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chael Cox
디에고 시메오네는 자신의 감독 부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팀이 고유한 스타일을 지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했던 스타일은 바로 시메오네의 팀만이 가질 수 있는 독자성을 의미한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시메오네의 목표는 이루어졌다. 어느 곳보다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국가에서 시메오네와 아틀레티코는 공이 없는 상황을 지배하고 있다.
2012년 유로파 리그 우승, 2013년 코파 델 레이 우승, 2014년 프리메라 리가 우승. 오히려 지난 시즌이야말로 아틀레티코가 어떠한 수확도 거두지 못했던 기이한 시즌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 아틀레티코는 다시 한 번 유럽 최정상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1974년과 2014년 모두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로 그 기회를 잡지 못했던 아틀레티코에게 3번째 기회가 주어졌다.
시메오네의 팀이 굉장히 수비적인 팀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깔려있다. 유럽 톱-클래스의 팀들과 비교했을 때 아틀레티코는 라인이 높지 않다. 그리고 피지컬 능력을 십분 활용하며 결코 상대 선수를 쫓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또 그렇게 경기함으로써 굉장히 뛰어난 수비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아틀레티코가 수비적이란 이유를 듣는 전부다. 라 리가 38경기에서 18골 실점을 기록한 것은 유럽 모든 클럽들의 부러움을 사기 충분하다. 그런데 사실 아틀레티코는 더 이상 수비적인 팀이 아니다.
아틀레티코가 공이 없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조직력은 아틀레티코가 공격 전술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유효하다. 때때로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공 점유를 수비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아틀레티코의 공격 게임은 볼 컨트롤이 아닌 스피드에 좌우되고 시메오네는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전력질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전술을 구상한다.
아틀레티코가 주저 않고 역습을 한다고 그것이 꼭 수비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아틀레티코는 공격 상황에서 많은 선수를 전진시킨다. 티키-타카는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축구'라 인식되고 있지만 60%의 점유를 기록하면서 충분히 수비적으로 경기할 수 있다. 오히려 40%의 점유율이 더 재밌는 경기를 가능하게 할 때도 있다.
수비적인 팀이 시도 때도 없이 오버래핑하는 필리페 루이스와 후안프란을 중용할까? 수비적인 팀이 2명의 미드필더 자리에 코케같은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할까? 아틀레티코가 준결승 2차전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시메오네는 팀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꿨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를 빼고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고 1차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사울 니게스를 홀딩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시켰다. 정말 수비적인 팀이라면 사울 정도의 드리블 능력을 가진 선수를 홀딩 미드필더에 배치시키지 않을 것이다. 카라스코 투입과 동시에 사울을 중앙으로 옮긴 것은 오히려 미드필드 진영에 뜀박질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추가해 아틀레티코가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게 아틀레티코는 원정골을 넣어 결승에 진출했다.
2년 전에도 결승에 진출했던 아틀레티코는 그 때보다 공격 전개를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2014년 리스본에서 아틀레티코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아르다 투란 부재 속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고 디에고 코스타는 5분만에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면서 교체아웃 되었다. 아드리안 로페즈는 발은 빨랐으나 생산성이 떨어졌고 당시의 다비드 비야는 수비적인 포워드 역할을 부여받았던 선수였다. 기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라울 가르시아는 딥-라잉 타깃맨이었으며 오직 왼쪽에 위치한 코케만이 창조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 때에 비해서 지금 아틀레티코는 전천후 공격자원을 보유 중이다. 시메오네는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때 측면에 위치하는 코케를 중앙으로 이동시킨다. 코케는 보다 후방에서 공을 받게되고 경기를 풀어나간다. 코케는 아틀레티코가 발로 공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펼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아틀레티코는 이전보다 공을 점유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코케가 중앙에서 경기를 펼치면서 아틀레티코는 오른쪽에 올라운더 사울을 기용하고 왼족에는 발이 빠르고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는 야닉 카라스코를 활용한다.
앙트완 그리즈만은 역습 상황에서 효율성 높은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며 페르난도 토레스는 최근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재기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어느 누구도 결코 수비적이지 않다.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가 투입되면서 코케가 왼쪽 측면으로 빠져도 여전히 2명의 공격수, 좌우 미드필더 2명은 여전히 기술적인 선수들이다. 2014년 결승전에 올라갔던 그 팀과는 완전히 다르다.
아틀레티코는 굉장히 폭을 좁게 운영하고 특히 터치라인 부근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한다. 아틀레티코의 풀백, 측면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가 모두 터치라인에서 상대 선수를 고립시키는 현상을 만들고 그렇게 공간을 확보하고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온다. 특정 공간으로 선수가 집중되면서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으나 나머지 동료들이 그것을 깨지않게 움직인다. 풀백이 전진하면 중앙 미드필더가 충실히 빈공간을 채우러 내려가고 나머지 포지션에서도 선수가 벗어나는 경우 그렇게 대처한다. 그렇게 아틀레티코는 터치라인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할 수 있다. 오픈 플레이에서 그렇게 지속적으로 상대를 한곳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은 선수들이 대단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며 동시에 팀의 조직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마냥 수비적인 전략이 아닌 능동적으로 상대에게서 공을 뺏어오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틀레티코는 점차 수비 블록을 피치 높은 위치에서부터 사용하고 있고 빅매치일 경우에는 초반에 더욱 그렇게 접근한다. 전방 압박을 시도해도 여전히 아틀레티코는 굉장히 조밀하게 모여있다. 상대를 측면으로 효율적으로 몰아세우고 소유권을 되찾으려 시도한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초반 이와 같은 전술로 나섰던 아틀레티코는 이른 시간 선제골로 그 효과를 보았다.
또한 아틀레티코는 이전보다 신체적 능력에 덜 의존하고 있다. 시메오네 부임 초기 아틀레티코는 정말로 전투적인 팀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정말 더럽게 축구하는 팀이기도 했다. 특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면 누군가 퇴장당해 10명, 9명으로 싸우는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과격한 행동이 줄어들고 있고 따라서 퇴장을 부르는 위험한 태클도 감소하는 추세다.
시메오네는 빠른 수공전환을 강조하면서 아틀레티코는 단순히 걷어내는 축구에서 탈피하고 있다. 걷어내기가 아니라 공격을 위한 첫번째 패스다. 포워드는 측면에서 공을 받고 미드필더와의 원터치 패스를 주고받은 후 상대의 골문을 향해 달린다. 아틀레티코의 축구는 분명 후방에서 시작하는 공격적인 축구다.
물론 항상 공을 가지고 경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틀레티코의 방식이 공격적이 아니라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축구'란 보기 나름인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판단에 맡겨두자.
시메오네는 자신보다 헤비급 체중의 팀을 상대로 아틀레티코가 충분히 펀치를 날릴 수 있게 만들었다. 그것 하나는 분명하다. 만약 산 시로에서 아틀레티코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한다면 그들이 우승을 차지한 첫번째 이유는 바로 이것이라 생각된다 :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에는 슈퍼 스타들이 즐비한 레알에게 없는 무엇인가 있다.
출처 : http://rabonamag.com/simeones-atletico-madrid-aggressive-disciplined-but-not-defen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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