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ary Neville

 

선수시절, 사람들은 나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게 되는 경우 어느 해외 클럽으로 이적하길 희망하느냐고 물어봤었다. 그 때마다 나는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를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할 때마다 나는 바이에른 뮌헨이 굉장히 매력적인 클럽이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버스같이 세부적인 사항까지 챙기는 뮌헨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어디로 원정을 가든 클럽 버스가 원정길을 함께 갔다. 해외 원정을 떠나면 대다수 클럽은 호텔과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를 빌린다. 그렇지만 바에른 뮌헨은 그러지 않았다. 운전기사는 경기가 벌어지기 3~4일 전부터 뮌헨이 원정을 떠날 곳으로 향하고 뮌헨 선수단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즉시 이들을 태운다. 이렇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신경쓴다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나는 바이에른 뮌헨 출신인 오웬 하그리브스와 뮌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그리브스는 올리버 칸, 슈테판 에펜베르크와 같이 뛰었는데 그들의 정신력이 바이에른 뮌헨에 녹아져 있음을 느꼈다.

 

다시 생각해보면 딱히 놀랄 소식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행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순간 상당히 놀랐다. 다시 생각해보면 과르디올라와 뮌헨은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뮌헨도 대담한 시도를 한 것이지만 이번 계약은 과르디올라에게 더욱 이득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과르디올라는 결점을 보이지 않았던 감독이다. 바르셀로나를 이끈 4년간 과르디올라는 매년 거의 모든 트로피를 싹쓸이하다시피했다. 그리고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모습을 보여줬다. 

 

바이에른 뮌헨은 펩 과르디올라가 만족할만한 조건을 갖춘 클럽이다. 높은 위상을 지닌 클럽이고 감독직 자리가 나름 안정적이다. 또한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 자급자족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도 과르디올라가 뮌헨을 선택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프란츠 베켄바우어, 울리 회네스, 칼-하인츠 루메니게와 같이 위대한 인물들이 클럽을 이끌어간다는 사실 역시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최근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과르디올라가 첼시를 맡아주길 기대하면서 과르디올라가 꿈꿔볼만한 팀을 만드는데 혈안인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아브라모비치가 "에당 아자르, 오스카를 당신을 위해 데려왔습니다. 우리에겐 후안 마타와 페르난도 토레스도 있죠. 당신을 위해 스페인 선수까지 갖춰놨습니다. 첼시를 당신을 위한 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와줘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택했고 첼시를 향해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한 셈이다.

 

과르디올라는 미래를 내다보고 첼시와 거리를 두기로 결심을 내렸을 것이다.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첼시 감독직을 수행하게되면 자신의 커리어에 오점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걸 알고 있으니까. 과르디올라가 첼시의 감독을 맡을지라도 어느 순간이 되면 과르디올라는 짤릴 것이다.

 

유럽 최고의 클럽중 하나인 바르셀로나를 맡았던 과르디올라이기 때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전통의 강호를 원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알렉스 퍼거슨 경의 후임으로 과르디올라를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나는 퍼거슨 감독님이 앞으로도 몇 년간 감독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번 주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직 자리를 선택했고 알렉스 경이 언젠가는 은퇴할 것이기 때문에 과르디올라가 후임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구단주가 된지 어느덧 9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로만은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 게임을 개발한 것 같다. 로만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챔피언쉽 매니저(Championship Manager) 말고 챔피언쉽 체어맨(Championship Chairman) 이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로만은 당시 떠오르던 젊은 감독 조세 무리뉴, 브라질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자신의 친구인 아브람 그란트, 거스 히딩크까지 첼시의 감독으로 임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감독과 선수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한 카를로 안첼로티, 새롭게 떠오르는 젊고 유망한 감독인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첼시 출신인 로베르토 디 마테오 그리고 (팬들이 싫어하는) 지금의 라파 베니테즈까지... 로만은 수없이 감독을 교체해왔다. 그렇다면 이제 로만이 새로운 감독을 구하기 위해서 눈을 돌릴 곳은 어디인가?

 

다음시즌부터 새로운 감독에게 팀을 맡기고자 하고 그 감독이 첼시라는 클럽의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어디서 적임자를 찾아야하는가? 스페인 최고의 감독이 마땅한 대답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티토 빌라노바를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과연 그가 첼시로 가기위해 바르셀로나를 떠나려고 할까? 그렇다면 조세 무리뉴? 이미 로만은 무리뉴를 짜른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잉글랜드에서 적임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일단 아르센 벵거와 알렉스 경은 접근 불가인 존재이다. 현재 리그 2위는 맨체스터 시티다. 과연 맨체스터 시티에서 로베르토 만치니를 데려올 수 있을까? 현재 첼시는 3위이고 현재의 첼시는 라파 베니테즈가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리그 4위팀 감독이면 첼시를 이끌 수 있을까? 4위 토트넘 감독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다. 이미 로만은 빌라스-보아스를 경질했던 적이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로 가보자.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클럽인 PSG를 이끌고 있는 감독은 바로 카를로 안첼로티다. 이 감독 역시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휘두른 칼에 당한 경험이 있다.

 

아예 다른 대륙으로 눈을 돌려보자.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국가는 바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들이 가장 믿을만한 인물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을거다. 브라질 지휘봉을 잡은 사람은 바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다. 이미 스콜라리는 로만에게 경질당한 아픔이 있다.

 

어느 감독이 부임하든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라면 그 감독은 불안정한 자리에 앉아있을 수 밖에 없다.

 

첼시의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팀을 운영하지 못한다. 페르난도 토레스를 뛰지 못하게 해서도 안되고 노장 선수들을 중용해서도 안된다.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짤릴 수 있다.

 

구단주가 트레이닝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감독에게 경기 방식을 제안하고 어느 선수를 데려올지 제안하고 그것을 현실로 이뤄내는 이야기는 20년 전 이탈리아에서나 있었던 일이다. 구단은 그딴 방식으로 운영되어선 안된다. 성공을 거둘 순 있지만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2007년 조세 무리뉴가 첼시와 결별하지 않았더라면, 2011년 로만이 카를로 안첼로티에게 신뢰를 보내줬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첼시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적이 없는 감독들은 조심해야한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특히 그렇다. 첼시가 당신들을 향해 접근할 수도 있다. 이들에게 펩 과르디올라의 선택을 추천하고 싶다.

 

 

 

 

 

출처 :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2265064/Gary-Neville-Roman-Abramovich-run-options-replace-Rafa-Benitez.html