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iel Taylor


사실 이런 질문과 관련해서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로 던컨 에드워즈가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선수로 기억될 수 있었을까? 지난 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 안필드에 방문했던 펠레처럼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를 기억해줄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를 축구 역사상 최고로 위대했던 선수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러한 물음에 우리는 정확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만약 1958년 끔찍했던 뮌헨 참사에서 에드워즈가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1966년 잉글랜드의 줄리메 트로피(Jules Rimet trophy)는 바비 무어가 아닌 던컨 에드워즈가 들어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실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에 대한 짧은 고증이 있을 뿐이며 흑백 화면을 통해서만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 거기에 에드워즈가 공을 잡은 순간에 한정해서만 볼 수 있다. 우리가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의 절대 다수는 그와 같은 시대에서 직접 눈으로 지켜보았던 사람들의 증언에 의존하고 있다. 바비 찰튼 경이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던컨 에드워즈야말로 자신이 직접 목격했던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고 증언한다. 물론 바비 찰튼 경말고도 던컨 에드워즈가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주 목요일은 던컨 에드워즈가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데뷔한지 60년이 지난 날이었다. 당시 던컨 에드워즈는 18세 183일의 나이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데뷔했으며 무척 당당한 태도로 축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젊은 선수가 탄생했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듯한 풍채를 뿜어냈다고 한다.


뮌헨 참사 사건 이후 15일만에 던컨 에드워즈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 때까지 에드워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18경기를 뛰었다. 바비 찰튼 경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에 '위대한 던컨이 세상을 떠났다' (Big Duncan has gone) 라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던컨 에드워즈가 뮌헨 참사를 극복해 살아남았다면 얼만큼 대표팀 경기를 소화했을지에 대해서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찰튼 경은 "던컨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였다. 개성이 강하며 강인한 성격이었으며 이러한 기질은 피치 위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만약 던컨이 자신의 축구 선수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우리가 목격한 최고의 선수라는 증언을 증명해줄 업적을 남겼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나는 펠레, 마라도나, 베스트, (데니스) 로, (지미) 그리브스, 내가 좋아하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같이 위대한 선수들을 알고 있지만 던컨은 경기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스탠리 매튜스나 톰 피네이도 던컨 에드워즈의 재능을 갖추지는 못했다." 라고 말한다.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최초의 원더 보이였던 던컨 에드워즈의 자리를 물려받아 후세에 조지 베스트, 폴 개스코인, 라이언 긱스, 웨인 루니같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번 칼럼을 작성하기 위해서 나는 과거의 언론 보도를 찾아보게 되었고 1953년 4월 1일 기사를 여기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던컨 에드워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데뷔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작성된 기사였다. 내가 과거의 언론 보도를 찾아보면서 느낀 점은 그 시대의 기자들은 오늘날의 언론인들처럼 섵부른 예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소개하고자하는 기사를 작성했던News Chronicle의 조지 팔로우 기자는 던컨 에드워즈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면서 시대를 앞서간 것 같다. 아래는 그의 기사 일부이다.


"최초의 원자 폭탄의 등장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정말이지 멋진 일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던컨 에드워즈라는 재능을 발견한 것은 축구계에 있어서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이제 던컨 에드워즈는 16살에 불과한데 우리가 에드워즈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냐고? 일단 에드워즈는 소년이 아닌 사내 녀석이다. 벌써부터 신장이 5피트 10인치(178cm)다. 에드워즈의 신체 조건은 굉장히 강력한 힘이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에드워즈가 공을 잡으면 연약한 소년이 발재간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대담한 돌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에드워즈가 태클을 시도하면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강도의 태클이 나온다. 게다가 던컨은 올드 트래포드의 자랑이었던 잭 로리(Jack Rowley,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통산 211골)에 버금하는 양발 슈팅 능력을 지니고 있다. 1부 리그에서 던컨 에드워즈가 언제부터 폭발력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있는 사람은 없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하다 : 던컨 에드워즈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선수가 될 것이다(It will be spectacular)."


에드워즈는 곧바로 완벽한 축구 선수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주로 미드필더로 경기를 소화했지만 어떤 포지션에서든 피치 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에드워즈의 국가대표 첫번째 경기는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에게 7:2로 이긴 경기였다. 데니스 윌쇼가 최초로 1경기 4골을 기록한 선수가 되었고 냇 로프하우스가 2골을 기록했지만 헤드라인은 전적으로 에드워즈의 차지였다. 스코틀랜드의 공격수 로리 라일리는 동료 토미 도허티에게 "저런 선수는 도대체 어디서 발견한거야? 클라이드 강(스코틀랜드의 강)에 더 작고 강력해진 전투함(던컨 에드워즈)이 있잖아!" 라고 말한 일화가 있다.


에드워즈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잉글랜드에서 최연소 국가대표팀 데뷔 기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기록은 1998년 마이클 오언에 의해서 깨지기 이전까지 유지되었고 에드워즈의 아우라 덕분인지 매트 버스비 경이 유스팀 경기에 던컨 에드워즈를 출전 시키려할 경우 상대 팀은 이미 1군에 멀쩡히 자리잡은 국제적인 실력의 선수를 유스팀 경기에 내보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에드워즈는 전술에 제약되지 않는 위대한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동나이대 선수들에 비해 탁월히 앞서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였다. 


"던컨 에드워즈의 힘으로 상대를 이긴 경기들이 있었다. 특별히 유스컵 첼시와의 준결승 2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첼시 원정에서도 올드 트래포드에서도 각각 2:1 승리를 기록했는데 4골 모두 던컨이 기록한 골이었다. 상대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난 당시 코너킥을 찰 때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서 내가 올려주면 던컨이 알아서 해결해주겠지." 정확하게 던컨이 상대팀 10명의 선수를 완벽히 따돌리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오늘날의 밀집된 수비를 상대하더라도 던컨은 그들을 충분히 무력화시킬 것이다." 바비 찰튼 경은 이렇게 말하며 매트 버스비 경은 "던컨은 우리가 그를 데려왔던 16살 때부터 결코 소년이 아닌 한 명의 사내 자식이었다."라고 말했다.


던컨 에드워즈를 바라보는 버스비 경의 눈빛은 반짝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아버지와 같은 애정을 느겼겠지만, 뮌헨 참사 이후 깊은 슬픔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버스비 경의 표현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큰 경기를 좋아하는 타입의 선수,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더욱 즐기는 청년"이라고 한다. 1956년 잉글랜드가 세계 챔피언 서독을 상대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원정 경기를 떠났을 때, 에드워즈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이 날 경기에서 던컨 에드워즈가 기록한 골은 걸작 그 자체였다. 25야드 거리에서 3:1 승리의 기반을 다지는 득점을 기록하기 이전에 상대 수비의 견제를 풀어내는 모습도 대단했다.


이번에는 팀의 주장인 빌리 라이트로부터의 칭찬을 소개하고자 한다. "던컨 에드워즈라는 이름은 경기를 지켜본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에드워즈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였다. 오늘날에 에드워즈가 보여준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줄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사자처럼 용맹하게 태클을 시도했고 모든 득점 기회에 연관 되었고 멋진 마무리로 기회를 마무리 지어냈다. 19살에 불과한 나이였음에도 던컨 에드워즈는 이미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뮌헨 참사 이후 던컨 에드워즈가 세상을 떠나기 이전까지 던컨 에드워즈의 동료 7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에드워즈는 15일을 버텼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에드워즈가 15일씩이나 버틴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한다. 에드워즈는 사고로 인해 신장 기능에 손상을 입었고 폐 허탈 증세에 골반뼈 골절과 오른쪽 허벅지에 여러 골절상을 입었으며 갈비뼈 골절에 추가로 여러 내상을 당한 상태였다.


던컨 에드워즈는 의식이 절반 정도 돌아온 상태에서도 수석 코치인 지미 머피에게 토요일 주말에 있는 울버햄턴과의 경기 킥-오프 시간을 물어봤고 이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던컨 에드워즈는 지미 머피 코치에게 그 경기를 놓칠 수 없다고 간절히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프랭크 테일러의 <The Day a Team Died>라는 저서에는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은 젊은 위인(young Colossus)가 한창 재능을 펼쳐야할 시기에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던컨 에드워즈의 죽음으로 우리는 수없이 많은 답이 없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만약 던컨 에드워즈가 살았다면 1958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축구계 위인들 사이에 던컨 에드워즈가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까? 던컨 에드워즈를 향한 지미 머피의 찬사로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한다. "나는 항상 무하마드 알리의 '나는 위대하다!'라는 전세계를 향한 외침을 보면 미소를 머금게 된다.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은 바로 던컨 에드워즈라는 축구 선수이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5/mar/28/duncan-edwards-original-boy-wonder-greatest 





by Daniel Taylor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축구를 주제로 글을 써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하는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대담하게 퍼거슨 감독에게 충고를 남기고 싶다. 특히 골키퍼에 관련해 퍼거슨 감독에게 한 마디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조나단 윌슨의 <The Outsider>라는 책에는 포메이션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나단 윌슨은 포메이션에 대한 논의를 심도있게 다뤘고 그 포메이션에서 선수가 담당하는 여러가지 복잡한 역할에 대해서 서술했다. 나는 "Tommy & JoJo"로 불렸던 토마스 은코노와 조셉-앙트완 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은 퍼거슨 감독이 지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약 20년간 은코노와 벨은 카메룬 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지금까지도 두 선수가 아프리카 축구 역사상 최고 골키퍼로 언급되고 있다. 두 선수가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마치 다비드 데 헤아와 아네스 리니고르처럼 두 선수는 역할을 분담하고 있었다. 두 선수는 서로의 역할 분담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골키퍼의 잦은 교체는 수비진에게 혼란을 주었다.

 

잉글랜드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피터 쉴튼과 레이 클레멘스는 서로 번갈아 가며 경기를 소화했다. 1979년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잉글랜드가 4-3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론 그린우드 감독은 전반에는 쉴튼을 후반에는 클레멘스를 기용했다. 수비수들이 골키퍼의 성향도 파악해야한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결정이었다. 보통 골키퍼 자리는 확고한 주전이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수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 가장 일상적인 일이다. 앞서 예시를 들었던 2가지 경우도 모두 로테이션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물론 세자르 산체스와 이케르 카시야스의 대결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금방 카시야스가 더 좋은 옵션이라는걸 눈치챘다는 다른 예도 있긴 하다) 현재 퍼거슨 감독은 잇따른 실점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면서 계속해서 데 헤아와 리니고르를 번갈아가가며 출전시키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이렇게 오랫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다. 그렇지만 리니고르와 데 헤아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나 길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데 헤아는 리그 1,2라운드를 소화했지만, 2라운드 풀럼전에서 실수를 했던 탓에 리니고르에게 자리를 내줬다. 리니고르도 리그 2경기를 뛴 이후에 다시 데 헤아에게 자리를 내줬다. 다시 자리를 차지한 데 헤아는 리그 5경기 연속 출전했다. 그렇지만 다시 데 헤아가 사랑니 발치로 결장하게 되면서 다시 리니고르가 골키퍼로 나서기 시작했다.

 

데 헤아가 CFR 클루이전에 나서기 전까지 리니고르는 5경기를 연속으로 출전했다. 두 선수가 출전 시간을 나눠먹는 사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까지 33골이나 실점했고 퍼거슨 감독은 지금 자기가 이끄는 팀이 만화같은 수비를 하고있다고 호되게 꾸짖고 있다. 물론 골키퍼 로테이션이 실점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확한 증거는 없다. 그렇지만 두 가지가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역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피터 슈마이켈은 92/93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93/94, 95/96, 96/97시즌은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출전했다. 98/99 시즌에는 4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피터 슈마이켈이 경기에 나섰다. 마시모 타이비가 유명세를 탔던 바로 그 99/00시즌에도 주전 골키퍼 마크 보스니치는 38경기 중 23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이후 영입된 파비앙 바르테즈는 00/01시즌에 32경기를 뛰었고 02/03시즌에는 30경기를 소화했다. 에드윈 반 데 사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06/07, 07/08, 08/09, 10/11시즌에 반 데 사르는 각가 32, 29, 33, 33경기를 소화했다.

 

그렇다. 성공한 팀에게는 확고한 주전 골키퍼가 존재한다. 첼시가 우승을 차지했던 04/05, 05/06, 09/10시즌 페트르 체흐는 1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출전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조 하트가 전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다. 퍼거슨 감독도 슈즈버리 타운에서 고작 £100,000에 데려올 수 있었던 하트를 데려오지 못했던 것을 실수라고 말하고 있으니...

 

여기서 조 하트가 흠잡을데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심화시켜보자.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현재까지 로버트 그린, 페페 레이나, 셰이 기븐, 아담 페트리치가 치명적인 실수로 자신들의 확고한 입지를 잃어버렸다. 사우스햄튼은 켈빈 데이비스, 아르투르 보누치, 파올로 가자니가를 모두 기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내주고 있다. 아스날의 보이치에흐 슈체즈니와 비토 마노네 모두 데이비드 시먼의 안정감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미치게 만들고 있다. 반면 팀 하워드, 유시 야스켈라이넨, 마크 슈워처, 시몬 미놀렛, 알리 알-합시는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도 주전 골키퍼가 정해지지 않은 클럽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퍼거슨 감독이 이토록 오랫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그리고 굉장히 복잡한 이유로 결장이 잦아지는 것 같고 일관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비드 데 헤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던 초기에 데 헤아는 불안함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퍼거슨 감독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데 헤아가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기 전까지 계속해서 데 헤아를 믿어줬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실수 한 번 하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리니고르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문제는 데 헤아와 리니고르가 아주 특출나게 뛰어난 골키퍼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며칠 전 과거 프로에서 공격수로 뛰었던 익명의 선수를 만났는데 그 분은 두 선수 모두 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걸맞는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리 네빌도 골키퍼 로테이션 정책에 달갑지 않아하는 모습이다. 네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코너킥 실점 장면에서 골키퍼의 페널티 박스 지배력 부족을 지적했다. "수비수들은 자신들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고 있을꺼에요." 네빌이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누구를 선택해야하는가? 1978녀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22명의 선수에게 쉴튼과 클레멘스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할지 물어보았는데 9명이 쉴튼을 2명이 클레멘스를 선택했다. 클레멘스를 선택했던 2명 중 한 명은 클레멘스와 리버풀에서 발을 맞추고 있었던 데이비드 존슨이었다. 11명의 선수는 기권을 선택했다.

 

나는 데 헤아를 선택하고 싶다. 아직까지는 완벽한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으나 데 헤아는 지금까지 번뜩이는 장면을 여럿 연출했다. 조만간 22살이 되는 데 헤아는 상당한 잠재성을 지닌 선수다. 그걸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퍼거슨 이후도 바라보면 더더욱 데 헤아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데 헤아의 실수가 잦다는 것도 인정해야한다. 데 헤아의 실수를 만회할 정도의 공격력을 뿜어내고 있다는 것이 데 헤아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물론 데 헤아가 새로운 국가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도 고려해줘야한다. 전체적으로 데 헤아는 빠른 속도로 적응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주면서 데 헤아의 자신감을 깎아먹고 있다.

 

골키퍼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골키퍼 로테이션은 수비수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앞서 언급했던 카메룬의 2명의 골키퍼를 통해 말해보고자 한다. 은코노는 세트 피스에서 양쪽 골대에 모두 수비수들을 배치시켰다. 반면에 벨은 골대에 수비수를 세우지 않았다. 또한 은코노는 수비수들이 라인을 뒤로 내리면서 수비해주길 요구했지만, 벨은 자신이 뒷공간을 담당하겠다면서 수비수들에게 앞으로 나가라고 말했다.

 

쉴튼과 클레멘스도 서로 달랐다. 쉴튼은 상대와 과감하게 맞서는 것을 꺼려했지만, 클레멘스는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갔다. 또한 쉴튼은 수비수들이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수비수들과 거리를 두었지만, 클레멘스는 수비수들이 자기 근처에 위치해주길 희망했었다. 아주 미묘한 차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재능은 넘치지만 안정감이 부족한 데 헤아, 멋드러진 세이브는 없지만 안정감 있는 리니고르는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칼럼을 쓰는 이 시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시티보다 10골이나 더  실점했다. (맨체스터 더비 승리로 현재는 9골차)

 

퍼거슨 감독은 현재까지 두 선수 모두에게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실 두 선수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받는다는건 두 선수에게 아직까지 확고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guardian.co.uk/football/blog/2012/dec/08/sir-alex-ferguson-manchester-united



by Tim Lewis (원문은 2014년 3월 9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선수 데이터를 분석하는 11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과연 통계적 접근은 우리의 직감을 대신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데이빗 모예스는 어쩜 그렇게 호러쇼를 선보일 수 있을까? 그저 탁상공론만 펼치는 입장에서 보면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 자진해서 전설적인 인물의 뒤를 잇는건 아주 멍청한 행동이다. 알렉스 퍼거슨 경을 대체한다는 것은 이미 킥오프 이전부터 결론이 나있던 것이다. 모예스의 입장에서 볼 경우, 그는 정점에 도달해있는 선수가 극히 소수인 불안정한 스쿼드를 물려받았다. 아니면 애당초 모예스는 자격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 프레스턴 노스 엔드, 에버턴을 지휘하면서 메이저 트로피란건 들어올린 적이 없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이라 할 수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그가 작은 구단의 멘탈리티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끄러운 외부와 달리 모예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기에 관해 전혀 다른 관점의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모예스 감독은 2번의 이적시장을 통해서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각 이적시장에서 단 1명씩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모예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결국 모예스 감독은 백룸(back-room)스태프를 갈아 엎었고 에버턴의 수석 스카우터인 로비 쿡(Robbie Cooke), 에버턴에서 모예스와 같이 일한 경력이 있는 첼시의 유럽 스카우터 믹 도허티(Mick Doherty), 에버턴 아카데미의 자랑거리이자 후에 프리미어 리그 엘리트 퍼포먼스의 최고 직책까지 겸임한 존 머토(Jon Murtough)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왔다. 모예스 감독의 마지막 '영입'은 에버턴의 테크니컬 스카우터 제임스 스미스(James Smith)였다.


백룸 스태프 영입은 결코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예스는 이들이 클럽 안팎으로 미래의 스타들을 수급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믿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자신의 미래 역시 책임질 수 있는 투자라 생각했다.


축구에는 계속해서 혁신이 이루어져왔다. 아주 충직한 축구팬의 눈에도 여전히 어렴풋이 인식되고 있지만 말이다. 클럽은 점차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신문이나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에 통계적 시각자료가 사용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 통계자료는 단순히 코너킥 횟수, 슈팅수를 세는 것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더욱 상세한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주력 최고 속도를 측정하는 것에서 피치 위에서 선수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히트맵까지. 이것들 역시도 피치 위에서 수집되는 여러 사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포츠 통계 회사인 Opta는 매 경기마다 약 1,500종류의 사건(events)을 기록한다.


프리미어 리그의 20개 클럽, 심지어 하부리그 클럽들까지도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11명의 데이터 분석가를 고용했고 2012년 리버풀은 연구이사(director of research) 자리를 새로 만들어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이안 그래엄(Ian Graham)을 그 자리에 임명하여 다소 논란이 있었다. 분석가들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경기 후 분석에 관여한다. 또한 이적 타깃을 설정하고 어린 선수들을 등급 별로 육성하는데 있어 방향을 제시한다. 사실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클럽 서포터들로 하여금 의구심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뉴스테이츠먼 New Statsman>의 최근 헤드라인에는 이러한 팬들의 경향을 잘 반영한 헤드라인이 실렸다. "어떻게 데이터나 만지작 거리는 괴짜들이 축구계를 휘어잡을 수 있던건가?"


컴퓨터 분석가들이 축구계를 장악하시 시작하는 것에 당황할 수 있다. 우리 한 번 지난 달에 있었던 아스날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떠올려보자. 바이언은 2:0 승리를 기록했고 다음날 아침 가디언에서는 2가지 기록을 추려내 기사에 실었다. 하나는 토니 크로스가 아스날 미드필더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패스를 기록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메수트 외질이 11.69km를 뛰어 피치에서 전체 3번째로 많이 뛴 선수였다는 것이었다. 통계가 직접적으로 말해준 것이 아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이 받았던 느낌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다. 크로스는 센세이셔널했고 외질은 바이언에게 골칫덩어리였다.


먼저 언급한 크로스와 외질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예시지만, 이것은 최고레벨에 위치한 축구 클럽들의 논쟁거리를 요약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쪽 코너에는 정량 분석가들이 위치해있다 : 이들은 통계, 선거-신탁자 네이트 실버, 노벨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 특히 머니볼 스타인 빌리 빈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머니볼은 야구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혁명적인 사건을 다룬 책으로 2003년 마이클 루이스가 발간한 책이다. 이들은 야구처럼 축구 경기 역시 숫자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지펀드나 주식시장처럼 피치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데이터는 패턴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은 축구에서 직감이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통계는 사람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냉철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이렇게 말했다. "통계보다 내 눈(직관)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데 난 그 전에 모자 속에 토끼가 존재하지 않았던걸 봤다."


이제 반대편 코너에는 전통주의자들, 그러니까 기존의 프로 축구 구단에서 절대다수의 자리를 차지했던 감독과 구단주가 있다. 이들 역시 머니볼에 대해서 알고 있다. 적어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작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야구처럼 연속적이지 못한 스포츠에서 적용되는 논리가 축구처럼 유동적이며 역동적인 축구에 마찬가지로 적용되는가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 감독들은 웬만한 높은 레벨에서 직접 경기를 뛰어본 경험들이 있고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 선수 영입에 있어서 자신들이 특별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관점에 대한 일화는 잡지 <Wired>에 실려있는 해리 레드냅에 관련된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는 레드냅의 사우스햄턴 감독시절의 일화인데 그는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분석가를 향해 "다음 주에 네놈 컴퓨터랑 상대팀 컴퓨터랑 붙여서 누가 이기나 보는건 어떠냐?"라고 조롱했다고 한다.


레드냅의 사고방식은 현실과 너무 빗나간 것이긴 하지만, 우리는 언제쯤에서야 축구 경기가 단순히 22명의 선수와 양팀 감독 사이간의 대결이 아닌 두 벤치에 앉아있는 모든 인물들의 두뇌 싸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에버턴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이자 사커노믹스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쿠퍼는 지난 10년간 에버턴보다 더욱 꾸준하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낸 클럽은 없다고 말한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데이빗 모예스 아래서 에버턴은 8위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에버턴은 다른 라이벌 클럽들과 비교했을 때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주급도 부족했고 빅네임을 영입하기 위해서 돈을 화끈하게 지르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들은 웨인 루니, 잭 로드웰, 로스 바클리같은 뛰어난 재능들을 배출해내며 이를 달성했다. 또 여기에 레인튼 베인스, 레온 오스만같이 평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통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들까지 가세하면서 에버턴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사실 베인스는 데이터 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라 할 수 있다. 더벅머리 베인스는 수년간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듬직한 레프트백으로 인식되었으나 언제나 국가대표팀에서는 그보다 더 화려한 에슐리 콜의 철저한 백업멤버였다. 그러나 통계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 2012년 Opta는 유럽 톱리그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선수가 바로 레프트백 레인튼 베인스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38%의 정확성을 지닌 베인스의 크로스는 매 21.6분마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는 다비드 실바나 산티 카솔라처럼 유명한 플레이메이커들보다 더 우수한 기록이었다. 어찌보면 2명에게는 부끄러운 발표일 수도 있다. 어쨌든 머지않아 베인스는 국가대표팀 첫번째 옵션이 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 타깃이 되었다. (물론 통계와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었을 수도 있다. 단순히 베인스의 경기력이 더 향상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에버턴에서 해를 거치면서 인상적인 결과들을 만들어 왔기에 모예스가 똑같은 구조를 (에버턴보다 큰 규모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어가길 바란 것은 결코 놀랍지 않다. 마찬가지로 에버턴이 위건 애슬레틱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를 선임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마르티네즈 역시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도자다. 2005년 위건이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 이후, 위건은 매시즌마다 유력한 강등 후보로 손꼽혔다. 승격 이후 계속해서 위건은 20개 클럽 중에서 가장 낮은 수익을 기록했고 가장 낮은 평균 관중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위건의 트레이닝 그라운드는 노동자 클럽을 살짝 개조한 형태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들은 2013년까지 계속 살아남았다. 비록 2013년에 강등 당했지만 그 아픔은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어느 정도는 완화되었다.


시즌 막바지에 지속적으로 보여준 위건의 탄력성은 젊고 진보적인 감독 마르티네즈의 공이 컸다. 그는 전술 구성에 상당히 열중하는 감독이다. 축구의 데이터화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저서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가 집에서 경기 분석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다. 그의 집에는 60인치 터치 스크린 TV가 있는데 여기에 마르티네즈 감독은 프로존(Prozone)의 퍼포먼스 분석을 위한 선수 트래킹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그는 이 기계를 통해 경기를 돌려보는데 특히 패배한 경기는 10번 이상을 돌려보면서 피치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체크를 한다. 분석을 마친 마르티네즈의 해답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동시에 매우 창조적이다. 잉글랜드 대다수 클럽들은 기본적인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지만 마르티네즈 감독 지휘 아래 위건은 4-3-3과 3-4-3, 4-2-3-1을 넘나들었다. 즉, 굉장히 진보적인 생각을 지닌 마르티네즈는 에버턴 감독으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마르티네즈를 에버턴의 훈련장 핀치 팜에서 만날 수 있었다. 리버풀 교외에 위치한 곳이지만 시설은 최신식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티 레이디(tea lady)가 돌아다니며 차와 비스킷을 권하는 아주 친절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티네즈는 스카우팅팀의 케빈 리브스(Kevin Reeves), 스티브 브라운(Steve Brown)과 같이 있었고 우리 모두는 리브스의 사무실에서 앉아 대화를 진행했다. 책상에 iMac 하나 있는 사무실은 사실 앞에서 먼저 언급했던 제임스 스미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기 이전에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제 막 리브스가 정착한 사무실이라는 것이다. 리브스는 한 때 영국 내에서 가장 비싼 선수이기도 했다. 1980년대 "자신이 바로 최초의 £1.25m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리브스는 마르티네즈를 따라 위건에서 에버턴으로 왔다.


이들은 막 훈련을 마치고 왔다. 과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에서 얼마나 많은 수치의 데이터를 수집했을까? 마르티네즈는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발걸음 하나 하나가 측정되고 있다.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우리는 GPS와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계를 통해 선수들을 관찰한다. 피지컬적인 포인트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이기도 한 스프린트 횟수, 스프린트 거리, 선수가 고강도 움직임을 얼마나 보여주는가 등을 측정한다. 우리는 시즌을 소화하면서 이러한 데이터들을 관찰하며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이 제공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활용한다." 라고 말한다.


에버턴은 4가지 분야에 대한 선수들 데이터를 수집한다 : 테크닉(technical), 전술(tactical), 피지컬(physical), 심리적(psychological). 특히 먼저 언급한 3가지 분야에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주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자면, Opta나 프로존같은 회사는 경기에서 일어나는 선수들의 모든 동작을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 영상으로 담아 코치진에 제공하고 그들은 이를 선수 퍼포먼스 분석에 활용한다. 아마도 에버턴 코치진은 선수들이 더 많은 숏패스를 시도하는 것을 선호할지 모른다. 특히 마르티네즈가 지도하는 팀에서 말이다. 더욱 근면성실하게 볼 소유권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할거다. 이처럼 세부적인 피드백은 몇몇 클럽들에선 9세 이하 팀에서부터 그 위로 모두 활용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갖춰졌고 선수의 플레이에서 특정한 한 단면만 골라서 그 능력에 대해 측정을 할 수 있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라고 마르티네즈가 말한다. 두명의 분석관은 다가오는 에버턴 1군의 일정에 맞춰 상대팀 자료를 수집한다. 상대팀이 치른 최근 6경기를 지켜보고 프로존에서 경기 데이터를 확보해 자신들이 지켜본 것과 실제 데이터를 합쳐 분석을 펼친다. 스카우팅에 관련해서는 리브스와 브라운이 유럽 전역에 파견된 10명의 스카우터들과 연락을 취하며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를 주시한다. 이 ProScout7 데이터베이스는 130개국 130,000의 선수에 대한 프로필이 수록되어 있다.


마르티네즈는 볼소유권 퍼센티지,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 패스 성공률같은 기록에는 모순이 존재하며 대다수의 스탯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가장 피해야할 위험은 데이터의 홍수에 침몰되어 데이터가 경기를 펼치는 것에 영향을 주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10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득점이 없다. 반면에 다른 한 선수는 10번의 슈팅을 시도해 단 1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만 단 1번의 슈팅이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곳을 향한다고 하자. 누구의 스탯을 더 선호해야만 하는가?"


마르티네즈가 처음으로 이러한 맹점을 지적한 것은 아니다. 그는 통계(stats)과 계량(metircs)의 구분을 하고 있는 것인데, 보통 무의미한 통계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계량화되고 이렇게 계량화된 통계는 선수와 팀의 퍼포먼스를 분석하는데 있어서 측도가 될 수 있다. 마르티네즈가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건 놀라운 일이다. 왜나면 위건에서 40세의 나이에도 선수 생활을 유지하던 그가 맨체스터 대학에서 경영햑 & 마케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기에 당연히 이러한 분석법에 대해서 열렬한 신봉자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The Numbers Game> 에는 마르티네즈 감독이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다. 책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 앤더슨과 데이비드 샐리는 위건 감독으로 마르티네즈가 이뤄낸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그의 축구를 '게릴라식 축구'라고 표현했다.


마르티네즈는 특히 이적 타깃을 선별하는데 있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선수의 유용성이 영입순간 확실치 않은 선수를 발굴해내는 머니볼을 믿지 않는다. 마르티네즈는 이런 시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다. 아르센 벵거가 1경기에서 14km를 뛰어다니는 마티유 플라미니의 통계 기록으로 그를 영입한 것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리버풀이 당시 이사직을 담당하고 있던 다미앙 코몰리 아래서 2011년 조던 헨더슨, 스튜어트 다우닝을 영입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리버풀이 두 선수 영입게 큰 돈을 투자한 것은 그들이 전방 1/3지점에서 상대의 소유권을 뺏어내는 기록이 높았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즈와 그의 수석 스카우터 리브스&브라운은 에버턴이 선수를 데려왓을 때, 사람들이 그 선수를 영입한 이유를 통계 때문이라 말하는 것이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라 말한다. "우선 선수를 보고 선수와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선수를 지켜보게 되면 어떻게 워밍업을 하는지, 주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필을 하는지, 기회를 놓친 이후에 동료들에게 어떻게 말을 전하는지, 세레머니 방식, 득점을 기록했을 때 동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모두 확인하기 마련이다. 물론 데이터는 에러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결정은 감정, 직감이 내리는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선수의 성패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선수의 심리적인 부분은 통계와 통계적 접근법이 다가가기 어려우며 신뢰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에버턴은 잠재적인 영입 대상에 대한 모든 뉴스 리포트를 살필 것이고 선수의 성향 파악을 위해 지인들과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 어떤 클럽은 선수의 개인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까지 확인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도박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상황들에서 어떻게 선수들이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을까? : 머지사이드 더비, 시간은 93분. 안필드에서 콥들을 앞에 두고 페널티를 차야하는 상황에 선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만약 해외에서 슈퍼스타를 데려왔지만 영어를 배우는걸 어려워하고 아내가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르티네즈는 이런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축구 선수들은 일주일에 딱 1번 축구 선수일 뿐이다. 그 외의 시간은 선수들도 사람이고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다. 데이터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한다."


축구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무결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나 데이터 활용은 점차 정교해져가고 있고 사람들은 점차 데이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를 최초로 한 아버지는 영국공군(RFA) 중령이자 회계사였던 찰스 리프(Charles Reep)로 1950년 3월 처음으로 첫번째 경기를 기록에 남겼다. 그는 1990년 중반까지 총 2,200경기를 분석했고 1경기 데이터를 남기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80시간이었다. 때로는 벽지 두루마리에 기록을 해야할 때도 있었다. 리스 말고도 다른 선구자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발레리 로바노브스키다. 디나모 키예프의 감독이자 1970년대부터 2002년까지 소련의 감독이었던 그는 컴퓨터 프로세서가 팀버스처럼 거대한 크기던 시기부터 컴퓨터가 축구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꼼꼼한 경기 준비와 과학적인 스카우팅으로 유명세를 떨친 그는 "경기에서 실수 빈도가 15~18% 이하인 팀은 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리프와 로바노브스키의 연구는 한 인물에게 큰 영감을 주었는데 아마 이 사람이 거론될 것이라고 여러분들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 그 이름은 바로 샘 앨러다이스다. 선수시절 앨러다이스는 1983시즌을 플로리다의 템파 베이 로우디스에서 보내고 있었다. 비록 11번의 경기 출전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축구팀은 NFL의 템파 베이 뷰캐니어스와 같은 훈련 시설을 사용하고 있었다. 앨러다이스는 템파 베이의 경기 준비 과정과 통계에 심취한 그들의 준비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1990년대 초 감독으로 새출발을 시작한 그는 비슷한 모델을 축구계에 들여놓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더 우선적으로 뒷받침 되어야만 했다.


Opta는 경영 컨설턴트 집단이 세운 회사다 : 1996년 Opta의 축구 통계 첫번째 구매 고객은 스카이스포츠와 더 옵저버(the Observer)였다. 그런데 Opta가 선점하고 있는 시점에 본래 마사지용 팔걸이 의자 배송업을 운영하던 프로존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로존의 회계 팀장 폴 보아나스는 "여러분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을 지불하고 사용하던 검정색 의자가 우리 회사의 제품이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프로존 사업에 초창기 관심을 보인 인물 역시 우리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인물이다. 그 주인공은 당시 더비 카운티의 코치던 스티브 맥클라렌이다. 그는 프로존의 의자를 좋아했지만 선수들은 매 트레이닝 세션 이후 15분 넘게 의자에 앉아있어야 했던걸 싫어했다. 그래서 그는 프로존에 이런 요청을 했다. "선수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동안 경기 영상을 볼 수는 없습니까?"


맥클라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를 거쳐 잉글랜드 감독 자리까지 맡았고 당시 앨러다이스는 볼턴 원더러스의 감독이었다. 둘은 프로존의 초창기부터 고객이자 가장 열렬한 구매자이기도 했다. 특히 빅샘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젊은 스포츠과학 대학원생들을 고용해 볼턴의 경기 스타일을 구성하기 위해 비디오 분석을 요구했다. 이에 분석팀은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더 빨리 뛰어다니는 클럽은 어떤 팀이건 80%의 확률로 이기거나 비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볼턴은 'pomos'(positions of maximum opportunity, 최적의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위치)를 발견해 그곳을 타깃으로 선정하여 스로인, 코너킥, 프리킥 역습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볼턴은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세트 피스로 만들어냈고 이는 프리미어 리그 평균치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상회한다. 앨러다이스는 타팀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 한물 간 과거의 선수들, 외국 용병들을 바탕으로 팀을 만들었고 노장 개리 스피드가 이들을 이끌었다. 2004년 이적료 없이 볼턴에 합류한 스피드는 당시 35살이었으나 경기당 12km를 소화하며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자신이 쓸모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로부터 그는 4시즌간 볼턴의 부적이 되었다.


빅샘의 볼턴은 일상적인 논리에 도전했다 : 볼턴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시즌 8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고 UEFA 본선 무대에는 2차례 진출했다. 그러나 'pomos'는 데이터 혁명의 사전에 등록되지 못했고 현재 데이터 활용은 더욱 진화하여 빅샘의 아이디어는 구식이 되었다.


어쩌면 축구의 데이터 혁명에 관한 앨러다이스의 가장 위대한 공로는 그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일지도 모른다. 볼턴에서 앨러다이스와 함께한 인물들은 현재 세계 축구계의 야심찬 클럽들의 분석팀을 이끌고 있다 : 에드 설리(Ed Sulley)는 맨체스터 시티의 퍼포먼스 수석 분석장이며 가빈 플레이그(Gavin Fleigh)는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수석 기술 스카우터이다. 데이브 팔로우스(Dave Fallows)는 리버풀의 선수 선발에 있어서 가장 높은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마누엘 펠레그리니, 브랜단 로저스만큼이나 클럽의 미래를 만드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몇몇 구단에서는 권력 이동이 발생하고 있고 그러한 움직임 중심에는 데이터 분석이 있다. 프리미어 리그 클럽 감독의 평균 수명이 1년이 조금 넘는걸 생각한다면 (올시즌에 벌써 7명이 경질되었다) 선수 선발을 비롯해 클럽의 장기적인 전략 요소를 모두 감독에게 일임한다는 것은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본다. 


"클럽 입장에서 가장 완벽한 모델은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감독을 자리에 앉히는 것 입니다. 감독에게는 같이 일할 스태프 2명을 데리고 오도록 허락하는 것 뿐이죠. 아마 이것이 클럽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일 것 입니다." 프로존의 보아나스(Boanas)가 말한다. "감독의 평균적인 수명은 굉장히 짧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되겠죠. '내가 왜 클럽의 미래를 계획해야하는데? 난 단지 이곳에 6개월만 머무를 수도 있어. 클럽의 미래를 책임지라는건 완전 헛소리야!'라고 말이죠. 따라서 감독들은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는 대신 검증된 기록과 같이 일해본 경력이 있는 31살 선수를 데려오게 됩니다. 아주 단기적인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죠."


<The Numbers Game>의 저자이자 뉴욕의 코넬 대학 정치 과학 교수인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동기부여는 엄청 중요합니다. 올바른 동기부여란 구단을 다음주 토요일 이후에도, 나아가 올 시즌 이후에도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에버턴의 데이빗 모예스나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처럼 감독이 장기집권하는 곳은 감독의 목표와 구단의 목표가 가깝게 일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보통 감독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앨러다이스의 제자들, 영국 축구의 데이터 분석법 사용을 주도하던 사람들이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포츠 과학자이지 수학자가 아니었다. 당시까지는 에버턴에서 일하고 있었던 제임스 스미스는 지난해 11월 아스날의 에미레이츠 구장에서 개최된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이에 대한 실망감과 축구 클럽에서 분석가가 되는 것이 외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전달했다.


"에버턴에서 우리는 GCSE(영국의 중등교육자격시험) 수학 세계에 있을 때가 종종 있었죠. 우리는 한숨을 쉬면서 사무실로 들어가 미친 듯이 노트북을 두드립니다. 우리는 평균을 내고 벤치마크 시험을 하고 막대 차트(bar charts)의 세계에 뛰어듭니다. 현재 우리는 회귀분석 이상의 정교한 작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옳은 방식이며 우리가 조만간 목표지점을 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미스는 축구와 야구, NFL같은 미국 스포츠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대조한다. "현재 잉글랜드 클럽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 과학 대학원생들입니다. 저같은 사람들이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하버드 법대 출신, MI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의 문제는 스태프들에게 충분한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투자가 부족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적료, 선수 주급, 에이전트 수수료 같은 곳에 너무나 많은 돈을 투자해서 돈이 남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미쳐버린거죠."


사실 잉글랜드에도 스마트한 수학자들이 축구계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클럽들이 아주 전통적인 접근법에 집착하기에 그들은 보통 베팅 회사나, 프로존같은 데이터 생산 회사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 2012년 8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플레이그는 혁신적인 계획안을 발표한다. 그 계획은 MCFC 애널리틱스라 불리는 프로젝트로, 맨체스터 시티는 2011/2012시즌부터 Opta에 의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 기록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것은 블로거, 박사 과정의 학생, 축구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숫자를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었다.


MCFC 애널리틱스 실험의 근원은 야구였다. 건물 경비원이자 일과 후 통계 분석으로 야구에 스포츠 혁명을 가져온 빌 제임스는 그런 영감을 불어넣은 사람이다. 플레이그는 사이먼 쿠퍼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산업에서 빌 제임스를 발견하길 원한다. 빌 제임스에겐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축구계의 빌 제임스가 되고싶은 사람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왜냐면 데이터를 보유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CFC 애널리틱스는 1년 후에 끝나지만,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분명히 사람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다. 데이터를 공개한지 36시간만에 1,500명 넘는 사람들이 정보를 조회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굉장히 기본적인 데이터들만 공개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워드 해밀턴 박사(Dr Howard Hamilton)는 자신의 블로그에 '심각하게 부적절한 데이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단은 특정 데이터를 철저하게 숨기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그들이 비교 우위를 점하는 정보에서는 더욱 그런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 교수이자 열성적인 아스날 서포터 마르커스 두 사토이(Marcus du Sautoy)에게 더 심도있는 수학적 지식을 갖춘 것이 축구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어봤다. "축구는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체스에 가깝다. 클럽의 행동은 랜덤하게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패턴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수학의 강점은 모든 행동을 숫자로 바꿔서 패턴을 발견하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한다는 것이다. 해지-펀드에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비슷한 일이다." 라고 두 사토이가 말한다.


두 사토이는 우리가 피치를 하나의 네트워크, 11명의 선수들을 서로 이어주는 채널을 가진 네트워크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은 마치 작은 인터넷과 같다"라고 말하는데 바르셀로나처럼 완벽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성공적인 팀은 항상 이러한 연결들을 열어놓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클럽들이 보다 이론적인 방법을 통해 그런 역학을 분석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말하자면 더 큰 이득을 취하는 것을 택해야 한다. 두 사토이는 프리킥 상황을 예시로 활용한다 : 왜 수비하는 팀은 항상 키커 앞에 일렬 형태의 벽을 형성할까? 아마도 그러는 이유는 그 방식이 공을 막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수비법이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그들은 보다 방법론적인 가정들을 시험해볼 수 있다.


"축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종목이다.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수용한다면, 아스날과 리버풀도 충분히 확실한 우승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만약 벵거 감독이 아스날 벤치에 수학자를 앉혀두길 원한다면, 난 기쁘게 그의 요청을 수락할 것이다." 라고 반쯤 진지하게 말했다.


데이터 분석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이전보다 휩쓸리기가 쉬워졌다. <Elite Minds in Sports Analytics Summit>에서 또 다른 발표자이자 볼턴 원더러스의 분석 개발팀 수석인 브라이언 프레스티지(Brain Prestidge)는 다음 일화를 말한다. 그는 볼턴의 골키퍼가 상대팀 페널티 키커의 데이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더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2시즌간 선방 확률이 고작 9%) "우리는 인간적인 요소를 완전히 제외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실수였고) 선수만의 본능을 무시한 것이죠. 그러나 이것이 분석이 어떠한 이점도 없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데이터가 축구팀 운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감독들보다 구단주들로 하여금 그 분야에 더욱 활발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리버풀의 존 W 헨리처럼 머니볼에 깊은 인상을 받아 보스턴 레드 삭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더욱 말이다. 선수들 역시도 데이터 활용을 더욱 원할지 모른다. 첼시의 퍼포먼스 시스템 개발부서 수석인 벤 스미스(Ben Smith)는 에당 아자르같은 젊은 선수들이 데이터, 지속적인 피드백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에 매 경기, 매 트레이닝 세션마다 데이터 분석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변화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과거 세대와 확실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감독들은 숫자 놀음하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감독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감독들이 굉장히 정교하거나 분석적인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전 세계에 광고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면 그렇게 이야기하면 감독들 본연의 모습이 더욱 초라해보여지고 감독을 괴짜처럼 보이게 만들겠죠. 축구계처럼 남자들이 주도하는 세계에서 멍청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겁니다. 어찌보면 감독 입장에선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최악의 상황인거죠." 라고 벤 스미스가 말한다.


앤더슨은 최근에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25명 스쿼드를 24명으로 줄이고 그 남은 1자리에 수학자를 고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수학자의 주급은 의심할 여지없이 1명의 선수 주급보다 쌀 것이다. 그 어떤 클럽도 앤더슨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핀치 팜에서 마르티네즈에게 맨체스터 시티가 11명의 분석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배후에서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많은 분석가를 고용하는 것이 부럽지 않은지 물어봤다.


"100명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그들이 내가 경기에서 승리하도록 도울 것인가?'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숫자가 100이든 3,000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숫자는 질적 수준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적은 인원에 우리가 실망해야할 필요나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답은 '아니오'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열정의 게임이다. 만약 축구가 계산의 스포츠가 된다면 일부 팬들은 떠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의 힘을 부정하는 감독 역시도 상당히 불리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축구의 데이터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발전이다 : 역사적으로 축구는 두터운 지갑을 가진 클럽들의 지배 아래 주도되었다. 분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클럽의 혁신적인 생각을 보상받기 시작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클럽들이 데이터화의 발전을 주도하는 동기를 유발한다. 현명함은 돈을 이길 수 있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같은 경우는 두 분야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관중석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앞으로 어떤 관점으로 경기를 바라보게 될까? 교체 선수가 나와서 첫번째 터치로 골을 성공시켰다. 당신은 그 공을 천재적인 교체를 단행한 감독에게 돌릴 것인가? 아니면 철저한 계산을 해낸 퍼포먼스 분석가에게 돌릴 것인가?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2014/mar/09/premier-league-football-clubs-computer-analysts-managers-data-winning

축구판 머니볼을 꿈꾸는 미드쉘란

The Guardian 2016. 5. 24. 22:37 Posted by Seolskjaer



브렌트포드의 구단주인 47살 매튜 벤험은 축구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수학 모델을 활용하고 이렇게 수학식을 거쳐서 나오는 결과값들이 이적시장과 피치 위에서의 성과에 아주 중대한 역할을 시행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미드틸란드에 £6.2m을 투자했고 그의 철학은 미드쉘란에서 실현되고 있다. 


미드쉘란은 킥전문 코치를 영입했고 하프타임 대화에서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세트피스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미드쉘란은 벤험의 사고방식, 통계와 수학으로 인한 의사결정이 자신들에게 큰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며 마치 우리에게 잘 알려진 머니볼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시즌 미드쉘란이 기록한 득점의 절반 가량이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맞먹는 수준의 비율이었는데 이는 어시스턴트 매니저인 Brian Priske의 업무 덕분이다. 미드틸란드는 세트피스 연구실을 별도로 설치해두고 있고 여기에는 세트피스에 대한 각종 통계, 비디오 클립등 여러 자료가 존재한다. 여기서 미드쉘란의 세트피스 루틴이 개발된다. "한번은 매튜가 20년 전 코너킥 영향을 Youtube에서 검색해서 보여주더니 이 방식을 다시 한 번 되살려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매튜는 미드쉘란이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세트피스 루틴은 이렇게 생성되기도 한다. 


킥전문 코치 Bartek Sylwestrazak은 한 달에 2회 선수들의 킥 영상 분석을 제공하며 개별적으로 연습을 실시할 수 있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고안한다. 


미드쉘란은 경기를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감독에게 정제된 통계 자료들을 제공한다. 미드쉘란의 분석 전문가들은 하프타임 시간과 경기 종료 후 감독에게 통계에 대한 문자 메세지를 넣어준다. 몇가지 용어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한 기회, 절반 정도의 기회로 득점 찬스를 구분하고 그 찬스의 퀄리티에 따라서 득점 수 예측을 해낸다. 그들의 사고 방식은 이렇다 : 축구에서 골은 굉장한 희소성을 지니고 따라서 놓친 기회, 행운, 심판의 잘못된 판단 등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강팀이 자주 미끄러진 경우를 발생시킨다. 골이 적게 나오는 스포츠에서 통계를 활용한 득점량을 명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통계를 활용한 분석 모델은 미드쉘란이 선수를 영입하는데도 적용된다. 22~26세이면서 지난 18개월간 큰 부상 이력이 없는 양발잡이 레프트백을 영입하는데 그들은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한다. 최근 들어서 트래킹 데이터까지 축구계에 등장하고 있고 이는 더 큰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미드쉘란의 이사는 "과거 우리의 스카우터는 자신의 시간의 절반 가량을 선수들 코칭에 투자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런던에 숫자를 다루는 분석팀을 보유하게 되었고 그 숫자들은 우리에게 적합한 타깃을 제안해줍니다. 우리는 선수 영입 시 감성에서 벗어나 이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2015/jul/27/how-fc-midtjylland-analytical-route-champions-league-brentford-matthew-benham


by Sean Ingle (원문은 2016년 4월 10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멘텀(momentum)을 지나치게 신격화 하는데 연구 결과 모멘텀의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다. 승리를 만드는 것은 팀의 근원적인 힘이다.


0-1, 1-0, 0-1. 1-0. 레스터 시티에게 2진법이 지금처럼 아름다웠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3월부터 레스터 시티는 경기마다 단 1골로 4연승을 만들었고 어제는 선덜랜드를 2-0으로 이겼다. 선덜랜드전 승리로 레스터는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레스터의 캡틴 웨스 모건은 레스터의 이 경이로운 질주를 '모멘텀(momentum)'이라 표현했다.


모멘텀이란 용어는 올시즌 레스터의 돌풍을 설명할 때 사실상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제이미 바디의 뛰어난 활약을 뿐만 아니라 '무형의 자신감 효과'가 레스터 선수들에게 작용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1997/1998시즌 아스날 소속으로 리그 10연승을 기록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리 딕슨은 이를 더욱 현실감 있게 설명해줄 수 있을텐데 그는 그 때의 기세를 유체 이탈 체험(out-of-body-experience)라 표현했다. "드레싱 룸에서 우리는 말그대로 경기를 즐기는 것 빼고는 어떠한 것도 걱정하지 않았다.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딕슨이 묘사한 현상이 일반적으로 모멘텀이라 여겨진다.


사실 모멘텀은 축구계에서 가장 진부한 표현 중 하나다. 팀이나 선수가 갑자기 '핫(hot)'해진 것을 운과 재능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설명할 결정적 증거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몇년 전, 경제학자 스테판 돕슨(Stephen Dobson)과 존 고더드(John Goddard)는 1970년부터 2009년 사이의 잉글랜드의 모든 리그 경기 81,258경기를 관찰했고 장기간의 연승행진 혹은 무패행진, 연패가 확률적 기대값보다 자주 발생하는가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연승행진과 무승행진이 확률적 기대값보다 더 빠르게 종료된다는 놀라운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르게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모멘텀이 사실 음의 값을 가진다는 것이다.


고더드는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기한다 : 승리하는 흐름을 타는 팀은 계속해서 같은 방식을 유지하게 되고 그렇게 고착화된 방식은 팀의 퍼포먼스를 끝내 저해시킨다. 한편 연달아 패배하는 팀은 그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서 분투하고 확률적 기대값보다 빠르게 연패를 끊어낸다. 미래에도 승리하는 근원적인 힘은 팀의 강점에서 나오는 것이지 이기는 흐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가장 결정적이다.


모멘텀이 선수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까? 농구와 야구에서도 '핫 핸드(hot hand)'라고 짧은 시기동안 자신의 평균보다 더 좋은 실력을 선보이는 것에 관련된 단어가 있다. 농구와 야구에서는 이에 대한 여러차례 연구가 진행되었고 대다수 결론은 단순한 통계적 노이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축구에선 그런 연구는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


선수들은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스트라이커들은 골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후 더 잘 들어간다고 말하고 수차례 선방을 해내는 골키퍼는 자신이 철벽이라 느끼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런 선수들의 느낌을 어떤 방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수화할 수 있는가이다.


이런 예시를 들어보자. 평균 2경기당 1골을 기록하는 스트라이커가 있다. 그런데 그가 4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었다. 그가 물이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지 약팀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단지 운이 좀 따랐고 더 많은 슈팅을 시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것은 단순한 변동에 불과하다. 동전을 던지는 베르누이 시행을 4번했고 여기서 동전의 앞면이 잇따라 4차례 등장한 것일 뿐이다.


데이터 부족으로 축구는 모멘텀을 일종의 마법처럼 여기고 있다. FA의 발행물에도 모멘텀은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는 힘 : 항상 득점에 반영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잠재된 힘이라 할 수 있다." 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렇게 서술된 '힘'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 하나는 페널티를 놓친 팀의 심리적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루드 굴리트(Ruud Gullit)는 페널티를 놓치는 것이 남은 경기 퍼포먼스에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페널티는 성공률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축구 데이터 전문가인 마크 테일러(Mark Taylor)는 2005/2006시즌 모든 프리미어 리그 경기들을 관찰했고 0~70분 사이에 페널티킥이 선언된 경기를 분류했다. 페널티를 내주는 반칙으로 인해 레드 카드가 나온 경우, 리바운드 볼을 골로 연결시킨 경우는 모두 제외하여 총 68경기란 샘플을 얻어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해 팀이 정신적으로 약해졌는가에 대해서 검증하기 위해서 테일러는 킥오프 이전에 각팀의 배당률과 페널티 선언 직전의 실시간 배당률을 참고하여 상대적 승리 가능성을 바탕을 둔 채 연구를 진행했다. 페널티 선언 직전 각 팀의 승점 기대값을 구하여 여러 차례 수학적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놀랍게도 테일러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동점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팀은 경기 전 배당률에 기반한 기대값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 페널티킥 실축이 심리적 동요를 불러온다는 루드 굴리트의 주장은 본인이 경험한 바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삼프도리아 시절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굴리트는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페널티를 실축했고 끝내 데이빗 플랫에게 2실점을 허용해 삼프도리아에게 2-1 역전패 당한 것들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도 있다.


테일러는 "모멘텀에 대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결과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지만, 사람들은 인지적 편향에 의존해 현상을 바라보고 있다." 라고 주장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개막 이후 5경기 연속으로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고 지난 2월 본머스와 레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아런 램지와 아르센 벵거는 모멘텀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아스날은 그 이후 8경기에서 단 1경기만 승리했다. 두 팀의 모멘텀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두 팀의 사례를 지적하며 레스터의 모멘텀에 대해서 다시 주목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여전히 탐구되지 않은 영역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에 계속해서 의문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출처 : http://www.theguardian.com/football/blog/2016/apr/10/leicester-title-momentum-sean-ingle?CMP=Share_iOSApp_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