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조세 무리뉴의 전술 실패 때문에 전반전 시티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케빈 데 브라이너와 다비드 실바에게 너무나 많은 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조세 무리뉴는 맨체스터 더비 이후 "일부 선수들이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때로는 선수들이 감독을 실망시키곤 한다." 라고 비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전에 아주 형편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무리뉴가 선수들을 비판했듯이, 마찬가지로 무리뉴 역시 전술적 실수로 비판받아 마땅했다. 하프타임 이후 무리뉴는 포메이션의 변화를 줬고 그 덕분에 경기력 향상이 가능했다.


펩 과르디올라의 4-3-3 포메이션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바로 2명의 전진 배치된 중앙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케빈 데 브라이너였다. 두 선수는 현재 위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뛰는 것에 익숙한 선수지만 과르디올라 부임 이후 새로운 역할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자주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시티의 라인과 라인 사이를 결합시켜준다. 시티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세르히오 아게로가 결장하기 때문에 무리뉴의 첫번째 입무는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뛸 그 공간을 방어하는 것이였다.


허나 무리뉴는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플랜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 계속해서 기용되고 있는 마루앙 펠라이니, 폴 포그바를 출전시켰지만 두 선수는 전반전에 반복해서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포그바는 자신에게 익숙한 3명의 미드필더 형태에서 뛰고 있는 것처럼 수비적인 규율이 상당히 결여된 모습이었다. 포그바는 자꾸 전진하면서 펠라이니 혼자서 수비라인 앞에 위치하게 만들었다. 펠라이니는 올시즌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혼자서 실바와 데 브라이너를 막는 것은 불가능한 임무였다.


시티가 좌우 폭을 넓게 운용하면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루크 쇼는 각각 놀리토, 라힘 스털링 견제를 위해 터치라인 가까이서 경기를 펼쳤다. 그렇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 결과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채널, Channel)이 자꾸 열렸고 시티는 특히 왼쪽지역을 노렸다. 데 브라이너는 지속적으로 에릭 바이-발렌시아-펠라이니 사이에 위치하면서 그 지점을 공략했고 유나이티드 선수 어느 누구도 그를 막을 임무를 부여받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데 브라이너는 왼쪽 채널 지역에서 계속해서 롱패스를 연결받았고 시티 역시 왼쪽을 빌드업 플레이의 주 지역으로 삼았다. 맨체스터 시티가 루크 쇼를 유나이티드의 약점 부위라 생각했는지 그 이후에는 스털링 쪽으로 여러 차례 공을 넘겨줬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수비 어느 누구도 안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평소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던 데일리 블린트도 선제골 장면에서 데 브라이너에게 완벽하게 벗겨졌다. 롱볼로 만들어진 시티의 첫번째 득점, 켈레치 이헤아나초의 리바운드골이 시티의 물흐르듯한 패스 연결로 나온 골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퍼포먼스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골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전반전 종료 직전 1골 만회했고 무리뉴는 아주 극단적인 변화를 줬다. 2명의 측면 플레이어 헨릭 므키타리안, 제시 린가드가 교체되었고 마커스 래시포드가 왼쪽에 웨인 루니가 오른쪽에 위치했다. 팀의 3번째 미드필더로 안데르 에레라가 투입되었다. 4-2-3-1에서 4-3-3으로 변화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온전한 포워드 3명이 전방에 배치되었다.


교체 투입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에레라는 투입된지 1분 지나지도 않아서 태클을 성공시켰고 그렇게 백4 라인 앞에 수비적인 힘을 더해줄 수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포그바와 펠라이니를 전진시켰으며 특히 펠라이니는 롱볼의 타깃맨으로 경기를 펼쳤다. 유나이티드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압박 플레이가 상당히 향상되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압박이 향상되자 패스 줄 공간을 찾지 못했다. 유나이티드 공격 선수들은 시티 수비수들을 압박하고 시티 수비수들이 후방으로 내려간 경우에서도 개개인을 쫓아갔다. 시티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는 후반전 8분만에 교체 카드를 시행했다. 센터포워드 이헤아나초를 빼고 홀딩 미드필더 페르난두를 투입시켰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페르난지뉴와 데 브라이너를 각각 전진시켜 형태는 4-3-3 포메이션을 유지했다. 페르난두 투입은 수비적 퀄리티의 향상, 수비적 규율 향상을 불어넣었고 효과는 아주 좋았다. 시티는 경기를 안정화시켰고 지배권을 되찾아왔다. 르로이 사네가 스털링과 교체된 이후 시티는 역습 기회를 더 잘 살렸어야 했다. 유나이티드 최고의 순간은 과르디올라가 변화를 주기 전까지만 나왔다.


무리뉴는 쇼를 빼고 앙토니 마시알을 투입해 마지막 순간 4명의 공격수를 기용했다. 항상 수비진영에 상대보다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길 원하는 과르디올라는 5-4-1 시스템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상당한 수준의 멀티자원인 페르난지뉴는 이번 경기에서 3가지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고 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롱볼에 맞서 싸워야 했다.


과르디올라는 전술 대결에서 이겼다. 과르디올라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꺼내든 전술은 무리뉴의 전술을 한 수 앞섰다. 무리뉴가 성공적인 교체를 통해 경기 추격을 시도했지만, 과르디올라는 여기서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무리뉴의 전술 변화에 대응했다. 전술 대결이 반드시 수비적이고 조심스러운 경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재미와 전술적 흥미로움을 동시에 잡은 경기였다.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sep/11/pep-guardiola-jpse-mourinho-manchester-city-manchester-united-premoer-lea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