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urad Ahmed



첼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이적시장이 미쳤다." 라고 표현했고 지난 몇주 사이 유럽 상위권에 위치한 구단들은 잇따라 기존의 구단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사건은 파리 셍제르망이 €222m 을 지불하며 FC 바르셀로나로부터 네이마르를 영입한 것이었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 계약에 대해 "계산과 합리성이 결여된 이적" 이라 표현했다.


그런데 수십억 유로가 오가는 이적시장에 대한 분석을 해본 결과, 대다수 구단이 일부의 믿음 (구단이 합리성이 결여된 소비를 하고 있다) 보다 훨씬 더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딜로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1.17bn 이상의 지출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의 총 수입은 대략 £4.5bn 수준이다. 지난 2016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구단이 지출했던 총 비용 £1.16bn 을 이미 뛰어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수 영입에 지출되는 금액이 평균적으로 구단 매출의 약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지난시즌부터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Sky와 BT의 £5.1bn 규모의 자국 중계권료 계약으로 인해 씀씀이 수준이 올라갔다.





딜로이트의 스포츠 비니지스 그룹 고위 간부인 팀 브릿지(Tim Bridge)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구단은 선수의 이적료를 일시불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대신 선수의 계약 기간에 걸쳐서 금액을 지불합니다. 따라서 수입이 연 £40m 증가한다는건 5년에 걸쳐서 £200m 을 더 소비할 수 있다는걸 의미합니다."


"보도되는 숫자의 스케일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과연 이것이 지속될 수 있는 흐름인가에 대해 사람들은 의구심을 품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하는 수준에서 우리는 이적료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 봅니다."


네이마르 이적은 아웃라이어이다. PSG의 수입은 €521m 이고 네이마르 이적료는 PSG 수입의 40%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PSG 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영입함으로써 미래에 상업적인 부분, 머천다이징 딜에서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네이마르 영입으로 인한) 유럽 대항전에서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의 계산에 있다.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점점 더 많은 구단이 분석적인 접근을 활용하고 있다.


런던에 위치한 축구 컨설팅 회사 21st Club은 선수영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통계적으로 발전된 모델을 사용한다. 리버풀,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자체적으로 분석 팀을 운영하고 있고 이들은 잠재적인 영입 후보를 평가하는데 비슷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21st Club의 모델은 유럽 여러 구단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모델은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시즌이 끝나는 순간 영입된 선수가 승점 몇점을 더 가져오는지를 예측한다. 이 시스템은 이적하는 선수의 원소속팀과 이적하는 팀의 상대적 강점을 과거의 결과를 바탕으로 비교한다. 이적 대상이 되는 선수가 무조건 풀타임 경기를 소화한다는 가정과 감독이 항상 최상의 라인업만 내보낸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예측이 시행되며 득점, 어시스트 같이 경기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한다.


이렇게 새롭게 영입된 선수와 기존 선수의 비교가 이루어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버튼에게 €85m 을 지불하며 영입한 로멜루 루카쿠를 예로 들어보자.


루카쿠는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메인 스트라이커였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보다 더 많은 승점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지 않았다. 하지만 루카쿠는 앙토니 마시알, 마커스 래시포드보다는 현저한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 되었다. 루카쿠의 이적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입의 12% 수준에 그쳤고 이는 라이벌 구단이 지불한 여름 이적시장 최고이적료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낮았다. 





  • 네이마르는 앙헬 디 마리아보다 승점 2.6점을 더 벌어줄 것이다.
  • 네이마르는 율리안 드락슬러보다 승점 6.4점을 더 벌어줄 것이다.
  • 로멜루 루카쿠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비슷한 수준으로 대체할 것이며 현재 구단에 소속된 포워드들보다 훨씬 향상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만약 루카쿠 대신 래시포드가 뛴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 5.2점을 손해본다.
  • 네마냐 마티치가 폴 포그바 대신 기용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력은 약화된다. 하지만 캐릭, 펠라이니, 에레라보다는 팀을 업그레이드 시킬 자원이다.
  • 다빈손 산체스가 알더바이럴트 혹은 베르통언 대신 기용될 경우 토트넘의 백3는 약해진다. 하지만 스쿼드 플레이어로서 케빈 빔머보다는 낫다.



"루카쿠 이적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겐 매우 감당할 수 있는 영입입니다. 그들은 5년 계약을 제시했고 루카쿠는 커리어 최정점의 시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내게 됩니다. 아주 좋은 계약으로 보입니다." 21st Club의 <football intelligence> 부서 수장인 오마르 차우드후리(Omar Chaudhuri)가 말했다.


네이마르의 퀄리티는 PSG가 리그에서 승점 6.4점을 더 획득하게 만들 것이다. 지난시즌 프랑스리그 우승팀인 모나코와 PSG의 승점차가 8점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네이마르가 가져올 것이라 예상되는 추가 승점 6.4점은 아주 소중하다. 


그런데 21st Club의 모델은 선수의 이적료까지도 제안한다. 과거의 이적료, 구단이 지출할 수 있는 최고 이적료는 전체 수입의 20~25%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해 결론을 도출한다. 따라서 PSG는 네이마르 영입에 €150m 이상을 투자하지 않았어야 했다. 하지만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키기 위해서 PSG는 그 이상을 지출했어야만 했다.


그에 비해 형편없는 영입으로 고려되는 이적도 있다. 첼시는 모나코에게 €40m 을 지불하며 수비형 미드필더 티에무에 바카요코를 영입했는데, 21st Club의 모델은 바카요코가 동포지션에 뛸 수 있는 첼시 선수들에 비해 바카요코가 나을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시즌 모나코가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이었지만, 수비는 탄탄하지 않았다는 점이 바카요코의 평가를 낮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비는 첼시가 정말로 잘하는 부분이다.


팀 브릿지는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 이적시장이 적당한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제가 아르센 벵거와 안토니오 콘테에게 시대의 흐름을 따르라고 말할 포지션은 아니지만, 여러 구단이 앞으로 가능한 최고의 선수로 포지션을 채우고자 하는 열망과 필요에 의해서 높은 이적료를 지불할 것 입니다. 물론 여전히 알짜영입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런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를 발견하는 것은 구단이 책임지고 할 일 입니다."




출처 : https://www.ft.com/content/19d303ce-889d-11e7-bf50-e1c239b45787















by Murad Ahmed



2016년 10월 2일,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의 두 빅클럽 발렌시아와 AT 마드리드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0-0 스코어 상황에서 주심은 AT 마드리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관중들의 환호와 야유가 뒤섞인 가운데 앙투안 그리즈만이 페널티킥을 처리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리즈만은 스트라이커가 갖추는 평균적인 신장과 체격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지만, 세계에서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가장 잘 노리는 선수 중 하나다. 지난해 유로 2016에서 그리즈만은 대회 최다득점자로 '골든 부츠'를 수상하기도 했다.


모든 페널티킥은 공격수 입장에서 선물이나 다름없다. 골키퍼와 단 12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하며 엘리트 선수들은 약 75% 확률로 골을 넣는다. 그런데 44분경 페널티킥을 차기위해 등장한 그리즈만의 표정은 초조해 보였다. 그리즈만과 맞서야 했던 31세 골키퍼 디에고 알베스는 "그의 얼굴을 통해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많은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라고 말했다.


그리즈만과 달리 알베스는 굉장한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 자신감은 유럽 상위리그에서 가장 페널티킥을 잘 막는 골키퍼가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알베스는 최고수준의 선수가 시도한 페널티킥을 수차례 막아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번, 리오넬 메시, 디에고 코스타, 이반 라키티치, 마리오 만주키치 등...


페널티킥이 선언되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는 단 2명이 남게된다. 이 정지된 상황에서 골키퍼를 보호해줄 수 있는 룰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베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리즈만은 그 경기 이전에도 페널티킥을 실축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즈만에게 다가가 "또 실축하면 정말 최악이겠지?"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가 페널티킥 시도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죠."


심판이 휘슬을 불면, 단 몇 초만에 결정적인 상황이 마무리 된다. 그리즈만은 공을 향해 달려가 자신의 왼발 인사이드로 공을 강하게 찼다. 그리즈만의 발을 떠난 공은 알베스의 오른쪽을 향해 높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킥과 같은 방향으로 몸을 던진 알베스는 왼팔을 뻗어 공을 쳐냈다.


경기장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5.5만명의 관중이 일어섰다. 심지어 AT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도 알베스의 선방에 박수를 보냈다. 후반전에 AT 마드리드는 또 다시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미드필더인 가비가 페널티킥을 처리하기 위해 등장했다. 가비는 킥을 세게 차기 않았고 알베스는 쉽게 가비의 공을 막았다. 가비는 마치 실축을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나는 발렌시아의 훈련장에서 디에고 알베스를 만날 수 있었다. 리우 데 자네이로 출신인 알베스는 상 파울루의 히베이렁 쁘레뚜(Ribeirao Preto)에서 성장했다. 다른 브라질 어린이들과 똑같이 알베스 역시도 축구에 미쳐있는 소년이었다. "체중이 불어나면서 저는 골키퍼로 축구 경기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시합이 있기 전에 부모님은 "오늘 누가 골키퍼를 보니?" 라고 물어봤고 제 대답은 "제가 오늘 골키퍼에요." 였습니다. 모두 저같이 뚱뚱한 녀석이 무슨 골키퍼를 보냐면서 비웃었지만, 저는 계속 선방을 해냈습니다. 경기가 끝난 이후 모두가 저의 활약에 기뻐했습니다." 






이후 체중은 감소했지만 알베스의 슈팅 방어능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18살에 알베스는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에 입단했고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알메리아를 거쳐 발렌시아에 합류했다.


발렌시아는 알베스에게 페널티킥에 대한 비디오 분석을 제공하지만 알베스는 그것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알베스 주장에 따르면, 페널티킥은 '심리전'이다. "저는 경기 도중 페널티킥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머리 속에 그리고 들어갑니다. 몇가지 상황을 그리는 것이죠. 하지만 페널티킥이 시도되는 그 순간에 상대 선수가 떨고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넌지시 떠보기도 합니다. 저는 상대 키커와 이야기를 나누어 그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 방법을 좋아합니다."


상당히 많은 선수들이 페널티킥 전 키커의 마음을 읽는 알베스의 능력에 불안해하고 있다. "저는 브라질 대표팀 동료인 네이마르, 마르셀루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메시와 호날두가 저를 만날 때 (페널티킥 성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메시와 호날두가 네이마르와 마르셀루에게 어떻게 알베스 상대로 페널티킥을 차야하는지 물어본다는데 정작 네이마르와 마르셀루는 저의 트릭을 모르죠."


축구는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며 단 1골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기가 많다. 따라서 페널티킥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 1990년 월드컵에서도 굉장히 지루한 경기를 펼치고 있던 서독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85분에 나온 안드레아스 브레메(Andreas Brehme)의 페널티킥으로 승부가 갈렸다.


39%의 높은 페널티킥 선방률로 유명한 PSG 소속의 케빈 트랍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언제나 페널티킥 상황에서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들어갑니다. 이 상황에서 골키퍼는 잃을 것이 없습니다."


1963년부터 1974년까지 아스날에서 활약한 밥 윌슨(Bob Wilson)은 페널티킥 상황을 끔찍하게 싫어했던 골키퍼였다. 그가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페널티킥을 막기까지는 무려 9년의 시간이 걸렸다. 


발렌시아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코치를 담당하고 있는 호세 마누엘 오코토레나(Jose Manuel Ochotorena)는 페널티킥 상황이 키커에게 모든 조건에서 유리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디에고 알베스가 페널티킥 선방에 관해 아웃라이어(outlier)임을 인정했다. "디에고는 페널티킥 상황을 상당히 잘 지배하는 골키퍼입니다. 그는 직감, 반사신경, 페널티 상황을 지배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들은 알베스의 뛰어난 페널티킥 선방에 대해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으나 그가 굉장히 이례적인 선수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알베스는 평균 선방률 25%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트랜스퍼마르크트(Transfermarkt) 웹사이트 기록에 따르면, 알베스는 총 46차례 페널티킥 중 22번을 막아냈다. 알베스는 비슷한 수의 페널티킥 상황을 맞이한 골키퍼들 중에서 단연 최고의 선방률을 기록하고 있다. 


페널티킥 통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마틴 서튼(Martin Sutton)은 상대 키커가 얼마나 킥을 정교하게 시도했는지도 고려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알베스는 유럽 최고의 페널티킥 선방률을 자랑한다. 우리는 알베스의 접근법에 대해 보다 더 심도있게 알아볼 것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과정까지 접근할 것이다. 알베스는 어떻게 페널티킥을 많이 막을 수 있던 것일까?


사람들은 페널티킥이라면 자연스럽게 승부차기를 떠올리며 월드컵 대회처럼 무승부 끝에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무대를 머릿속에 그린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피어스, 사우스게이트, 인스, 베컴, 바셀, 제라드, 램파드, 캐러거, 에슐리 영, 콜까지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이들의 실축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은 대회에서 탈락했다.





승부차기는 치열한 120분 경기 이후에 펼쳐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지쳐있고 이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차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승부차기에서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맷 르 티시에(Matt Le Tissier)처럼 킥의 스페셜리스트와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1986년부터 2002년까지 사우스햄튼에서 활약한 르 티시에는 사우스햄튼 팬들에게 "르 갓(Le God)" 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르 티시에는 굉장히 본능적인 감각에 의존하여 골을 넣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페널티킥에선 상당히 계산적이었다. "저는 언제나 페널티킥을 전담하길 원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에 있길 원했고 페널티킥은 저에게 아주 유리한 출발을 제공해줄 수 있는 찬스였습니다. 저는 구단 유스팀 골키퍼에게 제 페널티킥을 한 번 막을 때마다 돈을 주겠다고 말하고 연습을 했습니다. 약 10번의 기회에서 선방 1회당 약 5~10파운드씩 제안을 했습니다. 비록 연습 상황이었지만, 이러한 금전적 제안은 골키퍼가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유인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돈을 잃고싶지 않았고 그것은 연습 상황에서 저한테 압박감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렇게 르 티시에는 페널티킥 기술을 연마했고 갈고닦은 르 티시에의 페널티킥은 골포스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향해 (막기 어려운 곳을 향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시도되었다. 목표지점이 잘 설정된 페널티킥을 막으려면, 골키퍼는 키커가 공을 차기 전에 방향을 설정하는 도박을 걸어야 한다. 르 티시에는 동시에 공과 골키퍼를 바라볼 수 있는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먼저 움직이는 골키퍼들을 상대로 상당한 이점을 가질 수 있었다. "공에서 약 3~4야드 떨어진 지점에서 주변시력(peripheral vision)을 통해 골키퍼와 공을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골키퍼가 어떤 모션을 취하고 있는지, 몸의 밸런스가 어디로 가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 선수들에겐 페널티킥 상황에서 자연스레 선호하는 방향이 있다. 오른발잡이는 보통 키커 기준으로 왼쪽을 향해서 차고 왼발잡이는 오른쪽을 향해서 찬다. 오른발잡이가 왼쪽으로 왼발잡이가 오른쪽으로 차는 것은 발 스윙이 몸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이루어지게 만듦으로써 정확성을 유지한채 쉽게 힘을 실을 수 있다.


르 티시에는 커리어 통틀어서 49차례 페널티킥을 시도했고 48개를 성공시켰다. 르 티시에는 프리미어 리그 페널티킥 최고 성공률을 자랑하는 선수이며 축구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힐만한 성공률을 남겼다.


각 구단의 페널티킥 전담키커는 자신의 성공률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소속 FC 아우크스부르크의 페널티킥 전담키커인 폴 베르헤흐(Paul Verhaegh)는 "구석을 향해 적절한 속도로 잘 찬다면, 그 킥에 빠르게 반응하여 막을 수 있는 골키퍼는 얼마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한다. "골키퍼들은 일찍 방향을 정하는 도박을 걸 수 있지만, 대다수 골키퍼들은 먼저 방향을 설정하는 도박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안좋은 슈팅이 오길 바랄 뿐입니다. 따라서 저는 정확하게만 찬다면 페널티킥을 넣을 수 있다고 꽤나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베르헤흐는 유럽 상위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베르헤흐는 17번의 페널티킥 중 단 2번만 실축했는데 그가 페널티킥을 처음 실축하게 만든 골키퍼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다. "노이어 수준의 골키퍼를 상대할 때는 반드시 좋은 페널티킥을 차야만 합니다. 노이어의 반응속도와 팔 길이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좋은 킥을 시도해야만 합니다." 노이어는 베르헤흐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지만, 구석을 노리려했던 베르헤흐의 슈팅은 포스트를 때리고 말았다.


페널티킥 분석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문헌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페널티킥이 게임 이론(game theory)를 반영하는 현실 세계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게임 이론은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상호의존적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이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냉전 시대에 미국은 군사적 충돌에 소련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게임 이론을 활용했다. 게임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노벨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쉬(John Nash)는 2011년 영화화된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의 실제 모델이었다.


런던 경제대학의 교수이자 아슬레틱 빌바오에서 경영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그나시오 팔라시오스-푸에르타(Ignacio Palacios-Huerta)는 9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 대학원 과정을 소화하고 있었고 페널티킥이 내쉬가 주장한 게임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수천개의 페널티킥 결과를 기록했고 2003년 <Professionals Play Minimax>라는 아주 영향력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게임 이론가들은 행위자가 서로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것이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페널티킥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다. 키커에게 최선의 결과 -득점- 은 곧 골키퍼에게는 최악의 결과이며 골키퍼에게 최선의 결과 -실축- 은 키커에게 최악의 결과이다. 키커는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차는 아주 순수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골키퍼는 키커의 패턴을 파악하게 된다. 그 결과 키커와 골키퍼는 복합적인 전략을 사용하게 되고 결국 킥의 방향, 다이빙 방향을 무작위화 한다. 


그렇다고 키커가 정확히 양쪽에 50:50 비율로 킥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키커가 어느 발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더 힘을 실어 킥을 시도할 수 있는 방향이 결정되고 자연스럽게 키커는 그 쪽으로 더 많은 킥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방향을 향해 차는 경우도 있고 그러한 선택은 골키퍼가 방향 설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키커들이 킥을 시도하는 발에 따라 자연스레 선호하는 방향(natural side)로 약 61.5%의 페널티킥을 시도하는걸 밝혔다. 다른 방향으로 차는 경우는 38.5%였다.


골키퍼가 자연스럽게 선호하는 다이빙 방향은 주로 어느 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골키퍼는 약 58%의 비중으로 자연스러운 방향을 향해 다이빙을 한다. 수천번의 현실 세계 페널티킥을 조사한 결과, 축구 선수들은 놀라울 정도로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키커는 더 빠르고 강하게 공을 찰 수 있는 방향으로 약 60% 비중으로 킥을 시도하며, 골키퍼는 더 날렵하게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57.7% 비중으로 몸을 던진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는 골키퍼도 있다. 그 비중은 약 10%이며 이 집계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엘리트 선수들은 일반인과 달리 작은 수 법칙(the law of small numbers : 대수의 법칙처럼 소표본도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믿는 경향)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동전을 10번 던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고 이야기한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H, 뒷면이 나오면 T를 적어보자고 했다. 10차례의 동전 던지기를 통해 나는 'HTTTHTHHTH' 라는 결과를 기록했다. "만약 제가 10차례 동전 던지기를 시행하라고 요청했다면, 당신은 결과가 50:5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할 것 입니다. 왜나면 여러번 시도할 경우 확률이 50:50에 가까워질 것이란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50:50에서 벗어나는 결과가 나온다면, 당신은 동전을 10번 던지는 시행을 다시 해보려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오해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덧붙여 말했다. "동전을 10번 던지는 것 대신 이번에는 50번 던진다고 합시다. 동전을 10번 던졌을 때, 4번 연속으로 같은 면이 나올 것이라 확신할 수 없지만 50번 던질 경우에는 적어도 1번은 그런 케이스가 나올 것이라고 조금 더 강하게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소표본으로도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다는 작은 수 법칙에 사로잡혀있습니다."


그러나 축구 선수는 결코 일반인이 아니다. 프로 선수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반드시 상대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펼친다. 따라서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행동 전략을 더 혼합해서 사용한다. 바이에른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방향 설정을 가장 잘 랜덤화하는 선수들 중 하나다.





사이먼 쿠퍼와 스테판 지만스키가 2009년 발간한 사커노믹스<Soccernomics>에 따르면,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둔 첼시가 승부차기 상황을 대비해 팔라시오스-푸에르타에게 조언을 구했다.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가장 결정적인 페널티킥 대결은 첼시의 니콜라스 아넬카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의 맞대결이었다. 아넬카가 킥을 시도하기 전, 반 데 사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왼쪽 방향을 가리켰다. 반 데 사르가 손으로 가리킨 방향은 팔라시오스-푸에르타가 첼시 선수들에게 노리라고 했던 바로 그 방향이었다. (반 데 사르는 주로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하고 첼시는 그 이전까지 6명의 키커 중 5명이 반 데 사르의 왼쪽으로 공을 찼다.) 반 데 사르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아넬카는 반 데 사르의 오른쪽으로 공을 찼다. 반 데 사르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오는 공을 막았고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었다.


리버풀은 페널티킥 전략 수립을 위해 심도있는 통계적 분석을 시행하는 여러 구단 중 하나다. 리버풀을 소유한 FSG는 미국 프로야구의 보스턴 레드삭스도 소유하고 있다. 레드삭스는 2002년 28세 테오 엡스타인(Theo Epstein)을 단장으로 임명하면서 구단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엡스타인은 통계적으로 스포츠에 접근하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 신봉자이다. 2년 후, 레드삭스는 86년만에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리버풀을 인수한 FSG는 축구에서도 똑같은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다. 리버풀의 분석과를 이끄는 사람은 데이터 회사에서 근무했던 이안 그래엄(Ian Graham)과 토트넘 핫스퍼, 포츠머스에서 퍼포먼스 분석가로 활약했던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이다. 두 사람은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페널티킥 선방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시몽 미뇰레를 돕고 있다.


"리버풀 골키퍼들은 경기 전에 항상 분석팀을 만나 상대의 모든 세트피스에 대해 검토합니다. 페널티킥은 물론이구요. 우리는 상대팀 전담키커가 어떻게 킥을 시도하는지 파악하고 만약 패턴이 존재한다면 그 패턴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갈 수 있는지 체크합니다." 미뇰레가 말했다.


지난 1월 첼시를 안필드로 초대한 리버풀은 77분에 첼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첼시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디에고 코스타가 페널티킥을 시도하기 위해서 나섰다. 골라인에 서있는 미뇰레는 자신의 팔을 뻗은 상태로 껌을 씹고 있었다. 리버풀 분석팀은 코스타가 골키퍼의 오른쪽 방향으로 킥을 시도하는 성향을 미뇰레에게 이미 알려줬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타에게는 골키퍼 오른쪽 상단, 하단이라는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미뇰레는 높은 슈팅과 낮은 슈팅에 모두 반응할 가능성을 위해 그 중간을 향해 다이빙을 시도했고 결국 코스타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사전에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페널티킥 선방이 골키퍼 인생 최고의 선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경기 도중에 발생하는 세이브가 훨씬 더 반사적이며 또 그것은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페널티킥 선방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운 슈팅이 존재하게 됩니다." 미뇰레가 말했다.


리버풀 분석팀이 예측한 것처럼 코스타는 골키퍼의 오른쪽 방향으로 공을 찼고 공은 잔디를 따라 골키퍼의 몸 아래쪽을 향했다. 하지만 미뇰레는 오른손을 사용해 공을 쳐냈고 터치라인에 있었던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대기심을 향해 "누구도 우리를 이길 수 없어!" 라고 소리쳤다. 경기는 1-1 스코어로 종료되었다.





통계분석을 통해 상대팀 키커에 대해 준비를 한다면, 디에고 알베스조차도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을 수 있다. 알베스가 상대 키커의 방향을 읽는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알베스는 약 63% 비중으로 상대 키커가 자연스럽게 선호할 방향을 향해 다이빙 했고 37%를 자연스럽지 않은 방향을 향해 다이빙을 했다. 이것은 게임 이론가들이 예측하는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치다. 알베스를 상대하는 키커의 약 15%는 중앙을 향해 찼지만, 알베스는 한 방향을 선택해 다이빙하지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알베스의 진짜 뛰어난 능력은 페널티킥 방향 선정 이후다. 골키퍼가 방향을 맞게 선정해도 60~70% 확률로 골이 들어간다. 하지만 알베스의 경우 방향을 맞게 설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알베스가 지금까지 키커의 페널티킥 방향을 읽었던 27차례 사례 중 골을 허용한 것은 단 3번에 불과하다. 알베스가 방향을 읽는다면, 키커의 득점 확률은 1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알베스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심리전이 아니라 반사신경이 좋은 것이다.


발렌시아의 훈련장에서 알베스는 자신이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는 간단한 방법들에 대해 소개했다. 첫번째 방법은 살짝 대각선 앞쪽 방향으로 다이빙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골라인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서 골포스트와 페널티 스팟 사이의 각을 좁힐 수 있고 키커가 타깃 지점으로 선정할 공간을 좁힐 수 있다. 흥미롭게도 알베스는 자신만의 페널티킥을 막을 다른 숨은 비법이 존재한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알베스는 게임 이론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비범한 능력을 지닌 프로선수라는 것이다.


AT 마드리드의 2차례 페널티킥을 막은지 3주가 지났고 이번에는 메스타야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게 되었다. 2-2 스코어 상황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92분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즈가 페널티 박스에서 반칙을 당했고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발렌시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벤치에서 물병을 던지면서 강렬하게 항의했다. 페널티킥을 차기위해 등장한 선수는 리오넬 메시. 주심은 알베스에게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알베스는 계속 메시 옆에 서있었다. "저는 메시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이전에도 너의 페널티킥을 막았었지." 라고요.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메시는 저에게 어느 방향으로 차야할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메시는 그저 공을 빠르고 강하게 차길 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알베스로 인해 급하게 작전을 변경했는지 메시는 굉장히 이례적인 테크닉을 사용했다. 메시는 오른쪽 코너로 강하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왼발 바깥쪽을 활용하여 페널티킥을 찼다. 알베스는 "메시가 페널티킥을 이렇게 처리한 것을 본 적이 없다." 라고 말했다. 공은 잔디를 스치듯이 지나 가까스로 알베스의 손가락을 피해 골로 연결되었다. 이는 알베스가 방향을 맞게 추측했고 또 그가 오른쪽으로 넘어졌을 때 허용한 2번째 페널티킥 실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메시지만, 알베스를 꺾기 위해서는 완벽한 페널티킥 시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팔라시오스-푸에르타는 메시의 페널티킥 영상을 보고서는 "메시가 알베스의 왼쪽으로 공을 찼어야 했다." 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ft.com/penalties




by Murad Ahmed & John Burn-Murdoch


부자들이 실패한 수많은 투자와 나쁜 영입을 감추기 위해 최상위 리그에 돈을 들이붓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구단은 수십억이오가는 축구계 이적시장 게임에서 승자가 된다.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는 회계를 다루는 KPMG가 지난 4시즌간 축적한 69개 구단을 분석한 자료를 소개하고자 한다. 막대한 지출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척도로 활용된 임금지출 대비 누적 승점을 고려했을 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럽에서 가장 '스마트한 소비'를 하는 구단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임금 지출 규모 및 동일 리그 내 타구단과 비교하여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이들은 통계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승수를 훨씬 뛰어넘었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경쟁자들보다 피치 위에서 지출 대비 더욱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효율적인 소비를 하는 구단이 돋보인다. 에버턴, 토트넘 핫스퍼, 사우스햄턴 모두 임금 지출 대비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구단으로 이탈리아의 체세나, 프랑스의 브레스트, 잉글랜드의 퀸스 파크 레인저스를 언급할 수 있다. 이들은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효과는 미비했고 1부 리그에서 강등까지 당했다. 최악까지는 아니지만 지출 대비 나쁜 성적을 기록한 범주에 명문 구단이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의 인테르, AC 밀란은 수년간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나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럽에서 바르셀로나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돈을 소비하는 구단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임금으로 €321m을 지출했지만 지난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5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축구 팬들은 비싸게 모아진 스쿼드를 가지고 그 정도의 이적료를 지불할 가치가 있었는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지만, <사커노믹스>의 저자인 스테판 지만스키 교수같은 분석가들은 팀의 리그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지표가 (이적료가 아닌) 바로 임금 지출이라 말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헤드 코치(head coach) 디에고 시메오네 지도 아래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축구팬들과 펀딧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보다 훨씬 부족한 재정 능력 속에서 두 구단의 리그 지배를 깨고 2014년 스페인 라 리가 타이틀을 획득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재력의 불균형 속에서 두 구단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37m을 임금으로 지출했다. 이는 유럽에서 8번째로 높은 수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럽 최고의 대회로 손꼽히는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전까지 진출했고 라 리가 챔피언에 등극한 바르셀로나와 승점이 단 3점차에 불과한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바르셀로나의 임금지출 비용은 €372m이다.





KPMG의 글로벌 스포츠 부장인 안드레아 사르토리(Andrea Sartori)는 피치 위에서 투자대비 성공적인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는 구단은 마침내 유럽 정상 수준의 수입을 기록할 것이라 주장한다. "축구에는 한가지 사이클이 있습니다. 피치 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면 그걸 바탕으로 팬이 유입되고 스폰서와 수입이 증가합니다. 늘어난 자금을 바탕을 잘 투자한다면, 피치 위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선순환입니다."


이 분석에는 지난시즌 모두를 깜짝 놀라게만든 2015/2016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 레스터 시티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이 자료는 2015년까지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이유는 아직 2016년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구단이 일부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레스터가 프리미어 리그 하위권에서 놀고있기 때문에 일부 펀딧들은 지난시즌의 행보는 일정부분 운이었다고 주장한다.


지만스키 교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리그 앙의 셍테티엔, AS모나코의 성취가 반드시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 이적시장에서의 지성으로 인해 만들어진게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투자 대비 뛰어난 성과(outperforming) 혹은 나쁜 성과(underperforming)를 올리는 것에 2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구단 운영과 관련된 고정적인 효과입니다. 하지만 확률적 오차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운이 나빠서 혹은 운이 좋아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것일 수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운(luck)'을 뺀다면, 스포츠가 과연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파이낸셜 타임즈는 얼마나 돈을 잘 쓰는지와 상관없이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이 돈을 소비하는 능력에 있어 기타 유럽구단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잉글랜드에서 무려 14개 구단이 2012년에 비해 2015년 수입이 증가했지만, 다른 유럽구단의 1/3은 수입이 감소했다.





프리미어 리그와 다른 리그간의 불균형은 심해지고 있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 리그는 Sky 및 BT와 국내 중계권료 계약으로 £5.1bn의 수입을 올리게 되었다. 여기에 해외 중계권료 £3bn이 추가된다. 한편 지난 6월 분데스리가가 Sky 및 유로스포츠와 맺은 4년간의 중계권 계약 규모는 €4.6bn이었다.


이적료 지출을 통해서도 잉글랜드 구단과 기타 유럽구단의 소비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주 피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구단들은 2016년 리그간 이적료로 총 $3.93bn을 소비했다. 고로 이 수치는 같은 리그 내에서 이적하는 경우를 포함하지 않는다. 잉글랜드 구단들은 리그 간 이적에서 $1.37bn을 소비했고 이는 2015년 대비 8.7% 상승한 수치다. 여기에는 지난 8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폴 포그바 영입을 위해 유벤투스에게 지불한 €110m도 포함되어 있다.


딜로이트 주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선수 영입에 £215m을 지출했음에도 사상 최초로 이적시장에서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 리그 선수를 구매하기 위한 중국 구단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하이 SIPG는 첼시의 오스카 영입을 위해 $63m을 지출했고  장춘 야타이는 왓포드의 오디온 이갈로 영입을 위해 £20m을 지출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부(wealth)가 피치 위에서의 성공으로 완전히 전환되고 있지 않다. 프리미어 리그 상위 구단은 막대한 돈을 쓰고 있음에도 최근 챔피언스 리그에서 부진하고 있다. 유럽 최고 대회로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잉글랜드 구단이 결승에 진출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다.


지만스키 교수는 피치 위에서 성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팬들과 달리 구단 수뇌부들은 이전만큼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갈망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제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승점 3점을 더 챙기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도달한 것일 수 있습니다.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프리미어 리그에 모이는 자금과 전세계적인 관심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 얻는 수입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구단들의 이적시장 행보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구단은 이적료 지출에 대해 보고할 때 선수의 장부 가격(book value)을 기록한다. 여기서 선수의 계약 기간에 따른 할부 상환이 적용된다. 스포츠 법률가인 다니얼 게이(Daniel Geey)는 이렇게 말한다. "선수 구매가 완료되었을 때, 그 선수의 가격은 대자대조표에 계약 기간에 걸쳐 기록된다. 즉, £25m을 지불하며 5년 계약을 했을 경우, 매년 £5m씩 할부상환하는 것이다. 1년 후 선수의 장부 가격은 £20m이 된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일부 구단이 제공한 회계 보고서와 선수들의 시장 가격을 상호 참조했다. 선수들의 시장 가치은 트랜스퍼마르크트(Transfermarkt)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 선수단은 회계 보고서에 기록된 선수 장부 가격에 비해 훨씬 높은 시장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4개 구단은 어린 선수를 구매함으로써 현재 시장 가치 대비 이적료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장부 가격은 임금 지출과 같은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는 라 마시아 아카데미 출신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에게 막대한 금액을 지급하지만 장부 가격은 그런 지출을 포함하지 않는다. 뛰어난 선수를 판매하지 않고 지키는 것 역시 상당한 비용 지출을 불러온다.




출처 : https://www.ft.com/content/5928c186-e6c1-11e6-893c-082c54a7f539


2등분 된 축구 감독의 커리어

Financial Times 2016. 9. 4. 10:11 Posted by Seolskjaer




by Simon Kuper (2016년 4월 22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3일마다 매 경기를 승리해야하는 환경에서 2차례나 개척자가 될 수는 없다.



루이 반 할과 아르센 벵거는 한 때 축구계 가장 혁신적인 감독이었다. 60대에 접어들었지만 두 감독은 언제나처럼 열정적이다. 하지만 반 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벵거의 아스날은 지속적인 평범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에 그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개척자가 맞이하는 저주를 만났고 그 저주는 이제 두 사람의 축구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축구계 혁신적인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예측가능한 커리어를 보낸다. 혁신자는 업계의 특징을 수년간 공부하고 과거 세대의 혁신자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훔친다. 1960년대 10대 소년이었던 반 할은 암스테르담 동쪽에 거주하며 아약스 스타디움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위대한 리누스 미헐스가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식을 눈에 담았다. 마찬가지 일화가 30년 후에도 이어졌다. 반 할이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직을 수행할 때, 젊은 통역가 조세 무리뉴와 캡틴 호셉 과르디올라는 반 할의 지도방식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젊은 혁신가는 이미 자신의 방법론을 확고히 세우고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다. 1991년 40세의 나이로 아약스의 감독이 된 반 할은 이미 축구계에 20년을 몸담은 사람이었다. 반 할은 부임 초기를 이렇게 회상한다. "나는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펼쳐야할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있고 1군 선수들은 그런 감독의 요구에 대처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아주 큰 변화를 시행한다. 37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감독이 된 과르디올라는 급진적인 방법의 새로운 '프레싱'을 소개했다. 또한 과르디올라는 오른쪽 윙어였던 메시를 처진 센터-포워드로 바꿔놓았다. 과르디올라는 첫 3시즌간 2차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조세 무리뉴와 반 할이 UE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기까지 4년의 시간이 걸렸기에 과르디올라의 혁신은 두 사람보다 조금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벵거는 비교적 늦게 빅클럽에 도달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46세에 아스날 감독이 되었지만 벵거 역시도 바로 선구자가 되었다. 그는 프로선수들이 경기 전에 섭취하던 식단과 싸워야 했으며 선수들에게 채소를 권장했다. 통계를 도입했으며 잉글랜드가 아닌 프랑스에서 스카우팅을 해오면서 다른 라이벌 클럽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는 젊은 혁신가들은 때때로 우쭐거린다. 41살 무리뉴는 자신을 '스페셜 원'이라 불렀고 반 할은 기자에게 "내가 너무 똑똑한건가? 아니면 자네가 멍청한건가?" 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업적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보통 혁신자들은 40대에 커리어 정점을 찍는다. 축구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패턴이 보인다. 듀크 대학의 비벡 와드하(Vivek Wadhwa) 교수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12개 분야의 549개 기업을 연구했다. 그는 회사가 창립될 때 평균적인 사업가의 나이가 40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른 시점에 큰 성공을 거둔 혁신가들은 빅클럽의 손아귀에 잡혀간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그의 혁신적 사고는 예전만 못하다. 3일마다 경기를 이겨야만 하는 곳에서 2차례나 혁신자가 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최상위권에서의 삶은 어렵다. 충직했던 스태프들은 점차 진부해져가고 만약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면, 그 운은 평균을 향해 회귀할 것이다. 동시에 다른 감독들이 아이디어를 도둑질해갈 것이며 새로운 젊은 혁신가가 또 등장하게 된다.


혁신가들은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모해 버린다. 마르티 페라르나우의 <펩 컨피덴셜>에서는 "지쳤고 새로운 전술적 아이디어가 없어서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라는 과르디올라의 고백을 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혁신가는 최상위 클럽 생활을 오랫동안 보장받는다. 올해 45세가 되는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체스터 시티로 이동한다. 하지만 과거 혁신적인 감독들을 살펴보고 과르디올라도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고 했을 때, 과르디올라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요한 크루이프, 아리고 사키, 반 할 모두 45세에 마지막 유러피언 컵을 들어올렸다. 한편 전술적 혁신가는 아닐지라도 사람 다루는데 귀신같은 능력을 지닌 알렉스 퍼거슨 경, 카를로 안첼로티 같은 인물은 성공을 꽤 오랫동안 유지한다.


현재 반 할은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과거에는 혁신가였지만 지금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노인이 되었다. 25년 전 아약스에 뿌리 내린 인내심 있는 패싱 게임은 더 이상 현대 수비진을 찢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반 할의 혁신 : 공격수가 공을 뺏기 위해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것. 그것은 이제 모든 감독들이 복사해서 쓰고 있다. 반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점차 비생산적으로 만들고 있고 그 이유는 반 할이 더 이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오로지 연습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고 벵거의 과학적 접근은 혁신 그 자체였다. 하지만 벵거의 혁신도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보편화 되었다.


혁신자가 나이를 먹고 자신감을 잃으면 상대의 비위를 건드리는 행동을 자제하기 시작한다. 선수들, 클럽 회장, 저널리스트와의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 한다. 마법과 같은 6~7년의 첫 커리어가 끝나면 그 감독은 더 이상 스페셜하지 않다. 그 때부터 그는 새로운 감독이 되는데, 선수들이 좋을 때 이기고 선수들이 좋지 못할 때 패배하는 그런 감독이 된다.


반 할과 벵거는 이제 커리어 종점에 다다르고 있고 두 사람은 쫓겨나기 전에 스스로 적절한 은퇴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할 젊은 혁신가들이 기존의 혁신가를 대체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감독이자 42세인 토마스 투헬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빅클럽이 미래에 그를 데려갈 시점이 되면, 그건 이미 너무 늦은 시점일 수도 있다. 




출처 : http://www.ft.com/cms/s/79243fec-067f-11e6-9b51-0fb5e65703ce,Authorised=false.html?ftcamp=published_links%2Frss%2Flife-arts_simon-kuper%2Ffeed%2F%2Fproduct&siteedition=intl&_i_location=http%3A%2F%2Fwww.ft.com%2Fcms%2Fs%2F0%2F79243fec-067f-11e6-9b51-0fb5e65703ce.html%3Fftcamp%3Dpublished_links%252Frss%252Flife-arts_simon-kuper%252Ffeed%252F%252Fproduct%26siteedition%3Dintl&_i_referer=https%3A%2F%2Ft.co%2Fce84ca612d075030c809d460ae051e05&classification=conditional_standard&iab=barrier-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