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들은 전성기일때 특정한 포메이션을 활용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성기였던 3시즌 동안 고정적인 포메이션을 활용하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4-3-3 , 4-4-2, 4-5-1, 4-2-3-1, 4-4-1-1 과 가끔 다른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여러 포메이션의 활용, 엄격한 로테이션 시스템과 핵심 선수들의 활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시즌동안 강자로 있게 만들어주었다. 딱 11명의 선수를 선정하여 '이들이 3시즌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들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2007/2008시즌 명단을 통해 자세하게 말하고자 한다. 중요한 경기에서만큼은 퍼거슨 감독은 고정적인 포백 라인, 두명의 딥라잉 미드필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즈, 웨인 루니와 추가적인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호날두, 테베즈, 루니가 다재다능한 선수들이고 측면 공격수 및 중앙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은 포메이션의 틀을 깰 수 있었다. 세 명의 선수들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상호간의 이해력이 높았고, 이에 퍼거슨 감독은 세 명의 선수에게 프리롤을 맡기고 벤치에서 편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또한 세명의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수비적인 임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전술적 활용은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AS 로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최전방에 위치할 특정한 선수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윙어였던 호날두는 기술적, 신체적인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수많은 골을 집어넣었다. 필요할 때만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반면 본래 공격수인 웨인 루니와 카를로스 테베즈는 키가 작은 선수들이고 밑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는 창의적인 공격수들이다. 또한 루니와 테베즈는 굉장히 열심히 뛰어다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항상 3명의 공격수를 활용하진 않았다. 유럽대회 원정경기에서만큼은 3명 중 1명의 선수(테베즈)가 박지성처럼 열심히 뛰어다디는 미드필더에게 자리를 뺏겼다. 유나이티드는 07/08시즌 로마원정에서 승리했고, 이는 잉글랜드팀이 유럽대회에서 거둔 가장 완벽한 승리로 기억될 것이다.루니는 왼쪽 측면에서 미드필더처럼 뛰었고, 호날두가 최전방에서 원톱으로 뛰었다. AS 로마는 프란체스코 토티를 이용하여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오는 최전방 공격수를 뜻하는 '펄스 9'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펄스 9'에 추가적으로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도 선보였다. 팀 동료인 토티와 다른 움직임을 가져가는 호날두를 본 로마 선수들은 당황한 듯 보였다. 호날두가 밑으로 내려오면 박지성 혹은 루니가 최전방으로 나섰고, 유나이티드는 2-0으로 승리했다. 특히 첫번째 헤딩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단한 헤딩 득점이었다.


최전방 선수들이 다재다능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은 상대에 따라서 팀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로마원정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전방에 웨인 루니가 왼쪽 측면에 위치했지만, 첼시와의 결승전에서는 루니가 최전방에 나섰고 호날두는 본래의 오른쪽에서 벗어나 왼쪽 측면에 배치되어 마이클 에시앙을 위협했다. 호날두와 에시앙의 대결이 펼쳐졌고, 결국 호날두의 제공권을 이기지 못한 에시앙은 선제골을 내주는데 빌미를 제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체적인 구조를 깨뜨리지 않고도 전방에 위치한 공격수들간의 역할 교체가 가능했다. 이러한 부분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몇몇의 저널리스트 사이에서는 퍼거슨 감독이 전술적으로는 그다지 뛰어난 감독이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런 목소리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 몇년간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럽대회 원정경기에서 강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날을 이겼을 때(3-1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0년간 변해온 전술의 집합체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날 퍼거슨 감독은 4-3-3 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을 번갈아가면서 활용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4-3-3 혹은 4-4-2 포메이션 중 적어도 하나의 포메이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스쿼드에 보유하고 있다. 박지성은 4-3-3 포메이션에서 수비적인 측면 공격수 역할로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여왔다. 안데르손은 4-3-3 포메이션에서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앞에 배치될 경우에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대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4-4-2에서 활용할 옵션이지 4-3-3에서는 그의 자리가 없다. 퍼거슨 감독의 미드필더 자원인 마이클 캐릭, 폴 스콜스, 대런 플레쳐, (몸이 멀쩡한) 오웬 하그리브스는 4-4-2 와 4-3-3 일때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위대한 팀은 아니다. 그러나 이 당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술적인 혁신이 이루어진 것들을 체화한 팀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3/20/teams-of-the-decade-3-manchester-united-2006-09/

 




잉글랜드가 2000년대 첫번째 메이저대회에 참가했을당시 잉글랜드의 측면 수비는 네빌 형제가 담당했다. 그리고 2010년 첫번재 메이저대회에서 잉글랜드의 측면 수비는 에슐리 콜과 글렌 존슨이 담당했다. 안정감이 최우선인 수비수에서 빠른 발을 갖추고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로 변화가 발생했다.

 

풀백의 공격가담이 중요해지기 시작한 시점을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풀백이 중요해진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공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만약에 4-4-2 vs 4-4-2의 대결이 펼쳐진다고 가정하면, 측면 미드필더끼리 부딫히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다른 포지션에서도 선수들끼리 맞딱뜨리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오직 풀백들 앞에만 여유로운 공간이 발생하게 된다. 앞에 공간이 생기는만큼 풀백들이 전진할 수가 있었고, 따라서 그들은 경기에서 공을 잡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경기 이후에 통계자료들을 보게되면 풀백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위치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뛴 거리가 더 많다.

 

이러한 추세의 변화는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날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당시 아스날은 리 딕슨과 나이젤 윈터번이라는 당시의 전형적인 풀백에서 에슐리 콜과 로렌으로 풀백의 변화를 주었다. 그러나 벵거 감독이 콜과 로렌의 플레이를 처음 목격했을 당시, 그들의 포메이션은 수비수가 아니었었다. 에슐리 콜은 아스날 유스에서 잘나가는 공격수였고, 로렌은 마요르카에서 미드필더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었다. 벵거 감독은 풀백들이 공을 잘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고의적으로 그들의 포지션을 변경했다. 유럽에서 다른 사례들을 더 찾아볼 수 있다. 바리와 유벤투스 초창기시절 오른쪽 윙어로 뛰었던 지안루카 잠브로타는 마르셀로 리피 감독 아래서 왼쪽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풀백이 되었다.

 

 축구 전술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춘 조나단 윌슨도 현대축구에서 풀백이 가장 중요한 위치라고 말한다.

 

이제는 측면 미드필더가 상대의 풀백의 전진을 방어하는데 주력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 알렉스 퍼거슨 경은 최근 그러한 전술을 상당히 잘 활용했다. 웨인 루니와 박지성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데 활용했고, 그들은 매우 훌륭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또한 시즌초반에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에슐리 콜을 굉장히 잘 방어했었다. (2009/2010 시즌, 첼시 1-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제는 상대의 측면수비수를 방어하지 못한다면 경기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 왼쪽 윙어를 두지 않았던 토트넘은 아스날의 오른쪽 풀백인 바카리 사냐를 완전히 놓치면서 완패했고, 사냐는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09/2010 시즌, 아스날 3-0 토트넘) 반면 아스날도 첼시와의 경기에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면서 실점상황에서 에슐리 콜에게 크로스를 허용했다. (2009/2010 시즌 아스날 0-3 첼시)

 

앞으로 공격적인 풀백이 얼마나 더 오래도록 유행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2000년대 초반 플레이메이커를 중앙에 배치시키던 것과 달리 현재는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들이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 안드리 아르샤빈, 호나우지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와같은 선수들이 등장한다면 풀백들에게 더욱 수비적인 마인드를 강요하게 된다.

 

2000년대에 풀백의 역할이 굉장히 달라졌다. 인터나치오날레의 더글라스 마이콘은 이에 딱 들어맞는 예시이다. 브라질은 카를로스와 카푸 이후 최고의 풀백을 보유하게 되었다. 영상을 통해 밀란 더비에서 마이콘이 기록한 득점을 한 번 보아라.

 


http://www.youtube.com/watch?v=HL8yQALHKsY&feature=player_embedded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1/19/twtc-the-advent-of-attacking-full-backs/



1990년대 명성있던 선수들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조제 웨아, 호나우두는 중앙 공격수였다. 지네딘 지단, 마누엘 루이 코스타는 중앙에 위치한 플레이메이커였고, 루이스 피구, 라이언 긱스, 마크 오베르마스는 윙어였다. 오늘날에도 축구를 보는 사람들은 '특정 포지션의 최강자가 누구냐?'라는 논쟁을 벌이곤한다. 보통, 사람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윙어로 구분하고 있지만 그는 종종 최전방에서 경기를 뛴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오넬 메시도 전형적인 10번, 플레이메이커와같은 역할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웨인 루니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이 어디인가'라는 물음에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최전방 공격수, 수비가담을 갖춘 측면 윙어와 같은 대답들이 나온다.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두말할 필요없이 공격수로 구분된다. 그러나 오늘날 수많은 톱클래스 선수들에게 '최적의 포지션'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된 원인으로 크게 5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번째 이유는 유럽에서 대세였던 4-4-2 포메이션에서 현재 4-2-3-1/4-5-1/4-3-3 포메이션으로 흐름이 바뀌고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미드필더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이제 윙어들이 과거보다 더 전진배치되어서 뛰기 때문에 현대축구는 윙어들에게는 빠른 속도, 훌륭한 슈팅력을 요구한다. 더불어 최전방 공격수들에게도 빠른 발과 공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을 요구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앙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의 성향이 비슷해졌다. (따라서 티에리 앙리와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중앙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의 4-4-2 포메이션에서 윙어로 기용된다면 그다지 잘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4-2-3-1 포메이션이 대세가 되면서 피치는 4부분으로 나뉘었다. 따라서 공격수들과 윙어들간의 간격이 좁아졌다. 반면 4-4-2는 피치를 3부분으로 나누게되며, 윙어와 공격수간의 거리가 4-2-3-1 포메이션보다 멀어진다.

 

둘째 스쿼드 운용때문이다. 현재 유럽 최고수준 클럽들의 스쿼드의 질적 수준과 두터움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이제 스쿼드 로테이션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스리톱을 활용하고 4명의 선수가 그자리에 경합한다고 가정하자. 로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굉장한 이득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공격진영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할 줄 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이 필요해졌고, 그들의 가치는 이전보다 더욱 커졌다.


셋째 현대축구에서 움직임의 중요성때문이다. 움직임에 대해서는 추후에 글을 쓸 계획이지만, 지능적인 움직임은 단단한 상대의 수비벽을 뚫는데 굉장히 효과적이다. 상대수비를 뚫기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가면 다음과 같아진다. a)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은 본래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공격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b) 다른 포지션에서도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게되면 결국 선수는 그 역할에 익숙해지게 된다

 

넷째 공격수들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이제 현대축구의 전술 그 자체라는 주장이 있다. 거의 모든 유럽의 탑클래스 팀들은 4명의 수비라인과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시킨다. 이제는 거의 정형화되어 스리백을 구사하는 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공격수에게 색다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일종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해외의 유스 선수들이 더욱 현대적인 전술을 배우기 때문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는 4-3-3 과 4-2-3-1 포메이션에 익숙한 국가이다. 그리고 언급한 3개국에서 4-3-3과 4-2-3-1에 적합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내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쭉 4-4-2에 맞춰서 선수들을 길러왔고, 잉글랜드는 4-4-2 밖에 모르는 바보다! 외국클럽들은 잉글랜드클럽보다 멀티플레이어를 잘 길러내고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이렇게 말했던적이 있다.

 

"나는 잉글랜드가 어린 선수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갖추도록 가르치지 않는걸 이해할 수가 없다. 잉글랜드 축구는 어린 선수들에게 하나의 포지션만 가르치고 있다. 나의 견해지만, 스트라이커는 스트라이커의 역할만 수행하지 않는다. 그도 뛰어다녀야하는 선수이고 그가 크로스를 시도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4-4-2 와 3-5-2 포메이션을 소화해야할 상황도 발생한다. 이는 굉장히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물론 공격진영의 선수들이 다재다능해진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보비 찰튼 경은 커리어 내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었다. 그러나 현재 다양한 포메이션을 소화할 줄 아는 선수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990년대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을 보기 힘들었었다. 폴 머슨(前 아스날), 엔리코 키에사(現 AC 시에나) 같은 멀티 능력을 지녔던 1990년대 선수들은 시대를 앞서 태어난 셈이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1/21/how-the-2000s-changed-tactics-9-versatile-attacking-players/

 



선수들의 속도가 중요해진 이유는 최근 역습을 위주로하는 팀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사실 역습이라는 개념은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30년대 아스날이 잉글랜드 최강팀이던 시절, 하버트 채프먼 감독은 '자신들의 진영으로 상대를 끌어서 공격수들에게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준다' 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현대축구의 특징은 (과거보다 더 좋은 기술적 재능을 가진 선수들, 패스하기에 아주 적합한 피치조건, 수비수들이 거친파울을 할 경우에 경고를 피할 수가 없다는 점) 유럽 최상위 클럽들에게 역습이 상당히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빠른 발은 역습을 성공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아스날 선수단의 변화는 좋은 비교 예시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시오 월콧과 세바스티안 라르손을 비교하도록 하겠다. 월콧은 드리블 능력에서 우위에 있으며, 라르손은 월콧보다 지능적인 패스를 할 줄 안다는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100m를 11초만에 달릴 수 있다는 월콧에게는 아스날 1군에서 4시즌이라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세바스티안 라르손은 아스날에서 3번의 리그출전 이후에 버림받았다. 아스날 관계자도 라르손의 느린 발이 그를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두 선수의 속도를 제외하면 라르손과 월콧간의 큰 차이는 없다시피하다. 따라서 월콧이 살아남은 이유는 월콧의 빠른 발이 현대의 프리미어리그 축구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Football365에서 일하는 Pete Gill씨는 아스날이 첼시에게 0-3으로 패배한 이후에 시오 월콧에 대하여 약간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시오 월콧은 평가받는 수준보다 축구 재능이 부족하다. 만약 월콧에게 스피드란게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프로축구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빠르기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것도 갖추지 못했다." 월콧의 아버지도 '빠른 발을 가진게 월콧이 다른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는 점'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글을 보는 당신들은 선수를 평가하는데 속도라는 부분을 제외하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속도를 갖추지 못한 세바스티안 라르손은 중위권팀에서 뛰고, 빠른 속도를 갖춘 시오 월콧은 여전히 상위권 팀에서 뛰고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퀴즈를 하나 내보도록하겠다. 2003/2004 시즌을 앞두고 아스날은 선수들의 피지컬적인 부분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했다. 여러 테스트들 가운데 아스날 선수들이 60m를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측정하는 항목이 있었다. 1등은 티에리 앙리였고, 2등은 저메인 페넌트였다. 그렇다면 3등은 누구였을까? 10가지 선택사항을 던져주겠다.

 

데니스 베르캄프, 가엘 클리쉬, 에슐리 콜, 에두, 질베르투 실바, 로렌, 프레디 융베리, 로베르토 피레, 패트릭 비에이라, 실뱅 윌토르.


놀랍게도 정답은 데니스 베르캄프다.







사실 로테이션 시스템을 축구의 전술이라 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제 유럽 톱클럽을 이끄는 감독들에게 스쿼드 로테이션은 필수사항이 되어버렸다. 로테이션은 감독이 선발명단을 구성하는데 고려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1980/1981시즌 아스톤 빌라는 71년만에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아스톤 빌라 우승 당시에 주목받았던 것은 그들이 얻어낸 승점, 그들의 득점수가 아니었다. 바로 활용한 선수들의 수가 많은 이목을 끌었다. 당시 잉글랜드 1부리그는 시즌 전체 42경기가 있었고, 아스톤 빌라는 단 14명의 선수로 우승을 만들어냈다. 절반에 해당하는 7명의 선수는 42경기 모두 선발출전했다.

 

2008/200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 몇명의 선수를 활용했는지 알고 있는가? 정답은 글 맨 아래에 적어두겠다.

 

퍼거슨 감독이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던 시즌에 퍼거슨 감독은 스쿼드 로테이션을 굉장히 잘 활용했다.1998/1999시즌 퍼거슨 감독에게는 드와이트 요크, 앤디 콜, 올레 군나르 솔샤르, 테디 셰링엄이 있었다. 요크와 콜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첫번째 옵션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솔샤르와 셰링엄 역시 좋은 선수들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충분히 첫번째 옵션인 선수에게 휴식의 기회를 줄 수 있었고, 플레이의 질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빌라파크에서 펼쳐졌던 1999년 FA컵 4강전 재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은 과감하게 앤디 콜을 스쿼드에서 제외시켰으며 폴 스콜스, 드와이트 요크, (결승골을 기록한) 라이언 긱스를 모두 벤치에 앉혔다.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은 약 10년후에 다시 주목받았다. 2007/20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이뤄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같은 라인업으로 연속 2경기를 치른 적이 없었다. 따라서 정해진 베스트11 역시 없었지만, 가장 중요한 2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비슷한 사례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올 시즌(2009/2010시즌) 지금까지(2010년 1월 28일) 과르디올라 감독은 같은 선발명단을 딱 2차례 활용하는데 그쳤다. 반면 라파 베니테즈 감독은 너무 심할 정도로 로테이션을 시킨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왔다. 그러나 잦은 로테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층의 문제, 토레스와 제라드가 없을 경우 리버풀의 경기력의 문제라 봐야한다. 왜 로테이션이라는게 필수적이게 되었는가?


첫번째, 챔피언스리그의 규모가 커지면서 빅클럽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경기수가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선수들은 지치게 된다. 따라서 매경기 같은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할 수가 없다. (아스톤 빌라가 14명의 선수로 리그우승을 거머쥔 1980/1981 시즌 후에 그들은 유러피언컵에 나가게 되었다. 유럽대회 참가로 빌라의 리그성적은 하락하게 되었다. 그들은 11위로 1981/1982시즌을 마감했다) 모든 대회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자한다면 한 시즌동안 60경기를 치를 각오를 해야만한다. 60경기에서 선수들이 경기마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다.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현대축구에서 속도와 격렬함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상당한 체력을 요구한다. 흔히 범하는 오류는 선수들이 단지 쉬기만한다면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으며 90분을 뛸 수없다는 의미를 내포한 피곤함은 그다지 적절한 단어 선택이 아닌 것 같다. 매경기 100%로 경기에 임할 수 없다는 것으로 표현하는게 더 맞겠다. 따라서 한 포지션에 한 선수만 주구장창 기용하여 매경기 전체 능력에 70%만 활용하는 것보다 한 포지션에 로테이션을 해줄 수 있는 2명의 선수를 보유하여 경기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리뉴 감독이 신뢰하는 루이 파리아 체력담당코치의 말을 들어보자.

 

"로테이션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2~3경기를 동시에 고려해야만 합니다.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깨지않는 적정선은 3명이고 최대 4명까지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팀에 대해서 얼마나 잘 꿰뚫고 있는지와 그 시점에서의 선수의 경기력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팀에 지속적인 변화를 주는 부분에서 또 다른 큰 요소는 선수들의 부상의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클럽들이 부상에 대해서 민감해짐에 따라 최대한 선수들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자 하려고 한다. 믹 맥카시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리저브 선수들을 내보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에도 옳은 부분이 있다. 맥카시 감독은 비난 여론에 다음과 같이 말하며 대응했다.

 

"나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탈리아에 있을때 경기에서 부상이 일어날 확률은 10%라 말한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격렬한 경기가 3~4일 간격으로 연속해서 벌어진다면 부상 가능성은 30~40%로 부쩍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합니다.AC 밀란에서 구단 의료진에서 통계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의 말을 믿었습니다."

 

로테이션에 대해서 팬들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유력 언론매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에서 밀린 선수들에 대한 이적기사를 쓰는게 불가능해지니까라고 추정됩니다) 클럽이 이미 체계가 잘 잡혀져있는 포지션에 빅네임을 영입하는 경우에 '영입된 빅네임 선수를 어떻게 팀에 녹아들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항상 제기된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르셀로나와 같이 정해진 베스트 11이 없는 팀은 그런 걱정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중계를 들으면 이와같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발 라인업에는 4명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발 명단에 변화가 있다는 것이 발표될 때 이미 지난 경기에 뛰었던 선수가 바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 경기에 뛰었던 선수가 빠지는) 뻔한 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스쿼드 로테이션은 현대 최고수준의 클럽들이 기본적으로 활용해야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문제의 대답은 33명이다. (아스톤 빌라가 우승을 기록했을 당시의 2배 이상의 인원을 활용했다)

 

안데르손, 베르바토프, 브라운, 켐벨, 캐릭, 하파엘 다 실바, 드 라엣, 에커슬리, 에반스, 에브라, 퍼디난드, 플레쳐, 포스터, 깁슨, 긱스, 하그리브스, 박지성, 쿠쉬착, 마케다, 마누초, 마틴, 나니, 네빌, 오셰이, 포제봉, 호날두, 루니, 스콜스, 테베즈, 토시치, 반 데 사르, 비디치, 웰백

 

아스톤 빌라의 14명의 선수 중 7명의 선수가 42경기 전부 선발출전했지만 유나이티드의 리그 경기수는 38경기였고 오직 비디치, 호날두만 30경기 이상 출전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1/28/how-the-2000s-changed-tactics-7-squad-rotation/



만약에 90년대 중반으로 돌아가서 100명의 축구팬들에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피니셔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로비 파울러라고 대답할 것이다. 로비 파울러는 장신의 공격수가 아니었다. 또한 빠른 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신체적으로 강한 선수도 아니였고, 활동력이 좋은 선수도 아니였다. 그러나 공을 로비 파울러에게 전달시키면, 파울러는 놀라울 정도로 꾸준하게 득점을 기록했다.

 

오늘날의 프리미어리그를 돌아보면 로비 파울러와 같은 유형의 공격수들 중에서 로비 파울러에 버금가는 클래스를 지닌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날도 훌륭한 골잡이들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파울러보다 속도 및 기술력에서 훨씬 낫다. 현대에 '엄청난 마무리 능력을 지닌 선수'라고 표현되는 선수들은 페르난도 토레스, 저메인 데포, 대런 벤트와 같은 빠른 속도를 갖추고 있다. 아니면 보비 자모라, 에밀 헤스키처럼 골을 넣는 능력 말고도 공을 지켜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유형의 공격수도 존재한다. 현대축구에서는 득점만 할 줄 아는 선수가 되어서는 안 되는 추세로 진행중이다.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에 기여할 줄 아는 공격수가 되어야한다.

 

로비 파울러가 데이비드 베컴과 동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아직 로비 파울러는 34세이다. 여전히 데이비드 베컴은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그러나 로비 파울러는 호주 A-리그에서도 벤치에 앉아있다. 로비 파울러가 신체적 장점이 없다는 것이 큰 요소가 되었겠으나,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속도, 움직임, 지능적 플레이의 부족도 파울러의 쇠퇴에 한 몫 했을 것이다. 로비 파울러 커리어의 정점은 2003년 케빈 키건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했을 때였다. 그의 나이 27세였다. 부상에 시달리고 속도가 느려져가는 마이클 오웬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인가? 오웬이 현재 전형적인 골잡이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오웬도 파울러처럼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다.


로비 파울러가 굉장히 유명한 선수였지만, 현대 축구에서 '새로운 로비 파울러'라고 불리는 선수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아스날에서 깜짝 영입했던 에두아르도에게 '뉴 로비 파울러'라는 별명이 붙여졌지만 에두아르도는 파울러보다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에두아르도는 때로는 스리톱 중에서 왼쪽에 배치되기까지 했다. 로비 파울러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현재 그나마 포쳐(골 사냥꾼)이라 볼 수 있는 선수는 에버튼의 팀 케이힐뿐이다. 사실 팀 케이힐도 본래는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는 미드필더였다.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전형적인 골 사냥꾼이였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시간당 득점률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훌륭한 공격수였다. 그러나 결국 그도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은 반 니스텔루이를 과감하게 내쳤다. 반 니스텔루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19경기를 뛰었고 150골을 기록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반 니스텔루이를 내쫓았던 것이 옳았음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성적을 통해서 증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반 니스텔루이가 팀에 합류하기 이전에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그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이후에도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가 팀에 머물렀던 5년 동안의 성적은 어떠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시즌동안 단 1차례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제 루드 반 니스텔루이, 로비 파울러와 같은 공격수들에겐 현대 축구에 자리가 없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2/21/how-the-2000s-changed-tactics-6-the-death-of-the-poacher/





필드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로 분류된다. 어느 축구사이트를 접속하더라도 선수들을 크게 이렇게 3종류로 구분지어 놓는다. 현대축구에서는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의 3선이 아닌 4선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와같은 분류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좋지 못하다.

 

미드필더가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같이 두가지 분류로 나뉘면서 현대축구에서는 4가지 라인이 존재하게 되었다. (때로는 공격수들이 밑으로 내려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담당하기도 한다) 50년전 축구계에는 WM 포메이션 (3-2-2-3)이 유행이였고, 현대축구는 50년 전에 사용했던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3선에서 4선으로의 변화는 상대의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 사이에서 뛰는 딥라잉 포워드들이 성공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면서 시작되었다. 딥라잉 포워드의 존재로 4-4-1-1 포메이션이 만들어졌고, 윙어들이 딥라잉 포워드를 돕기위해 공격가담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포메이션은 4-2-3-1로 바뀌게 된다. 아르센 벵거감독의 아스날은 4-4-2 포메이션의 변형인 4-2-3-1을 굉장히 잘 활용했다.

 

딥 라잉 포워드는 3선을 활용하는 상대팀의 미드필더, 수비수들을 끌고 다녔다. 따라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3선을 활용하는 팀들도 4선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상대의 4-2-3-1을 그대로 따라하던가, 첼시 스타일의 4-3-3 (4-1-2-3의 효과를 냈던)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포메이션이 4선으로 변하면서 두가지 유형의 선수가 피를 봤다. 첫째로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들의 필요성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왜나하면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역할이 확실히 구분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에,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격에 치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대축구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모두 소화할 줄 아는 선수들 (미하엘 발락, 안데르손 등) 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수의 선수들이 한 번에 두 역할을 소화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가 쇠퇴하는 두번째 이유는 현대 축구에서 속도가 굉장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팀들이 역습을 주무기로 삼고 있으며, 그 역습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90분동안 경기장을 쉼없이 질주하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들이 역습 상황에서 최대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경기의 속도가 느렸던 20년전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4선으로 변하면서 피해보는 유형의 두번째 유형의 선수들은 바로 '속도가 빠르지 않은' 선수들이다. 발빠른 선수는 4-3-3, 4-2-3-1 포메이션에서 윙어로 활용될 수 있다. 빠르지않다면 공격라인에 위치하는 윙어가 되기 힘들다. 데이비드 베컴은 아주 적절한 예시이다. 4-2-3-1 포메이션에서의 데이비드 베컴의 포메이션은 홀딩 미드필더일까, 공격형 윙어일까? 데이비드 베컴에게는 전자(홀딩 미드필더)를 수행할 수비적 기술이 없다. 그러나 후자(4선에서의 윙어 역할)를 담당하기에는 발이 너무 느리다. 데이비드 베컴이 4-3-3 포메이션을 활용하던 AC 밀란에 합류했을 때 어느 누구도 베컴이 어느 위치에서 뛸 것인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는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위치에서 그다지 편해보이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중앙 미드필더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한 때 데이비드 베컴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던 적이 있지만 빠른 발을 갖추지 못한 그가 선발출전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잉글랜드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었다) 따라서 베컴은 빠른 발을 지닌 아런 레넌, 시오 월콧, 숀 라이트 필립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앞으로 포메이션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현재 우리는 4-3-3-0이라는 제로톱 형식의 포메이션을 목격하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나중에 포메이션을 구분하기 힘들어서 상대편 선수들이 대체 누구를 막아야할지 혼란스러워했던  2010년 브라질 대표팀 같은 포메이션을 목격할지도 모른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3/08/how-the-2000s-changed-tactics-5-back-to-four-bands-in-formations/




2000년대 첫번째 메이져대회였던 유로 2000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개방적인 축구가 진행되었었다. 준결승에 올라간 4개국 모두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에 전형적인 '넘버 10'을 기용했었다. 프랑스에는 지네딘 지단이 있었고, 이탈리아에는 프란체스코 토티, 포르투갈의 마누엘 루이 코스타, 네덜란드의 데니스 베르캄프. 이들과 같이 트레콰르디스타를 기용하는 것은 팀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2010년 오늘날, 지난 2년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모두 측면에 위치하여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선수들이다. 만약에 웨인 루니와 리오넬 메시가 시대를 앞서서 태어났더라면 그들은 트레콰르디스타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두 명의 스트라이커 바로 뒤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현재 측면으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측면 자리를 담당하는 선수들에게는 일정수준 이상의 스피드를 요구하게된다. 그런 점에서 메시, 루니, 아르샤빈, 리베리가 문제될 것은 없었다. 플레이메이커들은 측면으로 빠지면서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었다. 호날두, 루니, 아르샤빈, 메시 그리고 프란체스코 토티는 펄스 9 (≒제로톱) 역할을 맡겼을 경우에 가장 성공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5명의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최전방에서 뛰기에 애매하며, 그렇다고 측면에 배치시키기에는 발이 느린 선수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는 자신들의 잠재성을 전부 보여주지 못했던 '뉴 마라도나'로 불렸던 선수들을 떠올릴 수 있다. 후안 로만 리켈메, 파블로 아이마르, 안드레 달레산드로, 하비에르 사비올라와 같은 선수들 말이다. 이들이 성공하지 못한 선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 아이마르는 발렌시아에서 성공했고, 사비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기대치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마도 유럽과 남미의 전술적인 시각차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엔간체' (남미에서 플레이메이커를 지칭하는 말) 를 활용하는 전술이 아직도 주된 전술로 남아있다. 그러나 점차 유럽에서는 플레이메이커를 두지않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넘어온 '뉴 마라도나'들이 유럽에서 계속해서 실패하면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그들과 반대로 유럽에서 성공한, 아마도 현재 모든것을 이뤄낸 아르헨티나인 리오넬 메시는 13세에 유럽으로 넘어와 유럽방식의 축구를 배웠다.

 

조나단 윌슨은 후안 로만 리켈메를 "구시대 플레이메이커로서 남은 마지막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리켈메를 많이 뛰며, 적응을 훨씬 잘하는 루카 모드리치와 비교했다. 윌슨은 플레이메이커를 보유한 팀은 그 선수에게 굉장히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한 선수들은 개인의 천재성으로 번뜩이는 장면들을 연출해내지만 그 선수들은 항상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줘야만하는 위치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선수들은 중앙 미드필더가 창조자-파괴자로 이루어진 4-4-2 포메이션끼리의 대결에서는 잘 할지도 모르나, 점차 4-3-3 포메이션으로 대세가 기울면서 플레이메이커들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들이 존재하면서 플레이메이커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그들에게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지단, 루이 코스타, 토티가 선보였던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유럽의 톱클럽중에서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하는 팀이 얼마나 있는가? AC밀란의 카카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밀란은 카카 말고도 경기를 풀어나갈 선수들이 존재했다. 따라서 카카의 경기력이 형편없을지라도 밀란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메시와 호날두에 비하여 카카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당시에 카카의 경기력은 메시와 호날두만큼 꾸준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밀란시절만큼의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에 몸담았던 카카의 브라질 대표팀 동료 디에구도 또 다른 예시가 될 수 있다. 디에구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후에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트레콰르디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프란체스코 토티는 현재 공격수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현재 웨슬리 스네이더는 플레이메이커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중이지만 그는 필요하다면 측면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이다. 마치 파벨 네드베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와 같이 공격수 밑이 아니라 중원의 일부에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팀도 존재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명의 선수들은 리켈메같은 유형의 선수들보다 움직임이 많은 선수들이다. 현재 리켈메와 같은 구시대 유형의 플레이메이커로 요앙 구르퀴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그가 리게앙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월드 클래스 선수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큰 리그에서의 활약 혹은 국제 토너먼트 대회에서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현재 10번을 달고있는 선수들은 존재하지만 그들이 뉴 루이 코스타, 뉴 데니스 베르캄프라는 평가를 받고있지 않다. 앞으로 우리는 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뉴 웨슬리 스네이더를 볼 가능성이 더 많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0/03/26/trequartista-engance-classic-no-10sstruggle/



2004년 가브리엘 마르코티는 '더 타임즈'에 펩 과르디올라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가 썼던 기사는 펩 과르디올라의 커리어를 칭찬하려는 의도가 아니였다. 과르디올라를 깎아내리는 비평들에 대한 응수를 두는 글도 아니였다. 그가 썼던 글은 2004년 축구에 펩 과르디올라가 얼마나 쓸모없는 선수인가에 대해 쓴 글이였다.


그의 글은 과르디올라가 더 이상 재능이 없다고 말하는 글이 아니였다.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출중하지 않았던 과르디올라의 주된 포지션은 수비수들 바로 앞 공간이었다. 과르디올라의 역할은 그 자리에서 앞선에 위치한 그보다 출중한 재능을 갖춘 선수들에게 공을 뿌려주는 것이였다. - 미하엘 라우드럽,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호마리우는 펩 과르디올라의 도움을 받은 선수들이다. 마르코티는 당시 33세였던 과르디올라에 대한 혹평을 했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과르디올라가 정점에 위치해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당시에 그 누구도 과르디올라를 원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유럽축구는 중원에 두가지 유형의 선수를 두는데 치중했었다. (거친 태클을 거침없이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많은 빅클럽들은 파괴자-창조자의 조합을 선호했다.  실제로 유벤투스에서도 다비즈-지단의 조합이 있었지 않았는가? 과르디올라와 같은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는 설 자리가 없었다.

 

마르코티의 기사를 인용하겠다.

 

"미드필더로서 그가 가진 기술들은 이제 쓸모없어졌다. 현대축구는 과르디올라와 같은 선수를 배척하고 있다. 그의 커리어는 훌륭하나 이제 과르디올라의 자리는 없다. 과르디올라와 같이 복잡한 패턴의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들은 팬층을 잃어가고 있다."

 

과르디올라 본인의 인터뷰를 인용하겠다.

 

"나는 변하지 않았으며, 나의 기술 역시 퇴보하지 않았다. 단지 현대의 축구가 달라진 것일 뿐이다. 이제 축구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며 신체적인 조건이 더 요구되고 있다. 현대 축구의 전술은 달라졌다. 이제는 중원에 패트릭 비에이라와 에드가 다비즈와 같이 공을 잘 뺏어내고 태클을 시도하는 선수들을 원하고 있다. 이제 패스를 잘한다는 것은 보너스와 같은 부분이 되어버렸다. 이제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은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한다. 나같은 스타일의 선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2004년의 이야기였고, 2010년 현재 유럽의 챔피언은 펩 과르디올라가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르셀로나에 주입시켰다. 그는 중원에 3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는데 세명의 선수 모두 과르디올라와 같은 유형의 선수이다. -챠비 에르난데스, 안드레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그리고 챠비와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유로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6년전에 축구계에서 죽었던 과르디올라의 정신은 2010년의 축구를 이끌고 있다.


짧은 시간안에 그토록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은 놀랍다. 과르디올라 유형의 선수가 부활한 가장 큰 요인은 2000년대 초반의 4-4-2 포메이션에서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두 포메이션의 특징은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둔다는 것이며, 한 명의 선수가 여유롭게 남는다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의 파괴자-창조자 조합에 이제는 '패서'가 추가되었다. 리버풀이 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2008-2009 시즌 리버풀의 중원 조합은 다음과 같았다.  마스체라노(파괴자)-사비 알론소(패서)-스티븐 제라드(창조자)

 

그러나 변화에 더 큰 요인을 준 부분이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마켈레레의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를 기용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주된 방어대상이 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감소현상이 발생했다. 더불어 막아야할 상대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마켈레레 역할을 담당하는 미드필더의 수도 줄어들었다. '창조자'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들은 밑으로 내려가 플레이를 하고 더욱 조직적인 패싱 플레이를 선보인다. -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안드레 이니에스타는 3명의 미드필더 중 가장 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홀딩 미드필더는 태클러에서 패서로 변하게 되었다. - 마이클 캐릭과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가장 큰 수혜자이다. 그리고 중원 대결은 더 이상 피지컬 대결과 공을 뺏어내는 대결이 아니라 패싱 중심의 대결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바르셀로나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선수들이 순전히 바르셀로나에서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패싱 능력으로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만든 선수들이 존재한다. 안드레아 피를로는 분명한 예시가 될 수 있다. 과르디올라를 '쓸모없는 선수 유형'이라 혹평했던 마르코티도 그 기사에서만큼은 다른 클럽들과는 상반된 축구를 구사하는 AC 밀란에서만큼은 과르디올라가 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AS 로마의 다비드 피사로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로마는 특이한 포메이션으로 축구를 하고 있었다. 피사로도 인테르의 4-4-2에서는 굉장히 힘들어했다. 따라서 우리는 거의 10년간 볼을 다루는 미드필더들이 특이한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팀에서 성공적이였다고 추론할 수 있겠다.


또한 우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챠비와 이니에스타를 만들어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이미 바르셀로나 유스가 만들어낸 선수들이였다. 그러나 그들이 어린 시절에 과르디올라의 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과 레이카르트 감독 아래에서는 출전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은 사실이다. 2006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이카르트 감독은 두 선수를 벤치에 두었다.

 

세기가 바뀌면서 모두들 기대했지만, 여전히 피지컬은 기술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반대의 상황이 현재 펼쳐지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그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과르디올라의 말을 인용한 부분을 다시 읽어보라. 2004년이 완전히 다른 세상이였던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6년전 쓸모없는 선수라고 혹평을 받았던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유럽축구를 이끌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의 나이는 37세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체적인 능력은 과르디올라의 장점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그의 프로정신을 고려해보면 패싱 능력은 여전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37세에도 라 리가 혹은 세리에A에서 충분히 통했을 것이라는 소리는 그다지 불합리적인 말이 아니다. 시대가 따라주지 않은 탓에 과르디올라는 커리어를 너무나 일찍 마쳐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과르디올라가 빠른 시기에 감독직을 수행하여 그의 철학이 빠르게 축구계에 침투하게 되었다.

 

따라서 2000년대 축구전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과르디올라이즘(Guardiolaism)의 흥망성쇠였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4/27/how-the-2000s-changed-tactics-1-the-fall-and-rise-of-the-passing-midfie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