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포츠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통계를 추가한다. 야구와 농구에서는 세이버메트릭스를 통해 상당히 발전된 방식의 통계가 사용되고 있고 축구와 하키에서는 통계가 점차 성장하고 있다. 수치적 증거에 기반한 사고는 우리가 좋아하는 축구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 분석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다른 잠재적인 위험성을 제외하고서라도, 수치를 잘못 해석하는 것은 우선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 우리는 아주 명백하게 제시된 숫자 데이터에서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 의사 결정에 더 큰 비중을 두게되고 그렇게 내린 판단은 수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는 그런 예시를 머지않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우리는 과학적 접근이 시작된 이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찰스 리프(Charles Reep)는 축구 애널리틱스의 아버지같은 존재다. 하지만 리프는 잉글랜드 축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못된 결론을 내린 것에 앞서, 그가 축구 경기를 기존과 다른 급진적인 방식으로 소비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리프가 활약했던 1950년대는 Opta가 없었으며 TSR과 xG 같은 변형된 통계량 역시 없었다. 리프는 스윈든 타운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했고 꼼꼼하게 피치 위에서 진행되는 사건들을 노트에 기록으로 남겼다. 60년이 지난 오늘날은 프로 스포츠 경기 현장에선 쉽게 트래킹 시스템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1950년 리프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인 손을 사용해 경기를 수치화했다.
자신이 수집한 모든 자료들을 관찰한 이후, 리프는 한 가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대다수 득점이 3차례 이하의 패스 연결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리프는 이것을 경기를 풀어가야할 아주 기본적인 진실이라 생각했다.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패스 연결, 공을 점유하는 시간을 간결하게 줄이고 공격수들이 있는 곳으로 공을 최대한 빠르게 연결 짓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리프가 생각하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롱볼이었다.
1993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리프는 "3차례 넘어가는 패스는 지양해야 한다. 3번 이상 패스 연결하는 것을 지양한다면,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패스 연결을 위한 목적으로 패스하는 것은 재앙같은 일" 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스포츠 전략을 직접 세운 첫번째 사례였을지도 모른다. 리프가 이것을 외부인들에게 설교하고 다니는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리프가 주장하는 방식을 받아들인 윔블던FC는 1980년대 아주 즉각적인 성공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 방식은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잉글랜드의 그래엄 테일러 감독과 FA의 코칭 디렉터인 찰스 휴즈도 공을 전방으로 연결해 공을 쫓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으며, 리프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그들의 직관을 뒷받쳐주는 것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롱볼은 순식간에 잉글랜드의 공식적인 축구 전략이 되어버렸다.
리프의 이론은 전제 조건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짧은 점유와 수차례 턴오버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스포츠이다. 득점 수를 세본다면, 짧은 연결 이후 만들어진 골이 오랫동안 유지된 패스 연결 후 만들어진 골보다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짧은 패스 연결을 하는 것이 길게 패스를 연결하는 것보다 더 높은 득점 확률을 가진다고 주장할 수 없다.
팀의 득점 확률은 패스를 성공시키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덩달아 상승한다. 축구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스포츠다. 공을 소유하는 시간과 유효 슈팅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높은 상관성을 가진다. 따라서 우리는 그 팀이 더 높은 득점 생산성을 가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리그 테이블에서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현대적인 분석법은 점유율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공격 찬스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유로1992에서의 잉글랜드의 실패, 1994년 월드컵 진출 실패가 오로지 리프의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분명히 잘못된 방식으로 플레이하고 있었고 리프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잘못된 통계적 원칙을 주장했다.
리프의 이야기는 통계를 잘못 판단했을 경우 어떠한 치명상을 입을 수 있을지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프는 분명히 시대를 앞선 인물이었다. 그의 해석은 틀렸을지 몰라도 행동은 옳았다. 이제는 국가대표팀과 클럽팀 모두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다. 그리고 축구를 데이터화 하는데 앞선 것은 바로 찰스 리프였다. 리프가 남긴 (통계적 접근이란) 유산이 축구에서 발전할수록 리프가 잘못 결론내렸다는 것은 분명해질 것이다.
출처 : http://fivethirtyeight.com/features/how-one-mans-bad-math-helped-ruin-decades-of-english-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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