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로 분류된다. 어느 축구사이트를 접속하더라도 선수들을 크게 이렇게 3종류로 구분지어 놓는다. 현대축구에서는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의 3선이 아닌 4선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같은 분류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좋지 못하다.

 

미드필더가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같이 두가지 분류로 나뉘면서 현대축구에서는 4가지 라인이 존재하게 되었다. (때로는 공격수들이 밑으로 내려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담당하기도 한다) 50년전 축구계에는 WM 포메이션 (3-2-2-3)이 유행이였고, 현대축구는 50년 전에 사용했던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3선에서 4선으로의 변화는 상대의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 사이에서 뛰는 딥라잉 포워드들이 성공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면서 시작되었다. 딥라잉 포워드의 존재로 4-4-1-1 포메이션이 만들어졌고, 윙어들이 딥라잉 포워드를 돕기위해 공격가담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포메이션은 4-2-3-1로 바뀌게 된다. 아르센 벵거감독의 아스날은 4-4-2 포메이션의 변형인 4-2-3-1을 굉장히 잘 활용했다.

 

딥 라잉 포워드는 3선을 활용하는 상대팀의 미드필더, 수비수들을 끌고 다녔다. 따라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3선을 활용하는 팀들도 4선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상대의 4-2-3-1을 그대로 따라하던가, 첼시 스타일의 4-3-3 (4-1-2-3의 효과를 냈던)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포메이션이 4선으로 변하면서 두가지 유형의 선수가 피를 봤다. 첫째로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들의 필요성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왜나하면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역할이 확실히 구분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에,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격에 치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대축구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모두 소화할 줄 아는 선수들 (미하엘 발락, 안데르손 등) 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수의 선수들이 한 번에 두 역할을 소화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가 쇠퇴하는 두번째 이유는 현대 축구에서 속도가 굉장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팀들이 역습을 주무기로 삼고 있으며, 그 역습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90분동안 경기장을 쉼없이 질주하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들이 역습 상황에서 최대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경기의 속도가 느렸던 20년전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4선으로 변하면서 피해보는 유형의 두번째 유형의 선수들은 바로 '속도가 빠르지 않은' 선수들이다. 발빠른 선수는 4-3-3, 4-2-3-1 포메이션에서 윙어로 활용될 수 있다. 빠르지않다면 공격라인에 위치하는 윙어가 되기 힘들다. 데이비드 베컴은 아주 적절한 예시이다. 4-2-3-1 포메이션에서의 데이비드 베컴의 포메이션은 홀딩 미드필더일까, 공격형 윙어일까? 데이비드 베컴에게는 전자(홀딩 미드필더)를 수행할 수비적 기술이 없다. 그러나 후자(4선에서의 윙어 역할)를 담당하기에는 발이 너무 느리다. 데이비드 베컴이 4-3-3 포메이션을 활용하던 AC 밀란에 합류했을 때 어느 누구도 베컴이 어느 위치에서 뛸 것인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는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위치에서 그다지 편해보이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중앙 미드필더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한 때 데이비드 베컴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던 적이 있지만 빠른 발을 갖추지 못한 그가 선발출전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잉글랜드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었다) 따라서 베컴은 빠른 발을 지닌 아런 레넌, 시오 월콧, 숀 라이트 필립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앞으로 포메이션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현재 우리는 4-3-3-0이라는 제로톱 형식의 포메이션을 목격하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나중에 포메이션을 구분하기 힘들어서 상대편 선수들이 대체 누구를 막아야할지 혼란스러워했던  2010년 브라질 대표팀 같은 포메이션을 목격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3/08/how-the-2000s-changed-tactics-5-back-to-four-bands-in-formations/




By Jonathan Wilson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말했듯이 축구에는 주기가 있다. 퍼거슨 감독은 클럽과 대표팀의 황금세대에 대한 주기만을 언급했지만 축구에는 포메이션과 경기 스타일에 대한 주기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던 4-4-2 포메이션은 4-2-3-1이 등장하면서 인기가 식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4-2-3-1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변화의 이유는 측면에 있다.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축구 전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중앙에 밀집하면 상대적으로 윙어들이 자유로워지고 그렇다면 측면에서 경기의 향방을 좌우하는 싸움이 벌어진다.

 

필자는 축구장 규격을 정한 사람이 굉장한 천재라고 생각한다. 이 때 정한 규격이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선수들의 체격이 이전보다 더 커졌지만 축구장 규격은 여전히 옛날 그 방식이 유효하다. 예나지금이나 경기장 규격은 100~110m 및 64~75m이고 10명의 선수로는 경기장을 꽉 채울 수 없다.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공간은 생기기 마련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멘토로 알려진 후안마 릴로는 4-2-3-1 포메이션이 선수들을 피치에 아주 고르게 배치할 수 있는 최적의 포메이션이라고 말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전진 배치된 윙어들은 4-4-2에서 노출시킬 수 있는 약점을 차단시킨다. 4-4-2 포메이션의 윙어들은 상대팀의 풀백과 직접 맞대결하지 않으나 4-2-3-1의 윙어들은 상대의 풀백과 바로 직면하기 때문에 4-4-2 포메이션은 상대팀 풀백에게 공간을 내주게 된다. (물론 경기장에 선수를 적절히 배치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사항은 압박과 패스 그리고 짜임새 있는 움직임과 같은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하다)

 

그렇지만 어떠한 포메이션이든 어느 정도의 공간은 허용할 수 밖에 없다. 사람 11명이 피치를 충분히 메꿀 순 없다. 4-2-3-1의 윙어가 상대팀 풀백과 철썩 달라붙은 채 경기를 펼친다면 동료 풀백과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4-2-3-1 포메이션이 노출하는 공간은 공략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마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한 공간이기도 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전인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호비뉴는 전반전 내내 네덜란드의 풀백 그레고리 반 더 빌 근처에서 뛰지 않았다. 아르옌 로벤은 전진해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비뉴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호비뉴는 이 경기에서의 선제골을 기록했는데 빈 공간에 홀로 위치해있다가 자신 앞에 발생한 더 넓은 공간으로 달리면서 골을 만들어냈다. 로벤은 사실상 호비뉴를 막을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4-2-3-1 시스템을 상대할 경우, 윙어가 상대 풀백과 거리를 두면 괜찮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4-2-3-1을 활용하는 팀의 윙어가 수비 가담에 소홀한 선수일 경우 더더욱 위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로벤은 단지 브라질의 풀백 미셸 바스토스를 견제하고 그를 뚫는데 집중했던 것이다. 로벤이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그렇지만 4-2-3-1의 윙어가 너무 전진해 있으면 풀백과의 공간은 무방비 상태가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상대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서 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런데 4-2-3-1 포메이션에서는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막아낼 수 있지만 4-2-3-1 포메이션은 측면에서의 약점을 노출하게 된다. 측면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던 네덜란드는 8강전에서 후반전 전술 변화를 통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담당하던 나이젤 데 용은 중앙은 물론 오른쪽 측면 공간까지 커버하기 시작했고 반 더 빌은 전반전보다 전진하는 횟수를 늘렸다. 두 선수가 호비뉴의 공간을 죽이자 호비뉴가 경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호비뉴는 전반전 로벤처럼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후반전부터는 로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로벤은 계속해서 바스토스를 시원시원하게 제쳐냈다.

 

4-2-3-1 포메이션의 등장은 드리블러의 귀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4-2-3-1은 상대 선수를 기술과 스피드를 이용해 제쳐내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르옌 로벤, 에당 아자르 같은 선수들이 날개를 다는 포메이션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윙어들은 득점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윙포워드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전방에서 드리블을 치는 것은 팀에게 해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기 마련이다. 측면을 책임지는 선수라면 적어도 상대의 풀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생각을 가져야하는데 그러지않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시즌 개막부터 오스카, 아자르, 후안 마타를 동시에 기용하며 4-2-31을 활용한 첼시는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오스카와 마타가 굉장히 부지런히 뛰는 선수임에도 측면의 빈공간을 커버할 수가 없었다. 첼시가 스리백을 사용하는 아스톤 빌라를 무참히 꺾었지만 스리백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윙백들은 첼시에게 큰 문제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스리백 포메이션에서의 윙백은 4-2-3-1이 노출하는 그 공간에서 뛰기 때문이다. 수비를 소홀히하는 호날두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문제를 가져다줄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했던 아스날도 4-2-3-1 포메이션의 문제점을 똑같이 경험했다. 아스날의 역습 상황에서 루카스 포돌스키는 큰 도움이 되는 존재지만 상대 수비수가 근접해 방어하는 경우, 수비 조직이 갖춰진 상태에서 포돌스키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포돌스키가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드문 편이다. 따라서 아스날은 왼쪽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 그 결과 맨체스터 시티는 아스날의 왼쪽을 공략한 끝에 2득점을 기록했다.

 

4-2-3-1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포메이션이 그렇듯이 장점이 있으면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약점은 있지만 새롭게 등장하면 상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다만 3년 정도가 지나면 명확한 대응책이 생기기 마련이다.

 

축구에서 완전한 것은 없다. 4-2-3-1 포메이션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가장 최적의 포메이션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다른 포메이션과 마찬가지인 포메이션이 되어버렸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sport/blog/2013/jan/15/the-question-4231-football-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