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박스 안으로 크로스하는걸 선호한다. 크로스는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용도로 활용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효율성을 지닐까? 효율적인 공격을 시행하기 위해 크로스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리버풀의 경험


2010년 1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리버풀의 다미앙 코몰리(Damian Comolli)는 크로스에 기반한 공격적인 팀을 만들고자 했다. 리버풀 전략의 핵심 플레이어는 2011년 1월 영입한 앤디 캐롤과 이후 영입된 스튜어트 다우닝, 조던 헨더슨, 호세 엔리케였다.


크로스를 기반한 공격적인 팀의 타임라인은 아래 그림과 같다.




캐롤은 공중전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0년 캐롤은 헤더로만 37번 슈팅을 시도했고 그 중 22차례 헤더는 크로스 어시스트 형태로 시행된 공격이었다. 당시 다우닝, 엔리케, 헨더슨 모두 크로스를 많이 시도하는 선수였다. 2010년 다우닝은 레인튼 베인스에 이어 2번째로 크로스 횟수가 많은 선수였고 헨더슨은 오른쪽에서 시도하는 크로스 갯수가 리그 9번째로 많은 선수, 엔리케는 왼쪽에서 시도하는 크로스 갯수가 리그 6번째로 많은 선수였다.


4명의 플레이어가 모두 리버풀에 합류한 2011년 7월부터 코몰리가 리버풀을 떠난 2012년 4월 12일까지를 리버풀의 크로스 시대(Liverpool's Crossing Era)라고 정의내릴 것이다. 


리버풀은 2011년 프리미어 리그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그리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였다. 







리버풀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총 787회 크로스를 시도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 어느 팀보다 많은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간신히 4골 만들어내는데 그쳤다.


이러한 성적표는 크로스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통하지 않는다는걸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그럴까? 크로스는 바로 어시스트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시도된 모든 크로스를 조사해본 결과, 크로스가 바로 골로 이어질 확률은 단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직접 어시스트만 포함하는건 크로스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크로스가 투입된 이후 제한된 시간 내에 득점이 만들어지는 경우까지 포함하는게 훨씬 낫다. 만약 크로스 투입 이후 (세컨볼 상황 등을 거쳐) 5초 안에 골이 나오는 상황까지 포함할 경우, 크로스가 골로 연결될 확률은 1.8%까지 상승한다. 앞으로 이것을 'X5 전환율(X5 conversion rate)' 라 부를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X5 전환율은 2.9% 였고 득점의 28%를 크로스로 만들어냈다. 만약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였다면, 리버풀은 크로스 전략을 통해 2011년에만 23골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리버풀이 크로스 플레이를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를 아래 그림을 통해 더 상세히 알아보자. 아래 그림은 리버풀의 크로스 횟수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서 코몰리가 떠난 이후 리버풀의 크로스 횟수가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점선은 조사기간 리버풀의 평균 크로스 횟수를 나타낸다.)





패턴은 아주 분명해 보인다. 리버풀의 크로스 전략을 유지하는 기간, 리버풀은 경기당 평균 21회 크로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다우닝이 리버풀을 떠나는 시점, 리버풀의 크로스 횟수는 약 12회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크로스의 효율성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래 보여지는 차트는 같은 기간 리버풀의 'X5 전환율' 변화를 보여준다. 이번에 역시 마찬가지로 점선은 리버풀의 평균 수준을 보여준다.





리버풀의 전략이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 명백하게 보인다. 리버풀이 크로스를 핵심 전략으로 활용할 때, X5 전환율은 1% 이하로 떨어졌다. 이제는 왜 리버풀의 X5 전환율이 1% 이하로 떨어졌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우선 크로스 퀄리티에 대해서 의심을 하게 된다. 팀동료에게 연결된 크로스는 실제 몇 번이나 될까? 리버풀이 크로스를 주 전략으로 활용할 때, 크로스가 팀동료에게 연결될 확률은 19% 를 살짝 넘는 수준으로 프리미어 리그 평균과 비슷했다. 크로스가 주 전략이 아닐 때는 크로스 성공률이 15% 에 불과하다. 따라서 크로스가 공격수에게는 연결되었으나 그것이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이것은 리버풀 포워드들이 찬스를 살리는 능력이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버풀의 크로스 퀄리티와도 분명 연관이 있을 것이다. 


크로스 거리


크로스 거리는 크로스 시작 지점으로부터 골문까지의 거리를 의미하는데, 이 크로스 거리가 X5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래 그림을 통해서 크로스 거리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시도한 크로스일수록 먼 곳에서 시도한 크로스보다 골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진다. 아래 그림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크로스 거리와 크로스 이후 5초 내에 골이 나올 확률을 시각화한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크로스를 시도하는 것이 X5 전환율에 실질적 효과를 가져온다는건 아주 분명해 보인다.




크로스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크로스를 더 많이 시도하는 팀일수록 더 먼 곳에서 크로스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각 구단마다 점유율이 다르고 이값을 보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시행한 크로스 횟수를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파이널 서드(final-third) 지역 볼터치 횟수를 나눈 값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4시즌간 20개 구단의 자료를 바탕으로 상관관계를 조사해본 결과, 크로스 거리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크로스의 비중은 강한 상관관계(0.73)를 기록했다. 






리버풀의 크로스 거리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아래 그림을 통해 3개 시점에서 리버풀의 크로스 거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 크로스 시대 이전(코몰리 합류 이후), 크로스 시대, 크로스 시대 이후. 우리는 크로스 거리 그래프가 리버풀의 경기당 크로스 횟수 그래프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는걸 확인하게 된다.




리버풀이 크로스를 주 전략으로 삼았을 때, 리버풀은 더 먼 곳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당시 리버풀의 평균 크로스 거리는 32.8m였다. 하지만 코몰리가 떠난 이후 리버풀은 크로스 거리는 평균 29.6m까지 감소했다.


코몰리의 재임기간, 리버풀은 너무나 먼 곳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4명의 선수가 갖춰지기 전에는 경기당 크로스 횟수가 15회에 불과했으니 큰 문제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4명의 선수가 갖춰지고 팀의 주 전략이 크로스로 바뀌고 경기당 평균 크로스 횟수가 21회로 상승한 상황에서 크로스 거리까지 먼 것은 문제가 되었다.



마무리


크로스는 적절한 지점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만 효율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까운 지점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낫다. 낮은 지점에서 크로스를 올릴거라면, 많은 크로스를 올리는걸 바탕으로 공격 전략을 수립하는건 좋지 못하다. 물론 논의하지 않은 여러 조건들이 있다. 하지만 각 구단이 크로스 게임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 크로스의 성격을 파악하는 과정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http://business-analytic.co.uk/blog/crossing-lessons-from-liverp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