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느날은 RB라이프치히를 상대로 5-0으로 이기더니 이어서 벌어진 아스날과 이스탄불의 바샥셰히르를 상대로는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패배했다.

 

아스날, 바샥셰히르전 패배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저점을 갱신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솔샤르와 유나이티드는 A매치 주간을 앞두고 에버턴을 비교적 손쉽게 이겼다. 이러한 행진은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떤 팀인지를 감잡을 수 없게 만든다. 

 

비일관성(Inconsistency) 이란 단어는 솔샤르 체제를 설명하기 아주 적합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영입 이후 지난 2월부터 리그 14경기 무패(9승 5무) 행진을 달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시즌에 연승을 기록하고 있지 못하다. (현재까지 결과 : 패-승-패-승-무-패-승) 

 

다들 퐁당퐁당 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시즌 행보를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나, 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재 행보는 지난시즌을 통해서도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다. 지난시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8월부터 11월까지, 즉 개막 후 13경기동안 2경기 연속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적이 없다. (즉 2연승, 2연무, 2연패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비일관성은 팀에 해를 끼친다. 3시즌 연속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개막 후 7경기 승점이 10점 이하를 기록 중이다. 그 이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개막 후 7경기 승점이 10점 밑인 적은 단 1차례 뿐이었다. (2013/2014시즌, 퍼거슨 은퇴 이후 첫번째 시즌)

 

 솔샤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이어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이클이 반복 중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순기대득점값 (expected goal difference) 이동평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솔샤르 부임 직후 & 브루노 페르난데스 이적 직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에서 기록한 골득실이 기대득점을 통해 예상되는 net 값보다 높았으며, 그 외 기간에는 실제 골득실이 기대득점 통계를 활용한 값과 비교하여 부진하였다.

 

 

현재의 팀은 코로나 락다운 재개 후 우리가 목격했던 팀과 다르다. Project Restart라 불린 리그 재시작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 21점을 기록하였고 경기당 평균 2.4득점 0.7실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더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팀은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 뿐이었다.

 

 

락다운 이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퍼포먼스는 솔샤르가 동일한 라인업을 계속 들고 나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같은 선수를 계속 활용하는 것도 경기를 치르면서 한계가 온다. 다양한 대회를 소화하는 솔샤르는 선수를 로테이션 시켜야만 한다. Project Restart (지난시즌 시즌 재개 이후) 기간동안 솔샤르는 선발라인업에 총 8차례의 변화를 주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이미 선발 라인업 변화 횟수가 13번을 기록했다. (* 이전 경기와 비교하여 선발에서 변화된 선수 숫자를 기록)

 

자유롭게 자리를 바꾸던 유나이티드의 공격진은 올시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페널티킥을 제외하였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대득점(6.2골) 보다 낮은 값을 기록한 팀은 아직 승리가 없는 3개 구단 (셰필드, WBA, 번리) 뿐이다.

 

 

슈팅 1개당 평균 기대득점값은 0.07로 리그에서 3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6~7월에는 이 수치가 0.11이었던 팀이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만들어내는 득점 기회의 퀄리티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득점 기회를 무자비하게 (특히 메이슨 그린우드가) 마무리했지만 현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6~7월과 이번시즌의 슈팅을 시각화하여 비교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6~7월에는 박스 바깥에서 5골이 들어갔는데 올시즌에는 아직 박스 바깥에서 만들어낸 골이 단 1골도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날, 번리, 리버풀과 더불어 올시즌 박스 바깥 득점이 없는 4개 구단 중 하나다.  6-야드 박스에서도 슈팅을 시도한 경우가 단 1차례 뿐이다. 역시 프리미어 리그 20개 구단 중 최저 수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뒷문도 불안해졌다. 7경기에서 14실점을 기록 중인데 1989/1990시즌 7경기 15실점 이후 최악의 시작이다. 지난시즌에는 13라운드에서 14번째 실점을 기록했었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시즌 자기진영에서 많은 턴오버를 기록 중이다. 자기진영 턴오버 횟수가 경기당 5회 이상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자기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상대에게 내주는 행위가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대의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총 8실점을 허용했는데 이보다 더 높은 실점을 기록한 구단은 셰필드 유나이티드 (10실점) 뿐이다.

 

이 팀의 확실한 강점은 역습을 통한 카운터를 날리는 것이다. 자신의 진영에서 볼을 탈취한 후 빠르게 역습을 통해 만들어낸 득점이 3골인데 다른 팀들은 이러한 형태의 득점이 많아야 1골이었다. 내려앉아서 상대의 강한 압박을 견뎌낸 후 역습으로 보복하는 것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성공 비결이다. 솔샤르 체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점유율 높은 경기에서 이길 확률은 44%이고 점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이길 확률은 67%이다. (리그 한정)

 

들쭉날쭉한 경기력 속에서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일관성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홈/어웨이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이들은 현재 승점 1점을 기록 중이다. 개막 후 홈4경기에서 무승인 것은 1972/1973시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원정에서는 리그 7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는 1993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패로 범위를 확장한다면, 리그 원정 10경기 무패(8승 2무)로 지난 1월부터 원정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

 

에버턴전 승리는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에버턴전 승리는 구단의 부활을 기대하게 만든 또 다른 허황된 조짐이었을 뿐이었을까? A매치 주간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출처 : www.statsperform.com/resource/consistently-inconsistent-analysing-manchester-united-under-solskja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