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축구는 규칙 변화에 보수적인 종목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지난 몇십년간 축구는 미세하면서도 중요한 규칙 변화를 다양하게 시도했다. 따라서 규칙 변화에 보수적이라는건 이러한 시도들을 간과하고 말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백패스 조항을 수정한 결과, 수비수와 골키퍼는 이전보다 기술적인 선수로 발전했고 패스 축구가 장려되었다. 엄격한 태클 규정으로 공격수들은 가혹한 태클에서 보호를 받게 되었다. 오프사이드 규정의 수정으로 이제 수비수들은 한발 전진해 멈추는 것으로 수비를 끝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규칙의 변화 속에서 기술적인 능력을 가진 선수가 혜택을 봤고 빠른 속도의 축구가 번영했으며 축구는 대단히 발전했다.


하지만 이제 국제 축구 위원회(IFAB)가 또 다른 중요한 변화를 생각해볼 시기다. 근래 IFAB는 비교적 획기적인 분위기 속에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연장전에서 4번째 선수 교체를 승인했고, 킥오프를 자기진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바꿨으며 VAR을 도입했다. 그렇다면 이제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문제, 전술적 반칙(tactical foul)이란 골칫거리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은 어떤가?


일반적으로 현대 축구는 전술적 반칙을 인정하고 있다. 보통 A팀이 위협적인 역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B팀이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고자 미드필드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공을 가진 선수에게 반칙을 저지르는 상황의 형태로 발생한다. 역습을 진행하던 A팀은 명백한 득점 기회를 놓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골을 넣을 수 없는) 나쁜 위치에서의 프리킥이 전부다. 반칙을 저지르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처벌은 고작 경고 카드 뿐이다.


경고 카드는 적절한 보상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선수들은 반칙을 저지른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것보다 팀을 위해 경고 하나를 받고 앞으로 주의하면서 뛰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다.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반칙을 저지르는 행위에 인센티브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 이 상황에서 현재의 규칙은 부적절한 것이다.


전술적 반칙은 규칙을 파괴함으로써 상대의 공격을 끊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점점 더 과격해지고 될 대로 되라 식으로 들어온다. 그 결과 공격하는 팀의 선수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르로이 사네를 향한 조 베넷의 태클이 그 사례다. 베넷이 폭력적인 의도, 즉 고의로 사네에게 부상을 입히려는 생각으로 태클을 시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티의 공격을 끊어내기 위해) 그는 사네에게 의도적인 반칙을 저질렀으며 힘이 실려 위험한 태클이 만들어진 것이다.


태클의 강도와 관계없이 이렇게 의도적인 반칙을 하는 자에게 너무나 많은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에게 공과 관계없는 의도적인 반칙을 저질렀을 때, 바로 퇴장을 주는 간단한 규칙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2016년 이후, 완벽한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는 상황에 한해 공을 향한 시도와 의도적인 반칙을 구분하기 시작해 경고와 퇴장을 주고 있다. 박스 안에서 반칙을 저지른 경우 이전에는 페널티킥 선언과 퇴장이라는 이중 처벌이 내려졌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이제는 둘 중 하나만 주어진다.


만약 박스 바깥에서 발생한 상황이라면 프리킥과 퇴장이 주어진다. 박스 안이라면 페널티킥과 경고가 주어지는데, 명백히 공을 빼내려했던 시도에 한해서만 경고가 주어진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의도적인 반칙이라면 퇴장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치에 관계없이 모든 의도적인 반칙에 대해 확대하면 안되는 것일까? 2016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정규시간 종료 직전 3:1 역습 상황을 만들어낸다. 세르히오 라모스는 시니컬한 반칙으로 아틀레티코의 역습을 무산시킨다. 왜 라모스에게 퇴장을 주지 않는가? 3:1 역습이 이어졌다면 아주 명백한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틀레티코의 계획은 역습이 전부였고 의도적인 반칙으로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방해한 것에 경고가 주어지는 것은 충분하지 못한 처벌이었다.





(모든 의도적 반칙에 퇴장을 주자는) 나의 주장에 이렇게 응수할 수 있다 : 그렇게 했다간 1경기에서 퇴장이 3명씩이나 나온다.


하지만 백태클 조항 수정, 백패스 조항 수정 때처럼 선수들은 적응을 해낼 것이다. 게다가 선수들에게 공을 향한 태클을 시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불합리한 요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시즌 아스날의 그라니트 쟈카는 스완지의 모두 바로우에게 발을 걸어 퇴장을 당했다. 큰 항의는 없었지만 현재의 규정 속에서 (쟈카에게 퇴장을 준 것은) 대단히 놀라운 결정이었다. 





지난 달, 스완지 시티와 울버햄튼의 FA컵 경기에서 르로이 페르에게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페르는 미드필드 지역에서 울버햄튼의 역습을 끊어내기 위해 살짝 발을 걸었고 퇴장을 당했다. 가혹한 판정처럼 보였지만, 스완지 시티의 항소가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왜? 만약 선수들이 자신이 의도적인 반칙으로 퇴장당하는걸 알고 있다면, 그들은 이후 정말 공을 향한 태클만을 시도할 것이다.


올시즌 첼시는 안필드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첼시의 공격 전략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에당 아자르에게 반칙을 저질렀다. 결국 아자르는 반칙으로 부상을 당했다. 아자르를 막길 원하는가? 좋다. 하지만 공을 향한 도전을 해야한다.


전술적 반칙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몇년 사이 전술적 반칙이 만연해졌다. 2가지 이유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역습의 속도가 이전보다 올라갔다. 둘째, 압박이 증가했고, 압박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 미드필더들은 공이 없는 곳에 위치하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른다. 축구가 반칙에 대해 관용을 베품으로써 결국 우리는 공격, 즐거움, 골을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제안한 변화로 인한 초기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다. 몇주 내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우리가 큰 경기에서 의도적 반칙으로 상대의 공격을 끊어온 것을 왜 참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다. 지금 반칙에 맞는 적당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고 확신한다.



출처 : http://www.espn.co.uk/football/blog/espn-fc-united/68/post/3374280/tactical-fouling-is-spoiling-football-time-for-the-rulemakers-to-stamp-it-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