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칠 때 수비수 뒷공간을 향한 움직임은 항상 중요하다.


축구관에 많은 공통점을 형성하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시즌 2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두 팀은 압박 및 높은 수비라인에 기초한 빠르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보였다. 10월에 있었던 첫 맞대결에서는 스퍼스가 2:0 승리를 거두었고 이번에는 시티가 똑같은 스코어로 복수에 성공할 뻔 했으나 끝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최근 과르디올라는 종종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으나 토요일 경기에서는 4-3-3 포메이션, 그것도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의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전방에 위치한 르로이 사네, 세르히오 아게로, 라힘 스털링이 토트넘의 센터백들을 강하게 압박했고 홀딩 미드필더 야야 투레 앞쪽에는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이너가 위치했다. 두 선수는 시즌 초 소화했던 포지션으로 돌아간 셈이다. 최근 몇년간 투레의 전술적인 움직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투레를 유일한 홀딩 미드필더로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멋진 기술로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토트넘의 압박을 비교적 쉽게 대처했다. 그 결과 시티가 우세한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팀간의 대결에서는 언제나 뒷공간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했지만 가장 먼저 위협적인 침투를 만들어낸 선수는 라힘 스털링이었다. 거의 1:1 찬스나 다름없었는데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킬러 본능 부재를 극명하게 요약해준 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 골결정력은 시즌 내내 맨체스터 시티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지난 주말 에버턴 원정 4:0 패배와 이번 경기 전반전은 결정력 부재가 최고치까지 오른 수준이었다.


토트넘의 수비는 평소답지 못했다. 3명의 센터백 사이의 공간이 너무나 컸고 시티의 풀백인 파블로 사발레타까지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서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최종 수비수로 뛰어난 수비를 선보였는데 이후 스털링을 저지한 대니 로즈의 태클은 더한 인상을 남겼다. (시티의 날카로운 공격에) 토트넘이 최종 수비수의 혼신을 다하는 수비에 과하게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포체티노는 급히 포메이션을 변경했다.





최근 스퍼스의 기본 시스템으로 작동하던 3명의 수비수 전략을 버리고 포체티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센터백으로 뛰고 있었던 에릭 다이어는 중앙 미드필더가 되었고 무사 뎀벨레는 미드필더 중 가장 앞쪽에서 경기를 뛰었다. 이 변화로 스퍼스는 즉각 효과를 누렸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인원 수가 부족해지지 않았고 로즈와 카일 워커가 수비진으로 복귀함에 따라 시티의 3명의 공격수와 스퍼스의 4명의 수비수가 부딪히는 상황이 (수적우세가) 만들어졌다. 다이어와 빅터 완야마로 구성된 토트넘의 중원이 공격적인 부분에서 위협을 가하진 못했으나 이 변화를 통해 경기는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시티의 맹렬한 폭격도 종료되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창의성 부재 및 케빈 빔머의 전반전 형편없는 퍼포먼스로 인해 포체티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다이어가 수비 라인으로 복귀하고 뎀벨레가 후방 미드필더 자리에 그리고 측면에 손흥민이 배치되었다. 이 때부터는 포체티노가 백4 라인을 유지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라인업이 가용된 것이다.


스퍼스는 4-2-3-1 시스템에 더 익숙한 듯 보였는데 놀랍게도 후반전이 시작되고나서 시티의 결정력이 발휘되었다. 스퍼스의 뒷공간을 노린 데 브라이너의 패스 때문에 위고 요리스가 뛰쳐나와 걷어내야할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요리스의 헤더가 사네에게 연결되면서 사네는 빈 골문을 향해 쉬운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후 요리스의 실수가 또 나오면서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데 브라이너가  2:0을 만드는 골을 넣었다. 이 때 경기는 완전히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


토트넘이 2:0 열세를 따라잡는 탄력성을 보여준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델레 알리의 날카로운 박스 침투 덕분에 토트넘은 만회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수비수 토비 알더바이럴트가 빠진 것은 파멸을 불러올 것 같았으나 이것은 토트넘에게 결과적으로 좋은 교체가 되었다. 해리 윙크스의 투입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미드필더로 경기에 선발 출전한 다이어와 완야마가 센터백을 보는 흥미로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윙크스는 공을 아주 편하게 다루면서 13차례 패스를 모두 동료들에게 연결시켰다. 윙크스 투입 이후부터 스퍼스는 이 경기 처음으로 시티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동점골은 스퍼스의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나올 법했다.


두 팀 모두가 높은 수비라인을 형성할 때 스루패스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스피드는 항상 중요한 찬스를 만들어낸다. 과르디올라는 페널티 박스에서 시티의 결정력 부재에 더욱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시티는 17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스퍼스는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 슈팅은 각각 7번과 2번이었다. 시티의 실점 상황에서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탓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도 브라보는 단 1차례의 선방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스털링의 결정력은 시티의 찬스 낭비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경기에서 승리가 아니라 단지 경기를 지배하는 것에 그친다면, 공을 다루는 선수를 중시하는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7/jan/22/guardiola-pochettino-high-speed-philosophies-manchester-city-tottenh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