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onathan Wilson

 

챔피언스 리그에서 PSG전 원정승과 RB라이프치히전 5-0 대승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룹 최하위 팀 이스탄불 바샥셰히르를 상대로 16강행을 보장받을 것이라 기대를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쉽지 않은 조에서 조기에 16강행을 확정짓는) 어려운 일을 해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스탄불에서 1-2로 패배했고 손쉽게 16강행을 확정짓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는 일관성 없는 팀의 퍼포먼스로 인해 다시금 고민에 빠져야할 것이다.

 

어떻게 1주 사이에 토트넘에게 1-6으로 박살나고 분데스리가 선두 라이프치히를 5-0으로 박살내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마찬가지로 홈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게는 패배하면서 파리 원정에서는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일까?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팀의 특성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으나 원정 10연승이 종료된 이 시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관성 없는 퍼포먼스는 주로 전술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포먼스는 전혀 변덕스럽지 않고 극도로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라인을 내리고 빠르고 재능있는 공격수를 활용해 역습을 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극도로 높은 효율을 보여준다. 그래서 솔샤르는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할 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 솔샤르는 펩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3번 이겼고 토마스 투헬의 PSG를 2번 이겼다. 지난시즌 리버풀의 리그 연승행진을 처음 막은 것도 솔샤르였다. 지난주에는 라이프치히를 갈아버렸다. 내려앉은 상황에서 역습을 펼치는 것에 강한 것이 그들이 1월 이후 원정에서는 패배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주도적으로 경기를 펼쳐야하는 상황에서 고전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리그에서 홈 6경기째 승리가 없고 홈에서 팰리스에게 2연패를 당했으며 (지난시즌과 올시즌 포함) 이스탄불에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솔샤르가 공격진의 유기적인 모습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은 지난 10년간 변화한 축구 경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위르겐 클롭과 펩 과르디올라는 응집력 높은 공격부대를 구축하는데 뛰어난 역량을 보유했다. 그러나 조세 무리뉴와 솔샤르 같은 감독은 공격수의 즉흥성에 기대를 건다. 

 

상대 수비가 밀집한 상황에서 공격수의 즉흥성으로 상황을 타개하긴 어렵다. 그 결과 유나이티드는 선수 개인의 번뜩이는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지난시즌 세비야와의 유로파 리그 경기가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점유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져갔지만, 전혀 임팩트가 없는 경기였다.

 

공격을 선수 개개인 역량에 의존하다보니 지나치게 많은 선수가 공격에 치중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결과 수비 형태가 순간적으로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토트넘은 이를 제대로 공략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6-1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 경기에서 유나이티드는 토트넘에게 계속해서 역습 기회를 내주었다. 또한 지난 수요일 이스탄불에서 내준 실점도 마찬가지였다.

 

첫번째 실점은 90분에 모든것을 던지고 경기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하는 팀이 내줄만한 실점이었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불과 13분만에 발생했다. 코너킥이 무산된 상황에서 가장 상대 골문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는 네마냐 마티치였다. 심지어 마티치 조차도 바샥셰히르 진영으로 약 20야드 정도는 들어와 있었다. 뎀바 바는 피치 절반 가까이를 방해없이 질주할 수 있었고 끝내 딘 헨더슨을 제압했다.

 

두번째 실점은 전형적인 역습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유나이티드의 수비 조직은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3명의 수비수가 가까운 포스트쪽에 쏠려있었고 반대편의 에딘 비슈차는 공을 연결받아 이를 유나이티드 골문으로 때려넣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황당한 퍼포먼스였다.   

 

그렇다고 공격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었다. 루크 쇼의 크로스를 받아 앙토니 마시알이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유나이티드는 후반전에 약 2/3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별다른 인상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그나마 득점에 가까운 공격은 경기 막판 동점골을 노리는 코너킥에서 상대가 잘못 클리어링한 상황이었다.

 

이제 솔샤르가 경기를 지휘한지 101경기가 지났다. 이제 더 이상 그는 이 일을 처음하는 사람이 아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도니 반 더 비크, 에딘손 카바니가 합류한 스쿼드는 여전히 불균형 상태일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팀은 강력한 코어를 가진 팀이다. 그러나 아직 기본적인 부분에서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일관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기적인 공격조직의 부재를 공격가담 숫자를 늘림으로써 해결하려 하고 있고 이 결과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솔샤르 지휘 아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간혹 눈길을 끄는 승리가 있었으나, 궁극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www.si.com/soccer/2020/11/04/manchester-united-champions-league-form-solskjaer

 

 

 

 

 

 

 

 

 

 

by Jonathan Wilson

 

 

토트넘 핫스퍼는 난처한 상황에 있다. 토트넘의 공허함은 현대 축구의 모든 것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마 지난 3시즌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팀은 토트넘 핫스퍼일 것이다. 스퍼스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지도 아래 매년 발전했다. 토트넘의 스쿼드는 지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전히 토트넘 선수단은 젊고, 훌륭한 젊은 감독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혁신적이면서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구사할 수 있고 때로는 내려앉은 후 역습을 노린다. 하지만 그들은 불가능의 진공 (a vacuum of impossibility) 속에 존재한다. 어쩌면 성공은 영원히 그들의 손이 닫지 않는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한 것과 동시에 탑6 구단 중 2개 구단이 패배한 것은 토트넘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었다. 5위 스퍼스와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점 차이는 11점까지 벌어질 수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승리함으로써 5점까지 좁힐 수 있었다. 아스날은 현재 6위로 내려갔다. 지난시즌 토트넘은 라이벌 아스날보다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하는 징크스를 깨버렸고 이제는 그 징크스를 역사 속에 묻어둔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은 토트넘에게 기억할 만한 시즌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승점 4점을 획득했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상대로는 승점 6점을 얻었다.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며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씩 기록 중이다. 올시즌 토트넘 핫스퍼는 경기당 평균 승점이 2점에 약간 모자란 수준인데, 20년 전이라면 이 정도 승점으로도 충분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 핫스퍼는 1위와 승점이 20점까지 벌어진 상황이며, 모든 것을 잘 하고 있음에도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토트넘은 굉장히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있다. 챔피언스 리그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 토트넘의 스쿼드 중 몇 명이 남을까? 지난 여름에 대니 로즈가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토트넘 선수들은 자신이 카일 워커의 발자취를 따를 경우, 다른 구단에서 현재 자신이 수령하고 있는 금액의 2배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걸 인지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 참가로 발생하는 수입이 없어진다면, 토트넘은 선수들을 달래줄 수 있는 급료 인상을 해주기 어려워진다. 또한 챔피언스 리그가 없다면, 토트넘의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질문은 축구계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보아야할 문제다. 토트넘은 모든 것들을 잘했다. 돈을 과하게 지출하지 않았으며, 어린 선수를 구매하거나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젊은 재능을 키워냈다. 또한 새로운 구장에 돈을 투자하면서 매출 상승을 추구하고 있다. 축구가 단지 석유로 무장한 갑부들의 선전 도구가 아니라면, 토트넘은 다른 구단들이 따라야할 모델이 되어야만 한다. 팬들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황금세대 혹은 메시아적인 감독의 구원을 꿈꿔왔지만, 이제 팀의 발전은 재벌이나 아랍 국가의 지도자 눈에 들어감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토트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어쩌면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도 영원히 (다른 구단의) 금전적인 유혹에 저항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스퍼스는 현재 세대에서 구단의 자금력을 향상하고 몇년 내에 -맨체스터 시티가 아부 다비의 부와 펩 과르디올라의 천재성의 조합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시점이 올 때- 리그 타이틀에 대한 윤곽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리버풀은 토트넘만큼 엄격한 임금 구조에 얽매이지 않으나, 두 구단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맹공을 퍼붓고 리드를 가져가며,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완전히 찢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의문점들이 두 구단에게 남아있다. 리버풀은 상대가 압박을 벗어날 경우, 수비가 엄청나게 약해진다. 비르힐 반 다이크 영입은 그 취약함에 대한 처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웨스트 브롬전에서 드러났듯이 영입으로 그 문제는 지워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이따금씩 무뎌지는 결점이 있다. 물론 이것은 토트넘이 올시즌 보다 유연한 구단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꼭 점유율을 지배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일부러 점유율을 적게 가져가는 팀을 상대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크리스티안 에릭센에 대한 높은 의존, 올시즌 부진하는 델리 알리의 경기력, 신뢰할 수 없는 무사 시소코의 기량도 문제삼을 수 있다.

 

올시즌 에릭센은 7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에릭센 없는 경기에서 아포엘을 상대로 2승 및 AFC 윔블던을 상대로 승리했지만, 카라바오 컵에서는 반슬리를 상대로 간신히 1-0 승리를 기록했다. 에릭센 없이 치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 컵 경기에서는 패배했고 사우스햄턴과의 리그 경기, 뉴포트와의 FA컵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에릭센이 없으면 스퍼스는 창조성이 떨어진다. 에릭 라멜라의 부상 복귀, 루카스 모우라의 영입이 과도한 에릭센 의존을 완화시켜야 하지만, 이러한 높은 의존도는 부족한 스쿼드에서 오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에릭센이 복귀한다. 리버풀은 높은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펼치는 선수기 때문에 굳게 닫힌 수비벽을 허무는 에릭센의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있다. 스퍼스는 그들의 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남쪽으로 4마일 떨어진 아스날을 바라보아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8/feb/02/tottenham-mauricio-pochettino-model-club-cannot-succeed

 

 



by Jonathan Wilson


지금으로부터 3주 전, 아르센 벵거는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아스날은 특히 상대의 역습에 약점을 노출했었다. 


벵거의 발언은 발언 시점에도 흥밋거리였으나 오히려 그 이후로 더욱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말로 아스날의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사실 여부는 세계에서 가장 역습이 위협적인 팀 중 하나인 리버풀을 상대하는 바로 이번 경기에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쉬코드란 무스타피의 몸상태가 충분히 회복된다면,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로 백3 카드를 꺼낼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번째 실점에 관여한 무스타피는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고 아스날은 무스타피를 빼고 백4로 전환하여 이후 상대의 역습으로 추가실점하기 전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 역습에 의한 실점은 예외로 두어야 한다. 백3가 아닌 익숙한 4-2-3-1이었고 아스날은 이 시스템에서 여전히 상대의 역습에 취약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환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소유권을 내준 결과, 아스날은 경기 초반부터 2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이는 벵거가 그 이전에 언급했던 전형적인 역습 상황과는 다른 유형의 상황이었다. 같은 팀 동료들이 앞으로 전진하는 상황에 수비진에서 공을 상대에게 내주어 실점하는 것은 포메이션과 큰 관계가 없다.


아스날이 6-0으로 승리한 바테 보리소프전처럼 라인업 변화가 큰 유로파 리그에서는 아직 백4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아스날은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도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이번에도 경기초반 수비진에서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어처구니 없게 내주고 말았다. 벵거는 64분에 백4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고 이후 경기 주도권을 가져와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그 이후 아스날은 3경기 연속해서 백4 시스템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3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마감했지만 단 2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 3경기에서 아스날의 경기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우스햄튼전에서 백4를 사용했던 시간의 리듬만 못했다. 그렇지만 위험지역에서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어리석은 행동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결과가 던지는 메세지는 혼란스럽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있을 때쯤 벵거는 마치 백3 시스템을 매번 사용할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추격해야하는 상황, 상대팀이 위협적인 역습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 벵거 스스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벵거는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4-2-3-1 시스템으로 시작한 경기에서는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깨진 모습이었다.


물론 이것은 단순 포메이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웨스트 햄과 뉴캐슬을 상대로 잭 윌셔가 멋진 활약을 펼쳤으나 아론 램지의 부재, 그라닛 쟈카와 램지의 파트너십 붕괴는 미드필드 지역의 불균형을 야기했을 것이다. (아스날의 상대팀을 이끈) 데이빗 모예스와 라파 베니테즈가 과거에 비해 즐거운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스날의 답답한 경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과거 에버튼을 리버풀보다 더 높은 순위로 이끌었던 모예스와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베니테즈의 이름은 벵거의 코멘트에서 또 다른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과거에 벵거는 상대의 역습을 걱정하지 않았다. 아스날이 역습의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스날의 인빈시블 팀(The Invincibles team)은 티에리 앙리, 로베르 피레, 프레딕 융베리가 역습 상황에서 전진할 때 가장 신나고 위협적인 축구를 펼친 팀이었다. 패트릭 비에이라와 질베르투 실바가 허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기에 상대팀은 아스날의 역습을 두려워했다. 과거의 아스날은 우아하면서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팀이었다.


아스날은 2006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 이후로 하락했다. 새로운 경기장 건설과 같은 재정적인 문제로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구단주 부임 이후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종전의 방식을 버리고 키작은 창조자들만 수집하기 시작한 벵거의 결정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매를 다룰 줄 아는 새 장인이 갑자기 카나리아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


지금까지 벵거는 상대가 역습으로 아스날에게 골을 넣는 것을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벵거가 너무 늦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논쟁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쟁점은 남아있다. 만약 지금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상대의 역습을 대비하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것이 다가오는 리버풀전에 벵거가 펼쳐야하는 축구이다. 최근 아스날은 리버풀을 상대할 때마다 리버풀의 속도에 황폐화되었다. 만약 무스타피의 출전이 불가할지라도 또 그것이 페어 메르테사커 혹은 롭 홀딩의 출전을 의미할지라도 (벵거가 백3 시스템이 역습을 막는 방법이라 믿는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 리버풀의 역습을 대비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dec/21/arsene-wenger-counter-arsenal-confusion




 


   

    




by Jonathan Wilson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을 멈추고 우승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 조세 무리뉴는 자신의 모든 실용주의를 활용해야 한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한다면 두 팀의 승점은 11점까지 벌어진다. 시티가 유나이티드에게 승리할 경우 12월 2번째 주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이 사실상 마무리 될 것이다. 또한 2번째 시즌에 항상 우승을 차지했던 조세 무리뉴의 기록 역시도 이대로 사실상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가장 정교한 예측조차 빈번히 정답을 엇나가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14연승을 기록할 경우 이는 단순히 올시즌을 뛰어넘어 아주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모델을 성립한 가운데 시티의 스쿼드 마저도 기술적 재능, 전술적 이해도가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어 버렸다. 시티의 팀 수준은 이제 갖춰졌다. 


조세 무리뉴 특유의 3번째 시즌 문제, 첼시가 여름에 맞이할 수도 있는 대변동의 가능성, 동료 선수들이 다른 구단에서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에 대한 토트넘 젊은 선수들의 불만 증폭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이번시즌에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할 경우)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 도전에 진지하게 대항할 구단은 중단기적으로 없을지도 모른다.


무리뉴는 어떤 방식으로 시티의 공격을 막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펩의 공격을 제어할 수 있을까? 맨체스터 시티는 웨스트 햄, 사우스햄턴, 허더스필드를 상대로 지난 3경기에서 모두 2-1 스코어로 승리했으며 3경기 모두 비슷한 패턴 (경기종료 직전 결승골) 으로 승리했다. 시티를 상대하는 3팀 모두 라인을 내려 라힘 스털링과 르로이 사네가 속도를 올릴 충분한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훌륭한 패서인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에 대한 공간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버튼 말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점을 가져간 구단은 없으며 어떤 구단들은 열심히 싸웠음에도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시티가 계속 승리하고 있지만) 그들의 연승행진을 막을 수 있다는 신호는 조금 감지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내려앉아 중앙에 밀집해 상대에게 기꺼이 점유율을 내주는 것은 무리뉴가 최상위팀을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즐겨 사용해 이미 익숙한 전략이다. 올시즌 이미 리버풀 원정에서 본인들 공격을 죽이면서 상대의 공격까지 죽여버리는 효율성을 한 차례 실행한 바 있다. 비록 이번 경기가 홈경기이나 무리뉴의 급진적인 반작용(reactive) 축구가 성공하기만 한다면, 올드 트래포드 관중들은 그런 경기 운영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무리뉴의 원정경기 10가지 원칙 중 하나는 "공을 가진 선수는 실패를 두려워 한다." 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티의 올시즌 패스 성공률은 88.8% 다. 시티는 공을 가진 상황에서 두려움을 모르는 팀이다.


올시즌 무리뉴는 상대팀이 백3 시스템일 경우에만 백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CSKA 모스크바, 아스날, 왓포드, 첼시, 토트넘 상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백3 시스템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 일요일 경기에서 무리뉴는 백3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마루앙 펠라이니가 출전 가능할 경우, 네마냐 마티치와 펠라이니가 동시에 후방 미드필더로 활용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안데르 에레라가 4-3-3과 4-2-3-1 포메이션을 혼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가 될 가능성 역시 있다. 무리뉴가 고정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선수를 용기있게 4명이나 기용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는다. 페널티 박스 바깥 지역에서 시티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도록 미드필드 지역 후방에 선수 1명을 더 배치하는 것이 더 가능성 높은 선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시티의 공격을 억제할 수만 있다면, 유나이티드가 시티를 상대로 득점할 충분한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과르디올라의 팀은 최초 압박이 실패할 경우 언제나 취약점을 노출한다. 물론 대다수 팀들은 시티의 최초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시티의 적극적인 공격 움직임을 막아내느라 정작 자신들이 공격을 펼쳐야하는 상황에서 허둥지둥 거린다. 이것이 시티가 리그에서 2번째로 우수한 수비력을 기록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런 시티가 최근 3경기에서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앙젤로 오그본나에게 시즌 첫번째 헤더 실점을 허용했다. 14라운드만에 첫번째 헤더 실점을 허용했지만, 시티는 결코 신장이 큰 팀이 아니다. 만약 유나이티드가 로멜루 루카쿠와 펠라이니를 활용해 적극적인 코너킥 공격을 시도한다면, 세트 플레이는 유나이티드에게 매우 명백한 득점 기회가 될 것이다.


왓포드, 아스날 상대로 폴 포그바와 제시 린가드의 연계 플레이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포그바는 징계로 나설 수 없고 그런 점에서 포그바의 결장이 아쉬울 것이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전보다 더 다이렉트한 공격을 실시할 것이다. 루카쿠의 공중전 능력을 이용해 앙토니 마시알과 린가드의 공격 가담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루카쿠의 공중전과 다른 선수의 침투 전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스퍼스 상대로 결승골을 만들어낸 방식이다. 스퍼스전 득점 상황처럼 시티가 너무나 단순한 공격에 무릎을 꿇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후방에서 침투하는 린가드와 마시알은 특히 페르난지뉴의 수비 능력과 시티 수비의 조직력을 시험할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의 핵심은 시티가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어떻게 막는가에 달려있지 않다. 유나이티드가 시티의 끊임없는 공격 움직임을 얼마나 잘 버티는가에 달려있다. 앞으로 잉글랜드 축구의 3~4년이 달려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dec/07/manchester-city-manchester-united-derby-jose-mourinho-pep-guardiola



by Jonathan Wilson


1985/1986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1995/1996시즌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사례가 언제나 (초반 번뜩이는 연승에도 불구하고 우승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성 사례로 활용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올시즌 챔피언 자리에 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이 없으면 이상할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맨체스터 시티의 플레이도 삐걱거릴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현재, 맨체스터 시티를 추격하는 그 어떤 구단도 맨체스터 시티를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벌써 승점 차이는 8점으로 벌어졌다. 조세 무리뉴의 기백없는 방법론이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주도권을 선물해줬다는 생각을 피하기 어려웠던 일요일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 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를 꺾었을 때, 무리뉴는 그 승리가 실용주의의 승리인 듯 말했다. 실용주의는 무리뉴의 축구를 설명할 때 자주 활용되는 단어이며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실용적이라는 말은 수비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용적인 것과 수비적인 것은 동일하지 않다 : 실용주의자는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을 시행한다. 하지만 무리뉴는 계속해서 상대에게 반작용(reactive)하는 축구를 주장한다. 반작용적이라는 것이 형세가 불리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지난 1달동안 탑6 구단을 상대로 3경기를 소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3경기에서 총 6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은 무리뉴의 접근법이 실용적이지 않음을 시사하며 오히려 무리뉴의 접근법이 완고하게 독단적임을 시사한다.


그렇다. 이번 상대는 첼시였고 첼시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하지만 시티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경기를 지배했고 1-0 스코어로 승리했다. 솔직히, 유나이티드는 경기에서 이길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난 FA컵 경기에서 6명의 수비수를 세운 것만큼 수비적이지 않았지만 펩 과르디올라처럼 첼시 상대로 공격적인 전략을 운영하려는 생각 역시 보이지 않았다. 최근 왓포드와 로마(2경기 모두)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첼시의 수비를 시험해볼 생각이 없어보였다. 


물론 은골로 캉테가 있는 첼시는 캉테가 없는 첼시와는 다른 팀이라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부상에서 복귀한 캉테 덕분에 첼시가 향상된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전히 유나이티드가 어떤 계획으로 첼시에게 타격을 입힐지 알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백3 전략을 사용하면서 아자르를 제어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 1명이 더 생겼고 그로 인하여 아자르가 맹활약 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 토트넘 핫스퍼 전에서도 발생했던 문제가 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전방에 위치한 2명의 포워드를 향해 롱볼 위주의 경기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역할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 그 포지션에 존재하지 않는게 더 나았을 정도였다. 62분을 소화한 미키타리안은 단 29번의 볼터치만을 기록했다. 물론 이 볼터치 횟수가 경기 내내 고립된 로멜루 루카쿠의 볼터치 횟수 24회보다 5번 많은 기록이긴 하다만...


그리고 미드필드 진영에서의 문제가 있었다. 아자르를 제외하더라도 첼시에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앙 미드필더 2명과 미키타리안이 있어 가끔씩 수적 열세 상황이 발생했다.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는 첼시의 윙백이 유나이티드의 윙백보다 더 공격적이었던 사실로 인해 악화되었다. 바카요코가 맞이한 첫번째 찬스도 다비데 자파코스타가 에슐리 영의 뒷공간을 파고든 상황에서 만들어졌고 실점 상황 역시 유나이티드의 왼쪽 측면에서 발생했다. 에슐리 영은 자신의 뒷공간을 노리는 자파코스타 때문에 이미 깊게 내려앉은 상황이었고 첼시가 공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르게 전환시켰다.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에게 앞으로 전진할 공간이 발생했으며 알바로 모라타를 향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무리뉴는 즉시 4-3-3 포메이션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결과적으로 유나이티드는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상황을 연출했는데 바카요코의 침투에 다시 한 번 급격히 취약해졌다.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마루앙 펠라이니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혼전 상황을 연출해냈고 유나이티드는 동점에 근접했다. 유나이티드의 결장자가 누가 되었든간에 유나이티드가 펠라이니에 상당히 의존해 창의성에 근접한 것을 만들어낸다는건 여전히 당혹스러운 일이다.


물론 첼시를 상대로 지난 리버풀, 토트넘을 상대할 때보다 주도적인(proactive)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리버풀과 허더스필드 상대로 승점을 놓쳤다는 것은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nov/06/manchester-united-tactics-chelse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프랑크 데 부어와 프랑크 레이카르트처럼, 축구관을 배운 아약스와 바르셀로나가 아닌 곳에서 쿠만 역시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로날드 쿠만이 에버튼에서 경질되기 한참 전부터 에버튼을 단지 바르셀로나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여긴다는 비판이 있었다. 과거 에버튼 소속이었던 케빈 랫클리프(Kevin Ratcliffle)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를 '우리(us)'라 부르지 않고 계속 에버튼이라 불러왔다." 쿠만은 2000년 비테세 감독으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를 아주 분명히 밝혀왔다 : 바로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는 것.


전례없는 수준의 지원을 받은 에버튼을 강등싸움으로 몰아넣고 에버튼을 떠났기 때문에 그의 목표를 비웃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이제는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되기엔 너무나 많은 실패를 기록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때 쿠만은 바르셀로나의 감독 후보군이었고 어쩌면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의 감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지도하기에) 적합한 전통을 갖추고 있고 어쩌면 그것이 쿠만의 문제 일부 중 하나였을 것이다. 


로날드 쿠만은 흐로닝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나 20세에 아약스에 입단했다. 쿠만의 아약스 입단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흐로닝언시절부터 쿠만은 아약스 선수처럼 보였다. 아약스 선수처럼 말했고 경기를 펼쳤다. 그는 수비수였으나 공을 뺏는 것보다는 패스에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쿠만에게 아약스는 아주 완벽한 예비 학교였다. 축구경기에 대한 쿠만의 가치관은 아약스에서 확고해졌고 강화되었다. PSV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바르셀로나에서 요한 크루이프와 함께하게 되었다. 쿠만은 항상 실용적인 경향을 보였지만, 자신의 축구철학적 성향에 대해서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2004년 쿠만이 이끄는 아약스에서 데뷔한 라이언 바벨(Ryan Babel)은 "쿠만은 굉장히 아약스 모델에 심취한 사람이었다 : 공을 높게 띄우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 4-3-3, 윙어, 많은 움직임과 포지션 변화." 


아약스가 아닌 바르셀로나에서 더 성공적이었지만, 아약스 모델이 지난 10년간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쿠만이 왜 바르셀로나 감독을 목표로 하는지는 뻔해 보인다. 쿠만은 바르셀로나에서 클럽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루이 반 할의 보조자였고 이 때 바르셀로나에는 펩 과르디올라와 루이스 엔리케가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으며 조세 무리뉴 역시 코칭 스태프 중 하나였다. 물론 무리뉴는 바르셀로나 축구에서 급격하게 멀어졌다. 하지만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축구관을 가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위르겐 클롭, 디에고 시메오네보다는 무리뉴가 훨씬 포스트-크루이프인이라 볼 수 있다.


포스트-크루이프인들의 문제는 아약스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 팀에 부임했을 때 발생한다. 반 할은 바이언을 자신의 의지대로 끌고갈 강한 개성을 가진 인물이었고 과르디올라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반 할 역시 1970년대 시행되던 토탈 풋볼의 변형된 형태를 시행한 구단에서 일했다. 다른 사람들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프랑크 데 부어(Frank de Boer)는 가장 눈에 띄는 실패 사례다. 아약스에서 4차례 리그 우승을 했지만, 인터나치오날레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는 팀을 19경기 밖에 지휘하지 못했다.


프랑크 레이카르트(Frank Rijkaard)의 성적은 특이하다. 레이카르트의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개최한 유로2000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다. 그 이후 레이카르트는 스파르타 로테르담의 감독으로 임명되지만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을 이끈 지도자가 되었다. 그에게 익숙한 축구 스타일로 돌아가는 바르셀로나에서 레이카르트는 2차례 프리메라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끈다. 이후 갈라타사라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의 성적은 잘 풀리지 않았다. 루이스 엔리케도 마찬가지다. 로마에서의 실망스러운 1년, 셀타 비고에서의 평범한 1년은 바르셀로나를 이끌기 위한 이력서로 충분하지 못했다. 허나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2번의 프리메라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1회 우승을 이끌었다.


크루이프의 후예들은 크루이프의 정신이 남아있는 구단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다. 한 구단에서 실패했다고 그 감독의 축구관이 다른 곳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마찬가지로 한 구단에서 성공했다고 그 기술들이 다른 구단으로 당연히 옮겨지란 법도 없다. 뛰어난 레이싱 선수라 할지라도 스쿨 버스 기사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도 통용되는 말이다. 2개 구단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감독은 단 4사람 뿐이다.


쿠만이 에버튼에서 실패한건 그가 바르셀로나를 잘 지도하는 것과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는 그를 반대하는 세력이 커지게 만들며 당연하게도 그건 결국 쿠만에게 좋지 않게 작용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쿠만의 정점 또한 2004년 아약스를 지도할 때로 느껴지는 것 역시 우연은 아닐 것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아약스 동료인 라파엘 반 더 바르트에게 친선전에서 태클을 시도하는 순간부터 쿠만의 커리어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드레싱룸에는 균열이 일어났고 이미 사이가 틀어진 쿠만과 기술 단장 반 할의 사이는 더욱 싸늘해졌다. 난장판 가운데 이브라히모비치가 유벤투스로 이적하게 되었고 스트라이커 없는 아약스는 붕괴되었다.


다가오는 2월 쿠만은 사임했다. 2년 후 PSV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때 이후로 줄곧 쿠만은 또 다른 아약스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24/ronald-koeman-everton-post-cruyffians-ajax-barcelona



by Jonathan Wilson


풀백은 한 때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는데 이번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풀백이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만들어가는 포지션이 되었음을 보여줬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리미어 리그 경기였다. 물론 지난시즌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전반전 45분간 보여준 퍼포먼스와 같은 사례들이 있었으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거둔 이번 승리는 특별하다. 첼시전은 잉글랜드에서 과르디올라의 팀이 엘리트 구단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경기였다. 과르디올라 팀의 모든 특성이 다 담겨있는 경기였다 : 점유율 지배, 빠른 전환, 공의 소유를 되찾겠다는 끈기까지. 부족한 것은 오로지 득점이었다. 3-0 또는 4-0도 가능했던 경기지만 스코어는 1-0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아마 콘테는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예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3-4-2-1 포메이션 대신 수요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잡았던 효율적인 3-5-1-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3-5-1-1 시스템은 우선 내려앉고 상대의 압박을 완화시키고 티에무에 바카요코, 은골로 캉테를 세스크 파브레가스 옆에 배치함으로써 역습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이 경기에서 콘테의 기본 컨셉이 역습이었기 때문에 35분만에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미키 바추아이 대신 윌리안을 투입했다. 콘테는 공격 지역에 속도와 규율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첼시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2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역습을 활용해 시티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홍색 군단(맨체스터 시티)이 계속 밀려들어왔다.


콘테가 이끄는 첼시의 장점은 단단한 척추 라인이다. 스크린을 치는 2명의 선수가 백3 라인을 보호하고 이 2명의 활약은 그보다 앞에서 뛰는 2명의 창조자들에게 탄탄한 기반이 된다. 2라운드였던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콘테는 창조자 1명을 빼고 미드필드 지역에 추가 인원으로 다비드 루이즈를 투입했다. 그 때는 다비드 루이즈였고 이번은 파브레가스였다. 스퍼스와 시티의 차이점이라면, 시티가 측면 플레이를 펼치는데 (스퍼스보다) 더 자연스러운 구단이고 측면에서 (2라운드 스퍼스보다) 첼시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르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은 경기 내내 넓게 포진하고 또 상대 진영에 가까운 곳에서 뛰었다. 백3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단이 끊임없이 윙백의 뒷공간을 노리는 상대팀을 만났을 때, 경기를 편하게 펼칠 수가 없다. (물론 측면에 선수 2명을 고정해놓는 것은 중앙에서 밀리는 상황을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기에 첼시를 상대로 그런 전략을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사네와 스털링 때문에 자연스레 마르코스 알론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어려워졌다. 물론 빅터 모지스 대신 아스필리쿠에타가 윙백으로 선택된 것은 콘테가 보다 수비적인 영향력을 원해서였을 것이다.


첼시의 윙백이 전진하기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전략을 선택하자 본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시티의 풀백은 방해를 받지않고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카일 워커와 파비안 델프는 오버래핑보다는 측면 플레이어의 안쪽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지난시즌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다니 알베스는 AS모나코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측면 플레이어 안쪽으로 침투하는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는 최근 공격하는 풀백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이며 풀백 포지션의 중요성이 상승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4년 월드컵에서 잭 찰튼(Jack Charlton)은 풀백이 피치 위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 말했는데 최근의 축구는 그의 예언을 실현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풀백이 활기차고 전투적이면 되는 포지션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앞에 발생한 공간을 침투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되었다.


특히 전반전에 이러한 언더래핑 움직임은 첼시의 윙백과 3명의 수비수 중 좌우에 배치된 센터백 사이의 균열이 발생하게 만들었다. 수비하는 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만약 알론소가 스털링을 상대하고 바카요코가 케빈 데 브라이너를 막고 있다면, 워커를 방어해야할 선수는 개리 케이힐이 된다. 그런데 이미 워커는 약 10야드를 뛰어온 선수이기 때문에 속도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사네를 막고 아스필리쿠에타가 델프를 막는 것처럼 마킹선수 배치가 바뀌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이는 결코 첼시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다.


시티의 결승골 장면도 같은 지점에서 만들어졌다. 바카요코는 계속 데 브라이너의 움직임을 쫓아다녀야 했고 실점 상황에서 이미 지친 듯 보였다. 데 브라이너는 바카요코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운 곳에서 공을 이어받았고 공을 가지고 질주할 수 있었다. 케이힐보다 첼시 진영에 더 가까웠던 가브리엘 제수스가 다시 데 브라이너에게 공을 연결해줬고 데 브라이너는 이를 골로 연결지었다. 센터 서클에서 시작된 맨체스터 시티의 빠른 전환은 단 3번의 패스만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 수 있게 했다.


시티의 뛰어난 플레이 뿐만 아니라 첼시 백3의 약점이 노출된 경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 백3의 좌우 센터백과 윙백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고 결과를 얻어냈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oct/01/pep-guardiola-importance-full-back-exposes-chelsea-vulnerability-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지난해 11월, 브뤼셀에서 벨기에가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승리한 것은 경기의 스코어가 8-1이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을만 하나 이 경기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이 3-4-2-1 시스템에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처음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활용한 경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가 에스토니아라는 점에서 악셀 비첼의 짝으로 케빈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데 브라이너는 낮게 내려앉고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에스토니아의 수비진을 피하면서 공이 빠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데 브라이너의 영향력은 아주 두드러졌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로 복귀한 이후, 펩 과르디올라 역시 데 브라이너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첼시가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판매한 3명의 선수들이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각 구단의 레이스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데 브라이너가 다가오는 토요일, 첼시를 상대로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는 과거의 인사이드-포워드(old-fashioned inside-forward) 자리에서 가장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 때로는 측면에서 뛰기도 했지만, 지난시즌 데 브라이너가 보여준 최고의 모습은 과르디올라의 약간 독특한 3-2-4-1 포메이션일 때 나왔다. 지금은 전통적인 4-3-3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홀딩 미드필더인 페르난지뉴, 왼쪽에서 창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다비드 실바 사이에서 데 브라이너가 뛰고 있다. 데 브라이너는 둘 사이의 공간에서 다소 오른쪽에 치우쳐 경기를 펼치고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해석하며 경기를 펼치는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요한 크루이프의 교리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요즘 맨체스터 시티의 근본적인 미드필더 틀은 1974년 월드컵의 네덜란드 혹은 1978년의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유사하다. (비록 아르헨티나의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 감독이 토탈 풋볼 개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페르난지뉴의 역할이 빔 얀센(Wim Jansen) 혹은 아메리코 가예고(Americo Gallego) 라면, 다비드 실바의 역할은 빌럼 반 하네험(Wim van Hanegem) 혹은 마리오 켐페스(Mario Kempes)라 할 수 있다. 기술력과 스태미너 갖추고 직선적인 데 브라이너는 요한 네스켄스(Johan Neeskens) 혹은 오시 아르딜레스(Ossie Ardiles)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던 시절의 일이다. 과르디올라는 데 브라이너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데 브라이너는 실력 뿐만 아니라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헌신적인 모습과 지능, 세심한 면까지 가진 선수다." 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하는지만 지시해주면 되는 선수다. 상당히 빠른 선수이고 수많은 패스와 어시스트를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공간을 발견하며 발로 공을 다루는 능력까지도 출중하다. 그는 완벽한 선수다." 라고 평가했다.


데 브라이너와 과르디올라는 축구가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된 견해가 있다. 말끔한 삼각 형태의 패스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데 브라이너가 수행하는 역할은 바로 '변속 장치'다. 정교한 패스 연결 속에서 데 브라이너는 공의 흐름에 완급을 조절한다.


사람들이 과르디올라의 스타일을 '티키-타카(tiki-taka)'라고 표현할 때, 과르디올라는 화를 낸다. 80년대 초기 바르셀로나의 치장은 화려하나 무의미한 패스를 보고선 당시 아슬레틱 클럽의 감독인 하비에르 클레멘테가 처음으로 사용한 모욕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데 브라이너의 역할은 시티의 축구가 실속없는 티키-타카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데 브라이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데 브라이너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는 메수트 외질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뿐이다. 놀라운 점은 올시즌 데 브라이너의 역할이 더 이상 단순한 창조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화요일 샤흐타르와의 경기에서 교착 상태를 깨는 데 브라이너의 선제골에서 볼 수 있었듯이,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골을 넣는 능력도 가진 선수다. 하지만 데 브라이너가 과르디올라에게 귀중한 선수라는 점은 데 브라이너의 기량적인 완전성(completeness)에 의한 것이다. 데 브라이너는 골을 넣을 줄 알고, 골을 넣을 찬스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그가 맨체스터 시티 플레이의 밸브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고 경기의 리듬을 조절하며 공격의 깊이를 조절한다. 창의성 있는 선수들로 가득찬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 브라이너는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장인이다. 데 브라이너는 시티의 경기가 샛길로 빠지지 않고 진행될 수 있게 하며 속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게 만든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sep/28/guardiola-kevin-de-bruyne-tiki-taka-manchester-city

 

 

by Jonathan Wilson

 

시즌이 막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은 익숙한 약점을 보여주고 있다.

 

백3 전환은 결국 특효약이 아닌 것으로 판결이 났다. 아직 평가하기 이른 감이 있으나 아스날이 오늘날 유행하는 전술로 변화한 것 (백3 사용) 조차도 언제나 4~5월에 성적 호전을 이뤄내는 아스날 흐름의 2017년 버전에 그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구도 '평범함'을 이렇게 잘 화폐화시키진 못할 것이다 : 아스날은 시즌티켓 판매를 극대화시킬 적절한 타이밍에 팬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마구 발산하는데 마스터가 되었다. 

 

지난 토요일 스토크 원정은 아스날에게 불운한 날이기도 했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득점은 한끝 차이로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었는데 정말 미세한 차이였기 때문에 다른 부심이라면 그 장면에서 온사이드라고 판정할 가능성이 있었다. 아스날의 유효 슈팅은 6개인 반면, 스토크의 유효 슈팅은 4번 밖에 없었다. 유효 슈팅으로 비교하는게 다소 구식이라면, xG 비교는 어떨까? 아스날은 xG 분석에서도 1.74 대 0.68로 스토크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어쩌면 가끔씩 찾아오는 안 되는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필 스토크 원정일 때, 아스날에게 그 안 되는 날이 찾아온 것일 수 있다.

 

아스날은 이제 선수 영입에 비교적 큰 돈을 지출하고 있고 마침내 높은 수준의 센터-포워드를 영입했다. (물론 라카제트가 박스 바깥에서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지만) 또한 아스날은 마침내 신체 조건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선수 세아드 콜라시나치를 영입했으며 팀을 나가고 싶어하는 선수를 보내지 않고 붙잡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아스날에게는 중앙 미드필더를 지휘할 선수가 없다. 지금껏 임시방편으로 땜질을 해왔지만, 아스날은 결코 패트릭 비에이라를 완전히 대체한 적이 없었다. 아스날이 비에이라를 대체하지 못했다는건 결코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지루함을 느끼게 할만한 주제이나 10년 넘게 아스날의 문제로 남아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끈 오트마르 히츠펠트는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 지역을 레드 존(red zone) 이라 자주 표현했다. 팀의 최우선 과제는 그 지역을 항시 보호하는 것이었다. 최대한 상대가 그 지역에서 슈팅, 패스, 드리블 기회를 잡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압박, 라인 사이의 공간을 죽이는 대열을 완성하기, 1명 이상의 홀딩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그 레드 존을 방어할 수 있다. 그렇게 레드 존에서 상대팀 선수를 아군 중앙 수비수 혼자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든다.

 

3-4-2-1 포메이션에서 2명의 홀딩 미드필더가 3명의 중앙 수비수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팀은 안정적인 토대를 갖춘다. 이는 최근 3-4-2-1 포메이션이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다. 3-4-2-1 포메이션은 W-M 포메이션을 기초로 하여 풀백이 자신의 수비적인 임무에서 벗어나 센터백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는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시즌이 끝날 무렵, 이러한 형태는 아스날에게도 안정성을 부여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프리미어 리그 개막주부터 레스터 시티가 아스날의 공간을 휩쓸고 다녔고 아스날의 홀딩 미드필더인 모하메드 엘네니, 그라닛 쟈카는 너무나 자주 레스터 진영까지 전진했다. 스토크와의 경기도 마찬가지였고 헤세 로드리게스는 그 공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물론 헤세의 결승골 장면은 아스날의 형태 문제보단 쟈카가 집요하게 헤세의 질주를 추격하지 않았다는 기본적인 임무 실패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쟈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시즌 쟈카는 거의 90%에 육박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경기당 2.4회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지만 점점 쟈카는 집중력을 잃고 본인 뒤에 위치한 수비수를 상대팀 선수에게 노출시키고 있다. 물론 쟈카의 역할이 공을 순환시키고 아스날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고 주장하며 그를 옹호할 수는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그의 임무가 무엇이든간에 중앙 미드필더라면 헤세가 그렇게 나홀로 아스날의 박스 안으로 침투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만약 공을 순환시키고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쟈카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왜 쟈카 옆에 공을 따내기 위해 싸우는 탄탄한 선수, 상대의 공격 과정에서 방파제가 되어줄 선수를 세워두지 않는 것인가. 지금 언급한 문제는 메수트 외질의 수비 커버가 넓지 않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훨씬 중대한 사항이다.

 

세상은 점점 만능형 선수를 원하고 있고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에게는 패스는 물론이거니와 기본적인 수비 임무까지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아스날은 점점 시대에 뒤쳐져가는 듯하다. 아스날의 문제는 아르센 벵거가 문제를 완화시켜줄 홀딩 미드필더 영입을 거부함으로써 악화되었다.

 

일요일 안필드 원정을 떠나는 아스날은 리버풀에게 특히 더 약점을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에도 아스날은 리버풀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7골을 허용했다. 2경기 모두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아스날의 취약 지점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며 만약 아스날이 이번 경기에서도 수비수의 앞 공간에서 초래하는 위협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수비 뒷 공간에서 훨씬 더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다. 수비수가 피르미누를 따라 움직이면 리버풀의 측면 공격수가 침투할 공간이 발생한다. 모하메드 살라의 합류로 리버풀은 양쪽 측면에서 모두 빠른 발을 보유하게 되었다. 일요일 경기는 아스날이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한 번 실패하는 엉망진창인 날이 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aug/25/arsenal-midfield-weakness-tactics-vieira-xhaka-wenger

 

 

 


by Jonathan Wilson


카일 워커 영입을 위한 금액이 £50m. 이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워커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워커보다 더 뛰어난 라이트백이 있었던가? 하지만 여전히 카일 워커에게 £50m을 쓴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풀백의 역할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이 워커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안루카 비알리(Gianluca Vialli)는 라이트백 포지션은 언제나 팀에서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가 차지한다고 말했었다. 좋은 수비수는 중앙에서 뛰고 기술력이 있는 선수들은 미드필더로 이동하며, 레프트백은 왼발잡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희소성을 가지며 그들은 라이트백과는 달리 취급된다. 풀백에서 뛰어난 공격력으로 각광받았던 초기 3인 : 니우통 산투스(Nilton Santos), 지아친토 파케티(Giacinto Facchetti),실비오 마르솔리니(Silvio Marzolini) 역시 모두 레프트백이었다. 이렇게 각 포지션별로 재능있는 선수들이 배치된 이후 남는 자리가 라이트백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풀백은 과거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포지션이 되었다. 백4를 사용할지라도 풀백의 공격적 영향력은 중요하다. 이제 풀백은 스피드, 스태미나, 수비 퀄리티 뿐만 아니라 선수 1명은 제칠 수 있는 능력, 크로스를 올릴 능력도 갖춰야한다.


물론 키어런 트리피어가 지난시즌 워커보다 경기당 평균 크로스 정확도에서 워커보다 50% 가량 뛰어난 결과를 남겼지만, 워커 역시도 이 모든 능력을 갖췄다. 높은 클래스를 지녔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옵션이었던 다니 알베스를 영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티가 워커를 대안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워커는 별다른 우승 경력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정말 뛰어난 축구 선수이지도 않다. 다만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풍부할 뿐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풀백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요구하기 때문에 워커가 그런 요구를 수행할만한 기술적 역량을 갖췄는지 논의할 여지가 있다. 물론 어쩌면 워커 영입이 시티가 전통적인 방식의 풀백 활용으로 노선을 바꾼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워커가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에 자산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워커의 가격이 £50m 심지어 여기서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핵심을 짚어낼 수 없다. 시장수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장은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올 여름 터무니없는 영입은 워커 뿐만이 아니다. 로멜루 루카쿠 £75m ,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53m, 모하메드 살라 £37m, 조던 픽포드 £30m 우리는 꽤 훌륭한 라이트백이 £50m까지 치솟은 것을 후대에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축구계가 거품에 휩싸이고 있지만 워커 딜은 아주 두드러진다. 워커는 27세이며 지금까지 고작 5골을 넣었을 뿐이다. 어쩌면 워커의 이적료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골만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 새로운 기류일 수도 있지만, 논점은 워커가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서 한참 동떨어진 것 둘째치고 스튜어트 피어스(Stuart Pearce), 스티브 니콜(Steve Nicol) 만큼도 못하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경기를 소화한 횟수도 고작 27차례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 워커는 여지없이 잉글랜드의 1순위 라이트백이지만, 1년 전만 하더라도 로이 호지슨이 나다니엘 클라인을 선호했던 것에 대해서 크게 문제삼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워커가 역사상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된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단체로 미쳐있는 것 같다. 지금 프리미어 리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비싼 백5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 워커, 존 스톤스, 다비드 루이즈, 엘리아큄 망갈라, 루크 쇼. 최근에 있었던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모두가 포브스 선정 연간수입 상위 30위에 모두 랭크되었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아랍계 인물들, 재벌 등으로 인해 이제 프리미어 리그에서 £50m은 이제 별로 큰 돈이 아니게 되었다. 구단의 재력이 입장료와 아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지니던 시절은 지났다. 


만약 지난시즌 감소한 시청자수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트렌드라면, 스포츠 채널을 재편성한 Sky사의 결정이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지출된 이적료는 극단적으로 인플레이션 되어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튤립 구근 거래는 모자이크 바이러스로 인해 전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수년간 협회와 교회는 경고 메세지를 보냈지만 가격은 끊임없이 상승했다. 1637년 2월 어느날 갑자기 선페스트가 발병했고 하를렘에 위치한 시장에는 더 이상 튤립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았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던 튤립의 가격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하룻밤 사이에 망해버렸다.


이적료로 인해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1905년 미들즈브러가 알프 콤몬(Alf Common)을 선덜랜드에서 영입하기 위해 £1k란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반응은 이제 가소롭기만 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축구계 호황은 계속 이어져왔다. 스포츠계 내부의 경제 체계는 탄탄해서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적료들이 합당하게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어쩌면 하를렘의 상황이 축구계에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를렘의 상황이 언젠가 오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카일 워커를 무려 £50m에 구매한 것이 된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7/jul/14/kyle-walker-manchester-city-madness-premier-lea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