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적 접근을 위해 가장 쉬운 개념부터 언급하고 가자. 지금부터 소개할 내용은 가장 기본적인 4가지 원칙이다.


1. 골문에서 더 가까운 지점에서 슈팅하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이 더 높다.

2. 중앙 지역 슈팅은 측면에서 시행한 슈팅보다 좋다. 

3. 같은 거리에서 시행한 슈팅이라면, 머리보다 발로 시도한 슈팅이 훨씬 득점 확률이 높다.

4. 크로스 공격은 성공률이 좋지 못하다.


지금 우리가 먼저 짚고 넘어갈 4가지 원칙을 시각화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첫번째 원칙은 충분히 이해하기 쉽다. 두번째 역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학적으로 증명한다면 삼각법을 활용하면 된다. 세번째, 네번째 원칙은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판단이 충분히 설득력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원칙들은 핵심적인 단 한가지 사고방식을 포함한다 : 선수들이 가장 최선의 슈팅 퀄리티를 생산해낼 수 있는 곳으로 몰아가야 한다. 또 그와 관련해 클럽은 높은 슈팅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격법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크게 놀라운 발견이라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은 축구란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사실일 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 개념을 선수들에게 주입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축구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몇가지 진부한 클리셰를 연상해보자.


1.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면 절대 득점할 수 없다. 

2. 공격 그리고 또 공격

3. 우리는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자율성을 누리길 원한다. 선수들의 창의성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

4. 그 선수가 저렇게 먼 거리에서 강력한 슈팅을 성공시켰다.


선수들에게는 보통 "너의 행운을 한 번 시험해봐", "골키퍼를 한 번 시험해봐라" 식으로 가르친다. 어느 지역이 좋은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곳인지, 수비수들이 공격수 기준에서 안쪽에 위치하면 슈팅을 시도하지 말라는 식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좋은 슈팅 지역 선정'이란 개념은 그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지닌 '기존의 습관' 과 대결을 펼쳐야만 한다.


우리는 선수들 뇌를 경기를 읽는데 온전히 사용하길 바라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동작을 (몸에 익혀) 자연스럽게 나오게 만들고자 한다. 특히 슈팅에 관련해서 한정 지어보면, 선수들은 각 위치별로 수백~수천번의 슈팅 시도를 경험해 동작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만약 선수들에게 어느 지점에서 슈팅을 시도하라고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선수들은 매 슈팅 시도마다 이 지역에서 어떤 슈팅을 시도해야 하는지, 슈팅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팬들은 확률이 낮은 장거리 슈팅이 골로 연결 되는 것에 상당한 박수갈채를 보낸다. 마찬가지로 펀딧들도 그 골을 칭송한다. 그리고 성인 프로선수들에게 습관을 버리고 수치적인 결과를 따르라고 주문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선수의 즉흥성, 창조성 허용은 경기를 승리할 수 있는 수학적 확률과 충돌하게 된다. 수학은 이렇게 주장한다 : 더 가치있는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게 해야지 슈팅의 아웃풋이 보다 일관성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해서 승리할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위 그림이 나타내는 지역에서 슈팅을 시도하면, 3% 확률로 골이 들어간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의 xG(Expected Goal) 기대값은 0.03이다. 만약 선수가 이 지역에서 동료의 도움없이 홀로 공격을 해야한다면, 슈팅을 시도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보자. 이 지역에서는 33번 슈팅해야 평균적으로 1골 들어간다. 보통 2~3경기에서 한 번 들어갈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제 1명의 선수가 득점을 위해 수직 방향으로 뛰어간다는 것을 가정해보자.





여기서 패스가 성공된다면, 상대 골키퍼와 근접한 거리에서 1:1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지역에서 슈팅은 최소 xG 값이 0.4골이다. 적어도 40%는 골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거리 슈팅보다 패스가 더 좋은 선택이 되기 위해서 패스의 성공률이 어느 정도면 될 것인가?


패스 이후 시도되는 슈팅은 중거리 슈팅보다 13.3배의 성공 확률을 지닌다. (0.4 vs 0.03) 따라서 저 지역에서 패스가 10번 중 1번만 연결 되더라도 (0.1*0.4) 중거리 슈팅보다 더 높은 확률을 지니게 된다. 하지만 매번 패스를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라 말하지 않겠다. 이 세상의 모든 전략 싸움에서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갈수록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축구도 결코 다르지 않다.


적게 발생하지만, 높은 퀄리티의 슈팅 기회를 만드는 것이 최종 결과값인 득점의 편차를 줄여줄 수 있다. 대니 페이지(Danny Page)가 시행한 시험을 예시로 들고자 한다. 동전 팀(Team Coin)과 주사위 팀(Team Die)의 대결을 가정하자.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는 경우를 1골로 가정하자. 4번 시행했을 때 기대값(xG)은 2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특정 숫자 하나가 나오는 경우를 1골로 가정하자. 이 때 12번 시행하면 기대값 2를 가질 수 있다.  이 1차례 실험의 결과는 무승부였고 득점의 기대값은 같았지만, 계속 동일한 실험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다보면 차이가 발생한다. 


시행횟수를 각각 10,000회로 증가시켜보자. 동전 팀의 승률은 40%, 주사위 팀의 승률은 36%, 무승부 확률은 24%였다. 10,000회의 과정을 거쳐서 얻은 결과 동전 팀은 경기당 평균적으로 승점 1.42점을 주사위 팀은 1.36점을 기록했다. 0.06골 차이는 아주 미세한 차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시즌 전체로 확장시켜보자. 더 작은 편차를 기록하는 팀이 2~3포인트를 앞서게 된다. 강등권 경쟁은 2~3포인트 차이로 결정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챔피언과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역시 그 차이로 갈릴 수 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성공 확률이 낮은 시도를 수차례 시행하는 것보다 시행 횟수가 적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은 시도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물론 절호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은 시즌이 끝날 때 가능한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게 만들어줄 중요한 방법이다. 



슈팅력이 좋은 선수도 장거리 슈팅을 지양해야 하는가?


코치들에게 강연을 하다보면 항상 비슷한 질문을 받게 된다. "우리 팀에는 장거리 슈팅이 좋은 선수가 있는데 그럼 그 선수들도 장거리 슈팅을 억제해야 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나는 이 질문에 리오넬 메시를 예시로 이야기한다. 메시는 확실히 슈팅 기술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명일 것이다. 메시는 다양한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정확성을 기록 중이고 어떨 때는 경악스러울 정도다. 아래는 메시의 2014/2015시즌 슈팅 맵을 보여준다.




페널티킥을 제외한 메시의 181차례 슈팅은 높은 퀄리티를 기록하는 곳에서 군집을 이루고 있다. 성공률이 나쁜 지점에서의 슈팅은 거의 다 직접 프리킥이다. 메시의 슈팅 실력이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런 메시도 최대한 좋은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하려고 한다. 바르셀로나는 골이 더 잘 들어가는 곳에서 슈팅을 시도해야 득점이 더 쉽게 나온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승리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점유율 축구를 통해 더 좋은 기회에서 슈팅하고자 노력하며 뛰어난 기량으로 다른 구단은 만들어내지 못할 찬스를 창출해낸다.


이와 같은 선택을 하는 팀이 현재 가장 성공적인 팀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공률이 높은 지역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 메시에게 충분히 도움이 된다면, 그게 우리한테도 적용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파란선은 성공률 11% 지역으로 골문으로 가까이 갈수록 확률이 높아진다. 검정색 선은 6% 확률의 경계다. 이곳을 벗어나면, 골키퍼와의 1:1 상황같은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슈팅 성공률이 극악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본인의 슈팅 성공률을 기록해보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특정 지역에서 슈팅이 장점이라 생각되는 선수 기록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레전드 한 명의 기록을 살펴볼 것이다.





램파드의 장거리 슈팅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우리가 선으로 구분해놓은 지역에서 벗어났을 때, 램파드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직접 프리킥으로 1골 넣은 것이 전부다. 물론 램파드는 득점력이 아주 뛰어난 미드필더다. 사람들은 램파드의 중거리 슈팅이 그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램파드는 우리의 생각만큼 먼거리에서 골을 잘 기록하지 못한다. 대신 램파드는 계속해서 선수가 몰려있는 박스로 침투하며 그 결과 슈팅 블록 기록이 많다. 최고의 선수도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경기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출처 : http://statsbomb.com/2016/04/explaining-and-training-shot-quality/#pretty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