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감독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팀을 비판하거나 선수 개인을 비판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조금은 있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뉴캐슬의 마이크 윌리암슨이 고의로 퇴장당한 것이라고 존 카버 감독 대행이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감독이 선수 개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은 선수들과 구단 수뇌부들 팬들이 자신의 발언을 지지해줄 것이라 확신이 들었을 때 그렇게 맹렬한 발언을 퍼붓는다. 다만 이것은 감독의 권위가 소위 '언터쳐블' 상태일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감독이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이유를 또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감독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입장일 때인 것이다. 내 생각에는 존 카버 감독 대행이 뉴캐슬이 레스터 시티에게 패배한 이후 그렇게 발언한 것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 아래 행동한 것처럼 보인다. 선수들이 카버 감독 대행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시도하는는 것처럼 보이기에 카버 감독 대행 역시 자신과 함께 선수들을 끌어내리려는 행동을 취한 것이다.


최근 뉴캐슬 선수들의 경기력은 최악의 수준이었고 카버 감독 대행은 자신의 응어리를 털어 놓고 싶었을 것이다. 뉴캐슬 스쿼드는 당신들이 열심히 뛰어줄 것이라 신뢰를 보내는 그런 집단이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클럽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시기에 마이크 윌리암슨이 고의로 퇴장당한 것이라 주장하며 자신의 팀 선수를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굉장히 높은 리스크를 수반하는 행동이다. 분명히 윌리암슨 본인은 카버 감독 대행의 발언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것이고 뉴캐슬 선수단은 "난 저 X끼 밑에서는 못 뛰겠어", "감독이라는 작자가 저렇게 비난을 피하려고 우리를 팔아 넘기는데 우리가 감독을 어떻게 신뢰하겠어" 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첼시에게 0:4로 대패한 이후 팀 셔우드 감독은 공개적으로 토트넘 선수들을 혹평했다. 이 때 셔우드 감독의 입지 역시 현재의 카버 감독 대행과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팀을 이끌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이제는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선수들을 혹평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셔우드 감독은 토트넘 선수들이 '배짱과 용기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고 선수단을 향한 자신의 분노를 결코 숨기지 않았었다. 그러나 셔우드 감독은 카버 감독 대행처럼 선수 개인을 콕 찝어서 비난하지는 않았다. 선수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감독의 입장에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일이다. 그 행동은 분명히 선수 본인과 팀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나 역시도 알렉스 퍼거슨 경에게 욕을 먹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그 분이 공개적으로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 역시 지켜봤다. 때는 2002년 11월 메인 로드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맨체스터 더비 경기였고 우리는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 이 경기에서 내 실수로 유나이티드가 실점을 허용했으며 우리는 1:3으로 패배했고 이는 13년만에 시티를 상대로 처음 패배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드레싱룸에서 감독님에게 갈기갈기 찢겼다. 그 날 감독님은 우리를 팬들 앞으로 직접 데려가서 팬들의 분노와 비난을 직접 듣게 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말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 회견에서 감독님은 언론을 상대로도 똑같은 말을 하셨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 경의 위상과 존 카버, 팀 셔우드의 위상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올드 트래포드를 완전히 휘어잡고 있는 인물이었고 우리 팀의 스쿼드 역시도 그 경기 결과에 적지않게 당황했고 다시 성공적인 경기를 보여주길 희망하는 아주 강한 스쿼드였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 경은 결코 공개적으로 선수 1명을 지목해 비난하지 않았다. 선수를 개인적으로 털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졌고 언론과 대중들은 그저 그 선수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을 것이라 추측만 했을 뿐이다. 2007년 릴OSC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 도중에 나는 감독님과 말다툼을 했었다. 그 이후 나는 2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처분을 받았지만 이러한 자체적인 징계는 철저히 보안 유지되었다. 내가 연속으로 경기에 결장하는 이유를 감독님은 클럽 외부에 절대 밝히지 않았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언제나 감정 컨트롤을 완벽하게 해냈던 인물이다. 현재 존 카버 감독 대행은 굉장히 감성적인 인물로 보이는데 이는 끝내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케빈 키건 감독이 이끌었을 당시, 굉장히 감성적이며 열정적인 키건 감독의 행동은 부임 초기 팀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줬었다. 그러나 결국엔 키건 감독의 행동은 팀에 독이 되어버렸다. 


스벤-고란 에릭손 감독은 완전히 키건 감독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택했다. 초반에는 차분하고 꼼꼼한 에릭손 감독의 방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시간이 흐르자 열정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조세 무리뉴 감독의 열정적인 모습을 사랑하지만 그런 모습도 적정선을 넘어가면 팀에 악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우린 이미 비슷한 사례를 올 시즌에 목격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형편없는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을 때 유나이티드 서포터들은 벤치에만 앉아있는 루이 반 할 감독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트넘,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아주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자 벤치에 앉아있는 루이 반 할 감독의 모습은 팬들에게 굉장히 권위있어 보였고 차분한 것처럼 느껴졌다.  


팀 경영과 코치 수업에서 배운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높은 레벨일수록 감정 컨트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현재 감독이지는 않으나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로이 호지슨 감독과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경험담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코치직을 수행하면서 배운 것은 하프-타임 팀회의 시간에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말아야한다는 것과 경기장 외부(팬들과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감정적인) 말은 경기 이후에나 전해줘야한다는 것이다.


하프-타임에 뚜껑이 열려버린 감독이 선수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기 이전에 잉글랜드의 호지슨 감독은 라커룸 내부의 모든 사람들이 차분해질 수 있는 3~4분의 시간적 여유를 준다. 이러한 호지슨 감독의 방식은 감정적으로 치닫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고 선수들에게 차분하고 명확한 방식으로 핵심적인 사항을 전달하는데 더 유용하기 때문에 채택되었다.


하프-타임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호지슨 감독은 공식 기자 회견에 앞서거 5~10분간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하고 무슨 질문이 들어올지에 대해서 준비한다. 노련한 기자들은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질문하지 않고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며 지난 주말 카버 감독 대행에게는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필요했다. 물론 이미 카버 감독 대행이 윌리암슨에 대해서 말하기로 단단히 결심한 상태였을지만 말이다.


지난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카버 감독 대행은 윌리암슨을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해서 선수 개인과 면담을 마쳤고 서로 화해했음을 알렸다. 또한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배운 것이 있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남은 3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카버 감독의 발언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레스터 시티전이 끝난 이후 카버 감독 대행은 (1명의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감독으로서 굉장히 어리석은 짓을 했지만, 이러한 돌출적인 행동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끝없는 하락을 막아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어쩌면 지금부터라도 뉴캐슬이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카버 감독 대행의 돌발 행동이 단순히 감정적인 폭발이었는지 계획된 도박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선수들에겐 확신히 각인되었을 것이다. 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뛰었을 당시에도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선수들끼리 모여서 잘해보자고 서로를 다독이는 자리가 있었다. 지난 일요일에 뉴캐슬 유나이티드 선수들간의 팀미팅이 있었다고 한다. 카버 감독 대행의 발언 이후의 자리였기 때문에 선수들은 분노를 표출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선수들이 더욱 강인하고 의욕적인 팀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했을지도 모른다. 


카버는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며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굉장히 감정적인 것에 휘둘리는 클럽이다. 키건 감독을 2번, 앨런 시어러를 감독으로 임명했던 것을 보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들이 굉장히 감정에 충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떠한 결정이든 감정에 치우쳐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일반적으로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는다. 선수 1명을 언론에 대놓고 비난한 것이 굉장히 큰 실책이었는지 아니면 대성공이었는지는 남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3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얻을 것이다



출처 : http://www.telegraph.co.uk/sport/football/teams/newcastle-united/11591795/John-Carvers-moment-of-madness-might-just-help-Newcastle-surviv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