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굉장히 긴장감이 있던 유럽대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통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예상했던 라인업을 선택했다. 디에고 콘텐토가 레프트백으로 출전했고, 아나톨리 티모슈크가 센터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4강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토니 크루스는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왔고, 토마스 뮬러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단 1가지 놀라운 변화를 주었다. 라이언 버틀란드는 왼쪽 미드필더로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버틀란드가 선발출전하면서 플로랑 말루다가 벤치에 남았다.

 

전술적 대결은 첼시가 원하는 흐름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는 첼시가 원하는대로 진행되었다.

 

 

점유율

 

예상했던 바와 같이 바이에른이 더 오랜시간동안 공을 잡았다. 프리뷰에서 예상했던 60~65%의 점유율보다는 약간 낮았지만 말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공격하는 인원을 늘리지 않았고, 압박을 거세게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첼시가 역습하기 쉽지 않았다. 풀백들이 공격가담을 자제하여 수비진영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까지 디디에 드록바는 뮌헨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미드필더 대결

 

보통 한 팀이 수비라인을 상당히 내리면, 미드필드 싸움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수비라인을 내리는 팀은 상대 선수들이 공을 패스하는 것을 내버려둔채 사람을 방어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던 4-3-3 (첼시가 바르샤 상대로 거의 공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4-4-1-1, 4-5-1로 봐야하지만...) 포메이션이 아닌 4-2-3-1을 선택한 것이 중요했다. 하울 메이렐레스의 결장으로 첼시는 중앙에 수비적인 마인드를 가진 3명의 미드필더를 세울 수가 없었다. 프랭크 램파드, 존 오비 미켈이 홀딩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섰고, 후안 마타가 전진하여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했다. 물론 후안 마타도 수비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있었다.

 

마타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공격만 하는 역할을 맡지 못했던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토니 크로스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유동적인 움직임이 마타에게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마타가 크로스 혹은 슈바인슈타이거를 방어하려고 시도하면 한 선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다른 선수가 전진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따라서 마타는 뮌헨의 중앙 미드필더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둘째로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마타에게 역습을 시작할 공간에 위치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것이다. 이는 포칼컵에서 도르트문트의 카가와 신지가 뮌헨을 상대로 수행했던 역할과 같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풀백들이 전진하지 않고 수비라인에 머물렀기 때문에 첼시의 윙어들은 역습을 시도할 수가 없었고, 마타는 이 역할에 어려움을 느꼈다. 결국 첼시의 역습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





토마스 뮬러

 

뮬러는 이 경기의 키플레이어였다. 프리뷰에서 언급했었듯이 뮬러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는 경향이 크다. 뮬러가 오른쪽 측면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에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왼쪽 윙어로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버틀란드를 투입시켰을 것이다. 에슐리 콜 혼자서 뮬러, 로벤을 막는 것은 힘들 수 있으므로 결정한 선택일 것이다.

 

뮬러가 오른쪽에 치우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행했지만, 그는 중앙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오른쪽 윙어처럼 뛰지는 않았다. 프랭크 램파드는 존 오비 미켈보다 조금 더 전진된 위치에서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램파드와 첼시의 수비라인 사이에 공간이 발생했고 뮬러가 이를 놓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뮬러는 계속해서 램파드와 첼시의 수비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았다.





첼시에게는 두가지 문제점이 존재했다. (1. 깊숙히 위치한 미드필더 중 1명이 자주 공격에 가담했으며 2. 뮬러가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다는 것) 전반전에 미켈이 뮬러를 방어하고자 그를 따라갔을 때 왼쪽 중앙 공간이 열렸고, 슈바인슈타이거가 빈 자리를 노린 적이 있었다.

 

에슐리 콜을 돕기위해 투입된 라이언 버틀란드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로벤은 오늘 15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120분동안 첼시가 기록한 슈팅보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로벤이 기록한 슈팅의 대부분은 그가 첼시의 수비진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기록한 슈팅이였고, 로벤 역시 첼시 수비진의 방해로 확실한 자세를 잡고 슈팅을 하지 못했다. 첼시는 오늘  수많은 슈팅을 몸으로 막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43번 슈팅을 시도했는데 첼시는 그 중 21번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냈다. 첼시가 수비의 폭을 좁히면서 수비를 한 것이 효과를 보았다.





첼시 공수 전환

 

첼시의 수비는 뛰어났지만, 공격은 첼시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 마타는 역습을 시도하지 못했고, 드록바 역시 뮌헨 수비진 사이에서 수적인 열세를 겪으면서 팀에 기여를 하지 못했다. 드록바는 공중볼에 우위를 확실히 가져가기 위해서 공중볼 경합 대상을 신장이 작은 필립 람으로 선택했지만, 그에게 배달되는 택배 크로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첼시는 득점에 성공하기 이전까지 단 한번의 코너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세트 피스를 통한 공격을 시도한 것도 아니였다. 체흐가 드록바를 향한 롱패스를 시도하면 공이 드록바에게 가기 전에 티모슈크가 차단하거나 제롬 보아텡이 뒷처리를 했다.

 

경기는 첼시가 선택한 전략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 바이에른 뮌헨이 득점을 기록하기 전에 첼시가 준 변화는 버틀란드를 빼고 말루다를 투입한 것이 전부였다. 이 교체는 버틀란드의 체력적인 문제때문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첼시는 경기에 변화를 주려하지 않았다. (연장전도 감수하고 있었다)

 

 

득점

 

뮬러의 역할은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해졌다. 계속해서 라인 사이의 공간에 침투했고, 에슐리 콜 앞에서 불쑥 나타나 득점을 만들었다. 앞서 있었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토마스 뮬러는 비슷한 위치에서 5번의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첼시의 왼쪽 측면에서 존 오비 미켈의 경고를 유도했다. 뮬러는 전술적 부분에서 핵심적인 선수였고, 뮌헨이 이겼다면 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바이에른이 1-0으로 앞서가자 두 팀의 감독 모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첼시의 틀을 깼다. 살로몬 칼루를 빼고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했고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시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1골을 넣겠다는 절박함을 보여주었다. 첼시의 동점골은 뮌헨의 선제골과 유사한 득점이었다. 첼시는 경기에서 얻어낸 유일한 코너킥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디디에 드록바는 엄청난 헤더슈팅을 성공시켰다.

 

뮬러의 득점이 터지고 첼시가 공격적인 카드를 선택하자 하인케스 감독도 추가적인 수비수를 투입시켰다. 다니엘 반 바이텐을 투입하면서 수비진에 공중전 능력을 향상시키려했다. 득점이 필요했던 첼시는 공격수를 투입했고, 실점을 막아야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수를 투입한 것이다.

 

 

연장전

 

득점이 필요했던 첼시, 실점을 막아야했던 바이에른에게 남은 시간은 5분이 아니였다. - 디디에 드록바는 첼시가 경기에서 얻어낸 유일한 코너킥을 득점으로 연결시켜 승부를 연장전까지 가게 만들었다.

 





따라서 두 팀 감독들은 이제 변화를 줘야만 했다. 하인케스 감독은 티모슈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크로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시켰다. 크로스는 뮬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였고,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 시작 상황에서 활용했던 전술을 다시 활용하는 변화를 준 셈이다. 그러나 뮬러의 영리한 포지셔닝은 존재하지 않았고, 더 이상 공격이 위협적이지 못했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도 처음의 포지션으로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점골이 절박했던 상황에서 토레스를 투입하였기 때문에 피치에는 스트라이커 두명이 존재했다. 토레스 혹은 드록바에게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라는 특별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에시앙을 투입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토레스와 드록바가 번갈아가면서 측면을 방어해주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첼시는 그런 방식에 익숙해보이질 않았다. 드록바가 서투른 태클로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아르옌 로벤이 실축해버렸다.

 

수비적 성향이 있는 선수를 투입하지 않았던 디 마테오 감독은 그 대가를 치를뻔 했다. 그러나 하인케스 감독은 수비를 탄탄히 해야만 했고, 디 마테오 감독은 골을 넣기 위해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활용했던 것 뿐이였다. 디 마테오 감독도 드록바를 교체시키려는 충동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디디에 드록바는 첼시의 우승을 확정짓는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결론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전술적 싸움에서는 뮌헨이 승리했다. 뮌헨의 중앙 미드필더의 유동적인 움직임은 뮌헨이 지속적으로 좋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토마스 뮬러의 움직임은 계속 첼시의 수비진의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의 첼시는 바르셀로나전보다 더 훌륭한 수비를 펼쳤다. (바르셀로나전의 수비는 홀딩 미드필더만 3명이였기 때문에 훌륭했고, 오늘 같은 경우는 애시당초 중앙 수비진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첼시의 최종수비진은 매우 훌륭했다.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의문이였던 게리 케이힐과 다비드 루이즈의 활약은 대단했다. 위협적인 상황을 방어하고 재빠르게 대응하는 에슐리 콜의 능력도 돋보였다. 체흐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미켈 역시 모든 공간을 커버하지는 못했으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유로파 리그 결승전, FA컵 결승전, 포칼컵 결승과 같이 역습을 확실하게 해낸 클럽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5/20/bayern-1-1-chelsea-chelsea-win-it-on-penal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