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통계들이 점차 등장하고 있는데, 데이터는 공격 선수들이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 상위구단의 수입이 지난 10년사이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면서 이제 축구팬들은 세계 최고이적료 기록이 경신되는 것에 익숙해졌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겨울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구단들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으로 총 £815m($1.15bn)을 지출했다. 지난 6개월 사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 3명이 탄생했지만 여전히 골키퍼 최고 이적료는 16년 전의 값에 머물러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키퍼인 지안루이지 부폰은 이제 40세가 되었다. 트랜스퍼마크트(Transfermarkt)에 따르면, 2001년 유벤투스가 부폰을 영입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53m($66m)이다. 역대 가장 비싼 선수 200명을 나열했을 때, 이 20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는 단 3명 뿐이며 부폰이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부폰은 그의 세대에서 가장 위대한 골키퍼로 언급되는 선수이며, 역대 발롱도르 탑3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는 부폰을 포함 단 5명 뿐이다. (레프 야신, 디노 조프, 올리버 칸, 지안루이지 부폰, 마누엘 노이어) 발롱도르 역사 62년에서 골키퍼가 수상한 사례는 레프 야신이 유일하다. 공중을 나는 골키퍼의 선방은 축구에서 가장 짜릿한 장면 중 하나지만, 그들에게 붙는 가격표는 저렴하고 다른 슈퍼스타 동료들에 비해 비교적 언급되지 않는다.


골키퍼의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데이터 부족이다. 우리는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가 각각 몇골을 넣었는지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레프 야신이 몇개의 골을 막았는지 측정할 수 없으며 심지어 그가 총 몇 회의 세이브를 기록했는지도 모른다. 최근 구단과 팬들이 세련된 통계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여전히 축구의 골키퍼를 위한 데이터는 다른 종목의 수비 자원들과 비교해 부족하다.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Whoscored.com 조차도 2009년부터 골키퍼의 선방 횟수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근래 몇시즌간 양적 분석이 신뢰할만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경기 후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우리는 경기에서 발생한 주요 이벤트의 (슈팅, 패스, 태클 등...) 순간과 위치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날것의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가들은 각 선수의 대략적인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새로운 통계는 기대득점(expected goal)이다. 기대득점은 리그 평균수준의 선수가 해당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했을 때,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보여준다. 물론 이 통계는 슈팅의 위치 뿐만 아니라 슈팅 상황에서 사용한 신체 부위, 슈팅 이전의 패스 형태 등 여러 요소까지 고려한 값이다. 기대득점 통계는 경기장에서 만들어낸 득점 기회의 퀄리티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대득점을 통해서 우리는 공격수의 기량을 평가할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기대득점 통계를 통해 우리는 골키퍼의 슈팅 방어 능력까지 평가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가인 콜린 트레이너(Colin Trainor) 는 2010년 이후 소수의 골키퍼를 대상으로 '포스트-슛 기대득점(post-shot expected goals)' 란 통계를 만들었다. 포스트-슛 기대득점 역시 슈팅이 발생한 위치를 고려한 통계량이다. 지안루이지 부폰은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유럽 주요리그의 평균수준의 골키퍼들보다 맞선 슈팅의 난이도 대비 약 20% 적게 실점하고 있다. 부폰은 여전히 경이로운 골키퍼다. 부폰의 자리를 잇는 2명의 선수, 31세 마누엘 노이어와 27세 다비드 데 헤아는 지난 8시즌간 예상되는 실점 수보다 17% 적은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평균수준의 골키퍼에 비해 20% 가량의 이점을 가진다는 것은 이미 탄탄한 수비를 갖춘 팀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부폰, 노이어, 데 헤아는 각각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며 3개 구단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구단들 중 하나다. 평균적으로 이들의 선방은 리그평균 수준의 골키퍼들과 비교했을 때, 한시즌에 4~6골을 막아내는 정도다. 4~6골을 막아내는 것은 아주 유익한 기여지만, 어떻게 대략 30골을 때려박는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에 비교할 수 있을까?


필드 플레이어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골키퍼의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방법은 각 선수가 얼마나 많은 승점을 가져오는지 측정해보는 것이다. 야구와 농구에서는 이와같은 아이디어가 굉장히 익숙하다. 특히 야구는 1:1 대결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종목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각 선수는 팀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비슷하게 농구는 경기 수가 굉장히 많고 선수 교체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 선수 출전여부에 따른 변화를 계산할 수 있고 그 결과, 선수가 어느 정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야구와 농구에서는 리그 최저 수준 임금을 받는 베테랑 FA선수의 기대 퍼포먼스 대비 승점 기여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똑같은 방식을 축구에 가져오는건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다. 우선 축구에는 임금 최저선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선수의 출전 여부에 따른 퍼포먼스 측정이 어렵다. 특히 골키퍼의 경우는 더 어렵다. 각 구단의 넘버 원 골리는 리그 90% 이상의 경기를 소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쿼드 로테이션, 부상, 이적, 컵대회, 국가대표 일정 등으로 대다수 선수들은 팀원들과 다양한 조합을 구성하며 경기를 뛴다.






축구 컨설팅 회사인 <21st Club>은 선수 개인의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데 헤아와 노이어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수준의 골키퍼들의 값을 기준점으로 삼았을 때 1시즌에 승점 4점을 더 벌어온다. 두 선수가 무승부로 끝날 경기 2번을 승리로 만든다는 의미와 동등하다. <21st Club>의 모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골키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얀 오블락이다. 오블락은 1시즌에 추가승점 5점의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골키퍼가 벌어오는 승점은 최고의 공격수들의 벌어오는 승점에 미치지 못한다. 리오넬 메시는 같은 포지션의 프리미어 리그 평균수준의 선수들보다 1시즌에 승점 11.3점을 더 만들어낸다. 메시의 뒤를 잇는 선수는 메시와 함께 세계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니라 메시의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즈다. 모든 선수들의 기여도를 나열했을 때, 상위 15인 명단에서 골키퍼 최고값을 기록한 얀 오블락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유럽 상위 5개 리그의 상위 10개 구단을 대상으로 계산해본 결과, 스트라이커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수준의 스트라이커에 비해 승점 2점을 더 가져오는데 골키퍼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수준 골키퍼에 비해 승점 0.7점을 더 가져오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4차례 이적시장에서 스트라이커의 평균 가격은 €17.1m 이었다. 즉 추가적인 승점 1점을 위해 스트라이커에게 €8.5m을 지불한 것이다. 한편 골키퍼의 평균 가격은 €6.5m 이었다. 추가승점 1점을 위해 골키퍼에게 지불한 가격은 €9.4m이었다. 골키퍼가 저평가 받기 때문에 공격수에 비해 값이 덜 나가는 것이 아니다. 골키퍼는 스트라이커만큼 가치가 없기 때문에 값이 덜 나가는 것이다.


<21st Club>은 골키퍼와 필드 플레이어의 중요한 차이를 주목했다. 골키퍼는 11명 중 유일하게 공격적 이득을 주지 못하는 포지션이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킨 50명의 선수 명단에서 수비수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골키퍼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비수들은 팀의 공격 플레이에 더 많이 가담하기 시작하고 있다. 골키퍼가 어시스트를 기록한 경우는 2차례 뿐이지만, 수비수의 어시스트는 89회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태클에 소극적인 공격수조차 수비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면 공을 소유한다는 것조차도 상대의 득점 기회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압박이 유행하면서 이제 스트라이커는 공을 가진 상대 선수를 괴롭히고 있다. 


그러나 모든 통계학자들이 골키퍼에 공정한 값이 매겨지고 있다고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부폰이 7시즌 연속으로 유벤투스의 주장 자리를 맡고 있다는 사실과 골키퍼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자이자 <사커노믹스>의 공동저자인 스테판 지만스키(Stefan Szymanski) 교수는 골키퍼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선수 임금에 대한 데이터 부족으로 그의 주장이 확실한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구단은 선수의 이적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만, 임금에 대해서는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포츠 웹사이트인 스포팅 인텔리전스(Sporting Intelligence) 관계자 닉 해리스(Nick Harris)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2006년 프리미어 리그 골키퍼 평균임금은 리그 전체평균의 79% 수준이었지만, 지난시즌 골키퍼 평균임금은 리그 전체평균의 69%까지 하락했다. 더욱 늘어나는 골키퍼에 대한 평가절하는 수많은 골키퍼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는 장갑보다 축구화가 실제로  더 가치가 크다고 말한다.



출처 : https://www.economist.com/blogs/gametheory/2018/02/unrequited-glove






 



여러 선수들에게 비드를 넣는 8월은 축구 구단 입장에선 돈이 많이 들어가는 달이다. 특별하게 올해는 더 화려했다. 8월 3일, 파리 셍제르망(이후 PSG)은 바르셀로나에서 네이마르를 영입하기 위해 €222m을 지불했고 이는 종전 세계 최고 이적료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였다.


이적시장이 아직 3주 가량 남았지만 유럽 상위 5개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는 이미 이적시장에서 €3.2bn 규모의 자금을 소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여름이적시장 지출총액 €3.4bn에 약간 모자른 수준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수비수 영입에만 €179m을 지출했고 이는 47개국 방위비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스날의 감독이자 경제학 학위도 가진 아르센 벵거는 오늘날 이적시장에 대해 "신중함이 없고 이성적이지 못하다." 라고 평가했다.




 


PSG는 네이마르를 영입함으로써 5년간 €500m 규모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클럽 간의 경쟁을 경마 시장에 비유했을 때, PSG는 네이마르를 영입함으로써 챔피언스 리그 우승 가능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5% 확률에서 9% 수준으로 올렸을 뿐이다. 티켓 판매만으로 추가된 경비를 감당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네이마르 영입이 실패한 투자는 아니다. 네이마르 영입으로 PSG는 클럽의 브랜드 값을 올렸고 네이마르로 인해 스폰서가 붙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 네이마르가 앞으로 넣을 골보다 PSG에게 중요할 수 있다. 네이마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광고를 통해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하는 선수이며, 지난해 PSG의 수입 £520m 중 59%가 상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는 유럽 상위 5개 리그 구단들 중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메인스폰서이자 PSG의 유니폼을 제공하는 나이키보다 더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를 기록 중이다. 나이키와 PSG가 재협상에 나서는 상황에서 PSG는 네이마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이키는 이미 2018년부터 바르셀로나에게 €155m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물론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칙(FFP)로 인한 위험요소는 남아있다. PSG는 2014년 FFP 위반으로 벌금을 낸 적이 있고 또 다시 장부의 대차대조표 조절에 실패한다면 챔피언스 리그 진출 자체에 대한 징계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이적료는 유럽축구의 팬 베이스(fan base)가 확장됨으로 인해 급격한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축구 구단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21st Club의 주장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는 평균적인 순지출이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총 수입의 15% 부근에 머물러 있다.


구단의 수입이 계속 증가하는한 이적료 상승도 지속될 것이다. 1990년대 축구판에 큰 현금을 투입한 첫번째 요인인 중계권료 수입은 인터넷 시대로 인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무료 하이라이트로 인해 TV 생중계를 보는 영국 시청자 수는 감소했다. 미디어 평론가인 자크 풀러(Zach Fuller)는 자석처럼 스폰서를 끌어오는 네이마르 같은 선수 영입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청자는 (자국보다) 다른 곳에서 더 탄탄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약 1억명의 인구가 빅경기를 시청한다. 지난 4시즌 중 2시즌간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했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유명한 팀이며 4년간 3차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약 네이마르가 상대 수비 자물쇠를 풀어내듯 새로운 시장을 연다면, PSG는 이기는 승부에 베팅한 것이 된다.



출처 : https://www.economist.com/news/finance-and-economics/21726098-share-clubs-revenues-highest-transfer-fees-have-been-fairly-constant


 




by Ryan O'Hanlon


아스날 최고의 플레이어 2명이 -알렉시스 산체스 & 메수트 외질-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아스날은 두 선수를 (구매 의사를 보이는 구단이 있으나) 판매하지 않기로 혹은 두 선수를 시장에서 (구매 의사를 보이는 구단이 없어) 판매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프리미어 리그 시즌은 시작되었고 이제 두 선수는 계약이 만료되는 시즌에 돌입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산체스의 상황에 대해서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재정적 관점에서 우리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으로 계약이 끝나는 외질과 산체스와 달리 최소 2020년까지 現 구단과 계약이 되어있는 선수들 -비르질 반 다이크, 나비 케이타, 필리페 쿠티뉴, 우스만 뎀벨레- 도 소속팀을 떠나고 싶어한다. 사우스햄턴의 반 다이크, RB 라이프치히의 케이타가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리버풀 이적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리버풀은 두 선수 영입을 위해 각 £60m 규모의 오퍼를 했지만 이 제안은 거절당했다. 


PSG의 네이마르 영입 이후 발생한 첫번째 여진이 리버풀을 향했다. 지금 쿠티뉴는 리버풀을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하고 싶다. 바르셀로나는 잉글랜드 구단보다 재정적인 부분에서 여유로운 몇 안되는 구단이다. 바르셀로나는 쿠티뉴 영입을 위해 £90m 을 제안했으나 리버풀은 이를 거절했다. (쿠티뉴가 이적요청을 했다지만, 그것은 구단을 떠나고자 하는 공개적인 의사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우스만 뎀벨레도 도르트문트를 떠나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한다. 바르셀로나는 £90m 을 제안했지만 도르트문트 역시 이를 거절했고 뎀벨레에게 징계를 내렸다.


지금 간절히 구단을 떠나고자 하는 선수들 모두가 왜 장기 계약(long-term deal)을 체결했던 것일까?


여러 구단의 컨설팅을 담당하는 21st Club의 오마르 차우드후리(Omar Chaudhuri) 는 이렇게 말한다. "선수들은 여전히 계약의 미래보장성을 극도로 중요시 합니다. 심지어 선수 본인이 협상에서 상당히 유리한 입장일 때도 말이죠. 이는 손실 회피(loss-aversion) 경향을 보이는 겁니다. 좋은 퍼포먼스 이후 (현 구단 혹은 새로운 구단에서) 향상된 제안을 받을 가능성보다 슬럼프 이후 나쁜 계약을 제시받는 가능성을 더 두려워 합니다."


선수가 現 구단을 떠나고자 할 때, 구단을 떠나고자 하는 선수의 애원에 대해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렇게 떠나고 싶다면, 지금 계약에 서명을 하지 말았어야지." 


그리고 미래에 선수들은 그렇게 장기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축구에서 자유 행동권(FA, free agency) 은 1995년 12월 15일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선수와 구단의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구단은 선수를 통제할 수 있었다. 196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선수 계약 시스템은 <The Telegraph>가 표현한 것처럼 "축구판 노예제도" 에 가까웠다. 선수는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원소속 구단의 동의없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원소속 구단이 (계약이 만료된 선수의) 타구단 이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 선수와 반드시 계약을 해야한다는 규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선수에게 임금을 지불할 필요도 없었다. 또 구단은 다른 사람이 선수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제도가 구단에게 선수의 커리어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 것이다.


1963년 뉴캐슬의 미드필더였던 조지 이스트햄(George Eastham)은 영국 법원에서 이러한 제도의 적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힘의 균형은 노동자(선수)를 향해 조금 움직였지만 움직임의 정도는 결코 크지 않았다. 이제 계약 만료 선수의 이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구단은 선수와 반드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만 했다. 선수는 적어도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소속 구단을 옮길 수 없었다.


이후 보스만룰이 등장했다. 


1990년 RFC 리에주(RFC Liege) 소속 미드필더인 장 마르크 보스만(Jean-Marc Bosman)은 리에주와 계약된 마지막 시즌을 소화하고 있었고 프랑스의 덩케르크(Dunkirk)로 이적하고자 했다. 하지만 덩케르크는 리에주가 요구하는 금액을 맞춰줄 수 없었다. 따라서 협상은 결렬되어 리에주는 보스만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았고 임금을 75% 수준으로 깎았으며 보스만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보스만은 리에주가 제시한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고 장-루이 듀퐁(Jean-Louis Dupont) 변호사를 선임해 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갔다. 1995년 유럽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는 보스만의 손을 들어줬고 이제 선수는 계약이 만료되는 순간, 이적료 없이 구단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보스만 판결로 인해, 당시 유럽 구단들은 이적료로 발생하는 주요 수입이 급감할 것이라 우려했다. 만약 계약이 만료된 선수가 본인이 원하는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선수가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선수 영입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짐작건대 선수의 연봉에 더 많은 돈이 투입될 것이다. 

 

하지만 FA로 이적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올여름에만 선수 영입에 이미 1억 유로 이상을 지출했고 최근에 FA로 풀린 거물급 선수들은 미하엘 발락, 안드레아 피를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정도 뿐이다. 구단은 선수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그를 판매하거나, 계약 기간이 넉넉할수록 이적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판단하여 선수와 먼저 재계약에 합의한다.

 

보스만 규정은 현대 축구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 중 하나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은 자신의 <Leading> 이란 책에서 보스만 판결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유럽재판소가 계약만료 선수에 대해 이적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을 내리자 난리가 났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생긴 것이다."

 

보스만 규정으로 인해 선수의 권한 뿐만 아니라 연봉까지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했다. 하지만 20년 전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수준만큼으로 현재 자유로운 구단 이동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아직 축구에선 자유 행동권(free agency) 이 제대로 시작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그런 조짐을 보이는 시기라면, 가까운 미래에 선수의 자유 행동권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오늘날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게 단기 계약의 리스크는 이전만큼 크지 않다.

 

TV 중계권료의 상승으로 유럽 상위레벨에 속한 리그 구단들의 수입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40m 이적료를 기록하며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브라질의 미드필더 파울리뉴는 중국으로 떠나기 이전에 토트넘 핫스퍼에서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스퍼스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프리미어 리그 잔류에 힘쓰는 스완지로 이적한 길피 시구르드손 역시 에버튼이 €49m 을 지불하며 데려갔다. 파울리뉴는 29세고 시구르드손은 27세다. 구단의 수입 상승으로 선수에게 실수를 만회할 길이 열린 것이다. 몇시즌에 걸쳐 부진하더라도 누군가 충분한 돈을 가지고 2,3번째 혹은 4번째 기회를 줄 것이다.

 

이제는 선수들이 단기 계약을 체결할 시점이 왔다.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에겐 단기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활약하는 것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전략입니다. 선수의 계약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계약만료 시점까지 뛰고 나갈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구단의 입장에서 선수의 가치는 줄어들게 됩니다. 이적료를 최소화시키면서 동시에 축구 선수로서 자신의 전반적 가치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려면, 선수 스스로가 높은 임금과 차후 계약 협상에서 충분한 보상을 (실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야 합니다."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을 고객으로 하는 스포츠 변호사 제이크 코헨(Jake Cohen)이 말했다. 


단기 계약은 스스로에 대해 도박을 거는 것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계약이 종료된다면, 그 선수는 아주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5년 계약이 아니라 2년 계약을 체결한 후 부상에 시달리거나,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경기 출전 시간에 문제가 생긴다면 기존의 장기 계약이 제공해주는 수준의 안정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어서 코헨은 이렇게 말한다. "단기 계약과 관련된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최적의 방법은 장기 계약에 NBA처럼 옵트-아웃(opt-out) 조항을 삽입하는 것 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계약은 선수들에게 재정적인 미래보장을 제공합니다."


cf) 옵트 아웃(opt-out) : 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르브론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복귀할 때, 2년 계약 및 2번째 해에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에 합의했다. 그는 옵트-아웃 조항을 행사했고 그 이후에도 옵트-아웃 조항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지난해 여름 3년 계약에 합의한 르브론 제임스는 또 다시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그리고 내년에도 옵트-아웃 조항을 사용할 것이라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2년 계약에 합의한 케빈 듀란트 역시 올 여름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가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처럼 행동을 할 순 없는걸까?


물론 지금 언급한 선수들은 각각 농구와 축구계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협상과정에서 선수에게 우호적인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인물이고 이들이 재계약을 맺을 때마다 스포츠의 균형점이 다시 맞춰진다. 하지만 슈퍼스타가 아닌 선수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희망한다면 (옵트-아웃이 없을 때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에 만족하는 계약에 합의해야할 것이다.

 

NBA에서는 평균 이상의 스타인 J.J.레딕(J.J.Redick)은 1년에 $23m 을 받는 계약에 합의했고 이는 지난시즌 레딕이 받았던 연봉의 3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1년 계약으로 레딕은 미래에 대한 유동성까지 남겼다. 아직 기량이 완벽하게 증명되지 못한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Kentavious Caldwell-Pope) 역시 1년 계약에 연봉 $17.5m을 받으며 이는 칼드웰-포프가 신인 계약으로 받는 모든 금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1년 계약으로 포프 역시 내년 여름에 더 높은 금액 & 더 장기적인 계약을 성사시킬 퍼포먼스 발판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축구에선 이러한 유형의 계약이 아직까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이는 선수들의 힘을 되찾아올 방법일 수 있다.

 

쿠티뉴, 케이타, 뎀벨레, 반 다이크 같은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은 바로 아주 분명한 방출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바이아웃 조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PSG가 네이마르를 구매한 이적처럼, 이 조항에 대한 금액은 일반적으로 선수를 구매하는 구단에서 부담한다. 하지만 잉글랜드 혹은 다른 국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던 바이아웃 조항은 스페인의 바이아웃 조항과 동일하지 않다. 스페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바이아웃 조항의 의미는 보통  "만약 구단이 특정 금액을 뛰어넘는 비드를 제시받으면, 구단은 선수 판매에 대한 협상에 임할 것이다" 라는 단순한 선의(good faith clauses)의 조항일 뿐이다. 따라서 바이아웃 조항은 철저한 법적인 검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스날은 수아레즈의 바이아웃으로 추정되는 £40m보다 £1를 더 제시했으나 수아레즈는 바르셀로나로 떠나기 이전에 리버풀에서 1시즌을 더 소화해야 했다.

 

선수들은 계약에 명시된 금액을 초과하는 비드가 제시될 경우, (금액을 제시한 구단이) 어느 구단이든간에 개인 협상을 돌입할 수 있는 자동적인 방출 조항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계산도 변화무쌍한 시장으로 인해 예측이 어렵다. 반 다이크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2년 전, 잉글랜드의 사우스햄턴은 스코틀랜드의 셀틱에게 €16m을 지불하며 비교적 덜 유명한 센터백인 반 다이크를 데려왔다. 그리고 반 다이크는 사우스햄턴과 최초 계약에 합의했다. 성공적인 첫번째 시즌을 소화한 이후, 지난해 반 다이크는 사우스햄턴과 6년 계약에 합의했다. 반 다이크는 새로운 계약에 협상할 당시 방출 조항에 대해 조율할 수 있었지만, 방출 조항을 삽입할 경우 그로인해 (방출조항을 삽입하지 않았을 때보다) 조금 낮아진 연봉을 감수해야했다. 더 높은 금액의 방출 조항이라면 반 다이크는 새로운 구단과 더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텐데, 1년 후에 어느 한 팀이 자신에게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를 제시할 것이란걸 반 다이크가 어찌 알 수 있을까? 만약 반 다이크가 사우스햄턴과의 최초 계약에서 2년 계약에 서명했다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 없이 구단을 선택할 수 있었고 기존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스트햄과 보스만의 사례에서 볼 수 있었듯이, 선수 개인의 이적과 관련된 금액으로 노동 시장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한다. 법정 판결까지 이뤄진 2가지 사건(이스트햄, 보스만)은 선수 계약 체계가 응당 갖추고 있어야할 형태에 가까워지도록 만들었지만, 이번 여름을 겪어보니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이적료가 존재하는한 문제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 최고의 선수들은 이적료를 지불할 수 있는 소수의 구단으로만 이동할 수 있고 에이전트는 이적료 일부를 자신의 주머니로 넣기위해 선수에게 계속해서 이적할 것을 장려한다. 선수들은 이적료로 인해 더 적은 돈을 받게 된다. 축구 선수로서 지내는 삶은 짧기 때문에 선수들은 벌 수 있을 때 가능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ringer.com/2017/8/17/16160308/summer-transfers-short-contracts-philippe-coutinho-ousmane-dembele



 

 


by Tim Wigmore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려면 같은 무기로 싸워서는 안 됩니다. 만약 동등한 무기를 가지고 싸운다면, 다윗은 결투에서 필히 패배할 것입니다. 따라서 다윗은 다윗에게 맞는 무기가 필요하고 이 관점은 브렌트포드가 공유하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서런던에 위치한 저지 로드(Jersey Road) 훈련장 사무실에서 만난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 라스무스 안케르센(Rasmus Ankersen) 은 현대 축구에서 언더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펼치기 시작했다 : 바로 두뇌를 이용하는 것.


"현실적으로 브렌트포드는 지출 싸움에서 다른 구단을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남들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구단과 어떻게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란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축구계 시스템 속에서 '비효율적인 부분, 그런 부분들을 수정하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년 전, 매튜 벤험(Matthew Benham) 은 브렌트포드 구단을 인수한다. 프로 도박사로 현재 베팅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는 벤험은 숫자가 인간의 직관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는 브렌트포드에서 똑같이 자신의 믿음을 증명해내고자 한다. 그는 최첨단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구단을 바꾸고 있다. 2013/2014시즌 벤험이 인수하기 전 잉글랜드 리그 1에서 9위를 하고있던 브렌트포드는 2014/2015시즌 챔피언십 5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이는 무려 62년만에 브렌트포드가 리그 1으로 강등당하지 않고 잉글랜드 2부에서 온전히 1시즌을 보낸 것이다. 


포니테일 머리를 한 덴마크인 안케르센은 2년 전 고용되었다. 안케르센이 합류한 이후, 브렌트포드는 지난 2시즌간 챔피언십에서 9위와 10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십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확립하고 있다.


그동안 메튜 벤험이 소유한 덴마크 리그 소속구단 FC 미트윌란의 성과는 벤험이 브렌트포드에서 시도하는 방법론을 옹호하기 위해 자주 언급되었다. 미트윌란은 2015년 처음으로 덴마크 수페르리가에서 우승을 했고 지난해에는 유로파 리그 32강까지 진출해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하기까지 했다.


남들이 하는걸 똑같이 따라한다면 언더독이 승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열세에 놓인 쪽이 우세에 놓인 쪽과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면 5번 중 4번은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색다른 방법으로 싸운다면 언더독은 5번 중 3번을 승리할 수 있다. 브렌트포드는 예산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위해선 반드시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벤험 역시 어떠한 경우에도 자립이 가능한 구단 운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FFP 제도는 브렌트포드의 지출을 제약하는 제도로1946/1947 시즌 이후 1부 리그를 진입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지난해 브렌트포드는 2가지 성과를 올렸는데 그 결과는 딱히 유쾌하지 못했다. 브렌트포드는 잉글랜드 U-16 대표팀 선수인 이안 카를로 포베다(Ian Carlo Poveda)를 육성했으나 단 2년만에 맨체스터 시티로 보내야만 했다. 몇달 후에는 잉글랜드 U-17세 대표팀 선수인 조슈아 보휘(Josh Bohui)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보냈다. 두 선수를 잉글랜드에서 손꼽히는 거대 구단으로 보냈지만, 브렌트포드가 받은 금액은 선수 1명당 보상금 £30k가 전부였다. 17세 생일을 맞이하지 못한 선수들은 프로 계약을 맺을 수 없고 브렌트포드는 8~16세 선수들을 노리는 거대 구단의 자금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굉장히 불공정한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전략을 펼칠 수 없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경쟁하기에는 들어가는 비용이 쎄고 유소년 선수에 대한 보상금은 너무나 적습니다. 그 정도 금액으로는 선수를 육성하는데 들어가는 돈을 전혀 커버해주지 못하죠."


브렌트포드는 아카데미 운영을 유지하는데 매년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보조금 £500k와 구단 자체의 투자비용 £1.5m을 소비한다. 지난해 2명의 선수가 맨체스터로 떠나기 이전부터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 안케르센과 로버트 로완(Robert Rowan)은 아카데미가 값어치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프로팀 아카데미가 그러하듯이, 대다수 선수들은 1군으로 쉽사리 치고나오지 못한다. 게다가 브렌트포드는 상위 팀에게 최고의 선수를 뺏기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뚫고 올라와 브렌트포드에서 뛰는 선수는 브렌트포드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어린 선수가 아닌 셈이다. "아카데미 모델이 잘 돌아가는 구단도 있지만, 브렌트포드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닙니다." 로완이 말한다.


26세 로완은 프로 선수 경력이 없다. 스텐하우스뮤어(Stenhousemuir)와 셀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로완이 브렌트포드로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스포츠계의 오랜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모두가 아카데미 육성이 옳다고, 따라야만 하는 모델이라고 주장한다해서 그대로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단의 필요에 따라 구단을 운영해야 합니다. 10년간 브렌트포드가 아카데미에 투자한 금액이 £15m입니다. 이 돈을 1군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면, 어쩌면 브렌트포드가 지금 프리미어 리그에 있었을지도 모르죠."


브렌트포드는 아카데미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여 완전히 아카데미를 폐쇄했다. 물론 아카데미 폐쇄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보조금을 수령하지 못하지만, 이제 구단 자체적으로 투자하던 비용 £1.5m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남들과 똑같이 전략을 취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남들과 무엇을 다르게 시도할 수 있을까요? 또 시스템 속에서 무엇이 비효율적인지 알아보고자 했는데 우리는 그 비효율성이 "선수 영입"이라 생각했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아카데미에서 방출되는 선수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들은 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구단들은 그 선수를 버립니다. 우리는 그들을 '버려진 자' 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그들을 데려오고자 합니다."


아카데미를 포기하면서 연간 £1.5m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고 브렌트포드 구단은 아주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17세부터 20대 초반까지 연령으로 구성된 브렌트포드 B팀이 지난 여름에 구성되었고 브렌트포드 B팀은 2가지 유형의 타깃을 영입하고 있다 : 첫째는 다른 잉글랜드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 즉 '버려진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또 다른 타깃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브렌트포드를 잉글랜드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한다.


우선 버려진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브렌트포드가 아카데미를 운영할 때, 런던에 위치한 구단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브렌트포드 아카데미에서 육성하는 선수들은 (런던의 접근성이 좋아)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구단들 눈에 더 잘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구단에서 방출된 아카데미 선수들을 영입할 때는 반대로 브렌트포드가 런던을 연고로하는 구단이라는 점이 어드벤티지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여름 브렌트포드는 아스날에서 레프트백 일리아스 차치디오도리디스(IIias Chatzitheodoridis)를 영입했다.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구단을 우리의 적으로 보지않고 협력 파트너로 간주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빅클럽에게 방출 선수에 대해 작게나마 이적료를 지불하거나 재판매시 이적료의 일정부분 지급을 약속함으로써 빅클럽이 자신들의 잉여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3월, 브렌트포드 B팀은 맨체스터 시티 U-18팀 소속이었던 조 하디(Joe Hardy)를 영입했다. 안케르센은 "하디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1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브렌트포드에서는 1군 무대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고 말했다.


어쩌면 합당하지 못한 이유에서 방출당한 선수를 브렌트포드가 낚아챌 가능성도 있다. 2015년, 프리미어 리그 구단 아카데미에 소속된 전체 선수들 중 45%가 9~11월생이었다. 수많은 구단이 (9~11월생보다 더 빨리 태어나) 나이가 들고 발육 상태가 더 좋은 선수를 (상대적으로) 어리고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보다 선호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예를 들면, '21세까지는 어떤 능력을 보여줘야해' 식의 한도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선수의 나이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재능있는 선수라면, 언젠가 그 재능이 발현될 것 입니다." 로완이 말한다.

 

브렌트포드의 B팀 운영은 해외 선수들에게도 매력적이며 실제로 브렌트포드 B팀 스쿼드에는 덴마크와 그리스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2016/2017시즌 B팀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선수의 수는 총 4명이었다. 지난 10년간 브렌트포드가 1시즌에 4명 이상 홈그로운 선수를 1군에 데뷔시킨 적이 없었다. B팀은 리저브팀이라기보단 1군과 평행선들 달리는 팀으로 취급받고 있다. B팀 선수가 1군과 함께 훈련을 소화한 횟수의 총합은 지난시즌 395회였다.

 

다가오는 시즌, 브렌트포드는 B팀을 1군만큼 혹독하게 훈련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B팀에서 1군으로 승격하여 1주일 사이 3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챔피언십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아주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고 로완이 말한다.

 

지금의 구조로 인해 브렌트포드는 계획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 로완의 사무실 화이트보드에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서 22명씩 선수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다. 이들 모두가 올 여름 브렌트포드 B팀이 노리는 타깃이다. 여기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 소속의 선수까지 포함되어 있다.

 

B팀 선수에게는 보통 3년 계약을 제시하고 다음해에 1군에 공석이 생길만한 포지션은 B팀의 보강 우선순위가 된다. 현재 브렌트포드에는 스트라이커가 필요하기 때문에 로완은 이적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트라이커를 물색하고 있다. 이말은 즉, 브렌트포드 스카우트팀이 1군에는 부족하지만 B팀에서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고 B팀에서 발전할 수 있는 선수를 선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새로운 영입 전략을 통해 소규모 구단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안케르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난한 구단은 부자 구단보다 뛰어난 재능을 더 잘 만들어냅니다. 가난한 구단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우스햄턴은 아주 뛰어난 아카데미지만 어떻게 가레스 베일, 아담 랄라나 같은 선수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줄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사우스햄턴이란 구단이 직접 관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선수들을 뛰게 해야만하고 그 결과 선수들은 기량이 만개하게 됩니다."

 

"어린 선수들의 미래는 어찌될지 모르는 법입니다. 인내심으로 줄 수 있는 최대 한도가 35경기라면, 35경기 내에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도 있지만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데 35경기가 모자란 선수들도 분명 있습니다. 만약 다른 선수를 선택할 방법이 없다면 어린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라면 그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크리스 앤더슨, 데이비드 샐리가 출판한 <The Numbers Game : Why Everything You Know About Football Is Wrong ; 한국출판 -지금껏 축구는 왜 오류투성일까?> 책에서 혁신은 결코 부자 구단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필요에 의해 혁신이 이루어지고 즉 혁신은 가난한 구단이 만들어낸다는 것이 두 사람의 주장이다.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아주 소규모 예산 밖에 운영할 수 없는 브렌트포드는 부자 구단들과 똑같은 싸움을 펼쳐선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지난시즌 아스톤 빌라는 브렌트포드가 127년간 사용한 이적료보다 더 많은 돈을 썼지만, 브렌트포드의 순위보다 3계단이나 낮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을 해내야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리보다 큰 규모의 구단을 꺾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들과 어떻게 다른 행동을 취할지, 어떻게 리스크를 가져갈지를 의식하고 의도적인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이적시장에서 브렌트포드는 기민하게 움직이는 주식 투자자의 행동을 모방한다. 데이터와 분석적인 사고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가격이 싼 매물을 영입하여 선수의 가격이 비싸질 때 그를 판매한다. 즉 브렌트포드는 젊은 선수, 잉글랜드만큼 선수 가격이 인플레이션 되어있지 않은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수가 정점에 있을 때, 혹은 이제 슬슬 정점에 도달하려는 선수를 구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젊은 선수단을 갖췄고 이것은 우리 구단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굶주린 선수들, 열정이 넘치는 선수들, 그리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브렌트포드만의 철학에 개방적인 태도를 지닌 선수를 원합니다."

Opta 스포츠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시즌 브렌트포드 선발 라인업의 평균 연령은 24세 139일이고 이는 챔피언십에서 2번째로 어린 수준이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만을 추구하는 방침으로 인해 장기적 관점과 단기적 관점 속에서 자연스레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안케르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감독이 2년 전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29세 선수 영입을 요청합니다. 물론 그 선수는 지금 즉시 팀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매 가격은 어떻습니까? 그 선수의 가격이 더 올라서 우리 구단에 이득이 될 수 있을까요? (선수 영입 이전에)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이유이며 우리는 선수의 재판매 가격을 고려해 선수를 영입해야만 합니다."


일반적으로 잉글랜드가 아닌 대륙에서 최고의 가격 대비 효용성을 찾을 수 있다. 


"유럽에는 금액 대비 상당한 효용성을 보여주는 리그들이 있습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아주 아주(very,very) 인플레이션 되어있죠." 브렌트포드는 리그 2(League Two)에서 뛰고있는 경험이 부족하고 젊은 잉글랜드 선수 2명을 영입하려 했는데 2명을 영입하는데 필요한 금액이 무려 £2m 이었다.


브렌트포드는 저평가 받는 재능을 선별하기 위해 특별한 장치를 사용한다. 이들은 전세계 구단 퀄리티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통계 모델을 적용해 선수를 평가한다. 


"(전세계 모든 구단의 상대적 순위를 선정하는데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질문은 '모두가 같은 리그일 때, 순위표에 어떻게 나열될 것인가?' 입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는 브렌트포드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팀을 파악합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이제 다음 목표는 브렌트포드보다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팀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안케르센은 FC 미트윌란의 사례를 언급한다. 미트윌란은 덴마크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전, 독일 2부에서 활약하고 있던 팀 스파브(Tim Sparv)를 영입한다. 만약 스파브가 덴마크 리그에서의 강팀에서 뛰고 있었다면 미트윌란은 그를 영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데이터는 누구를 데려오라고 정확히 골라주진 못하지만, 어느 리그를 관찰해야 하는지는 알려줄 수 있다.


브렌트포드는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남다른 방식을 또 하나 사용한다. 구단주인 매튜 벤험은 <Smartodds> 란 회사를 운영하고 이 회사는 도박사들에게 통계 연구를 제공한다. 브렌트포드는 이 자료마저 활용한다.


지난 1월 브렌트포드 B팀은 스웨덴 출신인 18세 윙어 헨릭 요한슨(Henrik Johansson) 을 영입하는 과정에 <Smartodds>의 분석을 활용했다. 또 다른 풋볼 디렉터인 로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전에 근무했던 구단과 달리 브렌트포드는 의사결정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확신을 가진 채 스카우팅을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질수록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우리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브렌트포드의 방법론을 숫자를 기반으로 설명했지만, 브렌트포드가 인간의 직관을 활용한 평가, 스카우팅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데이터는 선수 영입에 있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제가 브렌트포드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후, 데이터 없이 영입한 선수는 단 1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주 전통적인 방식의 스카우팅을 제외하고 영입한 선수 역시 없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구단은 영입과정에서 선수의 성격까지 분석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라면, 새로운 생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브렌트포드는 1군 선수를 영입하기에 앞서 보통 25개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B팀이 영입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10개 정도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선수 영입 이전에 코칭 스태프, 스카우팅 부서, 풋볼 디렉터 사이의 의견 조율이 이루어진다.


브렌트포드가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의견 일치를 추구하지만, 의견이 일치한다고 반드시 그 영입이 성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영입 과정에서 항상 정확한 판단을 추구한다기보다 잘못된 영입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추구합니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든 리스크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채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훌륭한 주식 투자자처럼 브렌트포드는 비싸게 팔 수 있을 때, 선수를 판매한다. 감성적인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1월 2014년 로치데일에 £750k를 지불하고 영입했던 스콧 호건(Scott Hogan)을 아스톤 빌라에 판매했고 이적료는 무려 £15m이었다. 지난 2년 사이 브렌트포드는 1월에 주요 선수를 판매했다. 프리미어 리그로의 승격의 가능성이 희박하고 리그 1으로의 강등 가능성 역시 희박할 경우 잔여 시즌은 새로운 선수를 기용할 시기라 판단한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리그 테이블로 구단의 성과를 판단하지 않는다. 이들은 xG 모델을 적용한 "정당성 테이블(table of justice)' 을 만들어 성과를 판단한다. 농구는 양팀 통합 200점이 나는 스포츠지만, 축구는 평균 2.7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축구는 득점이 적게 나오는 스포츠이고 '행운'이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The Numbers Game>이란 책에서 말했듯이, 농구는 강팀이 이길 확률이 80% 지만, 축구는 65% 밖에 되지 않는다.


브렌트포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들의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고, 축구에 내재된 우연성으로 인해 분석이 틀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퍼포먼스를 평가할 때, 우리는 리그 테이블에서의 순위보다 메트릭(metrics)을 활용한 결과들을 참고합니다. 우리만의 분석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줍니다. 퍼포먼스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축구가 저득점 스포츠라는 것에 기인한) 우연성으로 발생하는 성적의 굴곡에 과민반응하지 않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한다.


'정당성 테이블'을 브렌트포브다 변명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15년에 브렌트포드는 챔피언십에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구단은 마크 워버튼(Mark Warburton) 감독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메트릭(metrics)에 적용해본 결과 순위가 실제 퍼포먼스에 비해 좋게 나왔고 구단은 5위란 최종 순위가 행운 섞인 결과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워버튼은 구단의 여러 주요 인물들 중에서 애널리틱스를 탐탁치 않게 여긴 인물이기도 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상위 4개 리그(92개 구단)에서 경질된 감독의 숫자는 총 73명이었다. 안케르센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경질 러쉬(rush)는 과민반응하는 것이다. 또한 경질된 감독에 대한 보상금은 (성적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결코 좋은 용도로 쓰이는 현금이 아니다. 


"축구계는 복잡한 문제에서 감독 경질이란 쉬운 해결책만 항상 원하고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2015년 11월에 브렌트포드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 딘 스미스(Dean Smith)는 이미 챔피언십 최장수 감독이다. 스미스가 담당하는 직책의 공식적 명칭은 매니저(manager)가 아닌 헤드 코치(head coach)다. 여기서부터 브렌트포드가 스미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안케르센은 수많은 구단이 감독에게 너무나 많은 권력을 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안케르센은 브렌트포드의 운영 모델을 시계에 비유한다. 우선 (매일매일 전략을 수립하는) 헤드 코치는 초침을 담당한다. (이적시장에 포커스를 두고 구단의 플랜 연속성을 체크하는) 풋볼 디렉터와 통계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필 자일스(Phil Giles)는 분침,(장기적인 전략, 구단 운영의 목표를 설정하는) 구단주 벤험을 포함한 보드진은 시침을 담당한다. 


"감독에게 매니저 권한을 부여하는 대다수 구단은 그 때 그 때에 맞춰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주장한다.


브렌트포드에서 스미스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 구단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스미스는 그저 자신에게 부여된 일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에만 확실히 책임을 지면 된다. 아마 다른 구단이었다면 이외의 사항들까지 신경써야 했을 것이다. 이는 스미스 본인이 단지 헤드 코치란 제한된 역할을 수행하는걸 동의했기 때문에 임명이 가능했던 것이다. 


"구단의 운영 철학은 유지한 상태로 그 운영 철학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감독을 물색합니다. 우리는 딘에 대해서 가능한 많은 것들을 조사하고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구단 운영을 위한) 완벽한 공식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는 구단이 요구하는 방침을 실행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구단이 요구하는 방침을 달성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색깔만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고 그래서 그가 우리 팀의 헤드 코치인 것이죠."


브렌트포드는 구단 운영 뿐만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남들과 다름을 추구한다. 안케르센은 축구의 '비효율성'을 찾아내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어 보였다. 안케르센이 언급한 것은 세트-피스였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세트-피스 골과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골을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골은 로맨스지만, 세트-피스 골은 엉터리 골 취급을 하죠." 브렌트포드 전체 득점의 1/3이 세트-피스 골임에도 불구하고 훈련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안케르센에겐 상당히 실망스러운 점이었다.


"매출의 35%를 창출해내는 분야에 업무시간의 단 10%만 투자하는 회사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축구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안케르센은 세트-피스에 집중하는 것은 상당한 효율성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브렌트포드에는 세트-피스 전담 코치가 있다. 세트-피스 키커를 위한 코치를 고용했고 지난 여름에는 심지어 스로인 코치까지 고용했다. 안케르센은 NFL처럼 굉장히 다양한 스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코치진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렌트포드가 참고하고 있으며 구단주인 매튜 벤험 소유의 또 다른 구단, FC 미트윌란은 2015년 덴마크 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전체 득점의 50%를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냈다. 또 지난시즌에는 스로인 상황에서만 무려 9골을 넣었다.


"이는 상당한 수치이며 보다 효율적인 축구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입니다. £10m짜리 공격수를 구매할 돈이 없다면, 골을 넣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세트-피스와 스로인 공격을 강조하는 것은 팀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선수를 판매하는 입장에서 선수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세트-피스에서 4골을 더 넣어줄 센터백이라면, 그 선수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됩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다른 통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안케르센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브렌트포드는 일반적으로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빨리 교체 카드를 꺼내는 것이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축구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하고 데이터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수많은 의문 사항에 대해서 데이터 분석가들이 대답을 해줍니다. 하지만 (축구계) 어느 누구도 기존의 관습적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알고 싶으나 현재 알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십시오. 그 의문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주장하는 바는 분명하다 : 축구는 변하고 있고, 구단은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축구는 상당히 발전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앞으로 같은 기간 내에 동등한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하지 않는다.


"심리학자는 이런 현상을 "역사의 끝 착각(end of history illusion)" 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미래에 발생하는 변화의 수준에 대해 지나치게 과소평가합니다. 15년 전의 축구와 오늘날의 축구를 비교해보세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왔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렌트포드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있고 사소한 부분까지 주목하고 있다. 브렌트포드 구단은 선수들을 위한 요리강좌를 개설했고 선수들이 직접 자신의 식단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숙면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적해온 선수가 "5시간 밖에 못잤습니다." 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감독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길 원합니다. 숙면을 취한 선수가 더 효율적인 플레이, 더 뛰어난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습니다." 안케르센이 말했다.


최근 선수 관리 측면에서 여러 방면의 진전이 있었지만, 안케르센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프로페셔널리즘 관점에서 축구는 개인 종목 스포츠에 비해 뒤떨어져 있습니다. 개인 종목 선수들은 축구 선수들보다 기량 향상을 위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보다 책임있는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 종목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전념합니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은 그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생활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경우는 축구에서 아주 특이한 케이스 입니다."


2015년 브렌트포드의 공동 풋볼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 안케르센은 브렌트포드의 훈련 시간을 확대했다. "기존의 훈련 시간보다 더 많은 훈련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 스포츠라면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개인 종목일 경우)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그것은 선수 본인의 퍼포먼스 부족에 따른 것이겠죠. 하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개인의 잘못이 감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미래에 선수들이 아침 8시에 출근하여 17시까지 퇴근하지 않는 상황도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지금 당장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 발전은 선수의 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안케르센은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이 훈련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본다. 경기장 환경을 게임화하여 이전 경기를 되돌려 본다거나, 상대의 패턴을 입력하여 실제 경기에서 선수의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브렌트포드는 축구계 일반적인 통념이 틀렸다는 믿음을 가진채 모든 시도를 하고 있다. 브렌트포드의 목표는 프리미어 리그 승격, 축구가 자본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리에 대해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축구란 스포츠 자체를 변화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는 (관습적인 방법이 굳건히 자리잡은) 축구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곳에 있는 것이죠. 우리는 오래된 관습을 변하게 만들 것 입니다." 안케르센은 이렇게 말했다.


축구계에 새로운 충격을 주려하는 브렌트포드의 2017/2018시즌 여정은 앨더숏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부터 시작된다.




출처 : http://bleacherreport.com/articles/2718752-brentfords-moneyball-way-to-beat-football-teams-with-huge-budgets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흥망성쇠

Soccernomics 2017. 3. 6. 22:25 Posted by Seolskjaer




by Stefan Szymanski


토마스 칼라일(Tomas Carlyle)은 "세계의 역사는 위인들의 전기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구단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축구팬과 펀딧들에게 인기를 끌고있다. 하지만 감독들 중에서도 위대한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제 감독이 한시즌을 온전히 지도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왔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경질은 축구 매니지먼트 관점에서 위인 이론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지난 3월 나는 레스터 시티의 이례적인 성공에 대한 통계적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당시 나는 레스터의 우승을 바라볼 때, 기존에 리그를 지배하던 팀들이 이전만큼 리그를 지배하지 못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경제력과 축구에서의 지배력은 함수관계에 있다. 더 비싼 스쿼드를 보유한 팀은 비싸지 않은 팀보다 더 꾸준하게 승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소비 능력의 불평등은 축구 관점에서도 아주 큰 차이를 불러온다.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은 경제력 우세가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나는 레스터와 유사한 결과가 반복될 확률은 무시할만큼 작은 수준이라 주장했다. 레스터가 새로운 시즌에 중위권으로 내려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 레스터는 순위표에서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 물론 여전히 중위권 도약은 가능한 상황이긴 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라니에리의 매니지먼트를 극찬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라니에리는 이번시즌에는 25경기에서 단 5승 밖에 만들어내지 못해 레스터와 강등권과 승점이 불과 1점 차이에 그치도록 만들었다.


첫째, 경기 결과에는 우연성(randomness)이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연성은 승리를 만드는 분명한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우연성은 단기간에 걸쳐서 큰 변동성을 가진다. 여기서 말하는 단기간은 적어도 20~30경기를 의미한다. 우연성은 축구의 특성 중 하나다. 축구는 득점이란 사건이 굉장히 적게 발생하는 종목이고 약한 팀도 단 1골로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우연으로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를 잇따라 만들어낼 수도 있는게 축구다.


레스터가 우승한 이후 바로 다음시즌 강등되는 것은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다. 1937년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한 이후 바로 다음시즌에 강등된 사례고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사건이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은 결코 아니다. 


성적에 있어서 인과관계를 찾고싶다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2시즌에 걸친 단 1개 구단을 살펴볼게 아니라 40년에 걸친 100개 구단의 성적을 보는게 더 옳을 것이다. 


우리는 경제력이 성공을 만드는데 있어서 감독의 능력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 우리는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자료가 아닌 단순한 관측 자료를 통해 분석을 하기 때문에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련의 검토과정을 거쳤으며 그 결과 이론적인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나는 (축구팀 성공에 있어서 경제력만큼 중요한 변수가 없다는) 경제력 이론을 대체할만큼 신뢰성 높은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PSG가 위대한 감독을 고용해 우승을 만들어낸 후, 우승에 대한 보상으로 기꺼이 선수들에게 막대한 임금을 지불하기 시작했던 것일까? 아니다. 시장은 승리를 만드는 선수의 가치를 매기며 두 팀은 우승을 하기위해 시장에서 가치가 매겨진 바로 그 선수들을 구매해야만 했다.


축구선수를 거래하는 시장은 가장 투명하면서도 공정한 시장이다.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고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은 대개 경기에서 승리한다. 경제력이 있다면 승리하는 팀을 살 수 있다. 물론 단기간에는 우연성이 그 진실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지만,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 발휘되면 분명히 경제력은 월등히 높은 설명 인자가 된다.


그런 이유에서 <사커노믹스>는 대다수 감독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데이터에 기반한 주장이다. 오직 극소수의 감독이 자본투입을 뛰어넘는 결과를 '꾸준하게' 만들어낸다. 하지만 대다수 감독은 구단의 경제력 수준과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대기업 인사부장(personnel manager)의 기여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성공, 지멘스(Siemens)의 성공, 도요타의 성공을 인사부장의 기여로 돌리는가? 물론 모든 대기업에는 인사부장이 필요하고 인사부장에게는 수많은 업무가 주어진다. 기업 입장에서 인사부장을 두지 않는 것 역시 큰 리스크다. 하지만 기업의 성공 전체를 인사부장의 덕으로 돌리지는 않는다. 인사부장은 기업의 성공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결코 우선 순위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우리가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는 감독이라 평가하는 사람들은 보통 오랫동안 & 보통 많은 구단에서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라니에리는 레스터 시티 이전까지 오랫동안 뛰어난 성과없는 커리어를 남겼을 뿐이다. 단 1차례의 영광스럽고 비범한 시즌을 운영한 라니에리는 좋은 인사부장일 수 있겠지만 위대한 인사부장은 아닌 걸로 기억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라니에리가 위대하지 않다는 내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우선, 이러한 주장은 세상의 냉정하고도 감성적이지 않은 시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포츠의 감성적인 부분을 좋아한다. 감성적이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런 태도는 실수하지 않게 해준다. 지금부터는 감독이 정말 중요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 (감성적인 사람이) 반박해야할 몇가지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단기간에 우연성은 결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2.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단 임금은 팀 퍼포먼스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3. 임금과 퍼포먼스의 인과관계는 사실상 분명해 보인다. 시장에는 수많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있고 이들은 쉽게 선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경쟁시장에서 구단들은 웬만해선 제 가격에 선수를 구매한다. 물론 실수를 저지르는 특수한 케이스들이 있다.


4. 현재 프리미어 리그 감독들의 평균 임기는 2.25년이다. 아르센 벵거를 제외하면 이 수치는 1년 반까지 떨어진다.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지금까지 355명의 감독이 거쳐갔는데 오직 26명만이 5년 넘게 한 구단을 지휘했다.


5. 경기 결과에 우연성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감독의 능력이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평가하기 위해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라니에리의 경질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선, 올시즌의 부진은 지난시즌의 성공과 밸런스를 맞춘 것이라 치고 3번째 시즌에 그가 팀에 진정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해야할 것이다.


6. 감독의 재임기간과 성공은 높은 상관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장기간 집권한 퍼거슨 아래서 큰 성공을 누렸지만,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역시 감독을 주기적으로 고용하고 짜르는 과정 속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라니에리도 레스터를 우승으로 이끄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처 : http://www.soccernomics-agency.com/?p=1001




by Simon Kuper (원문은 2013년 6월 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는 <머니볼, Moneyball>을 출판했다. <머니볼>은 비인기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Billy Beane)의 이야기며 그는 새로운 통계를 활용하여 야구 선수의 가치와 경기 전략을 평가했다. 루이스는 흥행하기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출판했지만, <머니볼>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지금까지 책이 사회를 바꿔온 경우는 얼마 없었지만 <머니볼>은 달랐다. <머니볼>은 야구의 변화를 유도했고 이제는 농구부터 크리켓까지 공을 다루는 모든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스포츠를 넘어 실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선거 사무장 켄 멜맨(Ken Mehlman)은 사무실 직원들에게 <머니볼>을 읽으라고 지시했다. 그는 <머니볼>이 단순 스포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머니볼>은 숫자를 기민하게 처리함으로써 우위를 가져가는 완벽한 성공 사례이다.  


축구는 오랫동안 숫자가 만들어내는 혁명에 맞서 싸워온 완고한 스포츠로 자리 잡아왔으나 최근에는 축구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과 데이비드 샐리(David Sally)가 출판한 <숫자의 게임, The Numbers Game> 에선 "실생활의 데이터화는 이제 축구 속에 스며들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축구는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결정해왔어" 라는 이유로 그들의 결정을 합리화 시켰다. 역사적으로 구단은 독재권력을 가진 감독에 의해 지배되었는데 감독 역시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16세부터는 공부와 인연을 끊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 구단 내부에서부터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머니볼>과 마찬가지로 <숫자의 게임> 역시 축구계에 급진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독일 태생의 앤더슨은 코넬 정치대학의 교수가 되기 전 세미-프로 축구 선수였다. 공동 저자인 샐리는 하버드에서 투수로 활약한 적이 있고 다트무스 경영대학원에서 행동경제학자로 활약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이 축구를 시청하면서 축구가 숫자와 애널리틱스 부족 속에서 경기하는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축구계 숫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한 선구자는 공군 중령 찰스 리프(Charles Reep)다. 그는 파일럿이 아니었고 부대 내에서 회계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었다. 현재 리프는 축구의 "매치 데이터"를 최초로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 스윈든 타운 경기를 지켜보면서 리프는 스윈든의 후반전 147회 공격을 기록했다. 굉장히 적은 샘플 속에서 추론한 결과, 리프는 축구에서 공격 시도 중 99.29%가 실패로 돌아감을 주장했다. 리프는 90대 후반까지도 구단에게 이러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앤더슨과 샐리는 리프가 굉장히 부질없는 행동을 한 것이라 주장한다. 리프는 올바른 축구를 위한 단 1가지 방법이 있다고 가정했고 자신이 그것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리프는 "공을 길게 차서 상대 진영 가까이 도달하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앤더슨과 샐리가 <숫자의 게임>에서 주장하듯, 축구에는 100% 승리할 수 있는 공식이 없고 올바른 플레이에 대한 정답 역시 없다. 서로 다른 팀이라면, 서로 다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리버풀의 위대한 감독인 밥 페이즐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롱볼인가 짧은 패스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것이 올바른 패스인지가 중요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었고 데이터 혁명은 한 단계 더 도약했다. Opta와 프로존(Prozone)은 축구 경기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구단은 자기 팀 선수가 얼마나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는지, 태클을 얼만큼 성공했는지, 몇 km를 뛰어다녔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떠한 산업에서든지 데이터가 사용가능해지면, 모두가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잘못 활용한다. 미국에서 야구와 선거를 분석하는 네이트 실버(Nate Silver)는 이렇게 말한다. "우주를 진공이 채우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데이터 역시 그저 노이즈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경은 2001년 야프 스탐을 판매하는데 그 이유는 스탐의 태클 횟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퍼거슨은 스탐의 기량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탐은 이후에도 계속 빅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태클은 수비수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한 척도가 되지 못한다. 태클은 노이즈다. 위대한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는 태클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말디니는 상대 선수가 어디로 달려들지 미리 알고 있었고 그 자리에 먼저 가 있었다. 따라서 태클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앤더슨과 샐리 역시 이러한 맹점을 지적한다. 애초 수비수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공격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개가 짖지 않아도 되는 것(수비수가 태클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매치 데이터로 굉장히 발견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축구 통계는 실제로 발생한 것에 포커스를 둔다. 또한 골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 더 많은 포커스를 둔다.


데이터 혁명이 진행되면서 구단은 숫자를 다룰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통계 회의론자수는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머니볼>을 읽었거나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영화를 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축구계 전통주의자들이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스프레드시트를 다루는 괴짜들의 침투로부터 자신들의 자리를 지킬 책략을 모색 중이다. (데이터 혁명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믿지 않는다. 빌리 빈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가 아닌 내 눈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데 나는 그 전에 이미 모자 속에 토끼가 없는 것을 봤다."


데이터 혁명은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맨체스터 시티의 애널리스트들과 로베르토 만치니의 의견 충돌이 있었다. 시티의 애널리스트들은 최적의 코너킥은 안쪽으로 휘는 킥(inswinger)이라 주장했고 만치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반대(outswinger)라 주장했다. 만치니는 결국 애널리스트들의 손을 들어줬다.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따냈고 코너킥으로 15골을 넣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코너킥 득점을 기록한 구단이 되었다. 또한 가장 결정적인 득점, 에티하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침몰시킨 뱅상 콤파니의 골 역시 인스윙 코너에서 시작되었다.


잉글랜드 축구에서는 여전히 감독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 데이터를 신뢰하는 감독이 있는 구단이 통계적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르센 벵거, 샘 앨러다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수장 데이빗 모예스 정도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에버턴에서 모예스와 대화할 수 있었고 구단의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었다. "모예스는 애널리스트 사무실로 와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다음 상대팀에게 우리의 크로스 공격이 어느 정도의 효율을 가져갈 수 있는가? 상대 미드필더들은 어떤 형태의 패스를 시도하는가?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이 공을 받는 위치는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고 모예스가 전적으로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모예스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무기 중 하나다. 선수들의 평균적인 연봉 £1.5m으로 30여명의 통계학자를 고용할 수 있고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는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게 해준다. 앤더슨과 샐리는 한 가지 주의 사항에 대해 언급한다. "데이터는 감독의 업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은 과학을 뛰어넘는 하나의 예술이다."


2004년 무명의 프랑스 미드필더에 대한 통계가 벵거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선수는 놀랍게도 한 경기에서 14km를 뛰었다. 하지만 '뛴 거리 14km' 만으로 이 선수가 올바른 방향으로 뛰었는지 알 수 없다. 벵거는 그 선수를 관찰하기 위해 직접 움직였고 아주 적은 금액으로 그 선수를 영입했다. 그 선수는 바로 마티유 플라미니다.


<숫자의 게임>은 축구가 "약한 고리"의 게임이라 말한다.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같은 활약을 하는 선수를 데리고 있지 않는 것이다. 웨인 루니보다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레딩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을 날려버렸던 주랍 키자니쉬빌리 같은 선수들이 더 강하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약한 고리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슈퍼스타를 구매하는 것보다 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훨씬 좋은 방법이라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팬, 저널리스트들은 슈퍼스타를 희망한다.


<숫자의 게임>은 우리의 수많은 통념에 대해 반박한다. 보통 "득점을 한 직후 실점할 확률이 가장 높다" 라고 말하지만 통계는 전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행운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역할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43,000 경기를 조사한 결과 언더독의 승리 확률은 45.2%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축구는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적다. 가장 큰 원인은 골의 희소성이다. 90분 내내 공격할 수 있지만, 상대팀이 운이 좋아 1골 넣으면 패배할 수 있다. 


<숫자의 게임>은 또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이 무의미하며 이것은 현대적인 형태로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것과 다를게 없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팀 퍼포먼스가 바닥을 찍고 있을 때, 감독이 경질된다. 하지만 평균으로 회귀하는 통계적 성질에 의해 바닥을 찍으면 반드시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게 된다.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력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다.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사라지면 정상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라고 두 사람이 이야기 한다.


최근 선덜랜드는 새로운 감독 파올로 디 카니오 아래서 경기력이 향상되었다. 두 사람은 선덜랜드의 경기력 향상이 디 카니오의 파시즘적 업무 때문이 아닌 단순히 평균으로 회귀하는 성질 때문이라 주장한다.


또한 두 사람은 전통적으로 평가절하 당해온 수비수와 골키퍼의 가치가 점차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다. 골키퍼와 수비수는 연봉 및 이적시장에서 공격수에 비해 낮은 가치로 평가받았다. 통계는 득점보다 클린 시트가 승리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말한다. 데이터 혁명이 진화할수록 우리는 보이지 않는 기여도(태클하지 않는 말디니 같은)에 대해서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선수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90분 경기 중에서 단 53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오프 더 볼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처럼 혁신은 가난한 구단에서 시작된다. 강팀은 혁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약팀은 변화하지 않으면 사망선고를 받는다. 첼시처럼 부유한 구단은 위대한 선수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 애널리틱스가 구단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돈 역시 마찬가지로 구단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


<숫자의 게임> 부제는 이렇다 : "당신이 알고 있는 축구는 전부 틀렸다." 하지만 우리는 <머니볼>의 파급력만큼 획기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연구는 이제서야 시작이다. 변화의 한 가운데 위치한 선구자들은 막 출발선을 넘어섰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서야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출처 : http://www.newstatesman.com/culture/2013/06/how-spreadsheet-wielding-geeks-are-taking-over-football



스타감독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

Soccernomics 2016. 8. 24. 12:26 Posted by Seolskjaer




by Simon Kuper


하프타임 스코어 0-2로 리버풀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밀리고 있었다. 드레싱룸에선 리버풀의 감독 위르겐 클롭이 선수들에게 후반전 경기를 통해 각자의 손주에게 물려줄만한 스토리를 만들어 보라고 요구했다. 클롭의 스피치는 선수들이 2005년 리버풀과 AC밀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선수들은 클롭의 요구에 반응해 도르트문트를 4-3으로 꺾었다.


카리스마 있는 감독이 팀을 동기부여시키고 끝내 성공하게 만드는 스토리는 미디어와 팬들이 정말로 사랑하는 이야기다. 현재 잉글랜드에서 그런 이야기가 재생산되고 있으며 스타 감독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 그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 안토니오 콩테와 첼시, 아르센 벵거와 아스날, 그리고 클롭과 리버풀.


하지만 우리는 감독의 파워를 오랫동안 과대평가 해왔다. 오늘날 감독이 차지하는 거대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덜 중요한 인물이다.


클럽의 성공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는 스쿼드 전체의 임금 지출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이 좋은 선수를 끌어당기며, 임금 지출이 높을수록 팀은 대체적으로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된다. 나와 같이 사커노믹스를 집필한 미시간 대학의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는 지난 10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의 임금지출과 리그 최종순위 사이의 상관성이 약 90%에 육박한다고 말한다.


물론 지난시즌 레스터 시티가 리그 중위권 수준의 임금지출로 우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레스터의 우승은 돈이 지배하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 전체 역사에서 단 1차례 발생한 사건일 뿐이다. 만약 레스터의 우승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천재성 덕분에 가능했던 사건이라면, 라니에리의 지난 코치인생 30년간 바로 그 천재성이 우승이란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할 뿐이다.


감독의 영향력은 지난 몇년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우선 감독은 어떠한 변화를 주기 전에 경질된다. 1992년 잉글랜드 리그 감독의 평균적인 수명은 3.5년이었지만 지금은 1.3년으로 감소했다. 아즈텍 문명의 사람들이 인간을 제물로 희생하듯 현대에서 축구팀 감독이 제물과 동등한 입장에 놓여있다.


둘째, 감독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년 전 감독은 클럽의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권한을 쥐고 있는 감독은 아르센 벵거 뿐이다. 벵거와 겨루는 라이벌 감독들은 이제 "헤드 코치"라고 불리는게 맞다. 이제 감독은 심리학자와 데이터 분석가를 포함해 수십명의 스태프들과 업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심리학자와 데이터 분석가는 감독보다 클럽에 더 오랫동안 남는다. 클럽의 관리팀이 이제 감독 개인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여전히 "헤드 코치"가 전술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위르겐 클롭은 공을 뺏긴 즉시 상대를 압박하는 게겐프레싱을 선호한다. 하지만 혁신적인 전술이 대중에게 노출되는 순간 타클럽을 지도하는 감독들이 그 전술을 똑같이 복사해간다. 과르디올라는 스스로를 "아이디어 도둑"이라고 표현한다.


최근 축구에서 가장 진보한 두가지 분야는 바로 신체 준비와 데이터 분석으로 이는 대중이 접근할 수 없는 분야이며 동시에 헤드 코치가 아닌 전문 인력들이 관리하는 분야다. 이제 구단은 선수의 신체 상태를 매일 관찰하며 그 정보에 맞춰 훈련을 설정한다. 유로2016에서 목격할 수 있었듯이, 새로운 형태의 선수는 빠른 보디빌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레스터의 성공 스토리도 데이터 분석에서 만들어졌다. 선수들은 아이패드를 소지하고 다녔으며 구단은 아이패드에 경기 퍼포먼스 데이터와 훈련에서 얻은 자료를 제공했다. 과거에는 감독의 영입 결정이 감독 개인의 직감, 친분있는 에이전트의 조언, 과거에 지도했던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데이터가 이적에 관여하고 있다.


레스터는 구단이 보유한 데이터를 편집해 프랑스 2부 리그에서 뛰는 리야드 마레즈를 발굴해냈고 마레즈는 지난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마레즈와 같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던 은골로 캉테 역시 오랫동안 무시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캉테는 2014/2015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가로채기 기록이 가장 뛰어난 선수였고 2015/2016시즌에는 레스터 시티를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마레즈와 캉테를 발견한 데이터 분석가와 스카우터가 라니에리보다 팀 우승에 더 큰 공헌을 했다. 이미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 라니에리를 모셔간 클럽은 없지만, 라니에리를 보좌한 여러 스태프에 대한 수요는 많다. 레스터의 스카우터였던 벤 위글워스(Ben Wrigglesworth)는 아스날로 팀을 옮겼다.


물론 헤드 코치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동기부여 기술을 통한 도움은 아닐 것이다.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다는걸 이미 입증한 선수다. 수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뛰지 감독을 위해서 뛰지 않는다.


우수한 헤드 코치는 동기부여가 아닌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선수 개개인과 의사소통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문가일 수 있다.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프랑크 리베리가 오랜시간 이어지는 설명을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한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장시간동안  전술을 논의할 수 있는 선수란걸 알아냈다. 과르디올라가 선수마다의 차이점을 발견한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면, 어떤 코치라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중이 감독에게 매료되는 현상은 감독의 실질적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로서 감독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는 강렬한 등장 인물을 필요로 하는 연속극 드라마다. 선수들은 상당히 어린 나이부터 높은 수준의 축구에 접어들게 되고 축구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재밌게 말할 거리가 없다. 그래서 선수들은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설령 선수들이 직접 드라마 속 등장 인물처럼 행동하려 할지라도 구단이 못하게 막을 것이다. 그래서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왜 이겼는지(자신의 전술 때문에) 왜 졌는지(심판 때문에) 말하는, 클럽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이 바로 감독인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는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처럼 높은 임금을 지출하는 클럽이 우승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형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승리자가 된 코치는 동기부여의 천재라고 칭송받을 것이다.





출처 :  http://www.ft.com/cms/s/0/0f79860e-605e-11e6-ae3f-77baadeb1c93.html#axzz4IDCveV00




by Simon Kuper


첼시가 유럽 대항전에서는 탈락했으나 거스 히딩크는 조세 무리뉴의 경질 이후 필연적인 반등을 이끌고 있다. 히딩크는 리그에서 12경기 무패를 기록했고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히딩크가 15위에서 10위로 팀을 끌어 올렸다고 칭송하고 있다. 히딩크의 스토리는 최근들어서 축구계의 오래된 미신을 재조명하고 있다 : '새로운 감독은 팀의 메시아'


축구계에서 감독을 갈아치우는 것은 매우 관습적인 절차이고 어떤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을 희생시키는 의식이기도 하다. 팀의 상황이 나쁘게 돌아간다면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된다. 감독이 희생된다면, 팀의 퍼포먼스는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워릭 경영 대학원의 수 브리지워터 교수는 1992년부터 2008년 사이 프리미어 리그 클럽의 감독 경질을 분석했고 감독의 경질에 대해서 "짧은 허니문 기간에만 반등이 존재할 뿐" 이라 결론지었다. 


예를 들자면, 2009년 크리스마스에 맨체스터 시티가 마크 휴즈를 경질했고 로베르토 만치니의 부임 이후 시티는 4연승을 기록했다. 만치니는 허니문 기간에 편승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더 선(The Sun)'은 <만치니의 진정한 마법!> 이라 칭송했고 사람들은 이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평균으로 회귀 (Return to normal) 


그런데 사실 새로운 감독은 마법을 선보이지 못한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더욱 쉽게 표현된다. 보편적으로 클럽은 경기당 승점 1.3점을 획득하고 브리지워터 교수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평균에 미치지 못할 때, 즉 경기당 승점이 1점에 불과해지는 경우에 클럽은 감독을 경질하게 된다.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온 이후라면 모든 통계학자들은 팀의 퍼포먼스가 '평균으로 회귀' (regress to the mean) 할 것이라 예측할 것이다. 보다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그 팀의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예측한다. 감독 경질 여부에 관계없이! 간단하게 최악의 상태에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클럽의 나쁜 성적은 부상, 혹독한 일정, 불운 등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09년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가 그렇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바닥을 친다면 그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상승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리뉴 아래서 최저점을 기록했던 첼시. 첼시처럼 좋은 선수진을 구축하고 있으면 15위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 시점부터 원상태로 회복하는 것은 필연적인 사건이다.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생각한 디에고 코스타는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돌아왔고 행운은 이제 첼시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무리뉴가 계속해서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더라도 첼시의 반등은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다. (그 정도가 크냐 작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그러니까 이런 흐름은 진자운동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감독은 추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오히려 감독이 그 추의 움직임에 혜택을 본다. 새로운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뛰는 선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논리에 의하면, 클럽은 지금보다 빈번하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결과는 다시 평범한 수준으로 돌아온다. 브리지워터 교수는 감독 경질 3개월 후의 클럽의 경기당 평균적인 승점을 연구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딱 경기당 1.3점이었다. 첼시는 무리뉴와 함께하면서 반등의 시기가 오는 것을 기다릴 수 있었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무리뉴에게 부족해보였던 평온한 분위기를 히딩크가 조성하면서 히딩크는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 과연 히딩크의 침착함이 첼시의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었을까?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히딩크가 근래 터키와 네덜란드에서 감독으로서 실패했을 때 디테일함에 부주의하며 느긋한 태도로 혹평 받았었다. 



순위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 : 선수단 임금


클럽이 경기에서 승리해도, 경기에서 패배해도 감독의 역할은 항상 과대평가 받기 마련이다. 선수의 기여가 더 크고 감독이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임금 지출이야말로 클럽이 어떤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가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주는 데이터이다. 일반적으로 임금 지출이 높은 클럽이 상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낮은 클럽이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새로 부임한 감독 아래서도 팀은 다시 평균적인 퍼포먼스로 회귀하게 된다. 만치니 부임 이후 4연승은 달콤한 꿈이었으나 2010년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 우승에 결코 가까워지지 못했고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감독 교체가 뚜렷한 변화를 주지 못함에도) 클럽들은 계속해서 감독을 경질하고 있다. 이는 꽤나 값비싼 취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2010/2011시즌에 잉글랜드 클럽들은 감독을 짜르는데만 £99m을 지출했다. 감독을 짜르는데 지출되는 비용은 순위 상승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단 임금 상승에 활용될 수도 있고 경기장 증축에도 활용될 수 있다. 축구가 인간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축구가 영리하지 못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soccernomics-does-sacking-manager-actually-make-difference?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FeblLFsRXMNE-Q



by Stefan Szymanski (원문은 2016년 3월 24일에 작성되었습니다)


통계적 관점에서 레스터 시티의 스토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스토리와 맥락을 같이한다. 레스터와 트럼프 모두 이 경쟁에서 일종의 아웃사이더였는데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승리를 쟁취하기 직전까지 왔다. 한편 평론가들은 그들이 목표에 다다르기 직전까지 그들의 가능성을 일축하기 바빴다. 두가지 케이스 모두 지금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기존의 질서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의 기이한 행보가 각자의 분야에서 틀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제 축구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자. 나는 레스터의 행보는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레스터의 성공을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 말하는데 확실히 그들의 사건은 굉장히 극단적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Transfemarkt) 데이터에 따르면, 레스터 시티는 EPL에서 12번째로 비싼 스쿼드이다. 이곳에서 측정하는 스쿼드 가치는 선수단 임금과 상당히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출판된 사커노믹스 책에 서술했듯이 선수단 임금과 성적은 굉장히 높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EPL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다수 팀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지출하는 팀이거나 2번째로 많은 주급을 지출하는 팀이었다.


1994/1995시즌 우승한 블랙번이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임금 지출을 기록한 팀이고 그보다 밑으로 선수단 임금을 지출하면서 우승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현재의 레스터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려면 1970년대 브라이언 클러프의 더비 카운티, 노팅엄 포레스트나 그 이전 1962년의 입스위치 타운까지 시간을 거슬러야 한다. 44일로 마감한 리즈 유나이티드 생활을 제외하고 클러프는 매번 자신이 맡은 팀을 최고로 만들었던 위대한 인물이다. 물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역시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오랫동안 감독직을 이어왔으나 지금까지 그의 경력은 클러프처럼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다.


레스터의 사건은 굉장한 행운이 따른 경우라 볼 수 있다. 시즌 초반 사람들은 레스터가 결국엔 중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라 전망했다. 평균적으로 중위권에 머무르는 팀은 50골 정도를 기록하고 실점도 그와 비슷하게 허용한다. 현재까지 31경기를 치른 레스터는 54골을 넣었는데 실점을 3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레스터는 38경기에서 66골을 넣을 것이며 38골을 내주어 +28의 골득실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시즌의 EPL 챔피언의 기록의 평균을 보자. 평균적으로 지난 10시즌간 EPL 챔피언은 84골을 넣었고 31골을 내주어 +53의 골득실을 기록했다. 현재의 흐름대로면 레스터가 66골을 넣을 것이고 +28의 득실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과거 기록을 볼 때, 레스터보다 더 적게 골을 넣고 우승한 팀은 1977년 리버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고 +28골보다 더 적은 골득실로 우승한 팀을 찾으려면 1975년의 더비 카운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평균적으로 중위권팀 득점수의 표준편차는 9골이고 실점수의 표준편차는 8골이다. 레스터의 기록이 평균적인 중위권 클럽의 기록보다 표준편차의 2배만큼 떨어지지 못하는데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것은 레스터의 이번 행보가 우연이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사실 레스터의 돌풍보다는 EPL이 과거와 다른 기이한 행보를 보이는 것에 더 관심이 간다. 첼시의 부진처럼 다른 기이한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과거 EPL팀의 홈경기 평균 승률은 46.3%였는데 올시즌에는 그 수치가 39.6%까지 떨어졌고 올시즌에는 홈경기 평균 승률과 원정경기 평균 승률이 6% 차이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14/15시즌까지의 평균적인 홈원정 승률차이는 19%였는데 말이다.


재정적 우세도 더 이상 과거처럼 강력하지 못하다. 과거 EPL에서는 두 팀이 맞대결을 펼쳤을 때 더 높은 임금을 수령하는 팀이 48%의 승률을 기록했었다. 수치적으로 급격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나 올 시즌에는 그마저도 45%로 감소했다. 더 적은 자본규모의 팀이 원정에서 승리하는 팀의 비율이 8.6%에서 12.5%로 올라갔고 더 큰 자본규모를 보유한 팀이 홈에서 이기는 확률 역시 감소했다.


과거 리그를 지배하던 팀들은 이번에 과거만큼 지배적이지 못했다. EPL의 부는 점점 더 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는데 과거에는 소수의 클럽이 다수의 클럽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임금과 선수가치의 클럽간 비대칭도가 컸다. 그러나 부의 분배가 더 공평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었던 비대칭도가 현재는 1990년대 수준을 향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PL이 평등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최고 급료 지출과 최저 급료 지출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PL 첫시즌 최고 급료 지출팀과 최저 급료 지출팀의 차이는 3배였는데 1990년대 4배로 상승했고 1998년에는 7배로 뛰어올랐다. 2007년에는 8배가 되었으나 2011년 이후로 감소추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2014년에는 5배로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3가지 정도를 선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1990년대 후반부터 챔피언스 리그의 개편이 시작되면서 챔피언스 리그 참가 클럽의 수익이 상승했고 당시 이 대회에 참가하는 빅클럽들은 자국에서만 노는 클럽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 그런데 최근 EPL의 중계권료가 상승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수입은 이전만큼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되었다.


3. EPL의 자국 중계보다 해외 중계의 가치가 더 빠르게 성장했는데 해외 중계권료 분배는 국내 중계권료 분배와 다르게 완전히 20개 클럽에게 공평하게 나뉘어진다.


3가지 이유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경제적 불균형이 증가했다가 최근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이 다 해먹었던 1990년대가 평등이라고 말할 수 없는 시절이었던 것을, 2000년대에는 소위 빅4가 탑4를 다 차지했던 것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전례없는 수준의 지배였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선수는 UK 출신이었다. 굉장히 좁은 풀에서 선수를 수급했기 때문에 돈이 없는 클럽들은 선택의 폭이 좁았다. 하지만 EPL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고 소규모 클럽에게는 이전보다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그렇게 더 공평한 조건 속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바뀌고 있다.





출처 : http://www.soccernomics-agency.com/?p=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