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om Worville

 

월요일 밤 WBA와 번리의 0:0 무승부 경기는 올시즌 첫번째 무득점 무승부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팀은 19번의 슈팅을 시도했으며 기대득점(xG) 값은 2.0이었다. 0:0 무승부이기 때문에 재미없는 경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사실 그렇지 않았다.

 

0:0 무승부가 시즌 47번째 경기에서야 기록된 점은 2020/2021시즌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을 거슬러 유럽 주요리그의 2012/2013시즌부터 집계한 데이터를 살펴보아도 47번째 경기에서야 처음으로 0:0 스코어가 나온 것은 상당한 수준에 아웃라이어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개막 후 47번째 경기만에 0:0 무승부가 발생한 2020/2021시즌 프리미어 리그

 

0:0 무승부가 없는 것은 올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상당한 수의 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시즌별 경기당 득점 수를 의미하는 그래프다. (20/21시즌 경기는 진행된 경기 결과까지 반영)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이전까지 경기당 2.6~2.8골이 나왔는데 이 수치가 올시즌 경기당 평균 3.6골까지 상승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3.5골 이상으로 상승한 프리미어 리그와 세리에A. 반면 라 리가는 상당한 감소

 

경기당 평균 득점이 상승하는 트렌드는 이탈리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세리에A의 경기당 평균 득점수는 2.7골 수준이었는데 올시즌 3.7골까지 상승하였다. 스페인의 라 리가의 경우, 경기당 평균 득점이 2016/2017시즌 정점을 찍고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올시즌 라 리가에서는 경기당 평균 2.2골 밖에 나오지 않아 재미 요소가 가장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20/21시즌 프리미어 리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다득점' 이지만, 홈 어드벤티지가 분명하게 사라졌다는 것 역시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 홈팀이 승리한 경우는 맨체스터 시티가 아스날을 상대로 1-0으로 이긴 것이 전부였다. 분데스리가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분데스리가 최근 9경기에서 원정팀이 5승 4무의 성적을 기록했다.

 

홈팀 승률이 근래 가장 낮아진 분데스리가 (개막 후 50경기 기준)

 

The Athletic의 예측 모델인 PIRES를 활용한 결과, 홈팀의 승리횟수가 예측값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걸 확인하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모델이 올시즌 경기 결과를 어떻게 예측했는지 살펴보고, 실제로 경기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토트넘 홈에서 열린 토트넘 vs 웨스트햄 경기를 생각해보자. PIRES 모델은 스퍼스가 이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57%라고 예측했다. 무승부는 23%, 패배할 확률은 20%라고 판단하였다. 각 확률에 상황에 따른 승점을 곱한 결과, 스퍼스는 이 경기에서 승점 1.94점(3*0.57+1*0.23+0*0.2)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방식으로 올시즌 모든 홈팀의 예상 승점을 합산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홈팀이 실제 획득한 승점과 비교해볼 수 있다. PIRES 모델은 홈팀의 총 71점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지금까지 홈팀이 획득한 승점은 총 60점에 불과하다. 

 

올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다른 어느 때와 남달랐다는 것 역시 고려해야하지만, 무려 11점이나 차이날 정도로 홈팀이 부진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분명한 다른 요인이 존재한다.

 

축구는 원래 득점이 적게 나오는 스포츠이며, 분석했던 16,000 경기를 살펴본 결과, 무승부는24.7%의 비율을 차지했다. 그런데 득점이 많이 나오는 경기가 양산되다보니 이 균형이 깨지고 있다. (감소하고 있다.)

 

다득점으로 인한 무승부 감소는 잉글랜드, 이탈리아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까지(개막 후 50번째 경기까지) 두 리그에서 무승부가 발생할 확률은 20%보다 낮다. 

 

득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무승부 발생이 감소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흥미로운 트렌드가 있는데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의 65%가 단 1골차이로 승패가 갈리고 있다. 이는 세리에A와 프리미어 리그에서 훨씬 큰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것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아스톤 빌라 7:2 리버풀, 로마 5:2 베네벤토)

 

스코틀랜드에서는 1골차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급격하게 상승함

 

프리미어 리그에서 홈팀 승, 무승부 감소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원정팀의 승리가 시즌 초에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다른 유럽 리그들은 기존과 같은 트렌드를 보이고 있는데 유독 프리미어 리그는 원정팀 승률이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현재 원정팀 승률은 46%이며 이는 전세계적인 평균인 30%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 원정팀 승률이 상승하였음

 

원정팀의 높은 승률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까?

 

기대득점 통계들은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인 것이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평균을 향해 갈 것이라고 말한다. 페널티킥 상황을 제외하였을 때, 현재까지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기대득점 값을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총 113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147골이 만들어졌다. 이는 축구가 많이 변해서 기존의 기대득점 모델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거나, 아니면 (모델은 정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원정팀 승률이 평균을 향해 갈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theathletic.com/2149934/2020/10/21/premier-league-la-liga-spl-goals-x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