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은 지배력있는 경기력으로 아스날을 뭉개버렸다.

 

마시밀리나오 알레그리 감독은 평소와 같이 미드필더들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시켰다. 클라렌스 셰드로프는 다이아몬드에서 좌측에 위치했지만, 이른 시간 부상을 당하면서 우르비 에마누엘손이 투입되었다. 또한 알렉산더 네스타 대신 필리페 멕셰가 선발 출전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드디어 전문 풀백 자원 2명을 출전시킬 수 있었다. 키어런 깁스는 선발 출전은 가능했으나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토마스 로시츠키의 왼쪽 미드필더 기용은 놀라운 선택이였다.

 

예상되었듯 이 경기는 서로 성향이 다른 두 클럽간의 대결이였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했듯이 밀란은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시켜서 무자비하게 아스날을 이겨버렸다.

 

 

중원 대결

 

중원 대결은 핵심이였다. 밀란은 4명의 미드필더로 아스날의 3명의 미드필더를 상대했다. 하지만 볼 소유권의 우위를 가져간 것은 아스날이였다. 전반전 아스날의 점유율은 55%였고, 경기 전체적으로 보면 57%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바로 이 점유율의 우위가 아스날의 이 경기에서의 첫번째 문제점이였다. 아스날의 이상적인 경기 계획은 뒤로 물러나면서 수비하고, 압박을 죽여가면서 경기 속도를 느리게 가져가는 것이였다. 즉 그들이 공을 더 많이 가져가고자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의 아스날은 측면 플레이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아스날은 공을 소유했을때 느리게 경기를 진행했고, 아무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는 그들의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밀란은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했지만, 그들은 미드필드 장악을 자신들의 이점으로 이용했다. 공의 소유권을 잃었을 때 아스날이 대비한 전략은 없었다. 이런 두가지 방식의 전략이 예상되었을 것이다.

 

a) 송을 전진시켜서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자유롭게 내버려두지만, 마크 반 봄멜을 타이트하게 압박한다. 혹은 그와 유사하게

 

b) 램지가 반 봄멜을 방어하면서 송에게 보아텡을 마크시킨다. 밀란의 다이아몬드 배치에서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을 점령한다.

 

어느 전략도 먹혀들질 않았다. 어느 선수들도 자신들이 해야할 바를 몰랐고, 반 봄멜과 보아텡에게도 속수무책이였다. 아스날은 수비 상황에서 4-4-1-1과 같은 포메이션을 보였다. 양측면의 미드필더들이 내려가서 수비를 보호하고 오히려 램지는 전진수비를 했다. 하지만 아스날의 수비수들은 측면에서의 수비 가담을 필요로하지 않았다.

 

송은 밀란이 공을 잡은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보아텡을 마크했다. 하지만 아스날이 공을 점유할 때는 보아텡을 제쳐두고 전진하려했다. 그 말은 즉, 밀란에게 공을 빼았길 경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보아텡의 첫번째 득점 상황에서 보아텡은 송이 없는 본인의 원래 위치에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보이치에흐 슈체즈니가 공을 너무나도 형편없게 클리어링한 것은 보아텡의 골에 발판이 되었다. 보아텡의 득점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한 경기에서 나온 골만큼 멋진 골이였다. 보아텡은 경기장의 우측으로 치우쳐졌고, 반면 호비뉴는 왼쪽으로 치우쳐져 갔다.

 

 

폭이 넓지 못했던 아스날의 공격

 

밀란의 강점은 예상대로 중앙이였다. 아스날은 측면을 이용한 역습으로 공격전개를 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피치 위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애시당초 중앙 지향 성향이 강한 로시츠키의 투입은 아스날에게 이 전략은 고려 대상조차 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시츠키가 특별히 나쁜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중앙 지향적인 성향과 반 페르시를 향해 찔러주는 패스는 아스날의 플레이가 좁아지도록 만들었다. 밀란은 중앙이 강하기 때문에 밀란은 이렇게 되서 기뻐했을 것이다. 반 페르시는 3명의 선수에게 방어를 당했으며, 전반전에 페르시는 고립되었다.

 

후반전에 로시츠키가 멕셰를 제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 멕셰에게는 유니폼을 잡아당겨 공격을 끊어내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이 상황이 아스날이 오늘 수비를 제쳐냈던 유일한 상황이다. 즉 이 상황은 밀란이 빠른 공격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아스날이 왜 그런 전략을 선택하질 않았는지에 대해서 혼란이 생긴다.

 

램지는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잘못된 선택을 내리기도 했으며, 롱패스는 제멋대로였다. 그래도 램지는 적어도 아스날이 오늘 노렸어야했던 측면으로 대각선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시오 월콧의 활약도 좋지 못했다.

 

 

이브라히모비치





마지막으로 밀란이 우위를 가져간 것은 바로 이브라히모비치의 존재 그 자체였다. 아스날은 그에 대한 대비책이 없던 것 같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아스날의 두 센터백을 괴롭혔다. 베르마엘렌은 이브라히모비치 보다도 발이 느렸으며, 로랑 코시엘니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왼쪽 측면으로 빠질 경우에 마냥 떨어져 있었다.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이브라히모비치는 밀란의 그 어느 선수보다 중요한 패스를 시도한다. 그는 뒤로 빠져서 수비를 뚫는 패스를 선보인다. 피치 위 어느 선수들보다 많은 기회를 창출해내는 선수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왼쪽으로 빠지는 플레이는 잘 먹혀들었다. 로랑 코시엘니는 제 자리에 서있는 타입이지만, 토마스 베르마엘렌은 공격수를 상대하고자 전진을 불사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쓸 수 있는 많은 공간을 제공하게 만들었다. 세타입의 중앙 수비 파트너(베르마엘렌-코시엘니, 베르마엘렌-주루, 송-주루)를 기용했던 것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교체

 

벵거에게는 측면 공략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월콧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시킨 것은 그 점을 입증하게 만든다. 앙리를 투입하면서 투톱을 세우고, 중원은 굉장히 좁은 플레이를 하도록 만들었다. 로시츠키와 램지를 측면에 기용한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아스날의 수비 상황시 중원의 방어능력은 상승되는 것이 맞지만, 그들이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하는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는 것은 이상하게 받아들여진다.

 

월콧의 플레이도 좋지 못했지만, 중앙 지향적인 램지보다 측면을 뚫기에는 훨씬 적합한 카드였을 것이다. 반대쪽의 로시츠키는 계속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아스날은 밀란의 게임으로 진행되는 상황에 맞대결을 펼쳤다. 놀랄 수 밖에 없는 대응이였고, 과감하지 못한 선택이였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늦게나마 투입되었고, 측면을 따라 공격을 시도했다.

 

앙리는 괜찮은 선택이였다. 반 페르시가 더 이상 고립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둘은 반 페르시의 슛을 크리스티안 아비아티가 멋지게 방어하는 상황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밀란은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주었다. 보아텡이 빠지면서 암브로시니가 투입되었고, 그는 반 봄멜 옆에 위치했다. 에마누엘손은 좌측으로 노체리노는 우측 미드필더로 배치되었다. 체임벌린의 투입으로 인한 측면 공격 대처였고, 밀란은 포백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밀란은 계속해서 성공적인 방어를 보여주었다. 움직임과 역습을 결정하는 것은 그들이 부르트 포스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부르트 포스 : 뚫릴 때 까지 공격!) 그리고 오늘 보여준 이브라히모비치는 그가 충분히 1골 기록해도 될만한 수준의 모습이였다.

 

 

결론

 

이 경기는 너무나 다른 성향의 팀끼리의 경기였다. 한 측면은 강하지만 다른 측면은 약한 그런 팀끼리 펼친 경기였다. 한 팀의 강점은 다른 팀의 약점이란 말이다. 즉 한 팀은 자신들이 자신있어하는 부분에 플레이를 집중시켰다. 밀란은 중원에서의 힘을 택했고, 전체적으로 아스날을 압도했다. 원정팀 아스날은 측면을 노리질 않았다. 측면 공략은 아스날에게 경기 전략 자체에 없던 카드였던 것이다.

 

밀란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훌륭한 기술보다도 대단한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이 경기에서 단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가 있지도 않았었고,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던 순간도 있진 않았다. 단지 최전방에서 밀란이 무자비했던 경기였다.

 

오늘의 경기 결과는 아스날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다. 아스날은 밀란을 상대하기 수월한 상대라고 여겼을 것이다. 밀란이 측면에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측면을 선택하지 않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가 힘들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전에 퍼거슨 감독을 향해 '퍼거슨의 약점은 그가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세다' 라고 말했었다. 벵거의 약점은 그의 팀의 강점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2/15/milan-4-0-arsenal-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