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콤파니의 헤더 슈팅이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시티는 리그 선두자리에 복귀하게 되었다.

 

예상되었듯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스타팅11을 그대로 출전시켰다. 따라서 파블로 사발레타가 오른쪽 풀백을 담당하고 사미르 나스리가 측면에 위치하게 되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은 웨인 루니를 원톱으로 두면서 4-5-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었다. 미드필드에는 라이언 긱스와 박지성이 투입되었고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대신하여 나니가 선발출전했다. 수비진에서는 죠니 에반스와 하파엘 다 실바가 제외되고 크리스 스몰링과 필 존스가 투입되었다.

 

시즌 초반에 있었던 6-1 경기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그때보다 수준이 떨어졌으나, 긴장감은 극도로 높았다.

 

 

경기초반 대결

 

시티의 포메이션은 예상가능했다. 그러나 (예상이 되지않았던) 유나이티드의 포메이션은 흥미로웠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들 중에서 가장 윗쪽에 배치시켰다. 그리고 그에게 야야 투레를 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라이언 긱스는 왼쪽 측면에 위치하지만 터치라인을 타고 이동하지 않고 중앙에 치우쳐진 움직임을 보였다. 가엘 클리쉬를 상대하는 나니는 상당히 전진배치시켰다. - 아마도 퍼거슨 감독은 2년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클리쉬를 괴롭혔던 나니가 또 다시 클리쉬를 괴롭혀주길 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게임은 나니가 유나이티드에서의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선수들의 배치를 보면 유나이티드는 역습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수비라인을 내리기보다는 피치 상단부터 압박을 시작했다. 이러한 전략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고자하는 열정에서 나온 것인지 확신하기 힘들지만, 초반 10분동안에는 두 팀중 그 어느팀도 경기를 지배하지 않았으며 패스들은 길을 잃었다.

 

사실 경기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진행되었다. - 두 팀 모두 긴장한 듯 보였으며, 미드필더들이 공격수들의 발을 향해 패스를 공급해주는 과정에서 문제들이 발생했다. 시티가 템포를 높이려는 움직임 혹은 유나이티드가 중원에서의 차분한 패싱으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움직임들이 없었다.

 

 

유나이티드의 전략

 

이번 경기에서 득점은 세트 피스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유나이티드는 오픈 플레이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명확하다. :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사용한 것이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주된 장점인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와 운동량을 고려해보면 박지성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였다. 박지성이 지시받은 플레이는 간단히 말하여 야야 투레의 위협을 무효화시키라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비참할 정도로 그 전략을 실패하고 말았다. 투레는 전반전에 피치에 있는 그 어느 선수보다 더 많은 패스를 시도했고,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오는 경우, 상대선수가 정적인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안드레아 피를로 등)일때 그는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곤 했다. 그러나 야야 투레는 그런 선수들과 다르게 기동력을 갖춘 선수이며 수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을 소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야 투레를 방어하려했고 투레는 전진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유나이티드가 공을 되찾더라도 최전방의 웨인 루니와 박지성간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졌다. 루니는 고립되어버렸고, 유나이티드의 공수전환 역시 형편없었다. - 유나이티드가 역습을 성공적으로 할 때 수비진에서부터 과감하고 날카로운 패스가 공격수들을 향해 공급되었었다. 그러나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들은 걷어내는 것에 급급했다.

 

 

센터백 vs 센터 포워드

 

시티는 유나이티드의 목적이 루니를 향해 공을 넘기는 것이라는 걸 간파했다. 루니가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나니 혹은 박지성에게 넘겨주면서 세명의 선수가 역습을 노릴 것을 알고 있었다. 루니를 펄스9(제로톱)으로 두는 이 전략을 2년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성공시켰었다.

 

빈센트 콤파니는 루니에 대하여 계속해서 같은 방식의 방어법을 활용했다. 그는 과감한 포지셔닝으로 루니가 공을 오랫동안 잡고있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동료들이 공격에 가담할때까지 공을 지켜내기 힘들었던 루니는 낙담한 듯이 보였다. 루니는 측면을 향하여 너무나 성급하게 공을 연결하거나 공을 너무 강하게 차버리곤 했다. 콤파니가 루니에게 태클을 하면서 경고를 받았지만 (상당히 거친 태클이었지만, 콤파니가 강한 압박을 하고있었기 때문에 그런 태클이 나왔을 것이다) 콤파니는 계속해서 수비진영에서 전진하면서 루니의 존재감을 없애버렸다. - 물론 경고때문에 졸레온 레스콧이 더욱 적극적으로 루니 방어에 신경썼다.

 

반대로 유나이티드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센터 포워드를 상대로 성공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티의 두명의 센터백은 루니 한 명을 방어하면 그만이었으나, 유나이티드의 센터백은 두 명의 공격수를 방어해야했기 때문에 수비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그들은 카를로스 테베즈를 전담마크하지 않았으나 마이클 캐릭이 수비수들ㅣ과의 간격을 상당히 좁혀놓았다. 세르히오 아게로가 공을 가지고 전진할때 주로 리오 퍼디난드가 그를 따라 움직였고, 스몰링이 커버형 수비수가 되었다.






주요 접전지

 

주요 접전지는 시티의 오른쪽 측면이었다. 유나이티드가 중원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긱스를 중앙쪽으로 움직이게 만들면서 치우쳐진 다이아몬드 미드필더 배치를 활용했고 시티는 그 점을 잘 공략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전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산 시로에서 AC 밀란을 3-2로 꺾었을 당시의 전략이었다. 이 경기에서 박지성은 피를로를 상대로 굉장히 좋은 경기를 펼쳤었다. 당시에 박지성은 다이아몬드 배치중에 최전방, 루니는 원톱, 나니는 오른쪽 윙어, 캐릭은 다이아몬드 최후방, 스콜스는 중앙에서 오른쪽에 위치했다. 오늘경기와 다른점이 있다면 당시 다이아몬드 꼭짓점의 왼쪽에는 라이언 긱스가 아니라 대런 플레쳐가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 긱스는 당시 플레쳐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긱스는 플레쳐만큼의 기동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이다. 유나이티드가 전체적으로 중원에서 대처를 잘했다. (점유율은 밀렸으나, 유나이티드의 초점은 단순히 경기를 이기는 것에만 있었고 시티가 중원에서 공격수들을 향해 결정적인 패스를 하지 못하게 차단했었던 점에서 흡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왼쪽 공간을 상대에게 공략당했다. 긱스를 측면에 치우쳐 기용했던 탓에 파블로 사발레타 앞에는 전진할 공간이 생겼고, 사발레타는 나스리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전진할 수 있었다. 때로는 에브라 혼자서 나스리와 사발레타를 방어해야했고, 에브라가 사발레타 방어에 신경쓰는 경우에 나스리가 중앙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오른쪽 그림은 전반전 시티의 공격진영 패스에 대한 그림 자료이다. 그들이 얼마나 유나이티드의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했는지 눈에 들어온다. 전반전 나스리는 89번의 패스중에 18번의 패스를 시도했고, 사발레타는 13번의 패스를 시도했다.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나왔지만, 코너킥은 측면에서의 나스리와 사발레타의 콤비 플레이에서 만들어졌다.

 

두 팀 모두 코너킥 방어를 그다지 잘하지는 못했다. 시티는 전반전에 두 차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짧은 코너킥을 슈팅으로 연결하게 방치했다. 흥미롭게도 시티는 총 26번의 크로스 공격을 시도했고, 이중에 하나가 빈센트 콤파니의 결승골로 연결되었다.(시티의 공격진이 공중볼 경합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도 염두해두어야 한다)


후반전

 

놀랍게도 퍼거슨 감독은 하프타임에 즉각적인 교체를 실시하지 않았다. 교체는 58분에야 이루어졌다. 퍼거슨 감독이 후반 초반에 이른 실점을 걱정했을지도 모르나 약 13분을 날려버린 셈이다.

 

나스리와 사발레타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만치니 감독은 나스리와 실바의 위치를 바꿔버렸다. 이는 아마도 만치니 감독이 다비드 실바에게 플레이할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을 주길 바란 것으로 보이며 사발레타에게는 후반전에 더욱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전반전 대결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다. 유나이티드는 교체 투입을 통한 득점에 실패 (심지어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였기 때문에 교체로 인한 경기 양상의 변화는 보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퍼거슨 감독이 교체를 하면 만치니 감독이 그에 맞대응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교체

 

첫번째 교체로 퍼거슨 감독은 당연해보이는 교체를 시행했다. 박지성을 빼고 웰백을 투입하여 4-4-1-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었다. 루니는 더욱 밑으로 내려와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더 이상 콤파니와 레스콧이 루니를 방어하려고 수비라인을 벗어날 일이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루니 대신 원톱 역할을 담당하는 대니 웰백을 방어하는걸 주목적으로 삼게 되었고, 공격수 한 명을 수비수 2명이서 막게 되었다. 그리고 가레스 배리가 내려오면서 루니를 방어했다.

 

배리가 밑으로 내려오면서 루니를 방어하는건 시티에게 그다지 이상적이지 않은 대처방식이었다. 배리가 루니를 방어하기 위해 밑으로 내려간다면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진이 중원에서 경기를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치니 감독은 테베즈를 빼고 니겔 데 용을 투입하는 선택을 내렸다. 시티는 이제 4-5-1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데 용을 홀딩 미드필더로 기용하여 루니를 방어하는데 주력했다.

 

 

두번째 교체

 

유나이티드의 두번째 교체는 스콜스를 빼고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하는 것이였다. 나니가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긱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이동했다. 발렌시아는 본래 자신의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로 경기를 임했다.

 

만치니 감독은 발렌시아 투입 후 그가 위협적일 수 있음을 느끼고 수비수를 늘렸다. 다비드 실바 대신에 마이카 리차즈가 투입되었고 리차즈는 오른쪽에 위치한 센터백이 되었다. 기존의 센터백인 레스콧은 왼쪽에 위치한 센터백이 되었다. 레스콧은 레프트 센터백/레프트백을 소화했으며 가엘 클리쉬는 레프트백/레프트 윙백을 소화했다. 가엘 클리쉬는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밀착방어 했으며 레스콧은 클리쉬가 도움이 필요해지면 등장했다.

 

 

세번째 교체

 

마지막 교체는 포지션 변화가 없었다. 나니와 에슐리 영이 교체되었다.

 

세번째 교체에 대한 반응은 추가시간에나 이루어졌다. 나스리가 공격진영에서 뒤늦게 수비진영으로 들어오면서 에슐리 영이 공을 잡을 수 있게 공간을 허용하는 걸 본 이후에 만치니 감독은 제임스 밀너를 투입하였다. 비록 짧은 시간 뛰었지만 밀너는 사발레타 앞공간을 보호했다.





퍼거슨 감독이 교체를 할 때마다 그는 선수들에게 무엇인가 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은 그에 대응하는 교체로 공간을 다 죽여버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45분의 추격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의 선택에 대응하는 만치니의 즉흥적인 교체 투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결론

 

아마 유나이티드는 코너킥 수비를 더 잘했더라면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내세웠던 전략은 의도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투레를 방어하지 못했고, 긱스에게 중앙쪽으로 치우친 움직임을 가져가게 지시하여 사발레타와 나스리에게 공간을 허용했다.

 

1-6 경기와는 매우 다른 경기가 되었을수도 있었다. 그러나 두경기에서 모두 시티는 유나이티드의 풀백 포지션 위치에서 수적인 우위를 가져갔다.

 

출처 : http://www.zonalmarking.net/2012/05/01/manchester-city-1-0-manchester-united-kompany-tac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