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마드리드의 시즌 초 부진에 대하여...

Others 2018. 9. 22. 21:22 Posted by Seolskjaer



(이전시즌과 비교하여) 올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수비가 예전의 수준만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아틀레티코는 리가에서 최고로 단단한 수비를 펼치는 팀이었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의 경기당 기대실점은 0.87골로 헤타페와 더불어 1골 미만 실점할 것으로 기대되는 두팀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올시즌은 기대실점이 1.21골로 상승했다. 이는 정말 큰 상승이다. 아틀레티코의 수비가 비교적 형편없어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인데 지금부터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는지, 앞으로도 계속될만한 문제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여지껏 아틀레티코는 기꺼이 상대에게 상대 진영을 내주곤 했다. 하지만 공이 아틀레티코의 진영으로 넘어오면 굉장히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의 수비 히트맵과 올시즌의 수비 히트맵 차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올시즌, 아틀레티코의 (상대에게 결정을 강요하는) 압박 행위를 나타낸 히트맵은 지난 2017/2018시즌과 완전히 다르다.


  





어쩌면 시메오네는 현재 새로 영입된 선수들에게 자신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여전히 주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수비가 아직까지 이전만큼 못올라오는 것일 수도 있다.아래는 지난시즌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했던 정도를 90분 기준으로 시각화한 자료이다. 900분 이상 소화한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자료를 만들었다.


  


시메오네의 시스템은 아주 독특하다. 아틀레티코는 팀단위로 봤을 때, 피치 높은 지역에서 압박을 가하지 않지만 여전히 시메오네는 공격수와 윙어에게 많은 수비적인 임무를 요구한다. 윙어들과 공격수들이 자신의 진영으로 복귀하여 상대를 괴롭혀주길 바란다. 종종 윙어 1명 혹은 2명 모두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중원 싸움에 가담해주길 요구하며, 동시에 공격수 한명은 윙어가 비우는 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러한 시메오네의 시스템에 도움이 되었던 선수들의 상당수가 이적을 했다.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순위에서 상위 10위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4명이 팀을 떠났다. 사실 케빈 가메이로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시즌 막바지 벤치 옵션이었기 때문에 큰 손실이 아니라고 볼 수 있고 야닉 카라스코는 1월에 팀을 떠났기 때문에 카라스코의 이적도 수비 시스템 유지 측면에서 큰 손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미드필더이다. 가비의 빈 자리는 아직 커보인다. 비록 가비의 나이는 35세였지만, 그의 운동량은 결코 35세가 아니었다. 홀딩 자리의 전문가였던 가비의 이탈은 뼈아프다.


현재까지 3경기를 소화했는데 시메오네는 3경기에서 모두 다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활용했다. 발렌시아전에는 코케와 사울이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고 라요전에는 코케 대신 로드리가 나와 사울과 발을 맞추었다. 셀타 원정에서는 사울과 토마스가 합을 맞추었다. 상대에 맞춰 미드필더 조합을 계속 바꿔가며 시즌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시메오네가 아직 최선의 조합을 발견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월드컵이 있는 해는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이 짧고 그것이 큰 (아직 최선의 조합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어쩌면 개막 후 3주는 월드컵을 소화한 선수들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짧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수비가 계획했던대로 잘 돌아가지 않고있기 때문에 시메오네는 빠른 시일내에 선수들을 적응시켜야 한다. 지난해와 비교하여 아틀레티코는 더 많은 슈팅을 허용하고 있고 허용하는 슈팅의 위협성도 증가했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는 경기당 11.87회의 슈팅을 허용했고 허용한 슈팅의 평균 기대실점값은 0.08골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슈팅 허용횟수가 경기당 12.33회로 증가했고 각 슈팅의 평균 기대실점값은 0.1골로 상승했다. 아틀레티코의 시스템이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수비가 이전만큼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아틀레티코가 경기를 수비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그들은 종종 평범한 팀을 상대로도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펼치곤 한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의 최종 순위는 2위였지만, 기대득점 순위에서는 경기당 1.18골로 라 리가 9위에 랭크되었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의 경기당 슈팅 횟수는 10.95회였고 이보다 경기당 슈팅수가 적은 팀은 단 5팀에 불과했다. 수비의 정점을 찍었을 때도 아틀레티코는 수비적인 운영으로 스스로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다.


물론, 현재 세계에서 수비를 조직화하는데 최고인 감독은 시메오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몇년간 선수 구성이 바뀌었음에도 그는 아틀레티코를 수비에 있어서 최고의 팀으로 유지시켜왔다. 예나 지금이나 수비라인을 굳건히 지키는건 디에고 고딘일 뿐이다. 미란다는 떠났고 필리페 루이스는 첼시로 떠났가다 복귀했다. 뤼카 에르난데스, 스테판 사비치 같은 선수들이 이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었지만 시메오네가 여전히 감독으로 팀을 지휘하고 있다.


아마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다시 괜찮아질 것이다. 시메오네는 새로운 유닛과 기존 유닛간의 조합을 발견해낼 것이고 탄탄한 스쿼드를 묶어 라 리가 4강 안에 편하게 안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아틀레티코가 잘하고 있다는건 아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시메오네가 다시 팀을 빠르게 정상 궤도로 올릴 힘을 지닌 사람인걸 알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statsbomb.com/2018/09/atletico-madrids-slow-st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