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사우스햄턴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습은 단 한가지 스탯을 통해서 요악된다 :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팅 기록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장소만 달랐을 뿐, 세인트 메리에서 사우스햄턴을 상대했을 때 유나이티드는 고작 3번의 슈팅만 기록했을 뿐이었다. 유나이티드는 2014-201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1번째로 많은 슈팅을 시도한 클럽이지만 득점으로만 순위를 매기면 5위에 해당하는데 그만큼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공격수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루이 반 할 감독의 선수들이 이름값에 걸맞는 충분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충분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로 2가지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첫번째 이유는 반 할 감독이 선호하는 포메이션 아래서 공격진의 구조 형성에서의 문제점이고 두번째 이유는 현재 유나이티드 공격진들의 스타일 성향 변화다.


첫번째 이유부터 살펴보자. 유나이티드가 최근 실망스러운 패배를 당하자 많은 사람들은 반 할 감독의 구조적인 측면에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 루이 반 할 감독은 꾸준하게 3명의 수비수를 기용하는 시스템을 밀고 있는데,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이 시스템이 성공을 거두었으나 올드 트래포드 서포터들에게 백3 시스템은 여전히 낯설은 구조이다. 또한 지금까지 리그가 진행되어온 것을 보면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백3 시스템으로 인한 공격수들의 배치 형태는 아주 특별해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든느 현재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를 삼각형 형태로 배치시키는데 지금 마이클 캐릭에 웨인 루니가 후방을 받쳐주고 있고 후안 마타가 전진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조의 삼각형 배치는 1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시키는 4-3-3 포메이션에서 자연스럽게 통하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지금은 2명의 공격수와 함께 하고 있는데 반 할 감독의 전술은 굉장히 따분하고 의미없어보이는 공격만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반 할 감독은 피치 위에 마타, 루니를 로빈 반 페르시와 앙헬 디 마리아의 후방에 배치시켰다. 경이적인 재능을 갖춘 공격진 4인방(a quartet of wonderfully gifted attackers)이 출격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선수들 사이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았으며 상대 선수가 자신의 포지션에서 벗어나게도 만들지 못했다. 유나이티드 공격진은 현재 굉장히 폭을 좁게 형성하고 있으며 공격 상황에서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의 공간을 노리거나 경기장을 폭넓게 사용하고 있지 못한다. 공격진 4명이 그냥 피치 중앙에서 사각형 모양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축구에서 공격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측면에서 영리한 움직임을 보여줄 때 좋은 득점 기회가 자주 만들어진다. 측면에서의 영리한 움직임에는 2가지 패턴이 있다 : 첫번째는 측면에 위치한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우다.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다비드 실바가 담당하는 역할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다' 말은 쉬워보일 수 있어도 이런 움직임은 수많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새로운 공격 양상 만들어주고, 풀백들이 전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더불어 중앙으로 선수가 이동하면서 상대팀 중원에서도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더불어 상대팀 풀백은 어디에 위치를 잡고 있어야할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중앙 미드필더들은 또 다른 전진 패스 옵션을 가지게 되고 따라서 최전방 공격수는 피치 높은 곳에 더 많이 머무를 수 있게 된다.


두번째는 중앙에 있는 선수가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이다. 메수트 외질이 잘하는 그 움직임을 상상해보면 된다. 이러한 움직임 역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린다 : 보통 상대의 중앙을 책임지는 선수는 수비 상황에서 상대 선수를 따라 측면으로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측면에서 풀백이 더 많은 상대팀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한다. 중앙에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이동하면 측면에 위치한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유기적인 움직임 또한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일요일에 있었던 사우스햄턴전에서 유나이티드 공격진은 이러한 움직임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오로지 이날의 플레이는 '앞으로 전진!' 뿐이었다. 윙백들은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했을 뿐이고 루니와 마타는 후방으로 내려와 공을 받고 득점을 노릴 수 있는 박스 안으로 달려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반 페르시와 디 마리아 모두 측면 공간을 활용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경기장을 폭넓게 활용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장 잘못했던 점은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들과 스트라이커들이 서로 비슷하게 수직적인 움직임만 보였을 뿐 서로의 위치를 전혀 변경해볼 생각을 안했다는 것이다. 사우스햄턴은 미드필드 구역에서 기본적으로 상대를 맨마킹하는 전술을 채택했는데 유나이티드는 그것을 타개할 방법을 전혀 모색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반 페르시가 후방으로 내려와 공간을 만들어주고 루니와 마타가 그 자리를 향해 뛰어들어가는 움직임 같은거 말이다. 선수들간의 응집력있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된 공격 전략이 전방으로 공을 직선 형태로 빠르게 보내는 것이었다면, 유나이티드 공격진들간의 스위칭 플레이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후방에서부터 이루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빌드업 플레이는 상당히 느렸고 느린 전진 속도로 인해서 상대팀은 자신의 진영에 8명의 선수를 배치시킬 충분한 여유를 가지게 된다. 유나이티드 공격진이 공을 잡기 이전에 상대팀이 끊어낼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상대 선수가 자리를 다 잡은 상황에서 공격을 전개하다보니 형편없고 예측가능한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두번째로 현재의 공격진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스타일 때문에 공격력이 선수들의 이름값만큼 나오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반 페르시, 루니, 마타가 유나이티드에 합류했을 당시 세명의 선수는 모두 창조적인 선수였고 이들은 어린 시절에 10번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재능으로 여겨진 선수들이다. 그러나 지금 이 선수들은 찬스를 제공하는 선수(provider)보다는 골 스코어러(goal scorers)로서 더욱 전진 배치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스타일 변화를 보인 선수는 반 페르시다. 10번 역할부터 가짜 9번(false nine)까지 소화했던 그는 한 때 자기 자신을 9.5번 역할(a nine-and-a-half)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라고 표현했었다. 그러나 지금 반 페르시는 동료의 지원이 있는 상황에서만 뛰고 있다. 때때로 상대 센터백들로부터 벗어나지만 현재 그의 주된 임무는 자신에게 오는 기회를 냉정하게 골로 연결시키는 것일 뿐이다. 지금의 반 페르시에게는 창의성을 찾아볼 수 없다. 2014-2015시즌 현재까지 반 페르시는 단 2개의 어시스트만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2013-2014시즌에는 3개의 어시스트만 기록했다.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에 각각 10개의 어시스트,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과 상당히 대조된다. '기회 창출(chances created)'과 관련된 경기 기록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1-2012시즌에 경기당 2.4회, 2012-2013시즌 1.9회에서 2013-2014시즌엔 0.8회, 2014-2015시즌에 1.0회로 떨어진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다른 포지션에 있는 선수가 충분히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다면, 반 페르시의 득점 기회 창출 능력 감소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현상이 루니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10년째 루니의 베스트 포지션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센터 포워드나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이 전형적인 10번 역할과 중앙 미드필더보다 낫다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 루니는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모습이지만 그의 패스는 측면을 향해 나가는 패스일 뿐 전방을 향한 위협적인 패스는 아니다. 


마타의 창조성 결여는 굉장히 의문스러운 경우다. 스페인 출신의 마타는 우리에게 플레이메이커로 알려져있지만, 그는 좀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에서 자신의 색깔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33경기를 뛴 마타가 11골을 넣었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기록이지만, 이제 그는 창조자에서 골을 넣는 미드필더(goal-scoring midfieder)로 바뀐 것일까? 마타의 어시스트조차도 화려한 패스가 아닌 위험 지역에서 양보하는 형식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나온 반 페르시의 득점 장면에서 마타의 패스를 생각해보자. 이건 진정한 창조성이 아니고 유나이티드에게 부족한 페너트레이션(penetration, 피니쉬를 시도하긴 위한 지공 상황의 마지막 단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은 절대적으로 아니다. 


아마 디 마리아가 팀에 필요한 날카로움을 추가해줄 남은 단 한 명의 선수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디 마리아는 빠른 발을 이용한 다소 다른 방식으로 팀 공격에 날카로움을 추가한다.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은 여전히 상대팀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러나 디 마리아는 지난 주말 경기에서 최전방에 배치되었다. 빠른 발이 주무기인 디 마리아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려면, 그건 유나이티드가 역습 상황일 때나 나올 것이다. (요빌 타운과의 경기에서 디 마리아의 득점을 떠올려보자) 반 할 감독은 아마 디 마리아에게 2014년 월드컵에서 아르연 로번이 담당했던 역할을 요구했겠지만, 네덜란드는 월드컵에서 좀처럼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던 팀이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금 그렇게 경기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황이 그렇게까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4위 내로 시즌을 마감하는 것은 항상 그들의 일반적인 목표였다. 반 할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포메이션 형태에 선수를 가차없이 쑤셔넣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끊임없는 움직임과 영리한 포지셔닝을 통해 완벽하게 점유율을 유지하는 응집력있는 팀을 만들고자함을 계속해서 밝혀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반 할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상당히 동떨어져있는 꿈만 같은 소리일 뿐이다.




출처 : http://www.espnfc.co.uk/blog/tactics-and-analysis/67/post/2242014/man-united-scoring-issues-are-due-to-louis-van-gaal-tactics-michael-c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