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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1 유로2016은 quality 대신 quantity를 선택했다



by Jonathan Wilson


UEFA는 대회 출전국을 늘리면서 경기의 quantity를 위해 quality를 희생했다. 웨일스와 아이슬란드의 선전만으로 지금 이 대회가 굉장히 나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만회할 수 없다. (원문은 2016년 6월 2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유로2016 대회가 마침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독일과 슬로바키아의 대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대결은 마침내 대회 수준을 만족시킨 경기였다. 그런데 그런 경기가 대회가 개막한지 2주가 지난 후에야 나왔다. 지금까지는 16개국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딱 알맞는 것처럼 보인다.


다음은 루카스 포들스키의 발언이다. "그룹 스테이지가 다소 이상해졌다. UEFA가 기존 시스템에 바보같은 짓을 해버렸다 조별 리그에서 이미 2경기를 졌지만 3번째 경기를 통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나는 그게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독일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제야 토너먼트가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다."


일부는 굉장히 독일이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포돌스키의 말이 맞다 : 유러피언 챔피언십의 포맷 변화는 약 2주간 재미없는 경기와 무의미한 축구를 양산해냈다. 대표팀 경기는 클럽 경기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출전국을 늘린 이번 결정은 클럽 경기 수준을 쫓아가려는 노력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회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반론으로 아이슬란드와 웨일스를 이야기한다. 두팀은 출전국이 늘어났기 때문에 8강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그런 언더독의 스토리가 토너먼트를 더욱 재밌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언더독의 반란만으로 2주간 우리가 지켜본 나쁜 축구를 가릴 수 없다. 교묘한 속임수, 퀄리티, 똑부러지는 아이디어가 사라진 야망없는 축구를 언더독의 반란 하나만으로 만회할 수 없다. 


월드컵과 유로가 몸집을 불릴 때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항상 반론으로 출전국 현행 유지는 강팀의 잘난 척이며 약팀도 토너먼트에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것이 건전한 제도이며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나 출전국의 실력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최대한 많은 국가의 대회 참여를 장려한다는 방침은 끝내 대회 수준의 평범함'이란 문제를 만들게 되었다.


모든 국가에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실력을 갖춘 국가라면 자연스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유로2016 지역예선을 되돌아보라. 각 그룹에서 3위를 차지한 팀들 중 5개국(터키, 아일랜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스웨덴)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경기를 보면, 이탈리아가 아일랜드와의 조 마지막 경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을 느낄 수 있다. 조직이 잘 되어있고 영리하게 축구한 헝가리는 수준낮은 축구를 보여준 오스트리아를 떨어뜨렸지만, 여전히 하나의 팀보다는 그저 개인의 모임에 그치고 있는 벨기에를 상대로 0:4 대패를 당하면서 기본적인 실력 부족을 증명했다.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두 팀을 맞대결을 펼치게 하면 약자는 기본적으로 수비를하게 된다. 약자는 반드시 수비를 해야하고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이기도 하다. 약자가 수비를 탄탄히하는 것은 경기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가장 확률높은 방법이다. 약팀이 수비를 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건 클럽 레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수비에서는 클럽과 국가대표의 퀄리티 차이가 심각하지 않으나 국가대표 레벨이 클럽 레벨과 크게 다른 것은 그 수비를 깰 수 있는 공격 구조를 클럽의 수준만큼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비는 각 팀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팀은 첫 압박을 시행한 후에 즉시 두줄 수비를 시행한다. 물론 그 두줄 사이에 추가로 한 명의 선수를 더 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적인 원칙은 수비를 우선시하는 팀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 클럽에서 뛰다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은 이런 수비적 요구사항을 비교적 빠르게 수용해낸다.


하지만 공격은 형태나 스타일 면에서 굉장히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레벨에서는 매주, 매일 동료 선수들과 끊임없이 상호간 움직임 이해를 향상시킬 수 없다. 그렇게 국가대표 레벨에서 공격은 속도가 느려지고 매끄럽지 못하게 되며 그 결과 수비 입장에서는 방어하기 쉬워진다. 즉 국가대표 레벨 경기에서는 수비가 더 쉽다. 상대방의 축구를 좌절시키려는 시도는 클럽 레벨보다 국가대표 레벨에서 더 쉽게 이행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0년간 큰 성공을 거둔 국가대표팀은 1~2개 클럽 선수들을 팀의 코어로 삼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이 딱 그런 케이스고 칠레같은 경우도 많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하나의 응집된 시스템 속에서 발을 맞춰온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3국가의 대표선수들은 클럽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은 익숙함을 플러스 효과로 누릴 수 있다.


유벤투스의 수비조직과 함께하는 안토니오 콩테의 이탈리아 역시도 역습하는 순간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콩테는 적절한 시점에 선수들이 사전에 설정된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구사하길 요구하고 있다. 또한 콩테는 역습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줄여 선수들이 보다 간결하게 판단할 수 있게하고 그 결과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요하임 뢰브도 2010년 독일이 순수하게 역습 전술을 펼치는 팀이었을 때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시도했었다. 어쨌든 지금 콩테의 효율성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습 전술의 문제는 상대가 공격을 가하는 순간에만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지역예선에서 몰타,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조였지만 10경기에서 16골만 기록했었다. 이탈리아의 최고 퍼포먼스는 벨기에와 스페인처럼 상대가 먼저 스스로 공격하는 자세를 취할 때 나올 수 있었다. 로이 호지슨은 잉글랜드가 역습 상황에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호지슨의 주장도 분명 일리가 있으나) 본선에서는 같은 조에 잉글랜드를 상대로 주도적으로 경기를 펼칠 팀은 없었다. 2014년 9월 스위스전 이후로 잉글랜드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려는 팀과 경기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경기조차도 후반전만 그런 양상이었다.


출전국간 경쟁력이 균형을 잃자 이 대회는 결국 형편없는 축구를 양산했으며 UEFA가 탈락의 위험이 줄어든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그것은 더욱 악화되었다. 스위스와 루마니아는 1:1 무승부에도 만족했으며, 슬로바키아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0:0 스코어를 위해서만 싸웠다. 또한 북아일랜드는 독일에게 0:1로 패배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유로는 세계 최고의 국가대표 대회였으나 이번 유로2016는 대회 초반부터 출전국의 정략적인 편의추구에 크게 상처를 입고 말았다. 2주간 대회를 진행했지만 남은 것은 기존 체계 출전국 수와 똑같은 16개 팀이었다. 16개국 참가 구조가 잘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경기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조가 있었고 상대를 이김으로써 이전의 실수를 단번에 만회할 수 있었다.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 있더라도 1경기 미끄러지면 바로 탈락 위기로 가는 구조였다.


우수한 팀끼리 서로 경쟁하며 좋은 경기를 펼쳐 수준높은 대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나 지금 그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jun/29/euro-2016-italy-germany-group-stage-medioc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