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rtin Mazur


애플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는 디에고 시메오네가 있다. 매년 시메오네는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늦게 그를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한 것일 수도 있다.


"실수를 저질렀다면, 결코 그 실수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잘하고 있을 때 원점으로 결코 돌아오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 이것은 최근 출판된 시메오네의 자서전 <Creer>의 한 문구다.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시메오네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을 당시, 아틀레티코는 유러피언 컵보다는 강등권에 조금 더 가까운 팀이었다. 시메오네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고 아틀레티코 축구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과르디올라의 위대한 바르셀로나가 공을 소유하면서 가능한 모든 것을 다 이뤄냈기 때문에 공없이 축구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간주되었다. 하지만 시메오네는 완벽하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2팀이 우승경쟁을 펼치던 프리메라 리가는 시메오네 부임 이후 3팀이 경쟁을 펼치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우승경쟁 팀으로 등장한 아틀레티코는 선수 자원이나 예산적 측면에서 확실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게 밀리는 팀이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그들의 축구에 대한 아주 확실한 개념을 유지하며 그들과 싸우고 있다. 시메오네의 축구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시메오네 스타일의 존재성과 성과물에 대해서는 결코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팀을 뭉치게 하다 


시메오네가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유로파 리그 우승과 2차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이 매우 결정적이었다. "축구는 실수의 게임이고 실수를 더 적게하는 팀이 승리에 더 가까워진다. 공격하는 팀이 승리에 더 가깝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실수를 적게하는 팀이 승리한다.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해) 상대팀 약점 파악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시메오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다른 감독들이 황금세대를 물려받아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시메오네는 평범한 선수단을 물려받았고 그마저도 매시즌 리빌딩을 해야했다. 시메오네의 품을 떠난 선수들은 -라다멜 팔카오, 아르다 투란, 필리페 루이스, 디에고 코스타, 주앙 미란다- 새로운 클럽에서 아틀레티코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들은 매번 떠나지만, 팀의 중심과 스타일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강해졌다.


"우리팀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선호한다.그것이 나를 승리로 이끌어줄 것이다. 나는 평론가들이 아닌 내 선수들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에 대한 투자다. 선수들은 감독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오직 승리만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게 2차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패배는 상당한 좌절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시메오네가 아틀레티코라는 조직과 자신을 계속해서 동일시 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더 많은 성공을 갈망할 것이다.


"마르셀로 비엘사는 좋은 팀이라면, 형편없는 경기를 펼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경기를 펼치다보면 경기를 지배하는 순간도 있고 지배당하는 순간도 있다. 그리고 팀은 모든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같이 그런 순간들을 경험하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상대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시간은 점점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모든 순간이 중요하다


"선수 시절에 나는 축구가 전쟁이라 생각했고 상대 선수들을 죽여야만 한다고 마음 먹었다. 물론 다 비유적인 표현이다. 나는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상대를 제압하고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들보다 더 강해야만 했다. 나는 길거리 싸움을 좋아한다. 1:1로 싸울 때, 상대가 두려움에 가득찬 눈빛을 보일 때가 있다. 그 때가 상대를 쓸어버릴 순간이다. 항상 강자일 수 없고 때로는 약자로 싸움에 임해야한다. 하지만 언제나 상대에게서 두려움을 이끌어낼 수는 있다."


시메오네의 발언에 현재의 아틀레티코를 대입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는 코파 델 레이에서 3부 리그 팀을 상대해도,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해도 똑같은 경기를 펼친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메오네의 흔적


시메오네는 '헌신'과 '교감'라는 개념을 아주 중요시한다. 지금의 아틀레티코는 시메오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 그는 아틀레티코의 감독으로 모든 것을 지휘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란 팀을 새롭게 만드는 스케치부터 시작해 팬들을 끌어모아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팀으로 만들었으며 현재의 성공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만들고 있다. 애플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는 디에고 시메오네가 있다.


지금 모두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3년 전 시메오네는 재치있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만약 다른 팀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한다면, 그건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잇다는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틀레티코를 상대하고 싶다는 그들의 선택에 감사할 것이다. 왜냐면 그런 말은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세자르 메노티는 이렇게 말한다. "감독은 군대 사령부의 최고 관계자와 같은 자리다. 따라서 감독은 병사들을 준비시키고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권총을 잘 다루는 병사를 최전방에 식량을 보급하는 병사로 활용하는 지휘관은 아주 멍청한 사람일 것이다. 즉 감독의 첫번째 임무는 자신의 축구 가치관을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별하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선별된 선수들은 감독의 가치관을 치밀하게 방어해줄 것이다."


시메오네는 팀의 최후방에 엘리트 군대를 만드는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 전사들은 '승리'란 단 한가지 단어로 대표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섬영서를 위해 수비한다.




출처 : http://www.fourfourtwo.com/features/fourfourtwos-50-best-football-managers-world-2016-no1-diego-sime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