드 축구는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조세 무리뉴도 이것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다. "나는 잉글랜드가 어린 선수들에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잉글랜드에서 성장하는 어린 선수들은 그저 하나의 포지션에 대해서만 알고 있으며 하나의 포지션에서만 뛰고 있다. 그들에게 스트라이커는 스트라이커일 뿐이고 그것이 전부이다. 내가 생각하는 축구에서 스트라이커는 단순히 스트라이커로 끝나지 않는다. 스트라이커도 결국 움직여야하는 하나의 선수이고 크로스를 올릴 줄도 알아야하며 4-4-2에서도 4-3-3에서도 3-5-2에서도 이렇게 뛰어야한다."



창조자의 과잉


다양한 능력을 동시에 갖춘 스트라이커를 원톱으로 배치하면서 감독들은 3~4명의 창조자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유동성과 전술적 유연성이 발생되었고 이 덕분에 로바노브스키가 요구했던 공간의 조절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사고방식들이 점점 발전하면서 아카데미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과잉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다양한 능력이 결합된 스트라이커(hybrid striker)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라리 스트라이커 없이 경기를 치르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4-6-0을 주장한 사람은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헤이라 감독이었고 지난 2007-2008시즌 AS로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6-0을 직접 활용하기까지했다. 최근에는 에버튼까지 4-6-0에 대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반면에 창조자들에게 공이 연결될 수 있게 공을 지켜내줄 수 있는 평범한 타깃맨에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에밀 헤스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에메 자케 감독이 1998년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스테판 기바르쉬의 공헌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다시 주목해볼만 하다.



마이클 오언은 이대로 끝나는가?


그렇다면 이제 축구계에 골사냥꾼들을 위한 자리가 있을까? 오언에게 불행한 소식은 만약 그런 자리가 있다할지언정 뉴캐슬같은 클럽에서나 그런 자리가 발생할 것이라는거다. 로바노브스키가 이끈 소련이 숨막힐듯한 압박 전술로 유로 1988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2:0으로 잡은 것을 본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시스템화된 압박을 칭송했다. 로바노브스키와 더불어 리누스 미헐스, 아리고 사키가 주장해온 하나의 시스템화된 압박은 공간을 지배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이러한 축구에서는 다양성을 갖춘 선수를 원하지 단순히 골만 넣을줄 아는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바노브스키, 사키, 미헐스가 바라는 축구는 완성하기 어려운 축구이다. 따라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팀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아할 것이다. 혹은 좋은 경기를 펼칠 능력이 있는 팀도 경기가 안풀리는 날이 있기 마련이며 필사적으로 골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간의 지배'라는 개념은 갖다버리고 공을 앞으로 질러서 데드볼 상황을 만들거나 기회를 만드는게 낫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막무가내로 공을 앞으로 보내면 리드를 유지하고 있는 팀도 당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벤치에 있는 골사냥꾼을 출전시켜 단 한 번이라도 찾아올 찬스를 제대로 살려보자는 시도를 할 수 있고 이것이 때로는 유용할지도 모른다.


물론 좋은 팀이라면 상대의 기회를 줄이고 공간을 지배하여 득점 기회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낫다. 골을 넣어서 경기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이김으로써 골을 기록하는 것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09/jan/22/the-question-jonathan-wilson-goalpoac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